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난 후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보름에 한 번 정도. 엄마에게 전화가 온다. 

“딸, 일은 들어오냐?”

“딸, 돈 벌고 있냐?”

거기에 왜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 있느냐는 채근이나, 돈을 벌어서 자신한테 달라는 무의식적 소망이 담겨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내가 무능력하고 한심해보였거나, 일이 너무 힘들어 보였으면 엄마는 빨리 시집가라고 했을 것이다.) 엄마는 궁금한 것이다. 정말로. 

나는 어떻게 이것을 듣냐면…


“딸, 세상에서 쓰여지고 있냐?”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일주일 전쯤에 나는 드디어 10km 달리기에 성공했다. 물론 아주 아주 느린 페이스의 성공이었지만, 쉬지 않고 뛰었다는 것이 중요했다. 달리기 어플이 가상 마라톤을 꾸준히 주문하던 그날은 때마침 엄청난 한파가 몰아닥친 날이었고, 이런 날에 성공한다면 진짜 내 실력 아닐까? 하면서 추위를 재료삼아 달리고 엄청난 나뽕에 취했다(그리고 축배를 거하고 격하게 들었다). 


그런데 나는 이미 알았다. 내가 성공할 거라는 걸. 그래서 나는 보름 정도 미뤘다. 내가 성공할 날을. 이 말이 무슨 말이냐고? 일단 이걸 ‘성공 공포’라고 해보자. 여성주의 시각으로까지 해석할 필요없이 그냥 성공을 마음 먹는 것 자체가 어려운 사람들의 어떤 심리. 


사실 회사를 나왔을 때도 나는 이미 알았다. 이곳을 나와서 내 일을 할 때, 지금 여기 있는 것보다 훨씬 잘 될거라는 걸. (아직은 '훨씬' 까지는 아니다) 그런데 막상 개인사업자 등록을 하고 일주일만엔가 상담 선생님을 찾아갔을 때는 코 밑까지 물이 차오르는 기분을 매일 밤 느끼고 있었다. 그건 불안의 감정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불안 자체는 중요하지 않은 것도 같다. 상담실을 제발로 찾아 갔다는 것 자체가 중요했다. 어쨌든 가장 큰 성과는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거다. 일기에 그렇게 썼다. 나는 필요할 때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필요할 때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다. 지금 나에겐 아무도 없지만, 나는 내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도움을 구할 수 있다. 지금도 나는 이것을 반복해서 쓰고 있는 데, 내가 이 사실을 이제라도 알았다는 것은 눈물나는 정말 눈물나는 경험이고, 이 눈물은 안도의 안심의 편안함의 눈물이다. 


지지난주의 상담 이슈는 이런거였다. 처음의 두어달 정도의 공백을 빼면 끊임없이 일을 하고 있고, 연말 성수기 맞이 일을 쳐내기 바쁜 과로 상태로 돌입했지만 그 때의 나는 내가 정말 자유의 댓가로 거리에 나앉을까봐 걱정했노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당연한 불안이니까 그렇게까지 불안해할 필요가 있었나 싶은 데, 정말 심각했던 것 같다고. 지금도 여전히 불안해서 술을 드시나요? 아니요. 요즘엔 술 잘 안마셔요. 술마셔도 불안해서는 아니예요. 일을 하기 시작하자 불안이 눈녹듯이 사라졌어요. 왜 그렇게까지 불안했는지가 신기할 정도예요. 


생각해보면 항상 나는 일하고 있었고, 나를 먹여살리고(도 때로는 남친을 건사한적도…;;;)있었는 데, 그걸 못하고 있는 그 몇달이 안되는 순간이 왜 그렇게까지 무서웠던 걸까. 왜, 왜, 왜.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어제보다가 잠들었다. 재밌었다.)에서 물속에서 혼자인 인간이 버둥버둥 대는 장면이 나오는 데, 딱 그런 느낌이었다. 아무것도 의지할 곳이 없이 버둥버둥대는 상태. 조금만 있으면 입으로 코로 물(불안)이 들어오고 나는 죽을지도 모른다. 


조금 더 써보자. 진짜로 혼자가 된 상태. 가족도, 연인도, 직장도 없는 상태. 누군가를 탓할 수도 없고 오로지 나 자신만이 근거가 되는 상태에서 일(사업)을 시작하는 잠깐만 나 아직은 준비가… 그러니까 드디어 세상에 단독자로 내던져져 허우적 거리는 느낌이었다고 치자. 생각해보면… 조금만 이성을 찾고 생각해보면 나는 수영을 할줄 아는 사람인데… 왜 그걸 못한다고 생각했던 걸까? 


그러니까 그 때까지 세상이라는 바다 위에서 나는 항상 어떤 부표같은 것에 의지해 몸을 띄우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이미 온몸으로 버둥대며 헤엄치고 있으면서도 내가 불안해서 내가 끌어안고 있는, 최소한의 나를 버티게 해주는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은 부표였고… 친밀한 관계들이었고… 가족이라는 제도였고…. 그렇게 사는 것이 행복하지 않아 그것들을 제거하니 일시적 공황상태가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지금은 너무도 당연하게 여러가지 일들(그것도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을 하고있다. 회사에서 하던 일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일들이고, 오히려 관료적인 부분을 걷어내고 나니 더 잘한다는 느낌도 든다. 


선생님 저는 이렇게 잘할 수 있는 데, 이미 잘해 왔으니 지금 잘하고 있는 것도 너무 당연한 데… 왜 그때는 그렇게까지 불안했을까요? 와 비슷한 질문들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무튼 그날에 미션으로 받은 다음달까지 다뤄보아야할 이슈는 “왜 자신의 성과를 정당하게 평가해주지 못했냐”는 거였는 데…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정당하게’는 인정하고 평가해줘야하는 것 아니느냐고. - 뭐 갑자기 이야기가 건너 뛰는 느낌인데(이 공백이 바로 내가 감추고자 하는 공백일지도), 


그러게 그거 누가 남한테 그러면 나 정말 화냈을텐데, 난 나한테 왜 그랬을까? 


요즘 내가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너무 열심히 사는 것 아니냐는 말인데, 나는 그게 조금 서운했다. 뭐라고 항변했냐면… 살면서 24시간 다 내꺼였던 시간 있어본적 있냐고. 나는 올해들어서 인생에서 처음으로 내꺼를 살고 있다고. 그래서 열심히 살지 않을 수 없다고. 처음 살아보는 내 인생이라서. 


안하던 것도 해보고, 하기 싫은 거 안하고, 하고 싶은 거 실컷 해보고 있는 데… 그거 너무 열심히 사는 거라고 그러면…. 그걸 너무 열심히하는 거라고 하면(뭐 원래도 맹목적으로 열심히 살았지만), 어쨌든 지금 나에게는 너 자신을 열심히 사는 것을 중지해보라는 말처럼도 들린다고. 나 열심히 살꺼야!! 바락바락!! (그러다가 번아웃이 증상이 오고있다.. 자중하겠습니다😩)


아무튼 불안.

불안은 나의 코어다. 

현대인의 코어이기도 할테지. 


양자오의 <꿈의 해석을 읽다>에는 그런 문장이 나온다. 

“(109)인간의 어두운 내면이야 말로 우리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하는 요인이다. 밝은 측면은 누구나 대체로 비슷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저마다 각각 어두운 면을 지닌다. 이 점에서는 모두 같고, 저 점에서는 모두 다르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누군가를 이해하려면 무엇을 이해해야 하는가? 이런 면인가, 저런 면인가?”

과거의 나는 *당신의 상처가 당신을 고유한 존재로 만든다* 정도로 이 문장들을 받아들였다. 

납작하고 판에 박힌 아무것도 아닌 나에게 어떤 고유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의도하지 않은 채로 찍히고 패인 나의 상처들이다. 


한국 사회에는 자신의 흉터를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 정말인지 적다. 어렵게 꺼내보인 그것이 빌미가 되어 공격당하고 힐난 당한다. 나는 상처를 드러내는 글을 공개하고 싶지는 않다. 내 상처에 대해서 만큼은 오해받거나 공격받고 싶지 않으니까. 다만 ‘고유한 내 상처’에 대한 해석의 권리는 나에게 있고, 그 해석을 넓히고 깊게 만들고 싶어 많은 것들을 읽고 또 잊지 않기 위해 (때로는 더 진지하게 파고들어 생각해보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 내게 독서와 글쓰기는 그런 의미다. 


올해 이곳 서재에서 나는 생애에 만나본적 없는 책 읽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이 쓴 리뷰들을 읽었다. 내 멋대로 동족이라고 칭했다. 각자 가진 독서 스타일 만큼 고유한 상처와 그에 대응하는 삶의 방식들이 있을 거다. 쉽게 추측하지는 않지만, 쉬운 방법이 아닌 어려운 방법인 *'책'을 통해 자신과 관련된 무언가를 부지런히 찾고 있다*는 것 만큼은, 그 태도는 분명해 보였다. 


