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4월~12월(2022년)

7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6월 한달도 가부장제의 창조 읽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여러분. 어제 그제 다 읽었다는 북플이 쑥쑥 올라오더라고요. 가부장제의 창조는 제가 역사 바보라서 그런지 읽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그래서 틈틈이 여러분들이 올려주시는 글들이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7월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입니다. 이미 이 책을 읽으신 분들도 있을텐데, 다시 읽어보셔도 좋을것 같아요. 자, 7월 한달도 열심히 읽고 또 써 봅시다.


그리고 우리의 8월 도서를 아시나요? 먼댓글 링크 들어가거나 피씨에서 제 서재의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게시판 들어가면 공지로 이번해 같이읽기 도서가 선정되어 있는데요, 8월 도서는 '에리카 밀러'의 《임신중지》입니다. 
















최근 미국의 로 대 웨이드가 폐기되면서 미국에서의 낙태가 금해지거나 더 어려워질거란 소식이 들려왔는데요, 그런데 또 마침 8월 우리 함께 읽기 도서가 임신중지... 이 책의 부제는 무려 <재생산을 둘러싼 감정의 정치사> .. 어떻게 이런 책을 선택했는가, 나여... 


자, 우리 7월, 8월도 열심히 읽고 써봅시다. 



글래스톤베리에서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낙태권 폐기에 찬성한 미국 대법관들에게 바친다고 릴리 알렌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뻑큐... 영상 공유합니다.







근데 릴리 알렌 책 좀 번역해주면 안되나요, 출판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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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ri 2022-06-30 08: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막힌 타점! ^^
7~8월도 화이팅.

다락방 2022-06-30 08:50   좋아요 7 | URL
저는 어떻게 이렇게 딱 적절한 책들을 고르는걸까요... 대단합니다. 하하하하하.
싱그리 님, 화이팅!!

잠자냥 2022-06-30 09:35   좋아요 5 | URL
다부장님 어쩜 이렇게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적절하게 자뻑에 빠질 수 있어요?
ㅋㅋㅋㅋ 미쳐 증말 대단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6-30 09:37   좋아요 4 | URL
자뻑의 생활화 랄까요. 저희 가족이 모두 이렇습니다.. 흠흠. 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6-30 09: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7월도 8월 책 선정이 소름돋네요^^* 역시 다락방님의 선택은 탁월! 7월도 8월도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화이팅!

다락방 2022-06-30 09:38   좋아요 2 | URL
거리의화가 님, 7월 8월 모두 열심히 읽어봅시다. 거리의화가 님은 7월 도서 특히 더 좋게 읽지 않으실까 생각해봅니다. 화이팅!!

독서괭 2022-06-30 09: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뻑큐 ㅋㅋㅋ 웃프네요 ㅠㅠㅠ
전 오늘 반드시 가부장제를 끝낼 예정입니다. 9장까지 읽어서 얼마 안 남았어요! 7월의 책도 늘 읽어야지 했던 책인데 이 기회에 읽겠네요. 8월의 책은 다락방님의 어마무시 예지력!! 기대됩니다~

다락방 2022-06-30 09:59   좋아요 4 | URL
오오 9장까지 읽으셨다니, 독서괭 님. 이제 거의 다 왔어요! 게다가 11장은 읽기에 정말 너무나 좋습니다. 막 씐나요. 그러니 힘내서 읽으실 수 있을겁니다. 화이팅 화이팅!!

아니 세상에 제가 임신중지 고를 때만 해도 과거를 욕하려고 한거지 현재를 욕하려고 한게 아닌데 말입니다.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대체 ㅠㅠ 미쳤어요 세상은 증맬루 ㅠㅠ

책읽는나무 2022-06-30 10:12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 파이팅!!!!
고지가 멀지 않았어요!!
달려요~달려~🦸‍♀️🦸‍♀️

책읽는나무 2022-06-3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도 시의적절하게 책을 참 잘 고르신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었거든요.
이 정도면??? 미래를 내다 보는 선견지명이 탁월하다는 말씀이신데...혹시 미리 복채를 받으실 생각은 없으신가요??ㅋㅋㅋ
7 월의 책, 저도 미미님과 다른 분들의 리뷰를 읽으면서 읽어 봐야지...생각 했었던 책이라 반갑네요.
장마라 꿉꿉하지만 그래도 좋은 출발들 하시길 바랍니다^^

다락방 2022-06-30 10:36   좋아요 1 | URL
제가 안그래도 퇴사 후에 어떤 일을 하며 먹고 살아야 하나를 열심히 고민중인데.. 역시 미래를 내다보는 일로 돈을 좀 벌어볼까요? ㅎㅎㅎ
책나무 님, 7,8월 모두 화이팅이에요. 늘 그랬듯이 열심히 읽어주세요!!

건수하 2022-06-30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어쩜 이리 시의적절...

7월의 책은 전에 읽었으니, 4월과 6월의 책을 7월에 읽도록 하겠습니다... ㅠㅠ

다락방 2022-06-30 10:35   좋아요 1 | URL
오 수하님, 그것도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수하 님, 화이팅요!!

등롱 2022-06-30 1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부장제의 창조 거의 다 읽어가서 오늘 다 읽을 생각입니다~! 퇴근 후가 너무 기대되네요 ㅎㅎ
아 정말 좋은 책이에요, 메소포타미아 얘긴데 사실 지금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거 같네... 생각하며 읽고 또 읽고 정말 어렵지만 좋았어요!

8월 책 임신 중지라니 너무나 혜안이셔서 놀랍습니다~~ 가부장제의 창조 읽으면서 그래도 세상을 낫게 하기 위해 우리 모두 투쟁하고 있다고, 조금은 나아지고 믿었는데 이렇게 훅하고 돌아갈 수도 있네요 ㅠ

7월 책은 이전에 사두고 엄두가 나지 않아서 읽지 못했던 책인데요, 이 김에 함께 읽기 도전해야겠어요. 리뷰만 봐도 고통스러울 것 같아서 손을 대지 못했거든요. 함께니까 힘을 내서... 읽어보겠습니다.

다락방 2022-06-30 12:09   좋아요 1 | URL
오오 6월 30일인 오늘 아무래도 읽었어요 가 많이 올라오겠어요. 독서괭 님도 등롱 님도 오늘 완독하시겠군요. 고생하셨습니다, 등롱 님. 저도 어려웠지만 좋았어요. 마지막은 정말 희망에 찰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부디 이 희망을 등롱 님도 책장을 덮을 때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가 함께 읽은 책에 대해 더 뿌듯해질 것 같아요.

등롱 님 말씀처럼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고 있다고 믿고 있는데, 그런데 왜 이렇게 갑자기 또 뒤로 가게 되는걸까요. 힘겹게 앞으로 한걸음 나서면 아주 세게 뒤로 밀어버리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치지 않으면서 앞으로 나아가야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리에게 읽고 쓰기는 중요한것 같습니다.

등롱 님, 7월, 8월도 우리 힘내서 앞으로 나아갑시다!!

서곡 2022-06-30 1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택에 지난 달에 해러웨이 선언문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계속 미루던 책이라 전쟁 여자 얼굴 도전해야겠어요 이 기회에 완독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음에 정희진 기획 여성주의 평화연구서 성차별은 전쟁을 불러일으킨다 도 함께 읽으면 좋겠다고 건의드려봅니다. 올해 목록은 다 정하셨으니 빨라야 내년이겠지만요.

다락방 2022-06-30 14:13   좋아요 2 | URL
오, 함께 읽으셨다니 너무 기쁘고 잘 읽으셨다니 더 기쁩니다. 같이 읽으면 미루던 책도 읽게 되더라고요. 그러니 이번 기회에 전쟁은 ~ 도 완독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언급하신 책은 저도 책을 진작에 사두고 있던 터라 내년에 목록 정할 때 염두에 두도록 하겠습니다.
서곡 님, 화이팅입니다!!

수이 2022-06-30 2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래 너무 좋네요. 7월에도 함께 하겠습니다. 노래 듣다 보니 저절로 가운데 손가락이 저절로.......

다락방 2022-07-01 07:58   좋아요 0 | URL
저 원래도 저 노래 좋아했는데 이번에 들으니 더 좋네요. 진따 죄다 뻑큐에요, 세상은... 으르렁-
 
가부장제의 창조
거다 러너 지음, 강세영 옮김 / 당대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거다 러너가 이 책의 서문에서 말하는 것처럼 여성은 역사 속에서 언제나 행위자이자 주체였으나, 역사가 없는 주변인으로 살아왔어야 했다. 여성들은 남성들의 재산이었고 노예였는데, 이 남성에게서 저 남성에게로 옮겨가는 과정의 기원을 밝히면서 이 책은 시작된다. 저기 오래전 메소포타미아 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역사에 무지한 나로서는 낯선 용어들의 숱한 등장에 방황해야 했고 어지러웠으며, 그래서 어려웠기에, 굳이 그 오래전부터의 역사를 아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수시로 질문해야 했다. 가부장제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으리라는 것은 여성주의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충분히 짐작 가능한 일인데, 그걸 굳이 알아야 할까?


그러나 알(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희망을 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종국에는 했다. 거다 러너가 보여주는 그 오래전의 역사들, 그러니까 상징과 은유와 그리고 기록된 법전들과 신화들은 그 자체의 내용만으로는 절망적이지만-여자는 노예이며 첩이며 남성의 소유재산이었다 하는 것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이곳에 있지 않은가, 그러니까 그 때와는 또 다른 삶을-나아진 삶을-살고 있지 않은가, 떠올리게 된것이다. 


성서를 비롯한 신화에서 여성은 신에 의해, 그러나 남성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였고 먹지 말란 걸 먹으면서 죄를 범한 존재가 되어 벌을 받게 된다. 그 벌은 거다 러너가 지적한 것처럼, 남성에게는 땀 흘리는 노동이었으되 여성에게는 재생산에 대한 섹슈얼리티적 벌이었다. 왜? 

게다가 고대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여성은 '불완전한 남성'이라 정의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들어보면 정말이지 여성의 신체나 생물에 대한 지식이 없는 채로 머릿속 상상을 진실인양 하기 때문에 어처구니 없지만, 그래서 더, 아니 그러니까 온갖 신화와, 법전과, 철학자의 말들이 이렇게나 여성이 열등하다고 하고 속박되어야 하고 너희들의 섹슈얼리티는 사물화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여성들이 투표권도 가지고 경제력도 가지고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들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말하고 연구하고 이렇게 써낼 수 있었을까? 결국 인간은-여성은-진보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희망이 생겨버리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많은 여성작가들을 떠올렸다.


이 책의 4장 <여성노예> 부분에서는 부부에게 자녀가 없으면 첩을 들여 보완하고, 그 첩은 주인남자를 위해서는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인여성을 위해서는 하인이 되었다는 기록을 언급한다. 이 부분에서 나는 바로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이야기》 생각이 났다. 시녀이야기 속 시녀들은 남자주인들과 성관계를 맺고 여자주인들의 심부름을 한다. 그렇게 시녀라는 계급이 되기 전, 그녀들에게는 먼저 경제력을 박탈하는 것이 시작되었다. 


그들이 동결시킨 거야. 그녀가 말했다. 내 것도 마찬가지야. 여성 단체의 카드도 마찬가지야. M(남성, male-옮긴이)이 아니라 F(여성, Female-옮긴이)라는 글자가 박힌 계좌는 전부 그래. 몇 번 단추만 누르면 되는 일이야. 우리는 철저히 차단당한 거야.

하지만 은행에 2000달러나 입금해 두었는데, 나는 말했다. 세상에 중요한 게 내 계좌밖에 없다는 듯이.

여자들은 더 이상 재산을 가질 수 없게 됐어. 새로 입법된 법이야. 오늘 TV 켜 봤어?

아니.

TV에 나와. 하루 종일 나오고 있어. 모이라는 나처럼 경악하고 있지 않았다. 이상하지만 어떤 면에선 들떠 있었다. 자기는 오래전부터 이런 일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보란 듯이 들어맞았다는 것처럼.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더 생동감 넘치고 결연해 보였다. 루크가 너 대신 '컴퓨터카운트'를 사용할 수 있어. 적어도 그들 말로는 그래. 남편이나 가장 가까운 친척이. -《시녀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p.306


재산이 남성에서 남성에게로 상속되는 것, 그로 인해 여성들은 남성의 노예(그리고 사유재산)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서 마거릿 애트우드는 이미 소설로 지적했더랬다. 또한 여성들의 섹슈얼리티는 남성들에게 제공된다. 


그이는 마음에 걸리지 않는 거야. 그이는 전혀 마음 쓰지 않아. 어쩌면 오히려 잘됐다고 여길지도 몰라. 우리는 더 이상 서로의 것이 아니야. 이젠, 내가 그의 것이 되어 버린 거야.

무가치하고 부당하고 비현실적이었다. -《시녀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p.313


무가치하고 부당하고 비현실적인 역사가, 여성들에게 있었다. 서로의 것이 아니라 '그의 것'이 되어야 하는 역사가.



가부장제의 창조의 백미는 마지막 11장에 있다. 거다 러너 는 자신들의 경험이 세상의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자신들의 믿음이 전부라고 믿는 남성들은, 다른 세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내가 경험하는 것이 세계의 전부라고 받아들인다면 바로 그게 한계가 된다는 것. 이 사고는 남성들이 고쳐야 하는 것이지만, 여성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가부장제를 유지하는 데에는 여성들도 기여를 하였고 또 여성들이 그 뒤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그 스승이 남성인 경우가 허다했다. 우리의 의식 속에도 일반화와 고정관념은 자리잡았을 것이고,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사고를 재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너무나 당연한 주장이고, 그리고 이 주장에서 좀 더 뻗어가 우리가 SF 소설을 읽고 상상력을 가지려고 노력해야하며 그래서 다른 세상을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디 그레이엄'  생각이 났다. 


상상력과 용기는 우리가 절망하지 않고 굳세게 사회적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해준다. -《여자는 인질이다》, 디 그레이엄, P.349


길먼과 티트리의 작품에서 여자 등장인물들은 근거 없이 남자를 깎아 내리지도, 그렇다고 용납해서는 안 되는 남자의 행동을 용납하지도 않는다. 이들은 본인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만큼 다른 이들에게도 행동의 책임을 묻는다. 그렇기에 자신이 남자에게 느끼는 공포를 인정하고 분노하기도 하며, 자아 성찰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세 소설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본인을 믿기에 적절한 순간에 타인을 불신하기로 선택할 수 있다. 이 불신 덕분에 무력하게 변화에 몸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된다. -《여자는 인질이다》, 디 그레이엄, p.354



이 길고도 긴 그리고 절망적인 가부장제의 역사 속에서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리와 해방을 주장하고 경제력을 가지고 임신을 선택할 수 있게 된 지금이 가능해진 것은 결국 인류가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가. 철학자와 성경과 법전이 모두 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거부하고 현재에 이른 데에는 얼마나 많은 용기와 지식과 상상력이 필요했을까. 거다 러너가 가부장제의 창조를 쓴 것처럼 마거릿 애트우드는 소설을 썼고 디 그레이엄은 여성학 이론을 썼다. 여기까지 이르는 데에는 수많은 여성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깨닫고 무엇보다 자기가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바를 행했던-글을 쓰는!- 시간들이 있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은 희망이 되었다. 무엇보다 여성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가부장적 사고의 바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거다 러너에게 가슴 벅차게 동의한다. 

내내 절망적인 글을 읽었는데 결국 희망을 갖고 책장을 덮었다.


교정을 위해 요구되는 것은, 인간성은 여성과 남성이라는 평등한 부분들 속에 존재하며 인간존재에 대해 내려지는 모든 일반화 속에 양성의 경험, 사고, 통찰력이 반드시 재현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단호하게 받아들이도록 사고와 분석을 근본적으로 재구축하는 것이다.


오늘날 역사적 발전에 의해 처음으로 대규모 집단의 여성들이-마침내 모든 여성들이- 스스로를 종속에서 해방시킬 수 있는 필요조건을 가지게 되었다. 여성의 생각은 그동안 제한적이고 오류에 가득 찬 가부장적 틀 내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여성들 자신과 생각에 대한 여성들의 의식(consciousness)을 바꾸는 것이 변화를 위한 선결조건이다. -P.385

 


우리는 의식의 변화를 두 단계에서 일어나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반드시, 최소한 당분간은 여성중심적(woman-centered)이어야 한다. 우리는 반드시, 가능한 한 가부장적 사고를 떠나야 한다.


