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페미니즘 선언
낸시 프레이저.친지아 아루짜.티티 바타차리야 지음, 박지니 옮김 / 움직씨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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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에 ‘공산당 선언‘이 있었다면 21세기에는 ‘99%페미니즘 선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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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05-07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홍~ 머큘님도 북플 입문?? ㅎㅎㅎㅎ

머큐리 2020-05-08 14:33   좋아요 0 | URL
안하는데요...ㅎㅎ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 왜 민주주의에서 마음이 중요한가
파커 J. 파머 지음, 김찬호 옮김 / 글항아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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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좀 특이한(?) 책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뭐라고 할까.. 너무 뻔한 내용을 굉장히 심오하게 서술한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거나 뻔한 내용임에도 책을 읽는 가독성이 너무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하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은 간만에 나를 헤매게 만든 책이다.

책 모임에 선정된 책이 아니었으면 아마 읽다가 포기 하지 않았을까? 오로지 모임에 나가기 위해서 완독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읽었으니까... 그렇다고 이 책의 내용이 허술하거나 깊이가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민주주의에 대해 깊이 고민하거나 민주적 일상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효용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나는 왜 이 책을 접근하는게 힘들었을까?

아마도 그건 너무 미국적인 문화를 토대로 민주주의를 설명하기 때문일테다. 미국식 시민운동과 미국식 윤리주의, 미국식 민주주의 운영에 대한 시각이 낯설지 않으면서도 뭔가 가슴에 와 닿지 않는 부분이 있었던 듯하다. 더구나 미국식 기독교적 영성에 대한 저자의 체험과 그런 문화적 아우라는 개인적으로 나와 맞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사실 이 책은 이전부터 구입해 놓고 읽어보려고 했었다. 그리고 선거시즌이 오면서 책모임 성원들이  선거를 어떻게 맞이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면서 선택한 책이었다. 그리고 편잡자의 훌륭한 제목선정에 너무 쉽게 이 책을 선정했다.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이라니... 정치는 비통한 자들을 위무하는 행위하고 생각하고 그런 내용을 전달할 것이라고 그리고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비통한 자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뽑아야 하지 않을까하는 단순한 생각이 책을 읽게 된 이유였다. 어차피 또 다시 기득권의 선거판이 되리라 생각했기에... 위로가 필요하고 격려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책을 펼치고 읽어나갈 수록 고루한(?) 이야기가 나온다. 개인적으로 자신에 대해 돌아보면서 사회적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는 활동을 이루어나가고 차이에 대해 공포를 가지지 말고 상대방을 굴복시키기 보다 깊은 논의를 통해 이해하고 새로운 방안을 창조적으로 이뤄 나가야 하며, 타자에 대한 환대를 통하여 이 사회를 더 폭넓고 다양하게 발전해 나가야 하며, 조급해하지 말고 공동체에 헌신하는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하고, 이미 미국은 미국을 세운 선조들로부터 민주주의를 실현한 도구와 방안을 물려 받았으니 그것을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는 내용인데... 구구절절 맞는 내용이 왜그리 읽기 힘들었을까

 

민주주의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상대방에 대한 치열한 투쟁과 이해와 용기와 결단과 그 속에서 부서지는 마음의 애통함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말이 마치 도덕책 속의 바른 이야기처럼 들려서 그런 것일까?

 

이번 총선을 통해서 나는 눈물을 보았고, 기만을 보았으며 결단을 보았고, 회피를 보았으며, 절차도 지키지 못하는 불의를 보았고, 나서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설움을 보았으며, 이유없는 적의를 보았고, 민주주의를 외피를 쓴 정파의 만행을 보았고, 민주주의를 가장한 숭배를 보았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혼합되어 아직도 멀고 먼 길을 가야 함을 느꼈고, 그 속에서 민주주의에서 마음이 차지하는 무게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난 왜 이 책의 내용을 그리 더디게 더디게.. 헤매고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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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도 차별이 되나요? - ‘나는 괜찮다’고 여겼던 당신을 위한 인권사회학
구정우 지음 / 북스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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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간이 가진 보편적인 권리로서 인권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근대사회에 진입하면서 인권은 사람이라면 태어나서 당연히 가지는 보편적 권리로 배워왔다. 이러한 보편성으로 부터 형식적으로는 모두가 누려야 할 가치로 인정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구체적이고 미시적인 사안으로 가면 인권의 가치에 대한 첨예(?)한 대립을 느끼게 된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논쟁을 보면 과연 인권이란 자연적으로 부여된 것이라고 상상되지 않는다. 인권을 보장하는 근거는 결국 사회적인 합의가 있어야 한다. 인권 역시 사회 구성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사회적 합의는 대립하는 권리들에 대한 논거와 이해를 요구한다. 그것이 피곤하더라도 결국 이 사회를 조화롭게(?) 하는데 꼭 필요한 절차이기도 하다. 그 논의의 과정에서 길러야 하는 것이 '인권감수성'일테다.

