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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뺀 세상의 전부 - 김소연 산문집
김소연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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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마음사전>이란 책을 읽고 탁월한 능력을 알아보았기에 이 책을 구매해 읽었다. 시인이 산문을 쓴다면 어떤 글감으로 쓰고, 어떤 문장으로 표현하는지 궁금했다.

 

 

<마음사전>에 별 다섯 개의 만점을 준다면 이 책은 별 네 개를 주면 알맞을 것 같다. 저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한 책 같아서다. 그러나 읽을 만한 글이 많다.

 

 

이 책에서 인상 깊게 읽은 글 두 개를 소개하는 걸로 리뷰를 간단히 써 본다.

 

 

1.
옷가게에 친구와 함께 온 할머니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원피스를 입고 거울에 자신을 비춰 본다. “남색에 작은 꽃무늬가 들어간, 무릎이 살짝 드러난 옷이었다.” 할머니의 친구는 “그걸 입고 어딜 가게. 젊은 애들이나 입는 건데”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할머니는 친구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 원피스를 사기로 결정한다. 이런 장면을 본 저자는 다음과 같이 쓴다.

 

 

『내 옷을 산 것도 아닌데 할머니의 결정에 내 기분이 좋아졌다. 시원한 원피스를 입은 것처럼 내 무릎이 다 사뿐해졌다. 그 할머니가 친구의 조언을 듣지 않은 것이 기뻤다. 멋쟁이들은 혼자서 옷을 사러 다닌다고 들었다. 충고가 필요없어서다. 충고는 모험을 가로막고 안이한 선택을 강요하는 경향을 띤다. 충고에 의해 우리는 멋쟁이가 될 기회를 자주 놓쳤다.』(‘멋쟁이가 되는 길’, 66쪽)

 

 

이 글은 우리가 주위 사람들의 조언대로 옷을 입음으로써 멋쟁이가 될 기회를 놓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남의 의견에 따라 옷을 입을 것인가 아니면 자기가 입고 싶은 대로 옷을 입을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남에게 보이기 위한 옷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내가 즐기기 위한 옷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2.
『얼마 전, 한 후배가 어떤 사람이 좋은 친구냐고 내게 물었다. 예전이라면 금세 답했을 걸 며칠을 생각하다 말했다. 진심으로 걱정해서 해주는 쓴소리가 달게 느껴지는 사람이 친구인 것 같다고.』(‘우정과 인맥’, 234~235쪽)

 

 

친구가 달게 느껴질 정도로 쓴소리를 잘하기도 힘들지만, 또한 친구가 해 주는 쓴소리를 달게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다는 게 내 결론.

 

 

왜냐하면 쓴소리의 바탕에는 상대에 대한 깊은 애정이 깔려 있어야 하고, 상대가 그 애정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이건 어렵기 때문이다.

 

 

 

 

 

 

내 옷을 산 것도 아닌데 할머니의 결정에 내 기분이 좋아졌다. 시원한 원피스를 입은 것처럼 내 무릎이 다 사뿐해졌다. 그 할머니가 친구의 조언을 듣지 않은 것이 기뻤다. 멋쟁이들은 혼자서 옷을 사러 다닌다고 들었다. 충고가 필요없어서다. 충고는 모험을 가로막고 안이한 선택을 강요하는 경향을 띤다. 충고에 의해 우리는 멋쟁이가 될 기회를 자주 놓쳤다.(‘멋쟁이가 되는 길’, 66쪽)

얼마 전, 한 후배가 어떤 사람이 좋은 친구냐고 내게 물었다. 예전이라면 금세 답했을 걸 며칠을 생각하다 말했다. 진심으로 걱정해서 해주는 쓴소리가 달게 느껴지는 사람이 친구인 것 같다고.(‘우정과 인맥’, 234~2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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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11-12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심이 느껴지는 쓴소리는 가족 외에는 참으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제게는 좋은 친구가 몇명인지 떠올려 보았는데 생각나는 친구들은 모두 십년 이상된 친구라는 공통점이 있네요ㅎㅎㅎ

페크(pek0501) 2020-11-12 12:19   좋아요 1 | URL
가족 이외에는 조심성을 가져야 한다는 게 좀 서글프게 느껴지나 그게 현실이죠.
10년 이상된 친구라면 아마 끝까지 갈 걸요. 저는 수십 년이 된 친구들이 있어요.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은 듯합니다. ㅋ