여성중심적이 된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즉, 만일 여성이 이 주장의 중ㅇ심이 된다면 이 주장은 어떻게 정의될 것인가?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그것은 여성이 주변적인 것처럼 보이는 곳에서조차 여성의 주변성(marginality)에 대한 모든 증거들을 무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여성의 주변성은 가부장적 개입(patriarchal intervention)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또한 종종 그것은 단순히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이다. 기본 가정은 여성들이 강요와 억압에 의해 참여하지 못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떤 것도 여성이 관련되지 않은 세상에서 일어났다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P.395~396




남성처럼 여성은 역사 속에서 언제나 행위자이자 주체(agent)였다. 여성은 인류의 절반이거나 때로는 절반 이상이었기 때문에 세상과 세상의 일을 남성과 평등하게 공유해왔다. 여성은 사회를 만들고 문명을 형성하는 데 주변이 아니라 언제나 중심이었고, 또 여전히 중심이다. 또한 여성은 과거를 문화적 전통으로 만듦으로써 세대를 연결하고,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집단기억을 보존하는 데 남성과 함께하였다. 구전의 전통은 여성과 남성 모두가 창조하고, 민속·예술·의례를 통해서 보존해 온 시와 신화 속에 살아 있다. - P16

여성은 ‘역사를 만들었지만‘ 자신의 대문자 역사를 알지 못하게 방해받았으며, 자신 혹은 남성의 소문자 역사에 대해 해석을 못하게 방해받았다. 여성들은 상징체계나 철학, 과학, 법률을 만드는 일에서 체계적으로 배제되어 왔다. 여성들은 알려진 모든 사회에서 모든 역사시기에 걸쳐 교육적으로 박탈당했을 뿐 아니라 이론형성에서도 제외되었다. 여성의 실질적인 역사적 경험과 그 경험에 대한 해석으로부터의 배제 사이의 긴장을 나는 ‘여성역사의 변증법‘(the dialectic of women‘s history)이라 불렀다. 이 변증법은 역사적 과정에서 여성을 앞으로 전진시켰다. - P18

여성들과 남성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역할을 같은 중요성으로 연기하는 무대 위에 산다. 그 연극은 두 종류의 연기자 없이는 계속될 수 없다. 그들 중 누구도 전체에 대해 더 혹은 덜 ‘기여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 중 누구도 주변적이거나 없어도 되는 것이 아니다.
(중략)
엄청난 투쟁 후에 여성은 평등한 역할배정 권리를 얻어내지만, 먼저 ‘자격을 갖추어야만‘ 한다. 여성들의 ‘자격‘ 요건 또한 남성에 의해 정해져 있으며, 남성은 여성을 평가하는 심판이다.
(중략)
대본, 소도구, 무대세팅, 연출을 남성이 꽉 잡고 있는 한 ‘평등한‘ 역할을 얻는 것이 자신들을 평등하게 해주는 것이 아님을 여성들이 이해하는 데는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 P28

결국 지난 50년 동안 일부 여성들은 대본을 쓰는 데 필요한 훈련을 받았다. 대본을 쓰면서 그들은 여서을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더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은 남성스승들로부터 잘 훈련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들도 역시 남성들이 하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하였으며, 과거에 여성들이 맡은 역할을 격상시키려는 욕망에서, 남성들이 했던 일을 한 여성들을 열심히 찾았다. 그래서 보완적 역사가 탄생하였다.
여성들이 해야 하고 페미니스트들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동화 속의 어린이가 임금님이 벌거벗었다는 것을 알아냈듯이 무대·세트·소도구·연출자·대본작가를 지목해 내고 우리들간의 기본적 불평등이 이 틀 속에 놓여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그것을 파괴해 버려야만 한다. - P30

시작하지 않는 한 우리는 결코 알 수 없다. 과정 그 자체는 방법이며 목적이다. - P31

과거에 대한 어떤 이론화에서도 우리는 반드시 여성과 남성이 문명을 함께 건설했다는 가정으로 시작해야 한다. - P69

생산에 관한 지식이 계속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남성 연장자들은 이 ‘비밀‘을 신비화하고, 식량·지식·여성을 통제함으로써 젊은 남성들에게 권력을 행사한다. 그들은 여성교환을 통제하고 여성들의 성적 행위에 제한을 가하며, 여성들을 사유재산으로 취득한다. 젊은 남성들은 여성에 대한 접근기회를 얻는 특권을 갖기 위해 나이든 남성들에게 노동력을 제공해야만 한다. 그런 상황에서 여성들은 전사들을 위한 전리품이 되며 그 공동체에 대한 연장자 남성들의 지배를 장려하고 강화시킨다. 결국 모계제와 모처거주의 전복을 통해 ‘여성의 세계사적 패배‘가 가능해지고, 이는 그것을 달성하는 부족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메이야수의 설계 속에서 재생산(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통제는 사유재산의 획득보다 먼저 일어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 P89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여성의 지위에도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는데, 구체적으로 가족에 대한 여성들의 종속이 제도화되고 법에 명문화되었으며, 매춘이 정착되어 규제를 받게 되고, 일의 전문화 정도가 높아짐으로써 여성들은 점차 특정 분야나 직업에서 배제되었다. 쓰기가 발명되고 공식 교육이 확립된 후 여성들은 교육에 대한 평등한 접근에서도 배제되었다. 고대국가의 종교적 지주인 우주발생론(cosmogohy)은 여신들을 주요 남신들에게 종속시키고, 남성의 우위를 합리화하는 기원(起源) 신화들이 특징을 이룬다. - P99

여성들은 가장 안전하고 고위층 출신이고 자신감에 차 있을지라도 스스로 남성의 보호에 의존하는 존재로 생각하였다. 이것이 사회계약의 여성세계이다. 자율을 거부당한 여성들이 보호에 의존하고 자신과 자녀들을 위해 가능한 최선의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투쟁하는. - P130

다른 인간존재를 잔인하게 대하고 그‘그녀에게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노동을 하도록 강제하는 것보다 한수 높은 중요한 발명은, 지배당하는 집단을 지배하는 집단과 완전히 다른 집단으로 지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물론 그런 차이는 노예가 될 사람들이 타지방 부족구성원, 말 그대로 ‘타인들‘일 때 가장 명백하다. 그러나 그 개념을 확장하고 노예화된 사람들(the enslaved)을 어떤 며에서 인간이 아닌 다른 것, 노예로 만들기 위해서, 남성들은 그런 지정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정신적 구성물은 대체로 어떤 현실 속의 모형들에서 나오며, 과거경험을 새롭게 정렬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그 경험은 노예제가 발명되기 이전에 남성들에게 주어졌던 것인데, 그것은 바로 자기 집단의 여성들을 종속시켰던 경험이다.
여성억압은 노예제보다 먼저 일어나 노예제를 가능하게 만든다. - P138

수많은 요인들의 집합이 성적 비대칭과 여성과 남성에게 불평등한 비중으로 부과되는 노동분업의 원인이다. 그로부터 친족관계는, 결혼에서 여성들이 교환되고 여성은 남성에 대해 일정한 권리를 갖지 않지만 남성은 여성에 대해 일정한 권리를 갖는 사회적 관계들을 구축하였다.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재생산능력은 가족을 위한 서비스를 위해 교환되거나 획득되는 물건이 되었으며, 따라서 집단으로서 여성은 남성보다 자율성을 덜 갖는 집단으로 생각되었다. 중국과 같은 일부 사회들에서 여성은 친족집단에게 주변적인 국외자로 남아 있었다. 남성이 가구와 혈통에 ‘속해 있었다면‘, 여성은 그들에 대한 권리를 취득한 남성에게 ‘속해 있었다.‘ - P139

노예의 사회학에 대한 자세한 연구에서 지적했듯이, 노예화의 기술은 세가지 특징적 양상을 가진다. 첫째, 노예제는 보통 폭력적 죽음의 대체물에서 비롯되었으며, 그것은 ‘특히 형벌의 조건부 감면‘이었다. 둘째, 노예는 ‘태생적 소외‘(natal alienation)를 경험하였다. 즉 그‘그녀는 ‘출생에 따른 모든 권리로부터‘ 그리고 사회질서 내에서 그‘그녀 자신의 권리에 의한 적법한 참여로부터 ‘파문당하였다.‘ 셋째 "노예는 어떤 보편화된 방식으로 불명예를 당했다(dishonored)." 역사적 증거는 이와 같은 노예화 과정이 처음에는 여성전쟁포로들을 대상으로 발달하고 완성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이미 알려진 관습인 결혼교환과 축첩풍습에 의해 강화되었다. - P140

가부장적 사회에서 부인과 누이·자녀들의 성적 순결을 보호할 수 없는 남성들은 실로 성불능자이며 불명예를 당한다. 피정복집단의 여성들을 강간하는 관습은 기원전 두번째 천년부터 오늘날까지 전쟁과 정복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남아 있다. 이것은 죄수들에 대한 고문처럼 ‘빈보‘나 휴머니즘적 개혁, 복잡한 도덕적·윤리적 동정에 대항해 온 사회적 관습이다. 나는 피정복 여성들에 대한 강간이 가부장적 제도의 구조 속에 구축된 필수적 관행이며, 가부장제와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장 순수한 상태 속에서 이러한 관계를 볼 수 있는 것은 계급관계가 형성되기 전에 가부장제 체계가 시작되는 바로 그 시점이다. - P143

우리의 논의에서 이 관행이 흥미를 끄는 것은, 그것이 영구적인 노예임을 표시하기 위해서 사람들을 주변화하고 눈에 띄는 표시를 할 필요가 있었음을 설명해 준다는 것과, 성적 통제를 사용해서 어떤 사람의 노예상태를 영구화하고 강화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P146

아가멤논은 여성의 노예상태가 의미하는 바를 명확하게 진술하고 있는데, 그것은 다름아니라 남성들 사이에서는 더 나은 지위와 명예를 획득하는 것이었다. 아킬레스가 그의 막사에서 화를 내고 싸움에서 후퇴하게 만든 그 사건에서, 아가멤논은 아킬레스를 위협하고 무력으로 브리세이스를 강탈한 뒤로는 그녀를 건드리지 않았다. 그는 실제로 그녀를 원했던 것이 아니라, 아킬레스에 대항해서 명예를 얻고 싶었던 것이었다-이것은 여성의 사물화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 P149

자유민을 노예로 만드는 데 필수적인 요소인 신체적 공포와 강압은 여성에게는 강간의 형태로 나타났다. 여성들은 강간에 의해 신체적으로 제압되었고, 일단 임신이 되면 아마도 심리적으로 자신의 주인에게 애착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노예제에서부터 축첩(蓄妾)의 제도화가 시작되었으며, 그것은 포로 여성들을 포획자의 가구에 통합시켜서 포획자가 그 여성들의 충성스런 서비스와 그 자손들을 확보하는 사회적 도구가 되었다.
노예제에 대해 저술한 역사가들은 모두 노예가 된 여성들의 성적 사용에 대해 설명한다. - P154

분명히 가부장적 소유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사유재산의 가족 내 관리가 중요해진 것은 축첩제도를 하나의 제도로 발달시키는 견인차가 되었다. 부부에게 자녀가 없다는 것은 남성혈통 쪽에서 볼 때 재산상실을 의미하였으나, 이는 첩을 들이는 것으로 보완될 수 있었다. 바빌로니아의 한 매매계약서에는 다음과 같이 씌어져 있다.

함무라비 12년에 부네네-아비(Bunene-abi)와 그의 아내 베렛수누(Belessunu)는 은 5셰켈의 가격으로 샤마시-누리(Shamash-nuri)를 그녀 아버지에게서 사왔다. …그녀는 부네네-아비에게는 부인이고, 베렛수누에게는 노예다. - P160

페넬로페는 기술과 끝없는 노고로 자신의 명예를 지킬 수 있었지만, 그녀의 노예여성들이 살육되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거니와 막을 수도 없었다. 계급의 장벽이 페넬로페를 남편 그리고 아들과 함께 뭉치게 하였다. 강간의 희생자는 죄인이며, 그들은 불명예를 당할 만하기 때문에 불명예를 당했다. 그들에게 가해진 범법행위는 강간이나 성범죄가 아니라 그들을 소유한 주인에 대한 재산범죄로 간주되었다. 결국 모두 노예들인, 종속된 여성들은 서로 분리된다. 즉 농예 에우리클레이아는 단순히 주인의 의지를 실천하는 도구이며, 전적으로 그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행동한다. 그리고 ‘착한‘ 노예여성들은 ‘나쁜‘ 노예여성들로부터 분리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자매애는 전혀 형성될 수 없다. 주인의 사랑은 폭력과 소유욕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에게 살인과 달콤한 갈망은 병립할 수 없는 것이 아니며, 또 아들은 노예여성들에 대한 폭력에 가담함으로써 남자가 된다. - P170

여성을 열등한 집단으로 보는 선례는 노예가 될 수 있는 다른 집단에게 그러한 낙인을 옮기는 것을 허용하게 되며, 여성의 가내종속은 그것으로부터 노예제가 사회제도로 발달하게 된 모형을 제공하였다. - P172

언제나 종속시킬 수 있었던 여성은 이제 노예와 비슷하기 때문에 열등한 것처럼 보였다. 여성이 자신의 섹슈얼리티와 재생산과정에 대한 남성 혹은 남성지배적 제도의 통제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했다는 사실 속에서 여성의 종속과 노예제는 연결되어 있다. 노예여성에게 경제적 착취와 성적 착취는 역사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결코 남성의 자유와 같지 않았던 다른 여성들의 자유는 일부 여성들의 노예화에 달려 있었고, 그것은 그들의 이동성과 지식·기술에 대한 접근성에 가해진 속박으로써 제한되었다. 반대로 남성에게 권력은 개념적으로 폭력 및 성적 지배와 관련되어 있다. 남성권력은 군대병력의 확보와 그들의 원활한 임무수행에 달려 있는 것만큼이나, 가내영역에서 여성의 성적·경제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느냐에 좌우된다.
둘 다 노예제의 제도화에서 처음으로 명백해진 계급과 인종의 구분은 가부장적 가족과 고대국가에서 드러난 성적 지배와 경제적 착취의 불가분의 연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 - P173

일반적으로 법은 법이 다루고자 하는 삶의 조건들보다 앞서 제정되지 않으며, 법이 인도하고 통제하고자 하는, 실제로 존재하는 조건과 상황에서 나온다고 말할 수 있다. (포위스 스미스J. M. Powis Smith) - P182

여성들은 주로 자손을 생산하는 사람으로서 가치가 부여되었으며, 한 남성에 대한 평생에 걸친 종속이 제도화되었다.
동종결혼과 상향결혼에 대한 똑같은 열망이 가난한 가족들에게는 사뭇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아들의 부인을 얻을 신부값으로 충당할 현금이 부족하면 딸을 결혼시켜 보냄으로써 상쇄할 수 있었다.
(중략)
재산이 충분치 못하거나 없는 하층계급 가족에게 개인들(남녀 자녀들)은 재산이 되었고, 노예나 하향결혼으로 팔려갔다. 중요한 것은, 그럼으로써 그들이 출생가족에서의 모든 재산권을 포기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같은 계급 소녀와 아들의 결혼이 아들의 여자형제를 팔아서 가능해짐으로써 이런 혼사는 사실상 그 여자형제에게는 구매에 의한 결혼을 만들어냈다. - P196

강간을 금한 여러 가지 법들에는 모두 피해를 본 측은 남편 혹은 강간당한 여성의 아버지라는 원칙이 들어 있다. 피해자는 버둥거리거나 소리를 질러 강간에 저항했다는 것을 증명할 의무가 있었다.
(중략)

강간이 도시 내에서 범해졌건, 트인 벌판에서 일어났건, (공공의) 거리에서 밤에 일어났건, 혹은 도시의 축제에서 일어났건, 처녀의 아버지는 처녀를 범한 남자의 붕니을 취해서 그녀를 불명예스럽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 부인을 남편에게 (돌려)보내지 않고 자기가 취할 것이다. 아버지는 능욕당한 딸을 그녀를 능욕한 남자에게 배우자로 줄것이다. (MAL§55) - P203

강간이 희생자의 아버지와 남편에게 해를 입힌다는 개념이, 고통받은 여성들에게는 절망적인 결말에 이르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강간피해자는 강간한 자와 해소할 수 없는 결혼을 할 작정이고, 전적으로 무죄인 강간자의 부인은 매춘부로 전락할 것이다. 법의 언어는 우리에게 그의 딸들에 대해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절대적 ‘처분 권력‘을 느끼게 해준다. - P203

사원매춘부는 사회가 인정한 역할이다. 그녀의 역할은 영예로운 것이다-사실상 야성의 남성을 문명화시키기 위해 선택된 사람이 바로 그녀이다. 여기서의 전제는, 섹슈얼리티는 문명화시키는 것이며, 신들을 기쁘게 한다는 것이다. 매춘부는 ‘여성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며, 그래서 그녀는 그녀의 직업으로 인해 다른 여성들로부터 구분당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야성의 남성을 길들이는 일종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 그는 그녀가 인도하는 대로 문명의 도시로 따라온다. - P237

한 남성의 보호 아래 그를 위해 성적 서비스를 하는 여성들은 여기서 베일이 씌워지는 ‘존중받을 만한‘ 여성들로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한 남자의 보호와 성적 통제 아래에 있지 않은 여성들은 ‘공공의 여성들‘(Public women)로 지정되고 따라서 베일을 씌우지 않는다. - P241

그들의 성적 능력과 재생산 능력은 남성 가족원들의 이익 속에서 상품화되고, 거래되고, 대여되고, 그리고 매매되었다. 모든 계급의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군사적 권력에서 배제되었고, 공식교육에서의 여성 배제가 이미 제도화되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기원전 첫번째 천년 무렵까지 여성들은 공식교육을 받지 못했다. - P254

현대의 형식비판(form-criticism)에 의해 확립된 엄청난 규모의 내부적 증거 위에서 ‘증거서류 가설‘(documentary hypothesis)이 수용됨으로써, 창세기의 저자가 모세라고 하는 오래된 전통은 영향력을 상실했다. 그것은 성서가 신에 의해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믿고 싶건 아니건 간에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친 저작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 P286

