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뜨겁게 달구는 조국사태에 대한 단상이다.

 

언젠가부터 진보(?)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조국교수가 법무부장관으로 지명되면서 세상이 다 시끄러운 지경이 되어 버렸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논란이 기껍다. 언젠가 어떤 식으로든 터져야 할 것이 터졌고 이런 사건을 통해 새로운 출발선을 다시 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논점을 흐리면서 진영논리에 몰두하는 사람들에게 같이 공유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조국반대론자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우선 조국을 비판할 자격도 없고 염치도 없으면서 권력투쟁에 몰두하는 자한당 무리들. 더 논할 값어치는 없으나 이번 조국사태를 통과하면서 자한당의 기득권층은 조국에 비해 얼마나 깨끗한지 탈탈 털어 봤으면 한다. 조국을 비판하는 만큼 조국처럼 침몰할 것이 틀림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두번째는 조국사태를 통해서 이른바 진보진영이라고 주장하는 '강남좌파'의 민낯을 본 청년세대들. 이들에게 조국사태는 군부독재를 물리치고 87년 체제를 수립한 위대한 시민이었던 386세대가 사실은 그 후에 신자유주의 경쟁을 허용하고 몰두함으로 실질적인 계급적 신분체제를 공고히 다져오고 그 체제에서 자신의 기득권을 누려왔음을 확인한 사건이 되어버렸다.

 

조국찬성론자는 조국이야말로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현정권의 적페를 청산하고 역사적 과제인 사법개혁을 완수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적임자인데 적페세력과 불순한 언론의 공세에 희생양이 되어 향후 개혁이 좌초될 수 있다는 위기감과 조국을 지키지 못하면 향후 현정권의 개혁은 커녕 레임덕으로 다시 이명박근혜의 암흑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논쟁은 위법은 없으나 위선적인 진보적 위선으로 표리부동한 조국은 법무부장관이 되면 안된다는 측과 불법이 없는 조국은 크게 흠결이 없으니 법무부장관이 되어 사법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논리로 부딪칠 수 밖에 없는데.. 불법적 사실의 문제야 법으로 정한 청문회에서 밝혀지먼 되는 문제고 대통령의 의지로 보아 청문회만 통과되면 조국이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것은 그리 문제가 될 것은 없어 보인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밝혀진 평등과 공정과 정의의 문제는 그냥 시궁창에 버려질 것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라 생각한다. 사실 조국 딸의 입학과정에 따른 여러가지 논란은 당시에 문제가 없을지라도 경쟁에서 자원이 부족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 사회는 얼마나 불공정한 사회인지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했고 학벌세습을 통한 계급세급의 되물림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정착했음을 만 천하에 드러났는데 이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솔직히 조국이 장관이 되던지 말던지 별 관심은 없다. 조국지지자 말대로 조국이 안되면 사법개혁이 안되고 현정권에 부담이 된다는 말은 그냥 엄살일 뿐이고 이런 논리 자체가 얼마나 엘리트 중심적인 논설일 뿐이다. 사실 현정권의 권력은 촛불을 통한 개혁의 열망에 기초하고 있지 몇몇 명망가의 인기에 바탕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럼에도 자한당의 발호를 기회로 조국수호의 한길로 가는 것은 좀 웃기지만, 뭐 그럴 수도 있겠다. 다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게 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비젼을 보여 주었음 한다. 이러한 계급세습을 유지하는 학벌차별을 어떻게 철폐할 것인지, 학벌 차별을 공고하게 하는 사회적 문화적 차별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답은 해야 할 것 아닌가?

 

조국이 안타까운 건 그가 지금껏 진보인사 행세를 하며 실천했던 행위들이 사실상 리버럴한 모습이어서 자신이 품고 있는 모순을 극복하고 현재 이 사회가 안고 있는 평등과 공정과 정의를 제대로 실천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고, 이러한 후보를 국민적 정서와는 맞지 않지만 불법은 없다며 지지하는 정권과 집권여당이 어떠한 비젼을 보여줄 지 의아할 뿐이다. 이것도 촛불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하지는 않겠지....

 

아... 그리고 자한당은 정말 어찌해야 할지 ... 그나마 여당이 좀 나아 보이고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어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자한당이라는 거대한 쓰레기 때문이고, 이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 이상 변질된 진보 코스프레 역시 그치지 않을테니... 그게 가장 분노가 치미는 지점이다.

 

하긴 조국 반대하면 적폐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자한당은 얼마나 든든한 동지일까? 원래 적대적 공존이란 그런 것이고 그들간에 보이는 차이는 있지만 보이지 않게 연결된 내적인 기득권의 끈끈함은 적대적 공존의 든든한 뿌리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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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08-30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과를 떠나 조국이 마침내 사람들이 사회 현실을 고민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번 산통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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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의 마지막 날

인천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됩니다.

 

 

아마 작년에 인천에서 진행한 퀴어문화축제를 참석하신 분들은 아시고 계실 것이고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은 잘 모르실 것 같은데, 작년에는 퀴어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많는 기독교인들의 방해로 제대로 행사를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누가 기독교를 사랑의 종교라 했는지... 참석했던 사람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지요)

 

뭐 올해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사회에서 가시화되지 못한 많은 소수자들이 그들이 존재함을 그리고 이 사회의

성원임을 당당하게 밝히고, 보이지 않게 차별하는 이 사회에 대해 정당한 문제제기와

차별금지에 대한 의견을 나타내는 소중한 행사가 무사하게 진행되길 바랄 뿐입니다.  