파이버 2020-11-12 12:28   좋아요 1 | URL
수십년된 친구라니 부럽습니다^^♡

페크(pek0501) 2020-11-12 12:32   좋아요 1 | URL
저의 장점이 한결같은 꾸준함이라서 ㅋㅋㅋ

서니데이 2020-11-13 2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사전은 우리집에도 있는 책인데... 하다가 보니 김소연 작가의 책이네요.
낙엽 사진이 무척 예쁩니다.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1-14 13:07   좋아요 1 | URL
맞아요. 탁월한 책이죠.
조금 전, 서니데이 님이 보내온 수세미 사진을 올렸답니다.
수세미, 감사히 쓰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0-11-15 0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입고 싶은 옷 입는 게 더 좋겠지요 별로 마음에 안 드는 거 샀다가 아쉬워하는 것보다... 자신을 생각하고 쓴소리 해주는 친구 사귀기 어렵죠 그것도 괜찮겠지만 모든 좋게 여겨주는 친구도 괜찮을 듯해요 그런 사람도 별로 없는 듯합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0-11-15 16:14   좋아요 0 | URL
과감하게 젊은 옷도 입어 보라고 용기를 주는 친구도 좋을 것 같아요.
젊게 입으면 마음도 젊어질 것 같으니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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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프레임’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더 쉽게 말해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라고 할 수도 있다. 지금부터 이 책에서 읽은 흥미로운 이야기 중에서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는 것인가? 이는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고 한다. 만약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라고 물으면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기도는 신과 나누는 엄숙한 대화이기 때문이란다. 이번엔 “담배를 피우는 중에는 기도를 하면 안 되나요?”라고 물었더니 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기도에는 때와 장소가 필요 없기 때문이란다. 이런 흥미로운 글을 <프레임>에서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은메달리스트와 동메달리스트 중에서 누가 더 만족감이 높을까? 미국 코넬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1992년 하계올림픽을 대상으로 면밀히 분석하였다. 메달리스트들이 게임 종료 순간에 어떤 표정을 짓는지 감정을 분석했으며 또한 은메달리스트와 동메달리스트의 인터뷰 내용도 분석했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동메달리스트는 인터뷰에서 만족감이 더 많이 표출되었고, 은메달리스트는 아쉽다는 표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렇다면 왜 은메달리스트가 동메달리스트보다 더 만족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책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선수들이 자신이 거둔 객관적인 성취를 가상의 성취와 비교함으로써 객관적인 성취를 주관적으로 재해석했기 때문이다. 은메달리스트들에게 그 가상의 성취는 당연히 금메달이었다.
“2세트에 서브 실수만 하지 않았더라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을 텐데.”
최고 도달점인 금메달과 비교한 은메달의 주관적 크기는 선수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운 것이다. 반면 동메달리스트들이 비교한 가상의 성취는 ‘노(no) 메달’이었다. 까딱 잘못했으면 4위에 그칠 뻔했기 때문에 동메달의 주관적 가치는 은메달의 행복 점수를 뛰어 넘을 수밖에 없다.』(109쪽)

 

 

동메달리스트가 은메달리스트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는 얘기다.

 

 

세 번째. 행동의 원인은 사람 때문인가, 상황 때문인가? 흔히 악행을 저지른 사람을 보면 그가 극소수의 악인에 속하는 자로 생각하기 쉽다. 예를 들면 나치의 반인륜적인 악행이 그렇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 놓은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이다.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1963)라는 책에서 ‘악의 평범성’이란 말로 설명하며 유태인을 학살한 아이히만을 괴물로 그려내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으로 그려냈다. 즉 악(惡)이 소수의 특정 악인에게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음을 주장하였던 것.

 

 

『사람인가, 상황인가?
이 이슈에 대하여 어떤 프레임을 갖느냐에 따라 우리의 많은 행동이 달라진다. 문자메시지에 응답하지 않는 사람을 두고 그를 비난할 것인가, 그의 상황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할 것인가?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중형을 선고할 것인가, 정상을 참작할 것인가? 이 모든 문제들은 사람 프레임과 상황 프레임 사이의 선택의 문제다.』(141~142쪽)

 

 

그러나 놀랍게도 ‘사람 프레임’이 언제나 옳다는 과학적 증거는 빈약하고 오히려 사람의 행동은 그가 처한 상황에 의해 결정된다는 ‘상황 프레임’을 지지하는 증거가 많다고 한다. 아이히만도 원래 악인이어서가 아니라 상황이 악행을 저지르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네 번째. 자신이 친구의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면 우리는 믿을 수 있을까? 알고 지내는 이들의 행복에 우리 자신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자. 하버드대 교수였던 니콜라스 크리스타키스와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였던 제임스 파울러가 2008년에 발표한 논문이 있었는데 이들의 연구는 <행복도 전염된다(Connected)>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되어 큰 화제가 되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개인의 행복은 주변 사람들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신이 행복하면 친구가 행복해질 확률은 약 15% 증가한다. 더 놀라운 건 자기의 행복이 친구의 친구뿐 아니라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행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친구의 친구의 친구한테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행복의 전염성은 오프라인 네트워크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된다. 심리학 연구에서는 특히 사진 속 얼굴의 웃음은 그 사람의 행복의 정도를 알려 주는 매우 좋은 단서가 되는데,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대학생 1,700명의 친구 관계를 분석한 결과는 참 신기하다. 프로필 사진 속에서 웃는 사람에게는 웃는 친구들이 많았고, 웃지 않는 친구들에게는 웃지 않는 친구들이 많았던 것이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행복은 개인적 요인들만의 산물이 아니다. 행복은 내가 속한 집단의 산물이기도 하다. 내가 내 친구, 내 친구의 친구, 더 나아가 내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행복에 영향을 준다는 상황 프레임을 장착하게 되면, 우리는 서로의 행복에 대하여 ‘도덕적 의무’를 지니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183쪽) 