모든 이스라엘 여성들은 당연히 결혼해야 했었고, 그에 따라 아버지(그리고 남자형제)의 통제를 받다가 남편과 시아버지의 통제를 받았다. 부인이 죽기 전에 남편이 죽으면, 남편의 남자형제나 또는 다른 남자친척이 그녀를 통제하거나 그녀와 결혼하였다. 이같은 수혼관습은 흔히 과부를 위한 ‘보호‘수단으로 해석되었지만, 실제로는 가족 내 세습재산을 보전하기 위한 남성들의 관심사를 가장 강력히 대변하는 것이다. - P297

그 레위인(자신의 첩을 윤강당하도록 내버려둔)의 태도는, 그녀를 윤간당하도록 내어주려는 뜻에서뿐만 아니라 그녀가 고통을 당하는 밤 내내 평화롭게 잠들어 있었음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의 행동에 따라 레위인을 비난하거나, 혹은 손님의 명예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처녀인 딸을 제공한 주인을 향해 비난하는 말은 찾아볼 수 없다. - P304

우리는 심지어 딸들이 강간당하도록 내놓을 수도 있는, 딸들을 처분할 롯의 권리가 당연시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설명되어야 할 필요가 없다. - P302

창세기 이야기의 상징적 의미는 둘 다 야훼의 개입을 통해 신성한 물질들이 스며들었지만, 흙에서 창조된 아담과, 인간 몸의 일부에서 창조되었으며 고대 다산 여신들의 후계자인 이브로 양분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이분법은 야훼가 벌로써 노동의 성별분업을 명한 타락 이야기 속에서 강화된다. 아담은 그의 이마에 흐르는 땀 속에서 일할 것이며, 이브는 고통 속에서 생명을 낳고 후손을 키울 것이다. 부과된 처벌이 남성에게 일을 부담으로 만들지만, 여성을 고통과 괴로움에 빠지도록 한 벌은 여성의 일에 대해서가 아니라 여성의 섹슈얼리티의 자연적 결과인 여성의 출산하는 몸에 대해서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P323

"누가 세상에 죄와 죽음을 가져왔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창세기는 "여자가, 자유로운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의미하는 뱀과 그녀의 동맹 속에서"라고 대답한다. 그것은 여성들이 언약의 공동체와 그 공동체의 상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게 해야 하며, 하느님과의 계약은 남성적 상징이어야 한다는 사고와 상당히 부합한다. - P342

나는 계급사회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지배와 함께 시작되었으며, 다른 남성들과 모든 여성들에 대한 일부 남성들의 지배로 발달하였다고 주장해 왔다. 따라서 계급형성 과정 자체는 이전부터 존재해 온 여성에 대한 남성지배의 조건을 끌어들였으며, 상징체계들의 형성에서 여성을 주변화시켰다. 그러나 우리가 보았듯이, 더 오래된 종교적·은유적 설명체게들은 수세기 동안 지속되었으며, 그 체계들 속에서 여성들은 그들 몫의 재현과 상징적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상징체게의 창조에서 여성을 배제한 것은 일신사상의 발달과 함께 비로소 완전히 제도화되었다.
(중략)
하느님은 오직 남성들과만 언약을 맺고 계약을 하였으며, 언약의 상징인 포피절제는 그런 현실을 표현하였다. - P351

아리스토텔레스는 다른 곳에서 훨씬 더 분명하게 말한다.

…불구인 부모의 자식이 때로는 태어날 때부터 불구이기도 하고 때로는 그렇지 않은 것처럼, 여성의 어린 자녀는 때로는 여성이고 때로는 남성이다. 말하자면, 여성은 불완전한 남성이며(mutilated male), 월경은 정액이지만 단지 순수하지 않을 뿐이다. 월경이 가지지 못한 것이 오직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영혼의 원리(principle of soul)이다. - P362

우리가 ‘여성교환‘이라는 개념을 빌려온 레비-스트로스는 교환의 결과로 발생한 여성의 사물화(reification)에 대해 말한다. 그러나 사물화되고 상품화되는 것은 여성들이 아니라 그렇게 취급받는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재생산능력이다. 그 구분은 중요하다. 여성들은 결코 ‘물건‘(things)이 된 적이 없으며, 그렇게 인식되지도 않았다. 아무리 착취당하고 학대당했다 하더라도 그들은 종종 매우 제한된 범위에서 자기 집단의 남성들과 똑같이 행동하고 선택할 권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성들은 항상,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남성보다도 상대적으로 더 큰 부자유(unfreedom)의 상태에서 살았다. 그들 몸의 한 측면으로서의 섹슈얼리티가 다른 사람들에 의해 통제됨으로써 여성들은 실제로 불이익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매우 특수한 방식으로 제약을 받았다. - P375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여성 지위의 상대적 개선에 대해 말할 때, 그것은 가부장제 체계 내에서 부분적으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주어진 기회 안에서의 개선일 뿐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여성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경제적 권력을 갖고 있는 곳에서는 그렇지 못한 사회에서보다 자신의 삶에 대해 더 많은 통제력을 가질 수 있다. - P380

가부장제 체제는 여성의 협조가 있어야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여성의 협조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수단에 의해 확보된다. 그 수단들은, 성별교의의 주입(gender indoctrination), 교육기회의 박탈, 여성의 역사에 대해 알지 못하게 하는 것, 여성의 성적 행동에 따라 ‘존중받을 수 있음‘(respectability)과 ‘일탈‘(deviance)을 규정함에 의해, 제재와 노골적 강압에 의해, 경제적 자원과 정치적 권력에의 접근 차별에 의해, 그리고 동조하는 여성들에게 포상으로 계급적 특전을 줌으로써 여성들을 분리하고 서로 반목하게 하는 것이다. - P380

서구문명의 기초가 된 그리스철학, 유대-기독교 신한, 법적 전통에 체화된 그같은 상징적 구성물을 토대로, 남성들은 그들만의 용어로 세계를 설명하였고, 자신들을 언설의 중심에 놓는 중요한 질문들을 정의하였다.
‘남자‘라는 용어가 ‘여자‘를 포섭하도록, 그리고 억지로 그 용어가 인류의 대표성을 갖는다고 사칭함으로써 남성ㄷ르은 그들의 모든 사상 속에 막대한 분량의 개념적 오류를 구축하였다. 반쪽을 전체로 간주함으로써 남성들은 비단 자신들이 설명하는 것에서 본질을 빠뜨렸을 뿐만 아니라 올바르게 볼 수 없을 정도로 그것을 왜곡시켰다.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한 남성들은 그것의 실제, 기능, 우주 속에서 다른 물체들과의 관계를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들의 경험·시각·관념이 인간의 모든 경험과 사상을 대변한다고 남성들이 믿는 한, 그들은 추상적인 개념을 올바르게 정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현실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도 없다. - P384

교정을 위해 요구되는 것은, 인간성은 여성과 남성이라는 평등한 부분들 속에 존재하며 인간존재에 대해 내려지는 모든 일반화 속에 양성의 경험, 사고, 통찰력이 반드시 재현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단호하게 받아들이도록 사고와 분석을 근본적으로 재구축하는 것이다.

오늘날 역사적 발전에 의해 처음으로 대규모 집단의 여성들이-마침내 모든 여성들이- 스스로를 종속에서 해방시킬 수 있는 필요조건을 가지게 되었다. 여성의 생각은 그동안 제한적이고 오류에 가득 찬 가부장적 틀 내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여성들 자신과 생각에 대한 여성들의 의식(consciousness)을 바꾸는 것이 변화를 위한 선결조건이다. - P385

쓰기의 출현과 함께 인간의 지식은 엄청나게 도약하였으며, 이전에 비해 훨씬 빠르게 전진하였다. - P385

왜 체계 건설자 중에 여성은 없는가? 그 이유는 자신의 자기(self)가 일반칭(generic)에서 배제되어 있을 때 그 사람은 보편적인 것들을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 P391

우리는 의식의 변화를 두 단계에서 일어나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반드시, 최소한 당분간은 여성중심적(woman-centered)이어야 한다. 우리는 반드시, 가능한 한 가부장적 사고를 떠나야 한다.

여성중심적이 된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즉, 만일 여성이 이 주장의 중심이 된다면 이 주장은 어떻게 정의될 것인가?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그것은 여성이 주변적인 것처럼 보이는 곳에서조차 여성의 주변성(marginality)에 대한 모든 증거들을 무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여성의 주변성은 가부장적 개입(patriarchal intervention)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또한 종종 그것은 단순히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이다. 기본 가정은 여성들이 강요와 억압에 의해 참여하지 못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떤 것도 여성이 관련되지 않은 세상에서 일어났다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 P396

전통적 사고 체계에서 나온 방법과 개념을 사용할 때, 여성중심적이 된다는 것은 여성의 중심성(centrality of women)이라는 우월한 지점에서 그것들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들이 가부장적 사고와 체계들의 빈 공간 속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중앙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여성들은 그 체계를 변형시킨다.

가부장적 사고의 바깥으로 나가기가 의미하는 것은, 사고(thought)의 모든 알려진 체계를 향해 회의적이 되는 것이며, 모든 가정들과 서열짓는 가치와 정의들에 대해 비판적이 되는 것이다.
(중략)
그것은 우리 머릿속에 있는 위대한 남성들을 없애고, 그 남성들을 우리 자신으로, 우리의 자매들로, 익명의 선대여성들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 P396

모든 언어들 중에서 가장 비열한 모욕은 여성의 신체부분이나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지칭한다. - P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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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6-29 12: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설과 여성학 이론을 통한 책으로 인용문을 제시해주셔서 더욱 좋네요~ 저도 마지막 11장을 읽으며 희망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여성들이 걸어온 길이 쉽지 않았지만 여성 스스로가 박차고 일어나 이 가부장의 구조와 틀을 깨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해주어서 좋았어요~ 저조차도 너무나 옛 사고방식에 갇혀 있다는걸 점점 깨닫고 있습니다.

다락방 2022-06-29 13:55   좋아요 1 | URL
거다 러너 너무 좋아요, 거리의화가 님. 사람이 되게 강한 느낌이더라고요. 나중에 역자의 말을 들어보면 그런 거다 너러 조차도 가부장제의 사고방식을 온전히 벗어나진 못했다는 비판을 듣기도 하는 모양이던데, 비판이라는 것은 액션이 우선한 뒤에 나오는 것이라 저는 그것에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연구, 생각, 주장 이 모든것들을 여성들이 해서 보여주는건 그 자체로의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전 역사를 너무 모르고 딱히 관심있어하는 사람도 아니어서 처음에 읽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읽고 나서는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특히 성서에 대한 비판을 하는게 좋더라고요. 롯의 당시 상황이 어떠했든 어쨌든 롯이 ‘나는 딸을 내어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걸 지적해준 부분 같은 거요.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 너무 싫어요 ㅎㅎ

잠자냥 2022-06-29 13: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려주신 인용문만 읽어도 이 책 다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와... 근데 저 인용문 다 자판으로 투닥투닥투닥 쳤어요? 쟝쟝이가 알려준 방식으로 올림???

다락방 2022-06-29 13:52   좋아요 2 | URL
제가 다 자판으로 투닥투닥투닥투닥투닥............... 복습하는 마음으로 직접 치자, 했다가 너무 많아서 후회했어요. 휴...

잠자냥 2022-06-29 13:5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그런 의미로 오늘은 세 가지 메뉴 도전합시다. 에너지를 넘 많이 썼네 ㅋㅋㅋㅋ

다락방 2022-06-29 13:56   좋아요 1 | URL
저 오늘 에이스를 먹고 나갔더니 김치볶음밥 하나로 배불렀어요. 사실 김치볶음밥 시켜두고 ‘라면도 옆에 두고 먹을까‘ 엄청난 내적 갈등을 하다가 꾹 참았습니다. 엣헴-

- 2022-06-29 15:2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복습하는 다락방! 후회하는 다락방 ㅋㅋㅋㅋ 라면 참는 다락방 ㅋㅋㅋ 한편의 만화같은 모습이 그려집니다..*

다락방 2022-06-29 15:22   좋아요 1 | URL
내 안엔 내가 너무 많아..................

독서괭 2022-07-01 14:08   좋아요 1 | URL
와 진짜 이걸 다 치셨어요? 대단.. 전 최근 쟝쟝이님 방식으로 하고 있어요. 그래도 가끔은 투닥투닥 치지만 ㅋㅋ

다락방 2022-07-01 14:14   좋아요 1 | URL
진짜 치다가 엄청 후회했잖아요. 사진 찍어서 밑줄긋기 할걸.. 하고 말이죠. ㅋㅋㅋㅋㅋ 그래도 결국 해냈습니다!!

- 2022-07-01 18:17   좋아요 0 | URL
다부장님 문진대신 또 펀치 쓰시면서 책 누를 생각하니 또 제 마음이 애잔해집미다…

다락방 2022-07-01 18:40   좋아요 1 | URL
이번엔 독서대를 이용했어요. 후훗 😉

hellas 2022-06-29 14: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 몇달에 걸쳐 이 책 다 읽었는데요. 사실 너무 고대사 이야기라 조금 당황했고 ㅋㅋㅋ 일장과 마지막장 말고는 이야기속으로 여성 고구마편 느낌으로 읽었네요. 메소포타미아와 성서 파헤치기는 사실 너무 취향이 아니라서..그렇지만 책 덮으면서 거다 러너라는 사람이 존경스럽기는 합디다;) ㅋㅋㅋ

다락방 2022-06-29 14:37   좋아요 2 | URL
저는 1-3 장까지가 특히 더 힘들더라고요. 이 부분은 진짜 너무 메소포타미아 역사의 기술 같아서요. 너무 집중도 안되고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용어 다 낯설고... 그런데 4장부터는 좀 이야기가 펼쳐져서 그나마 읽기에 좀 나았어요. 물론 그렇다고 재미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뒤로 갈수록 더 현재에 가까워지기 때문인지 괜찮더라고요. 마지막장은 정말 좋았어요. 거다 러너 대단하죠. 정말 대단합니다.

단발머리 2022-06-29 15: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으면서 <시녀 이야기> 생각 많이 났어요. 생각하고 계속 쓰고 목소리를 내는 일이 중요하다는 의견에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또한 한편으로는 결국 답은 정치에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요. 이번에 미국 대법원 판결도 따져보면 트럼프가 임명한 대법관들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잖아요. 우리 나라도 앞으로 걱정스럽고요. 국민들이 직접 대법관을 뽑을 수는 없으니까요. 나랑 생각이 비슷한 대법관을 임명할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데... 참, 암담하기는 합니다. 더 많은 여성이 정치의 자리, 법의 자리에 위치하기를 바랍니다.
읽느라 수고하셨어요, 다락방님. 이제 홀가분하게 소설 읽으시겠네요^^

다락방 2022-06-29 15:22   좋아요 2 | URL
애트우드가 굉장히 영리한 작가라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했어요. 경제권 박탈, 성적 노예와 하인. 이 모든 것들을 소설 한 권에 집어넣었잖아요. 게다가 책도 읽지 못하게 하니 그것은 교육에서 배제되었던 여성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애트우드는 정말이지 대단한 작가에요. 시녀 이야기에서 그 모든걸 집어넣었어요. 대단한 작가입니다.

맞아요, 단발머리 님. 왜, 가부장제의 창조에서도 나오잖아요. 여성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을 때에도 그 스승은 다 남성들이었다고. 우리에겐 여자 스승과, 여자 법관과 여자 정치인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여자 대통령도요. 그걸 위해서는 부지런히 공부해야 해요, 단발머리 님. 단발머리 님.. 법대 가시면 제가 매주 밥 사드리겠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 제발요..

홀가분하게 소설 읽고 싶지만 저 일단 샐리 루니가 저를 기다리고 있네요. 아, 벌려놓은게 많아서 삶이 진짜 빡세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6-29 15: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애트우드의 시녀이야기와 연결되는 지점이 절묘하네요. 저는 시녀 이야기 읽었어도 연결 못시켰는데 말입니다. ㅎㅎ 가부장제가ㅠ만들어지던 시기로부터 시작하면 몇천 년이니 진짜 암담하지요
여기까지 오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럼에도 갈길이 멀다는데 희망과 암담함을 같이 느낍니다. 다락방님 리뷰를 감명깊게 읽었으니 저도 빨리 이 달이 가기 전에 리뷰쓰러 고고~~~~
그나저나 마지막 사진 완전 멋집니다

다락방 2022-06-29 16:56   좋아요 2 | URL
저는 워낙 역사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지라 거다 러너의 글들을 초반에 읽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노예, 첩, 가부장제 얘기들은 그나마 좀 나았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시녀이야기 생각이 나더라고요. 제가 시녀이야기 읽을 때 진짜 감탄에 감탄을 했었거든요. 시녀이야기가, 애트우드가 유명한 이유가 다 있구나. 제가 읽으면서 막 천재 천재!! 이랬어서 저는 더 기억에 남는 것 같고 그래서 연결이 바로 됐던 것 같아요. 경제력의 박탈-의존-성적 노예(소유) 에 이르는 흐름요.

