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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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공정하다는 착각>

 

 


굳센 의지로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공정한가. 아니면 공정하지 않은데 우리가 공정하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인가. 둘 중 어느 쪽이 맞는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책을 읽고서다.

 

  

이 책을 읽고 소개하고 싶은 게 있어 리뷰를 쓴다. 2012년 재선 유세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다음과 같이 주장한 것.

 

 

...................
여러분이 성공을 거뒀다면, 여러분은 “혼자 힘으로 성공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혼자 힘으로만 성공했다고 하면 안 됩니다. 나는 “내가 잘나서 성공한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깜짝 놀랍니다. 스마트한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 분들은 “내가 남보다 열심히 해서 이렇게 된 것”이라고들 하죠. 그런데 실제로 열심히 하는 분들은 널리고 널렸거든요. 여러분이 성공했다면, 여러분과 함께한 누군가가 어떤 도움을 주었을 겁니다. 여러분 인생에 큰 가르침을 준 분도 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이 믿을 수 없는 미국적 시스템을 구축해 여러분이 마음껏 자기계발을 할 수 있게 도왔을 겁니다. 또 어떤 분은 여러분이 사용할 도로와 다리를 만들었을 거고요. 만약 여러분이 사업을 한다면, 혼자서 그 사업을 창조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누군가가 그런 사업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만들었겠죠.

 

- 마이클 샌델, <공정하다는 착각>, 212~213쪽.
...................

 

 

오바마의 이 주장은 특히 사회적으로 성공한 자리에 있는 이들이 꼭 음미해 봐야 할 것 같다. 과연 자기의 노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일까? 

 

 

만약 A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대학교수가 되어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면 혼자 힘으로 해냈는지를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모의 뒷바라지가 없었다면 A가 대학교수가 될 수 없었을지 모른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A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집에서 태어났다면 대학에 입학하지 못할 수도 있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될 수도 있으니까.

 

 

그렇다면 A가 대학교수가 된 것이 남들보다 유리한 환경이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모두 똑같이 노력한다고 해서 모두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다. 부모의 도움 또는 어떤 행운이 성공하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는 본인의 능력만으로 대학교수가 될 수 있는 게 아님을 뜻한다.

 

 

미국 사회든 한국 사회든 부유하거나 권력이 있는 부모들이 자기 자녀를 명문대에 입학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편법이나 불법이 동원되는 사례도 있다. 기회가 균등하게 보장되지 못함이 바로 이 지점이다. 달리기 시합으로 말하면 우리는 출발선이 똑같은 자리에 있지 않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공정하지 않은 세상인데 우리는 공정하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기회가 평등하고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능력주의 사회라고 떠들어 대면서 말이다.

 

 

누구나 노력하면 출세할 수 있는 사회라면 출세하지 못한 이들이 노력하지 않았음을 비난 받아도 억울할 게 없다. 하지만 불우한 환경 때문에 출세하지 못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
사회 속의 우리 자신을, 그리고 사회가 우리 재능에 준 보상은 우리의 행운 덕이지 우리 업적 덕이 아님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운명의 우연성을 제대로 인지하면 일정한 겸손이 비롯된다.

 

- 마이클 샌델, <공정하다는 착각>, 353쪽.
...................

 

 

남들에 비해 유리한 조건 아래 성공했다고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낮은 계층의 사람들을 깔보고 무시하는 일이 없으리라. 예를 들면 재벌 또는 재벌 2세로 사는 것이 자신의 운 덕분이지 자신의 노력 덕분이 아니라고 깊이 인식한다면 갑질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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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04 16: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ㅅ♡

페크(pek0501) 2021-09-04 16:14   좋아요 5 | URL
저도 1등 하고 왔어요. syo 님의 서재에서. ㅋㅋ

scott 2021-09-04 20:31   좋아요 2 | URL
페크님 마지막 문장,재계 꼭대기 층에 있는 이들이 읽어 봤으면 ㅎㅎ

페크(pek0501) 2021-09-06 12:18   좋아요 1 | URL
맞아요. 설령 자기 능력으로 재벌이 됐다고 생각이 들어도 좋은 운이 따르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니 운 덕분이라고 여기면 오만하지 않고 겸손해질 것 같아요. ^^

초딩 2021-09-04 21: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국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의 학력이 세습되는 비율이 아주 높은데 유럽은 또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자본주의의 극. 모든 면에서 그런것 같습니다.
그들이 공평하다면 이런 책을 낼 이유도 없을 것 입니다. 공리이니.