 

 

다섯 번째. 인간은 고정 관념을 버릴 수 있을 것인가? 혹시 우리 자신은 고정 관념이 없다고 여기고 있는지 모른다. 다음의 사건으로 자신이 어떤 고정 관념을 갖고 있는지 점검해 보자. 아버지와 아들이 야구 경기를 보러 가던 중에 아버지가 운전하던 차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죽었고 아들은 크게 다쳐 응급실로 옮겨졌다. 수술을 하기 위해 급히 달려온 외과 의사가 차트를 보더니 “난 이 응급 환자를 수술할 수 없어. 얘는 내 아들이야!”라며 절규하였다. 여기까지 읽고 만약 이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고정 관념을 지닌 사람임이 분명하다. 외과 의사는 ‘남자’라는 전통적인 프레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정 관념이 없었다면 그 의사가 아들의 ‘엄마’라고 추측했을 것이다.

 

 

『우리는 많은 고정관념의 프레임에 갇혀 있다. 인종, 성, 나이, 국가, 사회적 지위, 옷차림, 외모, 학력 등이 만들어내는 고정관념에서 자유롭기가 쉽지 않다. 사람들을 대할 때 끊임없이 휘몰아치는 고정관념의 유혹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까? 고정관념이라는 폭력적인 프레임을 거부하고, 있는 그대로의 타인과 만나는 일은 일생을 걸고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66쪽)

 

 

여섯 번째. 인간은 각자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사는 것은 아닐까? 아래의 그림을 보면 프레임이 왜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101쪽)

 

 

이것을 위에서 아래로 A B C로 읽을 수도 있고, A와 C를 손가락으로 가리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보면 12 13 14로 읽을 수도 있다.

 

 

『이처럼 우리의 감각적 경험도 항상 객관적이고 고정된 것이 아니라, 프레임에 따라 달리 경험될 수 있는 본질적 애매성을 갖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102쪽)

 

 

 

 

 

 

이 책을 읽고 나면 인간은 명석하지 않고 어리석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을 깨닫게 된다. 프레임을 바꾸면 세상이 다르게 보이고 인생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고정 관념을 갖고 있지 않으며 늘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또 인간에 대해 잘 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만일 그렇다면 당신은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어리석은 존재로 사는 것이다. 이로운 조건을 갖추고 살려면 본인을 제대로 알고 인간(타인)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이를테면 인간은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있고, 어리석을 때가 많으며,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게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이 책은 인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재미있게 읽히는 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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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10-31 2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년에 이 책 읽었어요! 이미 읽은 예화들인데도 페크님의 리뷰로 다시 만나니 새롭게 재미있습니다^^

페크(pek0501) 2020-11-01 12:54   좋아요 1 | URL
제가 늦게 읽었죠? 같은 저자의 책 <굿 라이프>를 2년 전에 신간일 때 먼저 읽고
이 책은 이번에 구매해 읽었어요. 내용이 흥미진진...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합니다.

카알벨루치 2020-11-01 0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리뷰는 칼럼같아요 명쾌합니다! ^^

페크(pek0501) 2020-11-01 12:57   좋아요 1 | URL
그런가요? 예전 어떤 알라디너 분이 제 글이 마치 차렷 열중쉬어 하는 자세 같다고 말해 웃었습니다. 참 재밌는 표현이죠? 그런데 왜 제 글이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명쾌하지 않답니다. ㅋㅋ

카알벨루치 2020-11-01 13:05   좋아요 1 | URL
페크님 글은 “좌우로 정렬” 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글을 쓰실까 ^^ㅋㅋ