바람돌이 님 리뷰도 얼른 써주세요. 가부장제의 창조는 다른 책들도 물론 그랬지만, 다른 분들의 글을 읽는 재미가 정말 큽니다. 제가 너무 힘겹게 읽어서 더 그런것 같아요. 얼른 써주세요, 얼른요!! ㅎㅎ

syo 2022-06-29 1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도 오랜만에 봐서 반갑지만, 저 책장에 꽂으면 처참하게 접히고 말 플래그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도 오랜만이라 반갑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6-30 08:56   좋아요 0 | URL
사람이 어디 안가. 잘 안변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6-29 2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제 부랴부랴, 미친 듯이 읽고, 저녁 먹으려고 미친 듯이? 100자평 쓰고, 다락방님 리뷰 읽으러 왔어요.
<시녀 이야기> 저도 읽었지만, 연결 지어보진 못했네요??ㅋㅋㅋ
전 그저 고대 모습 비춰지던 옛 영화 몇 편 계속 떠올리며...에혀~ 에혀~ 하며 읽었네요ㅜㅜ
어젯밤엔 마지막 편 읽는데 ‘여성들은 역사를 갖지 못했다‘라는 문장에 꽂혀 괜히 울컥ㅜㅜ
(요즘 보는 드라마들이 죄다 암울하고 슬퍼서 눈물 찔찔 짜고 있었던 탓이 컸나 봐요^^)
다락방님 리뷰 읽으니 아...맞다, 맞어!! 하면서,
앞부분들 읽었던 것들 새록새록 기억이 떠올라 좋았어요.
읽으면서 분명 쉬운 책은 아녔구나? 차차 깨달았는데요...아마 지난 달, 도나 해러웨이 작가의 책을 읽은 탓에 이 책이 좀 더 읽기 쉽다! 라고 착각하며 읽은 것 같아요ㅋㅋㅋ
덕분에 30 일 넘기지 않고 겨우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락방님도 읽고, 좋은 리뷰 쓰시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다락방 2022-06-30 09:40   좋아요 2 | URL
저는 학창 시절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었다면 이 책 읽기가 이렇게 어렵진 않았을텐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보통 어려운 책을 읽을 때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기초지식이 너무 없는건가.. 싶어서 말이죠.
저는 도나 해러웨이 어려웠지만 그런데 도나 해러웨이가 가부장제의 창조 보다는 더 받아들이기가 쉬웠던 것 같아요. 가부장제의 창조는 뭔가 일어난 일들의 기술이라서 저는 재미가 없더라고요 ㅠㅠ 그런 반면 도나 해러웨이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과정에 대한 글이라 오히려 따라가기가 더 낫지 않았나 싶은데, 이게 다 지난 일이라 이렇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얼마전 잠자냥 님 상반기 도서에 선정된 도나 해러웨이의 나뭇잎.. 그 책도 좀 읽어봐야 겠어요.

책나무님, 매달 열심히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우리 힘내서 7,8 월도 함께 가요!!

독서괭 2022-07-01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도 <시녀이야기> 생각나더라구요. 저는 <시녀이야기>가 진짜 현실 공포로 느껴졌는데, 그 이유가 거다 러너의 지적대로 우리가 아직 가부장제에서 벗어나지 못해서인 것 같아요..ㅠㅠ 우리 머릿속에 남자 한명 들어있다는 말도 넘 공감 가고요.
저 아리스토텔레스 부분 읽으면서 옆에 ‘망언 모음집‘이라고 써 놨잖아요 ㅋㅋㅋ 아놔 이 인간.. 니가 월경에 대해 뭘 알아!! 꽥!!
거다러너가 여성간의 연대, 역사의식을 강조하는 게 참 좋더라구요. 11장에서 최종정리 해주는 친절함도 ㅋㅋ 다락방님 덕에 이런 책도 완독하고, 참.. 고맙습니다!!^^

다락방 2022-07-01 14:18   좋아요 2 | URL
맞아요, 독서괭 님. 시녀이야기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 게 아니었어요. 역사속에서 일어난 일을 재현해 보여준거죠. 아리스토텔레스는 진짜 ㅋㅋㅋㅋ 저는 정말 아리스토텔레스 부분 읽으면서 ‘알지도 못하면서 입만 터네‘ 라고 생각했다니까요? 너모 빡침요.

내내 어렵고 힘들게 읽어오다가 11장에 최종정리해주고 우리 생각을 바꾸자!! 이렇게 해주는데 진짜 너무 좋더라고요. 11장은 전체가 다 밑줄이에요. 1장 부터 10장까지 읽었기 때문에 11장이 더 짜릿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렵지만 즐거운 독서가 되어버렸답니다.

독서괭 님, 7월에도 우리 힘냅시다!!

- 2022-07-07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부장제의 창조를 다 읽고 나서 다시 읽는 시녀이야기가 어떨지 궁금해졌어요! 시녀이야기 다시 읽어야겠어요!! 하!! 영생해야하나봐 ㅠㅠ 읽을 거ㅠ너무 많아 아아아아아 나 이렇게 똑똑해져서 후후후후후후 너무 좋네…?
 

양꼬치맛 육포를 사기 위해서라도 책을 사야 하고 그래서 어제 책 사려고 장바구니에 이거 넣고 빼고 하다가, 그러지말자.. 하고 나를 달래며 간신히 지름 직전에 멈출 수 있었다. 아빠가 엄마에게 했다는 말이 자꾸 생각나서였다. 락방이 책 좀 그만 사라고 해, 계속 사기만 하니까 책장에 넘쳐나서 책상에 쌓아두고 이게 뭐하는거야... 라고 했다고. 얼마전에 읽은 ㅈㅈㄴ 님 글도 생각나고, 아, 역시 동거인이 있다면 내 맘대로 살 수만은 없어... 하는 생각을 하면서 빨리 이 집을 나가버리잣!! 하게 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기 보다는, 그래, 아빠 말이 틀린 게 하나 없다, 책 좀 그만 사자.. 라고 당분간 나를 어떻게든 자제해보고자 한다. 아니 무슨 책 한 권 읽을 때 열권에서 열 네권을 사버리니 이게 어떻게 공간이 남아나겠냐고요... 여하튼 그래서 안돼, 멈춰! 육포 안먹어도 사는데 지장없닷! 나는 양꼬치맛 육포를 사진 않았지만 엊그제 진짜 양꼬치를 먹었다!! 하여, 책을 사지 않을 수 있었는데, 그래도 단 한 권을 샀다. 북펀딩.. 해버렸다. 왜냐하면 그것은, '연대자 D'님의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림자를 이으면 길이 된다> 펀딩하러 가기 고고씽!! ☞ https://www.aladin.co.kr/m/bookfund/view.aspx?pid=1761



연대자 D 님에 대해서라면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성폭력 피해 입은 분들께 연대하시며 재판에 함께 가주시는 분이다. 본인이 생존자이기도 하시며 그래서 재판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그들의 옆에 서고자 하신 분. 오래 이 일을 하시면서 피해자들을 돕고 계시는 게 고마운 마음에 일전에 한 번 조심스레 후원하고 싶다는 생각을 전한 적이 있는데, 거절하셨다. 후원은 전혀 받지 않으신다고. 나같은 사람이 아마도 종종 있었던 모양인지, 가끔 트윗에 '후원해주겠다는 마음은 고맙지만 후원 받지 않는다, 나중에 만난다면 맥주나 한 잔 사달라'고 쓰신 적도 있다. 여하튼, 그 분의 책이 나오고 또 펀딩중이라 하니 가만 있을 수가 없지. 어제 소식을 알았던 바로 그 시점에 바로 펀딩 했다. 연대자 D 님에 대해서라면 이 책의 설명을 읽으면 아마 알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 책만 어제 결제했다. 흠흠.



엊그제는 회사 후배, 그것도 한참 후배가 술을 마시자 청했다. 내가 예뻐라 하는 후배고 그래서 내가 밥을 사주고 싶은 마음이 아무리 있다해도, 이렇게나 한참 후배일 경우 내가 먼저 마시자고 제안하기가 쉽진 않다.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라서. 혹시 상사의 꼰대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래서 차마 거절하지 못해 네, 라고 할 수도 있으니까. 다만 나는 후배 여직원들에게 술 마시고 싶거나 밥 먹고 싶으면 얘기해요, 사줄게, 라고만 한다. 그런데 엊그제 이 후배가 (증말 한참 후배, 아마 그 후배의 엄마와 내 나이가 비슷할 것.... 그만두자, 이런 얘긴.) 보자고 해 그래, 하고 양꼬치를 먹으러 갔다. 양꼬치를 다 먹고 집에 가자며 계산하려는데 아니 글쎄, 이 후배가 나 화장실 간 사이 계산도 다 했다는 게 아닌가. 아니, 후배여 왜... 흑흑 ㅠㅠ 내가 이 후배 데리고 양꼬치도 먹으러 갔었고 레스토랑에 가 와인을 사주기도 했었는데, 일전에 친구랑 와인 마시러 갔더니 거기에 이 후배가 자기 친구 데리고 와있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회사 직원들이 다 나 좋아해서 큰일이다. 피곤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후배는 책을 많이 읽는 후배고, 입사 하고부터 나랑 책 얘기를 많이 했다. 그렇게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데, 이번에는 자꾸 SNS 에 엄청난 로맨스라는 광고가 뜬다는데 궁금하지만 그러다 별 거 아닐까봐 읽기를 망설이게 되는 책이 있다는 거다. 그래? 어떤 책인데? 했더니, '콜린 후버 아세요?' 라는게 아닌가. 앗, 나 들어봤는데, 내가 그 이름을 어떻게 알지? 왜 알지? 하면서 후다닥 검색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산 책들중 한 권의 작가였던 것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이름을 들어본 거다.



저기, 《베러티》가 콜린 후버의 작품. 오오, 이거봐, 내가 샀다니까? 내가 산 작가야! 이러면서 후배랑 빵터지고, 그런데 후배가 말한 책은 저 책이 아니라 이것.
















그래서 오오 그래? 하고 읽어보고 싶었는데, 아니 이 책 들어가보면 홍보 문구에 '전 세계 틱톡 유저들이 사랑에 빠진 로맨스 소설'이라고 되어있는게 아닌가. 와.. 너무 싫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싫은지 알겠쥬?




아... 나는 정말이지.. 고지식한 꼰대임에 틀림없다. 이런거 .. 잘 이해 못하겠어. 왜 책 읽고 울면서 그걸.. 찍어? 그리고 그걸 왜 공유하지? 카메라 앞에서 저렇게 울고 있다는게.. 나는 넘나 어리둥절... 읽고 싶어서 읽고싶어요 체크했다가 이 홍보 보고 옷 읽기 싫다.. 이렇게 되어버리는데 그래도 읽을까? 어쩐지 이거 읽고 나면 그 뭣이냐 달러구트랑 그 뭐지.. 그...라이브러리... 그런 느낌 받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뭔쥬 알지? 

아 되게 어색하네. 울면서 틱톡하는 사람들.. 당황스럽습니다.

















얼마전에 유튭으로 강의를 좀 들었다. 다 듣진 않았는데 최유미 님의 도나 해러웨이 강의였다. 댓글로 친구가 알려줘서 들어보게 된건데, 도나 해러웨이가 영향을 받은 작가로 안나 씽을 얘기하며, 안나 씽은 버섯을 가지고 책을 썼다는거다. .. 버섯? 버섯을 가지고 책을 썼다고 하면 다들 버섯의 효능, 버섯으로 요리하는 법.. 같은 걸 쓸 것 같지만, 안나 씽이 그런 거 썼다면 도나 해러웨이가 영향을 받을 리가 없겠지. 최유미 강사님은 안나 씽이 버섯으로 인해 인간이 살아가는 형태.. 뭐 여하튼 그런 거를 썼다는거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학자가... 버섯을 가지고 인간에 대해 썼다는 것이.. 이 무슨 미친.. 도대체 어떤.. 막 이렇게 되었는데, 그러고보면 도나 해러웨이도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찰하면서 사이보그 선언 쓰고 반려종 선언 쓰고 그런거잖아. 그렇다면 그것이 버섯.. 일 수도 있겠구나 싶으면서 너무 궁금한거다. 이 삶이 끝나기 전에 나도 뭐 그런거 하나 해야되지 않나. 반려종은 도나 해러웨이가 했고 버섯은 안나 씽이 했고 그러면 나는.. 뭐로 하지? 마늘??? 양?? 대파?? 쪽파????

아무튼 그 버섯책을 나도 사보겠다! 라고 하였지만 역시나 번역된 건 없더라. ㅠㅠ















그래서 좌절하고 친구에게 말했더니 친구가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 안나 씽의 버섯 이야기 좀 나와, 라고 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아아 내가 이걸 사면 되겠구나, 하였다. 21세기 사상의 최전선, 딱 기다려랏!! 내가 널 산다!!


그 강의를 끝까지 듣지 않았지만, 듣다가 안나 씽..버섯.. 이렇게 알게되는게 너무 흥미로워서 <아트 앤 스터디> 급 회원가입하였다 ㅋㅋㅋㅋㅋ최유미 님의 도나 해러웨이 강연 다 들어봐야지! 하고. 언제 들을진 모르지만. 그런데 그 전에 책부터 사야하지 않을까.
















도나 해러웨이 어렵고 그래서 내가 다 이해 못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뭔가 알 것 같은 느낌적 느낌..같은게 있고 좋다. 친구랑도 쥬디스 버틀러는 싫은데 도나 해러웨이는 좋아, 이런 얘기 하면서 그렇다면 그렇게 만드는게 무얼까 궁금해졌다. 내 남은 삶은 도나 해러웨이와 한나 아렌트에게 바치겠다. ㅋㅋㅋㅋㅋ 내가 아무리 도나 해러웨이 읽는다고 해봤자 최유미 님처럼 알 순 없겠지만... 도나 해러웨이랑 한나 아렌트 계속 읽어봐야지. 지금은 사실 그들에 대해 아는게 없고 책 한두권 읽어본 게 전부지만 앞으로 읽어봐야지. 회사 퇴사하고 하루를 온종일 내가 자유로 쓸 수 있다면, 도나 해러웨이와 한나 아렌트 강의 틀어놓고 지내도 좋을 것 같다. 어쩐지 각잡고 노트필기 해가며 들어야할 것 같긴 하지만. 퇴근길에 강의 들을라니 뇌가 움직이질 않아서, 요즘엔 영국 시트콤 <미란다>를 다시 시청하고 있다. 미란다 진짜 너무 최고임. 어제 집에 가면서 보는데 혼자 막 웃음. 미란다 만세!!



그 외에 장바구니에 담아둔 책은 다음과 같다. 































아아 다 너무 사고 싶지만, 나는 이제 내가 읽은 만큼의 책만 사는걸로 다짐해본다. 한 권 읽으면 한 권 사기. 그런데 한 권만 사면 쿠폰도 마일리지도 다 써먹을 수가 없으니까 다섯권 쯤 읽었을 때 다섯 권 사는 걸로 해보겠다. 제발 지켜, 나여.. 응?

일단 오늘 한 번 지르고 다음부터 결심할까.. 하아. 어렵구먼. 쩝..



아니 글쎄, 꿈을 꿨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꿈에 잔나비가 나왔다. 어딘가에서 내가 잔나비를 만난 것. 물론 '만났다'는 것은 적절한 단어는 아니고, 여하튼 한 공간에 있어서 그를 보게 됐는데, 오오, 좋구먼, 하고는 나는 부랴부랴 내 책장으로 가(어떻게 다녀올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거긴 내 집도 아니었는데) 독서공감을 꺼내왔다 ㅋㅋㅋㅋㅋㅋ 잘 지내나요 를 가져올까 두권 다 가져올까 하다가, 독서공감으로 하자! 하고는 독서공감을 딱! 꺼내와서 다다다닥 잔나비에게 달려가가지고 선물로 내밀었다. 이거 선물이에요, 하고. 그러자 잔나비가 고맙다고 받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잔나비야 읽고 리뷰 써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오늘 잠에서 깨가지고 이게 너무 웃겨서 ㅋㅋ 아니 이게 도대체 무얼 말하고자 하는 꿈이여? 그냥 개꿈인가? 하고 껄껄 웃다가, 앗, 내 책 주면 이제 그만 만나게 될텐데.. 해서 새삼 다짐했다. '현실에서 잔나비 만나면 내 책 주지 말 것!' 아마도 이 꿈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었는가 보다. 현실에서 만나면 어떻게 해야할지 알려주는 바로 그 지점. 오케바리. 현실에서 만나면 잔나비에게 책 주지 말자. 오케오케. 접수접수!!



아 근데 나 가부장제의 창조 왜케 읽기 싫지? 벌써 6월 24일인데 ㅠㅠ 주말엔 남동생 집에 가야돼서 못읽는데 ㅠㅠ 오늘은 회식 있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부장제의 창조 어뜩하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학창시절 때부터 읽어야 되는건 읽기 싫고 공부해야 되는건 하기 싫어서 그래서 나는 공부 못하는 학생이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문제는 가부장제의 창조 읽기는 내가 시작했다는 것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맨날 내가 정해놓고 맨날 내가 읽기 싫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공부 못하는 애들 보면 괜히 못하는 게 아님. 이상한 반항기질만 있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에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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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2-06-24 09:2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덕분에 북펀드 신청하고 왔어요. 책이 7월에 온다니까, 그 책은 7월에 산 책으로.. ^^
(이번달 두 권 이미 초과한지 오래...)


