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기다려서 오늘 받았다.
책장에 독자에게 보낸 편지라는 엽서가 들어 있다.
첫문장부터 무척 기대된다.
뒤에 후기와 주석, 작가의 말이 있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포수, 무직, 담배팔이, 이 세 단어의 순수성이
이 소설을 쓰는 동안 등대처럼 인도해 주었다고 썼다.

1908년, 이토가 이은을 유학을 빙자해
정치적 목적으로 일본에 데려와 메이지와 접견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날 밤 이토의 내면심리를
파로스 등대에 비추어 묘사한다.
1908년은 안중근이 최재형 등과 당시 의병활동
근거지였던 연추에서 동의회를 결성한 해다.
이듬해 열한 명의 동지와 동의단지회를 결성,
왼손 무명지를 자르고 “대한독립”을 피로써 쓴다.

우수리스크 고려인기념관에서 가슴 벅찼던 기억.

해거름 우수리스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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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8-04 2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저 독자에게 보내는 원고지 편지 너무 좋네요. 김훈 작가는 저에게 정말로 애증의 작가입니다. 좋아하기 싫은데 너무 좋고, 너무 좋은데 또 한 편으로는 너무 싫고..... 이번 책은 조금만 더 기다려서 읽자싶었는데 저 원고지 편지가 유혹을 하네요. ㅠㅠ

프레이야 2022-08-04 23:50   좋아요 1 | URL
돌이님 진정 사랑하는데요 작가를.
아무래도 곧 영접하실듯요 ^^

scott 2022-08-04 2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김훈 작가님 글씨체(원고지에 쓰신) 새겨진 독서대 준다고 해서 주문을 했는데 ㅎㅎㅎ

프레이야 2022-08-04 23:47   좋아요 1 | URL
그래요? ㅎㅎ 받으셨나요? 전 저번에 저만치혼자서 구매하면서 원고지에 자필 그 책받침대 받았어요 ㅎㅎ 잘 쓰고 있답니다.

잉크냄새 2022-08-04 2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른 한 살로 죽었다. 이 문장이 콕 박히네요.

프레이야 2022-08-04 23:49   좋아요 1 | URL
이토부터 나옵니다.
김훈 특유의 정치한 문장이 좋다 그러며 ^^

희선 2022-08-05 0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고지에 쓴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멋집니다 안중근이 서른한살에 죽었다니... 그보다 일찍 죽은 사람도 많지만 서른한살도 그렇게 많은 나이는 아니군요 그때 나라를 생각하고 독립운동을 한 많은 사람 대단합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2-08-05 08:21   좋아요 2 | URL
요즘의 서른한 살을 다시 보게 되네요.
진정 뜨겁고도 냉철한 청춘의 표상은 소설 속에서도 사라진 시대에 사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시절 그 인물을 끊임없이 소환하나 봅니다.

stella.K 2022-08-05 1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이책 사면 저런 것도 들어 있나요? 제법 묵직한 책일 것 같아 사 보고 싶긴한데 늘 구경만하는 책들이 많아졌어요.ㅠ
책은 얼마만에 받았나요? 저는 화요일 날 주문했는데 오늘 도착예정이라는ᆢ양탄자니 아침배송 없어진걸까요?😮‍💨

프레이야 2022-08-05 10:38   좋아요 2 | URL
양장본으로 나왔네요. 표지는 흑산 때 같은 단조롭고 묵직한 분위기고요. 한 일주일 걸렸나 싶은데요. 왜 빨리 못 오고 그런지 모르겠지만요^^

새파랑 2022-08-05 1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이책은 꼭 구매해서 읽어야 겠네요 ^^ 안중근 이야기는 언제나 좋더라구요 ㅜㅜ

프레이야 2022-08-05 20:48   좋아요 2 | URL
청춘의 새파랑 님이시니 당연히 읽어야겠네요. ^^ 작가는 안중근 이야기를 청춘의 과제쯤으로 여겼나 봅니다.

페크pek0501 2022-08-06 1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고민되는군요.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졌어요. 장바구니에 넘 많아요.
김훈 작가의 책은 다 읽고 싶은 1인입니다. 여성적인 문장으로 느껴지는 것도 얼마나 잘 쓰는지 감탄한 적 있어요.
문장을 여성적, 남성적으로 나누는 게 바람직하진 않지만, 여성 화자의 내면을 꿰뚫는 것에 놀랐어요. 여성이 아니면서
여성인 것처럼 자세하고 섬세하게 쓴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이상문학상 수상작 ‘화장‘인가(맞는지 모르겠음.) 그것도 수작이에요. 짧은 칼럼도 읽은 적 있는데 감탄 연발!!! 타고난 작가 같습니다.^^

프레이야 2022-08-06 11:54   좋아요 1 | URL
페크 님 격하게 공감요 ^^
언니의 폐경 말씀이시죠. 폐경을 어떻게 그리 잘 아냐고 독자가 물었대요. 자료를 많이 찾는다고 대답했다더군요. 화장은 저도 무척 좋아하는 단편이에요. 플룻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무대에서 낭독을 했던 적도 있답니다. 제가 부분 발췌하여서요. 지금 하얼빈 초반 읽고 있어요. 군더더기 없이 강직하면서도 리듬감 있는 문장이네요.

mini74 2022-08-06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적 왜 호가 도마인지 무지 궁금했던 기억이 납니다. 엽서 넘 좋네요 *^^*

프레이야 2022-08-07 10:06   좋아요 1 | URL
네. 큰아들은 분도 ^^
아명이 응칠인데 아버지가 중근으로 새로 잘 지어서 오래오래 기억되네요. 중근! 참 좋습니다. 당시 검찰관 미조부치조차 그 됨됨이에 범접하기 어려운 존경심을 품을 정도였으니.