아닌가?


아니라도. 좋다고. 유튜브 시대에 책 읽는 그대들.


그래서 문득 던져보고 싶은 조금 재밌는 질문...

이를테면 ‘불안’에 대한 것인데.


다락방은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를 꽂아두고 있다.

나는 <불안을 우리를 삶으로 이끈다>를 조금 읽었고, 깊게 읽고 싶어 읽기를 미뤄두었다.


이것은…… mbti에서 F 와 T의 차이인가?

그녀는 불안과 잘지내고 싶어하며(왜 걔랑 친해지시려고 하는 거죠?), 나는 불안을 동력으로 삼아서라도 살아보고(너무 합리적이야… 너무 효율적이야… 참 지독한 인간….) 싶은 것이었을 라나?


오늘은 12월 31일이면서 금요일. 글을 올리고, 밥을 먹으면서 서재에서 실컷 놀다가, 번아웃으로 엉망이 된 집을 치우고, 산책을 하고 돌아와서 책 읽다 자야지. 어제-오늘 밀린 일은 주말에 주말에 하자. 그래도 된다. (이렇게 계획 세우고 써둬야 덜 불안하다) 


서재칭구 여러분 모두 복된 새해 맞으시길 공쟝쟝이 빌어드립니다. 








덧, 자신의 성취를 스스로 인정해주고 자기 자신을 독려하는 방법은 다락방님의 글에서 많이 배웠다. 그리고 지금도 부단히 배우는 중이다. 이것에 대해 나는 직접 말한 적이 있다. 다락방님이 다락방님이 되기까지 얼마나 노력했는 지… 저는 그게 보인다고. 나는 그녀가 그걸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언니를 의심했던 적(?)도 있어서, 그냥 말해주고 싶다. 당신 나한테 필요한 사람이고, 존재만으로 중요한 존재 까지는 아닌 것 같고(그건 아닌거 같아.. 역시 동의 못함), 아무튼 나 뿐만이 아니라 세상에!! 필요한 존재야!!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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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12-31 13: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불안은 우리를 삶으로 이끈다,불안의 서(출판사 별로2권),지나치게 불안한 사람들ㅋㅋㅋㅋㅋ한 권 더 있던거 같은데 실종상태예요.
안그래도 오늘 꼭 <여성과광기> 읽어야하는데 여기들어와 마이 불안해요....ㅠ

공쟝쟝 2022-01-02 12:57   좋아요 2 | URL
지나치게 불안하신 분이셨군요... 미미님.... ㅋㅋㅋㅋㅋㅋ 다종 다양한 불안들을 궁금히 여기시는 것으로. 저는 주신 목록들 참고해, 불안 탐구를 해봐야겠군요! 광기는 다 읽었어요? ㅋㅋ 저 너무 재밌어서 읽는게 어렵지 않았는 데, 책을 펴는 것 자체가 힘들었어요.

새파랑 2021-12-31 14: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내년에는 대박 유튜버로 거듭나시기를 응원합니다~!!

‘불안‘ 하면 츠바이크의 <감정의 혼란>과 <초조한 마음>이 떠오르네요~!!

그러고 보니 공쟝쟝님 글의 결론은 ‘다락방님 최고‘라는 거군요~! 그래도 유튜브랑 맥주는 공쟝쟝님이 더 최고입니다 ^^

공쟝쟝 2022-01-02 12:59   좋아요 3 | URL
오, 일러주신 책들... 이 불안에 관한 책일 거라고 심하게새파랑님이 알려주시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입니다. 제가 목록에 꼭꼭 넣어두었다가 불안을 다룬 문학(문학 맞죠? 아닌가? 츠바이크라면 전기인가?)으로 도전해보겠습니다. 맥주는 제가 최고죠. 아우... 맥주... 맥주.... 근데 저는 소주가 더 잘받아요. (뭐래)

새파랑 2022-01-02 13:51   좋아요 2 | URL
문학 맞습니다~! 왠지 좋아하실거 같아요 ㅋ 역시 술잘알 공쟝쟝님은 맥주보다 소주 군요. 맥주는 소주와 섞어 마시기 위해 있는거죠 ㅋ 저도 소주 😆

공쟝쟝 2022-01-02 14:0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랰ㅋㅋㅋ 소맥잘알ㅋㅋㅋㅋㅋ 저 진짜 소주 만 먹으면 숙취없고 잘받는데 맥주 벌컥벌컥 꿀꺽꿀꺽 목구멍 열고 먹는 걸 사랑해서…. ㅠㅠ 하지만 맥주 잘 안취해서 ㅠㅠㅜ

mini74 2021-12-31 13: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불안해서 무얼 하기 보다 행복해서 뭔가를 하는 삶이길? 그러나 불안이 또 필요하기도 하겠죠. ㅎㅎ 쟝쟝님도 넘 멋진 사람, 꽃분홍 잠옷이 어울리는 분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도 대박유투버를 기원합니다 ㅎㅎ

공쟝쟝 2022-01-02 13:00   좋아요 3 | URL
읽고 쓰고 알라딘에서 읽고 쓰는 친구들 만나서 살면서 처음으로 행복해서 뭔가를 하고 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미니님도 유튜브 성공하시길 ^^

그레이스 2021-12-31 14: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내년에는 유튜버로...!
불안은 존재의 문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공쟝쟝 2022-01-02 13:00   좋아요 2 | URL
불안보다 더 어려운 키워드를 던져주시네요? ‘존재의 문제‘라니..... ㅋㅋㅋ
그레이스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독서생활 하시길!

단발머리 2021-12-31 14: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양자오의 저 문장... 나도 오래오래 킵해두었던 문장이에요.
그래서, 나는, 내가 필립 로스 좋아한다는 걸 말해버렸단 말이지요. 이제 쟝님도 그 책을 읽을 테고... (아, 떨린다....)

올 한 해 수고많았어요. 고유한 상처의 해석에 대한 권리, 문단 읽으면서, 어머, 이 사람은 작가야,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이렇게 느꼈어요.
작가로 뿐만 아니라 셀럽으로도 크게 성공하셔서 손 대는 모든 일에 대박나시고 내게 약속했던 봉투 전달식도 차질없이 진행해 주세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공쟝쟝 2022-01-02 13:04   좋아요 3 | URL
맞아요, 맞아요. 단발님과 저 문장에 대해서 대화나눴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필립로스 제가 겨누고 있는 작가입니다. 지금 책상위에 뒤메질 되어 있는 많은 작가들 중에 혼자서 표지마저 압도적으로 음험(?)하군요. 순한맛 단발머리님의 어두움.. 제가 읽어드리리.

잠자냥 2021-12-31 14: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 오늘 페이퍼에는 다락방 님 찬조출연이다! ㅎㅎ
쟝쟝의 ‘너꺼 그대로의 삶‘ 응원합니다.
인간은 뭘해도 불안한 존재여~~~ ㅎㅎ

공쟝쟝 2022-01-02 13:08   좋아요 1 | URL
그르게요 내가 내꺼가 되길 왜 이렇게까지 어려워했었는지. 과거의 나여, 진짜 아디오스.
뭘 ‘해도‘ 불안하다니요, ‘아무것도 안하면‘ 불안한게 제일 큰 데... .
뭔가를 해도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그래서 뭐라도 하느라 나를 괴롭힐 때..으응.
암튼 올해는 푹 쉬면서 시작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자냥!

다락방 2021-12-31 14:1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고백하자면 저는 일단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역시 사두고 안읽었어요. 저는 제 불안을 알고 제 불안이 힘들어요. 저의 여러가지 강박은 그 불안으로부터 나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불안을 버리고 싶고 떼어내고 싶은데 버리거나 떼어내는 건 안되더라고요. 그것들이 저를 구성하는 한 부분이고 지금의 저를 만든것에 분명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그렇다면 저는 제 안의 어떤 불안들이 거기있는 것을 알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거구나, 라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함께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또 고민해봐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얘가 또 왔구나 하면서 그걸 다스리는 방법 같은 것을 제 스스로 배워 나가려는 거죠. 여하튼 우리처럼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뭐든 책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기 땜시롱, 뭔가 ‘답을 찾자!‘ 하면 책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아직 안읽었다는 건 큰, 아주 큰 함정입니다.. ㅎㅎ

저한테서 뭔가를 배울 수 있다고 말해줘서 고마워요. 그건 내게 배울점이 많아서일 수도 있겠지만(응?), 그걸 보고 인지하고 습득하는 건 온전히 쟝님의 몫인거죠. 쟝님의 능력입니다. 어떤 사건으로부터 혹은 어떤 사람으로부터 뭔가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은, 그걸 배우는 사람의 능력이에요. 그러니 쟝님의 능력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도록 해요.

쟝님이 복된 새해 맞으시길 에미 로트너가 아닌 다락방이 빌어 드립니다.