 

사회는 다양한 차이들을 포용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성장해야 한다. 권력을 가진 일방이 소수자나 약자를 탄압하거나 배제하는 경우 그 사회는 온전하게 성립하는게 힘들다. 결국 인권감수성은 주류의 시각이 아닌 사회에 배제되거나 소외되어 차별받는 사람들에 대한 감수성일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 사회에서 자신이 누리는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소수자와 약자들의 권리증진을 갈등하는 다른 권리들로 제약하면서 인권으로 포장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인권이란 추상적 가치를 제도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것이 법으로 제정하는 것인데, 혐오표현도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것처럼 권리 주장을 통해 약자들을 배제하는 방식을 인권의 가치로 포장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인권이 강자들이 전유하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공격하는 수단처럼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인권에 대한 논쟁을 하나씩 살펴보는데 그 장점이 있다. 설명은 자세하고 친절하며 대립되는 관점에 대해서도 논거와 쟁점을 놓치지 않는다. 더구나 사회학자라서 그런지 최근 쟁점에 대한 통계자료 등을 이용하여 최대한 객관화하고 그 이면에 놓여있는 상황에 대한 해석과 다른 나라의 예시까지 들어가며 논점에 대한 결론에 저자 스스로의 객관성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점도 미덕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젱점은 다음과 같다. 난민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범죄자에게도 인권을 보장해야 하는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해야 할까? 어성차별의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동성결혼을 허용할 수 있을까? 혐오표현도 표현의 자유일까? 장애인을 사회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공정한 채용에서의 차별이란 허용되는가? 우리는 노동권을 행사하고 있을까? 일터 괴롭힘을 누가 해결해야 하는가?

 

제기되는 문제들은 모두 논란이 되는 문제들이지만 사실 어느정도 가닥이 잡혀가는 문제이기도 하다. 논리적으로나 상황적으로나 대부분 정답은 정해져 있다. 다만, 현실을 강조하는 사람들에게 정답은 시기상조이거나 이상적인 사고일 뿐이고, 아직 우리 사회는 준비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인권팔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는 것을 보면 보편적 인권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과 상관없이 우리는 가끔 너무 공포에 질려 사람들은 대상화하고 있는게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코로나19의 문제도 너무 공포마케팅으로 범벅되어 사람들을 옥죄고 있는 건 아닌지... 현재 대한민국은 어느 선진국보다 방역대책을 잘 이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잘하고 있다는 것은 시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면서도 방역에 실패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물론 확진자 동선공개 등에서 보여지는 인권침해 사실이 있지만 시민들의 항의에 따라 조율하고 보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나름 신경쓰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건 순전히 내 주관적 생각인데 사실 방역에 대한 서구인들의 상찬은 일종의 제제경쟁적 요소가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중국식 폐쇄를 단행하지 않고 시민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방역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는 모습에서 모범적 답안을 찾는 서구의 시각은 결국 중국식 모델보다 자유민주주의적 모델이 전염병을 예방하는데 더 실효적이라는 후한 평가를 받는 다는 점이다. 사실 한국보다 대만이나 홍콩이 방역이나 사망자에서 월등함에도 그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은 서구인들의 체제 경쟁에 대한 자부심이 은연중 작동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 점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최근에 주변에서 띄워주니 너무 나간다는 염려도 된다. 집단격리를 획일화하고 고용 불안정에 대한 대처나 고려도 부족하고, 국가 방역의 허점에 대한 부분을 일부 종교집단의 무책임한 행태로 낙인찍고, 권력이 약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강압적이나 권력이 강한 기독교세력에 대해서는 유화적이고, 자가격리 이탈자에 대한 과도한 처벌(행정벌에 추가하여 형사와 민사까지 거론하는 지자체 장들의 행태)의 시행과 심지어 전자팔찌 사용검토까지 고려하는 등 시민의 안전을 볼모 삼아 지금껏 지켜온 인권의 가치를 너무 쉽게 저버리는 것은 아닌지 ...