서니데이 2022-08-08 2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 해질무렵의 색감이 참 좋네요. 우수리스크에서 직접 찍으신 거군요.
낯선 지명이라서 검색도 한 번 해봤습니다.
앞에 산 책들이 많아서 아직 못 읽었는데, 좋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프레이야님, 여긴 오늘 비가 많이 와요.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08-24 00:48   좋아요 2 | URL
하바롭스크 가는 도중 우수리스크 역에 잠시 정차했을 때 기차에서 내려 찍었어요. 진짜 저도 책꽂이 파먹기해야겠다 생각합니다. 더 사지 말고. ㅋ 작은 땅에 남북 이리 날씨가 다르다뇨 ㅎㅎ 찜통입니다. 건강히 ^^

기억의집 2022-08-29 2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댓글 읽다가 궁금해 댓글 달아요. 김훈이 이 작품에 왜 말을 아끼는지..
저 이 페이퍼 읽고 프님께 땡스투 하고 구매했거든요. ㅎㅎ 솔직히 저는 김훈에 대한 믿음이 강하지 않음에도 프님의 이 페이퍼로 구매 결정했는데 ㅠㅠ 혹 김훈이나 장강명이나 다들 우파 보수주의자들이라서.. 전 읽을까 고민 하다가 내려 놓거든요. 이 책을 읽을 결심을 한 건 프님에 대한 믿음이 큰 몫 했습니다…

프레이야 2022-08-30 00:17   좋아요 1 | URL
그러셨군요. 김훈만의 독특한 서술방식으로 저는 생각해서요 그 점이 또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이렇게 역사적으로 낱낱이 드러나 있는 사실을 가지고 소설을 어떻게 쓸까 많은 고민을 하고 선택한 방식으로 이해했어요. 후기에 밝혀두었어요 그런 마음을. 대하드라마적인 기법을 기대하면 실망하실지도 몰라요ㅠ 우파 보수적인 부분은 잘은 몰라도 드러내지 않았고요. 대체로 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하는 작가라 생각하고 문체가 그만의 것이라. 알려진대로 자료를 많이 찾고 오래 묵혀서 중심 잃지 않으려 고민하여 쓴 흔적이 엿보입니다. ^^
 

위 문장은 1580년 <에세>의 초판 출간 서문을 대신해서 넣은 “독자에게”의 첫문장이다. 몽테뉴가 죽은 다음 자기를 추억할 친지들을 위해 “꾸밈없이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보통 때의 내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밝혔다는 게 민음사에서 나온 보르도판 완역본 심민화 번역자의 서언이다. 드디어 세트로 영접했다. 은장 미니노트도 한손에 쥐기 좋은 크기로 마음에 드네. 올리브그린 색으로 받았다. 차근차근 읽을 생각에 새 종이 냄새 맡으며 마음부자 된 기분이다. 음하하 기분 좋아. 본문 위쪽 여백을 작게 두어 좀 답답한데 표지 색상 세 가지는 마음에 쏙 든다.

글벗이 동네에 리모델링한 구립도서관 사진을 보내왔다. 조만간 도서관 데이트 하고 싶다. 맨 아래 사진은 지중해가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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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7-21 22: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집니다. 에세도 그렇지만 뒤에 있는 민음사 세계문학…. 꿈에 그리는 책등입니다!!

프레이야 2022-07-21 22:25   좋아요 2 | URL
책등 만지면 므흣합니다^^
민음사라 같이 찍었는데 컬러조합이 좋으네요.
보기 좋은 떡 생각이 왜 나죠 ㅎㅎ

바람돌이 2022-07-21 2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세트로 보니 진짜 간지작렬입니다. 심지어 민음사 책들 배경까지..... 책 좋아하는 이는 누구나 반할 조합!!!!
마지막 사진은 그럼 어디일까요????

프레이야 2022-07-21 22:24   좋아요 2 | URL
민음사 ^^ 회중시계랑 스누피 백 탐심은 고심하다 내다버리고 미니노트로 잘한 거 같아요. 어디냐면 ㅎㅎ 기장 마레에요. 마레는 실내 실외 모두 사진각입니다. 그리스 같죵. 옆지기작입니다.

수이 2022-07-21 2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세 읽으시는군요. 프레이야님의 리뷰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

프레이야 2022-07-21 22:27   좋아요 2 | URL
언제 다 읽을지요…
곁에 두고 차근차근 만나야지요 ^^
비타 님 페이퍼로 제일 먼저 찜했답니다.

햇살과함께 2022-07-21 2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설마 저기가 리모델링한 도서관 인가요??
에세 진짜 너무 작정하고 만든거 아닙니까~!

프레이야 2022-07-21 22:30   좋아요 3 | URL
ㅎㅎ 책꽂이 엉망인데 딱 저 부분만 정리한 것처럼 보입니다. 책 구매 그만하고 도서관 이용해야 되는데 집에 있는 것부터 다 읽든지 말이죠. 오늘도 습도가 높아요 눅눅.

그레이스 2022-07-21 2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계속 이렇게 올라오는 에쎄때문에 마음이 복잡해지네요 ㅎ
기장 마레 넘 멋있어요!

프레이야 2022-07-22 00:22   좋아요 3 | URL
마음 복잡할 땐 확 지르는 걸루요^^
마레는 바로 앞에 기장바다가 보이는데 제가 좋아하는 바다 중 한 곳이에요^^

새파랑 2022-07-21 2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세 보다는 책꽂이에 있는 네루다랑 인생의 베일이랑 면도날이랑 오만과 편견?이 눈에 들어옵니다~!! 토마스 만의 단편집도 있네요 ^^

프레이야 2022-07-22 00:21   좋아요 3 | URL
오모나. 새파랑 님 시력이 우찌 되십니까 ㅎㅎ 컬러테라피 같네요 일단.