페크(pek0501) 2021-09-04 17:11   좋아요 4 | URL
이 책에서도 유럽에선 비교적 공정하다고 나옵니다.
예리하신 초딩 님~~.^^

새파랑 2021-09-04 17: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완전 맞는 말이네요. 일반적으로 성공했다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 혼자서 해냈다는 생각은 대단히 위험한것 같아요. 겸손을 겸비한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1-09-04 17:12   좋아요 5 | URL
저도 겸손한 여자가 되기로 결심!!! 합니다.

stella.K 2021-09-04 18:5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웬만해서 리뷰를 잘 안 쓰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쓰신 걸 보면 꽤 도전 받으셨나 봅니다.^^

페크(pek0501) 2021-09-04 19:08   좋아요 6 | URL
예. 웬만해서 리뷰를 안 쓰려고 하죠.ㅋ
처음엔 페이퍼로 쓰기 시작했어요. 올리려고 보니 글이 생각보다 긴 거예요. 그래서 리뷰로 바꿨습니다. 처음부터 리뷰를 쓰려고 했다면 시작을 못했을 겁니다.
리뷰는 급부담ㅋㅋ^^

파이버 2021-09-04 19:56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봐도 저 책 한국어판 제목을 너무 잘 지은 것 같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이 착각이 아닌 겸손을 가진다면 조금 더 살만한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페크(pek0501) 2021-09-06 12:23   좋아요 1 | URL
제목이 좋지요? 출판사의 상술로 만들어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얼마든지 압축해서 적은 분량의 책으로 낼 수 있었을 것인데 본문만 350쪽이 넘어요.
자신의 주장을 한 권의 책으로 쓸 수 있는 것도 재능 같아요. 저자의 명성에 힘입어 잘 팔렸을 것 같아요. 중복되는 내용이 많아 별표 하나를 뺐어요. ㅋㅋ

겸손해지면 남들에게만 좋은 게 아니라 본인도 행복에 가까이 가게 되는 거지요.
오만해서는 절대 행복할 수 없잖아요.

붕붕툐툐 2021-09-04 22: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이런 책을 마이클 샌델 교수님이 써줘서 좋은 거 같아요!
노란 공책과 파란 책 표지가 잘 어울려요!!😍

페크(pek0501) 2021-09-06 12:24   좋아요 1 | URL
게다가 저자는 미남이잖아요. 여성 팬들이 많을 듯합니다.
색상을 대비시켜 찍었어요. 그런데 정사각형의 사진은 덜 좋은 것 같아요.
역시 직사각형이 안정감을 주는 것 같아요.

독서괭 2021-09-05 09: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리뷰 못 쓴 채 쌓아뒀는데 페크님 리뷰 보니 다시 훑어보고 싶어집니다. 잘 읽었어요^^ 이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척 공감이 되더라구요.

페크(pek0501) 2021-09-06 12:26   좋아요 1 | URL
저도 리뷰를 쓰려고 한 게 아니라 페이퍼로 짧게 올리려고 했는데 쓰고 보니 생각보다 길어진 거예요. 리류가 별로 없는 편이라 아예 리뷰로 올리자, 그랬어요.
저도 공감이 갔어요. 생각할 거리를 주는 게 이 책의 장점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1-09-05 19: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느 나라, 어느 시대, 어느 가정에서 어떤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을 선택하지 못해요.
어디서든 성공하려면 노력은 기본인 것 같고요.
노력해서 성공한 것도 맞지만, 노력만으로 성공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1-09-06 12:28   좋아요 2 | URL
그렇죠. 운명적으로 태어나죠.
외국 칼럼니스트가 쓴, 부자들을 분석한 책이 있는데 그들이 부자가 된 것은 능력보다는 ‘운‘이 많이 좌우했다는 결론이에요.
한 주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좋은 날로 시작하세요. ^^**^^

희선 2021-09-07 0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애쓰면 잘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는 갔다고 하는군요 이런 말 나온 것도 꽤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렇다고 운으로만 잘되지는 않겠지요 자신이 애쓰고 둘레 사람이 도와줘서 잘될 거예요 그런 걸 생각하면 좋을 텐데... 큰 일이 아닌 작은 일도 그럴 것 같네요 고맙게 여겨야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1-09-07 11:30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예전엔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있듯이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어도 열심히 공부만 하면 자신이 선망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었죠. 이제 그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요. 부모가 사교육비에 많이 투자해야 자녀가 명문대에 입학하고 출세하기도 쉬운 세상이 된 거죠.
좋은 하루 여십시오.
 
아득한 바다, 한때 - 이자규 시집
이자규 지음 / 학이사(이상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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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난 시를 잘 모른다. 모르지만 시의 매력은 알고 있어 시를 배우고 싶었다. 코로나19만 없었다면 주 1회로 시를 배우는 시 강좌를 수강하고 있었으리라. 그러나 세상은 내 뜻에 상관없이 아니 내 뜻과 반대로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이 시간을 견디며 살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끝은 있는 법이다, 하고 그 생각에 힘을 주며 버티기로 한다.

 

 

이 시집의 저자인 이자규 시인과 나는 2000년대 초반에 시를 배우는 강의실에서 처음 만났다. 내 기억에 따르면 그는 그때 시인으로 등단해서 수강생들의 축하를 받았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내가 선배님이라고 불렀다. 많은 후배 수강생들 중 유독 나를 예뻐해 주는 선배님이었다. 몇 년쯤 알고 지내다가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다. 다행히 이메일 주소는 남아 있어서 내가 작년에 내 책을 보내 줄 수 있었고, 이번엔 세 번째로 시집을 출간한 선배님이 내게 시집을 보내 왔다. <아득한 바다, 한때>라는 신간이다.

