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녀)는 왜 결혼을 '못'했을까? 

흔히들 쓰는 '결혼을 못했다'라는 표현을 가만 들여다보면, 그 전제가 '누구나 결혼을 하고 싶어한다' 또는 '누구나 결혼을 해야만 한다'는 데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그 전제는 이제, 아니 전자는 진작에 부정당했고, 후자 역시 명백히 무너지고 있다. 

결혼을 해야만 한다는 명제가 있을 때, 이 명제를 발화하는 이는 누구일까? 

일단 그 말을 직접 발화하는 이는 부모님이다(일가친척들은 어차피 진심도 아니므로 빼자). 부모님은 자식이 결혼을 해야 안심한다. 자식이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했다고 하더라도,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자식은 진정으로 독립한 게 아니라고 여기는 것 같다. 사실 부모님(정확히는 엄마)이 뻔질나게 드나들며 온갖 귀찮은 일을 해결해 주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이때에는 그 생각이 꼭 틀린 건 아닐 수 있다. 다만 결혼했다고 해서 완전히 독립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긴 하다. 때로는 부모님이 내가 겪은 고통을 너도 겪어봐야 나를 이해하지 않겠냐는 심보로 결혼과 출산을 강조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실은 부모나 일가친척들의 뒤에 숨어 그들로 하여금 발화하게 하는 진짜 주체는 국가/사회일 것이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정상가족'을 꾸려야 '어른'이 되었다고 인정해주는 사회. 비결혼/비출산을 '실패'라 평가하는 사회. 어느 누가 내 자식이 실패자로 낙인 찍히기를 바랄까. 또 자식의 실패를 통해 나의 자식농사가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싶어할까.  


엄마가 “너 대체 결혼할 거니 말 거니”라고 물으면, “결혼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거기에 대해 “얘가 미쳤나”라고 말하면, “제정신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아버지가 “손주라도 한 명 안겨다오”라고 하거든 “후손이란 무엇인가”. “늘그막에 외로워서 그런단다”라고 하거든 “외로움이란 무엇인가”. “가족끼리 이런 이야기도 못하니”라고 하거든 “가족이란 무엇인가”. 정체성에 관련된 이러한 대화들은 신성한 주문이 되어 해묵은 잡귀와 같은 오지랖들을 내쫓고 당신에게 자유를 선사할 것이다.  - 김영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의 '추석이란 무엇인가' 중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에 가입했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듣고 있다.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은 워낙 회자된 터라 읽어봤었는데, 역시 재미나다. 특유의 문투가 있고, 논리적이고 날카로우면서도 유머러스 하다. 다만 연달아 쭉 들으니 약간 지치는 느낌도 있다. 칼럼이었음을 생각해서 며칠 걸러 한 편씩 읽으면 딱 좋을 것 같은데.  










2.

나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기를 바라지 않는 세태에 대해 '무책임'하다거나 '개인주의 팽배' 같은 언어를 쓰며, 누군가를 '쉽게 포기한 실패자' 취급하는 것이 못마땅하다. 애 낳고 살기 힘든 세상을 만들어 놓고 왜 개인 탓을 하냐는 문제 이전에, 한 사람의 '선택'의 영역을 '포기'라고 단정하는 게 못마땅하다. 우리나라는 실패자를 양산하는 사회다. 대학에 안 가도 실패자,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전문직을 갖지 않아도 실패자, 결혼을 안 해도 실패자, 애를 안 낳아도 실패자, 자가가 없어도 실패자. 이 실패자 지뢰를 하나도 밟지 않고 빠져나가는 운 좋은 사람은 이 나라에 얼마 안 될 것이다. 


나는 결혼을 함으로써 비혼을 '못'했다. 가끔씩, 혼자 살았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보곤 하는데, 아무래도 나는 잘 견디지 못했을 것 같다. 혼자 살 때 느껴지던 고독감, 시장에 던져져 있는 느낌(누가 날 알아보고 사갈까?), 주기적으로 찾아오던 폐인 생활(밤새 드라마 보기)을 생각해보면, 결혼 후 그것들이 싹 없어지고 안정감이 찾아온 걸 생각해보면, 아이를 키우며 전에 없이 충실하게 살고 있는 걸 생각해보면, 나는 가정을 이루고 살아야만 했던 인간이고, 홀로 삶을 꾸려나가기에는 부족한 인간인 것이다. 그러니 정확히는, 비혼을 못해서 결혼을 했다는 게 맞다. 