다락방 2022-06-24 10:48   좋아요 5 | URL
오오 펀딩 참여하고 오셨군요! 제가 다 감사하네요. 후훗. 하루만에 목표치를 채웠다고 하더니 지금은 훌쩍 뛰어넘은 듯합니다.
저는 이제 읽은만큼만 산다! 그 원칙을 지켜가겠습니다!! (과연..)

청아 2022-06-24 09: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펀딩 참여했어요🖐
후원대신 맥주 사달라는 분
너무 멋쟁이~♡ 미란다도 찾아봐야겠어요!!

다락방 2022-06-24 10:48   좋아요 5 | URL
미미님, 미란다는 오래된 영국 시트콤인데요 진짜 너무 좋아요. 왓챠에 있어요. 저는 이거 보려고 왓챠 구독하는 사람입니다. 미란다 너무 좋아요. 미란다 사랑 ㅠㅠ 미란다 만세!!

거리의화가 2022-06-24 09: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육포로 인한 책 구매는 결국 안하셨군요~ 사실 그것보다는 가족분들의 권유가 컸던걸로...ㅋㅋ
책 많은 사람은 함께 사는 사람이 있을 때 좀 망설여질 때가 가끔 있긴 한 것 같아요~ ‘그만해라~‘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눈빛 같은 것이요ㅋ
회사 후배 분과의 애피소드도 재미나네요~ 그런 후배를 왜 저는 만나본 적이 없죠?ㅋㅋ 이 일 하고 나서 책 읽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_-;(업무 관련 서적 제외)
펀딩은 저도 참고할게요^^
가부장제의 창조~ 힘을 내주세요!ㅎㅎ 아자~!

다락방 2022-06-24 10:52   좋아요 3 | URL
사실 제 방은 누가 봐도 답답하긴 했거든요. 책이 너무.. 서재방 책장에 책상에도 책이 깔렸지만 제 침실 침대 헤드에도 그리고 방바닥에도.. 그러니 더 사면 안된다는 걸 그 누구보다 제가 잘 알았지만 아아 이렇게 함께 사는 사람의 말을 듣고서야 제발 이제 그만하자.. 다짐해보게 됩니다. 하하

어휴 가부장제의 창조.. 제가 힘을, 힘을 내보겠습니다!! 어휴 저는 진짜 왜이럴까요 ㅠㅠ

PersonaSchatten 2022-06-24 09: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달러구트 같은 책 또 읽고 있어요. ㅋㅋㅋ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달러구트가 더 좋더라고요? ㅋㅋㅋ 저는 왜 아직 이런 게 좋은지 ㅋㅋㅋ
잔나비의 리뷰 기대합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2-06-24 10:57   좋아요 6 | URL
저는 읽고 깔 때 까더라도 <우리가 끝이야>를 아마도 읽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
잔나비가 독서공감 읽고 리뷰좀 써줬으면 좋겠네요. 제 책도 역주행 이라는 걸 한 번 해보게 말입니다. ㅋㅋ

햇살과함께 2022-06-24 0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북펀드 보고 관심 갔었는데
다락방님 글 보니 바로 참여해야겠네요~
책도 7월에 온다고 하니 마음 편하게^^

다락방 2022-06-24 11:00   좋아요 3 | URL
네네 북펀드 고고씽!! 아니 이 페이퍼 읽고 이렇게나 펀딩 참여하시는 분 많이 계셔서 뿌듯하네요. 흑흑 ㅠㅠ
우리 열심히 읽읍시다, 햇살과함께 님!! >.<

유부만두 2022-06-24 09: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멋진데요??? 전 어제 깻잎 김치를 담았기에 ‘깻잎 투쟁기‘에 격한 관심이 갑니다. ^^

다락방님은 책을 ‘사지 않은‘ 것이 특별 이벤트가 되어버렸어요. 모두가 다락방님의 책 탑을 고대하고 있단말이죠. 아버님께선 이런 우릴 미워하실테지만요.

다락방 2022-06-24 11:01   좋아요 3 | URL
깻잎 투쟁기 저도 읽고 싶어요. 책도 얇더라고요. 읽으면서 뭔가 또 엄청 분노가 들끓을 것 같지만 무릇 인간을 움직이는 동력은 분노가 아닌가 싶고요.

전 앞으로 책 지르지 않았다는 페이퍼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제발 책 샀다는 페이퍼는 쓰지 않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감 2022-06-24 11: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도촬컨셉의 눈물셀카... 싸이시절에 눈물셀카도 웃어넘겼는데 이건 못견디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글오글...

다락방 2022-06-24 11:16   좋아요 5 | URL
아 맞죠. 진짜 오글오글 미치겠어요. ㅠㅠ 저는 진짜 저런 감성하고 안맞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파엘 2022-06-24 18:52   좋아요 1 | URL
해외에서 대략 1~2년 전쯤부터 유행하는 것 같은데, 몇몇 슬픈 현대 소설들에 대해 읽으면서 울음참기 챌린지를 하더라고요. 우는 모습을 사진이 아니라 ˝영상˝으로 남깁니다. 해당 소설들은 베스트셀러가 되고요... 그렇게 책 읽으면서 참지 못하고 울어버리는 영상이 틱톡이나 유튜브에 많이 있습니다 ㅎㅎ

다락방 2022-06-29 12:31   좋아요 2 | URL
세상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들과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로 가득차있군요. 울음참기 챌린지.. 라니. 그걸 찍다니... 저는 눈물이 나면 그냥 눈물을 흘리는 걸로.. 하겠습니다. 하핫 ;;

- 2022-06-24 11: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진짜 자신의 지적 성장에 진심이고 거기에 돈을 아끼지 않는 살아있는 고코로야 진노스케 이시군요? 존재급 일급 5천만원 이신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왜냐면 아트앤 스터디.. 나도 허경 아저씨의 <미셸 푸코 같이 읽기> 들을라다가 너무 비싸.. 어차피 같이 읽고 싶어도 지금 속도론 읽지 못할거야 ㅋㅋㅋㅋ 이러면서 안샀거든요...ㅋㅋㅋㅋㅋㅋ
도나 해러웨이에 진심인게 아니라 진심인 나에게 돈쓰는 게 진심인 태도를 배우겠습니다.
아트 앤 스터디에 강의 열어주세요. 다락방 ‘나 뽕이 차오를 땐 편지를 써주세요 두비두밥‘ 전 이건 반드시 유료 결제하고 듣겠습니다.

다락방 2022-06-24 11:47   좋아요 6 | URL
아아 이런 댓글을 달게 되어 유감이지만, 제가 아직 결제는 하지 않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가부장제의 창조도 못읽고 있는데 강의를 언제 듣나 해서 ㅋㅋㅋㅋ 담아주기만 하고 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제가 언젠가는(!!) 꼭 들어볼겁니다. 머릿속으로 그 언제가 언제가 될까를 생각중입니다. 저도 아직 강의에 돈 안 쓴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우리 열심히 공부하자요 뭐가 됐든!!!

햇살과함께 2022-06-24 12:09   좋아요 3 | URL
오호~ 이런 좋은 강좌 사이트도 알게 되네요 저도 언제 들을지 모르겠지만^^ 관심가는 강좌 많네요!

다락방 2022-06-24 13:09   좋아요 3 | URL
오오 햇살과함께 님이 관심있어 하는 강의는 어떤걸까요? 나중에 듣게 되시면 감상 공유하고 또 추천해주세요!!

햇살과함께 2022-06-24 16:46   좋아요 0 | URL
일단 페미니즘 철학 입문 강좌를 젤 먼저 듣고싶네요! 책도 좋았는데 강의는 얼마나 더 좋을까요!!

망고 2022-06-24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끝이야 저 소설 광고처럼 눈물펑펑 로맨스라기 보단 가정폭력 데이트폭력을 메인으로 약간의 로맨스가 있는 소설이에요 아마 저기서 울고 계신 분들은 로맨스가 감동이라서기 보다는 주인공이 폭력 앞에서 선택하는 길을 따라가다가 흘리는 공감의 눈물? 이런거라고 봐요😂😂😂

다락방 2022-06-24 13:50   좋아요 1 | URL
아...... 그런데 광고는 로맨스라고 하는거군요. 가정폭력 데이트폭력이라니, 읽기 힘들 것 같긴한데.... 흐음..
역시 제가 직접 읽어봐야겠네요.

잠자냥 2022-06-24 15: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이 글 읽다가 여러번 빵터졌는데.... 제가 진짜 빵터진 건 저 정말 틱톡하면서 울면서 사진 찍은 사람들..... 왜 저러는 거쥬? 어리둥절.... ㅋㅋㅋㅋㅋ 책 읽다 울고 있는 자기를 찍어서 올릴 그 정신은 무엇일까요? 아 증말 미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다부장님과 함께 어리둥절 꼰대...ㅋㅋㅋㅋㅋ

그나저나 후배 엄마와 동년배이신 다부장님! 쪽파로 가시죠. ㅋㅋㅋㅋ

근데 <파울리나 1880>은 왜 갑자기? 저도 이거 사려고 중고 노리고 있었는데.... 전 이사 갈때까지 책 안 살 거라 다부장님께 양보할게요. 중고매장 일산 점에 4천 9백원에 올라와 있어요.

다락방 2022-06-24 15:19   좋아요 3 | URL
잠자냥 님, 제가 이미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있지만 ㅋㅋㅋ 그 지점에 제 마음에 드는 다른 중고가 없어서 장바구니 대기 상태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제가 원하는 다른 중고는 다른 지점에 있어서 여튼 지금 장바구니에 우주점이 수두룩해요 ㅋㅋㅋㅋㅋ다 각자 다른 책 ㅋㅋㅋㅋㅋ 아니 니네 한꺼번에 팔아라 쫌!!! ㅋㅋㅋㅋㅋㅋㅋ 여튼 대기중이란 소식 전해드립니다. 저 골드문트 님 리뷰 읽고 그 쾌락..종교.. 너무 궁금해서요.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ㅎㅎ

내가 우는 사진 내가 찍어 내가 올리기... 제가 아무리 자뻑 대마왕이지만 저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여전히 종이 다이어리 꺼내 메모하는 아날로그... 고지식 꼰대. 아 세상 힘드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6-24 15:26   좋아요 2 | URL
다부장님 딱 한번만 울면서 사진 찍어서 올려주면 안 되나요? 그러면 정말 내가 자뻑의 왕중의 왕으로 인정해줄.......... 우욱..... 아니야 하지마. 하면 다부장님하고 인연 끊어야겠어....안되겠어.....아무래도 그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6-24 15:44   좋아요 3 | URL
아아 님하.. 제가 아무리 그래도 그건 못하겠네요 진짜. 일단 ‘우는 나 사진찍기‘ 부터가 안돼요...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웃는 나도 못찍는데 우는나가 웬말이냐 ㅠㅠㅠㅠㅠㅠㅠㅠㅠ

mini74 2022-06-24 16:36   좋아요 2 | URL
양파를 까시면 됩니다 락방님 ㅎㅎㅎ 그리고 옆에 문구도 쓰시고. 나 는 가. 끔.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린다. 이런. 내가. 나는 싫지 않다. 으악 !!! ㅎㅎㅎ

독서괭 2022-06-26 15:3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이것은 꼰대라서 이상한 건 아닌 것 같아요 ㅋㅋ 우는 모습 셀카찍기라니 ㅋㅋ 아래 책나무님 말씀처럼 무슨 책광고 이벤트로 사진 받은 게 아닐지..

단발머리 2022-06-24 1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울다가 찍는 셀카에는 반대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 (좋다는 사람들 그냥 둘까요?) 저도 콜린 후버 읽고 있다고요. 그 말 하려고 로그인했어요. <Reminders of him> 이요. 쪼금 자극적인데 쪼금 재밌어요. 30쪽 밖에 안 읽어서 잘은 모르겠지만요. 허허허.

다락방 2022-06-24 16:07   좋아요 1 | URL
우엇. 콜린 후버가 요즘 뜨는 작가인가보지요? 저는 모르면서 한 권 샀고 동료한테 얘기 듣고 이제 단발님으로부터 또 듣고!! 아니 이런 일이..
아 그나저나 저는 가부장제의 창조도 읽어야 하고 샐리 루니도 읽어야 하고. 왜케 할 게 많은데 다 하기 싫을까요 ㅠㅠ

단발머리 2022-06-24 16:08   좋아요 1 | URL
그럼 어떻게 ㅋㅋㅋㅋ다 버려두고 콜린에게 오실랍니까? 그건 다락방님 성정상 어려울 거 같은데요🤔

mini74 2022-06-24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버님께 육포를 바치십시오 락방님 ㅎㅎㅎ

다락방 2022-06-29 12:26   좋아요 1 | URL
제가 지난주에도 책을 사지 않았습니다, 미니 님... 으하하하. 잘하고 있습니다!!

새파랑 2022-06-24 17: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사고가를 위한 후배의 로비 아닌가요? ^^ 역시 자뻑 리더십의 다락방님~!! 언제까지 책을 안사실지 기대가 됩니다~!!

다락방 2022-06-29 12:27   좋아요 2 | URL
이 페이퍼를 쓰고난 뒤로도 사고 있지 않습니다. 가만있자, 그러니까, 5일을 지나고 있네요. 6월은 안사고 7월에 살까.. 하지만, 가급적 7월에도 안사고 사둔 책들 중에서 읽는 걸로 제가 한 번 해볼 예정입니다만, 잘 될까요?

책읽는나무 2022-06-26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콜린 후버의 <배러티>를 <배터리>로 읽고, 아...틱톡 셀카사진!!ㅋㅋㅋ
저도 다락방님 글 읽으면서 여러 번 빵 터져 눈물 찔끔!!
눈물 셀카사진 찍을 뻔 했네요. 다행히 그 책을 읽지 않아 기이한 행동은 모면했습니다ㅋㅋㅋ
이벤트에 응모한 것인가? 저는 자꾸 심각한 방향으로 계속 사진을 들여다 보게 되네요??ㅋㅋㅋ
그나저나 이제 며칠 안남았어요!!!
저도 지난 주말 지인들과 1박 여행 다녀오고, 친정아버지 치과 진료 시작하시어 죽 끓여 드리느라 일주일동안 가부장 책 읽기 중단했더니 도통 손에 잡히지 않아 고민 중입니다ㅜㅜ 이래서 한 번 잡은 책은 끝장을 봐야 하는 건데....ㅜㅜ
우리 정신 차리고 빨리 읽어 냅시다^^

다락방 2022-06-29 12:29   좋아요 2 | URL
아니 어떻게 저런 사진을 찍었나, 왜 찍었나 싶은데 위에 라파엘 님 댓글 보면 이게 유행이라고 하네요. 하하하하. 저는 역시 유행과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울음참기 챌린지.. 라고 하는데, 저는 그냥 울겠습니다. 근데 대놓고 울어라~ 하는 소설은 좋아하진 않는데, 어제 친구가 콜린 후버의 다른 책이 재미있다고 해서, 그렇다면 나도 한 번..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콜린 후버 읽어봐야겠어요.

저는 여동생 시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에 내내 있었어요. 제부가 형제가 없거든요. 내내 조카들 케어하고 제부 붙잡고 울고, 그러다 왔어요. 덕분에 어제 미친듯이 읽었네요. 휴..

책읽는나무 2022-06-29 20:12   좋아요 0 | URL
고생 많으셨네요.
동생 분도 힘드셨을테고, 무엇보다도 제부가 무척 힘드셨겠습니다.
그래도 아내의 형제들이 곁에서 같이 위로해 주어 조금은 위안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부모님 장례식장에선 형제들이 곁을 지켜 주는 것만큼 큰 위로가 되는 게 없더라구요.
다락방님도 애 쓰신만큼 오늘은 푹 쉬셔요^^

독서괭 2022-06-26 15: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잘 참아내셨네요!! 그림자~는 진작에 펀딩했지요😜 그래서 7월의 두권은 이미 끝나 버리고 말았습니다 ㅠㅠ(나머지 한권은 여성주의 책읽기 도서로 예정)
잔나비에게 독서공감은 주지 않는다 .ㅋㅋ 잔나비씨, 아무리 받고 싶어도 달라고 조르기 없기? 돈 주고 사야 합니닷!!
가부장제 창조 저는 이제 6장까지 읽었지요! 남은 5일동안 1장씩 읽기 달성하면 끝낼 수 있습니다~으하하😆

다락방 2022-06-29 12:30   좋아요 1 | URL
아니 세상에 독서괭 님, 제가 책 드렸던 요가 선생님 6월까지만 일하고 그만두신다고 요가센터에서 문자 왔어요. 아니 세상에 이게 무슨 일.. 제 징크스는 넘나 확실한 것입니다! 소오름... 하하하하하.

저는 진짜 어제 까페에 나가서 미친듯이 읽었습니다. 커피랑 음료 이렇게 두 개 시켜 놓고 읽었어요. 근데 전 너무 어려웠어요 ㅠㅠ

독서괭 2022-06-29 14:16   좋아요 1 | URL
헐 진짜요??? 이 징크스 어쩝니까?