 

 

시집 제목을 보자마자 ‘참 선배님답구나.’ 생각했다. 저자는 평범함을 거부하고 독특함을 지향한다. 내 눈엔 그렇게 보였다.

 

 

반가운 마음으로 시집을 열었다. 시가 참 어렵네, 하고 느끼며 뒤적이다가 눈에 확 들어오는 시를 발견했다. 여러분도 감상하시라고 필사해 올린다.

 

 

 

....................
 유리벽 에세이
                                                     이자규

 


  내가 강을 말하면 그는 산을 말한다 그가 창문을 열면 나는
긴팔 옷을 걸쳤다

 

  침묵과 침묵은 서로 꼬리 흔들다
  소원해졌을 때 그가 색소폰을 불고 나면 나는 유행가를 들었다

 

  무인도와 협곡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 그는 나 내가 그여서 한 접시의 푸성귀와 생갈치에 뿌리는 양념소금처럼 등 돌리며 다시 스쳤다

 

  폰에 저장된 그의 관악기 부는 서양음악 두 귀를 막다가 폰 휴지통으로 보낸 뒤 아우성치는 한 여운을 읽고 있다

 

  끼니 없는 추억을 들으며 내가 냄비 소리 냈을 때 그는 이부자리를 깔았다

 

  유리벽의 안과 밖은 서로를 견디고 견뎌낸 온도 차이일 뿐 아무 일도 아닌 듯 그가 웃었을 때 나는 눈물이 났다

 

  못 위에 새를 보며 그는 오고 있다 하고 나는 가고 있다 했다(80~81쪽)
....................

 

 


나 개인의 감상을 써서 독자로 하여금 이 시집에 대한 어떤 선입견을 갖게 하고 싶지 않아 시를 그대로 옮기는 걸로 리뷰를 대신하고자 한다.

 

 

새롭고 독창적인 시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이 시집을 추천한다.

 

 

다음 시도 소개하고 싶어서 밑줄긋기 박스에 넣는다.

 


(77쪽) 아름다운 최후를 위해 살았다
푸른 의지로 열렬히 나부꼈다
단풍으로 뜨거웠던 노후가 생의 절정이라서
흙에 들어야 할 노래가 흙의 색깔로 천천히
바람이 분다
나무의 사지가 비틀릴수록 그의 내생은 깊어서
가느다란 잎맥이 마지막 입맞춤을 불렀다
가끔 폭설과 함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도 새겨졌다

미명을 사르던 가지 끝
지난 해 보낸 제 분신들을 알고 있는
인지의 나무

땅에 닿는 순간까지 푸르렀던 의미
모든 것은 기억의 뼈대로 키가 큰다
낙엽의 주검은
불굴의 그늘이 될 귀환이므로
겨울새 하나 둘 가지에 열리기 시작했다(‘낙엽’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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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5-23 15:0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즐거운 일요일 오후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5-23 15:10   좋아요 7 | URL
아휴~~ 첫 댓글 님, 고마우셔라...

점심은 맛있게 드셨나요?
저는 입맛은 없고 커피만 당기네요. ㅋ
시 강의를 수강하고 싶었는데 무용도 계속 배우고 싶은데 코로나가 안 끝나네요.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우리입니다. 힘을 내서 버텨야겠습니다. ^^

페넬로페 2021-05-23 16: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에부터 시를 별로 읽지 얺은 듯 해요.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시를 분석하는 공부에 질려서 그런듯도 해요.
이제부터 조금씩 시를 읽고 싶어요^^
이 책은 페크님과 같이 시를 배운 동기의 시집이라 더 반가우실것 같네요**

페크(pek0501) 2021-05-23 18:04   좋아요 3 | URL
저도 자주 시를 읽자, 하고 계획을 세우곤 한답니다.
해석을 하는 것도 의미있겠지만 저는 시인의 표현법을 배우길 좋아합니다.
위의 시에서 예를 들면˝ 아우성치는 한 여운을 읽고 있다˝라는 문장이 재밌잖아요.
유치환 시인이 쓴 깃발이란 시에 나오는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이란 표현과 비슷한 것 같지만 또 다른 느낌을 주지요. 여운이 강하게 느껴질 때 아우성치듯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해석을 잘할 자신은 없으나 시인의 독창적인 표현법을 배우려고 이 시집을 정독하기로 했답니다. 이 시집을 읽으면 두뇌를 많이 쓰게 되는 이점이 있을 듯해요.

그레이스 2021-05-23 16: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왜 눈물이 났는지 알 것 같아요.ㅠ
함께 있는 사람때문에 외롭다는 게 전달이 되네요.
그 웃음때문에 더... 그래서 화가 나요.

페크(pek0501) 2021-05-23 18:06   좋아요 4 | URL
그렇게 해석할 수 있겠네요. 시 해석의 다의성. 이게 또 시의 매력이죠.
시는 제멋대로 상상하고 유추할 수 있어 우리의 사고력을 확장시키게 만들 것 같아요.
올 여름엔 시를 사랑하기로 하겠습니다.

