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산 노동과 에이드리언 리치

수술을 앞두고 서울에 올라와 한 밤 자고 간 A에게 책 한 권을 쥐어서 보냈다. 정희진의 공부 팟캐스트도. 신나고 재밌는 일로 삶이 가득하다는 엔프피종 답지 않게 수술을 앞두고 살짝 침울해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신이 이과형 인재임을 어필하며 즐겁게 읽은 소설을 이야기할 때 즈음에는 내가 아는 신나는 A로 돌아와 있었다. 다시 만나기 전까지 이과형 소설을 조금 더 찾아놓기로 내심 마음을 먹긴 했는데, 글쎄 이건 나의 마음일 뿐.


<애프터 양>이야기를 잠깐 했다. (나는 이 영화를 본 이후부터 돌봄/언어/소통에 대해서 계속 생각 중인데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이며 계속 사색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의 생계 부양까지 떠안은 K-장녀 친구들을 많이 둔 A는 내심 안드로이드 ‘양’이 빨리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자신과 친구들은 돌봄이라는 주제보다는 독립이, 자신을 착취하는 관계로부터의 분리가 더 관심사인 것 같다고도 말했다. 그 모든 이야기가 다 재밌었다.


나는 원가족과 (재정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것 포함) 거의 완벽히 독립을 이룬 상태(부단한 거리 두기 연습과 과정이 있었다)이며, 누군가의 돌봄에 기대지 않아도 되는 상태다. 하루 종일 혼자 있을 때가 많고 그리하여 자기 돌봄만이 유일한 문제가 된다. 나의 상태가 이렇지(?) 않았다면 나는 돌봄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언제나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과 함께 있었다. 함께 있을 때의 돌봄이란 대체로 주고-받는 것이었다. 한쪽의 일방적인 헌신이나 희생은 아니었다. 다만 맥락과 상황과 역할과 관계에서 나는 돌봄을 제공하는 쪽에 조금 더 가까웠을 뿐이다. 일방적으로 정서적 지지나 돌봄이 요구되는 상황에 놓일 때, 그 역할을 잘 수행하고 뿌듯했던 적도 많다. 문제는 어디까지가 내가 좋아하는 수준이고 어디서부터는 착취이다시피 했는지 그 양 조절이나 분간을 할 수 없었다는 데에 있지만.


의식적으로 철저히 혼자가 돼 본 후에야 알았다. 삶이 더없이 가뿐해졌다는걸.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것도. 과거의 삶이 숨 막힌 듯 무거웠다는걸. 벗어남. 벗어나고 보니 그런 ‘짐’(짐이라고 표현했지만 대체 이 짐이 무슨 짐인지를 모르겠다) 따위 아예 애초에 지지 않았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들. 그 짐에는 내가 부지불식간에 수행했던 혹은 해야 한다고 느껴야 했던. 돌봄의 몫이 분명히 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짐으로만 여기고 싶지 않다. 그러므로 ‘돌봄’은 역시 생각해야 하는 주제이다. 아무래도 그것 없이는 삶을 살아갈 수 없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그걸 돈 주고 싼값에 살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제값을 준다면?!? 모르겠다 ㅋㅋㅋ), 그걸 한쪽 성별의 일로 묶어둔다거나, 그걸 아예 보지도 생각하지도 못하는 것 이 문제적인 태도라고 생각한다.


내가 특별히 도덕성이 높은 사람이라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아닌 것 같다. 기실 삶이 제 기능할 때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문제일 수도 있다. 성인이 되고, 건강한 몸을 지닌 상태에서, 경제적으로 독립한. 생애 주기에서 얼마 안 되는 그 몇 년(물론 나는 얼떨결에 비혼이 되다 보니 조금 더 그 시간이 길어진 것 같다)은 내 밥을 좋아하는 메뉴로 잘 차려먹는 간소한 자기 돌봄만 하면 된다. 하지만 어쩌다 내가 스스로를 고립시켜두다시피하고 아팠을 때, 별 수없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해야 했을 때, 사람의 온기와 응시가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살다 보니 피할 수 없는 그런 시간들이 왔고. 지금 와서 그때를 떠올리면 사람은 본디 약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사실에 대한 철저한 인정과 직면이 삶을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것도 조금은 알게 되었다.


돌봄. 돌봄에 대한 나의 감상은 복잡하며, 어쩌면 사회 전체가 들여다보고 싶지 않은 심연에 위치하는 주제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그건 어쩔 수 없이 사회적 약자가 떠맡게(?) 되는 노동이 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고. 지금 번뜩 떠오르는 소설이나 영화는 레일라 슬리마니의 <달콤한 노래>속 루이즈. <애프터 양>의 양. 아직은 어떤 생각을 구체화시키기엔 레퍼런스도 사색도 부족하다는 생각. 다소 진지한 물음표를 여기에 매달아 두고.


또 한없이 길게 쓸 수 있을 것 같은 데 오늘의 업무량을 생각하면서 써보고 싶은 이야기들에 대해 여기에 스케치처럼 남겨본다. 어제 친구와 <애프터 양> 이야기를 하다가 양을 애도하는 미카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면서 울컥하고 말았는데, 그건 <남매의 여름밤>속 옥주가 화내는 어떤 장면과도 겹치는 울컥함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잠에서 깨어나면서 했다. 양(오빠)과 미카(여동생), 손녀(옥주)와 할아버지. 아이들이 그리워하는 대상들이 지닌 속성. 어쩌면 그건 모부-자식 간의 돌봄이라기 보단 우정에 가까운 형태일지도 모르겠다. 성장에 대한 잔잔한 응시 혹은 시선을 떼어 놓지 않음? 그걸 무엇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시 때때로 어린 시절에 접속해보곤 하는 난 그 아이들이 그런 존재를 필요로 했음을 안다. 생계에 바쁜 부모들은 그걸 해줄 수 없었다는 사실도 알고. 그 아이들이 그리워하는 속성- 그것을 외주화할 수 있을까? 그것에 마저 값을 매길 수 있는 걸까? 사실 그렇게 복잡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그저 그냥 그저 하면 되는 것 아닐까?


이 시점에서 *사랑*에 대한 벨 훅스 정의가 떠오른다.

사랑이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서 자아를 확장하려는 의지. 

또 사랑이란 신뢰와 헌신, 돌봄, 존경, 상호 이해, 책임감이 결합된 것.


나는 돌봄. 돌봄에 동그라미를 쳐 둔다. 돌봄을 일종의 노동의 의미로 따로 떼어놓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맥락에서 다시 곱씹어 볼 필요. 지금의 나에게는 그닥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오지랖처럼 느껴지는 그것을. 내 위치에서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보는 방법은. 그런 사랑이 절실하고 필요했던 어린 시절로 종종 되돌아가 생각해 보는 것 일 지도 모르겠다.


<애프터 양>에서 양을 떠올리며 그의 방에 몰래 들어가는 미카.

<남매의 여름밤>에서 옥주가 아빠와 고모에게 사람이냐고 화내는 장면.