(아니, 새벽 세시에서 저거 가져오다니 진짜 이뻐죽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1-12-31 18:26   좋아요 2 | URL
‘댓글의 퀄리티란 이런것이다‘를 보여주시는 다락방님♡

공쟝쟝 2022-01-02 13:12   좋아요 3 | URL
불안을 어떻게 다뤄보려고 하는 지, 우리 둘이 고른 책이 너무 달라서 너무 웃겼어요.
저는 제 불안을 마주보기 싫어해서 잊어버리려고 술을 마셨거든요. (아 담배도 피우고요... 아.. 뭐 이것저것 많이했네요..) 걔가 오는 느낌만 들어도 뭔가 다른 걸로 분주해서 안 만나려고 도망 다녔는 데, 아무것도 안하는 시간 특히 잠 들려고 할 때, 찾아오면 그 때부턴 진짜 힘들더라고요. ( 왜 때문에 그래서 술을 마셔 버리거나 맨날 피곤에 절어야만 했다...)
그래요 그래봅시다, 다락방님 책 처럼. 함께 지내봅시다. 그래서 전 좀 알아야겠습니다. 불안이 뭔지.
내 방식대로. 불안을 다루는 책들을 담는다 막 퍼 담는다 !

라파엘 2021-12-31 15:0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의 책장에 ˝불안˝을 다룬 책으로는 폴 틸리히의 <존재의 용기>가 꽂혀 있습니다!! 쉬운 책은 아니지만, 고전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정말 훌륭하게 쓰여진 책이에요 ㅎㅎ 아무튼, 다른 누구의 삶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계신 공쟝쟝님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복된 새해 맞이하시길 바라요~ ^^

공쟝쟝 2022-01-02 13:14   좋아요 2 | URL
라파엘님이 추천해주신 책,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저는 쉬운책도 좋아하지만 쉽게 쓴 책보다는 어렵게 쓴 책을 읽는 재미도 요즘 느끼고 있거든요. 그런 책들 제가 아니면 누가 읽어주겠습니까? 하는 독자로서의 자부심도 생겨나고 있구요. 꼭 꼭 리스트에 담아두었다가 어느날 불안을 좀 알았다 싶으면 폴 틸리히의 <존재의 용기> 읽어보겠습니다. 추천 감사해요!

scott 2021-12-31 15: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장쟝님 불안함 플친들이 날려 줄께요
이런 저런 불안들
서재방에 잔뜩 풀어 버립시다
내년에 알라딘 유툽 스타상으로 쭈욱!!
모두에게 복된 새해!
장쟝님은 이 만큼
╭ ⁀ ⁀ ╮
( ˘▾˘  )
╰ 福마뉘‿ ‿ ╯

공쟝쟝 2022-01-02 13:15   좋아요 1 | URL
움~ 평소에 비해 옹졸한 복의 크기인데요? 저에 대한 작은 복 잘 받고 두배더 드립니다.
올해에도 이모티콘으로 기쁨 주는 북플생활 함께해요~

persona 2021-12-31 17: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불안에 관심을 둔 적이 없는데 보통의 anxiety를 읽고도 뭔 내용인지 생각 안나고요. 그런데 빅파이브 성격테스트에서 늘 신경증적 경향성이랑 불안이 진짜 개 높게 나와요. 그런데 이걸 다루거나 친해지거나 이용할 생각은 한번도 안 해본 거 같아요. 불안에 대한 책들이 정말 많겠다 싶어요. 그러고 보니 불안에 대한 책을 저도 읽어놓고 그걸 불안이라고 읽지 않은 걸 수도 있겠습니다그려(?).
올해 프리랜서로 독립하셨던 거 몹시 축하드리고요. 회사에 속하지 않고도 경제적인 여건을 해소 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을 가지신 것도 매우 부럽고 되게 멋진 거 같고 그래요. 능력자니까 너무 불안해하지 마세요. 잘 하고 계시니깐요. ㅎㅎㅎ
기념일(?) 잘 안 챙기는데 댓글 들 보니 해야 할 거 같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공쟝쟝 2022-01-02 13:20   좋아요 3 | URL
빅파이브 테스트 라는 것도 있나요? 그거 뭐여ㅎㅎㅎㅎ (각종 테스트에 진심인 편)
알랭드 보통의 불안은 아주 오래전에 저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읽었다는 기억만 나는 걸로 봐서는 다시 읽어야할지도...?)
축하 감사해요. 저는 사실 고통을 피하기보다는 버티는 쪽입니다. 몸이 녹아날 때 까지요? 잘 버티고 버텨서 얻게된 기술로 다른 도전을 해보는 건 용기였어요. 어떤 의미로는 그런 용기를 낼 수 밖에 없는 방향으로 저를 몰아 세운 것 같기도하고요. 잘하고 있다는 말 저한테 자주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이렇게 남들 입을 통해서 듣는 것도 너무 좋다는 거 처음 알아가고 있어요.
새 친구 손아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어요.

persona 2022-01-02 13:35   좋아요 2 | URL
성격테스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하던 연구인데 학술대회에 거의 같은 해에 등장해서 아 이게 대세고 빈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전 세계적으로 성격에 공통분모는 있었구나! 하게 된 성격 테스트입니다.
엠비티아이는 빅파이브랑 측정하는 축이 다르죠. 측정하고자 하는 바를 측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받고 있고 저처럼 자꾸 왔다갔다하는 사람이 생기고 있죠. 이건 성격을 측정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성격의 정의 자체가 개인의 불변하는 고유한 속성인데 변하면 안되거든요. 일시적인 감정상태, 습관, 취향, 행동은 변화하지만요.
그러나 한국에 샘플이 많아지면서 신뢰도가 생겨서 아주 못 믿을 그런 테스트는 아니고 그래서 연구해보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죠.
빅파이브는 정확하지만 엠비티아이만큼 재미있지는 않아요. bigfive-test.com 이나 서울대랑 같이 한 카카오같이가치에도 테스트 해볼 수 있습니다. 서울대 행복연구센터 센터장님이 최인철 교수님이세요.
파이팅, 파이팅입니다!

에로이카 2021-12-31 19: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불안을 동력의 근원으로 볼 것인지, 내 안의 까칠한 동거자로 볼 것인지... 흥미롭네요.
대단하세요. 나는 나 자신을 또는 내 속을 그렇게 치밀하게 보려고 하지 않거든요. 힘든데 힘든 나를 보면 더 힘들잖아요...
이 정서적 소진 속에서도 스스로를 성찰하고 기록하다니...

단독자 공쟝쟝님,
스스로 계속 증명하고 있듯, 또 인정받고 있듯, 알라딘이라는 그리 크지 않은 세상에서 쓰임(utility)이라는 측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존재십니다. (네, 맞습니다. 여기는 공쟝쟝님께 좁습니다. ^^)
알라딘 경영상에서뿐만 아니라(ㅋㅋ), 서재 이웃들의 감정과 정서상의 프라이드를 느끼게 해주시는 귀한 존재십니다.
기쁨을 주는 존재시고, 내가 인정하고, 나를 인정하는 존재세요.
고로, 알라딘에게, 서재이웃들에게, 그리고 제게 필요합니다.

나의 훌륭한 철학친구님, 몇 시간 안 남은 한 해 잘 보내시기를...
내일은 내년의 해가 뜹니다. ^^

공쟝쟝 2022-01-02 13:28   좋아요 2 | URL
작년에 새롭게 사귄 저의 철학 친구님!(세상에,.. 철학 친구가 생기다니.. 이건 또 다시 자기애가 차오르는 거다. 엣헴, 여러분 저 철학친구 있는 사람입니다) 저를 필요하다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두 에로이카님의 진지댓글(?) 필요해졌어요..ㅋㅋㅋ
푹 쉬면서 작년 잘 떠나보냈습니다. 오늘은 올해 첫눈과 함께 해가 떴네요. 좋습니다. 주말 잘 쉬세요~

초란공 2021-12-31 2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저는 알라딘 구매함을 검색해보니 알랭드보통의 <불안>과 페소아의 <불안의 책>을 각각 두 권씩 샀다고 나오네요 ㅋㅋ 다들 어디로 숨었을까...알라딘은 왜 저에게 책이 이미 있다고 경고를 하지 않았을까요. 그러고 보니 또 똑같은 책이 많이 나올 것 같아 불안합니다.

그레이스 2021-12-31 21:24   좋아요 2 | URL
ㅎㅎ

공쟝쟝 2022-01-02 13:30   좋아요 3 | URL
그 불안이야 말로 알라디너 모두가 가지고 있는 불안이지 않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
있는 책 또 살까봐, 산 책 책더미 속에서 발굴하지 못할까봐? ㅋㅋㅋ
하지만 저의 경우 좀 어플로 정리하는 편입니다..(두권 산 적 없음).... 그러므로 초란공님을 뒤메질러로 임명합니다.

