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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평점 :
최근 인문 사회학 분야의 출판에서 페미니즘 서적이 열풍이라 한다. 작년 대비 성장세가 뚜렷하다고 하는데, 페미니즘 외의 분야에서는 그다지 성장세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역시 대세는 페미니즘인가 보다.
물론 사회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메갈리아'가 등장하고 메갈리아에서 분회된 '워마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 둘의 차이는 무시된 채 모두 메갈리아로 퉁쳐서 일방적인 매도(?)를 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한 매도 중에서 자주 등장하는 남성들의 주장 중 하나가 "내가 아는데... 메갈의 페미니즘은 올바른 페이니즘이 아니다" 라는 주장이 흔하다. 즉 메갈리안들이 사용하는 '미러링' 전략이 맘에 들지 않고 불편하고, 심지어 여성이 발화하기에는 너무 저속하고 천박한데, 이것이 어떻게 페미니즘이냐는 것이다. 물론 페미니즘의 주체가 꼭 여성일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사회가 여성과 남성을 갈라놓은 후 여성을 지속적으로 소외하거나 주변화 시킨 것에 대한 대안의 이론이 바로 페미니즘일텐데 아무래도 이론의 실천 상 남성보다 여성이 페미니즘에 대해 더욱 민감한 것이 사실이고, 어떤 식이던 온라인에서 '미러링'이라는 방식으로 실천하는 여성들에게 페미니즘을 강의하는 남성은 좀 뭔가 어색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일부 남성들은 당당하게 여성들을 향해 가르침을 내린다.
이것을 '맨스플래인'이라 칭한다. 결국 여성은 남성의 가르침이 필요한 존재로 전락하고, 여성의 목소리를 지우고 그 여성을 사라지게 만드는 남성의 행위...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강남역 살인사건'의 해석을 두고 일부 남성들은 분노했다. 몇몇 미친 놈들과 남성 일반을 동등하게 놓고 남성들을 '잠재적 살인자'로 칭하는 일부(?) 엇나간(?) 페미니스트들의 언설에 대해... 심지어 이건 '남성혐오' 라며 무조건적 남녀 성대결로 몰아가는 여성에게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아니 목소리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도 불사하고 있다. 메갈이안으로 낙인 찍힌 넥슨의 여자성우 퇴출 요구 사건이나 여성혐오에 대한 기사를 게재한 시사인 절독사태, 심지어 나름 진보정당이라 칭하는 정의당에서 불거진 메갈리안 논의에 대한 탈당까지... 암튼 남성들의 행동력은 무시무시 하기만 하다. 그런데 솔직히 왜 그리 똘똘 뭉쳐 그렇게 행동하는지 난 잘 모르겠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남성'이라는 단지 운 좋게 선택된 생물학적 이유로 가지는 기득권이 널널한데도 왜 그리 절절매면서 집단행동을 하는건지 ... 지금까지 여성에 대해 무지막지한 언설과 혐오를 퍼부었지만 아무 저항도 없던 여성들이 이제서야 조금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니까 초전에 박살을 내고 기존의 유지되는 기득권을 강고하게 지키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닌지 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아... 모든 남성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것이 진짜 페니미즘이 아니라고 하시는 분들에게 레베카 솔릿은 이 책(p42)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 남성이라는 성별은 출생 전 담배연기에 노출된 것, 반사회적 부모를 둔 것, 가난한 가정에 소속된 것과 더불어 폭력적 범죄를 유발하는 위험인자 중 하나인 것으로 여러조사에서 확인되었다"
그러니까 남성이라는 성은 폭력적 범죄를 유발하는 유험인자라는 것이 밝혀졌다는 것이고 이것을 한국 여성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호명한 것 뿐이다. 뭐... 레베카 솔닛도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면 할 말은 없다.
하나 더 ... 가끔 '메갈리아'와 '워마드'를 헷갈리는 남성들이 있는데... '워마드'는 메갈리아에서 분화되어 나오신 분들이다. 분화된 이유는 아마도 성평등을 지향문제와 관련하여 성소수자를 혐오한 사람들이 메갈리아에서 비판을 받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하고 분가한 보양인데... '워마드' 회원들은 자신들은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니까 '메갈리아'와 '워마드'를 헷갈려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는 분들에게 올바른 페미니즘이 뭔기 맨스플레인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는 지금 리뷰를 쓰는거냐... 뭐하는거냐...암튼 여성들의 발화를 적극 지지한다. 다만, 미러링은 남성이 지금까지 행한 것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참 지저분해지거나 질 떨어지는 미러링도 숱하게 나온다는 게... 어쩌면 이게 미러링의 한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것도 맨스플레인지도 모르겠다만...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