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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현대사 - 미래를 향한 회상 - 광주 세대가 촛불 세대에게
이근원 지음, 이은지 그림 / 레디앙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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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트위터에서 민주노총의 민주당 점거를 비난하는 트윗글을 읽게 되었다.

언제부터 민주노총의 노동자들이 배부른 노동자가 되었는지 모르지만, 이명박근혜 정권 내내 저항하고 싸워왔던 노동단체에게 차마 듣지 못할 욕설과 저주를 뱉어내는 모습은 뭐라 할말을 잃게 만든다.

정권이 바뀌니 만만하냐는 비아냥에서 조금만 기다리면 다 해결해 줄텐데 왜 갈길 바쁜 정권의 발목을 잡느냐는 비난. 심지어 무단점거한 노동자들을 모조리 구속하라는 호통까지... 공론장의 모습은 가히 살벌하기 그지 없다.

 

물론 민주노총이 모두 잘했고 무조건 잘했다고 하지 않겠다. 그들도 사람인지라 그들 내부의 문제와 이해관계로 많은 시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그렇다고 노동문제 현안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싸워왔던 사람들에게 보내는 비난은 처참하다. 단지 민주노총이 안타까워서 그런 것이 아니라 촛불이 지킨 민주주의와 인권이 도대체 어디로 향하는지 가늠하지 못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일부 대통령 팬덤의 무지막지함이야 대선기간 내내 겪어온 것이지만 그들이 목표한 정권창출 이후의 모습은 뭔가 처참하다.

 

이 책의 배경은 2008년 이명박 정권때 터진 촛불항쟁이다. 저자인 이근원은 이른바 광주항쟁 세대의 노동활동가이다. 저자의 눈으로 본 촛불항쟁의 젊은 주역들에게 저자의 삶과 그 삶의 배경이 된 시대의 상황을 이제 성인이 되어 촛불을 들고 광장에 선 딸에게 들려준다. 1980년에서 2010년 까지 저자가  노동운동가로서 활동한 내역과 만났던 사람들, 그 시대의 논점과 갈등까지 세세하게 담았다.  책으로 엮기전 '레디앙'에서 연재했던 내용이고 연재 시부터 많은 호응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저자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30여년 역사를 설명하지 않는다. 자신의 위치한 자리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책의 역사가 사실상 30년간 노동운동사로 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동운동에 대한 편견이 있거나 노동운동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에게 매우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그득하다. 그리고 왜 이 시점에서 민주노총은 민주당을 점거하고 또 다시 집권여당인 민주당을 압박하여 문재인 정권이 시행하려는 노동개혁에 반대하고 노동계에서 주장하는 요구들을 관철하려고 하는지 이해하기 위한 배경을 알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이 노동으로 이루어지고 노동으로 영위되는 세상이고, 노동을 하기 위해 일자리 문제가 가장 첨예한 세상이지만, 노동이 가장 천시되고 무시받는 모순된 세상. 대기업에 취직하면 노동자가 아니라 대기업맨이 되는 줄 아는 세상. 이러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 투쟁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는 사람냄새가 배여 있다. '사람'이 먼저라고 외치는 정부는 정말 이들에 대해서는 먼저 생각하고 있을까?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김대중, 노무현 민주정부 때 노동자들은 어떠했냐고? 특히 비극적 생을 마친 노무현정권때 민주노총은 참여정부에 적대적이었고 참여정부가 하는 일마다 딴지를 걸고 발목을 잡았다고. 심지어 어느 교수는 '수구좌파'라고 표현하며, 촛불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자신을 '신좌파'라고까지 규정하는 행태를 보인다. 사회학자로 알려진 분이 '수구'와 '좌파'를 연결시킨 나이브함도 놀랍지만 이런 말장난으로 이 사회의 인권과 사회권을 지켜온 한 축을 수구우익과 동일화 시키는 만행은 참으로 역겹다.

 

현재를 정확하게 읽기 위해서는 과거를 알아야 한다. 아주 먼 과거도 아니다. 지금의 논란은 불과 몇십년 전의 일들만 꼼꼼히 살펴보면 그 원인과 해법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과거 노무현과 참여정부의 등장에 환호했다가 등 돌릴 수 밖에 없었던 노동자들의 삶을 반추한다면, 현재 문재인 정권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 충분하게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고 그 점에서 이 책이 가진 정점은 탁월하다고 할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한번은 비극으로 또 한번은 희극으로... 지금 벌어지는 민주노총에 대한 비난과 조롱은 희극으로 벌어질 역사의 반복을 보는 듯하다. 정말 역사는 반복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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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안토니오 알타리바, 킴 지음,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 / 길찾기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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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내전, 아나키즘... 한 개인의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자살로 마무리되는 일생을 만화로 출간되었다.