감은빛 2021-12-31 21: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불안을 다룬 책은 한 권도 없어요. 고독을 다룬 책은 셀 수도 없이 많아요. 살면서 불안해 한 적이 없지는 않겠지만, 가끔은 있었던 같지만, 그런 기억은 금방 잊혀지는 것 같아요. 불안했다가도 성공했으면 그 성공 덕분에 불안의 기억은 잊었을테고, 성공하지 못 했더라도 불안의 기억보다는 실패의 순간이 더 기억에 남을 테니까요.

안정적인 급여를 벗어난 삶을 선택하신 공쟝쟝님의 용기와 미래에 박수를 보냅니다! 멋져요!

공쟝쟝 2022-01-02 13:34   좋아요 2 | URL
감은빛님이 불안을 다룬 책이 없다는 것이 매우 놀랍습니다. 그런데 정말 재밌는 사실은 살면서 저는 고독해본 적이 별로 없답니다!!! 사람들은 외롭다고 많이 느끼잖아요, 저는 별로 느끼지 못했어요... 외로운게 뭐야? 뭐얌?!.. 이런 사람.. 저는 저 아닌 것들까지 껴안으려고 항상 삶이 무거웠던 타입인지라... 요즘은 가까스로 복닥복닥한 관계들 속에서 빠져나와 적극적으로 고독과 외로움을 섭취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이건 고독을 흉내내는 거지 궁극적으로는 고독이 아닐 수도 있겠네요 (생각 중) 그래서 감은빛님이 불안하지 않다는 댓글이 너무 이상합니다. 감은빛님도 저를 이상할거라고 생각하실것 같네요... ㅋㅋ

굿. 멋지게 살아보겠습니다. 내 인생 이니까요.

독서괭 2021-12-31 23: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알랭드보통의 불안은 읽었고. 불안의서는 갖고만 있네요.ㅎㅎ 올해 불안한사람들도 읽었습니다.
전 불안이 높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쟝쟝님처럼 회사 그만 두고 프리로 일하게 되면 엄청 불안할 것 같아요!
처음으로 내 인생을 온전히 살고 있어서 열심히 사는 거라고 하시니 걱정은 접어두겠습니다 ㅋㅋ 근데 번아웃 오고 있잖아요..? 걱정 할 만 하네..

공쟝쟝 2022-01-02 13:40   좋아요 2 | URL
네... 코로나였기도했고, 한 6개월 쉬었더니 일하는 방법 아예 까먹은 것 같기도 하고 그랬던가봐요.
번아웃... 제 그릇 크기 생각 안하고 무작정 덤빈게 좀 있어가지고.. 이 참에 크게 배운거죠. 뭐. 놀고 있을 때 했어야 했는 데...
제일 바쁠 때 가좌~가즈아~에 편승해서 갑자기 오? 가_____즈__와______앗!!!!!!!!!.. 이 부른 대참사... 너무 붕붕뜨면 안됌!! (절레절레...) ㅋㅋㅋㅋㅋㅋㅋㅋ
걱정해주셔서 고마워요ㅋㅋㅋㅋ 괭님~ 인제 무리 안할꺼야. 1월은 자중하자.

러블리땡 2022-01-01 03: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의 멋진 북라이프를 응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 행복한 2022년 되길 바랍니다😀🙂😁

공쟝쟝 2022-01-02 13:40   좋아요 2 | URL
러블리땡님의 응원을 받아, 투데이도 북투데이네요~ 행복 받고 행복 +1 더해서 돌려드립니다. 행복한 2022년 되셔요!

그레이스 2022-01-02 16: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제 댓글달다 말았네요
제가갖고있는 책은 키에르케고르의 <불안의개념/죽음에 이르는> 병 입니다.
알랭드보통의 <불안>도 있지만 결이 다르고 가볍죠.^^

공쟝쟝 2022-01-03 12:24   좋아요 1 | URL
헉! 뭔가 심오하다. 담아두겠습니다!
 

알라딘 굿즈 부자의 크리스마스 선물 언박싱하는 영상이예오아오.
이번에도 기획하고 원고쓰고 찍는 건 재밌었는데 편집하다 뒤질뻔… 아… 대충했어야했는 데… 프리미어 만져본다고 신났다고 너무 열심히 해버림 🙄

여러분, 큰일났어요… 망했어요… 저…오고 있어요… 번아웃이…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내 에너지 그릇이 얼마나 간장 종지만 한지 아는 사람이다)

아놔 클났네요. 이번 꺼 진짜다,
일단 연말까지는 자숙하고, 새해에도 무리하지 않겠습니다…
어제 편집하기 전까지 뜨겁게 타올랐던 북튜버의 꿈은 당분간 무기한 일시정지 입니다.
(아무래도 투하된 노동력 대비 본전이 안나온다는 계산을 이번에 만들면서 쎄게 했음)

이 동영상이 보이지 않으신다면 이 링크 누르기 👉🏻 https://youtu.be/U9xeeT2zocw
여차저차 함께 시작(만)한 제 계정 ‘난게문독’ 인트로 👉🏻 https://youtu.be/zSkYHVfcX8g

* 절대 어제 김겨울님의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읽고 돈 못번다 해서 기운 빠진 거 그거 바로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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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1-12-30 12:24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인간 혐오사상에 찌든 ㅋㅋㅋ 인티제(잠자냥?) 헌정이라 재미없을 수도 있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2-30 12:59   좋아요 4 | URL
괭님 미안해요~ 내가 마이 잘못했어~~~~ ㅋㅋㅋ

독서괭 2021-12-31 10:01   좋아요 0 | URL
쟝쟝님에 대한 자냥님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ㅋㅋ 목소리 없는 영상도 재밌긴 했어요. 그래도 다음번엔 쟝쟝님 목소리도 좀 넣어주시옹~ 홉스 목소리도~~🥺

persona 2021-12-30 13: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나 카렐차페크 읽어야 하는구나요. 정리 잘된 책상 부럽습니다. ㅎㅎㅎ 고양님 예쁘네요.

공쟝쟝 2021-12-30 18:50   좋아요 2 | URL
아.... 주인공 저는 진짜 인티제 맞을거 같다고 확신하는데... 펄손아님 이야기 듣고 싶어요! 정리 잘됀... 책상 지금 약간 산만해졌어요,... 좀 퍼져있다가 새해맞이 청소를 할래...

persona 2021-12-30 19:21   좋아요 1 | URL
그래서 읽고 싶은 책에 넣어놨어요. 읽어보려고요. 언젠간. ㅋㅋ _ 사실 로봇 공학 하고 싶었던 사람 겸 홍차 좋아한 사람으로서 카렐차펙 읽은 거 별로 없는 거 내심 켕겼었어요. ㅋㅋㅋ

mini74 2021-12-30 13: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쟝쟝님께 파이팅을 외치진 못하겠어요. 푹 쉬시고 다시 반짝반쩍 윤나는 공쟝쟝님으로 저녁에 만나요 ㅎㅎㅎ 쟝쟝님 삼십만원 우리가 만들어줍시다 *^^*

공쟝쟝 2021-12-30 18:50   좋아요 3 | URL
끄덕끄덕....... 당분간은 안하려고요. 그냥 읽는 데 집중.. 사실 읽을 것도 천지삐까리....

stella.K 2021-12-30 15: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뜬금없지만... 잠옷 어디서 사셨나요? 예뻐서...ㅋㅋ
갑자기 맥주는 없고 엊그제 사 놓은 막걸리라도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공쟝쟝 2021-12-30 18:52   좋아요 6 | URL
오래되서 기억이 잘 안나요 ㅋㅋㅋ 근데 제가 정말 무채색만 입는데요... 잠옷은 이쁜거 입고 싶어요. 잘 때 제일 행복하니까..ㅋㅋㅋ

건수하 2021-12-30 18: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브에 공부하시더니 영상이 엄청 고퀄이 되었어요!
근데 저는 그 전 영상도 좋았다는- 쟝쟝님 목소리도 나오구 말이죠.

난게문독 인트로도 보고 좋아요에 구독했습니다!
아래 자막 보랴 위에 바뀌는 책 제목 보랴 바빴어요. ㅎㅎ
난게문독 계속 가즈아~

공쟝쟝 2021-12-30 18:54   좋아요 4 | URL
여러가지 실험들을 해봐야죠? 이웃분들 즐거워도 하시고, 적립금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제가 만들면서 즐거웠거든요?
근데.. ... 에.. 이번에... 나름의 신경쓴(?). 편집이 들어가니까.. 갑자기 모든 재미가 사라지고 일하는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8시간 독서 후에 편집하니 내 휴일이... 내 휴일이..... ... (이하생략.)

건수하 2021-12-30 23:48   좋아요 2 | URL
아... 너무 무리하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요.
8시간 독서 후 편집이라니 ㅠㅠ... 이브에도 공부하고.
그런데 유튜브- 책을 읽었으니. 공쟝쟝님 기분이 이해가 돼요...

