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장자>

 

 

 

 

빈 배 - “배로 강을 건너는데 빈 배 하나가 떠내려오다가 그 배에 부딪쳤습니다. 그 사람 성질이 급한 사람이지만 화를 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떠내려오던 배에 사람이 타고 있으면 당장 소리치며 비켜 가지 못하겠느냐고 합니다. 한 번 소리쳐서 듣지 못하면 다시 소리치고, 그래도 듣지 못하면 결국 세 번째 소리치는데, 그 땐 반드시 욕설이 따르게 마련.

 

처음에는 화를 내지 않다가 지금 와서 화를 내는 것은 처음에는 배가 비어 있었고 지금은 배가 채워져 있기 때문.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비우고 인생의 강을 흘러간다면 누가 능히 그를 해하겠습니까?”(388~389쪽)

 


 

이 글은 자신을 빈 배처럼 비우고 살라는 뜻으로 읽힌다.

 

상대를 빈 배처럼 여긴다면 화를 낼 필요가 없다고 읽을 수도 있겠다.

 

자신을 완전히 비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욕심으로 인해 불행하지 않게 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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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9-18 11: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장자의 철학의 바탕이 무소유에 있다고 해서 저도 언젠가 읽어보고 싶었어요~♡ 역시 좋네요ㅎㅎ

페크(pek0501) 2021-09-18 13:31   좋아요 3 | URL
장자를 예전에 읽었지만 다시 펼쳐보면 처음 보는 글 같아요. 재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렇게 문장을 뽑아 놓으면 비교적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어요.^**^

mini74 2021-09-18 11:0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장자하면 나비랑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마라? 만 ㅠㅠㅠ기억이 ㅠㅠ빈 배처럼 비우고 사는 삶~~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

페크(pek0501) 2021-09-18 13:34   좋아요 3 | URL
저는 장자 하면 - 나비 꿈을 꾸고 나서 내가 나비인가 나비가 나로 변한 것인가 하는 구절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이것도 찾아봐야겠네요. 요즘은 제 기억을 믿을 수가 없는지라...ㅋㅋ

초딩 2021-09-18 11: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빈배와 무관심 내려 놓음 예절 의도 방관 뭐 이런 아이들이 마구 소용돌이 치내요 :-)
툭히 내려 놓는다는 뭘까 또 고민해봅니다 ㅎㅎ

페크(pek0501) 2021-09-18 13:37   좋아요 4 | URL
장자에서 특정한 무엇을 내려 놓으라고 하지 않았어요.
제 생각엔 욕심, 욕망, 물욕, 집착 등을 생각하게 되네요.
각자 자신의 마음속에 무엇이 가장 크게 차지하고 있는지 살펴 생각하면 될 듯해요. 누구에겐 최고가 되고 싶은 열망일 수도 있겠어요. ^**^

얄라알라북사랑 2021-09-18 12: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한살 한 살 나이가 들어갈 수록, 장자, 노자, 공자를 읽었어야 하고 해야겠다. 싶습니다. 페크님이 올려주신 문장들로 입문해볼까봐요^^

페크(pek0501) 2021-09-18 13:38   좋아요 4 | URL
북사랑 님과 함께 공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구절을 뽑아 옮겨 주시면 방문해서 읽겠습니다. 각자 좋은 구절이 다를 것 같아요. 오늘은 위의 글이 제 맘에 쏘옥 들어오네요. ^**^

stella.K 2021-09-18 12: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마지막 문장에 방점을! 그도 쉽진 않지만.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욕심에 내 마음을 빼앗긴단 말이죠. 흐흑!

추석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건강하고 즐겁게 잘 보내십쇼.^.~;;

페크(pek0501) 2021-09-18 13:41   좋아요 4 | URL
욕심을 내는 것 자체는 괜찮을 것 같아요. 특히 발전을 위한 욕심이라면요.
다만 욕심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 해야겠지요.