 

출간 시 19세 이상으로 되어 있어 출판사에서 항의했다는 설이 있었고 논란이 되었던 까닭으로 사실상 판매는 나쁘지 않았다고 들었다. 하기사 아직도 이 땅에서는 무언가 금지 당했다고 하거나 검열당했다고 하면 호기심이 급상승하는 사회니까...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좀 있는 사회이다 보니 검열이나 금지는 판매를 촉진하는 노이지 마케팅일 수 있다.

 

청소년들이 보지 말아야 할 장면이 성애적인 장면인지 이 사회를 지탱하는 자본주의적 가치관에 대한 반대와 좌절에 따른 냉소인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 체제를 옹호하는 사람들에게는매우 불편한 만화임은 틀림없다. 또한 좌편향의 사상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불편한 만화임은 틀림없다. 역사는 좌와 우를 뚜렸하게 구분하지 않았다. 최소한 그 역사를 살아간 사람들에게 좌와 우보다는 생존이 항상 문제였던 것이다.

 

농촌의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란 주인공이 청년이 되어 도시로 나가고 군대를 갔다왔더니 세상이 달라졌다. 인민전선이 정권을 잡고 공화정을 수립한 그 격동의 시기에 프랑코를 주축으로 한 군부세력과 우익이 쿠데타를 일으켜 스페인이 내전으로 들어갔다. 이때 주인공은 징집 후 군대를 탈영하여 인민전선의 의용군으로 전쟁에 참여한다.

전쟁을 겪으면서 주인공은 아나키스트 사상에 동조한다. 프랑스나 스페인에서의 노동자들과 급진사상가들은 마르크스주의보다 아나키즘에 더 많은 지지를 보냈다. 당시에 인민전선의 주축을 이루던 노동조합의 주도권도 아나키즘이 대세였다. 이는 나중에 스페인 내전에 참여했던 소련의 붉은 군대와 불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었고, 그 내분에 대한 기록은 조지 오웰의 '카탈루니아 찬가'에서도 다루어지고 있다.

 

모든 계급을 부정하고 국가와 민족을 부정했던 아나키즘에 경도된 주인공은 내전의 패배 후 세계대전의 참혹함을 겪은 후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 온다. 스페인으로 돌아왔을때는 프랑코 독재가 자리를 잡은 후였고 같이 인민전선에서 싸우던 사람들은 예전의 기억을 잊어버리고 생존에 침잠해있다.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던 젊은 시절 주인공을 가르쳤던 많은 지식인들과 동료들이 프랑코체제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살고 있었다.

 

사상이 밥을 대신하지 않는다는 뼈아픈 현실에 적응하는 주인공은 바뀐 사람들과 시대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지만 그 역시 체제내에 동화되어 간다. 가족, 사회, 국가의 견고한 틀 속에서 하나의 부품처럼 지내는 주인공의 말년은 결국 배금주의와 배신으로 점철된 삶이었다. 말년에 양로원으로 노구를 의탁한 주인공이 선택한 자유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그 시대의 역사를 관통하는 어는 평범하면서 평범하지 않은 사람의 일생이 지금의 사회와 겹쳐보이는 것은 그 당시 세상을 변혁하려는 '진정성'이 광주사태 이후 현대를 관통하는 한국의 변혁적 시기를 닮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면의 성찰과 사회의 변혁을 위한 '진정성'이 시대의 굴곡에 따라 어떻게 변질되고 변화되어 가는지 한국 사회도 많은 반성적 사고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진정성이 부담스러운 시대... 자본에 복종하던가 사회를 내파시켜버릴 폭력으로 경도하던가... 적군파와 테러리즘의 노선이 폭력으로 경도 되었다면 신자유주의의 신도로 뉴라이트의 등장은 자본에 항복한 대표적인 태도일테다. 어느 경로를 택하건 미래를 밝혀줄 이데올로기는 사망하고 자본주의 체제내에서의 계속되는 삶이 있을 뿐이다. 그 역사적 경로를 지나오면서 선택해야 할 것이 죽음밖에 없다면 그것 자체로 암담하다. 그럼에도 이 개인의 고백 속에서 우리가 다시 찾아야 할 건 변혁에 대한 '진정성'인지 삶에 대한 '진정성'인지 알 수 없다.