꼭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서 영상을 찍어야 할까요?
책 읽는 동영상도 좋은데 책 소개 동영상도 괜찮을 것 같은데.. 그건 또 준비 시간이 많이 걸릴까요?
진부하긴 하지만 2021년의 책 이런 것도 좋고, 2022년 처음 산 책도 좋을 것 같고,
여성주의 책읽기 계획 이런 것도 좋을 것 같고... (이건 다락방님에게 오리지널리티가 있나...)

공쟝쟝님이 무기한 일시정지라는데 왜 전 여기에 이렇게 열심히 댓글달고 있는 걸까요 ^^;;;

여튼 일단 쉬십시다!

공쟝쟝 2021-12-30 23:55   좋아요 2 | URL
8시간 독서는 행복했습니다. 유튜브 찍을때는 폰 뱅기모드 거든요? ㅋㅋㅋ 전자기기 디톡스인채로 책 읽기하면 되게 되게 되게 행복해요 ㅋㅋㅋㅋㅋ 이번에 읽은 건 다 재밌어서 진짜 행복했어요 ㅋㅋㅋ
찍는 건 암시랑토 안하는데 편집은 이걸 계속 돌려봐야하잖아여? 자막 속도나… 빠르기 조절이나 ㅋㅋㅋ (사실 다른 유튜브 보면서 공부해서 눈높아진 것도 있음)
교훈 :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부업삼아 돈벌 생각 하지말고 걍 재미를 위해 하자 ㅋㅋㅋㅋ 뭔가 갑자기 욕망이 드글드글 해졌다가 현타옴 ㅋㅋㅋ

오늘 죙일 쉬었어요 ㅋㅋ 내일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 ㅋㅋㅋㅋ 둔너서 넷플릭스 때렸습니다 ㅋㅋ 피로가 다 풀렸다 ㅋㅋ

건수하 2021-12-30 23:56   좋아요 2 | URL
잘하셨어요~ ㅎㅎ 공쟝쟝님은 씩씩해서 넘 좋아요!

공쟝쟝 2021-12-31 00:01   좋아요 1 | URL
그러게 ㅋㅋ 사람이 참 씩씩해 ㅋㅋㅋ 눈물도 많고 ㅋㅋㅋㅋㅋㅋ 수하님 고요의 바다요 ㅋㅋㅋㅋ 저 5화까지 달렸거든요? ㅋㅋㅋㅋ 아무 정보 없이 봤는데 ㅋㅋㅋ 지금 행복하다 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 재밌다 ㅋㅋㅋㅋㅋ 너무 ㅠㅠㅠ한국인들아 이 냇플릭스 장인들아 ㅋㅋㅋㅋ 왤케 재밌는 걸 많이 만드냐!!!

건수하 2021-12-31 00:02   좋아요 2 | URL
ㅋㅋㅋ 그거 저도 재밌다고 추천을 받았어요. 딱 집어서 듄 2부보다 더 재밌다고!

돈룩업 보셨어요? 그것도 아주 재밌답니다~

공쟝쟝 2021-12-31 00:06   좋아요 2 | URL
돈룩업 보러 들어갓다가 번아웃상태여서 한국꺼봤는데 ㅋㅋㅋ 아 달에서 토끼 나오는 이야기거든요 ㅋㅋ 동심이 살아나고 ㅋㅋ 정말 몰입감 쩔고 ㅋㅋㅋㅋ 세상에 재밌는게 이렇게나 계속 나오는데… 이렇게 많은데…. 즐기며 살아야지 ㅋㅋㅋ 룰루랄라~

라파엘 2021-12-31 00: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번아웃 상태의 쟝쟝님께 우주의 티끌만큼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드리고자, 올려주신 영상을 반복 시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영상들을 천원어치 채우려고 하도 봤더니 이제 쟝쟝님 목소리가 익숙해져서, 이번 영상에서는 자막만 나와도 자체적으로 음성지원이 되는 놀라운 효과를 경험하게 되네요!! 어디서나 놀라운 반복의 힘!! 💪

공쟝쟝 2021-12-31 00:39   좋아요 3 | URL
아유 참.. 라파엘님 이 오바쟁이.. 그러지마 ㅋㅋㅋ 제 목소리 익숙해지고 그러지 마요 ㅋㅋㅋㅋㅋㅋㅋ 자칫하다 괜히 지나가는 내선전화 4127 민숙씨 불러세울 수도 있다? ㅋㅋㅋ 혹시 공쟝쟝…?
어쩐지 유튜브 조회수가 무섭더라고요? ㅋㅋㅋ 다 라파엘님의 보은이었군요 ㅋㅋㅋ 고양이만큼 든든한 라파엘님의 보은 ㅋㅋ

라파엘 2021-12-31 01:14   좋아요 2 | URL
고양이도 은혜를 아는데 하물며 사람인 저야 말해 무엇 ㅎㅎ 저는 책장 조립 후에 ˝따라라라라~˝ 부분도 음정과 박자까지 정확하게 따라할 수 있단 말입니다!! ㅋㅋㅋㅋ

독서괭 2021-12-31 05: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야 공쟝쟝님 사실은 알라딘의 숨은 영업사원?? 세상에 이거 알라딘 공식 홍보영상으로 써야 되는 거 아닙니까?? 첨부터 끝까지 이렇게 골고루 알차게 굿즈를 소개하다니. 대본 연출 영상 모두 훌륭👍👍👍 아니 근데 굿즈 정말 알차게 쓰고 계시네요.
소개하신 책들 다 읽어보고 싶네요! 쟝쟝님의 고퀄 북튜브도 계속 보고 싶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운동하고 일하고 공부하다니 이 성실함 무엇.. 존경합니다..

공쟝쟝 2022-01-02 13:4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 영업사원 아니예요ㅋㅋㅋㅋ 저도 미친 사람 같아요. 그런데 찍고 나니 작업실 책상에 있는 마우스패드, 연필꽂이, 알라딘 우산, 에코백, 반팔티... 그외의 알라딘 굿즈들이 더 보여서 ... 아쉬웠습니다... 어림잡아 짐작해보니 2탄도 가능할 만큼이네요... 젠장.... 알라딘..... 지독한 내 취향의 굿즈 장사치들....

단발머리 2021-12-31 10: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 이거 댓글을 먼저 읽고 영상 봤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 나 24초에 분홍 잠옷 나올때부터 그 때부터 가슴이 막 너무너무 두근두근!!!
독서괭님이 알라딘 공식 영상으로 쓰자고 하시던데, 이거 알라딘이 쟝쟝님한테 돈 내고 꼭꼭 가져가기를 바래봅니다.
편집에 공들인 거 딱 보이고 영상도 넘넘 좋은데 시간 많이 들었겠다요 ㅠㅠㅠㅠㅠㅠ 애썼어요.
그대는 괴롭지만 우리 모두 행복했당!!!!!

공쟝쟝 2022-01-02 13:44   좋아요 1 | URL
그르니깐요... 어제 동생들이 새해에는 그 특유의 완벽주의 버리라고 잔소리 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
프리미어 툴을 배운 이상 프리미어 툴을 완벽하게 사용하고 싶었던 나.... 몇시간을 편집을 한거여.....
단발님께 행복을 드린다면.... 이 한몸 바쳐!!!!!를 원하지 않으시죠? 저도 원하지 않아요. 다음에는 살살.. 살살.. 대충대충... 제발...

얄라알라 2022-01-03 2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회수 700회 이상 축하드립니다!!

공쟝쟝 2022-01-04 00:07   좋아요 2 | URL
앗싸 칠천원!! ㅋㅋㅋ 👊👊👊

수이 2022-01-04 11: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000회 넘어섰습니다 방금 또 보고 왔습니다 ㅋㅋ 패터슨 궁금한데 사야 하나 사야 하나 사야 하나

공쟝쟝 2022-01-04 17:41   좋아요 5 | URL
나 이거 보고 놀래서 잠깐 보러 갔다 왔잖아요? 그럼 ... 가만있어봐... 나 적립금 만원? 우아아아아아우와왕와우오아와아. 책사야지!

mini74 2022-01-04 18: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천회라니 !!! 진짜 축하드려요.ㅎㅎㅎ 물론 책 사시겠지요 *^^*

공쟝쟝 2022-01-04 21:43   좋아요 3 | URL
역시 온 몸을 갈아 넣어 번아웃을 만든 영상이어야만.. 살아남는 것일까요? ㅋㅋㅋ 벌었으니 책사야죠. 사실 게이샤 커피 사볼까 싶기도 하고 ㅋㅋㅋㅋㅋ 아 싄나 싄나.

그레이스 2022-01-04 18: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축하해요
유명해지셔도 우리 잊지마세요~
질척 ㅋㅋ

공쟝쟝 2022-01-04 21:44   좋아요 4 | URL
이런 질척 참 좋으다. 잊다니요. 서재 할려고 유튜브한다니깐요 ㅋㅋㅋㅋㅋㅋ 제가 유튜버 혹시 유명해지면 서재 홍보 엄청한다.