그레이스 2021-05-23 18:14   좋아요 4 | URL
저는 그 웃음이 끝까지 이해못한 웃음으로 느껴졌는데 제가 너무 나갔나보네요 ㅎㅎ

페크(pek0501) 2021-05-23 18:23   좋아요 3 | URL
너무 나가기도 하는 게 또 시의 매력아니겠습니까.(솔직히 저는 시를 잘 몰라서 이 시집의 저자와 만나 물어보고 배우고 싶더라고요. ˝이 문장은 무얼 말하는 거죠? 뭘 말하고 싶어서 이 시를 쓰셨나요?˝ 이렇게 질문하면서요.
그런데 만나려면 저자가 저의 집에서 왕복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곳에 사시니 아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만나게 될 걸 믿어요.

소설도 그렇지만 시도 읽을 때마다 해석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 읽을 때와 3년 뒤에 읽을 때 다를 듯합니다. 어쨌든 시인들의 표현법은 흥미롭습니다. 저 같은 평범한 사람에겐 더욱.

댓글, 감사합니다.

cyrus 2021-05-23 17: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시를 안 읽은지 오래됐어요. 야근 잔업이 많은 일을 하다 보니 책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요. 아무래도 당분간은 가벼운 분량의 책, 시집이나 그림책을 읽어야 할 것 같아요. ^^

페크(pek0501) 2021-05-23 18:07   좋아요 4 | URL
저도 시 공부를 많이 하고 싶어요. 그러면 더욱 시 읽기가 흥미로워질 것 같습니다.
그림책도 좋지요. 요즘은 어른이 읽을 동화책, 그림책도 많은 것 같더라고요.
글자가 적어서 오히려 상상력을 발전시킬 수 있을 듯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붕붕툐툐 2021-05-24 00: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의 시인 등단을 기대합니다! 시 너무 좋은데 잘 안 읽히는 게 함정. 그래도 좋아요. 이자규님의 시도 좋네요~~

페크(pek0501) 2021-05-24 10:25   좋아요 3 | URL
ㅋㅋ 저는 시인 등단을 원치 않아요. 심리학 책을 좋아한다고 해서 심리학자가 되길 바라는 게 아니듯이요. 시를 잘 모르지만 흥미로워서 배우고 싶을 뿐입니다. 글쓰기에도 도움이 될 것 같고요. 현재 칼럼니스트로 글을 잘 쓰는 것만 목표입니다.
저도 시가 안 읽히는 게 함정. 이 시집 참 괜찮습니다. 참신해요.
붕붕툐툐 님, 반가웠습니당~~~

겨울호랑이 2021-05-24 1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두번 째 시에서 흙으로 돌아갈 때 흙 색깔로 간다는 구절이 인상적이네요. 어쩌면 우리 삶이란 자신을 내려놓고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과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페크(pek0501) 2021-05-24 13:04   좋아요 3 | URL
좋은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자기 생을 혼자 꾸려 간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다른 이들과의 상호 작용에 의해 삶이 구성됩니다.
모든 경험과 기억의 뼈대가 삶을 만들어 간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희선 2021-05-25 02: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시를 배우는 강의실에서 만나고 소식이 닿아 페크 님은 책을 보내드리고 받으셨군요 그런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시간이 많이 흐르면 거의 잊어버리지만... 잊지 않아도 갑자기 연락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끔 시를 보기는 하지만 그렇게 깊이 보지는 못하는군요 그래도 그걸 보면 괜찮기도 합니다 시는 한번보다는 두 번이나 여러 번 보는 게 좋을 텐데...


희선

페크(pek0501) 2021-05-25 22:05   좋아요 3 | URL
이메일이 있어서 연락이 가능했어요. 한때 이메일을 주고받던 시대가 있었어요.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그땐 참 신기하게 여겼는데...
핸드폰이 생기면서 이젠 폰 문자로 연락을 주고받는 시대가 되었어요.
그래도 이메일의 편리한 점은 상대가 바쁘게 볼 필요가 없다는 거죠. 그래서 급하지 않은 안부 인사는 이메일을 이용해요.
시집을 자주 들춰 보는 한 해로 기록되길 바라며 시집을 찾아 쌓아 두었어요.

희선 님. 굿 ~ 밤~

scott 2021-05-27 20: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소개해주신 시집 급한 마음에 검색했는데 이지규로 ㅎㅎ이자규님이셨네요. 반복해서 읽을때마다 여러 상념들이 떠오르는 시, 좋은 시 소개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1-05-27 22:54   좋아요 2 | URL
옙. 제가 구매한 책 중에서 소개할 책이 많은데 앞으로 천천히 올려 보겠습니다.
필사해서 밑줄긋기 박스에 넣고 싶은 것도 많답니다.
저 역시 스콧 님이 올려 주신 음악과 정보에 감사드립니다.