청아 2022-07-21 23: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은장 미니노트 깜찍하네요ㅋㅋ
일단 장바구니로 고고씽^^*

프레이야 2022-07-22 00:23   좋아요 2 | URL
보르도판 완역이라니 놓칠 수 없지요.
지름지름 ㅎㅎ 금장보다 은장이라 깔끔 느낌요.

scott 2022-07-22 23:11   좋아요 2 | URL
미미님 7월
책탑 컬렉션 기대
(૭ ᐕ)૭

건수하 2022-07-22 0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장 마레 갔다가 휴무일이라 돌아왔던 곳이네요…

에쎄.. 진솔하다는 말에 끌려요 :)

프레이야 2022-07-22 00:28   좋아요 1 | URL
우찌 그런일이요. 부산에 오셨더랬어요. 저곳은 실내보다 건물 뒤로 바다가 더 멋져요. 휴무라도 바다랑 불루 앤 화이트 건물은 보셨지요. 오래된 건물이지만 좋아해요.
진솔이라는 말을 잠시 생각해 보았어요.
에세이의 기본이 진솔함이니 말이죠^^

건수하 2022-07-22 09:20   좋아요 2 | URL
작년 여름에 갔었어요 ^^
밖에서만 봤는데 안에서 보면 뷰가 정말 좋겠더라고요..

책읽는나무 2022-07-22 0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구립도서관 리모델링을 저렇게 했다는 줄 알고, 아니? 어디길래??? 했네요ㅋㅋㅋ
기장 마레였군요??ㅋㅋㅋ
주말에 기장 다녀왔었는데 저긴 생각 못했어요. 곳곳마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 한적한 곳 찾느라 애먹었어요ㅜㅜ

에세는 이리 보니 세트로 구입할걸!!!
뒤늦은 후회가 드네요.
이미 늦은 것, 한 권씩 구매하려구요.
민음사 세계문학 쫙~~ 꿈의 책장칸입니다.
저는 이중으로 한 칸 꽂아 놓긴 했는데 쫘악~~ 꽂을 때가 오겠죠?ㅋㅋㅋ

프레이야 2022-07-22 10:09   좋아요 2 | URL
거기서 더 가면 칠암포구 바로 앞
칠암사계 가보셨어요? 평일아침에 옆지기 차에 타고 휘리릭 갔다왔는데 빵이랑 뷰가 맛났어요. 아침인데 사람 많더군요. 더 위로 가면 임랑인데 거기 정훈희 김태화 카페 있지요. 정훈희 라이브를 듣고 싶지만 김태화 가수가 주로 하나 봐요. 바다는 다 좋아요. 주말 낮 사람 많지요 어디든. 전 오늘 4차 잔여백신 맞으려구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2-07-24 17:21   좋아요 1 | URL
안그래도 그날 칠암 사계 근처까지 올라갔었어요.
근처에 사람들이 좀 드문 작은 카페에 들렀습니다.
칠암 사계는 지난 달, 부산 1박 2일 했을때 한 언니가 유명한 빵집이 있다고 거기 빵 먹고 싶다고 해서 갔었는데...아!!! 혼이 빠지는 줄 알았어요.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 빵 사려고 그렇게 줄 서보긴 처음이라...빵은 비싸도 맛은 있었어요^^
칠암 사계 말씀 하시니 그날 혼이 빠져서 커피 들고 언니들이랑 서로 얼굴 마주 보며 웃던 기억이 나네요ㅋㅋㅋ 한 번씩 그 얘기 꺼내고 지금도 웃어요. 촌사람들 그 광경에 넘 놀랬었나 봐요^^

등대지기 2022-07-22 07: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각적 만족감이...!!! 뒤에 있는 책들도 궁금하네요 ㅎㅎ

프레이야 2022-07-22 09:20   좋아요 1 | URL
컬러테라피 비슷하네요 등대지기 님^^

거리의화가 2022-07-22 0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증샷 정말 멋집니다~ㅎㅎ 뒤에 민음사 세계문학까지 완벽하네요...ㅎㅎㅎ 맨 아래 사진 정말 지중해인줄^^;
에쎄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겠어요. 읽을 게 많습니다ㅠㅠ

프레이야 2022-07-22 09:22   좋아요 1 | URL
유혹에 안 넘어가시는 화가 님에게 박수^^ 저도 있는 거 읽어야 할 게 많은데 말이죠. 더는 안 되는 걸로 결심 ㅎㅎ

mini74 2022-07-22 0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짜 예쁘네요. 우리나라 아닌줄 알았어요 프레이야님. 몽환적이면 정말 멋진데요. 민음사전집에 에쎄에 ㅎㅎ 노트도 예쁩니다. *^^*

프레이야 2022-07-22 10:10   좋아요 1 | URL
좋은 건 예쁜 걸까요 탕웨이처럼 ^^
엉뚱하게 헤어질결심 삼척 부남해변 여파가 ㅎㅎ

yamoo 2022-07-22 1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등보다 아래 사진인가..그게 훨씬 더 멋지네요^^

몽테뉴의 에세는 예전에 수상록으로 나온 걸 읽었는데, 베이컨의 수상록 등 수상록은 대개가 비슷비슷하더라구요. 동서문화사판으로 읽었는데, 이걸 분권해서 하드커버로 예쁘게 책을 만드는 건 좋은데 너무 책값이 비싸지는 거 같아...책을 읽는 거에 1차 목표가 있는 저에게는 좀 거시기합니다~ㅎㅎ

프레이야 2022-07-22 11:14   좋아요 1 | URL
그래야하는데 말이죠 야무님처럼^^
저도 예전에 두꺼운 동서문화사 걸로요. 색색깔 양장도 이쁘고 무엇보다 번역자가 달라 혹했습니다. 젯밥에 관심. ㅎㅎ 소장하고 하나씩 맛보려구요. 오늘은 바람이 좀 시원하네요.

페크pek0501 2022-07-22 1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도 멋지고 맨 아래 사진도 멋집니다.
몽테뉴 책은 홍신문화사 걸로 가지고 있는데 이 출판사의 장점은 글자가 진하다는 거예요. 눈이 덜 피로해요...
저도 민음사의 광팬이지만 홍신문화사 책도 좋아해요.
책으로 마음부자가 된 기분을 백 퍼 공감합니다. 몽테뉴와 함께 행복한 날들 보내세요.^^

yamoo 2022-07-22 12:42   좋아요 3 | URL
저도 홍신문화사 책 갖고 있는데, 번역이 별로더라구요~
홍신문화사 사상신서가 대체로 번역이 별로입니다. 줄간격 좁고 작은 글자에 글자 진하고...가성비는 꽤 괜찮은데, 좋은 역자가 별로 없었던 거 같아요. 예전판본 계속 울궈먹어요. 글자 한 자 안바뀌고 표지 바꿔 가격올리고..범우사 홍신사 등 대부분 드렇다라구요. 심지어 한길사 시리즈도 그래요..