페크(pek0501) 2020-11-01 13:12   좋아요 1 | URL
하하~~ 기발한 표현이십니다. 저도 제가 왜 그렇게 써지는지 알 수 없답니다. 그렇게 생겨 먹어서라고 보기엔 제가 허술한 데가 많은지라...
처음에 글쓰기를 배울 때 문법에 충실하게 배우는 것을 중요시했나 봅니다.
문체는 곧 그 사람이라고 했는데, 저의 경우엔 그렇지 않아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예전 젊은 시절에 잡지사에서 일하면서 기사를 많이 써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그래서 제가 문학 쪽이 안 되는 사람이잖아요. ㅋㅋ

카알벨루치 2020-11-01 13:15   좋아요 1 | URL
잡지사 기자 출신이시군요 똑 부러지시는데 ^^ 문체는 그런데 그 안에 컨텐츠는 배려여왕이시죠 저만의 페크님에 대한 사견입니다 ㅎㅎ

페크(pek0501) 2020-11-01 13:20   좋아요 1 | URL
호호~~ 너무 좋게 봐 주십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쪽인데 여전히 잘 되지 않습니다. 생각만... 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사견, 감사히 접수합니다.

서니데이 2020-11-01 0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임은 출간되고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여전히 스테디셀러 중의 한 권인 것 같아요.
오랜만에 이 책에서 읽었던 내용을 다시 보니 반갑네요.
페크님,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0-11-01 12:58   좋아요 1 | URL
이 책을 읽은 분들이 의외로 많네요. 저는 이제야 읽었답니다.
오늘은 일요일입니다. 유리창이 축축한 걸로 보아 밖에 비가 오나 봅니다.
가을비가 내리는 날이네요. 좋은 휴일 보내세요...

희선 2020-11-06 0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볼 때가 많겠지요 보이지 않는 것도 보려고 해야 할 텐데, 그게 쉽지 않네요 고정관념에 빠지지 않아야 할 텐데... 어떤 일은 어떻게 보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좋기도 나쁘기도 하겠습니다 안 좋은 것에서도 좋은 걸 찾는 사람도 있더군요 사람을 볼 때 안 좋은 점이 아닌 좋은 점을 보면 더 좋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0-11-06 13:44   좋아요 0 | URL
예. 맞아요.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봐요. 저도 그래요. ㅋ
상대를 볼 때 좋은 점을 찾는다면 좋은 인간관계가 될 듯해요.
단점은, 그냥 누구에게나 있는 거다, 이렇게 너그럽게 생각하면 될 것 같고요.
말처럼 쉬운 건 아니겠지만요...

날씨가 쌀쌀해졌어요. 감기 조심 하세요...
 
민물고기 특공대 - 우리나라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민물고기 이야기 즐거운 동시 여행 시리즈 29
조소정 지음, 신외근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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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어느 해인가 모 일간지의 신춘문예에 당선된 동시가 내 맘에 쏘옥 들어 베껴 쓰다가 이참에 나도 동시를 써 볼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 뒤로 동시를 볼 기회가 없었다. 
 
  아주 오랜만에 내 손에 동시집이 들어왔다. <민물고기 특공대>라는 책이다. 두꺼운 표지와 그 안쪽이 고급 종이로 되어 있는 이 책은 동시집이면서 동시에 그림책이라 할 만하다. 마치 컬러 사진처럼 그림 속 민물고기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는 듯하다. 그림도 보고 동시도 읽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이 책은 신외근 화가와 조소정 시인이 만들어 낸 작품집인 셈이다. 두 사람이 힘을 모아 공을 들인 것 같아 많은 초등학생들에게 읽히길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나라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민물고기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초등학생이 본다면 누구에게나 관찰력과 상상력을 키우게 해 주리라 믿는다. 이달 8월에 출간되었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사진으로 찍어 보여 주는 걸로 대신한다.

 

 

 

 

 

 

 

 

 

 

 

 

 

 

 

 

 

 

 

 

 

 

 

 

 

 

 

 


참고 사항)..............................................

민물고기란 강이나 호수 따위와 같이 염분이 없는 물에서 사는 물고기를 말한다. 

 


  


밑줄긋기 칸에 동시를 몇 개 옮겨 놓는 걸로 이 책의 리뷰를 마무리한다. 
 

날씬한 금강모치 : 금강산 계곡에서 처음 발견되었대 / 입이 크고 먹성이 좋아 먹이를 많이 먹는대. / 많이 먹어도 날씬한 비결은 잠시도 쉬지 않고 꼬물꼬물 움직이는 거래. / 황금 띠 두르고 살랑살랑 찰랑찰랑 물 맑은 계곡에서 산대.(42쪽)

계곡의 여왕 산천어 : 산천어 여왕님 멋진 무늬 드레스 입고 나들이 나왔네요. / 드레스 자락을 살랑살랑 이쪽저쪽 바라보며 물결 속을 헤엄치네요. / 아! 아름다운 여왕님! / 물고기들이 감탄하며 뒤따르네요. / 햇살이 반짝반짝 여왕님을 비추어 주네요.(45쪽)

마술사 모래무지 : 강바닥 훓으며 긴 주둥이 쭉쭉 내밀어 마법을 부려요. / 수리수리 마수리 먹이 나와라! 꿀꺽 모래는 아가미로 퉤퉤 /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리수리 마수리 꿀꺽 퉤퉤(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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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0-08-29 1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양으로 연수갔을때 민물고기 아쿠이리움에서 인상적인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새록 떠오릅니다!ㅎ
즐건 주말되십시요!