그렇기에 혼자서도 충실하게 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존경심을 느끼곤 한다. 



 <스토너>를 읽고 있다. 스토너가 이디스랑 만나고 청혼하고 그녀의 부모님을 만나는데, "그 결혼 제발 하지 마오!"라고 외치고 싶어졌다. 이건, 누가봐도 불운의 서곡... 읽고 있노라니 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스토너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인생을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라고 여러 번 들었는데, 이 부분에 이르러 나는 그에게 당신은 정말로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레이스 스토너가 태어난 뒤 처음 1년 동안 접한 것은 오로지 아버지의 손길, 아버지의 목소리, 아버지의 사랑뿐이었다. -249/793쪽, 전자책기준

 그야말로 '슈퍼맨', '슈퍼 워킹 대디'라고 할만한 스토너의 인생이, 제발 좀 잘 풀렸으면 하고 응원하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그 어떤 경험과도 비교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러나 자식을 낳아 키워봐야 어른이 된다는 말은, 절반만 진실이다. 군대를 다녀와야 어른(남자)이 된다는 말만큼 헛소리는 아니라는 소리다. 하지만 절반 넘게 맞는 소리도 아니다. 어떤 경험도 겪는 사람 모두에게 같은 효과를 내지는 못한다. 같은 일을 겪어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인다. 

아이가 커가는 걸 지켜보며 한 인간이 어떻게 자라나는지, 그 정신이 얼마나 복잡하고 섬세한지를 깨닫는 일. 아직 짐승에 가까운 어린아이 앞에서 내 인내심이 얼마나 모자란지 깨닫는 일. 내게 온전히 의지하는 약자 앞에서 내 인격의 밑바닥을 보는 일. 그런 일들은 내가 아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아마도 평생 해보지 않았을 생각들을 매일매일 하게 만든다. 그러나 결단코, 경험이 저절로 마음을 성장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아이를 키운다고 모두가 훌륭한 어른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많은 물이 쏟아진다고 그릇이 그에 맞게 커지지는 않는다. 물이 너무 많이 쏟아진다고 불평만 하며 그릇은 들여다보지 않는 이들, 혹은 주변의 다른 사람들 덕에 자기 그릇에 넘치지 않을 정도의 물만 담기는 것도 모르고 혼자 자족하고 있는 이들도 아주 많다. 

모든 것은 결국엔 받아들이는 자의 그릇에 달린 것. 


3.

그러니 책을 읽는다고 뽐낼 일도 아니다. 나는 여가 시간에 책을 읽는데 너는 온라인 게임을 한다고, 먹방을 본다고 깔볼 일도 아니다. 아무리 양서를 읽어내도 절대로 자기 그릇을 넓히지 못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분명히 책은 뭔가를 깨닫기에 좋은 수단이지만,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 책을 읽어도 그릇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그저 흘러가는 잔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멍하니 티비를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이다. 그걸로 정신이 휴식을 취하고 기쁨을 얻는다면 충분하지만, 어쨌든 뭔가를 읽는다는 이유로 오만해지는 건 경계해야 할 테다.

알라딘 서재의 셀럽 중 한 분인 s님이 얼마 전, '책을 읽었으나 실은 나를 읽은 것이었다'라는 멋진 글을 쓰셨다. 많은 책을 읽었어도 결국 나라는 책 한 권을 읽은 것 뿐이 안 된다는, 자조와 겸양이 섞인 글이었으나, 나는 나를 읽었다는 그분의 독서가 멋지다고 생각한다. 잠시 멈추어 섰다는 그분은 이제 더 많은 걸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겠지. 