 

감염되어 확진된 사람들은 바이러스 그 자체는 아니다. 사회는 이들을 응원하고 지원하고 치료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국가의 정책이 있고 그 정책을 지원하는 시민들의 신뢰가 있다. 그리고 양자는 상호작용하면서 인권을 보장하고 방역을 진행하는 과정에 있다. 사실 지금의 방역은 자발적 시민의 참여가 없으면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정부의 행정력도 중요하지만 시민의 참여도 역시 중요하다. 시민들이 불안해 할 수록 행정력을 획일화하여 편의적으로 고민없이 처벌하거나 배제하는 방식이 아닌 시민들과 협조하고 이해를 구하면서 피해자가 없도록 해야 하는데 지금의 상황은 오히려 행정편의주의와 획일주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안전외에 아무것도 필요없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 안전은 어디로부터 오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바이러스의 공습은 우리에게 또 다른 인권에 대한 쟁점을 제기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이 개정되거나 증보된다면 이 상황에 대한 인권적 관점과 논쟁을 추가했으면 한다. 인권이란 사회의 구성원들의 합의된 이상을 넘어서지 못한다. 그래서 인권감수성에 따른 상호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국가는 인권을 촉진하는 행정기구이지 시민들의 공포를 자양분 삼아 인권을 제약하는 기구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딱히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니 마치 푸념을 늘어 놓은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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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어디로? - 민주화를 넘어 사회개혁으로
김동춘 지음 / 북인더갭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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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국회의원 선거가 코 앞이다.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평화적 정권퇴진을 이루어내고 그 동력으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할 과제가 주어졌고 그 과제를 이루겠다고 공약한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지 이제 햇수로 3년이 다 되어간다. 그 동안 이 사회는 얼마나 나아졌을까? 아니 나아지긴 했을까? 대표적인 사회학자인 김동춘이 쓴 칼럼을 모아서 낸 이 책을 읽어보면 별반 나아지진 않은 듯 하다. 이 책은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의 시절부터 문제인 정권 성립기까지 저자가 이 사회를 보며 기고한 칼럼들을 모아서 출간한 것이다. 만일 이 사회가 많은 변화를 수용하였다면 이 책을 읽을때 과거의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어야 할텐데, 지금 당장의 과제를 제기하는 느낌이다. 즉, 이 사화는 아직 적폐가 누적되고 청산되지 않고 있으며 제도적인 해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냥 김동춘교수라면 이 사회를 어떻게 진단 했을까 라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칼럼을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이 책을 현재의 총선과 연계하여 생각하며 읽으니 답답함은 점점 더 심해졌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대통령과 여당의 인기는 회복 중이다. (사실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도 정부의 행정력도 행정력이지만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헌신이 방역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더불어 선진국이라는 미국과 유럽의 어이없는 방역대책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방역을 우수하게 느끼게 해 준것 같고, 중국에 대해 민주적이라는 대한민국의 체제 시스템을 선전하고자 하는 서방의 우호적인 시선도 한 몫한 듯 하다. )


아래 인용한 글은 난장판 국회가 되어버린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에두고 쓴 글이다. 그런데 지금 시행하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인용해도 전혀 모자람이 없는 문장이다. 물론 비례대표를 늘리고 이에 대해 소수당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연동형비례대표제도의 선거안은 '준연동형'의 기형적 구조로 변경되었고 그 기형적 구조는 위성정당이라는 유래없는 비례대표 전문(?)정당을 만들어냈다. 촛불혁명으로 집권하고 다수당이 된 민주당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걔혁의 길에 서겠다고 약속하고 그 길을 벗어났고 스스로가 기득권이 되어 사실상 걔혁을 저지하고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적폐세력과 같이  적대적 공존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쉬운 개혁은 없었다. 단순하게 정치만이 아니라 IMF이후 경제 사회적으로 발생한 양극화와 노동의 천시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리, 경쟁적인 교육, 복지시스템의 미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고, 이 과제를 적극적으로 돌파해 나갈 정치세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 정치세력의 단초를 이룰 소수정당의 약진을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다수정당의 꼼수로 오히려 이전보다 불리해진 상태로 또 다시 총선을 맞이해야 한다. 