페크(pek0501) 2020-08-29 15:04   좋아요 0 | URL
추억은 많이 쌓을수록 좋은 것 같아요. 이렇게 새록 떠오르게 꺼내 보고 말이죠.
막시무스 님도 즐건 주말이 되셔야 합니다. ^^

hnine 2020-08-29 14: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눈이 번쩍 했습니다. 적어도 저한테는 취향저격 동시집인데요? 장바구니에 담아갑니다.

페크(pek0501) 2020-08-29 15:03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눈이 번쩍, 에다가 취향 저격까지~~
나인 님의 댓글에 저야말로 눈이 번쩍 했습니다. ㅋ

꼭 초등학생이 아니라 어른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돈 들인 표가 나는 책이에요.
동시도 흉내 내서 써 보고, 물고기 그림도 연필로 책 보고 따라 그려 본다면 엄마랑 아이랑 함께 즐길 수 있을 듯해요.

서니데이 2020-08-29 1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민물고기도 동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책으로 만들다니, 신기합니다.
서로 다른 두 가지가 새로운 하나를 만든 것 같아서요.
페크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8-29 15:05   좋아요 1 | URL
글쎄 말이에요. 발상이 멋지죠?
오늘 수박을 먹으면서 이제 이게 이 해의 마지막 수박이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네요.

서니데이 님도 즐겁게 보내세요.

NamGiKim 2020-08-29 16: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흥미진진한 이야기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0-08-29 16:46   좋아요 1 | URL
오, 재밌게 읽으셨다니 제가 감사한 일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20-08-29 1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책이 있군요. 일석이조인 것 같습니다.
어린이 책은 정말 잘 나오는 것 같은데 여간해서 읽게 되지는 않네요.ㅠ

수박을 드셨군요. 저는 장마 이후엔 비싸서 벌써 졸업했습니다.
그게 젤 아쉽더군요. 대신 포도를 먹는데 이상하게 올핸 이제 겨우
먹어보려고 사 놓고 냉장고에 모셔두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 포도의 여왕인데 얼마 전 울엄니가 초파리가 포도에 새끼를 낳는다는
말에 좀 꺼려지더군요. 대신 거봉을 먹기로 하긴 했는데...ㅋㅋ

페크(pek0501) 2020-08-29 22:38   좋아요 0 | URL
가끔 동시, 동화를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칼라로 되어 있어 보는 맛이 있답니다.

저도 수박을 몇 번 못 먹고 여름을 보내는 것 같아요. 이번 여름은 여름을 하나도 즐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즐기긴커녕 코로나로 괴로웠던 여름으로 기록될 것 같네요.

처음 들어요. 저는 포도 귀신이라고 할 정도로 포로를 좋아하는데,
초파리가 앉으면 안 되겠군요. 아, 기억해 놓아야겠어요. 감사합니다.~~

나와같다면 2020-08-29 2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참 평화롭고 아름답네요.
사진 찍어서 보여주고 싶어하는 페크님의 마음도 보입니다 :)

페크(pek0501) 2020-08-30 14: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나와같다면 님이 그렇게 느끼셨다니 기분 좋습니다.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
 
클래식은 처음입니다만 - 이번 생은 우아하게 살고 싶어서
최영옥 지음 / 태림스코어(스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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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 팝송을 즐겨 듣는 내가 클래식에 매료되었던 강렬한 순간이 몇 번 있었다. 신혼 시절 아이를 재우느라 자장가로 틀어 줬던 슈베르트 음악. 어느 작은 음악회에서 들은 쇼팽의 피아노 곡. 몇 년 전부터 발레를 배우러 가서 듣게 된 여러 클래식. 만약 클래식 없이 발레를 한다면 아마 발레를 할 맛이 나지 않으리라. 내가 발레를 좋아하는 건지 클래식을 좋아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클래식에 흠뻑 빠졌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발레를 하러 가지 못해 아쉽다. 