다락방 2022-06-29 14:30   좋아요 2 | URL
제가 잘 관리해나가야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이드 2022-07-07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콜린 후버 여기 또 있네요 ㅎㅎ 지금 베스트셀러에 난리더라구요. 저 지금 ‘우리가 끝이야‘ 읽고 있어요. 찐로맨스 소설이라 약간 당황했지만, 초반은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틱톡.... 저건 약과에요. 저는 어제 뭐 보다가 간호사들이 환자 잃고(죽고) 자기 반응 , 울고 뭐 그런거 올리는거도 엄청 많더라고요. 이해할 수 없는...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다락방 2022-07-07 14:46   좋아요 0 | URL
아니 저는 책 읽다 우는 자기 모습 올리는 것도 너무 이해 안됐는데 간호사들도 자기 반응.. 올린다고요? 와 저도 정말 이해가 안되네요. 틱톡, 인스타 릴스 .. 제가 이해할 수 있는 건 블로그에 긴 글 쓰는 것 뿐인가봐요. ㅠㅠ

그런데 콜린 후버가 요즘 핫하긴 한가봅니다. 역시 한 권쯤 읽어봐야겠어요. 저는 다음주부터 어글리 러브 읽을거예요.

하이드 2022-07-07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s://blog.aladin.co.kr/seizetheday/13330494 이거 봤어요? 리뷰 보니 트리거 워닝 뜨길래 뭔가 했더니 ... 제목도 그런 의미네요. 일단 전 더 읽어보겠습니다.

다락방 2022-07-07 14:30   좋아요 0 | URL
덕분에 좀전에 가서 읽고 왔습니다. 끝이 그런 것의 끝이었군요. 가정폭력 이라는 건 알고 있어서 흥미가 생겼어도 선뜻 읽게 되진 않았는데 링크해주신 글 읽고 나니 저도 한 번 읽어볼까 싶어지네요. 다 읽고 리뷰 써주세요, 하이드 님!
 
당신이 숭배하든 혐오하든 - 몸 페미니즘프레임 2
김명희 지음 / 낮은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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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털, 눈, 피부, 목소리, 어깨, 유방, 심장, 비만, 자궁, 생리, 다리, 목숨 등에 대해서 그간 사회에서 여성의 것을 어떻게 다르게 취급했는지 그래서 결과적으로 여성들은 어떤 삶을 살게 되었는지를 얘기해준다. 그간 다른 페미니즘 서적들을 읽어온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말하는 바에 새로운 내용은 없다. 여기에서 더 깊게 들어가 더 풍부한 사례를 가져온 책이 아마도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이 될 것이고, 이 책에서 주장하는 여러가지 부분에 대해 의학적으로 가져온 것은 '마야 뒤센베리'의 《왜 의사는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가》가 될 것이고, 자신의 몸을 굳이 학대해가며 성적 대상화 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쉴라 제프리스'의 《코르셋》이 될 것이다. 


도대체 왜 여성들이 어쩔 수 없이 페미니스트가 되는지, 그리고 이미 페미니스트라고 자신을 정체화한 사람이 왜 어쩔 수 없이 래디컬이 되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그런데 막 두껍고 복잡한 책 읽기는 싫다!!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면 될 것 같다.



각 꼭지마다 생각할 지점들이 당연히 있지만 특히나 아프리카의 여성 생식기 절단, 한국의 소음순 성형 파트 읽을 때는 진짜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것 같았고, 《여성 괴물》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생식력 없어서 열등감에 쌓인 개새끼들이(니가 낳은 애가 내 애인걸 확실히 하려면 너는 정절을 지켜야 해, 쾌락을 느껴선 안돼!) 세상을 똥판쳐놨다는 생각 밖에 들질 않는다. 


주목할 점은 남성의 경우, 포르노그래피 접촉이 많을수록 제모 비율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남성의 패션 트렌드와 섹슈얼리티 규범이 어디에서 비롯하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 P39

특히 구강성교를 선호하는 이들에게서 음모 다듬기/제모 비율이 높았다. 여성의 경우에는 특정한 성교 행태보다는 ‘파트너의 선호‘가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반드시 실제 파트너의 선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여성들은 현재 파트너뿐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잠재적‘ 파트너에게 매력적으로 비칠 것을 기대하며 제모를 하는 듯이 보였다. 그런데 뉴질랜드에서 남녀 상대 성별에 대한 체모의 승인 정도를 실제로 조사한 적이 있다. 그 결과를 보면 정작 남성은 여성의 음모에 대해 그다지 부정적이지 않았다. 이런 면에서 여성의 음모 다듬기/제모는 남성 요구에 대한 직접적 부응이기 이전에, 스스로 가상의 남성 시선을 내면화한 행도이자, 스스로에 대한 ‘성적 대상화‘로 볼 수 있다. - P40

일반적으로 여성의 목소리는 톤이 높아야 매력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 매력이란 어디까지나 성적 존재로서의 매력이지, 공적 영역에서 그러한 목소리는 핸디캡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영국 신자유주의의 선봉장 마거릿 대처는 선거를 앞두고 로열국립극장의 스피치 코치를 영입하여 목소리를 낮추는 레슨을 받았다. 그녀의 설득력 있는 목소리는 이후 커다란 정치적 장점으로 평가받았다. - P82

여성이 필요 이상 높은 톤으로, 멀쩡한 성인 여성이 아기 같은 목소리로 말하도록 요구하는 사회는 제정신이라 볼 수 없다. 또한 목소리의 높낮이에 대한 편견이나 선호야 어쩔 수 없다 해도, 그것이 실제 공적 영역에서의 차별적 결과로 이어지도록 방치하는 사회도 제대로 된 사회는 아닐 것이다. - P83

도대체 왜 이런 시술(생식기 절단술)을 하는 걸까? 여성생식기의 일부, 특히 성감의 중추인 음핵을 제거하지 않으면 여성이 성적 탐욕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혼전 순결과 이후 정절을 보장하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중세 유럽에서 금속으로 만든 정조대를 여성에게 씌웠다면, 이 방법은 여성의 성기 입구를 문자 그대로 ‘꿰매 버려‘ 일탈을 원천 봉쇄한다. 어떤 문화권에서는 여성의 외부 생식기를 불결하고 추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위생과 심미적 이유로 절제를 하기도 한다. 생식기 절제는 공동체에서 소녀가 여성이 되는 일종의 ‘의식‘으로 간주되는가 하면, 결혼을 위한 전제 조건인 경우도 있다. 과학적 타상성이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보건학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아동 학대 행위이다. - P149

(소음순 성형)광고들은 공통적으로 부인과 질환에 탁월한 효과, 여성의 성감 회복을 위한 방법이라는 소개로 시작한다. 그러나 결국에는 파트너 남성의 만족으로 귀결된다. 표준적 혹은 적절한 사이즈와 모양, 색깔을 지니지 못한 성기는 비정상이다. 그러면 남성 파트너의 사랑을 받지 못하거나 ‘헤픈 여자‘로 오해받을 수 있다. 그런데 성기 성형 시술이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것이다. 심지어 결혼 준비 단계에서 웨딩플래너가 소개해 주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 P152

국가, 시장, 종교, 전통문화(?)가 연합군을 결성하여 엄밀하게 통제하고, 남성 권력이 호령하는 이곳, 여성생식기. 빼앗긴 들에도 봄은 기어이 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 P161

정신질환자의 망상 또한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법이다. 예컨대 조선시대 조현병 환자가 ‘독재 정권이 나를 미행하고 있다‘,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는 망상에 빠질 수는 없지 않은가. 당대의 사회적 관습 안에서 망상의 내용도 구성된다. 그것이 정신질환자의 망상일지라도 불특정 여성을 증오하여, 여성을 표적으로 삼아 범죄를 저지른 이 사건(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은 개인적 수준에서는 아닐지라도 사회 수준에서 여성혐오 범죄임이 분명하다. - P194

예전에 한국과 일본의 자살 비교 연구를 진행하면서, 세계가치조사의 젠더 역할 설문 결과를 살펴본 적이 있다. ‘일자리가 부족할 때, 여성보다는 남성이 더 많은 일자리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이 일본보다 한국에서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그런데 ‘남편과 아내는 둘 다 가구 소득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 또한 한국이 일본에 비해 거의 20% 포인트 가량 높았다. 대체 어쩌라는 건가? 남자한테 일자리는 양보하되, 돈은 벌어 와야 한다는 것이 한국 여성들이 직면한 ‘사회적 기대‘이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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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6-24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성 제모와 망상의 사회적 구성이 특히 놀랍네요!! 조선시대에 없었을 ‘내 귀에 도청장치‘로 단박에 이해가되는.
여성에게는 늘 이중적 요구가 있는것 같아요. 어디선 하이톤이어야하고 또 어디선 남성과 비슷한 톤으로 낮출수록 신뢰도를 높이고요.

다락방 2022-06-24 11:04   좋아요 1 | URL
사람은 다른 사람 그리고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잖아요. 인스타에 맛집 포스팅이 주르륵 올라오면 맛집 가보고 싶다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처럼 포르노를 반복해 보면 포르노에서 추구하는 것에 자신의 가치관 역시 물들지 않겠습니까. 너무 싫어요. 그래서 덩달아 여성들도 포르노 세계를 살아가는 현실이요. 아아 포르노 너무 싫고 포르노 중독인 남자들도 너무 싫어요 ㅠㅠ

- 2022-06-24 1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을 똥판쳐 놓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 시원해라 ㅋㅋㅋ

다락방 2022-06-24 11:48   좋아요 1 | URL
절반 이상이 사라져도 아깝지 않을 존재들이여, 저쪽 성별은..

- 2022-06-24 11:5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일단 절반은 사라져도 된다는 데에는 동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지들이 망쳐놓고 지들이 구원하는 줄 아는 데 ㅋㅋㅋ 그것 제대로 못해서 여자들이 저리 비켜 ㅋㅋㅋ 했는데 안비킬라고 ㅋㅋㅋㅋ 징징대 ㅋㅋㅋ 아휴 ㅋㅋㅋ

다락방 2022-06-24 13:11   좋아요 0 | URL
세상은 여자 죽이는 데에만 진심이야. 아오 빡쳐라..
 



















《설득》, 《오만과 편견》, 《노생거 사원》, 《에마》.

나는 제인 오스틴의 책들 중 위의 네 권을 과거에 읽었었다. 딱히 제인 오스틴은 내 취향의 작가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네 권이나 읽었다니, 대단하다.. 하긴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알랭 드 보통의 책도 엄청 많이 읽었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읽었던 제인 오스틴의 책들 중에서는 노생거 사원이 제일 재미있었다. 제인 오스틴의 등장인물의 입을 빌어 소설 예찬을 할 때 짜릿했던 기억이 남아있는 거다. 에마.. 는 너무 싫어했다. 에마의 오지랖과 자기 모순이 너무 싫었던 거다. 이 남자 저 여자랑 소개해줘야지, 해놓고 그 남자가 자기 좋아하니까 어떻게 감히!! 이러는데 너무 싫었음. 자기가 싫은 남자를 왜 다른 여자한테 소개해준담? 에마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 중 제일 싫은 소설이다. 설득은 아주 오래 전에 친구로부터 선물 받아 읽었었는데 그 당시 내 감상은 뭐, 오만과 편견의 또다른 이야기네.. 정도였다. 그러니 내가 다시 읽을 생각도 없던 책이었고 오래전에 팔아버린 책이었는데 ㅋㅋ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책과 내가 만나는 것도 다 운명. 나는 최근에 한 책을 읽게 되고 그 책을 읽은 나의 감상을 읽은 알라디너의 감상을 읽은 내가(뭔 소리여...) 설득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진 것이다. 나는 행동파! 행동으로 말하는 사람! 바로 설득을 사서 읽기 시작했는데, 아니, 이거 왜케 재미있어. 처음부터 너무 재미있어서 중간에 놓을 수가 없는 나의 마음. 아니, 출근길에는 가부장제의 창조 읽어야 해서 자기 전에 읽는데 읽을 시간 별로 없고 그런데 너무 재미있고 고통... 그래서 어제는 똭! 좀 마음 잡고 읽었다. 짜짠.




저 유리그릇에 담긴게 이번에 알라딘에서 산 갈비맛 육포. 

나는 맥주를 좋아하지 않아서 작은 캔 하나 먹는 것도 좀 힘들었다. 그런데 육포 먹으려면 맥주를 마셔야 되잖아? 하는수없이 맥주 마셨는데 역시 나는 맥주를 좋아할 수 없어.. 자,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자.



'앤'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 언니와 함께 산다. 아버지는 준남작으로서 자신의 지위를 등에 없고 엄청 자만심에 뿜뿜대는 사람이고 하필이면 얼굴도 잘생겨서 세상 사는거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이다. 언니인 엘리자베스 역시 일찍 어머니가 돌아가셔 집의 안주인 노릇을 하는데, 아버지를 닮아 미모도 훌륭하고 자기의 체면이라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해서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처럼 그리고 특히 자신의 아버지처럼 자기들보다 돈 없고 지위가 낮은 사람들을 무시한다.

여동생 메리는 일찍 결혼해서 아이들도 낳고 살고 있는데 메리는, 자주 아프다. 이게 진짜 아픈게 아니라 나는 아파.. 하고 아파서 누가 관심을 보여주면 또 금방 낫는다. 너무 아픈데 우리 집(남편, 시부모, 시누이들, 아이들, 집 도우미들)의 누구도 나에게 관심이 없어! 언니가 나를 돌봐줘! 해가지고 앤은 메리를 돌봐주러 메리의 집에 간다. 아마 당시의 결혼하지 않은 여자는 대부분 이렇게 살았을 것이다. 결혼을 하지 못하면 재산을 가질 수 없고 딸만 있는 집의 아버지 재산은 친척 남자에게로 넘어가버리고.. 정말 똥같은 상황에서의 집안의 둘째 딸이란...


그러나 앤은 누구보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었고 사람을 보는 눈도 있는 사람이었다. 앤이야말로 촉을 가진 사람이어서,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사람을 보면서 '어딘가 마땅찮아..' 하는 느낌을 받고 그 사람은 영락없이 싸이코인 것으로 드러나...


아무튼 앤은 메리네 집에 가는데, 나는 또 메리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치와 낭비가 심하고 허영심이 가득찬 앤의 아버지와 언니를 보는 것도 스트레스였는데, 집 안에서 계속 아파아파 이러는 메리를 보는것도 너무 스트레스. 그런데 이 메리의 아픔은 사람들이 기분만 맞춰주면 괜찮아지는 것이다. 그러니 꾀병이라 보일 수도 있을 것이고, 저사람은 왜 저렇게 자꾸 아프다는거야, 할 수도 있을 것인데, 나도 그런 마음이 되어 스트레스 받다가 불현듯 프로이트 생각이 났다. 

















프로이트가 처음 치료했던 환자들은 신경 관련 질환을 앓고 있던 빈의 중상류 계층 여성들(남성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었지만)이었다. 당시 유럽과 미국에는 신경성 질환이 널리 퍼져 있었는데, 신경성 질환은 진단이 어려웠을 뿐 아니라 여성이라는 성性 과 현대 도시 생활이 주는 스트레스와 긴밀하게 관련된 것으로 이해되었다.

당시 신경증 환자의 수가 눈에 띌 정도로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 주목한 영국의 한 주석가에 따르면, "신경증과 연관된 문제들은 처음에 여성들에게서 발견되었다. 1890년대에 사람들은 매일 신경증 환자와 신경 쇠약자, 히스테리 환자들을 목격했다. …… 모든 대도시에는 신경 전문의들이 넘쳐났고, 그들의 사무실은 환자들로 가득찼다."(Showalter 1985:121) 19세기 동안 신경증은 그 범주를 정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그 때문에 육체적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병은 일단 신경성 질환으로 명명되는 경우가 잦았다. -《프로이트 콤플렉스》, 파멜라 투르슈웰, p.43



나는 메리가 앓던 병이 바로 이 신경성 질환이 아닌가 싶어졌던 거다. 신경성 질환. 베티 프리단 식으로 말하면 이름 붙일  수 없는 병, 바로 그 병이 아닌가!
















1950년대와 1960년대에 문제를 느낀 여성들은 결혼 생활이나 자기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여성들은 자기 생활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부엌 바닥에 윤을 내면서 불가사의한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도대체 자기는 어떻게 된 여성이란 말인가? 그런 여성은 자기 불만을 인정하는 행동을 너무 부끄러워했다. 그래서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같은 불만을 지니고 있는지 결코 알 수 없었다. 남편에게 말해보려고 애썼지만 남편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조차도 정말로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15년 넘게 미국 여성들은 섹스보다 이 문제를 이야기하는 게 훨씬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신과 의사들조차 이런 증상에 이름을 붙일 수 없었다. 많은 여성들이 그랬듯이 정신과 의사에게 도움을 구하러 간 어느 여성은 "무척 수치스러워요" 또는 "전 절망적일 정도로 신경질적이에요"라고 말했다. 교외의 어느 정신과 의사는 불안해하며 말했다. "요새 여자들이 뭐가 문제인지 통 모르겠어요. 우연찮게도 환자가 대부분 여성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겠어요. 성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것도 알겠는데……." 그러나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여성들은 대체로 정신과 의사에게 가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계속 되뇌었다. "정말 문제될 게 없어. 아무 문제도 없단 말이야."