페크pek0501 2022-07-22 12:50   좋아요 1 | URL
야무 님, 아 그런가요? 그래서 출판사는 부자 출판사인 게 좋은 거군요. 그래야 번역에 돈을 투자하겠지요.
저는 예전에 사 놓은 것이라 몰랐어요. ^^

프레이야 2022-07-22 20:54   좋아요 1 | URL
페크님 홍신문화사 책은 한번도 안 봐서 모르겠지만 글자가 진하다니 좋은거죠. 눈 안 좋고부터는 글자 진하지 않으면 싫더군요. 야무 님 말씀대로 역자 중요한 거 같아요. 전 동서문화사 두꺼운 책 “나는 무엇을 아는가”를 제목으로 나온 2005년도 판을 구매했더랬어요. 그때 최초완역이었고 특별히 잘 나온 책이라 혹했거든요. 특별가 29,800원이라고 찍혀 있어요. 다 읽진 않았는데 그림도 있고 종이며 양장디자인이며 어찌보면 민음사보다 나아요. 심민화 역자 책과 비교해 보려 합니다. 동서문화사 건 손우성 역자, 한국펜클럽번역문학상 수상했어요. ^^

scott 2022-07-22 2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보르도에
친구가 사는데
막상 보르도 지역 사람들은
몽테뉴에 관심이 별로 ㅎㅎㅎㅎ

전 한권 짜리로 소장하고 있습니다 ^^

프레이야 2022-07-22 23:16   좋아요 3 | URL
저도 동서문화사 한 권짜리 갖고 있는데 또 질렀네요. ㅎㅎ 이제 지르는 건 자제해야겠죠옹

scott 2022-07-22 23:18   좋아요 2 | URL
동서 아닙니다😆

프레이야 2022-07-22 23:19   좋아요 3 | URL
아니고 원문일 거라 추측하고 답글 드렸어욤

scott 2022-08-17 2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에세 1권 첫장 부터
오타가 있어서 민음에 알려 줬습니다

답변은 아직 ㅎㅎㅎ

프레이야 2022-08-18 10:45   좋아요 0 | URL
40쪽 말씀이시죠 ㅎㅎ 귀족 여인들이 이기고. 기 탈자.
14장 117쪽 7행에 심각한 탈자도ㅠ있어요. 맞춤법 띠어쓰기 탈오자 민감하지만 전 민음사에 알려주진 않았어요. ㅎㅎ 2쇄에서 보정하겠지요.
 

오늘 하루가 조금 길었다. 아침에 들기름 메밀국수를 해먹고(홍게백간장으로 간 조금 하고 들기름 낫게, 삶은계란, 깨 손바닥으로 부셔서 넣고 열무김치랑) 진하게 드립해주는 커피 한잔 마시고. 습도는 높고 오른발목은 시원찮고 밍기적거리다 벌떡 일어나 머리 감고 준비하는데, 아베, 총, 어쩌고 라디오에서 뉴스가 들렸다. 요즘 참 1분이 멀다하고 놀라운 뉴스가 들리는데 이건 또 뭔가. 마음은 부리나케 발은 더듬더듬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시낭송과 감상 수업이 있는 날이다. 도서관 가는 길에 ebs 북카페 듣는 거 너무 좋다. 김소연, 김상혁 시인이 오늘 소개한 시 두 가지 중, 여는시로 '1분 후의 세계'를 낭송해드렸다. 지긋이 눈 감고 귀 기울이시는 분들 얼굴이 또 참 좋다. 마치고 저녁엔 이곳 광안리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홀에서 한 문학행사에 참여했다. 그간의 사정을 알고 안부와 염려의 말을 주시는 글벗들 덕에 마음 촉촉. 안쓰러운 표정으로 손을 꼭 잡아주신 교수님, 많은 말 하지 않아도 마음이 느껴졌다. 그동안눈에 띄게 여윈 것 같아 마음 쓰인다. 난 반대로 통통해지고. 1분 후의 세계는 잘 모를 일이지만, 다들 오래 건강하면 좋겠다. 집에 들어오니 남편 혼자 앉아 추도예배 간단히 보고 그대로 앉아 있다. 증조부(증조모까지) 기일이었다. 해마다 내가 한 지 좀 되었다. 올해는 좀 생략했으면 싶었는데 그러기 싫어해서 꼭 생선 굽고 탕국 끓여야겠냐고 메뉴를 바꿔도 마음이 중요하지 않겠냐고 아침에 말했더니 쌀밥 짓고 과일에 소고기 굽고 술 한 잔 올려놓았네. 




 1분 후의 세계 / 박용하  

  

 

  사람 만나는 게 돌 만나는 것보다 흥미 없어

  젊은 시인들 시를 읽네

 

  돌에는 무늬라도 있지

  천 년 물결 기억 무늬

  천 년 어둠 추억 무늬

 

  그렇다고 나는 돌 수집가가 아니라네

 

  사람들 만나는 게 커피 만나는 것보다 깊이 없어

  젊은 시인들 시집을 밤늦도록 읽네

 

  거기엔

  하나 마나 한

  제자리 높이뛰기 말들이

  헛바퀴 돌기도 하지만

  처음 듣는 목소리가

  피부를 뚫고 들어와 피와 함께 돌기도 하네

 

  가장 좋은 시는

  지금 쓰고 있는 시

 

  가장 나쁜 시도

  지금 쓰고 있는 시

 

  지금 이 순간의 당신을 당신도 모르듯이

  오늘의 삶은 오늘도 모르고

  내일의 시는 내일도 모른다

 

  보이는 풍경 너머

  보는 풍경

  더 멀리

  끝끝내 안 보이는 풍경 앞에서

 

  다음이 없는 만남이

  가장 좋은 만남이라는 것을 두고두고 모르는

  이번 만남처럼

 