시는 전혀 상관 없는 낱말들을 연결해 생각할 수 있는 점이 유익하고 재밌는 것 같습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엄마의 뜰 - 포토 에세이
김살로메 지음 / 문학의문학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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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다. 에세이에 칼럼과 수필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에세이를 읽다 보면 어떤 글은 칼럼으로 읽히고 어떤 글은 수필로 읽히는데 이 책에 담긴 글들은 나에게 대부분 수필로 읽혔다.

 

 

칼럼과 수필을 구분하기 위해 예를 들어 본다.

 

 

『어떤 대상이나 현안이 이상하게 보이는 것 이상으로 스스로도 타자에게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겠습니다.』(249쪽) 이는 수필로 읽힌다. 잊지 않겠다, 라고 다짐하고 있다.

 

 

(어떤 대상이나 현안이 이상하게 보이는 것 이상으로 스스로도 타자에게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합니다.)라고 쓰면 칼럼으로 읽힌다. 이는 독자들에게 주는 메시지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수필과 칼럼을 구분하는 방법 중 하나다.

 

 

사실 칼럼과 수필을 구분하기가 모호한 경우가 있다. 마치 길게 쓴 시를 산문시라고 해서 ‘시’로 볼 수도 있고 ‘산문’으로 볼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에세이를 쓸 때 칼럼과 수필을 꼭 구분해서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칼럼으로 써야 적합한 글이 있고 수필로 써야 적합한 글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로서 저자에 대해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마땅히 글을 써야 하는 사람’이라고 하겠다. 작가 이외의 직업을 가질 수 없을 것 같아서다. 그만큼 그의 글은 문학적이고 사색적일 뿐 아니라 운동으로 키운 근육처럼 탄탄하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문장력이 아닌 것이다.

 

 

<엄마의 뜰>은 신변잡기의 열거에 그치는 에세이집이 아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과 삶에서 건져 올린 지혜를 만날 수 있는 있는 책이다. 

 

 

몸이 아팠다는 글이 내 눈에 유표히 띄었다. 앞으로 오래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건강을 챙기면서 글을 쓰길 저자에게 바란다.

 

 

 

......................

참고 사항 :

알라디너인 다크아이즈 님의 책이다. 일독의 가치가 있는 책이다. 

 

 

 

(41쪽) 돌이켜보면 아부지 때문에 한겨울인 청춘이었지만 끝내 아부지 덕에 물오른 봄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평생 글 쓰는 데서 자유롭지 못할 숙명은 당신이 준 고귀한 선물이었습니다. 애증의 저울추를 번갈아가며 기울게 했던 아부지는 제게 결핍인 동시에 충만이었습니다.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궁색과 잔소리의 향연인 당신의 방식은 한 가계를 책임져야 했던 병약한 부성의 다른 이름이었다는 것을.

(130쪽) 누구에게나 양면성은 있습니다. 자신을 알아봐 주는 사람에게 끌리는 것도 당연하구요. 나를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면 나도 더한 깊이로 상대를 공감하고 배려하게 되지요. 그런 의미에서 ‘사심 없다’는 말이야말로 가장 사심 있는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심 없는 절대적 관계가 있다면 페르소나로 자신을 연출할 필요조차 없겠지요. 온 지구촌에 그런 세계가 있다면 일상의 행복지수는 한결같은 높이를 지향하겠지요. 하지만 삶은 그런 높은 차원으로 구조화되고 승화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에요. 그저 인간적인 정서와 반응들로 가득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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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라 2021-01-27 14: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필과 칼럼의 구분을 이제야 할 것 같습니다. 메시지를 전하는 글이 칼럼이군요. 그간에는 둘의 차이를 모르고 읽어온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21-01-27 14:42   좋아요 3 | URL
저도 잘 모르지만... 칼럼과 수필의 또 하나의 차이는 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면 칼럼이고, 제기할 수 없다면 수필입니다.
유년의 추억을 쓴 수필이 있다면, 누가 여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습니까. 그냥 유년의 추억을 썼을 뿐인데 말이죠.
만약 ‘질투하는 이유‘는 이거다, 라고 쓴 칼럼이 있다면(제 책 속에 있는 글입니다.) 이의를 제기할 수 있지요.
독자 중엔 질투하는 이유가 그것이 아닐 수 있으니까요. 다른 정답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신문에 기고한 글을 다 칼럼이라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체로 신문에서 오피니언 지면에 있는 글을 칼럼이라고 보면 될 듯합니다.
사설도 칼럼의 일종이죠. 필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회사의 의견이나 주장을 독자에게 전한다는 점에서요.
댓글, 감사합니다. ^0^

2021-01-27 1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8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1-01-28 2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도 칼럼과 수필(에세이)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편이지만, 다크아이즈님의 이번 신간은 에세이같았어요. 칼럼과 수필의 차이가 이의제기에 있다는 것도 참고해보면 좋을 내용이네요. 생각해보니, 신문 오피니언 코너에 실리는 글은 수필 보다는 칼럼이 많을 것 같고요, 에세이는 문학란에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종이신문을 보지 못한지 오래되어서, 요즘은 어떨지 잘 모르겠어요.
페크님, 잘읽었습니다. 좋은하루되세요.^^