 


  이런 강렬한 순간을 경험하고 나니 클래식을 좋아하는 건 취향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여겨졌다. 팝송의 가사를 몰라도 즐겨 들을 수 있듯이 클래식에 얽힌 이야기를 몰라도 감상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국내 문학뿐 아니라 국외 문학도 좋아하는 이들이 많은 것처럼, 우리 고유의 것이 아닌 서양 음악인 클래식에 빠져드는 이들이 많은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겠다. 그래서 음악을 세계 공통의 언어라고 하는가 보다. 

 


  바람둥이 남편인 바그너를 끝까지 사랑하며 지켜 줬던 아내 코지마. 어쩌면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이 아내 생일에 자신이 만든 곡을 바친 감동적인 이벤트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를 추측하게 하는 대목을 소개한다. 「저택의 안주인이 일어날 즈음인 7시 30분이 되자 바그너가 새로 작곡한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꿈결 같은 음악소리에 바그너의 아내 코지마는 잠에서 깨어났고, 한동안 꿈인지 현실인지 몽롱한 상태에서 음악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꿈결 같은 음악이 가득 차오른 가운데 남편 바그너가 꽃을 머리에 꽂은 다섯 아이들을 앞세워 침실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녀에게 한 다발의 악보를 건넸다. 그날 연주한 곡의 악보였다. 『교향곡 생일 인사』라는 제목의 악보를 받아들고 그제야 상황을 알아차린 코지마는 감동의 눈물을 흐렸다.」(20쪽)

 


  동성애자였던 차이콥스키가 자신에게 열렬한 사랑을 고백한 편지를 보냈던 안토니아 밀류코바와 결혼을 하게 된 이야기. 드보르자크가 두 자매를 지도했는데 동생 안나와 결혼하게 되고 아내의 언니 즉 처형을 짝사랑과 첫사랑의 대상으로 남겨 둬야 했던 이야기. 『교향곡 1번』이 실패하면서 우울증을 심하게 앓던 라흐마니노프가 담당 의사의 권유에 힘입어 『피아노 협주곡 2번』의 대성공을 이룬 이야기. 이러한 다채로운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앞으로 더욱 풍부한 감성으로 클래식을 들을 수 있을 듯해 오랜만에 유익한 독서를 한 것 같았다. 이 책이 클래식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에게 클래식에 빠지게 만들 책으로 손색없는 안내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믿는다. 

 


  작은 행복을 소중하게 여기기에 독자들이 클래식으로 인해 하나의 소중한 즐거움을 얻길 바라는 마음으로 신간 <클래식은 처음입니다만>의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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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0-08-26 1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악과 문학 작품 안에 담긴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도 좋겠지만, 아름다움을 작품으로 만든 이를 아는 것은 아름다움에 사람내음까지 풍성함을 주는 듯 합니다^^:)

페크(pek0501) 2020-08-26 22:27   좋아요 1 | URL
좋은 말씀입니다. 제가 독서를 다양하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음악 분야의 책은 별로 읽지 못했더라고요. 미술, 화가에 대한 책들은 읽었는데 음악과 관련해서는 로맹 롤랑의 베토벤의 생애, 를 읽은 게 떠오르는 정도예요.
그래서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저자의 다른 책도 찾아보니 제게 필요한 책이 있더라고요.
음악가들에 대한 책이 제게 영감 - 글감을 주는 내용이 담겨 있는 듯해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졌어요. 예술가들의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든 흥미로운 것 같아요.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0-08-27 17: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클래식 음악도 좋지만, 클래식 음악의 작곡가에 대한 에피소드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페크님, 오늘도 더운 하루, 편안하고 좋은 시간 되세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pek0501) 2020-08-27 17:17   좋아요 1 | URL
예, 맞아요 음악 예술가들의 삶을 살짝 들여다보는 재미를 줍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0-08-28 0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클래식은 세계 사람이 다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요 제목을 모르는 것도 여러 가지에 쓰여서 많이 들어서 아는 것도 있을 거예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죠 클래식이어도 마음을 담아 곡을 썼겠지만... 자신이 느끼는 대로 받아들여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여기에는 작곡가 이야기도 실렸군요 그런 것도 알고 음악을 들어도 좋겠지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8-28 12:06   좋아요 1 | URL
클래식은 많이 들었으되 제목을 모르는 것들이 정말 많아요.
말씀하신 대로 음악과 얽힌 이야기를 몰라도 좋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서니데이 2020-08-28 2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즐거운 금요일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도 무척 더운 날이었어요.
집 가까운 곳에는 잠깐 소나기가 지나갔는데,
그 비가 저희집 앞은 그냥 지나가서 그런지 저녁이 되어도 계속 덥습니다.
더운 날씨지만, 즐겁고 좋은 일들 가득한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8-29 12:5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켜고 말았네요. 이번 여름은 안 켜고 지내보려 했는데...식구들의 원성이 무서워서. ㅋㅋ

오늘 비가 퍼붓기는 합니다만 곧 해가 나고 또 비가 오고 곧 해가 나고 이런 식으로
어제처럼 반복할 것 같네요.
좋은 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
민혜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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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56편의 수필이 실린 <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는 흥미 있는 주제로 흥미 있게 전개되는 글이 많이 실려 있는 게 강점이라 할 만하다. 