  1분 후의 세계가 어떻게 변할지

  3분 후의 내가 어떻게 돌변할지

  1시간 후의 저 자두나무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듯

 

  내 속으로 들어가는 데만도 일생이 걸리고

  내 밖으로 들어가는데 또 일생이 걸리고

  그렇게 나는 너를 지나가고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나 몰라라 하네

 

  매일 초면인 해와 달

  매일 창세기인 바닷가

  매일 새로운 파도

  매일 다른 바다

 

  초록 잎사귀는 다 다른 초록 잎사귀

  빨간 앵두는 제각각 빨간 앵두

  눈물은 제각각 명암 눈물

 

  나무가 자라는 곳까지 가서

  뿌리는 나무를 박고

  나무가 자라는 곳까지 가서

  잎은 나무를 떠나고

  한 번 떠나간 머리카락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여벌이 없는 생사처럼

  인생은 한 번조차도 많다

 

  1분이면 과분한가

  헛살았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1분이면 부족한가

  삶의 경이까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건

  우리가 알고 있는 게 거의 없다는 것을 겨우 아는 것

 

  아무리 멀리 가도

  발바닥에 닿는 것들을 노래하고

  머리카락에 연결된 것들을 상상한다

 

  인간을 말하되

  인간만 말하지 않는다



플라스마 / 임경섭



헤르베르트 그라프는 그의 아내에게 오로라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가 나고 자란 고장에선 오로라를 볼 수 없었다

같은 고장에서 나고 자란 아내 역시 한번도 보지 못한 그것을 끔찍이 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다

결혼 3주년이 되던 날 근교로 나간 헤르베르트 그라프는 멀찍이 샛노란 해넘이가 한눈에 들어오는 까페 테라스에 앉아 아내에게 말했다

죽기 전에 너에게 오로라를 보여주고 싶어

그러자 아내는 검붉은 가을 수수밭 같은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의 아내 혼자서 오로라가 보이는 곳으로 가도 된다는 말이야?

아내의 질문에 헤르베르트 그라프는 한쪽 머리가 아파왔다

그렇지 나는 분명 아내에게 오로라를 보여주고 싶었지

그렇지만 일찍이 스스로 오로라를 보고 싶단 마음도 갖고 있었어

그렇다면 내 말은 내가 오로라를 보기 위한 수단으로 아내를 이용하겠단 뜻일까

헤르베르트 그라프는 꼬았던 다리를 반대로 다시 꼬는 동안 상체를 아내 쪽으로 은근히 숙이며 말했다

죽기 전에 너와 오로라를 보러 가고 싶어

그러자 아내는 푸르르 떨리는 진보랏빛 유성 같은 입술로 물었다

당신은 오로라가 보고 싶은 거야, 오로라가 보이는 곳으로 가고 싶은 거야?

아내의 질문에 헤르베르트 그라프는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래 오로라를 보는 일은 검색으로도 가능한 일이지

그래도 나는 태양의 입자와 지구의 자기장이 부딪는 곳에 서서 그것들의 발광을 목격하고 싶은 마음이었어

그래서 내 말은 오로라가 보이는 곳으로 가되 거기서 오로라를 보지 못해도 된다는 뜻일까

헤르베르트 그라프는 의자에서 일어나 아내에게로 걸어가 그녀의 팔걸이에 걸터앉으며 다시 말했다

죽기 전에 오로라가 보이는 곳으로 가 너와 함께 오로라를 바라보고 싶어

그러자 아내는 북극점으로부터 불어오는 텅 빈 바람 같은 눈빛으로 물었다

생애 단 한번 맞이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왜 당신과 함께해야 하지? 지치도록 평생을 함께할 당신과 말야

아내의 말에 헤르베르트 그라프는 한 손으로 자신의 무릎을 내리치며 웃기 시작했다

다시없을 이 밤 아내와의 귀갓길은 그에게 아프지도 않았고 기쁘지도 않았고 허전하지도 않았고 가득하지도 않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헤르베르트 그라프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지나가버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 임경섭 시집 <우리는 살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다> 에서



임경섭 시인 

1981년 강원도 원주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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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7-09 07: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생애 단 한번 맞이할 아름다운 순간을 왜 당신과???? ㅎㅎㅎ
덕분에 아침에 뿜 터졌습니다. ㅎㅎ
들기름 메밀국수 저는 사먹어만 봤는데 독특한 맛이 좋더라구요. 집에서 해먹어도 되는구나하면서 레시피에 관심 집중....^^

프레이야 2022-07-09 07:57   좋아요 2 | URL
저도 그 대목에서 웃었어요 ㅎㅎ
웃픈 ㅎㅎ 김소연 시인의 해석이 좋았어요.
오로라 볼 수 있는 곳에 가보고 싶은건지
너를 핑계로 ㅎㅎ
메밀면 국산 100프로로 있어요.
면 삶고 난 후 면수도 마시고요.
저칼로리에 레시피 완전 간단요 .

기억의집 2022-07-09 0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남편한테 일분 후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네, 했어요. 아베가 다시 정계에 등장하려해서 죽였나 싶었는데.. 그것도 아닌가 봐요. 게장간장으로 간한 국수는 맛았을 것 같은데요. 특히나 들기름으로 해서.. 전 무짱아찌(철자가 맞나요?)를 고추가루와 마늘에 살짝 볶아 들기름으로 마무리할 때 풍기는 그 향을 좋아하는데… 메밀국수도 들기름으로 넣어 먹는 것도 맛있을 것 같어요!!!

프레이야 2022-07-09 10:45   좋아요 2 | URL
네. 정치적인 사유는 아니라고 하는데 모르죠. 일 분 후는 고사하고 일 초 후도 모르겠더라고요. 게장간장 아니구 홍게백간장ㅎ 흰색 간장요. 무장아찌 들기름에 맛나겠어요. 제가 들깨 들기름 이런 거 좋아해가지고 홀릭입니당. 더운데 여름 잘 지내세요 기억님

잉크냄새 2022-07-09 1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 번 떠나간 머리카락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탈모인들의 분노를 부를만한 시군요.