엄마와 아빠는 수명이 다한 양을 폐기처분하며 메모리를 팔고,

금전이 필요한 아빠와 고모는 할아버지를 요양원에 맡기고 집을 팔 생각을 한다.


나는 이 두 영화를 매우 좋아하고, 이 두 영화에 대해서 할 이야기는 아주아주 많다. 그러니 투 비 컨티뉴. 

🎗️이런 쓸모(?)없는 내 이야기에 진지하게 응해줄 친구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한 주말 아침이다.


재생산과 돌봄에 대한 단발머리님 페이퍼(https://blog.aladin.co.kr/798187174/14453026)가 기억나 트랙백 걸어둡니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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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4-16 13: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페이퍼.

공쟝쟝 2023-04-16 13:23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아니 이거 잠자냥식 칭찬인가… 이 달의 페이퍼 ㅋㅋㅋㅋ 잠자냥 돌봄 좋아하네 ㅋㅋㅋ

잠자냥 2023-04-18 10:17   좋아요 1 | URL
돌봄은 딱히 좋아하지 않지만 돌(아)봄은 좋아함..
쟝쟝식 돌(아)봄.

공쟝쟝 2023-04-19 16:05   좋아요 0 | URL
이 사람 왜 다정하지? ㅋㅋㅋ 그래도 두달 동안 땡투는 없습니다!

잠자냥 2023-04-19 16:1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켜본다 ㅋㅋㅋㅋㅋ

수이 2023-04-16 15: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쟝쟝아 너 사는 게 제대로 사는 거 같다 ㅋㅋㅋㅋ 부럽다

공쟝쟝 2023-04-16 15:31   좋아요 4 | URL
언니,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종로쪽에서 광화문쪽으로 걸어가던 길에서 제가 담담하게 혹은 심각하게 생각보다 더 심각한 불안을 견디는 게 버겁다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 때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주신 것 감사해요.
그 날 이후로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해서 더 가고 있는 데 말이죠?!ㅋㅋㅋ 제대로 산다고 하니까 매우 기뿌그만요.
언니님들의 사랑을 받아 무럭무럭 살아가는 중입니다.

난티나무 2023-04-17 17: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애프터 양> 다시 봐야 겠어요. 뱅기에서 봤는데 ㅎㅎ 다시 보며 나도 정리 좀…
<남매의 여름밤> 체크체크!!

공쟝쟝 2023-04-19 16:04   좋아요 0 | URL
저도 한번 더 보면서 정리 좀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저 난티님 <헤결>리뷰 보고 한번 더 봐야겠다 싶었음 ㅋㅋㅋ

단발머리 2023-04-19 16: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십니까. 쟝님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응하는 지나가는 사람 1인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먼댓글로 돌아올게요. 오늘은 넘나 피곤하고 내일이나 모레나... 암튼 이번주 안으로 저도 ‘돌봄‘에 대한 최근의 제 생각을 좀 정리해 볼게요. 저는 매사에 진지합니다 (메롱!🤪)

공쟝쟝 2023-04-19 16:06   좋아요 1 | URL
저는 계속해서 더 생각을 구체화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사색력 부족함 ㅋㅋㅋㅋ)
오늘은 안하던 영혼 생각을 해보려다 결국 정신-육체 이원론에 대한 비판을 또 하게 되었습니다..... (-_- 어쩔 수 없나봐 ㅋㅋㅋ 뇌의 시냅스가 남자 패는 걸로 구조화되어 있음ㅋㅋㅋ)

책먼지 2023-04-18 09: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쟝님 저는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게 정말 엄청난 재능이고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필요할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능력도요!!!) 나를 돌볼 수 있는 영역이 늘어날수록 삶에 자신감이 붙는 것 같기는 합니다. 혼자 사는 제 친구 중 한 명은 열이 펄펄 끓도록 아팠는데.. 좀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아졌을 때 이때다 하고 병원으로 혼자 운전하고 가서 접수 딱하고 진료받고 링거 맞으러 누웠대요. 그런데 혼자 차 몰고 나가는 순간부터 그런 스스로의 모습에 취했다면서.. 자기 완전 아메리칸 아니냐고ㅋㅋㅋ 와, 이건 진짜 어나더 레벨이다 싶었어요..

공쟝쟝 2023-04-19 16:08   좋아요 1 | URL
후.. 그 친구 분 정말 개 간지네요. 저는 밥 만 겨우 혹은 밥도 못챙겨 먹을 정도로 졸라 바쁠 때(우리 가끔 그럴 때 있잖아요?) 설거지를 안 밀리는 것이 혼자력 최대치라고 생각하는 데요. 쪼렙입니다. 그런데 1인가구에게 설거지란 한번 안하기 시작하면 계속 쌓여요........ 무슨 말이냐............. 제가 한 2박 3일 무지 바빴는데요 설거지가 하기 싫다는 말입니다.

책먼지 2023-04-19 22:44   좋아요 0 | URL
쟝님 저는 그래서 식기세척기를 샀습니다ㅋㅋㅋㅋㅋ 일하느라 바빠서 가사노동 외주 주려고 기계 살 돈 버느라 더 바빠지는 이 인생.. 그나저나 “졸라”에서 혜정이 지나갔어요ㅋㅋㅋㅋ

공쟝쟝 2023-04-19 22:47   좋아요 1 | URL
식세기랑 건조기 있는 인생을 원한다… 갈퀴로 돈을 역시 긁어모아야겠다 ㅋㅋㅋㅋㅋ 혜정이 지나갔다? ㅋㅋㅋ 아 이런거 저 못참죠. 신조어네요 학습하고 오겠습니다! (푸코 좋아하는 사람치고는 밈을 따로 공부하고자 하는 의외의 인싸병이 있다 ㅋㅋㅋㅋ)

책먼지 2023-04-20 05:13   좋아요 1 | URL
쟝님 저 완전 아싸입니다 엠지들 밈이나 신조어 알리가 없음!!! (내 몸값 2천원 올랐어 이해하는 데도 한참 걸렸어요!! 팩트폭행-뼈맞았다-순살 됐다-(순살치킨이 2천원 더 비싸니까) 몸값 2천원 더 올랐어 라고 한다는 로직이더라고요?? 비슷한 걸로는 내 기분 9,620원이야 가 있습니다 요건 퀴즈) 더 글로리 혜정이 말투 떠올랐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어요ㅋㅋㅋㅋ

공쟝쟝 2023-04-20 12:23   좋아요 1 | URL
후후 혜정이 말투 … 먼지님 저 혜정이보다 더 욕 잘해요ㅋㅋㅋ 응사에 도희 아시죠? ㅋㅋㅋㅋ 걔 말투로 20년 넘게 살아왔어요 ㅋㅋㅋㅋ (서울말 잘씀 ㅋㅋㅋ)
퀴즈 : 내 기분에 시급도 안쳐줄 거면서 감정노동 착취하지마 ^^
아닐까요?