 책 읽기는 현실도피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딸내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요. 독서는 현실도피와 정반대죠. 오히려 너무 극단적으로 자기 내면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에 자신의 다른 면이 나오는 거예요."  

 - 조 퀴넌,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334쪽 


독서가 더 나은 인간을 만들지는 않는다. 나는 베트남 전쟁을 다룬 책을 읽었기 때문에 그 전쟁에 대해서 안다. 내 친구 리치는 책을 읽지 않지만 베트남에 다녀왔기 때문에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안다. 내 차를 수리해주는 사내는 몽테뉴의 글을 읽지 않았지만 대단한 정비공이다. 우리 마을 경찰들은 존 밀링턴 싱을 읽지 않았고 할도르 락스네스는 더욱더 볼 일이 없었다. 적어도, 내 짐작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그들은 경찰로서 훌륭하다.   - 조 퀴넌, 위의 책, 337,338쪽



독서편력에 대한 매우 개인적이고 솔직하기 짝이 없는 이 책을 읽다가, 문득 오래전 한 친구가 <연금술사>를 인생책이라고 하는 말을 듣고 놀랐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렇다고 그 친구와 멀어진 건 아니지만, 그 친구가 추천하는 책은 보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 기억이 떠오르자 하게 된 결심이 있다. 절대로 알라딘에서 무엇이 나의 인생책이라고 떠들지 말아야지. 그랬다가 누가 내게서 등을 돌리지 모르니까. 후훗. 사실은, 언젠가 인생책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꼽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비밀스런(?) 소망이 있다... 


4. 

참, 4월 두 권의 책을 벌써 다 사버렸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거 너무 궁금하게들 만드셔서 덥썩 샀는데, 이거.. 논픽션이군요..?

그러고보니 논픽션이란 얘기를 본 것도 같은데.. 왠지 소설인 줄.. 스포일러 얘기 때문인가.

푹 빠져서 읽고 싶은데 충분한 시간 확보를 못해서 손을 못 대고 있다.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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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4-15 09: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경험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저는 책을 읽고 잊어버리는데 읽는 것이 무슨 소용이지 하고 생각한 적 있었고 책이 내 삶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 어쩌지 고민될 때가 많은데 괭님의 이 글이 저를 다시금 일깨워주시네요.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2-04-15 10:16   좋아요 2 | URL
화가님 감사합니다~^^ 읽고 잊어버려도 어딘가에 남아있겠지 싶기도 하고, 읽는 시간 즐거웠으면 그걸로 됐지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북플 시작한 이후 완독율도 높아졌고 리뷰도 좀 쓰니 예전보단 남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2-04-15 1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저도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톡톡 튀는 문장들이 넘 좋았어요.
저자가 글쓰기는 리듬감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리듬이 느껴지더라고요.
근데 독서괭님
연금술사가 어때서요? ㅎㅎ
제 인생책까지는 아니지만 저는 그 책을 아주 좋게 읽었어요~~

독서괭 2022-04-15 13:34   좋아요 2 | URL
ㅎㅎ 연금술사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거 알고 있어서 써놓고 올려도 되나 좀 고민했어요. 좋은 책이 아니라기보다는 저는 읽었을 때 취향이 아니어서, 친구가 인생책이라 해서 많이 놀랐었어요. 오래전이라 다시 읽으면 어떨런지는 모르겠네요^^
글쓰기 리듬감! 동감입니다. 잘 쓰시더라고요!

독서괭 2022-04-15 14:09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댓글 보고 다시 보니 넘 강하게 썼나 싶어 조금 수정했어요^^
그런데, 왜 수정하면 꼭 인용문 글씨체가 바뀌어버리는 걸까요? 맑은고딕인데 자꾸 딴 걸로 바뀌네요 ㅜㅜ

페넬로페 2022-04-15 14:17   좋아요 2 | URL
에고, 저는 가볍게 썼는데 독서괭님 글까지 고치시고~~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
글에서 충분히 독서괭님 말씀 이해했어요**