페크(pek0501) 2021-01-29 11:00   좋아요 1 | URL
요즘은 시와 소설을 빼면 전부 에세이로 분류하는 것 같아요. 알라딘에서도 그래요.
에세에, 하면 수필이 떠오르긴 해요. 수필은 문학의 영역 안에 있고요. 칼럼은 비문학적이죠. 너무 문학적으로 표현하면 시간 낭비가 된다고 여기는 장르 같아요.
문학적 형상화를 하지 말고 그냥 네 견해를 직접 써라, 하는 게 칼럼인 것 같아요.
수필은 다르죠. 문학적인 맛이 나야 하죠.
독자가 문학 감상을 하겠어, 하는 게 수필이라면.
독자가 네 생각을 들어 보겠어, 하는 게 칼럼 같아요.

겨울의 마지막 추위가 온 듯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잘 지내세요...

희선 2021-01-29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땅히 글을 써야 하는 사람’ 으로 작가밖에 될 수 없다는 말은 작가한테 가장 좋은 말이겠습니다 여기에 그렇게 생각하게 하는 글이 담겨 있겠네요 사람은 다른 사람 삶을 보고 배우기도 하죠 그런 것도 많을 듯합니다

페크 님 일월이 빠르게 흘러가는군요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니... 추운 날이지만 따듯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1-01-29 11:03   좋아요 1 | URL
마땅히~~ 라는 표현이 가장 좋은 뜻을 가지고 있는 것 맞습니다. 작가적이라고 느끼며 읽었어요. 저에게 없는 재능이 이 작가에겐 있더군요.

1월도 거의 가고 있고 시간은 종착역 없이 흘러 가기만 하네요.
계획대로 좋은 겨울날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좁은 문 / 전원교향곡 / 배덕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36
앙드레 지드 지음, 동성식 옮김 / 민음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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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에겐 아내와 다섯 명의 자녀가 있다. 그런 목사가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 눈이 먼 소녀를 자기 집에 데려와서 키우게 된다. 교육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는 소녀는 목사의 집에서 교육을 받으며 하나씩 배워 나간다. 목사와 목사의 아들은 소녀를 사랑하게 되어 삼각관계로 얽힌다. 소녀는 성장하게 되고 개안 수술을 받아 세상을 보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목사가 일기 형식으로 쓴 것이 앙드레 지드의 <전원교향곡>이다.

 

 

과연 그녀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목사일까, 목사의 아들일까? 시력을 되찾은 그녀가 가장 놀라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녀는 세상을 보게 되어 이전보다 행복해질까? 행복해진다면 명작이 아닐 것 같은데... 이런 것들을 궁금해 하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전원교향곡>을 읽는 동안 자주 밑줄을 그었고 그 내용에 푹 빠져들곤 했다. 나를 열독하게 만드는, 이렇게 마음에 스며드는 소설을 만난 게 반가웠다. 예전에도 읽은 적 있는데 그때와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이제야 이 작품이 불후의 명작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재독의 가치를 느끼며 마치 처음 읽는 것처럼 놀라고 감탄했다. 

 

 

내가 밑줄을 그은 문장 중 몇 개 골라 옮기고 그것과 관련한 내 생각을 달아 보는 것으로 리뷰를 쓰고자 한다. 

 

 

『“(중략) 나는 베르길리우스의 ‘얼마나 행복한가!’라는 시구 다음에, 우리가 배운 ‘자신의 행복을 안다면’보다도, 차라리 ‘그들의 불행을 모른다면’이라는 구절을 붙였으면 해. 불행을 모를 수 있다면,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232쪽)

- 앙드레 지드, <좁은 문 · 전원교향곡 · 배덕자> 중 ‘전원교향곡’에서.

 

→ 만약 우리 모두가 장애인이라면 자신이 장애인이라고 해서 불행하다고 여기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불행한 점을 모른다면 불행한 사람으로 살지 않을 거라는 말이다. 남과 비교하여 자기가 남보다 못한 그 차이로 인해 불행은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정말로 땅은 새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아름다운가요? 사람들은 왜 그걸 더 말해 주지 않을까요? 목사님은 왜 제게 이야기해 주지 않으세요? 제가 그걸 보지 못한다는 걸 생각하고 저를 괴롭히게 될까 봐 그러세요? 잘못 생각하시는 거예요. 제가 새들의 노래를 얼마나 잘 알아듣는다고요. 새들이 말하는 걸 전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르트뤼드, 눈이 보이는 사람들은 너만큼 새들의 노래를 잘 듣지 못한단다.”』(238쪽)
- 앙드레 지드, <좁은 문 · 전원교향곡 · 배덕자> 중 ‘전원교향곡’에서.

