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에 가는 이유는 단순하다. 가격이 저렴하고 책을 눈으로 살펴 볼 수 있다는 것.
아무리 인터넷 서점이 편리하다 해도 책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다는 건 장점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그리고 거기에는 사람 냄새가 난다. 오랫동안 다니면서 조금씩 그 사람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은 묘한 매력이 있다. 거기에는 그저 책을 파는 사람과 책을 사려는 사람을 넘어서는
책과 관계되어 있는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책을 통한 인간관계는 다른 물건들을 구입하는
일에 맺어지는 인간관계와는 확실히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불편한 점은 카드지불이 안된다는 것 (다른 중고서적은 다 되는데... 숨책은 아직 고려도
안하고 있다. 왜냐고 했더니...대답은 명쾌하게 하지 않는데 귀찮아서...정도 같다. 더불어
책값을 흥정하는 맛이 없어진다나?) 오랜만에 나들이하는 하는 기분으로 가서 가볍게
소설책과 지금은 거의 절판되어 없다시피한 마르크스주의 관련서적들 좀 보려고 했는데
욕심 때문에 은행 현금인출기 앞으로 달려가야 했다.
이사도 가야 하는데... 피식...이건 습관을 넘어 팔자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혹 내가 분서갱유 시절 책에 불지른 죄업을 이렇게 갚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한탄도 든다.
이번 숨책에서 건진 책들이다.
표지가 일단 맘에 들어서 고른 책이다. 내용은 진화론에 입각한
인간의 성과 출생, 사회관계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한 책인데
진화론의 영향은 점점 막강해지고 있다. 다만, 미국인들에게
진화론은 여전히 '금기의 학문'으로 다뤄지는 분위기인가 보다.
가끔 미국인들이 저술한 진화론에 입각한 책들을 보면 항상
서문에 사회분위기에 대한 서술이 일정 정도 보여지는데,
미국 이라는 나라는 정말 종교적인 나라이고 과학기술이 발전한
나라지만 '무식한' 나라임에도 틀림없어 보인다.
엘리아데야 워낙 유명한 종교사상가라고 하니 이런 사람 책이
중고서점에 등장하면... 그냥 산다.
이유는 이런 사상가들 책들은 기본적으로 값이 비싸고, 시일이
조금 지나면...구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즐겨 읽는 건 아니다. 다만, 언젠가 읽고나면 뭔가
영양가가 있지 않을까 기대할 뿐이다.
솔직히 말해서 난 미국이 싫다.
그건 미국에 대해서 알아가면 알아
갈 수록 그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미국이 가지는 힘의 남용에 대한
고발과 그로 인한 현재적 의미를
고찰할 수 있을 것 같아 구입했지만
항상 미국은 여전히 그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철학에 대한 책들이다. 요즘 개설서류의 철학책들이 붐을 이루고 있고 이 책들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철학사의 요점을 정리하고 재미있게 철학의 주제들을 다룰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선택한 책들이다. 숨책 지하에는 따로 인문, 사회과학, 역사서들이 진열
되어 있는데, 가끔 이곳은 보물창고나 마찬가지다.
숨책 지하에 근무하시는 분(일명 지하조직원 되겠다) 이 내가 오면 주려고 감춰놓았다고
하면서 주신 책이다.
스피박이야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만 했지, 책값이나 그 난
해함에 감히 엄두도 내지 못
하고 있는데, 일부러 골라놨
다고 하니 가져가지 않을 수
없어서 구입했지만...
정말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
지는 장담하지 못하겠다.
서문만 잠깐 읽는데도 머리가
어질어질한 것이...
이미지가 뜨지 않아서 올려놓지 못했는데....로티의 '실용주의의 결과'도 골라주신거다.
어제 낑낑거리고 집에 들어와서 잠깐 서재를 눈팅하는데, [해이]님이 로티에 대한
글을 올려 놓으신거다. 이건 정말 우연인건데.... 이런 우연은 아주 재미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냉큼 골라든 책이다.
팃낫한도 좋고, 촘스키도 좋으니 그 사이에 끼여 있는 많은
사람들 역시 좋을 것이라 지레짐작하고 구입했다.
짧은 글들이라 잠깐씩 시간내서 읽어도 좋을 것 같은데
책 자체가 두꺼워서 과연 내가 이걸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을지....
일단 읽다가 쉬어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다는 점에서는
아주 훌륭하다고 해야하나??
알라딘에서 책을 구입하지 않은지 이제 한달이 넘어간다. 알라딘 구입 금액도 많이 내려갔다
불매에 대한 글은 이제 잘 보이지도 않는다. 불매에 대한 논쟁도 어찌되었건 왜곡되고 뒤틀려
지고 말았다.
난 아직도 불매 중이고, 아직 불매를 풀어야 할 타당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