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한테 이런 저런 잔소리에.... 화가 날땐 큰소리가 기본인 나는 항상 후회한다.
좀더 좋게 말 할 수 있었는데 왜 그랬을까?
가끔 말을 듣지 않는 아들들한테 " 너 몽둥이로 맞고 할래 그냥 할래? " 으르렁대고 협박(?)했더니
학교가서 선생님에게 아빠말 안들으면 몽둥이로 두들겨 맞는다고 했단다. --;
가끔 꽃으로도 때리지 않아야 할 아이들을 야구배트로 패긴(?) 하지만.... 정말 몽둥이로 애를
때리냐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나서야 아~ 말이라도 곱게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애들 앞에서는 냉수도 함부로 마시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말이다.
집에선 항상 귀차니즘의 모습을 보여주고, 어디 가자고 하면 일단 싫다고 대답하는 두 놈들...
한번은 친구들이 모두 교회를 다니는 큰놈이 자기도 교회에 다니고 싶다고 하길래...
안된다고 했더니, 자신에게 종교의 자유가 있는데 왜 막냐고 따지더라..허~
그 때 애들에게 약속했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너의 의사는 존중하되, 최대한 부모말에 따르라고
중학교에 진학하면, 절대 강요하지 않고 토론으로 해결하자고....그러나 초등학교 다닐 때는
말 안들으면 폭력을 포함한 엄정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머 아직까지는 귀찮아해도 눈에 힘 좀 들이면 고분고분한 편이다.
애들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에게 기대를 걸었던 부모님을 배신한 자식이,
자기 자식에게 기대를 걸고 압력을 준다는 사실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부모인지라, 다른 애들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걸 보면 불안하기는 하다.
알아서 잘 하겠지 하면서도 태평스런 모습을 모면 조바심이 날 때가 많다.
아~ 이 경쟁적 교육현실에 어찌할 바 모르는 부모의 마음이여....
그래도 애들 위해 학교 한 번 찾아가지 않고... 그냥 꿋꿋하게 지냈다.
어제 집에 들어갔더니 큰 놈이 한 마디 툭 던지는 것이다.
"나 반회장 됐어"
"뭐"
"반회장 됐다고..."
"농담이지... 너 그런거 귀찮다고 했잖아?"
"그냥 한 번 해보려고...."
"하고 싶으면 하는거냐 그게?"
"아냐 투표로 뽑힌거야"
"투표로? 정말?"
"왜이래 ... 나 제법 인기 많아..."
"............"
나는 큰 놈이 반회장으로 될 만큼 반에서 인기가 많은 줄 몰랐고, 항상 내성적이기에 어디가서
왕따나 안 당하면 다행이라 생각했었다. 부천으로 이사와서 친구들하고 어울리지 못하면
어쩌나 고민하게 만든 놈이 투표로 반회장까지 됐다니 참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좋은걸까....머냐 이런 기분은....
그렇게 부쩍 커버린 큰 놈을 보면서....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정말 애랑 친구처럼 얘기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되고... 학교 한 번 안간 부모한테 어쩌라고 반회장이란걸 하는 건지...
고민도 되고...
참 부모라는게 이래도 한 생각...저래도 한 생각....자식 앞에선 약해질 수 밖에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