 

→ 맹인이 아닌 우리는 새소리가 들려 와도 그것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한다. 눈에 보이는 것들에 마음을 빼앗겨서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맹인은 눈에 보이는 게 없어 귀에 들리는 소리에 집중할 수 있어서 새소리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눈 뜬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복을 모른단다.” 하고 나는 마침내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곧 부르짖었다.
“그렇지만 보지 못하는 저는 듣는 행복을 알아요.”
그녀는 내게 바짝 다가와서 어린 아이들처럼 내 팔에 꼭 매달려 걷고 있었다.
“목사님, 제가 얼마나 행복한 줄 아세요? 목사님을 즐겁게 해 드리려고 이런 말을 하는 게 절대 아니에요. 절 좀 보세요. 거짓말을 할 때는 얼굴에 나타나지 않아요? 저는 목소리만 듣고서도 그런 걸 아주 잘 알아요.』(244~245쪽)
- 앙드레 지드, <좁은 문 · 전원교향곡 · 배덕자> 중 ‘전원교향곡’에서.

 

→ 비장애인은 장애인에 비해 들을 수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할 줄 모른다. 귀로 들을 수 있음은 너무 당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에 하나 이상의 장애를 가진 사람은 장애가 없는 신체 기관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그녀는 듣는 행복을 아는 게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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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1-18 2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앙드레지드의 전원교향곡 책 이야기를 읽다가, 어? 우리 나라 오래전에 나온 영화 중에 그런 내용 있었던 것 같은데? 하고 검색해보았는데, 1974년에 나온 <청녀>라는 작품이 앙드레 지드의 전원교향곡을 원작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라고 해요. 그 영화 오래되어서 제목도 잘 모르고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등장하는 인물들은 첫번째 문단의 내용 보고 생각났습니다.

페크(pek0501) 2021-01-19 12:44   좋아요 1 | URL
원작으로 재구성할 만한 작품 같아요. 일단 재미가 있거든요. 고전 중에 재미없는 건 정말 재미없잖아요. 이건 흥미롭게 전개된답니다.
개안 수술로 눈이 뜬 그녀가 목사의 외모를 보고 실망했나 봐요. 이런 얘기는 나오지 않지만 제 추측이에요.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자기가 사랑한 사람은 딴 사람이라는 걸 깨달아요. 목사는 늙었거든요. 이에 반해 목사의 아들은 멋진 청년으로 자랐거든요. 안 그래도 목사는 그녀가 수술로 눈을 뜨게 된다는 사실에 불안을 느낀답니다. 늙은 자기를 보고 실망할까 봐요.
멋진 하루 보내세요. 댓글, 감사합니다.

희선 2021-01-19 0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가 들리지 않는 아이도 딱히 자신이 소리를 듣지 못해서 힘든 게 없었는데, 부모가 그걸 못 봐서 인공와우 수술을 시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그것 때문에 아이는 이런저런 시끄러운 소리를 듣게 돼요 인공와우는 실제 귀로 듣는 것과는 다른 듯해요 비장애인이 장애인이 되면 그걸 아주 힘들어하지만, 어릴 때부터 장애가 있었던 사람은 그걸 힘들어하지 않는 듯합니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이 모르는 걸 알기도 해요 그런 게 있다는 걸 알아야 할 텐데... 보이지 않아서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나 들리지 않아서 듣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닌 듯합니다 비장애인 눈으로만 보면 안 될 텐데 그럴 때가 더 많겠지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1-19 12:48   좋아요 1 | URL
맞는 말씀이에요. 태어날 때부터 장애인이라면 생활에 익숙해져서 불편을 모르는 것 같아요. 성장해서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걸 인식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불행을 느끼는데 이것도 잘 극복할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어느 책에서 보니깐 장애인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만큼 불행하게 살지 않는다고 합니다. 장애가 없으면서도 불행을 느끼는 사람도 많은 걸 보면 참 아이러니하죠.
좋은 하루가 되시길...댓글, 감사합니다.


2021-01-22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3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1-02-02 17: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 전에 [좁은 문]은 읽은 기억이 나는데,
[전원교향곡]은 읽은 적이 없네요.
이 책을 사서 [좁은 문]도 다시 읽고, [전원교향곡]도 읽어봐야겠어요.
언제나 시간과 우선순위가 문제군요.
소개글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1-02-03 09:49   좋아요 0 | URL
저도 이번에 두 작품을 재독할 생각으로 구매한 책이었는데 좁은 문보다 전원교향곡이 더 마음에 닿았어요. 예전에 읽었을 땐 잘 몰랐는데 마치 처음 읽는 것 같더라고요. 일기체 형식이라 친근하게 읽혀요. 재독을 강추합니다.
언제나 필요한 건 시간이지요. ㅋㅋ
댓글, 고맙습니다.
 
나를 뺀 세상의 전부 - 김소연 산문집
김소연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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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마음사전>이란 책을 읽고 탁월한 능력을 알아보았기에 이 책을 구매해 읽었다. 시인이 산문을 쓴다면 어떤 글감으로 쓰고, 어떤 문장으로 표현하는지 궁금했다.

 

 

<마음사전>에 별 다섯 개의 만점을 준다면 이 책은 별 네 개를 주면 알맞을 것 같다. 저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한 책 같아서다. 그러나 읽을 만한 글이 많다.

 

 

이 책에서 인상 깊게 읽은 글 두 개를 소개하는 걸로 리뷰를 간단히 써 본다.