  『그들을 한 형제로 불러주겠다.』로 시작하는 ‘대화와 수다 그리고 위트’는 대화와 수다를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형뻘인 ‘대화’는 진중한 데가 있는 반면 아우인 ‘수다’는 체면 분수 내던지고 촐랑대길 좋아한다고나 할까. 대화는 나름의 목적과 주제를 갖추려 하지만 수다는 그저 나오는 대로 방향 없이 흘러가는 자유분방의 기질을 지닌 녀석이다.』 또 위트와 유머에 대해서는 이렇게 썼다. 『위트와 유머는 자칫 지루하거나 무미하게 흐를 수 있는 대화를 구제하고 경망으로 흐를 수다를 견제한다. 낼랜 잽을 날리며 정곡을 찔러대면서도 웃음 한방 피식 터뜨리게 하는 것으로 일단은 전의戰意를 무력화 시킨다.』 이 같이 묘사하는 저자의 탁월한 능력에 나는 반해 버렸다.

 
  ‘너에게 보낸다’는 생기를 찾아 줄 이성 친구를 사귀어 보라고 지인에게 권하며, 인간이 지녀야 할 모럴 중에는 윤리 도덕의 엄숙함만 있고 생기나 활력에 대한 의무 사항은 빠져 있음을 지적한다. 읽으면서 우리도 생각해 볼 만한 점이라고 여겼다. 


  예리한 관찰력이 있어야만 쓸 수 있는 ‘예외적 인간’은 옷차림을 보면 미적 감각이 없으나 날카로운 지성과 유머러스한 재담으로 수강생들을 웃게 만드는 매력적인 한 교수님을 상상케 하여 한 번 보고 싶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고독이나 한 잔’에서는 고독에 대해 사유한다. 고독이란 정체된 듯싶으면서도 실은 보이지 않게 꿈틀거리는 생물이라며, 어느 날은 쌉쌀하면서도 달착지근하여 그대로 머물고 싶어지는가 하면, 어느 날은 날감자 맛처럼 아리고 땡감처럼 떫어 심신을 오그라지게도 한다고 표현한다. 


  ‘미드나잇 블루’는 남편과 사별한 뒤 모든 걸 홀로 감당해야 하는 자의 쓸쓸하고 위태로운 삶을 조명한다. 혼자 산다는 건 한밤중에 갑자기 심장이 멎을 것 같은데 자식과 연락이 닿질 않아 고독사를 할 수도 있는 극한적 상황을 염두에 두고 사는 일이라고. 이 부분을 읽는데 내 마음이 짠했다.  


  ‘십만 원’은 같은 성당을 다니며 알게 된,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지인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지인을 만나면 20만 원을 주려고 준비하다가 먼 길을 오가는 데 드는 교통비와 식사비 등을 합하면 얼추 30만 원이 들 것 같아 그 20만 원에서 10만 원을 덜어 내어 10만 원이 든 봉투를 준비해 지인을 찾아간다. 그의 집을 나설 무렵 식탁 위에 그 돈 봉투를 놓고 나왔는데 상대편 지인도 필자의 백팩 속으로 뭔가를 넣었다. 그걸 필자는 그와 헤어진 뒤 버스 안에서 확인하는데 어이없게도 1만 원권 열 장이었다. 둘 다 서로에게 십만 원을 주려고 준비했던 것이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그냥 20만 원을 줘도 되는 것을, 하고 독자인 나도 안타까움을 느꼈으니 필자는 어떠했을지 상상이 간다. 마음을 참 훈훈하게 만드는 글이다. 

 
  일찍이 피천득 작가는 ‘수필’이란 제목으로 수필을 써서 남겼다. “수필은 플롯이나 클라이맥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가고 싶은 대로 가는 것이 수필의 행로(行路)이다.”(피천득 저, ‘수필’ 중에서.) 가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쓰는 게 수필이라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필이 만만하게 쓸 수 있는 글은 아니다. 가고 싶은 대로 쓴다는 건 글쓴이가 어떤 길로 가야 좋은 글이 되는지를 알 만큼 역량을 갖춘 사람이어야 함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겠다. 연주자로 말하면 악보를 보지 않고 암보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처럼 많이 연습하여 익숙해져서 능수능란함이 저절로 발휘되는 그런 사람이어야 가고 싶은 대로 쓸 수 있으리라.