책먼지 2023-04-21 10:48   좋아요 1 | URL
퀴즈 정답이 부끄러워질 정도로 쟝님 해석 고급지다.. 내 기분 최저야를 저렇게 말한대요!! 쟝님 제가 도희보고 내가 욕 잘하는 여성을 좋아하는구나 생각했었는데.. 그게 도희라 그런 걸까요…????
 

그토록 기대하던(?) 푸코 수업 듣고 돌아가는 버스 안. 내 안의 지적 욕망이 충족된 행복함이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그동안 나는 푸코를 허투루 읽지 않았다!!

내가 헤매며 머리 쥐어 뜯으며 읽어오는 과정이 있었으므로 오늘 나는 수업을 아주 많이 이해했다!!!!! 선생님은 푸코가 따뜻한 사람이라고 하셨는데 나도 동감한다!! 내가 그에게서 느낀 찐 따뜻함 포인트를 ㅋㅋㅋㅋㅋ 나만 느끼는 줄 알았는 데 느끼는 사람이 있었어 ㅋㅋㅋㅋㅋㅋㅋ

무튼 그의 삶과 사상을 개괄해서 주욱 정리된 형태로 받아보니 의외로 간단한 것 처럼 보였는 데, 아 진심!!이렇게 정리될 것을 왜 난 머리 뜯었나 하다가 그래도 푸코는 진짜 역시 직접 읽어야 함 ㅋㅋ 진짜 너무 매력적이라고 ㅋㅋㅋㅋㅋ 흑흑!! 푸코 읽겠다고 프랑스어 영어 하겠다고 할까봐 걱정된다 나 자신 ㅋㅋㅋ

푸코의 ‘주체화’의 세가지 축 중에 마지막 ‘자기’문제. 나는 이 부분이 좋았다. 내가 이해한 푸코라는 철학자에겐 당연한 귀결이고 그래서 내가 대차게 치인 건데…🥹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학자들 마다 다른 부분이라고 해서 놀람.

어쨌든. 철학 수업 듣는 게 이렇게까지 행복할 일인가 하면서 혼자 마음 속에 차오르는 사랑을 참지 못해 혼났다. 응 이맛이야! 🤤

<감시와 처벌>은 94년에 나와서 24쇄가 나갔다고 한다. 철학 책 1000권이 팔리면 많이 팔리는 것이라고 하는(이건 선생님 말씀) 무려 한국에서.

재밌는 건 나는 감시와 처벌을 읽을 생각을 전혀 못했다는 거다. 이게 무맥락 독고다이 독서인의 폐해인가!! 암튼 ㅋㅋㅋ 너무 재밌어서, 또 있으면 강의 또 듣고 싶다!!! 다음 주 수업도 기대된다.

참고로, 난티님 ㅋㅋㅋ <말과 사물>은 엥간해선 읽을 수 없는 책일 거라고 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른 거 읽으시라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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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4-12 2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쟝님 신남이 여기까지 느껴져요 ^^

공쟝쟝 2023-04-12 23:04   좋아요 1 | URL
행복해요. 수하님. 퇴사 이후 가장 행복한 날이었음 ㅋㅋㅋㅋ

난티나무 2023-04-13 0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푸코 따뜻한 사람이었군요!!
<말과 사물>!!!! ㅠㅠㅠ 역시 그런 것이었… 오늘 또 한 시간 머리 쥐어뜯으며 읽었는데 역시 그런 것이었어요. 내가 바보인 것이 아니여……………….@@

공쟝쟝 2023-04-13 08:25   좋아요 0 | URL
거의 최악의 푸코 저서를 읽고자 한 것….

잠자냥 2023-04-13 08: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타민이 벌써 다 까져있군요…..

공쟝쟝 2023-04-13 08:5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타민의 머리숱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정한 콩깍지)

그레이스 2023-04-13 09: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떤 분의 강의인지가 몹시 궁금합니다^^
감시와 처벌은 가끔 참고하는책이어서 챕터별로 읽었어요 ㅠ
공부하듯 쭈욱 읽질 않아서...

공쟝쟝 2023-04-13 10:29   좋아요 3 | URL
말과활인스타그램에서 발견한 조난주 선생님의 철학입문자를 위한 푸코교실 인데 저에게 아주 딱 맞습니당! (서울 살면서 이런 수업 처음 들어봤는데요!! 교실에 세명 앉아있어서 당황했습니다. 푸코 철학은 인기가 없군요…?) 무튼 선생님 뒤에서 후광이 비치는 느낌이었어요!! (아 나 똑똑한 여자 너무 좋아 ㅠㅠㅠㅠㅠㅠ)

책먼지 2023-04-13 11: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푸코 입문서들 표지에 하나같이 푸코 얼굴 등장하는 게 진입장벽을 높이는 주범이 아닐런지요..??? 으아.. 쟝님 옆에서 저도 같이 듣고 싶습니다 이 강의!!!!!

우끼 2023-04-13 11:39   좋아요 2 | URL
저도저도 쟝님옆에서 강의듣고픈 1인…

공쟝쟝 2023-04-13 12:21   좋아요 2 | URL
저의 덕후의 표정을 보셨으면 멀찍이 떨어져 앉고 싶으셨을 겁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난 왜 ….ㅋㅋㅋ 하필….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그 표지 들 말입니다 저도 불만이ㅜ많아요. 푸코 외모 콤플렉스가 좀 심했다고 하는 데 다들 정말 푸코를 좋아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푸코 책도 내놓는 것일 테니 그러고 보면 역시 푸코는 좀 괴롭히고 싶은 그 스스로가 매저키즘을 지닌 캐릭터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만 그렇다. 내안의 괴롭히고 싶음…)

책먼지 2023-04-13 12:5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 얼굴 보면 좀 놀려주고 싶긴 한데.. 그 에리봉이 쓴 푸코 전기 봐도 엄청 인간적으로 느껴지고요.. 근데 저서만 보면.. 엄청난 배신감이!! 허술한 줄 알았는데!!! 뭐야 이 대천재는!!! 감시와 처벌에서부터 접근했어야 하는것인가.. 저는 푸코 놀리는 쟝님이 너무 재밌으니 옆에서 구경이나 해야겠어요!!!

2023-04-14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4 1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3-04-15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과 사물 저도 아주 옛날에 ㅋㅋㅋㅋㅋㅋ 파리 젊은이들이 가방에 다 하나씩 넣고 다닌다해서 도전했다가 실패 ㅋㅋㅋㅋㅋ
전 <광기의 역사> 읽으려고요 ㅋㅋㅋㅋㅋㅋ 그게 젤 나아보임.
푸코가 따뜻한 사람이라는 쟝님말을 당최 믿기 어렵지만, 쟝님의 푸코 읽기 응원합니다. 평생 사랑할 사람이 푸코라니.... 흠, 멋있군요!!!