프레이야 2022-07-09 11:35   좋아요 2 | URL
ㅋㅋ 이 부분에서 저도 큭 했어요.
박용하 시인도 실제 그럴까요. 아까운 머리카락 ㅠ 웃프네요 ㅎㅎ 그나저나 오로라 보러 언제 가볼 수 있을지요. 우리나라에도 강원도에 있던데 거기라도 가는 걸로 해도 지금은 어렵고요

책읽는나무 2022-07-09 1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생애 단 한 번 맞이할 아름다운 순간은 누구와 함께해야 할까요?ㅋㅋㅋㅋ
약간 그런 질문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면 남자들은 아내와 다시 만나 결혼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아내들은 그런 질문의 그런 대답에 기겁하는 아내들이 많잖아요. 아니 내가 왜? 굳이 다음 생에서까지 당신을 만나?? 그런 뜨악한 표정!!!
갑자기 그런 표정들이 떠올라서 저도 웃었어요^^
증조부님의 제사까지 따로 지내신다면 제사가 좀 많으시겠군요? 그러고 보니 저희도 다음 달에 시아버님 제사가 있네요.
한 여름의 제사는 더워서 정신이 없으니, 매번 얼렁뚱땅 지내고 넘어 갑니다.ㅜㅜ
너무 더워서 올 해, 내년 더 지내고 딱 10 년이 되면 봄에 있는 시어머님 제사와 합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제사는 마음과 정성을 다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느냐란 생각으로 많이 마음을 바꾸고 있어요.
마음과 정성이 있다면, 메뉴도 좀 간소화 해도 괜찮지 싶어요. 여름 제사이니 조상님들도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증손주님들이 챙겨서 기려 주시는 모습.
그게 어딘가요..^^

프레이야 2022-07-09 12:20   좋아요 2 | URL
진짜 웃픈 ㅎㅎ 혼자 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각자 혼자요 ㅎㅎ그런 틈을 서로 용인하고 거리를 두면서 바라보는 사이 그게 어른의 사랑일 거라는 생각도 들구요. 헤어질결심 영화 때문에 어른의 사랑이라는 말이 맴돌아요. 제사는 진짜 축소한거에요. 부부 모았구요. 오래 해오신 시어머니도 이제 지겨우실 만하죠. 남편 증조부는 독립운동하신 분이라 특히나 나름 자부심 같은 게 있고 좀 그러네요 ^^ 책나무님도 맏이라 수고가 많군요. 간단하게 하라고 말은 그래도 그게 또 그런 게 아니라 하는 사람 아니면 그 수고를 다 모르죠. 더위에 건강히 지내세요 ^^

감은빛 2022-07-09 1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누구에게나 공평한 단 한 번의 인생을 같이 살면서, 누군가는 더 살고 싶어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만 살고 싶어하죠.

˝인생은 한 번조차도 많다˝는 문장은 오래 가슴에 남을 듯 해요.

˝북극점으로부터 불어오는 텅 빈 바람 같은 눈빛˝이란 표현도요.

프레이야 2022-07-10 00:08   좋아요 2 | URL
감은빛 님 반갑습니다 오랜만이에요.
저 시 참 좋지요. 한번 듣고 바로 가슴에 바람을 일렁이는 시구들.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엔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람들도 제법 있다는 사실에 놀라곤 합니다. 좋은 시를 하루에 한 편씩 입으로 읽는 삶, 실천해보고 싶어요.

mini74 2022-07-11 1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이 소개해주신 시 읽으니, 쉼보르스카의 두 번은 없다란 시가 떠올라요. 가족 중 누가 아프거나 하면 제사 안지낸다고 하던데. ㅠ오로라 글도 시도 참 좋아요 프레이야님,게간장 저번에 코스트코갔을때 봤어요. 맛있나 보군요..한번 사봐야겠어요..메밀국수 레시피도 담아갑니다.~~~

프레이야 2022-07-11 14:19   좋아요 2 | URL
백간장 요리하기에 좋네요. 색이 검지 않으니. 홍영의 백간장이옵니다 ㅎㅎ
제사. 그렇군요. 굳이 고집을 안 꺾으니 ㅠ
더워도 입맛 잃지 않고 잘 드세요. 저야 워낙 잘 먹어요 ㅎㅎ
쉼보르스카 두번은 없다. 그렇네요. 좋아하는 시인이에요. 작년에 소개도 해드렸던 시에요 ^^

희선 2022-07-12 0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분이 짧은 것 같아도 어느 때는 길기도 하네요 1분 1초... 영원 같은 1분도 있겠습니다 좋은 걸 누군가와 함께 보러 가도 좋겠지만, 혼자 봐도 괜찮겠네요 함께 있을 때 나타난다면 그때 같이 보면 되겠습니다

프레이야 님 장마철이지만, 많이 아프지 않고 지나가기를 바랍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2-07-12 08:31   좋아요 3 | URL
영원 같은 일 분, 넘 좋아요 그런 순간이 있지요. 좋은 건 혼자 봐도 같이 봐도 좋은 걸로 할까요 ^^ 오늘도 습도가 높아요 희선 님 건강히 지내시길요.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2-07-18 1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음 구절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가장 좋은 시는
지금 쓰고 있는 시
가장 나쁜 시도
지금 쓰고 있는 시˝
- 제가 글을 쓰고 나서 자주 해 본 생각입니다.^^

프레이야 2022-07-18 14:48   좋아요 1 | URL
동감이에요 페크 님
지금 순간 반짝반짝하는 걸 쓰니 좋은 시
다음에 더 좋은 시를 쓸 거니 지금 쓰는 시는 어쩌면 가장 나쁜 시. 우리의 서로 생각도 그렇게. 일 분 후 하루 뒤 다르게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장석주 시인 특강 요약

_ 나를 살리는 글쓰기 (2018. 7. 4. 부산예술회관)

 

 

<개인역사>

 

- 대학 진학 대신 도서관 자료실에서 살며 수많은 독서를 통해 책의 세계로 진입.