정치생활에서 우리가 고려하고 유념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앞으로 이 사회는 어느방향으로 가야 하는가, 동북아와 세계에서 우리는 어떠한 위치에 서 있는가, 기업국가가 아닌 사회국가로의 진로는 어떻게 잡아야 할 것인가?


학술서가 아닌 칼럼이라 세부적인 방안보다 거칠고 원칙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의 계절 우리가 서있는 현 위치에 대해 고민해 본다면 많은 지침을 주는 책이다. 


세상이 변하지 않으니 컬럼도 고전이 되는구나......  

거대 정당의 정치독점, 지역의 일상 정치활동 부재, 51%득표한 1등만 의원이 되고 49%의 표는 사표가되는 소선거구제, 300석 중 50석도 안되는 비례대표 의석, 하향식 공천 그리고 노동자나 영세자영업자 등 경제적 약자의 세력화 등의 과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선거는 그야말로 ‘그들만의 잔치‘에 머물 것이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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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 유쾌하고 신랄한 여자 장의사의 좋은 죽음 안내서 시체 시리즈
케이틀린 도티 지음, 임희근 옮김 / 반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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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죽음을 감추는 사회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무수하게 등장하는 죽음은 꾸며진 것이고 죽음의 민낯은 아니다. 그건 그냥 장치다. 죽음을 연상하게 하는 시체를 보는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죽음은 멀리 해야 하며 우리의 시선에서 죽음을 가려야 한다. 젊음이 최상의 선이고 의학은 죽음을 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죽음이 필연적으로 닥친다는 사실에 대해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사회가 현재의 사회다. 


이 책은 저자는 중세사를 전공하고 죽음에 대한 관심으로 20대 초반 장의업에 종사한 경험을 통하여 이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이 책은 더 이상 죽음을 외면하거나 피하지 말고 죽음 그 자체를 인정하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죽음을 외면 함으로 인하여 살아 있는 과정에 죽음을 준비하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지적하면서 죽음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토론하면서 좋은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죽음이 두렵다고 의미없는 생존을 유지하거나 갑작스런 죽음으로 주변의 지인들과 의미있는 작별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죽음을 직면하고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의 사회는 죽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준비하는 것이 어럽지 않은 사회였다. 그리고 죽음은 살아있는 사람과 함께 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그러나 현재  사회는 죽음에 대해 외면하거나 영원한 삶에 대한 욕망을 그 근간으로 하며 죽음은 거론하지 않거나 숨겨야 하는 것이 되었다. 인간이란 존재는 자연으로 부터 나와서 자연으로 돌아가는게 당연한 존재이며 이는 다른 동물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인간은 동물과 다르다고 생각하며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영원한 생명을 욕망하다. '호모 데우스'에서는 영원한 삶을 이루려는 현대 인간의 욕망에 대한 내용이 가득하며 그것은 막연한 꿈이 아닌 실제 진행되는 프로젝트임을 알려주고 있다. 


죽음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할까?

시체를 다루면서 저자가 느낀 것은 인위적으로 죽음을 시신을 꾸미고 태우는 것보다 자연으로 자연으럽게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죽음을 숨기거나 가려서는 안되고 있는 그대로 순응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선진국 이야기겠지만 인류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인간은 서서히 죽어간다. 죽음은 필연이고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죽음을 인정할 때 더 창의적으로 살아갈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 그리고 죽음을 전면에 내세울 때 우리는 여러가지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고 살아가는 이 사회에 다른 가치들을 존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존엄사에 대한 문제 즉 자신의 처지에서 자신의 죽음을 선택하는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고, 무분별한 육식의 문제 역시 죽음이 보이지 않으므로 제한 되지 않는다는 생각도 해본다. 동물을 도살하는 과정이 투명하게 보이고 동물에게 인위적인 고통과 죽음으로 육식이 유지된다고 생각한다면 육식문화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과 해결점을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죽음을 가리는 사회가 아닌 보여주는 사회가 되었을 때 지금과는 다른 문화적 실천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이란 무엇일까? 경험하지 못해서 확실하게 인식하지 못해도 그것을 숙고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존재하는 것은 소멸하며 그  소멸은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결코 의식하지 않는 것이 인간 존재이고 그것을 의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인간 존재이다. 그러니 덧 없는 불멸을 희망하며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종교인들을 보면 초월적 생에 대한 집착보다 죽음을 직면하는 것이 사회적으로는 건강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게 한다. 인간 존재는 잘 해봐야 시체가 되는 존재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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