공쟝쟝 2023-04-16 13:00   좋아요 0 | URL
평생...사랑하겠다고 말했던가요? 제가?......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읽고 싶은 데 너무 어려워서 평생 읽어야 할지도 모르는 책..
사람을 책에 비유한다면, 난이도 최상급의 두꺼운 철학책 이 푸코라서 사랑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어떤 의미에서 푸코라는 인간 자체는 투명함ㅋㅋ) 저는 현실의 살아 움직이는사람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개성있고 못생긴 푸코로 연습하는 걸로 하죠 ㅋㅋ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
한승혜 외 지음 / 문예출판사 / 2023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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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홀랑 다 읽어버림! <달과 6펜스><필립 말로><날개>꼭지 추천하고요,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쓴 고전 비평의 필요성은 더 절실해짐…난 아직 목마르다!!! 실은 알라딘 서재 내 소설 비평들은 이 책 못지않습니다ㅋ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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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4-11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읽고 싶은 책에 넣어놓았는데 그리 유혹하는 서평을 쓰시면 어떻게 하나요.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4-11 22:56   좋아요 3 | URL
서평 안쓰려고 했는데 쓸까 싶네요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4-11 22: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관련한 별점 테러 보고, 공정성을 위해 별 하나 추가 ㅋㅋㅋ 고전의 여성혐오가 왜 문제적인지 더 알겠네 ㅋㅋㅋㅋㅋ

DYDADDY 2023-04-11 23:06   좋아요 1 | URL
모든 소설은 시대를 반영한다고 생각하기에 그 시대에 당연한 것들이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여자에 대한 차별과 억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을 것 같아요. 어쩌면 걸작이라는 최면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별점이 낮은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아직 읽지 않은 책이지만 공쟝쟝님이 높은 평점을 주시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죠. ^^

유부만두 2023-04-12 09: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말로 시리즈 중 <안녕 내사랑>은 욕하면서 읽었어요. 온갖 차별에 악행은 죄다 여자에게 뒤집어 씌우더라고요. 아마 그게 말로의 공식인듯해요. 이 책 저도 읽어볼게요.

공쟝쟝 2023-04-12 10:18   좋아요 0 | URL
말로는 남자만 사랑함 ㅋㅋㅋㅋ
 

날이면 날마다가 아니라 해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푸코 읽(다 말)기는 <광기의 역사>를 읽다 말고 몇 달 전에 구매한 프레데릭 그로의 <미셸 푸코>로 재선정되었는데, 이 문장이 재밌어서 가져와 본다. 



“(41) 고전주의 시대가 감금이라는 외적인 경계를 통해서 광기와 이성의 분리를 확립했다면, 근대의 심리학 기술은 광기와 이성의 분리를 광인과 그자신 사이의 내적 거리로 다시 전환하려고 한다. 광인은 더 이상 도시의 가장자리로 내쫓긴 배제된 자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에 죄의식을 느껴 그 자신으로부터 소외되는 존재이다. 결국 광인은 자신의 광기를 과오로 느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이해한 바를 거칠게 풀면 근대(푸코가 설정한 ‘근대’는 18세기 말~19세기 초로 대략 프랑스 혁명 전후부터의 시기에 해당한다. 그는 유럽의 역사에 두 번의 단절이 있었다고 말하며 *전고전주의(단절)/고전주의(단절)/근대*로 나름의 시기 규정을 했다. 약 1800년 경에 시작된 푸코의 근대는 150년이 지난 1950년에 끝난다. 혹은 끝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푸코가 <말과 사물>에서 말하는 ‘인간—지식의 주체 겸 대상으로서의 혹은 근대의 발명품으로서의—의 죽음’이다. 내 뇌피셜로 풀면 서.백.남의 죽음…ㅋㅋㅋ)의 ‘광기’는 고전주의 시대의 ‘감금’이 아닌 ‘심리학 기술’(혹은 정신의학 기술)의 대상이 된다는 건데… 정신 이상자는 결국 자신의 존재의 죄의식 혹은 자신의 비이성을 ‘과오’로 느껴야 한다는 것에서 눈이 멈췄다. 그러니까 자책하는 주체란 치료되어야 하는 광인에 가까운 존재인가? (나의 이 질문에는 두 가지의 아이러니가 교차하는 데, 그걸 써보고 싶은 데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도전)

푸코가 죽여버린(ㅋ) 인간도 근대도 아직 죽지 않고 살아서 잘 돌아다니고 있고, 미대륙을 풍미하고 한반도에 이제사 도착한 심리학은 세상 모든 ‘거리 두기’를 부제목 삼아 베셀이 되고, 수 십명의 정신과 의사들이 천만 뷰를 기록하는 유튜브서 신경과학/뇌과학을 통해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 다를 외치고 있는 가운데… 나는 푸코를 읽다 말고 이런 질문이 생기는 거다. 응? 나에게 철학이야말로 정신병 같은데? 현대사회에서 철학함이야 말로 광기 아닌가요? ㅋㅋㅋㅋ

일할 때의 내가 익숙하고 좋다. 좀 나이스 한 사람인 것 같고 어떤 이물감이 없이 편하다. 하지만 삶에서 일이 전부는 아니다. 그렇게 될 수도 없거니와 되고 싶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난 일을 하지 않았을 때, 어려움을 겪었다. 일 못하는 나를 견디지 못했다. 내가 제 발로 처음 상담실에 찾아갔던 건 그런 이유였다. 두번 째 방문도 그랬다. 요 얼마동안의 시간만 한정해 놓고 쓰자면, 어떻게든 비집고 사회에서 나의 자리를 만들어냈다고 느꼈을 때, 나는 나를 견디기가 좀 괜찮아졌다. 그 자리가 무슨 자리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 자리가 매우 취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불안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불안을 쫓아 내기 위해서 상담을 다시 시작했는 데, 해답은 나의 불안을 더 잘 이해하고 느껴보는 것이었다. 일하지 않는 시간에 나를 돌아보고 나를 돌보고 책을 읽거(자기이해)나 읽지 않는(불안 회피용)다. 그렇게 불안을 견디는 방법을 습득하는 중이다. 아마 나의 불안은 섞여있을 거다. 상태가 나빠도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성인으로서 1인분의 몫을 해야 한다는 뭐 그런 위치로서의 불안과 기질적으로 민감한 실존적 불안. 대충 꿰서 설명해 본다면 그렇다.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니다. 

책을 읽을 때의 나는 심각하다(물론 심각에서 오는 재미도 있다). 일할 때의 나는 편하다(하지만 노동은 노동이라 하기 싫을 때도 있다). 이외에도 나는 퉁쳐서 말이 좋아 서른한 개의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다(당분간 유튜버는 잊기로 함ㅋㅋㅋ 사실 이역시 불안을 방어하고자 만든 분주함이었다ᄏᄏ). 어느 순간부터 내가 누군지는 나는 정말 몰라져버렸고, 바쁘다 바빠 현대인의 삶, 그것의 통합을 억지로 하려는 건 포기했다. 그래도 태어나 버렸으니 건강하고 명랑하게 사는 것은 나의 소망이다.