 

세상은 다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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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10-10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는 성애 장면을 가장하였지만 자본주의 체제의 어두운 면을 까발렸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머큐리 2013-10-11 10:23   좋아요 0 | URL
이 땅에서 제일 음란한(?) 사람은 검열을 담당하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요..작품을 보는게 아니라 띄엄띄엄 뭔가 상상을 자극하는 것만 보는 것 아닌지...문학도 영화도 만화도...ㅎㅎ

무해한모리군 2013-11-05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입하러 들어왔다 마침 머큐리님 리뷰가 있어 땡투를 누릅니다.
좌절하는 것이 삶인데 그 좌절에 맞서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요즘 생각합니다.
 
어퍼컷 - 신성 불가침의 한국 스포츠에 날리는 한 방
정희준 지음 / 미지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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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은 후 한 방 얻어 맞은 듯 얼얼한 느낌이다.  

이전 프레시안에서 평창 올림픽 유치에 반대하는 글을 읽었을 때부터 시니컬하면서도 논리적인 글에 혹했지만 책으로 엮어 나온 그의 글들은 통렬하고 시원하다. 비판의 대상이 된 사람들이 그의 글을 읽는 다면 등골이 서늘할 것이다.  

무엇보다 신선했던 점은 주로 스포츠의 세계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그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의 스포츠는 커다란 왜곡 투성이다. 엘리트 스포츠 위주로 발전한 대한민국의 스포츠는 외관상 세계에서 뒤쳐질 것 없이 성장과 발전을 이루어 냈지만, 그 속내를 조금만 들여다 보면 그야말로 모순덩어리에 문제 투성이다. 스포츠와 정치, 스포츠와 교육, 선수와 팬들의 연관관계만 잘 파악해도 세상에 이유없이 벌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확연하게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연관관계에 대해 속 시원하게 독설을 날려 주신다. (난 이런 독설이 좋다) 

스포츠와 정치의 문제는 아무래도 민감한 사항이다. 더구나 스포츠가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할 때 스포츠에 대한 열광과 국가 이념이 결합되는 순간 지배자들의 의도에 휘말리는 경우가 생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히틀러의 파시즘이 그러했고 체력은 국력이라는 군사정권의 구호가 그러했다. 더구나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를 유치함으로서 정권의 정당성과 치적을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전에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치루어지던 이런 행사가 이제는 지방 자치시대를 맞이하여 지방권력의 치적 홍보로 바뀐 것이 새롭다면 새롭다 할 것이다. 거기에는 공동체 성원의 세금을 자신의 사금고처럼 사용하는 부도덕한 정치인의 욕심과 치적을 쌓고자 하는 욕망이 결합되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언론과 지식인은 검증되지도 않은 경제효과를 창출하여 공동체 성원들을 현혹시킨다.  

스포츠 구성원 내부의 권력 문제도 그렇다. 언제나 국제 대회에서 대한민국의 낭자 군단이 혁혁한 공을 세우곤 하지만, 대부분 스포츠계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은 남성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벌이는 파렴치한 행위는 권력에 기반하여 지금까지 감춰져 왔다. 감독이 왕이 되어버린 반근대적 행위가 민주주의가 발달했다는 이 시대에도 그대로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잘못이 적발되어도 끼리끼리 감싸주는 구조는 이 사회보다 더하면 더하지 덜 하진 않는다. 그러니 대한민국에서 선수생활을 했다는 것은 일부 성공한 사람들 외에 고통과 질곡으로 작용한다. 이런 현실에서 누군들 자식이 운동한다는 걸 응원할 수 있겠는가? 

교육도 마찬가지다. 운동했다고 하면 무식하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이건 운동한 사람들을 욕하는 것이 아니고 현실이 그렇다. 주변에 운동한다고 수업도 듣지 않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말로는 운동으로 성공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개털이 된다는 것이다. 아니 성공을 해도 은퇴 후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우리가 눈물을 흘리면서 본 '우생순'은 역으로 운동한 사람들의 삶이 일상에서는 얼마나 질곡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선수 육성이란 미명아래 얼마나 폭력이 난무하는가? 지금도 대학교 체육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나타나는 무지막지한 폭력은 이 땅의 스포츠 교육의 아픈 상흔이다. 더군나 이호성의 살인에서 나타나듯 극단적 범죄의 기저에는 이러한 폭력성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을까?  