북깨비 2022-01-05 02: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꺄아 공쟝쟝님 저도 구독했어요. 너무 재밌어요~~~ 그냥 다 좋아요. 앞으로도 기대할께요! 😆😆😆

공쟝쟝 2022-01-06 17:45   좋아요 2 | URL
으아 이거 왜 이제봤죠? 이런 열광적인 응원! 아주 좋습니다!! 갑자기 없던 창작욕이 타오른다~

잠자냥 2022-01-07 22: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거 봐~~ 이달의 알라딘 TV 선정 정확히 예측! ㅋㅋㅋㅋ 히히히

공쟝쟝 2022-01-07 22:13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 나 조회수로도 만원 탔어!! 효자영상 ㅋㅋㅋ 오만원 벌었다네 ㅋㅋㅋㅋㅋㅋㅋ 와 ㅋㅋㅋㅋㅋ 기분 쪼아요 ㅋㅋㅋ

잠자냥 2022-01-07 22:14   좋아요 2 | URL
탈진할 지경으로 하얗게 쏟아부은 보람 있다! ㅋㅋㅋ

잠자냥 2022-01-07 22:15   좋아요 1 | URL
쟝쟝 이번달 10만원 넘게 벌었어!! ㅋㅋㅋ 이대로 영원히~~

공쟝쟝 2022-01-07 22:15   좋아요 2 | URL
응 ㅋㅋㅋ 이렇게 하얗게 번아웃이 잊힐 수가….!

공쟝쟝 2022-01-07 22:17   좋아요 3 | URL
제가 커서 다락방이 될줄 알았더니 이렇게 적립금 플랙서 잠자냥에게 한발짝 가까워지다니 ㅋㅋㅋㅋ 좋다 ㅋㅋㅋ 일단 잠자냥 찍고 다락방 가자!!!

러블리땡 2022-01-08 00: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영상 속 수많은 굿즈 보며 내적 친목을 ㅎㅎ 항상 좋은 영상 잘 보고 있습니다 ㅎㅎ 올해도 화이팅하세요 당선 축하드려요

공쟝쟝 2022-02-10 22:40   좋아요 0 | URL
^ㅡ^ 러블리땡님.. 프사가,... 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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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 '보는' 사람을 '읽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관하여 땅콩문고
김겨울 지음 / 유유 / 201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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뭬...뭬야...? 유튜브 자체 수익만으로는 돈을 벌기 어렵다굽쇼....? 이..이런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부..부업으론 괜찮겠지....? 아놔.. 책 실컷 살려면 집사야 하는데...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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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이카 2021-12-29 18: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100자평 가슴 아파요.. 공쟝쟝님, 집 꼭 사셔야 하나요?

공쟝쟝 2021-12-29 18:14   좋아요 4 | URL
ㅜㅜ 더는 책들고 이사 다니기 싫단 말이예여.... ㅜㅜ

2021-12-29 1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9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1-12-29 19:39   좋아요 3 | URL
구독하지 마세염.. 뭐 올릴지는 나도 모름 ㅋㅋㅋ 이웃님은 유튜브 볼 시간에 책보세요 ㅋㅋㅋ 다만 좋아하는 걸로 돈 벌수 있는지를 제가 실험해보고 싶습니다. 솔직히… 이 상태로 쭉 가다가는 생계를 포기하거나 독서를 포기하거나 해야할거 같아서요?! 암튼 수익 생기면 이름값꼭 돌려드릴께여!!!

다락방 2021-12-29 18: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게 무슨일이야 대체… 😭

공쟝쟝 2021-12-29 18:19   좋아요 3 | URL
강연도 하고 책도 쓰고 인터뷰도 하고 해야한다는 데.... 나 너무 래디컬 꼴페미라 얼굴까는 건 무섭단 말야... (게다가 강연에 인터뷰라니 너무 끔찍하다) 은둔한 채로 책덕질 하는 아이템으로 적절한 수익을 얻을 수는 없단 말인가....

독서괭 2021-12-29 23:26   좋아요 1 | URL
은둔한 채로 책덕질 하는 아이템은 은둔한 채로 책덕질하는 사람들만 볼 거기 땜에.. 가망이 없어요 ㅠㅠ

공쟝쟝 2021-12-30 11:02   좋아요 0 | URL
독서괭//그르게... 이 현실주의자... (내가 또 모여라 꿈동산을 했군!!)

건수하 2021-12-29 1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굿… 굿즈를…?;; 저 분 굿즈도 판매하시긴 하던데요.

공쟝쟝 2021-12-29 18:25   좋아요 3 | URL
그럼 다락방 등신대 제작해서 팔아야겠어요. 일단은 유튜브를 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락방을 알리고, 다락방 등신대를 팔아서 그걸로 집을 산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2-29 18:27   좋아요 2 | URL
이 시대의 재벌 탄생인가! 굿즈로 재벌이 가능함을 목격하겠군. 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2-29 18:34   좋아요 1 | URL
내 진정한 팔이피플이 무엇인지 보여주갓어. 기다려라. 내가 간다. 무엇이든 다 팔아버리겠다… 산다라방 내가 환승역에 매점 만들어 줄께!!!

잠자냥 2021-12-29 20:37   좋아요 2 | URL
다락방 등신대 꼭 두 가지 메뉴 먹고 있는 걸로 제작해주세요~

공쟝쟝 2021-12-29 20:47   좋아요 2 | URL
이참에, 다락방 장칼국수 다락방 와사비 스테이크 밀키트도 만들어 팔깝쇼? 뭘 못하나!!
하지만 여러분 정말로 등신대를 살 겁니까? 이 사람들아. 밀키트는 사서 먹어도 등신대는 안살꺼지? 우리 좀 솔직해지자.

잠자냥 2021-12-29 20:49   좋아요 2 | URL
난 산다락방 등신대 산다는 말 한 적 없음.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2-29 21:00   좋아요 0 | URL
아휴! 뭐든! 성격 통독하면서 메뉴 두개먹으면서 페미니즘 책읽는 다락방을 콘텐츠화해서 브랜드로 만들어 수익을 도모하기에 이 서재 바닥은 너무 좁다!!!!! 참고로 다락방 등신대 제작은 제가 하고 싶은게 아니라 다락방 본인 스스로가 만들고 싶다고 했던 겁니다. 여러분.... 저 아니예요... 그거 저 아닙니다...

다락방 2021-12-29 21:50   좋아요 1 | URL
등신대 하나만 사주면 안돼요 잠자냥님? 🥺

mini74 2021-12-29 20: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기요 공쟝쟝님 책이 먼저인가요 집이 먼저인가요. ㅎㅎㅎ 굿즈로 등신대 앗 너무 웃겨요 ㅎㅎ 저 그거 갖고싶어요 ㅎㅎㅎ 먹방 어떠세요 책 읽으며 먹방하기. ㅎㅎ

공쟝쟝 2021-12-29 20:55   좋아요 1 | URL
책 읽을 수 있는 조용하고 안전한 공간과 내일에 대한 조바심과 걱정없는 마음편한 시간에 머물고 싶습니다. 그것이 ‘집‘이라는 것으로 표현될 뿐이지요.ㅋㅋㅋ 책 읽으면서 먹방이요? .... (생각해보는 중)저는 자신없습니다... 책읽으면서 술방은 찍었습니다. 아홉시부터 편집할 예정.

mini74 2021-12-29 20:58   좋아요 1 | URL
꼭 그런 집 갖게 되실겁니다 ! 유투브 올리시면 꼭 열심히 볼게요 *^^*

공쟝쟝 2021-12-29 21:10   좋아요 1 | URL
선배님… 원래 꿈⭐️은 이루어진다 잖아요? 나의 노동을 투하해 마련한 소소한 집한채에서 생계걱정 안하고 고요히 책읽으며 알라딘 서재나 하는 것… 그것이 나의 꿈… (지금도 그러고 있긴 한데… 아직은 불안하네요…)

잠자냥 2021-12-29 20: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쟝쟝에게 날벼락책

공쟝쟝 2021-12-29 20:55   좋아요 5 | URL
계정 파고 기획해서 하루종일 찍었더니............. 찍으면서 읽은 책이...날벼락이었다...

그레이스 2021-12-29 20: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ㅎㅎ

공쟝쟝 2021-12-29 20:55   좋아요 3 | URL
ㅋㅋ

책읽는나무 2021-12-29 20: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
우쨌거나 조회수 늘리는데 일조 할테니 빨리 3탄 찍어 올려요!!!!!

공쟝쟝 2021-12-29 21:01   좋아요 4 | URL
(오늘 쉬면서) 다 찍었어... 이제 편집해야하는 데.... 지쳤어.... 피곤해....... ㅇ ㅏ 피곤하다...