소망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건강하고 명랑하게‘만’살려고 하는 것이 나의 문제라는 걸 배우게 되었다. (정희진 선생님이 팟캐스트에서 온 사회가 너무 조증이라며 멜랑꼴리가 필요하다 하셨다. 그러니까 나는 조증형인간이었던…) 부정적인 감정을 비롯해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이면을 ‘없애려고’ 할 때, 삶이, 몸이 부작용을 일으키는 거다. 그러니까 불안을 ‘견뎌야’ 하는 거라고, 의미 없음을 견뎌야 하는 거라고, 슬프고 아프고 유약하고 못돼 처먹었고 화나고 허무하고 무기력하고 그런 다양한 희로애락을 다… 어떤 걸 박멸 시킬 수는 없는 거야. 어떤 걸 안 느끼려고 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거야.라는 뭐. 신박하게도 내 경우 나의 몸이 그걸 알려준다. (조증형 인간으로 살아온 벌이라고 느낌…ㅋㅋㅋ) 물론 여기까지 알아차리기는 쉽지가 않았고… 숱한 수련의 결과로 이제는 일하지 않을 때/ 일이 없을 때/ 일을 못할 때/ 일과 일 사이에 쉴 때 오늘처럼 <미셸 푸코>같은 책 따위를 읽고 있는 나 자신이 되어 버렸다요. 

난 찾아낸 것 같다. ‘나이스하지 않은 나’를 나이스하게 껴안을 수 있는 방법을. 나는 내가 어딘가 이상한데, 이상한 나를 미워하고 싶지 않아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그러다 보면 매우 매우 심각해지고, 조증과는 또 다른 어떤 멜랑꼴리의 상태에 돌입하며, 나 자신이 세상이 반기지 않는 ‘환자’의 상태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런 시선으로 나를 보면, 나는 그런 상태인 나를 미워하게 된다. 나는 나를 다시는 미워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그리고, 그러므로, 푸코를 읽으면서 ‘치료’되기 싫은 마음을 합리화한다. 내가 나 자신으로부터 소외시키고 싶었던 어떤 마음들을 ‘대상화’ 하는 것이—근대의 발명품이라는 것. 그런 시각 따위 내 시각이 아니야! 그래서 나는 결국엔 나의 멜랑꼴리까지도 좋아하게 된다(될까?돼라,되기를). 

내가 즐겨 읽는 뇌과학 책에서 이런 말을 읽은 적이 있다. “긍정적이고 도덕적인 자아상을 보존하면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건강해진다”고. 나는 내가 어떻게 해야 건강해지는지 안다. 나는 내가 언제 가장 스스로를 괜찮게 여기는지도 안다. 제때에 밥을 먹고, 비타민을 챙겨 먹고, 청소기를 돌리고, 일을 하고, 오늘 할 일과 한 일 목록을 지우고, 운동을 하고, 씻고 잠든다. 가끔 술 한잔하면서 가족이나 친구들이랑 사는 이야기도 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긍정적이고 도덕적인 자아상을 보존”할 수 있어야 했는데… 도덕이 왜 도덕인지…를 묻는 것까지가 내 도덕이었다는 슬픈 이야기. 그러니까 요즘과 같은 미디어의 환경에서는 <피상적인 긍정과 피상적인 도덕>으론 타고 나기를 꼿꼿한 나의 큰 <긍정/도덕 그릇>이 양에 차지 않았던 거시다. ㅋㅋㅋㅋㅋㅋ 긍정부정을 초월한 긍정과 깊디 깊은 도덕을 알고자 한 대가로 과계몽이 되어 어떻게 살아야 할지 하나도 모르는 상태가 되어벌임. 이렇게 된 김에 이렇게 살기로 하니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짐. 

그리하여 현시점의 나는 책을 읽고 일기를 쓰면서 내가 나를 보는 시선을 조금씩 조정해나가고 내가 얻게 된 시선을 글로 써둘 때(물론 이 과정은 대단히 심각하며, 가끔은 지치고, 나를 흑화 시킨…), 그리고 나처럼 자신을 공부하고 있는 똑똑한 사람들이 이미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기쁨을 느끼고 뿌듯하다. 이것은 예에 없던 페르소나 하나를 만들어내는 혹독한(?) 과정이 있었고, 신자유주의(마리 루티의 <남근선망~>은 신자유주의 실용주의 사회의 4가지 기둥을 ‘성과, 생산성, 자기 계발, 긍정’으로 정리해 준다.)의 입장에서는 하나도 생산적이지 않았기 땜에 그런 나를 만드는 과정에서 너 왤케 유난 떠냐는 내 안의 반지성주의 목소리ㅋㅋㅋ와 좀 많이 싸워야 했다. 

음… 시간이 벌써 이렇케… 글을 정리하자. 
이건 미래의 푸코를 읽을 나를 위해 써두는 독후감이니까. 지금까지 내가 읽어서 이해한 부분은.

근대가 발명한 ‘광기’는 인간을 ‘치료 대상’으로 포획하는 장치이다. 그것은 과거처럼 병원이나 시설에 ‘감금’시키는 형태로 작동하지(하기도한다) 않는다. 자신의 ‘광기’를 ‘과오’로 느껴야 한다. 난 이 말에서 잠시 멈추고 곰곰해졌다. 그러니까 내 안의 ‘미친 것 같음’을 ‘과오’로 느끼는 것. 그리하여 나 자신을 ‘치료의 대상’으로 느끼는 것. 그 기분. 신경정신과를 방문해서 약을 먹고, 시간과 비용을 들여 카운슬링을 받으면 해결이 될까. 어느 정도까지는 되겠지만… 그래서 결국 ‘치료가 되면’ 확실한 ‘근대 인간’이 되는 건가? 그러면 되나? 될 수도 있지. 문제는. 근대가 끝났다는 거다. 적어도 푸코에 의하면 그렇다. ㅋㅋㅋㅋㅋ 그런데 푸코는 누구냐. 근대인이다. 서양 백인 유럽 지식인 남성. (그가 좀 멋진 지점은 자기가 근대인이라는 걸 아는 근대인이라는 것임) 여기서 질문은 또 근대/탈근대/전근대 어쩌고로 가기엔 내 공부가 부족하다. 정신차리고 지금 할 수 있는 말을 정리하자. 나는 근대인이었던 적도 없고, 근대인일 수도 없다. 근대인이 될 필요? 없다. (물론 내가 쓰는 언어는 근대라는 용어부터 공부를 해야…하는… 자기가 근대인인 걸 아는 근대인 푸코를 통해 얻어낸 언어이지만…) 

결론은 나는 가끔 내게 찾아오는 나의 ‘미친 것 같음’, ‘미칠 것 같음’의 대부분이 ‘근대 혹은 신자유주의적인 인간에 들어맞지 않는 인간이라는 데서 온 불안(제3세계/신자유주의에 먹혀버린 한반도에서/노동자로의 위치가 불안한/결혼도 안 한/재생산력을 쓸 생각은 없이 낡아가며/노동자로서의 생산력도 점점 줄어들 것이 자명한 늙어가는/ 부동산 없는… 여성인데… 정신 못 차리고 쓰잘데 없이 책을 읽어버림)임’을 안다. 그래서? ㅋㅋㅋㅋ 별 수 없다. 광인이라도 안되려면 ‘과오’로 느끼지 않아야지. 즉, 근대인이 아님을 자책하지 않는다. 어차피 되고 싶어도 못 됨. 아니니깐요~