1959년 4월의 어느 날 아침, 나는 뉴욕에서 15마일 떨어진 교외의 새 주택가에서 주부 네 명과 커피를 마시다가 아이가 넷 있는 엄마가 절망적인 어조로 조용히 '그 문제'를 언급하는 것을 들었다. 나머지 부인들은 그가 남편이나 아이들 또는 가정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내 알아차렸다. 그 자리에 있던 여성들은 자신들이 모두 똑같은 문제, 설명할 수도 없는 그 문제를 같이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갑작스레 깨달았다. 그들은 주저하면서도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아이들을 보육원에서 데려와서 낮잠을 재운 두 명은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순수한 안도감에 울음을 터뜨렸다. -《여성성의 신화》, 베티 프리단 지음, p.67-68



자, 메리를 보자.



한때는 우아했으나 사계절과 두 아이들의 등쌀에 점차 허름해ㅐ져 가는 소파 위에 누워 있던 그녀는 앤이 도착하자 이렇게 말했다.

"아이고, 언니, 드디어 왔네! 다시는 언니를 못 만나는 게 아닌가 생각하던 참인데. 너무 몸이 안 좋아서 말도 간신히 하는 거야. 아침 내내 인간이라고는 단 한 명도 못 봤다고!"

"몸이 그렇게 안 좋다니 안 됐구나." 앤이 대답했다. "목요일만 해도 아주 잘 지내고 있다고 소식을 보냈었잖니!"

"그래,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려고 했지. 난 항상 그러잖아. 하지만 그날도 실은 몸이 좋지 않았어. 그런데 오늘 아침 내내 얼마나 아팠는지, 이렇게 아픈 적도 없었던 것 같아. 아무 도움도 못 받고 이렇게 혼자 있으면 정말 안 되는 상태야. 내가 갑자기 끔찍한 발작이라도 일으켜서 벨도 못 울린다고 생각해 봐!" 

(중략)

"오! 찰스(남편)는 사냥을 나갔어. 7시 이후론 얼굴도 못 봤어. 내가 얼마나 몸이 안 좋은지 얘기를 했는데도 꼭 사냥을 가야만 했던 거지. 오래 있진 않겠다고 했어. 하지만 벌써 1시가 다 되어 가는데 그사이에 한 번도 돌아오지 않네. 정말이지 오늘 아침 내내 사람 하나 구경 못했어."

"애들을 데리고 있지 않았어?"

"응, 좀 데리고 있었는데 어찌나 떠드는지 참을 수가 있어야지. 너무 말을 안 들어서 도움이 되기는커녕 해만 된다고. 찰스(아들1)는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고, 월터(아들2)도 점점 제 형을 닮아 가는 것 같아." -p.58~59



다른 많은 식구들과 함께 사는데도 메리의 기분을 헤아리거나 메리의 옆에 있어주려는 사람이 없고 게다가 메리는 사실 신분이 높은 사람이라 딱히 노동을 하지도 않는다. 당시엔 여자 혼자 외출을 하거나 걸을 때는 반드시 누군가 옆에 있어야 했다. 앤도 파티에 참석후 집에 혼자 걸어가겠다고 하자 부득부득 제부가 데려다주겠다고 하는거다. 메리의 행동은 얼만큼이나 제약이 있었던걸까. 메리가 할 수 있었던 건 무엇이고 할 수 없는 건 또 무엇이었을까. 제인 오스틴 조차도 1816년에 완성된 이《설득》을 쓸 당시 메리가 앓는 병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나는 한다. 이런 일들을 신분이 높고 결혼을 했으며 자녀가 있는 여성이 겪고 있다, 는 정도만 알고 있었던 게 아닐까. 그리고 메리가 겪었던 일은 1890년대에 프로이트에 의해 신경성 질환 으로 불리고 1959년에 베티 프리단에 의해 '그 문제'가 된게 아닐까. 




위에서도 잠깐 노생거 사원에 대해 언급했지만, 제인 오스틴은 소설에 대해 그 누구보다 탁월한 견해를 갖고 있었고 또 주장할 줄도 알았다. 설득에서 메리의 사례만 보더라도 제인 오스틴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작품 해설에 보면 제인 오스틴이 받은 교육 이라고는 '일곱 살 때부터 열 살 때까지 약 삼 년여 동안 근처의 기숙 학교에 다닌 것이 공식적으로 받은 교육의 전부'(p.366)  였다고 하는데, 어린 시절 삼년의 교육이 전부인 사람이 이렇게 사람의 감정을 캐치하고 시대 상황을 관찰한 소설을 쓴다? 만약 이 사람이 삼 년이 아니라 삼십년 공부를 한 사람이었다면 어떤 글을 썼을까? 그게 너무 안타까운 거다. 공부를 많이 하는게 반드시 더 좋은 글을 쓰는 걸 보장하는 건 물론 아니지만, 이런 사람이, 이미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 만으로도 이만큼의 글을 쓸 수 있었던 사람이 더 많은 걸 누릴 수 있었다면 보고 듣고 배우고 느끼는 그 모든 것들의 폭이 더 커졋다면, 그랬다면 더 많은 글을 더 깊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제인 오스틴은 지금으로도 너무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되고 있고 또 영화화되고 연구되는 작가이지만, 이조차도 어떤 제약적인 면 때문에 덜한게 아닌가 싶은거다. 아아 제인 오스틴이여, 그 시대의 남자들처럼 같은 교육을 받았더라면, 당신은 우리에게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그게 너무 안타깝고 아쉽더라. 이렇게나 명민한 사람이 이렇게나 사람에 대한 감도 좋은 사람이 더 공부했다면, 더 교육을 받았다면!!!!! 


안타깝다. 



8년전, 앤에게는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도 앤을 사랑했고 앤도 그 남자를 사랑했지만 둘의 사랑은 앤의 가족들이 반대하는 바람에 이뤄지지 못했다. 앤의 지위는 높은 반면 남자인 엔트워스는 신분도 낮고 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직 어렸던 앤은 자신이 믿고 의지하는 엄마 친구의 조언을 받아들여 그에게 이별을 말하지만, 그 뒤로 그만큼 되는 남자를 만난 적이 없다. 8년여의 시간 동안 더 돈이 많고 신분이 높은 남자로부터 구애를 받은 적도 있지만 앤은 다 물리쳤다. 역시 그 남자만한 남자는 없군. 그리고 8년의 시간이 흘러 엔트워스가 돌아왔다. 그는 해군으로서 몇 개의 업적을 쌓고 훌륭해져가지고 돈도 많이 벌어서 돌아온 것. 엔트워스는 과거의 앤으로부터 상처 받았고 이제 적당한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해야겠다 생각하며 싱글인 여자들을 만나고 있었다. 그러나 엔트워스 역시 어떤 여자를 만나도 아, 앤 만한 여자가 없어, 앤이 최고야.. 를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되고, 질투와 염려와 걱정과 불안 등등을 느끼다가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서로 여전히 사랑한다는 사실을, 잊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으로는 이 자리를 채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거다. 그 사이에 엔트워스가 많은 돈을 벌고 사회적으로 성공을 했기 때문에 이제 앤의 주변 사람들도 그 결혼을 반대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 사이에 앤 역시 성장하고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생겼으므로 이제는 설사 주변에서 같은 이유로 반대한다고 해도 거기에 '아니' 를 외치고 자신의 사랑을 선택할만한 사람이 되었다. 앤과 엔트워스에게 그 8년반의 이별의 시간은 어쩌면 서로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 필요했던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세상 일은 대체적으로 왜 그렇게 일어나는지 알 수 없게 될 때가 많은데, 왜 어떤 사람들은 만나서 일 년만에 결혼할만큼 서로에게 확신을 갖게 되고(물론 그것이 오래 결혼생활로 이어지는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왜 어떤 사람에게는 8년반의 떨어지는 시간이 필요한건지 모르겠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 어떤 사람들은 만나서 반짝이는 시간을 경험하게 하고 인생의 최고치를 경험하게 한 뒤에 떨어뜨려서 아아 그 때가 제일 좋았던 거였어, 그 사람이 최상이었어, 를 굳이 오래 깨닫게 하고 다시 만나게 하다니. 세상 일은 정말이지 알 수가 없지만, 분명 그렇게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시간이 그들에게 필요했을 것이다.



앤은 엔트워스에 대한 마음이 변하지 않았고 그것은 이런 문장으로 표현된다.



과거를 잊는 일, 그것은 얼마나 자연스럽고 또 확실한 일인가! 팔 년이라는 세월은 그녀의 삶에서 거의 3분의 1에 해당했다.

딱한 일이었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했음에도 그녀는 한 가지 감정을 오래 간직하는 사람에게는 팔 년이 단 한순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92



아니, 제인 오스틴 인생 몇회차... 인생 삼 분의 일을 한가지 감정을 간직하고 살았다니. 크- 그런 한편, 팔 년이 인생 삼분의 일이라니 좋겠다 나는 몇분의 일이냐..... 생각하다가 눈물이 그렁그렁 ㅠㅠ



자, 앤이 말하는 여자의 특권, 사랑에 대해서 들어보자. 이 부분도 나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전 남자도 결혼 생활 중에 모든 위대하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남자도 목적만 있다면 모든 중요한 노력을 기울이고 모든 가정적 관용을 베풀 능력이 있다고요. 다시 말해서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이 살아 있고, 또 그 남자를 위해 살고 있다면 말이지요. 제가 여자에 대해서 주장하는 특권은 (그건 부러워할 만한 게 못 되는, 탐내실 필요가 전혀 없는 특권이지요.) 상대나 희망이 사라진 뒤에도 오래오래 사랑하는 특권입니다." -p.340


내가 위 부분에서 감탄한 이유는 여성의 특성을 정말 잘 지적했기 때문이었다. 상대나 희망이 사라진 뒤에도 오래오래 사랑하는 걸 앤이 '특권' 이라고 말한 건 나로서는 유감스러운 부분이지만, 시대적 배경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단어의 선택이다. 다만, 그건 특권 이 아니라 특징 혹은 성질 이라고 바꿔 말해야 하지 않을까. 왜냐하면 정희진은 자신의 책에서 이런 예를 들었기 때문이다.




《남자-지구에서 가장 특이한 종족》의 저자 디트리히 슈바니츠는 많은 여성들이 남자와 연애할 때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상대방으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성들은 자신 속에 내재된 풍부한 감성과 사랑의 능력을, 상대 남자의 매력으로 오인한다는 것이다. - 《페미니즘의 도전 (구판)》, 정희진, p.104








앤의 입을 빌어 제인 오스틴이 말한 여성의 '특권'은 그보다는 여성의 능력일 것이었다. 그 능력이 그 사랑을 지속하게 만들었나니... 



앤은 현명하고 지혜로운 여성이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특히 더 그러했다. 그녀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줄 알았고 이제는 어떤 것들을 자신이 거절해야 하는지도 알았다. 그런 반면 엔트워스는 좀 멍청했다. 멍청해서, 멍청한 결정을 내릴 뻔했다. 레이디 러셀은 어떻게 과거에 앤을 선택했던 남자가 지금은 저 여자를 선택하지? 하고 경멸하는데, 나는 그 때도 좀 통쾌했다. 멍충이 바보 똥구멍 같으니라고.



설득을 읽기 시작할 때, 8얼 9일생 앤이 행복하다면, 나 역시도 행복해질 것이라고 최면을 걸었다. 그리고,

앤은 행복해졌다.

나도 행복해질 것이다. 


후훗.

"모든 직업이 다 필요하고 나름대로 존경받을 가치가 있지만, 건강과 훌륭한 외모라는 축복을 최대한 누릴 수 있는 분들은 오로지 직업을 갖지 않아도 되는 분들뿐이라는 걸. 전원에 살면서 시간을 마음대로 쓰고 취미 생활을 즐기며 당신 소유의 영지에 사시는 분들, 수입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 않아도 되는 그런 정상적인 삶을 사는 분들한테만 그런 축복이 주어지는 거죠. 그렇지 않은 분들치고 한창때를 넘긴 뒤까지 매력적인 풍모를 잃지 않은 분들은 뵌 적이 없어요." - P34

그는 그녀를 열렬히 사랑했고, 그 사건 이후 다시는 그녀에 견줄 만한 여자를 만나지 못했다. - P94

레이디 러셀은 침착하게 듣기만 하다가 그들이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지만, 속으로는 스물세 살 때 앤 엘리엇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알아본 듯 행동했던 사람이 팔 년 뒤에 루이자 머스그로브 따위에게 마음을 빼앗겼다는 사실에 화가 났으며, 동시에 만족감도 느꼈다. 하지만 만족감돠 동시에 진한 경멸감이 차오르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 P182

그녀는 그의 청혼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건 그녀가 아직도 한 사람을 제외한 다른 남자를 좋아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또한 그와 맺어질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해 볼 때 그를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 P234

이 모든 성찰의 결론은 엔트워스 대령의 훌륭함을 알아본 여성이 다른 남자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해도 더 이상 놀랄 일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엔트워스 대령이 이 일로 친구를 잃은 것만 아니라면 안타까워할 만한 무언가를 잃은 것도 아니라는 것이었다. 아니, 웬트워스 대령이 매인 데 없이 자유로워졌다는 생각에, 침착하려고 애를 씀에도 앤의 가슴이 뛰고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안타까움 때문이 아니었다. 그녀는 스스로 들여다보기 부끄러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기쁨, 부질없는 기쁨이었다! - P244

루이자 머스그로브와 결합해 보려던 (홧김의) 시도에 대해서는 마음속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자기는 루이자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좋아할 수도 없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물론 그날까지는, 그날 이후, 시간을 두고 숙고할 때까지는 루이자에 비해서 그녀가 얼마나 완벽하게 뛰어난 사람인지, 그리고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완벽하게 그의 마음을 독점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날 그는 원칙의 확고함과 방자한 고집이, 부주의한 만용과 침착한 사람의 단호함이 다르다는 것을 배웠다. 그날 목격한 것들로 인해 그는 자기가 잃었던 여인이 얼마나 뛰어난 사람인가를 새삼 깨달았고, 자기 앞에 다시 나타난 그 여자를 새로 얻고자 노력할 수 없도록 만든 자신의 자존심과 어리석음과 멍청한 양심을 한탄하기 시작했다. - P349

남자 형제들이 옥스퍼드와 왕립 해군사관학교에서 목사나 장교가 되는 정식 직업 교육을 받은 것과 달리 제인은 언니 커샌드라와 함께 일곱 살 때부터 열 살 때까지 약 삼 년여 동안 근처의 기숙 학교에 다닌 것이 공식적으로 받은 교육의 전부였다. 거기서 귀족가의 여자에게 요구되는 음악, 미술, 자수, 외국어 등을 배웠는데, 티푸스의 유행으로 그마저 중단하고 학교를 옮기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 P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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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혼자 있고 싶을 때 당신은
    from 마지막 키스 2022-07-19 09:35 
    신은 나를 사랑해 그를 만드셨대요, 가 아니라신은 나를 사랑해 내가 《설득》을 재독할 때쯤 영화를 개봉해주셨... 설득을 읽을 때쯤 이 영화가 나올 거라는 소식을 듣고도 예고편 보기를 망설였었다. 나는 내가 책을 읽을 때 내 나름대로 인물을 상상하는데 영상을 보고나면 내 상상에 제한이 생기니까 그게 영 싫었던 거다. 그래서 다 읽어갈 때쯤 예고를 보았고(다 읽고 봤나) 다코타 존슨이야 내가 너무 잘 알지만 예고속에서 남주인 엔트워스 역의 저 남주가..
 