 

  ”그러나, 차를 마시는 거와 같은 이 문학은 그 방향(芳香)을 갖지 아니할 때에는 수돗물같이 무미한 것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피천득 저, ‘수필’ 중에서.) 수필은 차를 마시는 거와 같은 문학이라고 한다. 냉수를 마시듯 차를 벌컥벌컥 마시는 사람은 없다. 차는 맛과 향기를 음미하며 천천히 마신다. 차를 마실 때와 같은 느낌이 나는 게 수필에 필요하다는 말이겠다. 


  <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는 앞에서 말한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킨다. 하나 더 보탠다면 솔직함과 관찰력을 잘 버무려 톡 쏘는 맛을 낸다는 점이다. 매우 솔직하고 끼가 많은, 내가 잘 아는 한 사람을 보는 친숙함마저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끼’에서 읽은 이런 글은 인상 깊다. 『개인적으로 나는 끼가 없는 사람에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물론 황진이적인 끼를 일컬음이다.』 


  잘 읽히지만 빨리 읽고 지나칠 수 없는 문장으로 가득 찬 수필집을 오랜만에 만났다. 어떤 글을 쓰든지 ‘소재와 주제가 무엇이냐.’ 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건 ‘어떻게 쓰느냐.’ 하는 것일 터, 이를 새삼 깨닫게 한 수필집이기도 했다. 또한 이 책은 수필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끌어 모은 듯해 내게 수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 주었다. 특히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글쓴이의 심성, 인품, 가치관, 끼 등을 헤아릴 수 있었는데, 그렇듯 가감 없이 보여 준 점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왜냐하면 글이란 모름지기 그래야 할뿐더러, 그 점이 내게 어떤 용기와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맨 앞에 있는 ‘작가의 말’에서 뽑은 다음 글로 이 리뷰를 마무리한다. 『“내 마음속 소망의 독자여, 벗이여, 제 책을 열면 제 심장에 쓰인 것을 볼 수 있어요. 저와 함께 웃고 울지 않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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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0-08-07 1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의 좋은 글로 이 수필을 꼭 읽어보고 싶어요~~
저에겐 낯선 작가라 더 기대됩니다^^

페크(pek0501) 2020-08-07 19:07   좋아요 1 | URL
알지 못했던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것도 기쁜 일이지요.
공모전에서 뽑힌 원고가 담긴 책입니다. 강추합니다.^^

2020-08-07 2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8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8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8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8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8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8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0-08-08 0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로를 생각했다는 걸 보니 좀 다르지만 <의좋은 형제>인가 하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형제는 그렇다 쳐도 남이 서로를 생각하는 건 더 뜻깊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지금은 멀리 사는 형제보다 가까이 사는 이웃사촌이 좋다고 하는군요 아니 이것도 이제 옛말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가까이 사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잖아요 그렇다 해도 사람은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살겠지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8-08 11:53   좋아요 1 | URL
그렇죠.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 형제 같죠.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라 가능한 것 같아요. 뜻깊은 일이죠.
멀리 사는 사촌 형제는 솔직히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에서만 보는 것 같아요. ㅋ
차라리 이웃 친구나 동창들을 더 만나며 살죠.

지금 또 비가 오기 시작하네요. 비 피해는 이제 그만, 이면 좋겠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20-08-08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이 지녀야 할 모럴 중에는 윤리 도덕의 엄숙함만 있고 생기나 활력에 대한 의무 사항은 빠져 있다‘는 말씀을 읽으니 저 역시 공감합니다. 예전에는 당연하게 가지고 있던 것들을 이제는 우리가 잃어버렸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들을 다시 찾는다는 것이 예전과는 다른 세상을 희망하는 것으로도 여겨집니다. 이렇게 보니 수필은 참 여러 생각을 던져줍니다.^^:)

페크(pek0501) 2020-08-08 11:56   좋아요 1 | URL
그 엄숙주의 좀 깨졌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행복할 권리가 있는 사람들인 거죠.
맞습니다. 제가 글감을 하나 찾았는데 제목은 ‘당연한 것은 없다‘예요. 글감만 찾았을 뿐입니당~~ 어떻게 써야 할지는 모르겠어요. ㅋ

어떤 면에선 수필이 소설보다 낫다는 생각이에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tls0828 2020-08-23 1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가의 예리한 관찰력과 생각의 깊이가 느껴집니다. 짤막한 단편으로 구성되어 가볍게 읽을 수 있네요. 어휘력과 문장표현이 다채로와 사전도 들춰봤습니다. 이 책을 통해 잠시나마 작가의 인생길속에 들어갔다 나와봅니다. 완독 후 정서가 더욱 풍부해짐을 느낍니다.

페크(pek0501) 2020-08-23 13:57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20-09-12 0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12 1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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