“(43) 광기가 말하는 것은 인간 능력의 파탄, 붕괴된 언어의 무질서, 손상된 행동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광기가 인간의 얼굴을 획득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다시 한번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하나의 어려운 사고와 마주해야 한다. 푸코는 우리에게 광기에 대한 이러한 역사적 태도가 정확히 인간이 자기 자신을 진실로서 파악하도록, 자기 자신을 과학적 대상으로 간주하도록 해주었다고 말하려 한다. 광기에 대한 인간학적 경험으로부터 인간에 대한 과학[인간과학]이 성립되기 시작한 것이다. (…) 그러므로 광기를 설명하고 광기의 궁극적인 의미를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심리학이 아니라 오히려 광기의 근대적 경험이며, 그것이 심리학의 역사적 출현을 위한 조건이 된다.”


후… 3시간 동안 읽었는데 50페이지 읽었다… 흠하하. 문제는 푸코의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푸코의 입문서여… 이 상태로는 푸코 읽는 데 20년이 걸릴 것 같아 10년으로 단축시키기 위해 푸코 강의를 등록했다!ㅋㅋㅋ 방구석 히키코모리의 최대 결단!!이고 이번 주부터 시작임ㅋㅋ 공부한 거 대략 감상문 올리는 게 일단 나으 계획인데… 바쁘면 못할지도요ㅋㅋㅋ?! 

무튼 여러분 자책하지 마세요. 우린 어차피 근대인이 못됩니다. 한국인이자나여
















광인은 더 이상 도시의 가장자리로 내쫓긴 배제된 자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에 죄의식을 느껴 그 자신으로부터 소외되는 존재이다. 결국 광인은 자신의 광기를 과오로 느껴야 하는 것이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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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끼 2023-04-11 01: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응원합니다‘ㅜㅜ!! 푸코공부 너무 좋아요 ~~서재에서 쟝쟝님 만나서 넘 좋아요~~~ 옆에서 리뷰 열심히 읽을테니 공부내용 시간 나실때 조금씩 들려주셔요~~
저도 언젠가는 푸코를…

공쟝쟝 2023-04-11 01:50   좋아요 5 | URL
같이 읽어요 ㅋㅋㅋㅋㅋㅋ (20년 걸릴 예정이라 ㅋㅋ ) 시간 널럴함 ㅋㅋ

책읽는나무 2023-04-11 07: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역시 철학 부전공자!!!!👍
나도 커서 쟝님처럼 되고 싶당^^

공쟝쟝 2023-04-11 08:02   좋아요 3 | URL
15년전이야깁니닼ㅋㅋㅋㅋ 장님 코끼리 만지듯 뭐도 모르면서 걍 좀 재밌어서 들었는 데 ㅋㅋㅋ 그 때나 지금이나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은 똑같죠? 생존(경영)과 실존(철학)의 균형ㅋㅋㅋ 혹은 배부른 돼지나 배고픈 소크라테스냐 ㅋㅋㅋ 근데 이항대립 아니고 소크라테스도 서백남이라는 걸 알게되었어요!! 😬

자목련 2023-04-11 08: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읽고 열심히 쓰는 멋진 쟝쟝 님!
열심히 노는 모습도 보여주세요^^*

공쟝쟝 2023-04-11 11:20   좋아요 2 | URL
저 잘 놀아요!! ㅋㅋㅋ 다만 노는 글은 잘 안쓰네요? ㅋㅋㅋ 담엔 노는 이야기도 쓰겠습니댜!!!

DYDADDY 2023-04-11 09: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탈근대 시대가 되면서 신자유주의 실용주의 사회 조건을 따라잡기 위해 조증과 울증 사이의 사회 수용 스펙트럼 범위가 약조증으로 고정되고 그외의 스펙트럼은 치료 대상인 광기로 규정되는 것이겠죠. 그리고 그 사회 조건을 하나의 영토로 만들고 영토 밖의 사람들(여성, 소수자, 약자)을 착취하면서 시스템이 굴러가는 것 같아요. 한 개인으로는 사회적 스펙트럼의 범위나 수용되는 영토를 넓히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많은 사람이 각성해면 조금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각성이 공쟝쟝님처럼 사유하고 책을 읽고 세상을 보는 프레임을 재규정하는 것이겠지요.
유튜브는.. 조금 더하시면 좋겠지만 그러다 쓰러지실 것 같아 조용히 기다릴께요. (은오님은 멈춘 숨을 언제 쉴 수 있을까요?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4-11 11:27   좋아요 3 | URL
저는 탈근대의 시기를 시간 순으로 보지는 않는 것 같아요. 되려 공간적인 입장. 제가 계속 가지고 있는 질문이 이거예요.
사유하고 책을 읽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게 슬픔입니다.

DYDADDY 2023-04-11 11:37   좋아요 2 | URL
탈근대를 시간이 아닌 공간으로 본다는 말씀이 맞다고 생각해요. 시간 순으로 배열한 건 서구이니 서구가 아닌 곳에서는 복합적으로 탈근대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꼭 지리적 문제가 아닌 각자가 속한 사회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으니 공쟝쟝님 의견이 옳습니다. 깨달음 하나를 얻어서 기뻐요. ^^
사유를 위한 활동은 강제로 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공쟝쟝님처럼 매력적인 글과 영상으로 유혹하여 한걸음씩 다가오게 만들어야겠죠. 그래서 공쟝쟝님의 유혹하는 글들을 좋아해요. ㅎㅎㅎ

공쟝쟝 2023-04-11 11:38   좋아요 3 | URL
내 시공간으로 배치하면 저는 유교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매력적이라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DYDADDY 2023-04-11 13:12   좋아요 1 | URL
되려 제가 고맙죠. 매번 새로운 사유를 접하게 해줘서 고마워요. ^^ 음.. 홉스님의 식사도 중요하지만 공쟝쟝님의 식단이 부실해지지 않기를 바라요. ^^;;;

건수하 2023-04-11 10: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보기만 해도 어려워서 못 읽겠어요. 철학 부전공자라는 말에 더 포기하게 됨.. ( ‘‘)

보부아르가, 뭐라더라.. 푸코는 사회 참여를 안한다고 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관심 떨어진 건 아니고 어려워서..)