 
청아 2022-06-22 1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맥주를 좋아하지 않는 다락방님의 먹음직스러운 맥주사진! 캬!! 거기다 이렇듯 훌륭한 페이퍼라니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저는 메리,엘리자베스,아버지 씬에서 ‘이건 시트콤이다‘생각하니 덜 괴로웠어요ㅋㅋㅋㅋㅋㅋ
함께 읽었던 200년동안의 거짓말도 생각났구요(저는 생각만, 다락방님은 근사한 페이퍼로~♡)

아! 어제 밤에 <비커밍제인>을 봤는데 제인 오스틴에 관한 이야기더라구요? 소설에관한 오스틴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좋았어요 요즘 자꾸 오스틴에게 피가 땡기는 기분입니다.^^

다락방 2022-06-22 10:11   좋아요 3 | URL
영화 보셨다는거죠, 미미 님? 앤 해서웨이 나오는 영화요. 그리고 그 남자가 누구더라..맥어보이!! 제임스 맥어보이!! ㅋ ㅑ ~ 저 그거 정말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나요. 그 왜 무도회 장면에서 제인이 제임스 안와서 실망하고 있다가 똭 돌아보는데 제임스가 똭 있을 때 진짜 어휴 ㅠㅠㅠㅠㅠㅠㅠㅠㅠ심장이 폭발할 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점심 먹으면서 탑 건1 볼까, 도나 해러웨이 강의 들을까, 했는데 음.. 비커밍 제인을 다시 볼까 싶어지기도 하네요. 껄껄. 아 볼게 너무 많아서 좋으면서도 싫으네요. 후후후후훗

꼬마요정 2022-06-22 15:50   좋아요 1 | URL
<비커밍제인> 너무 좋아요!! 앤 해서웨이랑 맥어보이 너무 잘 어울려요. ㅎㅎㅎ 저도 무도회장 장면 좋아라합니다. ㅎㅎㅎ

제인오스틴 작품은 아니지만 <어톤먼트>도 좋아요. 키이라 나이틀리랑 맥어보이^^

청아 2022-06-22 16:22   좋아요 1 | URL
꼬마요정님!! 저는 <비커밍제인>이 제인 오스틴에 관한 영화라는걸 몰랐어요. 혹시 저 제인이 제인오스틴인가?라고 의혹을 가지기만ㅋㅋㅋㅋ막상 보니 제인 오스틴의 이야기라 너무 신났고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라 둘다 좋아해요! <어톤먼트>는 반전에 여운이 길었던 영화로 기억합니다*^^*

꼬마요정 2022-06-22 17:24   좋아요 1 | URL
미미님 저랑 취향이 비슷한 거 같아요!! 좋아요^^ 봐야 할 영화가 많은데 괜히 또 비커밍제인 보고 싶네요 ㅎㅎ

다락방 2022-06-22 17:32   좋아요 2 | URL
저는 갑자기 점심시간에 예정된 모든 것들을 제치고 최재천 교수님의 아마존 들어가서 원숭이두창 봤네요. 아놔..
저는 밑에서 물감 님과도 이야기 나눈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추천합니다, 여러분! ㅋㅋㅋㅋㅋ

청아 2022-06-22 18:21   좋아요 1 | URL
저는 봤습니다 그 영화ㅋㅋㅋㅋ🖐
<제인 오스틴 북클럽>봐야겠어요. 에밀리 블런트 나오네요!!오오 바쁘다바뻐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2-06-23 11:11   좋아요 1 | URL
미미님!! 제인 오스틴 북클럽 재밌어요 ㅎㅎ

꼬마요정 2022-06-23 11:12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좀비 볼게요. ㅎㅎ 조금 망설였는데 재밌겠어요!!! ㅎㅎ

다락방 2022-06-23 13:05   좋아요 1 | URL
으하하 우리는 좀비와 북클럽으로 하나 됩니다. 제인 오스틴을 향하여!! ㅋㅋㅋㅋㅋ

- 2022-06-22 10: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여성의 사랑은 상대방의 매력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의 사랑 능력이 뛰어나서라는 거. 저는 두고 두고 기억할겁니다 ㅋㅋㅋ
그리고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ㅋㅋㅋ 저는 이 주제에 대해 동네 친구랑 이야기하곤 하는 데, 공부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 논문으로 쓰는 게 동아시아 남자들의 포경수술로 인한 성감능력저하(?) 때문에 남성들이 일으키는 폭력에 서양남보다 관음증이 많다 따위를 쓴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무슨.... 묘하게 설득 되버릴 뻔 하였다....) 그러니까 배운걸로 동아시아 남자인 자신들의 관음증을 합리화하는 논문 쓸 바에야... 공부 안하고 한그루의 사과 나무를 심는 것이 세상에 훨씬 이득이 되는 일인 것입니다.
자신이 주어진 환경에서 충분히 느끼고 삶을 배우고 녹인 글을 쓰는 사람들이 훨씬 훨씬 훌륭 합니다. 물론 언어와 이론은 조금 필요하지만, 필요하면 또 공부하면 되고요. 제인 오스틴은 제인 오스틴을 썼습니다. 그래서 제인 오스틴입니다.
많은 것을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이 있는 사람은 그에 맞는 것을 배우고 또 쓰면 되겠죠. 여기에 존재해주세요! (글쓰기 운동본부장)

다락방 2022-06-22 13:52   좋아요 2 | URL
그렇다면 포경수술을 하지 않는게 더 나은걸까요? 낫긴 뭐가 낫나 이러나 저러나 어떻게든 문제구먼... 하아. 문제를 찾아서 그것을 해결하는 거라면 그런 논문을 쓰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봅니다만, 그래서 뭘 어쩌자는건지.. 네, 뭐 어쩌자는 결론까지 있겠지요. 제가 그 논문을 보진 않아서 모르겠지만..아, 되게 기가 막힌 논문을 알고 있었는데 까먹었네. 결혼 안한 남자들에 대한 거였는데.. 요건 내가 기억나면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맞아요. 공부를 잘하는 사람, 많이 한 사람이 더 훌륭한 글을 쓰는 거도 아니고 더 훌륭한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고 더 훌륭한 사람이 되는건 아니지요. 다만, 공부를 많이 할 기회가 여성에게 똑같이 주어졌더라면 세상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을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ㅠㅠ

그래요, 우리는 모를 때마다 책을 찾아가면서(그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첫번째 문제 해결 방법!) 열심히 공부합시다. 빠샤!!

- 2022-06-22 15:34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냥 누구는 뭐 달고 태어나서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그런거 연구하나봐요… 지 밥그릇 잘 닦으면서 연구하면 저도 뭐라고 안할래요ㅋㅋㅋㅋ 하고 싶은 공부 하시는 건데 뭐 ㅋㅋㅋㅋ 그렇게 하다보면 뭐라도 나오겠죠…
기회, 기회가 현대사회에서는 주어졌다고 보는 것 같아요. 근데 이성애 중심의 가족제도 안에서 가임기의 여성이 재생산에 대한 부담 없이 공부와 일을 할 수 있는 조건은 여전히 아니라고 보고, 그래서 공정성정성하는 이들이 말하기 좋아하는 공정성과 기회도 현실에서는 절대 같지않다고 보는데.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세상은 나를 꼴페미라고 하네…. 근데 기회야 뭐 성차별보다 계급적 환경이 더 쎄다고 치고요 ㅋㅋ
저는 왜 우리의 아들들이 뭐 달고 태어났다는 것을 근거로 진심을 다해 여자를 혐오하는 지, 이런 세상 만들어주신 어른들에게 아들 나쁘다고 했는데 아들은 원래그래 딸이니까 참으라고하는 이중의 억압이 빡칠 뿐..

라파엘 2022-06-22 12: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의 사랑이 상대방의 매력에서 유래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은, 단지 여성의 특징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든지 가질 수 있고 가져야만 하는 성질이라고 생각해요. 사랑이 상대방의 매력에서 유래한다면, 뛰어난 외모가 노화나 장애로 변화되는 경우나 밝은 성격이 힘든 상황에서 사라지는 경우 등, 그 매력이 변화할 때 그 매력에 의존하던 사랑도 결국에는 변화하고 사라지게 될 테니까요. 한결같은 사랑이 가능하려면, 그 사랑은 언제나 나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다락방님은 웬만한 책들은 이미 다 가지고 계실테니, 8월 9일은 책보다 육포가 좋을까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2-06-22 13:48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라파엘 님! 바로 그겁니다!! 제가 상대를 사랑한다면 상대가 어떤 모습이어도 사랑하겠죠. 대머리가 된다고 갑자기 상대를 미워하진 않을거란 말입니다. 한결같은 사랑은 그 자신의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다. 바로 그것입니다! 크- 그래서 저는 사랑도 ‘잘 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바로 그 대표적인 케이스이고요 ㅋㅋㅋㅋㅋㅋㅋ(깨알 자랑)

라파엘 님, 8월 9일의 육포라니 ㅋㅋㅋ 아니요, 괜찮습니다. 육포를 쟁여두고 먹진 않아도 될 것 같아서요. 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씀만으로도 정말 감사합니다, 라파엘 님!! ♡

물감 2022-06-22 13: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갑자기 제인 오스틴에 꽂히신 이유가? ㅎㅎㅎ
저 엊그제 넷플에서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봤는데, 꽤 재밌더라고요?
좀비물로 고전을 이렇게 해석을 했다는 게 신기신기 ㅎㅎ 안보셧으면 함 보세요

다락방 2022-06-22 13:45   좋아요 3 | URL
저 그거 봤어요! ㅋㅋ 저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게 원작이 있는 영화잖아요.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 요.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가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도 썼고 링컨을 뱀파이어 헌터로 쓴것도 아세요? 전 그것도 책으로 읽고 영화도 봤어요. ㅋㅋ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세상 너무 재미있죠?
저 제인 오스틴에 꽂힌게 아니라 설득에 꽂힌거였는데요, 설득 읽고 너무 재미있어서 제인 오스틴에 꽂혀볼까 생각중입니다. 그렇지만 한나 아렌트하고 도나 해러웨이 파야 되는데.. 어휴 바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6-22 13: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2022년 8월 9일 다부장 육포 터져............

다락방 2022-06-22 13:43   좋아요 2 | URL
음.. 그건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어떡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2-06-22 15: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인 오스틴 완전 좋아해요 ㅎㅎㅎ 설득이랑 노생거 사원도 완전 좋아요!!
지금은 맨스필드 파크 읽고 있습니다. 제인 오스틴은 정말 놀라운 사람이에요. 교육을 좀 더 받았더라면 어땠을지는 알 수 없긴 하지만 좀 더 날카로운 글을 좀 더 잘 숨겨서 저는 못 알아봐서 해설을 읽어야만 하는 글을 썼을지도 몰라요. ㅎㅎㅎ 주변에 여자이기 때문에 교육을 못 받고 사신 분들 중에 너무 뛰어나서 진짜 안타까운 분들이 있어요. 굳이 왜 아들만 교육을 시켰을까, 오히려 이 딸에게 교육의 기회를 줬더라면 집안이 더 일어났을텐데 싶은 분들요ㅜㅜ

육포... 저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길래 갈비맛 샀는데... 쫀쫀하고 부드럽긴 한데 가향한 맛이 너무 나서 많이 못 먹겠더라구요.ㅜㅜ 맥주랑 안 먹어서 그런걸까요??

다락방 2022-06-22 17:34   좋아요 2 | URL
저는 그간 네 권 읽고 좋다고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고 내 취향 아니다,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재독한 <설득>이 왜이렇게 좋죠? ㅋㅋ 다른 책들도 처음부터 다시 읽어봐야 겠어요. 물론 아직 읽지 않은 제인 오스틴도 읽고요. 어휴 인생에서 읽어야 할 책, 읽어보고 싶은 책이 왜이렇게 많은 겁니까, 꼬마요정 님!! 24시간이 모자라요!!!

저는 오늘 양꼬치맛과 함께 책 지르려다가, 정신 똑바로 차려, 그만 질러, 7월로 넘겨... 하고 꾹 참았습니다. 조금 더 참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육포는 맥주랑 다시 시도해보세요! 모든 음식은 술과 함께 할 때 더 맛있으니.. (쿨럭)

새파랑 2022-06-22 1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제인오스틴 5권 읽었는데 그래도 처음 읽은게 <오만과 편견>이어서인지 이게 젤 좋더라구요. 설득도 좋았습니다~!! 근데 제인 오스틴 작품은 다 해피엔딩(부자와 결혼?) 이어서 좀 감흥이 떨어지더라구요 ㅋ

육포가 맛있어 보입니다 ^^

다락방 2022-06-22 17:36   좋아요 3 | URL
새파랑 님, 혹시 영화 <제인 오스틴 북클럽> 보셨나요? 제인 오스틴의 책을 매달 한 권씩 정해서 읽고 의견을 나누는 클럽에 대한 영화인데요, 여기에 남자 멤버가 한 명 나오거든요. 물론 이 남자는 제인 오스틴이 궁금해서 참여했다기 보다 제인 오스틴 원래 관심도 없었는데 북클럽 멤버 중 한 명에게 관심이 있어서 이 모임에 참여합니다. ㅎㅎ 새파랑 님이 제인 오스틴 다섯권을 읽으셨고 오만과 편견도 좋다 하시니 갑자기 제인 오스틴 북클럽 생각이 나요. 그 영화이 미덕은 뭐니뭐니 해도, 등장인물들이 책 읽는 모습이 수시로 나온다는 겁니다!! 새파랑 님, 안보셨다면 추천입니다. 후훗.

새파랑 2022-06-22 17:48   좋아요 1 | URL
저런 모임이 있다면 가보고 싶네요 ㅋ 시간되면 영화 보겠습니다 ^^

단발머리 2022-06-22 16: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뭐뭐 읽었나 찾아보니 이렇게 순위를 매겨놓았네요. 오만과 편견 - 노생거 수도원 - 설득 - 엠마 - 이성과 감성 (아직 안 읽은 것도 있음요)
전, 오만과 편견은 영어로도 읽고 한글로도 여러 번 읽었어요. 넘넘 재미있어서, 이러다 내가 제인 에어에서 제인 오스틴으로 넘어가면 어쩌나, 살짝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전 8년은 아니지만 한 사람을 오래오래 생각하는 마음을 좀(쪼금 많이) 알 것 같아서, ‘팔 년‘에 막 혼자 ㅠㅠㅠ 이렇게 되었네요.
집에 가서 <페미니즘의 도전> 다시 찾아보려고요. 다락방님이 처음 보는 문장을 인용해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혹 다락방님이 쓰신 거 아니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6-22 17:39   좋아요 2 | URL
저 <이성과 감성> 도 있고 <맨스필드 파크>도 있어요. 있는 건 아주 많은 사람입니다. 껄껄. 이 책들도 읽어보고 오만과 편견도 다시 읽어야겠어요. 분명 예전엔 어떤 감흥도 없었는데 이번에 왜이렇게 재미있게 읽은건지.. 나이든 다락방의 감성을 건드리는 그 무엇이 제인 오스틴에게 있는 걸까요? 어쩔.. 역시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세상에, 오만과 편견 영어라니요. 단발머리 님 진짜 너무 멋져요 ㅠㅠ 멋진 분 ㅠㅠ 단발머리 님 제인 에어도 영어로 읽지 않으셨어요? 세상 멋진 분 ㅠㅠ 최고다 ㅠㅠ 멋짐이 뿜뿜한다 ㅠㅠㅠㅠㅠ

저도 팔년.. 너무 훅 와서 아주 몰입해서 읽었네요. 설득이 제게 재미있는 이유는 아마도 그 팔년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적어도 제게는 말입니다. 팔년이라니. 크- 물론 주인공 앤은 팔년 지나도 스물일곱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왜 눈물이 나죠?


페미니즘의 도전에서 정희진 쌤이 인용해주신 저 문장이 좋아서 제가 저 책도 샀잖아요. 중고로 샀는데 상태 매우 안좋고 어쨌든 읽진 않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6-22 17: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제인 오스틴을 하나도 읽지 않았다는게 실화일까요? 저는 왜 제인 오스틴이 안 읽고 싶을까요? 이러다 나중에 나중에 읽고 왜 진잔 안읽었냐며 후회할까요? ㅎㅎ
물론 영화는 봣어요. 근데 영화의 결과 소설의 결은 또 다를거잖아요. 다락방님이 이렇게 앤의 행복을 빌어주시니 왠지 제인 오스틴을 읽어야 할 거 같은 느낌이 가득 차오릅니다. ㅎㅎ

잠자냥 2022-06-22 18:09   좋아요 2 | URL
돌이님 저도 하나도 읽었어요! 반가워라 *덥석* 저도 안 읽고 싶었는데 <오만과 편견>은 한번 도전해볼까 싶어서 사두기는 했어요.

다락방 2022-06-23 08:13   좋아요 1 | URL
제인 오스틴이 굉장히 명민한 작가더라고요? 단순히 로맨스로 연애 얘기만 하는게 아니라 시대 상황을 다 보고 알고 있어요. 물론 그래도 결말은 여남이 행복하게 맺어지는 뻔한 결말이긴 하지만, 톡톡 튀는 소설을 아주 잘 써냈습니다. 저는 읽었어도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 <설득>을 너무 재미있게 읽는 바람에 다른 책들을 더 읽어볼 예정입니다.

후훗.

2022-06-22 1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3 0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3 0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2-06-22 2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소름!! 여성주의 책읽기 하고 나서 재독하면 안 보이던 게 보이고 막 그런 겁니까!! 저도 메리 이야기 보니 <여성과 광기>가 생각나네요. 이런 걸 모르고 읽으면 짜증나는 캐릭터네, 하고 말텐데 이제 저도 알았으니 <설득>을 읽게 되면 메리가 안쓰러울 것 같아요.
다락방님은 오랫동안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다코타 존슨 = 앤 = 다락방 = 행복해진다!

다락방 2022-06-23 08:34   좋아요 2 | URL
독서괭 님, 아주 잘 보셨습니다. 저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우리가 언젠가는 닿는다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를 아주 좋아합니다. 아마도 제가 제 인생에서 소중한 사람들과는 결코 떨어져있고 싶지 않기 때문인가 봅니다.

다코타 존슨=앤=다락방=행복해진다

여기에 선한 영향력이 더해져, 독서괭 님도 행복해진다!!!! 이런 아름다운 결말 되시겠습니다. ㅋㅋㅋㅋㅋ

감은빛 2022-06-23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만과 편견>, <분별과 감성> 두 권 읽었네요. 대학 시절에 <오만과 편견>을 특히 좋아해서 여러번 읽었던 기억이 나요. <엠마>는 읽다가 포기했던 기억이 나구요.

육포는 소주랑도 잘 어울릴텐데요. ㅎㅎㅎㅎ

다락방 2022-06-23 17:22   좋아요 0 | URL
오 두 권 읽으셨군요. 오만과 편견도 조만간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오만과 편견을 좋아해서 여러번 읽은 분들이 많이 계시네요. 저도 다시 한 번 읽고 오만과 편견의 매력을 발견해야겠어요. ㅎㅎ 저는 엠마.. 가 너무 싫었어요.

맞아요, 육포는 소주랑도 잘 어울리죠! 저는 어제 진짜 양꼬치에 소주를 마셨습니다. 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