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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자
아니 에르노 지음, 윤석헌 옮김 / 레모 / 2023년 2월
평점 :
이 짧은 소설에 대해 할 이야기는 별로 없지만, 반납하려고 책을 후루룩 뒤적이다 작가 연보를 이슬아의 평과 함께 발견한다.
아니 에르노는 시몬 드 보부아르를 알게된다. 그러니까 인생에서 시몬 드 보부아르를 알게 되는 날은 매우 중요한 해가 되는 것이 맞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에게도 인생의 나침반을 수정해야하는 위기에 맞닥뜨린 평범한 사람에게도.아니 에르노가 보부아르를 만난 해, 1959년. 울엄마가 태어난 해. 내가 보부아르와 <제2의 성>을 만난 해. 2019년. 내 독서에도 분기점이 되는 해다. 이슬아의 표현대로 쾌락은 고독과 함께가는 것일까. 나는 다른 말을 덧붙여본다. 고독이 딸려오지 않는 쾌락은 앎을 선사하지 못한다. 우리는 책을 읽는다.책을 덮고 난 후 나의 고독에서 건져 올려지는 것들.책이 흔들고 지나간 자리 이후에 남는 앎이 나에게는 쾌락이다. 그 만남이 좋으면 좋을 수록 나는 고독(혼자임)이 절실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