결국 일반사람들이 즐기고 사랑하는 스포츠 활동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그 속에서 훌륭한 선수들이 나와야 한다는 일반적 상식을 주장한다. 요즘 평범하고 일반적 상식이 통용되는 세상이야 말로 얼마나 이루기 어려운 세상인지에 대한 생각이 가득해진다. 한국 사회의 모순을 지적하는 시니컬한 독설의 끝은 이렇듯 평범하다. 평범함에 이르기 위해서 이렇게 독하게 지적하고 비판해야 하는 현실이야 말로 정말 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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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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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고 나서 느낀 감정이다. 그래 다 좋다 그래서 어쩌란 이야기냐~~  

아마도 이 책을 커다란 범주로 나누면 행복론에 해당할 것이고, 좀더 전문성에 방점을 찍어 준다면 문화심리학에 대한 재미있는 강의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리고 여느 자기개발서와는 틀리게 인간의 개조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이 느끼는 여러가지 한계가 문화적 산물임을 깨닫고 그 변화에 대한 가능성을 진단하고 있다. 나름 이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문화심리적 비판은 나름 인정할 만한 것도 있다.   

문제는 현상에 대한 분석은 날카로우나 그것을 타파할 본질에 대한 대안은 영 못미덥다는 것이다. 행복하기 위해 자신이 즐기는 일을 찾고 자신을 분석할 수도 있어야 하며, 노는 일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이야기야 뻔한 이야기일테고 문제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회적, 심리적 억압이 존재한다는 것이 것인데 그것에 대한 해결은 결국 개인으로 귀결된다는 것에 있다.  

물론 사회과학책이 아니니 만큼 그리고 가벼운 에세이니 만큼 그 문화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한 치말한 해답을 요구하는 것이 무리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어느정도 먹고 살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좀 더 세련되게 인생을 즐기라고 이야기하는 것 이상의 다른 내용이 없으니 막상 행복을 추구하려 해도 그 방법을 모르는 사람에게 섣부른 충고 이상도 이하도 아닌 어정쩡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을 차지해 버린다.  

아니 어쩌면 저자의 경력이 그런지도 모르겠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세리 특강의 유명강사이자 교수인 저자가 느끼기에 이 땅의 중년들은 너무 열심히만 살고 있다. 그리고 열심히 살고 나서 나머지 인생에 대한 목적을 모르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열심히 살고도 자신의 내면적 욕구를 이해하지 못해 방황하는 꽃중년들을 위로하기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열심히 살고 또 살아서 자아 실현에 대한 고민은 커녕 먹고 사는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허덕이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뜬 구름 잡는 이야기일 뿐이다.  

제목 하나는 섹시하게 뽑아놨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는 이 도발적 제목처럼 살아온 인생을 후회하지 않고 가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다 거기서 거기고 아무리 바른 훈수를 두어도 인간은 어쩌면 후회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인지 모르겠다. 사후적으로 아무리 심리적으로 분석을 하고 삶에 적용한다 해도 스스로 각성하고 깨닫기 전에는 인간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그나마 현실에 적용하는 심리학적 이론을 쉽게 풀어 쓴 맛이 있고, 자신의 개인적 이야기를 더해 구수하게 풀어나가는 입담이 있어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뭔가 생리적 거부감 비슷한 느낌을 지우기는 힘들다. 구라가 어찌나 세신지 사회주의가 멸망한 이유가 재미가 없기 때문이라는 사회심리적 분석은 아주 쓰러질 뻔 했다. 그럼 자본주의는 재미있어서 유지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의 최대의 장점은 기득권자, 중년, 남성, 정규직, 고액연봉자에게는 삶의 재미에 대한 현명한 충고와 위로를 줄수 있다는 것이고, 최대의 단점은 청년, 여성, 비정규직, 생계위험자들에게는 그냥 껌 씹어먹는 소리밖에 안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나오는 골프에 대한 그 사랑은.....좀 재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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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8 2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1-03-03 09:10   좋아요 0 | URL
넘...그런가요?