독서괭 2022-04-15 14:44   좋아요 2 | URL
아니예요 써놓고 스스로 좀 걸리긴 했거든요 ㅎㅎ 연금술사를 무시하는 느낌이 들어서요. 다른 분들이 오해하실까봐 수정했어요~ 감사해요~^^

햇살과함께 2022-04-15 1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2번에 공감^^ 저는 혼자 살면 집밖에 나가지 않고 맨날 라면만 끊여 먹는 히키코모리가 되었을 거에요 ㅎㅎ 혼자서도 계획 세우고 모임 하고 새로운 거 배우며 즐겁게 사는 사람 너무 부럽습니다~

독서괭 2022-04-15 13:38   좋아요 2 | URL
주변에 사람이 있어야 아무래도 신경쓰며 자신을 관리하게 되는데, 집에 아무도 없는데도 열심히 살 수 있다는 게 신기해요. 히키코모리도 나쁘지 않지만 ㅎㅎ 남의 시선 없이도 성실해질 수 있다는 게 존경스러워요. 햇살님 공감해 주시니 좋네요~^^

scott 2022-04-15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생에 관한 사유와 철학이 가득 담긴 괭님의 페이퍼

매일 매일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이고 가족 사이에 번민하면서도
하루의 양식
먹고사니즘에서 벗어나기 힘든것 같습니다 ㅎㅎ


독서괭 2022-04-15 16:52   좋아요 1 | URL
인생에 관한 사유와 철학..!! 스콧님이 그렇게 멋있게 표현해주시니 별거 아닌 글이 있어보이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먹고사니즘이 젤 중요하죠 ㅜㅜ 기본소득이 실현된다면 거기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스콧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다락방 2022-04-15 15: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전에 누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읽고 회사를 그만뒀다고 해서 도대체 그책이 어떤 책이길래 싶어 서점 갔었거든요. 아주 얇아서 금세 서점에서 서서 읽었더랬어요. 그리고 책장을 덮으면서 ‘그 남자는 멀리하자‘ 생각했습니다. ㅋㅋㅋㅋㅋ
또 소개팅 후 두 번째 만난 남자가 이병률 끌림 들고 왔는데 ‘흐음 오늘만 만나고 만나지말자‘ 라고 생각했고요. ㅋㅋㅋㅋㅋ 저는 이병률 넘나 싫어하는 사람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 ] 이거 담아갑니다. 이래놓고 다음에 사면 ‘왜샀지?‘ 이럴까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설이 아니지만, 소설 읽듯이 읽어나가실 수 있을 거예요. 그걸 다 읽고 나면 독서괭 님은 어떤 감상을 적어주실지 궁금합니다. :)

독서괭 2022-04-15 16:54   좋아요 0 | URL
으하하 저 예전에 다락방님 페이퍼에서 이 얘기 봤던 것 같아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애초에 제가 읽는 분야 책이 아니고, 이병률 책 이야기 보니 제가 안 좋아하는 스타일 같아서 안 읽기로..^^
<아직도 책을 읽는~> 이거 제목이 재밌죠? 알라딘에서 아니면 추천하기 어려운 책인데, 나름 재미있습니다. 왜샀지? 하시면 제가 알려드릴게요 ㅋㅋ
물고기 읽어야죠.. 여성괴물 다 읽고.. 그럼 레이디는 언제 읽죠!! 아 괴롭다!! ㅠㅠ

singri 2022-04-15 22:56   좋아요 2 | URL
아 이병률 싫어하는 사람을 드뎌 찾았;;;;

다락방 2022-04-15 23:14   좋아요 3 | URL
진짜 딱 싫은 타입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싱그리 님도?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4-15 23:21   좋아요 1 | URL
근데 놀라운 게 뭔지 아세요..? 저에게 이병률 북램프가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뭔지도 모르고 예쁘다고 사은품으로 받은 모양이예요. 책은 안 샀는데..🤣

singri 2022-04-15 23:28   좋아요 1 | URL
다들 좋다는데 이렇게 나는 진심왜왜왜 그랬던 지난날들 입니다. 갑자기 속이 뻥 뚫리는 이 기분!ㅎㅎ