저는 목표 설정으로 욕심을 낼 때 있지만 그걸로 스트레스를 받진 않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즐기기로 해요, 우리. ㅋㅋ ^**^

새파랑 2021-09-18 16: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뭔가 교훈이 되는 상황인거 같은데, 실제로 뭔가를 비우는건 어려운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보통사람인가 봅니다 ㅜㅜ

페크(pek0501) 2021-09-18 16:27   좋아요 2 | URL
저도 보통 사람인지라 그냥 비우는 게 좋은 거다, 만 알아도 되겠다 싶어요. ㅋㅋ

막시무스 2021-09-18 16: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무슨 말인지는 대충 이해가 가지만 빈배에 부딫칠 때와 사람이 있는 배에 부딫칠 때 반대편 배는 당연히 저런 반응이 나올것 같긴 한데요!ㅠ 저는 무위자연적인 인간은 못되나 봅니다!ㅎ

페크(pek0501) 2021-09-18 16:33   좋아요 3 | URL
한끗 차이로 인간의 반응이 다르다는 게 새롭게 느껴졌어요.
우리는 신이 아니니까요. 이런 점을 상기하면 인간은 거기서 거기, 라고 생각됩니다. 행복한 추석 연휴 보내세요. ^*^

scott 2021-09-19 12: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추석 연휴 동안 가족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해피 추석~


∧,,,∧
( ̳• · • ̳)
/ づ🌖

페크(pek0501) 2021-09-23 16:00   좋아요 0 | URL
scott 님, 추석 연휴 동안 잘 지내셨나요?
덕분에 행복한 연휴를 보냈어요.
오늘은 일상으로 돌아와 편안합니다.
늘 굿 데이~~~
 

 


 

 

 

 

 

 

 

 

 

 

 

 

 

 

김선주,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저자는 한겨레신문 논설주간을 역임함.
좋은 글이 많은 책이다.

 

 

 

(138쪽) 당신이 서른 살이 되었는데도 직업이 없다면, 당장 내일부터 파출부라도 하기 바란다. 아니면 집에서 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해서 밥값을 해야 한다. 서른 살에도 휴대폰 요금과 인터넷 통신 요금을 부모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부끄러운 짓이다. ‘부모가 여력이 있다 하더라도 부모의 노후 자금을 축내지 말기 바란다. 부모의 노후를 책임질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것은 파렴치한 것이다. 박사학위를 가졌다 할지라도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밥벌이를 할 수 없다면 당신은 아직 아이에 불과하다.

(138쪽) 경제적 독립이 없으면 정신적 독립도 없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다. 정신적 독립을 하지 못한 사람이 학문의 길에서 어떻게 정진할 수 있겠으며, 경제적 도움을 주는 누군가의 간섭으로부터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직장 구하기가 힘들다고? 절대로 그렇지 않다. 조선족 여성들도 가족을 떠나 이 땅에 들어와 훌륭하게 돈벌이를 하고 있는데 당신이 왜 못하는가. 허드렛일로 보이는 일, 자원봉사처럼 보이는 일도 하다 보면 길이 보이고 전문직으로 또 평생직장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자기를 위한 잔칫상을 차려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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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6-12 15: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땅히 그러해야 할 때 경제적 독립이 안되면 자존감부터 일단 무너질듯요. 진짜 이런걸 뼈 때리는 소리라고 하죠. ^^

페크(pek0501) 2021-06-12 15:21   좋아요 3 | URL
뼈 때리는 소리, 라는 말씀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저도 생각을 하였으되 아니 누구나 생각을 하였으되 글로 쓰지 못한 것을 저자는 썼어요. 글쓴이들의 위대함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이버 2021-06-12 22: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경제적 독립을 하고나니 그때서야 진짜 어른이 된 느낌이 들었긴 했어요 어느덧 먼 추억이네요ㅎㅎ