양철나무꾼 2011-03-01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영 재수없었거든요.
근데 남정네들은 열광하여 읽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시간이 좀 흐르니 이런 리뷰도 올라오긴 하네요~

"그나마 현실에 적용하는 심리학적 이론을 쉽게 풀어 쓴 맛이 있고, 자신의 개인적 이야기를 더해 구수하게 풀어나가는 입담이 있어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뭔가 생리적 거부감 비슷한 느낌을 지우기는 힘들다."
제 느낌이 딱 이랬거든요~^^

머큐리 2011-03-03 09:16   좋아요 0 | URL
위로받고 싶은 중년들이 많은거 같기는 한데... 그래서 더 어려운게 아닐까 해요..^^ 위로받고는 싶지만 위로해주는 데가 없으니 자족적 만족이라도 구가해야죠..ㅎㅎ
 
미국과 맞짱뜬 나쁜 나라들 - 악의 뿌리 미국이 지목한‘악의 축’그들은 왜 나쁜 나라가 되었을까?
권태훈 외 지음 / 시대의창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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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맞짱뜬 나쁜나라들.... 즉 반미를 외치는 나라들이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착실하게 교육받은 학생들이라면, 정말 나쁜 나라들 되겠다.
쿠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베네수엘라, 나카라과, 베트남, 이란, 리비아가 그 나쁜나라들의
대표주자로 나서고 있다.  
이 책은 미국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들의 역사와 정치와 현실적 위치들에 대한
서술과 더불어 전반적인 일극체제로서의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관찰하고 있다.
물론 저자들의 반미적 성향으로 인하여 책을 읽는 내내 너무 낙관적인 전망들에 대해서는
조금 불편한 점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떤면에서는 참으로 대단한 나라들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물론 이 나라들 말고도 미국과 불편한 나라들은 많다. 대놓고 적대시 하지 않아도 미국의 패권을
견제하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음으로 양으로 활동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미국과 직접 부딪치면
큰 사단이 일어날 나라들은 빠져있다.
막말로 사회주의 러시아가 무너졌다한들, 중국이 동북아시아의 패권을 노린들 대놓고 미국이
제재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닐 것이다. 제재한다고 해도 그 막대한 희생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그렇게 보자면, 이책에서 거론되는 나쁜 나라들은 힘없는 나라들 되겠다.
즉 미국이 맘놓고 쥐어패도 큰 사단이 날 것 같지 않는 나라들이란 얘기다. 더불어서 그렇기에
참 서러움이 많은 나라들이기도 하다.    

이 나라들이 대단한 것은 미국에게 두들겨 맞고 봉쇄를 당해도 꿋꿋하게 저항하면서 세계속에
자신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세계를 뒤바꿀 변화를 주도하진 못하지만, 다만
미국이 고집하는 사회 말고 다른 사회도 건설할 수 있다는 선례를 주고 있다.
문제는 워낙 집요한 강제와 봉쇄로 인해 다원적 사회보다는 획일적 사회로 이행되어 있어 체제
경쟁적 측면에서 그리 매력적으로 보이진 않는 다는 사실이다.
단순한 현상을 너머, 그 나라의 역사와 정치, 경제를 들여다보면, 이해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
그리고 반미가 왜 절박한지 알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이 조그만 나라들이 행하는 '반미'는
공세적인가 수세적인가? 절대적으로 수세적이다. 상호 이해만 관철된다면 굳이 반미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반미국가 대부분은 생존형 반미로 보인다.  

결국 반미적 감정은 미국의 행태에 대한 반발 이상은 아닌 것이다.
정확하게 반미란 미국 독점자본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작은 나라들의 권리와 인권을 무참하게
밟아대는 것에 대한 항의이고, 권리를 회복하다 보니 미국과 돌이킬 수 없는 관계 악화를 가져온
것 뿐이다. 원래 모든 문제는 힘있는 놈이 풀어야 풀리는 것 아닌가?
다만, 최근의 동향은 미국도 예전같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것.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일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 넘어가고 있는 과도기(?)의 시기
나쁜나라들은 미국과 더 이상 대립하길 원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로 가려고
할 뿐이다. 어쩌면 독재국가로 칭하는 이들 나라의 독재를 유지하게 만드는 건 비난하고 간섭 
하는 미국의 패권주의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반미가 필요한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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