책읽는나무 2021-12-29 21:05   좋아요 3 | URL
우리중에 가장 팔팔한 공쟝님도 나이 먹었어~~우째!!!!!ㅜㅜ

공쟝쟝 2021-12-29 21:07   좋아요 4 | URL
나이는 이미 먹어있었는 데….. 흑…

scott 2021-12-29 21: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장쟝님 이런 책 읽지 마삼 33
장쟝님 만의 콘텐츠로!
승부를!
동생이 사준 카메라 거치대 시범 작동!^^

공쟝쟝 2021-12-29 21:11   좋아요 3 | URL
고놈 참 요긴합디다 ㅋㅋㅋㅋ 아주 아주 오바육바가 아니라 적절했습니다 ㅋㅋㅋ 알차게 씀 ㅋㅋㅋ
 
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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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였던 것, 나 였을지도 모르는 것과 내게는 없는 것. 자신 속으로 파고들어가 골똘히 내면의 내면을 헤집는 일은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유폐시키는 것이나 관계를 거부하는 나르시시즘이 아니다. 모두가 생애의 절반 쯤에 일년 정도는 이런 자서전을 쓸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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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2021-12-29 17: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 그리고 모두가 생애의 나머지 절반은 그 자서전의 저작권 소득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좋겠다.

공쟝쟝 2021-12-29 18:06   좋아요 4 | URL
흐흐.... 흐흐흐.... (정말 그러면 좋겠따!)

mini74 2021-12-29 20:06   좋아요 1 | URL
라파엘님 쟝쟝님 주거니 받거니 왜 이리 재미있으신지 ㅎㅎㅎ

새파랑 2021-12-29 18: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백자평의 천재 공쟝쟝님의 평이 인상적이네요~!!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좋은 책인거 같아요 ^^

공쟝쟝 2021-12-29 18:27   좋아요 2 | URL
저 따위가 천재라면 잠자냥은 억만재다 (근데 억만재 어감이…좀) 맞아요. 넘 잼께 읽어버림… 다른 사람들 리뷰도 좀 읽어야겠어여 ㅋㅋ

잠자냥 2021-12-29 20:38   좋아요 1 | URL
쟝쟝, 억만재는 무슨…. 난 조만재여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2-29 20:55   좋아요 1 | URL
어이 자냥... 만재도에서 왔능감....

독서괭 2021-12-29 2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사놨는데.. 나를 돌아보기 무서운데.. 새해말고 연말에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공쟝쟝 2021-12-30 11:02   좋아요 0 | URL
아직 연말이지롱 ㅋㅋㅋ 읽자...ㅋㅋ
 
하이 피델리티
닉 혼비 지음, 오득주 옮김 / 문학사상사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연애 이야기, 이별 이야기는 흔하다. 내 연애 이야기와 내 이별 이야기는 겪는 나에게는 특별할 수 있겠지만 그게 이야기가 되는 순간 흔한 이야기가 된다. 그러니까 그 흔한 걸 안 흔한 이야기처럼 쓰는 것은 필력. 그 흔한 걸 재미있게 연출해서 내가 특별해지던 사적인 경험들을 떠올려지게 만든다면(세상 모든 찌질 남들의 영화라고 불리는 <500일의 썸머>처럼) 그게 바로 연출력, 입담. 이야기 꾼. 재담 꾼 그런거 아니겠나. 올해에 만난 두번 째 대머리(첫 대머리는 푸코) 닉 혼비는 이 소설로 인해 내게 그런 작가가 된 듯 하다. 


20대 때 나의 영화 메이트인 동생과 여러번 심심할 때 마다 보면서 큭큭댔던 한국 로맨스물이 있는 데 이시영, 오정세 주연의 <남자 사용 설명서>다. 이 영화 혹시 아는 사람 있나요? 이거 진짜 약빨고 만든 미친 영환데… 지금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아마 지금봐도 재밌을 것 같긴 함)  오정세가 진짜 드럽게 찌질하게 나온다. 지금이야, 오정세가 연기의 신이되어 모르는 이가 없지만 그때는 그다지 알려진 배우가 아니었다. 뭐랄까… 하지만 그 영화를 보고 난 배우 오정세를 좋아(?)하게 되었는 데(배우로서 좋다는 거지 그 역할이 좋다는 건 아니다)… 하. 




글로 쓸까 하다가... 짤로 대신한다. 


그리고… 잠자냥 추천의 <하이피델리티>에서 나는 이승재(오정세 분)의 원본(?)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올해의 OOO페이퍼를 맞이하여, 올해의 찌질남도 뽑아보는 추세인듯 한데 

다 덤벼라. 나에겐 롭이 있다. 


자. 별로 중요한 부분은 아니니까 그냥 소설 287페이지를 긁어와 보자.

p.287

"상관없어. 그냥 알고 싶어."
"뭘 알고 싶은데?"
"그게 어땠는지."
로라가 벌컥 성을 냈다. "그 섹스는 섹스 같았어. 그게 달리 뭐같았을 거라 생각해?"
이런 대답조차도 나에겐 상처가 됐다. 난 그게 전혀 섹스 같지도않았길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난 그것이 훨씬 더 지루하고 불쾌한어떤 것이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게 좋은 섹스 같았어, 아니면 나쁜 섹스 같았어?" 
"뭐가 다른데?"
"그 차이를 알 텐데."
"난 네가 딴 여자랑 잤을 때 어땠냐고 한 번도 묻지 않았잖아."
"아니, 물었어. 난 기억한다고. '그래서 즐거웠나 보지?' 했잖아."
"그건 진짜 궁금해서 물은 게 아니잖아! 있지, 우린 이제 잘 지내 좀 전에도 아주 좋았고, 여기까지만 하자." 
"좋아, 좋아. 우린 좀 전에 아주 좋았는데…… 몇 주 전에 다른남자랑 잘 때보다 더 좋았어, 아니면 딱 그만큼만 좋았어, 아니면덜 좋았어?"
로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제발, 로라. 그냥 아무 말이라도 좀 해봐. 거짓말을 해도 좋아. 
그걸 들으면 내 기분이 한결 나아질거야. 너한테 더 이상 질문도 하지 않을 거고."


지난한 주인공 롭의 잤냐잤어잤냐잤어어땠냐어땠어가 지쳐갈 무렵 우리의 여주인공 로라는 말해준다. 니께 더 작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읽은 지 좀 되서 기억은 잘 안나지만, 아마 롭은 니께 더 작다고 하는 순간 그 질문을 그만 뒀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대답을 289페이지에서 했다는게 문제 ㅋㅋ (이 소설은 1인칭 시점이다. 말 다했지?)


그러나 이 진부하고 찌질한 이야기를 눈 흘기면서 읽더라도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 작가 닉혼비의 장점이라면 장점인 것 이다. 닉혼비의 다른 책 <어바웃 어 보이>에서는 결혼 이야기나 질척임이 필요없는(?) 안전한 연애를 하기위해 싱글맘 들이랑만 사귀는 한량 윌이 등장한다. 롭 역시 도통 발을 뺄 수 없는 일에 연루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에서 윌과 비슷하다. 무엇도 책임질 생각이 없는 심드렁한 이 치들은 삼십대 중반이 넘었지만 비혼이고, 자신이 루저인 걸 알지만 개선할 의지가 별로 없다. 윌은 아빠의 인세로 먹고 살고 롭은 잘나가는 변호사 여친한테 빈대 붙어서 산다. 근데 참 뭐랄까… 이 인간들… 둘다 찌질하긴 한데, 뭐랄까 내면에 뒤틀림이 없다. 찌질하다는 데에 있어 아주 번듯하다ㅋㅋㅋㅋㅋ. 번듯한 찌질함이라고나. 참, 내, 이거.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해. 설명하지 말자.


여자 주인공 로라는 롭 보다 한 다섯 수 정도 더 보고 있는 것 같고, 아주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찌질함을 탑재한 롭을 다 내려다 보면서 한심스러워 하면서도 귀여워하는 듯 했다. 음. 그게 귀여우면 안되는 데. 이미 성공한 변호사 궤도에 오른 자신의 성취가 있는 그녀는 그만 눈이 발바닥에 달려 있었던 것이다. 오, 불쌍한 로라. 


책은 시종일관 팝뮤직 애호가인 롭의 미춰버린 입담으로 끝없이 씌여있기 때문에 계속 큭큭 거리면서 읽게 된다. 

내 경우 아, 이 청순하게 찌질한 새끼.. 이러면서, <남자 사용 설명서>의 승재를 보는 것 처럼 보고 읽었다. 