- 시와 문학평론으로 데뷔, 출판사 편집자로 입문 후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독립, 청하 출판사를 오래 꾸리며 <홀로서기>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키고 경제적으로도 성공.

- 1992. 10.29 - 12.30.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 출판으로 구속, 2개월간 구치소 수감 후 나와 출판사 일을 그만두고 그동안 일에 매달려 읽지 못한 것들을 돌아보고 가치 있게 살기 위한 다른 방향을 궁리.

- 본격적으로 독서하며 읽고 쓰는 일에 매달림. 특히 이 시절에 읽은 책, 고전 중, 노자의 <노덕경>이 정신적 힘이 됨. 당시에 매일 거듭하여 읽었다고.

- 다시 2005<느림과 비유> 발간.

 

 

<쓸모없는 것들을 향한 열정, 몰입, 질주>

 

기원전 5세기 장자는 무용지대용을 말했다. 쓸모없는 것들의 큰 쓸모.

천년 묵은 거목의 예를 들며, 곧은 나무는 일찌감치 베어져 어떠한 용도로 쓰였으나 굽은 나무는 오래 묵어 나중에 거목이 됨.

- 독서가 힘이다. 책 읽는 뇌가 책 쓰는 뇌가 됨.

- 시는 미래를 투시(예지, 예언)한다. 시의 직관력.

) 고정희 독신자’, 기형도 빈집

실제 시인의 삶이 시와 같이 되다. 시인은 자신의 삶을 시를 통해 예언하는지...

- T.S. Eliot 은 이미 시의 예언성을 언급했다.

시는 몸으로 쓰는 것, 겉뇌가 아닌 속뇌로 쓰는 것.

겉뇌는 실제 경험으로 얻는 피상적인 내용

속뇌는 선험적이고 잠재성이 있는 경험. DNA적이랄까.

- 시는 인간의 위대성(존엄성)을 발현하는 통로다.

가난은 물리적이라기보다 정신과 영혼의 문제다. 자기존엄성을 아는 자는 가난하지 않다. 거리의 인문학은 그래서 필요하다. 슬럼가의 인문학이 실제로 사람들의 영혼을 살찌운 예는 많다. 미국 슬럼가에서 실제로 범죄율도 낮아짐.

- 4차산업이 융성할 미래시대에는 대체되지 않는 재능이 유효하다. 글쓰기, 시 쓰기는 대체되지 않을 재능이다. 고전 읽기, 즐거운 책 읽기로 뇌 근육을 키우자. 말 랑말랑한 시보다 은유가 많은, 모호성을 많이 담은 고급시를 읽어야 뇌 근육이 탄탄해짐.

- 시의 Ambiguity

에즈라 파운드 왈 시의 1/3은 해석되지 않는 부분으로 남아야 한다.”

시의 모호성, 다의성, 애매성. 다시 말해 해석불가한 시가 고급한 시다.

장석주 <은유의 힘> 참고.

- “시인은 잠수함에 탄 토끼다.” - 게오르규 <25>

시인은 시대, 사회의 위기상황을 알리는 지표가 되어야 한다.

 

 

<질의응답>

 

1. 그렇게 많은 책을 읽고 쓰는 힘은 어디서 오는가?

(실제로 장 시인은 일 년에 평균 7권의 책을 쓴다)

---> 뇌를 자극하는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통해 뇌 근육을 발달시킨다. 읽는 뇌 로 단련. 읽는 뇌가 쓰는 뇌가 되고, 쓰는 뇌가 또 읽는 뇌가 된다.

2. 주어진 시간은 같은데 그렇게 많이 읽고 많이 쓰는 생활 속 구체적 비결?

(실제로 일 년에 천 권의 책을 구매하고 천 권의 책을 여기저기서 받는다고 함. 장서가로 유명함)

---> 낯선 환경 찾기(여행)로 뇌를 긴장시킨다. 규칙적이고 절제된 생활로 건강 유지 (하루 사과 1, 하루 만보 걷기, 저녁모임 자제, 10시 취침 4시 기상 규칙적 수면, 균형 잡힌 식사 등 건강한 생활을 잘 쓸 수도 있다)

3. 좋은 글을 계속 쓸 수 있는 동력이 혹시 사랑에서 오는가?

(실제로 그는 시인 박연준과 10년의 사랑 후 결실을 맺어 작년에 책결혼식을 올렸다. 공저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며 걸었다>는 그들의 책결혼식이다. 결혼식 대신 책으로 세상에 공표. 시드니에서 한달살기를 한 이야기)

---> 여행 후의 글쓰기!!
--> 그렇다. 박연준 시인과는 25세 차이. 우리는 서로의 시간을 인정하고 이해하 고 배려하며 함께한다. 박연준은 나보다 늦게 2시에 잠이 든다. 자작시 <사랑에 대하여>

그리고 하나 더!

퇴고가 중요하다. 많이 고치고 다듬을수록 좋은 문장이 나온다. 소설가 김연수는 퇴고를 토고라 부른다. 토할 때까지 퇴고한다고.

---> 자작시 <대추 한 알>은 지금도 계속 저작권료를 거둬들이는 효자시.

최근 재미있게 읽은 책으로, 강헌 <명리, 운명을 읽다>(2015)

 

결론 : 쓸모없는 것들을 향한 열정은 쓸모없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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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7-07 1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 년에 천 권의 책을 구매하는 분이라... 대단하네요. 집 보관도 쉽지 않겠어요.
무라카미 하루키도 그렇고 새벽에 일어나는 작가들이 많네요. 저는 아침엔 일어나기 싫던데 아직 젊다는 증거일까요?
노인이 되면 잠이 없어진다는데 아직까진 아침잠이 달아요. 밤에 잠자기 싫고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용...

프레이야 2022-07-07 18:31   좋아요 1 | URL
장서가들의 서재는 특별한 분류가 필요하겠어요.
야행성 페크님 저랑 같아요 ㅎㅎ
아침엔 일어나기 싫고요. 그레이엄 그린의 사랑의 종말, 에 주인공 모리스도 작가인데 오전에 규칙적으로 딱 500단어만 쓰는 걸로 나와요. 더도 덜도 말고 딱. 하루키 생각이 났어요. 규칙적인 걸 스스로 강요하지 않는 저는 게으름 탓이겠죠 ㅎㅎ 대가는 뭔가 달라요.
수학자 허준이 교수도 하루 네 시간 연구하고 나머지 시간엔 육아와 청소 등 가사일을 한다죠. 시간을 정해두고 뭔가 한다는 장점이 확실히 있겠다 싶어요.
 