+ 결국 맘 잡고 다 읽음. 푸코 강의 화이팅입니다! 혼자 읽는 것보다 훨씬 낫길 :)

++ 아 우린 근대인이 못 되는구나... ㅎㅎ 오늘 아침 딱 그 부분 들었어요

공쟝쟝 2023-04-11 11:36   좋아요 3 | URL
부전공자이지만 ㅋㅋㅋㅋㅋㅋ 정말 거의 기억 못해요! 게다가 제가 좋아했던 수업은 ㅋㅋㅋㅋㅋ 고대 그리스랑 동양철학이라 해야하낰ㅋㅋㅋㅋㅋ (근데 페미 공부는 근대부터 해야하고 ㅋㅋㅋ)
푸코 사회참여도 많이했어요, 다만 보부아르 사르트르 선배 지식인들의 사유를 근대의 자장안에 있다고 본 것 같고요. 선배들과좋은 사이는 아니었죠 ㅋㅋㅋ 어쩌면 푸코는 신자유주의를 먼저본 철학자라고 전 생각했던 것 같아요. 지금의 페미니즘에도 푸코의 사유가 많이 녹아있고요. 보부아르 넘고나면 자신감이 산으로 솟아 날겁니다. 저는 푸코보다 이리가레와 스피박이 더 어렵다고 생각하고 이분들은 페미니스트들입니….

잠자냥 2023-04-11 1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5년 걸릴 거 같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4-11 12:38   좋아요 2 | URL
좋지 뭐 ㅋㅋㅋㅋㅋㅋ 할일도 없는데 잘됐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4-11 12:3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쟝도 들었을 거 같은데, 희진쌤 강의 4월호 듣다 보니 자신에게 주어진 억압을 과잉으로 달성하려다 보면 몸에 이상이 온다고 합니다. 쟝은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처음에는 과잉 달성을 하려다 건강 이상이 온 거 같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역으로 아예 거기에서 벗어난 인간 즉 자신을 신자유주의에 들어맞지 않는 인간이라고 인식(‘제3세계/신자유주의에 먹혀버린 한반도에서/노동자로의 위치가 불안한/결혼도 안 한/재생산력을 쓸 생각은 없이 낡아가며/노동자로서의 생산력도 점점 줄어들 것이 자명한 늙어가는/부동산 없는… 여성’이라는 인식)하다 보니 거기서 또 다른 불안이 또 증폭되었던 것은 아닐까요? 쟝도 나름의 결론을 내렸듯이 그걸 ‘과오’로 자책하지 않기 바랍니다. 체제가 잘못된 것이지 그런 무지막지한 억압 아래에서 초과 달성을 하려고 애쓰거나 아예 벗어나려던 인간이 잘못된 것은 아니니까.

우끼 2023-04-11 12:36   좋아요 5 | URL
헉.. 쟝님에게 하신말씀에 왜 제가 위로받고 가는지 모르겠지만 ㅋㅋㅋ ㅠㅠ 감사합니다 4월호 들으러가야겠네요..

잠자냥 2023-04-11 12:39   좋아요 7 | URL
1월호부터 다 좋았지만 4월호는 진짜 소장각입니다(용산통신은 스트레스 받으니까 빼고...)
전 용산통신 제외하고 4월호는 다 소장하고 싶어요.
특히 단순한열정 편은 우울할 때마다 들으려고요. 웃음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4-11 12:45   좋아요 4 | URL
💕💕💕💕💕💕💕💕💕💕💕💕💕💕💕💕💕💕💕💕💕💕
네! 초과달성과 벗어남 사이에서 좌충우돌 했기에 새로운 기쁨을 얻었습니다!!! 자책 안해요! (자책 안하려고 푸코 읽음ㅋㅋㅋ) 나를 배우고 나를 고치는 용기가 더 멋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서, 조금씩 공부하면서 살기로 함ㅋㅋㅋ 4월호 듣다 말았는 데 ㅋㅋㅋ 하 ㅋㅋㅋ 아껴들을려곸ㅋㅋㅋㅋ 크크크크크

DYDADDY 2023-04-11 13:20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 1.2배속으로 들으면 2월호의 정희진 선생님의 강연 속도가 나와서 매달 지난 호를 듣고 있어요. ㅋㅋㅋㅋ
공쟝쟝님 // 자책은 이미 갱지로 된 불행일기에서 끝나셨기를 바라요. 혹시 과오가 생기더라도 그게 뭐 어때서 라며 쿨하게 웃어넘기세요. ㅎㅎㅎㅎ

공쟝쟝 2023-04-11 19:54   좋아요 2 | URL
네 자책 잘 안하지만 ㅋㅋㅋ 불안함을 줄이려면 쭈욱 더 굳히기에 들어가야 할 거 같아요!! 과오는 누구나 하는 거 ㅋㅋ 사과 잘하고 자책이 아닌 반성이랑 잘못된 생각은 고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저를 더 많이 좋아할 예정입니다!🤭

DYDADDY 2023-04-11 22:35   좋아요 1 | URL
공쟝쟝님 // 불안함은 바다의 파도같아서 거칠게 일때도 있고 잔잔할 때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없앨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능숙한 선장은 파도를 잘 타듯 때로는 불안을 에너지로 삼기도 하고 때로는 잔잔한 휴식을 즐기실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하실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나를 더 많이 좋아할 예정이라는 문구는 오늘 읽은 문구 중에서 최고입니다. ^^
오늘의 나를 좋아했고 내일은 더 좋아할 것이다.

난티나무 2023-04-11 17: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쟝님 안 그래도 푸코 좀 가르쳐주십사 하려 했는데 푸코 똭!!!!!! 푸코 늠 어려워요…@@ 나는 쟝님을 슨상님으로 모셔야 겠다!!!! 쟝님 글 정독부터 해야 겠어요.^^

공쟝쟝 2023-04-11 20:00   좋아요 2 | URL
으악 ㅋㅋㅋ 제가 뭘 가르쳐요 ㅋㅋㅋㅋㅋ 뭘 안다곸ㅋㅋㅋ 전문 지식인에게 배우시고, 전 알아가는 과정에서 재밌는 부분 적어둘 건데, 겸사겸사 같이 알면 좋을 부분들도 적어보려고 합니다!! 사실 눈 딱감고 강의 들으러다니고 했어야 하는데 모르는 사람만나는 게 좀 무서웠던 것 같아요 ㅋㅋㅋ 이젠 아닙니다!! 암튼 수업들어보고 수업감상문 남길게욬ㅋㅋㅋ

바람돌이 2023-04-12 1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글 너무 좋아서 진짜 꼼꼼하게 뜯어먹듯이 읽었어요. 나라는 인간은 지나치게 관계지향적인 성향이 강한데 요즘와서 생각하먼 이게 제 삶에서 상황에 의해 강요된건지 아니면 나라는 인간 자체가 원래 그랬던건지 헷갈리는거예요
요즘은 그기에 대해서 살짝 생각중인데 쟝님의 이 글을 읽으니 자신에 대해서 이토록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하고 해부하는 사람은 그로부터 세계에 대한 더 깊은 이해로 나아가는구나 하게 되네요
저를 돌아보게 해주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아요는 한번 이지만 마음으로는 100만개쯤 누릅니다. ^^