여자친구에게 차이고 주말에 부모님 본가에 갔다가 꼼짝없이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러가게 된 롭. 싱글. 36살.


p.156

“픽앤믹스에서 사탕을 종류별로 다 쓸어 담는 이본과 브라이언을 기다리고 있는 동안, 난 무시무시하고 소름 끼치고 뼈가 덜덜 떨리는 경험을 했다.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남자가 내게도 자기도 다 안다는 듯한 미소를 보낸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남자’는 뻐드렁니에 뿔테 안경을 끼고 있었고, 더러운 황갈색 겨울 점퍼와 무릎 부분이 닳아 반질반질해진 코듀로이 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그 또한 이십 대 후반임에도 부모 손에 이끌려 <하워즈 엔드>를 보러 왔다. 그는 내게서 동병상련을 느꼈기에 그 가공할 엷은 미소를 보냈던 것이다. 난 그게 너무 심란해 에마 톰슨에게도 바네사 레드 그레이브에게도, 그 밖의 어떤 것에도 집중할 수가 없었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었을 땐 이야기를 따라 잡기 어려울 만큼 영화가 흘러가버렸다. 어쨌든 끝에 가서는 누군가의 머리 위로 책꽂이가 쓰러졌다. 

‘세비남’의 미소가 ‘내 인생의 밑바닥 순간 톱5’에 들었다는 것까지만 말하겠다. 나머지 네 가지는 잠시 머릿속에서 달아났다. 내가 그 ‘세비남’만큼 비참하지 않다는 건 안다. 요점은, 그와 나의 차이점을 그는 대번에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이고, 난 안다는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또 나만 웃긴건가)  이렇게 웃기게 쓰는 데, 아무리 화자가 별로라도 끝까지 안 읽을 수가 없지 않나? 그리고 … 아니, 이렇게 쓰다니 아니?! 이런 부분들도 진짜 많았다. 내가 소설의 문외한이라서 그럴 수도 있는 데, 제가 지금까지 이렇게 쓴 소설을 본적이 없어가지고요. 예시 하나.


p. 297

난 우리가 예전처럼 서로 같은 부류의 사람이 아니며 우리 사이에 틈이 생겼고 하는 등등의 얘기를 다른 식으로 말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우린 예전처럼 서로 같은 사람들이 아니에요. 우리 사이에 틈이 생겼어요.’”

“왜 그렇게 바보 같은 목소리로 말하는 거야?”

“따옴표를 붙였다는 뜻이야. 새롭게 이야기하는 법을 찾는 중이라고. 네가 아기를 갖든가 헤어지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말을 돌려서 할 방법을 찾는 것 처럼 말이야.”

“내가 언제 그랬어?”

“농담이야.”


ㅋㅋㅋㅋ 이것도 나만 웃겨? ㅋㅋㅋㅋ


기억 나는 에피소드. 롭의 본업은 ‘열혈 음반 수집광’들을 위한 음반 레코드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인데 (돈을 당연히 못번다. 이것은 마치 누구도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알라딘 서재에서 즐겁게 놀다가 인구 30만 미만의 지방 소도시에 동네 서점을 열어버리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 데, 그게 뭐냐면 15년 후에 어렴풋이 내가 살고 싶은 삶이다. 굶어 죽겠지.) 다른 건 다 심드렁해도 음악 취향 하나 만큼은 너무도 확고한 나머지 자기같은 음악광 너드들하고만 놀다가 어느 날 번듯한 로라의 변호사 친구들네 집에 초대 받게 되고. 


따뜻한 환대와 진심 어린 대화 속에서 로라의 지인들이 정도라면 “내 남은 평생 매주 두 번씩 만나고 싶을 정도”라고 까지 호감을 느끼지만, 집안에 꽂힌 티나 터너, 빌리 조엘 등등의 컬렉션을 보고 “독성이 강하고 너무 끔찍해서 무쇠 상자에 담에 제3세계 매립장으로 떠나는 배에 실어야한다”고 생각하며 어떤 신념을 시험받고 마는 데.


내가 독서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책을 선물해주며 (다섯 페이지 읽고 팔고 말았다. 인스타 감성의 에세이였다. 제목도 기억 안남.) 자기도 독서를 좋아한다고 했던 어떤 사람 생각이 나네. 그래서 무슨 책을 좋아하는 데요? 인생 책이 <미움받을 용기>였던 그와의 대화를 위해 난 그 책을 읽어보았지만(좋은 책이었다. 그런데 인생 책이라고 할 것 까지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러고 보면, 나는 책 읽는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던 것 같다. 책은 내가 읽으면 되는 것이기도 하고… 살면서 내가 만난 책 많이 읽는 사람들은 대체로 나이 지긋한 학자들이었는 데, 학문 빼고는 별로(어쩌면 하나도) 존경스럽거나 훌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이 배운 인간과 배우지 않은 인간 사이에서 어떤 질적 다름이 있다고 생각되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주로 성실하고 착실하며 시간 약속을 잘지키는 사람, 자신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아는 이성을 좋아했다.


그런데, 그건 어떤 취향이라는 세계가 확고하지 않을 때의 이야기 인 것 같고. 이젠, 아무리 그래도 한달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사람이나 오로지 베스트 셀러만 읽는 사람하고는 만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했다. 이 소설은 취향이 확고한 사내의 취향 만으로는 살 수 없는 나이 36세에 겪는 성장 소설(얘도 성장소설..)이다. (근데 성장 맞니? 이건 반성장… 아니니…?)


롭이 느꼈을 당혹스러움을 나에게 빗대면 이런 거다. 어떤 대화가 잘 통하고, 번듯하고, 시간 약속을 잘지키며, 성실하고, 섹시한(ㅋㅋㅋ) 남자를 만나서 그 사람 집에 초대 받아 놀러갔는 데. 그의 책장에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 유시민의 <나의 한국현대사>,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과 함께 읽지 않은 것이 분명해 보이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정의란 무엇인가>가 꽂혀있는 거지. 소설은 김훈의 <칼의 노래>와 무라카미 하루키꺼 아무거나 한 권으로 하자. 저기요... 우리 (만난적도 없지만) 헤어지자. 


뭐 주절 주절 이런 저런 이야기를 썼는 데,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고 덕분에 수 백곡의 오래된 팝송들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덧붙인다. 이 책의 가장 큰 반전이자, 찌질한 너드남들을 귀여워만 해서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의 마지막 <작품 해설>에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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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1-12-29 11:41   좋아요 4 | URL
오늘도 고퀄 댓글로 제게 즐거움을 주시는 에로이카님.
1) 썸머는 취향, 찌질 이런 것 보다는... 진부한 연애 이야기를 진부하게 만들었지만 잘 만든 (사적 경험들이 왈칵 쏟아지게 하는) 영화라고 생각해서 예로 들었어요. 제가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잘만든 로맨스영화는 분명히 있거든요. 책 하이피델리티도, 그런 맥락에서 잘 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토이 가사속 지질함, 건축학 개론의 찌질함, 소설 속 롭이나 오정세가 연기한 찌질함을 저도 귀여워하는 편이지만... 쉽게 모에화되는 걸 좀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모두 찌질한 시절을 살아오지만, 여성의 찌질함(비교 쉽게 거칠게 그걸 속물근성-정도라고 이야기 해봅시다. 그런게 있다기 보다는요. 김치녀 담론으로요.)과는 다르게 남성의 찌질함은 귀여워서 용서되는 것이 있거든요. 그 자신들도 용서하고 남자도 용서하고 여자들도 용서하고... 용서가 참 쉬워....
3) 찌질함에 대한 보다 엄밀한 정의가 요구되는 시점입니다.ㅋㅋㅋㅋㅋ
‘자신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은 시간 약속 입니다. 제가 만난 자신이 너두도 중요했던 사람들 (ㅋㅋㅋ 이건 찌질하다기 보다는 찌질이 극복되지 않고 혹은 찌질을 깨닫지 못한채 계속 승승장구해온 캐릭터들의 일반적 특징인듯 하네요)은 타인의 시간을 아까워해주지 않더라고요. 딱 그거. 취향이나 정치적 견해, 젠더관점 이런거 다 내려놓고... 내 앞의 사람의 시간을 존중해주는 것이 제가 설정할 수 있는 인간다움(?)의 시작 지점이고 출발점 이라는 뜻으로 적어 봤습니다.

다락방 2021-12-29 1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남자사용설명서 뭔지 모르는데 저 장면 보니 어떤 분위기일지 어떤 찌질함일지 확 오네요 ㅋㅋ
그런데 잘 모르겠어. 나는.. 나는 안그럴까? 나는 안찌질할까? 막 나도 물어보고 싶을것 같은데, 그런데 대답 듣기 싫어 안물어보게 될 질문 같아요. 역시 연애는 안하는게 장땡이여... 안하면 찌질해질 일도 없다.....

공쟝쟝 2021-12-29 11:5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찌질의 스펙트럼이 이렇게나 넓다 ㅋㅋㅋㅋ 저 영화 다시 보고 비평좀 해봐야겟네요 ㅋㅋㅋㅋ 제가 거의 유일하게(?) 즐겼던 로맨스….

그레이스 2021-12-29 14: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닉혼비의 영국식 유머감각이라고 해야하나요?
따라갈 수가 없네요 ^^

공쟝쟝 2021-12-29 18:12   좋아요 1 | URL
글로 웃기는 것을 연마중인 괴상한 관종인 저에게 - 닉혼비라는 소스는 매우 매력적인 것이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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