잠자냥 2022-04-16 08:54   좋아요 2 | URL
와, 저 이병률 끌림 선물 받은 적 있는데 그 친구랑 결국 멀어짐. 그리고 그 책 안 읽고 갖고 있다가 조용히 되팔았어요. 정말 싫음;;;

독서괭 2022-04-16 12:31   좋아요 0 | URL
싱그리님 여기서는 싫다는 분들 많더라구요 ㅎㅎ

공쟝쟝 2022-04-18 15:19   좋아요 1 | URL
알라딘 여자들이 다 싫어해서 이병률 읽지도 않고 별로라고 생각하게 된 1인 ㅋㅋㅋㅋ

잠자냥 2022-04-18 17:01   좋아요 2 | URL
쟝쟝은 분명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다락방 2022-04-18 17:03   좋아요 2 | URL
쟝쟝 안좋아한다는데 700원 겁니다!!

공쟝쟝 2022-04-18 17:27   좋아요 1 | URL
훗 읽고 한번 까볼까? (길티….)

독서괭 2022-04-18 17:44   좋아요 0 | URL
다부장님, 부장님이 700원이 뭐예요 ㅋㅋ 틀렸을 때 쟝쟝님 책 한권이라도 사게 만원은 쾌척하셔야죠ㅋㅋ

그레이스 2022-04-15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혼, 제정신...
재밌어요!

독서괭 2022-04-15 23:20   좋아요 1 | URL
ㅎㅎ 김영민 교수 글, 재밌더라고요!

singri 2022-04-15 2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크레딧 이책 읽고 있는데 머리가 좀 아파오긴 하지만 부지런히 읽고 있어요. 물고기도 샀는데 벌려놓은것때문에 아끼고 있습니다.

자식을 낳아야 어른이 된다는 말은 공감이 되긴하는데 맨날 애들이랑 싸우고 있는 엄마로 한심할 때가 많아서 딱히 꼭 맞는말이 아니다라는 것에도 공감이;;;; ㅎ

독서괭 2022-04-16 10:43   좋아요 1 | URL
싱그리님도 애들 키우느라 분투 중이시군요! 저도 애들이랑 싸우고 나면 그래도 내가 어른인데 너무 유치했다고 반성 많이 합니다 ㅎㅎㅎ
크레딧 머리가 아프군요..? 작정하고 읽어야겠네요^^;

새파랑 2022-04-16 05: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북 구독 하셨군요 ㅋ 책 두권사기 약속을 지키기 위한 꼼수(?) 아닌가요? 😆 저도 책 읽는게 그냥 저만의 취미인데 공감이 갑니다 ㅋ 어제 회식을 하는데 어떤 분이 저보고 ‘퇴근하면 책도 좀 읽고 그래라‘ 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ㅋ

잠자냥 2022-04-16 08:55   좋아요 3 | URL
새파랑 님 술만 마시지 말고 퇴근하면 책도 좀 읽고 그러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04-16 09:33   좋아요 2 | URL
앗 ㅋ 저말이 딱 잠자냥님 그 의미로 말한거였어요 ㅎㅎ 술좀 그만 마시고 책도 보고 그래라고 😅

독서괭 2022-04-16 10:45   좋아요 1 | URL
푸하하 연 200권 넘게 읽는 분에게 그게 무슨 막말인가요 ㅋㅋ 여기서 더 읽으면 전업 아닌가요 ㅋㅋ 그분이 말하신 책은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 아닐까요? 도스토예프스키만 읽지 말고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좀 읽으란 말이야! ㅋㅋ

독서괭 2022-04-16 14:30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니 새파랑님 예리하시다.. 책 두권사기 약속을 위한 꼼수임을 간파하시다니.. 오디오북은 예외거든요. 오디오북 듣고 소장용으로 사는 경우도 예외임요 ㅋㅋㅋㅋ

새파랑 2022-04-16 15:20   좋아요 1 | URL
제가 쫌 예리합니다 ^^ 그리고 제가 책을 좋아하는걸 주변에 티를 안내서 그런지 대부분 모릅니다 😅