공쟝쟝 2023-04-12 12:51   좋아요 3 | URL
저는 점점 저를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솔직히 말하면 내가 아무리 나를 설명해도 내가 그 사람은 아니란 거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앞으로 살 날이 많을텐데 누군가 나를 규정하려 들면 니가 날 알아? 얼마나? 할 정도의 수준으로 나를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남들 사는 거 대충 베껴 쉽게(근데 이게 안쉽더라고요) 살려고 했던 지난 삶처럼 살지 않을 수 있겠단 사실을 알아갑니다! 재밌는 건 내가 나를 그렇게 바꿀 수록 내 관계가 (제 경우는 가족관계요 ㅋㅋㅋ) 정말로 바뀌어간다는 거예요. 훌륭한 독후감으로 깊은 감응 주시는 바람…돌이님께 응원받으니 너무 기뻐요 ㅋㅋㅋ 계속해보겠습니다!😉

공쟝쟝 2023-04-12 13:04   좋아요 3 | URL
참고로 푸코는 ㅋㅋㅋ 제 생각엔 ㅋㅋㅋ 게이라서 ㅋㅋㅋㅋ 내가 누구냐고 규정하는 너는 누구냐?라는 걸 공부로 (계보학, 고고학) 해버린 철학자입니다 ㅋㅋㅋ 그래봤자 니들도 150년 전에 발명된 서백남이닼ㅋㅋ 그의 자의식 본받으려고 함ㅋㅋㅋ
 
젊은 남자
아니 에르노 지음, 윤석헌 옮김 / 레모 / 2023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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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짧은 소설에 대해 할 이야기는 별로 없지만, 반납하려고 책을 후루룩 뒤적이다 작가 연보를 이슬아의 평과 함께 발견한다.


아니 에르노는 시몬 드 보부아르를 알게된다. 그러니까 인생에서 시몬 드 보부아르를 알게 되는 날은 매우 중요한 해가 되는 것이 맞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에게도 인생의 나침반을 수정해야하는 위기에 맞닥뜨린 평범한 사람에게도.


아니 에르노가 보부아르를 만난 해, 1959년. 울엄마가 태어난 해.
내가 보부아르와 <제2의 성>을 만난 해. 2019년. 내 독서에도 분기점이 되는 해다.

이슬아의 표현대로
쾌락은 고독과 함께가는 것일까.
나는 다른 말을 덧붙여본다.
고독이 딸려오지 않는 쾌락은 앎을 선사하지 못한다.
우리는 책을 읽는다.
책을 덮고 난 후 나의 고독에서 건져 올려지는 것들.
책이 흔들고 지나간 자리 이후에 남는 앎이 나에게는 쾌락이다.
그 만남이 좋으면 좋을 수록 나는 고독(혼자임)이 절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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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4-09 15: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책이 흔들고 지나간 자리 이후에 남는 앎이 나에게는 쾌락이다. 멋진 말!
쾌락의 의미가 다시 쓰여지는군요?
1959 년과 2019 년....시간을 넘어 보부아르는 계속 살아있는 듯 합니다.
여성들 모두에게요!

공쟝쟝 2023-04-09 15:28   좋아요 2 | URL
보부아르여!!

수이 2023-04-09 15: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고독은 제한적이지 않나 그래서 더 쾌락 쪽으로 가는 거 같습니다. 이슬아 말에 좀 더 심정적으로는 공감이 되는. 한편 고독이 무한정인지라 쾌락 쪽으로 가려고 아니 에르노 언니가 그러한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구요.

공쟝쟝 2023-04-09 15:34   좋아요 1 | URL
저는 제가 모든 것이 좀 늦다고 생각해요(응?) 19살의 아니 에르노가 보부아르를 만났다면, 저는 훨씬 늦게 만났고, 어떤 문법이나 수행이 아닌 자아라는 측면에서 선명한 자의식을 하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ㅋㅋㅋㅋ!!! (제 글이 처절한 이윱니다 ㅋㅋㅋㅋ) 그러므로 앞으로 제한적인 고독도 살아보고 쾌락도 느껴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ㅋㅋㅋ 시간과 몸과 체력은 유한하잖아여!?? 그런데 스스로를 혼자 놓아보지 않았다면 저는 평생 자의식 없이 살았을 것 같아요 ㅠㅜㅜㅜㅠㅠ 자의식 이후의 쾌락이라면…. 투비컨티뉴!!!
이슬아 작가의 에세이와 소설이야 말로 아니 에르노와 궤를 같이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저는 이슬아 매우 좋아해요!!

수이 2023-04-09 20:53   좋아요 1 | URL
저는 이슬아를 읽은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ㅋㅋㅋㅋ

공쟝쟝 2023-04-10 00:28   좋아요 0 | URL
이슬아는 소설쓰고 싶은데 에세이만 쓰게 된다며 투덜 ㅋㅋㅋ 그런데 이렇게 놓고 생각하니 아니 에르노랑 컨셉이(?) 비슷해요! 그래서 서평썼구나 싶다!!! 오오 한국에는 이슬아가 있다!!

바람돌이 2023-04-09 16: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이 흔들고 지나간 자리 이후에 남는 앎이 나에게는 쾌락이다.
이슬아작가님의 문장보다 공쟝쟝님 이 문장이 나는 더 좋아요. ^^
다만 다음 문장
만남이 좋으면 좋을 수록 나는 고독(혼자임)이 절실해진다.
에이 고독해지지 말고 술을 마셔요 술을..... ^^ (금주는 항상 내일부터..... 다이어트와 금주의 공통점은 항상 요것만 먹고 나서.... ㅎㅎ)

나의 친애하는 공쟝쟝님이 이슬아작가님을 매우 좋아하신다니 한권도 안 읽은 저는 또 찔려서 이슬아 작가 막 검색하고 있습니다. 뭣부터 읽을까하고 말이죠. ^^

공쟝쟝 2023-04-10 00:26   좋아요 0 | URL
이슬아 좋아요! 수필집이 백미인데 너무길고 인터뷰집 좋았어요 저는! ㅎㅎㅎ 찐 mz의 맛을 느껴보셔요! 근데 의외의 유기농입니당!! 술도녀2 보고 안그래도 요즘 술 자주 마시구있다능..🥲

건수하 2023-04-09 17: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둘다 루앙에 있었던 시절이 있더라고요.. 보부아르는 저때 파리에 있었겠지만 ^^

공쟝쟝 2023-04-10 00:29   좋아요 0 | URL
진짜 멋있는 여성들은 서로를 알아보고 수하님은 보부아르를 알아본다 🤗

난티나무 2023-04-09 2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킹과 루앙!!! 저 작년 가을에 딱 두 곳 찍어서 잠시 다녀왔는데 괜히 반갑네요?!
읽으면서 어… 나는 공쟝쟝님보다 더 늦네…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4-10 00:29   좋아요 0 | URL
후후 ㅋㅋㅋ 나도 루앙!!!

난티나무 2023-04-10 01:50   좋아요 0 | URL
왠 오타 ㅋㅋㅋ 킹 아니고 캉 ㅋㅋㅋㅋ 아놔 자동완성 이번에는 칼 될 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