페크(pek0501) 2021-06-13 09:16   좋아요 2 | URL
경제적 독립이 결국 정신적 독립이니 얼마나 중요하겠습니까.
진짜 어른이 된 느낌. 좋지요. 저도 처음 취직해서 월급을 타던 때가 생각납니다. ^^

붕붕툐툐 2021-06-13 00: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휴~ 다행히 30살에 직장을 잡았네요~ㅎㅎㅎㅎ
근데 전 감정적으론 의존을 많이 하는 거 같아요! 감정의존은 어떻게 독립 해야할지가 고민입니다. 책 속에 답이 있겠죠?^^

페크(pek0501) 2021-06-13 09:21   좋아요 1 | URL
직장인이 되신 것 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책 속에도 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ㅋㅋ 인생엔 답이 없다잖아요.
저도 어떤 문제로 답을 내리지 못할 땐 친구들에게 의견을 묻곤 한답니다. 묻는 과정에서 답을 찾곤 해요. 어차피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불완전한 존재니까요.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21-06-15 1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경제적 독립을 강조하는 저자의 말에 매우 공감하면서도, 요즘 청년들이 부모에게 의지하게 만든 것 또한 우리 세대의 책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생각하지 못하게 여러 학원으로 끌고 다니며, 공부만 잘 하면 나머지는 다 알아서 해줬기 때문에 그들이 스스로 서지 못한 것은 아닐런지 생각해 봅니다. 단순히 공부를 잘 해서 좋은 대학 보내는 것으로 자신의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부모와는 달리, 갑자기 모든 것을 자신이 결정해야 하는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페크(pek0501) 2021-06-16 17:36   좋아요 1 | URL
요즘 젊은이들 중에는 취업이 어려워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아요. 우리 때는 대학을 졸업하면 대부분 취직이 되었는데 요즘은 경쟁률이 셉니다.
요즘 시대는 장수 시대라서 좀 늦게 취직해도 된다고 느긋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알바라도 하면서 말이죠.
부모들이 알아서 다 해 주니 부모에게 의존적인 경향이 있지요. 결혼하면 육아를 당연히 부모들이 맡아 줄 걸로 생각하는 이들도 많더라고요. 어떤 친정어머니는 가계부도 써 준다고 하네요. 공부 이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하니 부모들의 잘못을 운운하게 되지요.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독서 목록에 따르면) 2004년에 읽었고 이번에 재독하였다. 예전에 읽을 땐 발견하지 못한 것을 이번에 깊이 음미할 수 있었던 게 재독의 수확이었다. 첫 문단에서부터 인물 묘사가 뛰어난 작가임을 알았다. 읽다 보면 군데군데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 묘사도 탁월해서 문장력을 키우고 싶은 이들이 필사해 보면 좋을 작품으로 꼽겠다.

 

 

이 책 한 권을 필사한다면 여러 권의 소설을 읽는 것보다 유익하리라고 생각한다.

 

 

 

 

 

 

 

 

 

 

 

 

 

 

 

 

 

주인공 한스의 아버지를 묘사하는 글을 밑줄긋기 박스에 넣어 봤다. 요즘 이런 글을 읽는 재미에 빠졌다.

 

 

다음 글을 열 번쯤 읽은 것 같다.

 

 

(7쪽) 요제프 기벤라트 씨는 중개업과 대리업을 했다. 다른 마을 사람들에 견주어볼 때, 그에게는 장점이나 특성이랄 것이 없었다. 여느 사람처럼 그는 넓은 어깨에 건장한 체격을 지니고 있었다. 어지간한 장사 수완을 지닌 그는 황금을 숭배하는 솔직하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7~8쪽) 그의 종교 의식은 약간 개방적이기는 했지만, 겉치레에 지나지 않았다. 신(神)과 관료주의에 대해서는 적절한 존경심을 표하였고, 시민적인 예의범절의 확고한 불문율에 대해서는 비굴할 정도로 맹목적인 복종심을 보였다. 그는 가끔 술을 마시기는 했지만, 한 번도 취한 적이 없었다. 때로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을 만한 일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코 형식적으로 허용되는 한계를 넘어서지는 않았다.

