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이상하게 일찍 일어났다.
거의 매일 알람 소리도 못 듣고(5분 단위로 징하게 울리지만)
엄마가 깨우면 사투를 벌이며 일어나는데,
오늘은 5시도 안돼서 일어났다. 이상한 날이다.

평소 보다 10분 일찍 나왔더니 회사에 7시 10분에 도착.
자리에 앉아서 Edith Piaf의 "Non, Je Ne Regrette Rien"를 큰소리로 들었다.

Edith Piaf의 노래를 들으며 파니핑크와 오르페오를 떠올렸다.
이 영화를 94년부터 지금까지 도대체 몇번을 봤을까?

참....회사원이...넘 감상적이다.
일찍 왔으면 일본어 테이프도 듣고,
경제신문도 읽고,
주식시황도 좀 보고, 해외 뉴스도 보고 이래야 하는데....
성대리는 어찌 이리 감상적인지....

밖에서 나를 만난 사람들은
내가 회사원인지 잘 모른다.

"도대체 직업이 뭐예요?"
이런 질문을 가끔 듣는다. 뭐 미장원이나 강좌 뒷풀이나 이런데서....
"뭔거 같아요?"
"글쎄....음악 같은거....해요?"
음악하냐는 말 참 자주 듣는다.
이런 말 들으면....참 기분 좋다.
"그래요? 저 그냥 회사원인데...."

어찌 보면 난 회사원 같지 않아 보이려고,
그러니까 정형화 되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또 무의식적으로 노력해 왔는지도 모른다.

회사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두려웠던 건
건조해 지는 거였다.
매사에 사무적이고, 거의 매일 표정이 똑 같고,
약간은 시니컬하고, 주변 일들에 시들시들한 사람이 되는 것.

한 번은 횟집 테이블에 놓여 있는 물기 많은 상추를 보고 선배 K가 말했다.
"이 상추....꼭 너 같다."
"에? 무슨 말이예요? 상추라니...넘한거 아니예요?"
"니 또래 다른 애들을 봐. dry하쟎아. 사무적이고.
넌 어떻게 변하는게 없냐? 그러니까 니가 맨날 힘든거야."

신입사원 때 걱정했던 것처럼 건조해지지는 않았다.
그래서...힘들 때도 많았고 가끔은 "포커 페이스"를 꿈꾸기도 했다.
저렇게 표정을 자유자재로 숨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회사원으로 살아간다는 거....
지구상의 회사원들 모두가 알겠지만 절대 만만한 일만은 아니다.
가끔은 움추려들기도 하고,
많이 힘들 때는 그저 "버틴다"는 생각으로 두 눈을 질끈 감기도 한다.

아침부터 왠 감상이 이리 넘쳐나냐고?

오늘...성대리가 글쎄....
"모범상"을 탄다고 한다.
회사 창립기념일에 주는 모범상.

참....이거 상을 받아 본지가 얼마만인지....
아마도...고등학교 때 개근상 타고 처음인 거 같다. ㅎㅎ

많진 않지만 상금도 준다는데...
기부스 풀면 화끈하게 함 쏘아야 겠다. 음하하하.

으랏차차,성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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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10-25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성대리 축하해요!!!
저두 오늘은 일찍 일어나서 두시간째, 독서삼매경이어요.
날이...밝았군요 ^^
에디뜨 삐아프의 노래...엄청 좋지요... 생각난 김에 들어야겠다~
파니 핑크도 테이프 늘어날 정도로 봤어요.
남자란 등에 무슨 번호 달고 나타나는 거 아냐... 싶을 만큼 그 영화에 중독됐었죠 ㅎㅎ
짝사랑하는 남자의 머리칼과 사진을 동동 띄우는 의식...정말...해봤어요!!! ㅋㅋ
그 남자가 일반인은 아니었지만 ^^

모범적인 성대리님, 오늘도 으랏차차 화이팅!!!





 


코마개 2005-10-25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축하해요. 근데 모범상...왜 웃음이 푸하하 나오지?
좀 쑥스럽겠다. 그쵸? ㅋㅋㅋ

2005-10-25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릴케 현상 2005-10-25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범상하면 품행이 방정하고...하는 말이 생각나네요^^ 좋겠슴다
추카~

mong 2005-10-25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성대리님 축하 드려요
제도에 흡수되지 않는것이 남들에겐 이상해 보일지 몰라도
제눈엔 멋지기만 한걸요? 그럼에도 모범상이라니!!!!
너무 훌륭하신거 아닙니까? ^^
ㅊㅋㅊㅋ ^^

이리스 2005-10-25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모범상 받는 성대리님! 축하드립니다. - 김기자. ㅋㅋ
저도 파니핑크 무지하게 좋아해서 여러번 보았지요. 물 잔뜩 머금은 상추 같은 그런 모습 언제까지나 간직하시길 바랍니당.. ^^;;

로드무비 2005-10-25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그런데 뭐가 그렇게 모범이 되셨길래요?=3=3=3

야클 2005-10-25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추 같은 성대리님, 축하드립니다. ^^

곧 성과장님 되시나요? ㅋㅋㅋ

바람돌이 2005-10-25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는 학교다닐때도 모범상 같은거 근처에도 못가봤는데...
상보다도 수선님이 받는다는 상금에 더 눈독이 들여지는....^^;; 축하해요 수선님!!!
그리고 멋져요!!!