단발머리 2022-04-17 18: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2번 문단 전체가 넘 좋아요, 독서괭님! 아이 낳고 나서 바닥을 보는 사람, 그걸 볼 수 있는 사람은... 제 생각엔 가능성 있는 사람 같아요(저랑 독서괭님^^) 전, 저랑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험을 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모든 면에 열심인 사람인데 그게 되더라구요.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뀌는 기준점이 다를 뿐이고,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 작은 문이 육아 과정에 있다고, 전 생각해요. 근데 그 문에 손잡이 없으면 어쩌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님이 시간을 아끼고 아껴서 올려주신 글이 참 좋네요. 아이들에게 잘 자라고 좀 전해주세요^^

독서괭 2022-04-18 12:3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의 다정한 댓글 덕에 아이들이 어젯밤에 참 잘 잤습니다^^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 작은 문이 육아 과정에 있다˝는 말씀에 무릎을 치게 되네요.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이거야! 이거라고! 흑흑 ㅠㅠ 그 문에 손잡이 없으면 ㅋㅋㅋㅋ 단발머리님은 이미 손잡이 잘 잡고 열어 통과하신 것 같고, 저는 잘 살펴봐야겠네요^^
오늘 아침에는 첫째한테 가져가서 친구들이랑 나눠먹으라고 캔디를 몇개 줬는데, 챙기다가 한개를 저에게 주더니 ˝엄마 이거 먹고 힘내서 일하세요˝ 해서 감동받았습니다. 애들이 저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22-04-18 0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큰딸이 몇년전 추석이란 무엇인가 읽고 이야기해서 김영민 교수를 처음 알았어요. 독서괭님 페이퍼 덕에 다시 기억 나 저 책을 다시 담습니다. 큰애는 비혼주의를 내세우는데 저는 왜 그런 생각을 못했는지요. 말씀대로 비혼할 자신이 없어 결혼으로 도피? ㅎㅎ 인정합니다. 아이를 키워봐야 사람이 어른이 된다는 말은 반만 맞는 말 맞죠 ㅎㅎ 상대적인 것.

독서괭 2022-04-18 12:35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 큰따님이 비혼주의군요! 엄마가 그런 생각을 이해해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부모 입장이 되면 걱정이 될 것 같긴 해요. 지금이야 젊으니 괜찮지만 늘그막에 혼자 있으면 어쩌려고.. 내가 계속 보살펴 줄 수도 없는데.. 그런 걱정에 자꾸 결혼하라고 보채게 되는 것 같아요(저희 부모님이 언니에게 그랬었어요^^;).저는 그냥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고 누군가와도 잘 맞춰 살아갈 수 있는 아이로 크길 빌어봅니다..!

공쟝쟝 2022-04-18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번에 대해서 드는 생각 한마디 덧붙이자면... 놀라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포기>가 맞았던 것 같고..... 그건 결혼이 아니라 엄마가 되는 것이었던 것 같아요. 가끔 제가 엄마가 되고 싶었다는 말을 하면 ㅋㅋㅋ (적어도 제가 비혼 확고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놀래서 자빠지더라고요. 주변 비혼 친구들도 딩크는 해도 엄마는 못될거 같다고. 저는 사실 저 자신을 돌보는 것 보다 남을 돌보고 돕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하던 시간이 길었어요.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는 <메기스 플랜>이고.. 최근에 산드라오 주연의 더체어?였나 그런것도 재밌게 봤고 사유리도 완전 존경하고. 하지만 그것도 살아본 것은 아니니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겠지요? 그렇지만 확신의 N답게 다른 평행우주 멀티버스ㅋㅋ 속들의 나는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을까 떠올려보곤 한답니다. 서재친구들의 엄마-되기 글읽는 것도 너무 좋아하고, 아이 키우는 것 간접경험 스킬 익히는 것 같다고 여기면서 마음 훈훈해하며 읽곤해요.
다만 종종 SNS피드에 올라오는, 친구들의 아이들 사진은 좀 많이 힘듭니다. (그러더라고요, 제 맘이 ㅋㅋㅋ) 금쪽같은 내새끼도 볼 때 너무 힘들고 ㅜㅜ 여자 혼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는 데 그러기 어려울 것 같아서... 그러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가 아이에게 상처주지 않을 자신은 없을 것도 같아서.... 뭐 ^^ 비혼모 되기의 꿈은 일시정지 해놓은 상태인데요 (로또되면 할거임ㅋㅋㅋ) 이런 사람도 있다고 주절주절 써봤습니다. ㅋㅋㅋㅋ