(8쪽) 그의 내면 생활은 속물적이었다. 그가 지녔던 정서(情緖)는 이미 오래전에 먼지가 되어버렸다. 낡고, 우악스럽기만 한 가족 의식과 자기 아들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이따금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푸는 즉흥적인 자선, 이러한 것들이 겨우 그의 정서의 가장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또한 그의 정신적인 역량은 엄격하게 한계가 그어진 타고난 교활함과 계산적인 술책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가 읽는 것은 신문뿐이었다. 그의 예술 감상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는 해마다 개최되는 시민 단체의 소인극(素人劇)과 가끔 열리는 서커스 공연이면 충분했다.

(8~9쪽) 그가 이웃의 어느 누구와 이름이나 집을 바꾼다 하더라도 무엇 하나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그의 영혼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부분, 즉 우월한 힘과 인물에 대한 끊임없는 불신감, 그리고 일상적이지 않은, 보다 자유롭고 세련된 정신 세계에 대한 본능적인 적대감에 있어서 그는 그 도시의 다른 모든 가장들과 다를 바 없었다. 그의 적대감은 옹졸한 질투심에서 싹튼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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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05-15 16: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수레바퀴 아래서‘는 딸아이가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시기에 제가 반대를 해, 서로 갈등이 있는 시기에 읽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그 내용들이 아프게 저를 찌르는 바람에 탁월한 문장들을 발견 못하고 지나간 것 같아요~~세상에 읽을 책도 많고 재독하고 싶은 책도 많고 몸은 안따라주고 마음만 바빠지는 것 같아요 ㅎㅎ

페크(pek0501) 2021-05-15 12:59   좋아요 3 | URL
그런 때에 읽으셨다면 소설에 공감하며 읽으셨겠어요.
저는 2004년에 읽을 땐, 공감도 못하겠고 참 재미 없구나 생각했어요. 줄거리 위주로 읽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읽을 땐 이미 줄거리를 알기 때문에 문장 표현에 관심을 두고 읽었어요. 탁월한 작가는 어떻게 표현하는가를 배우고 싶었거든요. 그랬더니 엄청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어요.
필사할 작품이 있다면 이 작품을 꼽겠습니다. 저도 부분 필사를 하고 있어요.
좋은 문단을 찾아 책의 3분의 1만 필사해 보려 합니다.
페넬로페 님의 댓글 마지막 문장은, 저도 동감입니다.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 2021-05-15 19: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헤르만 헤세의 책은 학생시절에 더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데미안부터 시작해서 소개가 많이 되기도 했고요.
좋은 책을 읽는 것이 좋다는 건 알지만, 좋은 문장을 필사하는 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것 같아요. 그래도 어떤 문장을 쓴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니까, 외국어 공부를 하는 것처럼 쓰면서 배우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1-05-16 17:0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은 학창 시절에 독서광이었나 봐요.
요즘 데미안도 재독하고 있답니다. 재독하니까 작품의 진가를 알겠더라고요.
처음 읽을 땐 줄거리 쫓아가느라 제대로 문장 감상을 못 한 것 같더라고요.
책은 꼭 두 번 읽어야 유익하단 생각을 이번에 굳혔어요.