마태우스 2005-10-25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글구 어여 기브스 푸세요. 훨씬 아름다운 세상이 열립니다.

울보 2005-10-25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대리님 축하드립니다, 처음에는 성대리라는 말에 왜 웃었는지,,ㅎㅎ
회사생활열심이라는 말이잖아요, 축하해요,,

거친아이 2005-10-25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귀하는 타의 모범이 됨으로 이 상장을 수여함' 이런 구절이 생각나는구만요.
축하드려요! 그리고 방금, 책도 잘 받았어요..감사히 잘 읽을께요..^^

2005-10-26 0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5-10-26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친아이님, 책이 도착했군요. 거친아이님은 쪽지 받으셨나요? 로드무비님께는 장문의 편지를 썼는데 쪽지가 없다 그러시더라구요.ㅠㅠ 모범상은....부끄부끄...^^

울보님, 감사합니당. 성대리....무대리...홍대리....웃기네요.음하하하.^^

kleinsusun 2005-10-26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감사합니다. 네...싸우나도 가고 두손으로 씻으면 훨씬 아름다운 세상이 열릴 것 같아요.ㅎㅎ

바람돌이님, 상금은 이벤트할 때 땡겨썼죠.음하하하.
축하해 주셔셔 감사합니당.

kleinsusun 2005-10-26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상추 보다는 좀 상큼한 야채로 불러주세요.토마토? ㅎㅎ

로드무비님, 모범 좀 되라고 준것 같아요. ㅋㅋ

낡은구두님,님도 파니핑크를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화장실 장면이 가장 좋았어요.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당.

kleinsusun 2005-10-26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 감사합니당. mong님 페이퍼에서 보니깐...침실에 참 이쁘더군요. 숨어있는 공주의 방 같아요.ㅎㅎ

산책님, 품행이 방정하고가 아니라...방정 "맞고" 같아요.제 경우엔...음하하하

숨어계신 님, 감사합니다.
그래도...가끔씩 건조한 사람들이 부럽지 않나요? 편하쟎아요.^^

강쥐님, 그죠? 웃음나오죠? 푸하하하.
사실....디따....민망합니다.ㅎㅎ

kleinsusun 2005-10-26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어제 아침에 플레져님이 보내 주신 이쁜 케익(그것도 핑크색!!!)을 보고 엄청 행복했어요. 아....플레져님은 정말...최고얌! ㅎㅎ

설마....사진을...먹지는 않았죠?
파니핑크에서는 사진을 찢어서 숟가락으로 먹기도 하쟎아요.오르페오 참...ㅋㅋ

저...오늘...또 등판합니다. 말 디따 안듣죠?
오늘만 하고 당분간 안할까봐요. 사랑에 무심해져야쥐.^^

2005-10-26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0-26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0-27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0-27 1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0-27 15: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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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10-31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페이퍼 보시고 숙제 좀 하시죠. 지난번 영화숙제처럼 또 안하시면 안돼요. ^^

2005-10-31 0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05-10-31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페이퍼 보시고 숙제 좀 하시죠. 지난번 영화숙제처럼 또 안하시면 안돼요. ^^

참, 지난번 이벤트 선물 잘 받았습니다.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759164


moonnight 2005-10-31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어찌된 일인지 제가 이 페이퍼를 놓쳤었네요. +_+;; 늦었지만 모범상 타신 거 축하드려요. ^^ 항상 물기촉촉하신 수선님이라 참 좋습니다. 드라이하지 않아도 충분히 회사생활 잘 해 나갈 수 있단 거 보여주시는 거 같아요. 으랏차차 성대리님!! ^^

2005-10-31 10: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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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7 09: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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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1 12: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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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1 12: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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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5-11-14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조해지지 않으면서 빡시다는 s 그룹에서 열심히 다니시니 존경스럽네요.
제가 어제 와이프랑 놀러갔다 들어오다 제가 만약 지금 하는 일 말고 기업체 사무직이나 영업직을 했으면 어땟을까 하는 이야길 했습니다.아마 서너달도 버티기 힘들었을 겁니다.결국 몇달을 힘겹게 버티다가 ...이건 진짜 나하고 타협안된다..그러면서 때려치고 ...죽이되던 밥이되던 할거 없어서 공부했을것같아요.서울살이라든가 대기업살이가 빡시고 너무 건조해..님 말씀처럼....휴..나는 무슨 선비같은 거나 했으면 좋겠는데.탱자 탱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