 

벌써 '부평광장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은 기자회견을 갖고 퀴어축제를 방해하려 하고

있습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90820094500065?input=1179m

(진심 궁금한 건 광장을 사랑하면서도 사람은 왜 사랑하지 않는지?)

그리고 인천기독교총연합은 올해도 어김없이 퀴어축제중단을 요구하며 맞불집회

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집회자유의 권리라는 아이러니는

올해도 당당하게 선포될 예정입니다. http://www.incheon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116120

무엇보다 힘이 되는 것은 이들과 함께하는 연대의 힘일 것입니다.

당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연대하여 이 사회의 차별이 시정되는 축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어쩌면 선량한 차별주의자로 머물고 있지 않은지 생각도 해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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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볼 때마다 등장하는 자한당 의원들을 보면

살의를 느끼곤 하는데..

풍자와 해학이 있어 그나마 격앙된 감정을 누르고

폭소로 해소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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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가 들끓는 사회...

 

최근 제주도 예멘 난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발언 (난민 기사에 달린 댓글들) 을 읽다 보면 소름이 돋는다. 우리는 이런 사회에 살고 있구나... 정체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정체를 잘 모르기 때문에) 테러리스트, 범죄자, 잠재적 강간범, 상대방의 문화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문화를 강요하는 야만인, 여자와 어린애를 무시하고 착취하는 가부장적 마초, 난민을 가장하여 취직을 하러온 불법이주민 (사람에게 불법을 붙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다) ...등등

 

이 모든 언설 속에서 느끼는 것은 이들에게 '사람'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주의의 작동원리를 보면, 자신들의 방해가 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행한 일은 '비인간화' 정책이었다. 히틀러의 제3제국은 위대한 독일을 위해 신체적 약자인 장애인과 동성애자를 게르만 민족을 약하게 만드는유해한 사람으로 낙인찍어 거세하고 나중에는 제거했다. 사회주의자나 공산주의자는 러시아의 첩자로 독일민족의 배신자이자 유대인의 앞잡이로 매도하여 처형하였고, 유대인들도 체계적으로 사람이 아닌 존재로 낙인 찍으며 결국 최종 해결로 나아갔다.

 

예멘난민에 대한 증오와 적대를 보니 예전 빨갱이에 대한 증오와 적대가 그대로 전이 되어 나타나고 있음이 보인다. 사회적으로 나쁜 모든 일들이 빨갱이 짓이었다면 (아직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이제 빨갱이를 대산할 무슬림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 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공포가 예멘 난민을 통과하면서 여지없이 그 민낯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테러공포?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아 휴전중인 나라에서 당연히 느끼는 공포다. 더욱이 이슬람의 최대적인 미국의 혈맹인 나라니 말해 무엇할까만...

 

호색한 무슬림 때문에 제주도에 더 이상 못가겠다는 딸가진 부모님들, 난민인권를 젠터 층위에서 고민해야 한다면서 내전 속에서 강제 징집을 피해 나온 젊은 예멘인들에게 잠재적 가해자의 이미지를 씌우는 일부 급진적 페미니스트들. 이 사람들의 주장을 듣다 보면 한국 남자들과 어떻게 공존하고 살아가는지 의아스럽다. 예멘남자들이 한국 남자들보다 호색하고, 가부장적이면서 위험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슬람에 대한 편견과 오해 (어쩌면 무지함이겠지) 도 만만치 않다. 기독교 (라 쓰고 개독이라 칭하련다)의 눈으로 굴절되고 왜곡된 단편적 지식으로 재단하고 평가되는 이슬람으로 모든 이슬람과 무슬림을 낙인 찍어 버리는 그 호연지기를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다.

역사적으로 보면 인류에게 가장 큰 죄악을 저지른 종교는 기독교다. 오죽하면 '기독교 죄악사'라는 책도 있을까.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에 그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여 저지른 학살의 책임을 기독교는 아직도 참회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새로운 희생자만 찾고 있는 건 아닐까.

 

유럽과 일본의 예를 들어가며 남들은 받지 않는 난민을 왜 우리는 받아야 하냐고 주장하면서 난민을 내치는 것이 애국이라고 주장하는 '애국자'가 널려 있고 (마치 친일하다 반공으로 전향하여 애국한다고 외치던 친일파가 쓰던 애국이란 말) 나라 세금 아까워하며 주변 살리기도 힘든데 남까지 보살피면서 내가 낸 세금이 아깝다고 아우성인 사람. (진짜 세금을 얼마나 잘 내는 사람인지 진심 궁금해 진다)

 

그냥 요약하면 나 살기도 힘든데 딴 놈들 들어오는 거 싫다는 거 아닌가?

그런데 날 것으로 이렇게 얘기하면 스스로 민망하니 변명거리를 만들어서, 난민을 (내전으로 모든 것을 잃고 생명까지 잃을 것 같아 조국을 등지고 탈출한 불쌍한 사람들) 아주 나쁜 놈으로 몰아 버리는 거 아닌가? 그러면 좀 속이 편한가?

 

제일 나쁜 말... 인권을 배척하자는 것이 아니라 범죄자를 들이지 말자는 것. 비슷하게 난민의 인권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난민 구성에서 젠더의 작동원리를 다시 한번 사고해야 한다는 것.

인권적 감성팔이하는 인권단체들이 책임지고 난민들 먹여 살리라는 말 !!

 

일단 받아들이고 그 다음에 나타날 여러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고민해야 하는데...아예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면서 그래도 '인권의 가치'는 외면하기 힘드니 갖다 붙이는 혐오들. 하도 거짓뉴스와 오해와 편견이 심해서 스스로 공부해 보려고 참고서적 하나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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