 

 

1.
옷가게에 친구와 함께 온 할머니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원피스를 입고 거울에 자신을 비춰 본다. “남색에 작은 꽃무늬가 들어간, 무릎이 살짝 드러난 옷이었다.” 할머니의 친구는 “그걸 입고 어딜 가게. 젊은 애들이나 입는 건데”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할머니는 친구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 원피스를 사기로 결정한다. 이런 장면을 본 저자는 다음과 같이 쓴다.

 

 

『내 옷을 산 것도 아닌데 할머니의 결정에 내 기분이 좋아졌다. 시원한 원피스를 입은 것처럼 내 무릎이 다 사뿐해졌다. 그 할머니가 친구의 조언을 듣지 않은 것이 기뻤다. 멋쟁이들은 혼자서 옷을 사러 다닌다고 들었다. 충고가 필요없어서다. 충고는 모험을 가로막고 안이한 선택을 강요하는 경향을 띤다. 충고에 의해 우리는 멋쟁이가 될 기회를 자주 놓쳤다.』(‘멋쟁이가 되는 길’, 66쪽)

 

 

이 글은 우리가 주위 사람들의 조언대로 옷을 입음으로써 멋쟁이가 될 기회를 놓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남의 의견에 따라 옷을 입을 것인가 아니면 자기가 입고 싶은 대로 옷을 입을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남에게 보이기 위한 옷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내가 즐기기 위한 옷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2.
『얼마 전, 한 후배가 어떤 사람이 좋은 친구냐고 내게 물었다. 예전이라면 금세 답했을 걸 며칠을 생각하다 말했다. 진심으로 걱정해서 해주는 쓴소리가 달게 느껴지는 사람이 친구인 것 같다고.』(‘우정과 인맥’, 234~235쪽)

 

 

친구가 달게 느껴질 정도로 쓴소리를 잘하기도 힘들지만, 또한 친구가 해 주는 쓴소리를 달게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다는 게 내 결론.

 

 

왜냐하면 쓴소리의 바탕에는 상대에 대한 깊은 애정이 깔려 있어야 하고, 상대가 그 애정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이건 어렵기 때문이다.

 

 

 

 

 

 

내 옷을 산 것도 아닌데 할머니의 결정에 내 기분이 좋아졌다. 시원한 원피스를 입은 것처럼 내 무릎이 다 사뿐해졌다. 그 할머니가 친구의 조언을 듣지 않은 것이 기뻤다. 멋쟁이들은 혼자서 옷을 사러 다닌다고 들었다. 충고가 필요없어서다. 충고는 모험을 가로막고 안이한 선택을 강요하는 경향을 띤다. 충고에 의해 우리는 멋쟁이가 될 기회를 자주 놓쳤다.(‘멋쟁이가 되는 길’, 66쪽)

얼마 전, 한 후배가 어떤 사람이 좋은 친구냐고 내게 물었다. 예전이라면 금세 답했을 걸 며칠을 생각하다 말했다. 진심으로 걱정해서 해주는 쓴소리가 달게 느껴지는 사람이 친구인 것 같다고.(‘우정과 인맥’, 234~2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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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11-12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심이 느껴지는 쓴소리는 가족 외에는 참으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제게는 좋은 친구가 몇명인지 떠올려 보았는데 생각나는 친구들은 모두 십년 이상된 친구라는 공통점이 있네요ㅎㅎㅎ

페크(pek0501) 2020-11-12 12:19   좋아요 1 | URL
가족 이외에는 조심성을 가져야 한다는 게 좀 서글프게 느껴지나 그게 현실이죠.
10년 이상된 친구라면 아마 끝까지 갈 걸요. 저는 수십 년이 된 친구들이 있어요.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은 듯합니다. ㅋ

파이버 2020-11-12 12:28   좋아요 1 | URL
수십년된 친구라니 부럽습니다^^♡

페크(pek0501) 2020-11-12 12:32   좋아요 1 | URL
저의 장점이 한결같은 꾸준함이라서 ㅋㅋㅋ

서니데이 2020-11-13 2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사전은 우리집에도 있는 책인데... 하다가 보니 김소연 작가의 책이네요.
낙엽 사진이 무척 예쁩니다.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1-14 13:07   좋아요 1 | URL
맞아요. 탁월한 책이죠.
조금 전, 서니데이 님이 보내온 수세미 사진을 올렸답니다.
수세미, 감사히 쓰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0-11-15 0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입고 싶은 옷 입는 게 더 좋겠지요 별로 마음에 안 드는 거 샀다가 아쉬워하는 것보다... 자신을 생각하고 쓴소리 해주는 친구 사귀기 어렵죠 그것도 괜찮겠지만 모든 좋게 여겨주는 친구도 괜찮을 듯해요 그런 사람도 별로 없는 듯합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0-11-15 16:14   좋아요 0 | URL
과감하게 젊은 옷도 입어 보라고 용기를 주는 친구도 좋을 것 같아요.
젊게 입으면 마음도 젊어질 것 같으니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