내 방 여행하는 법 - 세상에서 가장 값싸고 알찬 여행을 위하여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지음, 장석훈 옮김 / 유유 / 201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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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인 너무나 물질적인 삶에 거부감이 부쩍 든다.
오래 봐온 친구들 대화도 온통 물질적.
이 허전함을 어디서 채우나…
주변에 이런 소리 하면 또 특이하다는 말이나 듣는다.
완미가 필요하다.
완미라는 한자어는 탕웨이가 박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의 촬영현장을 두고 표현한 말.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596746

마침내, 붕괴, 미결… 완미. 뭔가 귀결되는 느낌.
완전함이란 있기 어렵고
아름답기까지 하기란 어려운 일이겠지만…
아름다운 사람은 특별함이 있구나 느껴지는
인터뷰를 좀전에 읽었다. 역시라는 생각에 기쁨에
조금은 채워지며
그냥저냥 이런 생각이 부쩍 들 때 펼치는 이 책
내 방 여행하는 법,의 저자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는
1763년 샹베리에서 태어났다.
직업군인이었던 그는 1790년 어느 장교와 토리노에서
결투를 벌여 42일간의 가택연금형을 받았다.
그동안에 쓴 글이 이 책.
그림에도 조예가 깊고 러시아에서 화가로도 활동했는데
이 책을 쓰며 작가가 되었다.
이 책 속 삽화는 직접 그린 것인지 잘 모르겠다.
42개 챕터마다 소제목을 달고 길지 않은 글에
여러 갈래 생각의 여행으로 이끈다.
위트와 재치, 비유가 번뜩이며…
동물성에 대한 문장들, 좋아한다.

8. 동물성

물질에서 벗어나 영혼이 언제든 홀로 여행할 수 있다면 그것은 바람직하고도 유용한 일이다. 하지만 거기엔 안 좋은 점도 있다. 앞서 언급했던 손가락 화상이 그 예다.
평소처럼 난 나의 동물성에게 아침 준비를 맡겼다. 빵을구워서 자르는 건 그의 몫이다. 그는 커피도 훌륭히 끓여 내는데 이 모든 일을 대부분 혼자서 한다. 영혼으로서는 물끄러미 그 모습을 바라볼밖에 달리 끼어들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냥 바라보기만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이다.
왜냐하면 어떤 장치를 다룰 때 보면, 우리는 쉽게 딴생각에 빠져 정작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는 주의를 잘 기울이지 - P37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나의 형이상학적 체계에 의거하여 좀 더 부연하자면, 나의 영혼에게 나의 동물성이 하는 일을 주시하면서 그가 하는 일에 끼어들지는 말고 그냥 바라보게만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수행하기엔 경악하리만치 어려운 형이상학적 과제다.
나는 빵을 굽기 위해 화덕 위에 부집게를 올려놓았었다.
잠시 뒤, 나의 영혼은 홀로 여행을 떠났고, 그 틈에 나의 동물성은 달구어진 장작을 화덕 안에 집어넣었다. 그런데 우둔하기 짝이 없는 나의 동물성은 손을 뻗어 뜨거운 부집게를 그냥 잡아 버렸고 결국 나는 손가락을 데었다. - P39

내 영혼이 입을 열었다.
"뭐라고요? 내가 없는 동안, 내가 시키는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단잠으로 기력을 보충하지 않고 감히 건방지게(다소과격한 표현이다) 내가 허락하지도 않은 향락에 빠져 있었단 말인가요?"
이렇게 고압적인 언사를 들어 본 적이 없는 타자 역시 화가 나서 대꾸했다.
"말씀 한번 잘하시네요, 부인(정색하고 말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자 이런 식의 표현을 쓰는 것이다). 덕성과 품위가 뚝뚝 흐를 만큼 말씀 한번 잘하시네요. 당신이 나를 못마땅해하는 건 내게는 없는 당신의 몽상과 망상 때문 아닌가요?
당신은 왜 그 자리에 없었나요? 혼자 그렇게 돌아다니면서 나를 빼놓고 즐길 권리는 도대체 어디서 난 겁니까? 당신이 천국이나 엘리시온의 뜰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머리에 든 거 많은 사람들과 얘기하고, 홀로 심오한 사색(알다시피 이건 비아냥이다)에 빠진 것을 두고 제가 뭐라 한 적이 있나요? 공중누각과 같은 당신의 고상한 사고 체계를 가지고 뭐라 한 적이 있느냔 말입니다. 당신이 나를 그렇게 내팽개친 동안 자연이 허락한 호의와 즐거움을 누릴 권리가 내게 없다는 말인가요?"
-39.영혼과 동물성의 대화, 중

*영혼을 의미하는 프랑스어는 여성형 명사이므로 ‘부인‘이라는 호칭을 쓰는 것이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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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06-30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재미있네요 ㅋ 영혼 부인 매너 있는 저자입니다~ㅎ

프레이야 2022-06-30 20:47   좋아요 1 | URL
넵. 이 책 재미있어요. 읽으시면 챕터마다 이어지는 생각들이 많을거에요. 특이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

잉크냄새 2022-06-30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에서는 완전이나 완벽이란 말은 잘 안쓰고 완미(완메이)나 완선(완산)을 주로 사용하더군요.

프레이야 2022-06-30 21:15   좋아요 0 | URL
완미라는 단어가 그렇게 쓰이군요.
참 좋은 의미로 느껴집니다. 미와 선. 그 영화 자체를 그리 말했다기보다 현장을 그리 표현했어요. 기사 링크 추가했어요. 언어를 곱씹으며 보게 되어요 이 영화는 특히. 주인공 배우 먼저 설정하고 시나리오를 완료해갔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