붕붕툐툐 2021-05-15 2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재독을 하면 확실히 새로운 것들이 보이는군요. 재독은 엄두도 못내고 늘 다른 책을 찾아 헤매는 저이지만, 이런 장점이 있구나 배우고 갑니다^^

페크(pek0501) 2021-05-16 17:05   좋아요 2 | URL
붕붕툐툐 님, 저도 재독은 엄두고 못내다가 이번에 재독하게 된 거예요.
재독의 이점이 확실히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희선 2021-05-16 02: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읽어봐서 어떤지 알기는 하는데, 이런 건 거의 그냥 지나쳤던 것 같네요 이런 글이 있어서 한스 아버지가 어떤지 알 듯도 합니다 그래서 한스가 많이 힘들었군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5-16 17:07   좋아요 2 | URL
저도 처음 읽을 땐 그냥 지나쳤어요. 밑줄을 긋지 않았더라고요. 이번에 재독하면서 밑줄을 그은 곳이 많았어요. 문장 감상 하는 기회를 갖기 위해 꼭 필사해 보고 싶은 작품이랍니다.
첫장부터 아들 한스의 운명이 암시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아버지 밑에서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비가 시원하게 오는 날입니다. 잘 지내세요...

잉크냄새 2021-05-16 15: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있는데, 예전에 읽을 때 밑줄 친 글을 만나며 그 내용이 공감이 되냐 아니냐에 따라 그 시절의 제가 반갑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더군요.

페크(pek0501) 2021-05-16 17:09   좋아요 1 | URL
잉크냄새 님, 안녕하세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답니다. ㅋ 어떤 땐 왜 이런 문장에 밑줄을 그었지? 하고
어떤 땐 왜 이런 문장에 밑줄을 안 그었지 하고요. 그래서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다르다는 걸 깨닫습니다.
반갑습니다. 댓글, 감사하고요...
 

 

 

청정 지역과 같은 정신을 가진 분의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다.

 

 

 

 

 

 

 

 

 

 

 

 

 

정채봉, <그대 뒷모습>

 

 

 

(176쪽) 문제는 처음에는 남보다 더 좀 나아져 보려고 시작한 달리기가 지금은 자신이 왜 이렇게 달려야 하는지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남이 달리니까 나도 달린다는 데 있다(어떤 면에서는 저승까지도).
더 빨리 가기 위해 신호가 풀리기 수초 전에 자동차의 액셀러레이터에 발을 올려놓는 사람들로 꽉 차버린 우리 현실.

(176~177쪽) 이탈리아가 한창 기계 문명과 산업화 열병에 휩쓸려서 정신이 없었을 적에 이런 칸초네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조용히 번졌었다고 한다.

뛰지 마, 그러면 너는 볼 수 있을 거야.
네 주위의 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꽃 속에 사랑이 가득한 세계가 있는 걸 모르니?
뛰지 마, 그러면 너는 찾을 수 있어.
길가 돌 틈의 너만을 위한 다이아몬드를.
멈추어 서면 알 수 있을 거야.
너는 많이 뛰었지만 항시 그 자린 것을.

(177쪽) 그렇다. 앞뒤를 살펴볼 겨를도 없이 소유와 안락을 향해 "바쁘다, 바빠"를 외치며 달려온 우리가 이제부터 뇌어야 할 것은 "천천히, 천천히"이다.

(181쪽) 컴퓨터에 의해 인류는 진보했지만 행복이 가까워진 것은 아니다. 인터넷에 의해 정보는 엄청나게 빨라졌지만 그렇다고 행복이 1분 안에 화면에 떠올라 온 것은 아니다. 어쩌면 컴퓨터와 인터넷에 의해 더욱 통제되고 더욱 바빠야 하는 노예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당신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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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1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2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0-12-05 0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쁘다는 말은 너무 많이 써서 진짜 바쁠때는 덜 쓰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느긋하게 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았어요. 다들 바쁘게 빨리빨리 하고 있으니까 속도를 맞추는 것만으로도 어렵습니다.
그래도 주말은 잘 쉬고 싶어요.
페크님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2-06 11:57   좋아요 1 | URL
바쁘다 바빠, 하는 사회분위기에 휩쓸려 아파트를 짓거나 도로를 만들거나 할 때
시간에 쫓기어 빠르게 작업해서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앞으로는 지진에도 강한 도로를 만들어야 할 텐데 말이에요. 그동안 건물이나 도로가 붕괴되는 사건을 보아왔기에 더욱...
바쁘게 걷는 사람은 누군가를 도울 일이 보여도 그냥 지나친다는 통계가 있어요.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남을 도울 마음도 생긴다는 거죠.

요즘 고단했는지 목 임파선이 부었어요. 쉬라는 몸의 신호죠. 쉬는 휴일을 보내고 싶네요. 서니데이 님도 좋은 휴일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0-12-06 21:31   좋아요 1 | URL
이번주 많이 바쁘셨나봐요. 주말에 잘 쉬셔야 할 것 같아요.
요즘엔 날씨도 많이 차갑고, 실내가 많이 건조하니까
감기조심하시고요.
주말 잘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0-12-07 10:10   좋아요 1 | URL
실내가 너무 건조해서 몇 시간 동안은 가습기를 켜게 되네요.
서니데이 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컨디션 조절은 필수!!!
좋은 하루 보내세요...
 

                                                          

 

 

                                            

김기림


                                                                                                                                                                                 
                      
                           
나의 소년 시절은 은(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 언덕길을 어머니의 상여(喪輿)와 함께 꼬부라져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 위에서 조약돌처럼 집었다가 조약돌처럼 잃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 빛에 혼자 때없이 그 길을 넘어 강(江)가로 내려갔다가도 노을에 함뿍 자줏빛으로 젖어서 돌아오곤 했다.

 

 

그 강(江)가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나의 나이와 함께 여러 번 다녀갔다. 가마귀도 날아가고 두루미도 떠나간 다음에는 누런 모래둔과 그리고 어두운 내 마음이 남아서 몸서리쳤다. 그런 날은 항용 감기를 만나서 돌아와 앓았다.

 

 

할아버지도 언제 난 지를 모른다는 동구 밖 그 늙은 버드나무 밑에서 나는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돌아오지 않는 계집애,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가 돌아올 것만 같아 멍하니 기다려 본다. 그러면 어느새 어둠이 기어와서 내 뺨의 얼룩을 씻어 준다.
 

 

 

 

 

 

...............................................
P.S. 시가 좋아서 30편쯤을 외우던 시절이 있었다. 이 시가 그중 하나다.


외운 적이 있어서 그런지 오랜만에 읽는 시인데도 낯설지가 않다. 암기의 가치를 느낀다.

 

김기림의 <길>이란 책에 있는 시인데 이 책이 품절되어 아쉽다.

 

(참고로 이 작품은 시로 분류하기도, 산문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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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11-25 1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다 사진이네요.
해가 막 지고 밤이 되는, 지금 시간 같은 느낌입니다.
요즘 시집을 읽고 계시는군요.
이 작품은 시로도 산문으로도 분류된다니 신기합니다.
페크님,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1-26 18:27   좋아요 1 | URL
시에 바다가 나와 사진을 넣었어요. 몇 년 전에 제주도 여행 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그렇죠. 밤바다 같아요.
어느 책에선 시로 나오고 어느 책에선 산문으로 나와요. 제가 보기엔 산문시 같아요.
서니데이 님도 좋은 저녁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희선 2020-11-26 0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시를 외우셨군요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시 외워야 했는데, 잘 외웠는지 어땠는지 생각나지 않네요 김기림 시인 이름은 아는데 아는 시는 없는 듯해요 어떤 게 떠올랐는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옮겨 쓰신 시 쓸쓸하네요 돌아오지 않는, 떠나버린 걸 기다리다니... 오지 않을 걸 알아도 기다릴 때 있지 않나 싶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0-11-26 18:30   좋아요 1 | URL
학교 국어 시간에 시를 왜 외우게 했는지 알겠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까먹지만 외운 적이 있는 건 다시 보면 기억이 나더라고요.

기다림, 이란 게 설렘도 있지만 쓸쓸한 일이지요. 기다리는 사람이 꼭 온다는 보장이 없어서...
맛있는 저녁 드시고 좋은 저녁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