독서괭 2022-04-18 17:49   좋아요 1 | URL
오 쟝쟝님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으시군요. 저도 주변에 보면, ‘결혼은 괜찮은 상대가 있으면 생각해보겠지만 아이는 낳을 생각이 없다‘파와 ‘아이를 안 낳을 거면 결혼을 뭐하러 하냐‘파가 나뉘더라고요. 비혼모가 아이 혼자 키우기 너무나 빡신 세상에서, 후자도 이해가 갑니다. 아이를 같이 키울 만한 남자를 찾기보다는 여성공동체에서 함께 키우는 편이 나을 것 같기도 하지만요...
저도 평행우주 가끔 생각해 봅니다. 그 속에서는 저 대신 저희 언니가 결혼해서 애를 낳았고 ㅋㅋ 저는 조카에게 책 선물 들고가는 이모입니다 ㅋㅋ 그건 그거대로 좋을 것 같아요. 쟝쟝님도 동생들이 많으니 한명쯤은 아이를 낳아 쟝쟝님께 조카를 보는 기쁨을 주지 않을지??
저도 다른 사람에게 애들 사진 보여주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ㅋㅋ 아무리 자랑하고 싶어도 참아야한다.. 내눈에만 예쁜거다..라고 되뇌이면서 ㅋㅋㅋ
 


자연적이고 원초적인, 비체적인 어머니. 

<여성괴물>1부에서 다루는 이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내 출산 경험이 떠올랐다. 

출산을 해 본 사람은 다들 알겠지만 임신/출산의 과정에서 겪는 수치스런 혹은 당황스런 일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관장'이다. 진통이 와서 병원에 갔는데 관장약을 먹고 3분 동안 참으라고 하더라. 아마도 출산 시 힘줄 때 불상사가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함이겠지? 관장은 처음이라.. 1분도 안 됐는데 흐미 이거 뭐야, 3분이 대체 가능하긴 한 거? 그렇게 당황스런 첫 관장의 경험.. (식사 중 보신 분들 죄송) 혹시 3분 참으신 분 있으면 손들어 주세요. 존경할게요.. 

출산 직후부터 이어지는 모유수유를 위한 각고의 노력들로 말하자면, 경험자들은 모여서 이 주제로만 한두시간은 떠들 수 있을 것이다. 모유수유를 하다보면 "내가 젖소인지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반농담 반진담 푸념을 하게 되는데, 젖소까진 아니라도 아이의 도시락을 몸이 달고 다니는 기분이긴 하다. 그게 사실 편할 때도 있다. 애들 똥 치우다 똥이 옷이나 손에 묻거나, 기저귀 갈다가 쉬를 맞는 일(특히 남아의 경우 쉬를 얼굴에 맞기도..) 소파며 이불에 싼 쉬를 치우는 일 등 양육에는 참 원초적인 일들이 많이 수반된다. 아버지가 의미한다는 '상징계'가 인간의 이런 원초적 모습에서 벗어난 우아한 생활을 이야기하는 거라면, 양육에 참여하지 않는(놀아주기만 하는 건 진정한 의미의 양육참여가 아니다) 아버지들은 확실히 상징계에 있고, 원초적 어머니와 아이들은 기호계에서 똥묻히며 씨름하고 있고.. 갑자기 빡치는데.. 부모라면 아이가 어릴 때는 함께 기호계에서 뒹굽시다.  

※ 거친 이해로 오류가 있을 수 있음 주의 


윌리암스의 논의를 제외하고 위에서 논의된 거의 대부분의 논문이 여성을 공포영화의 희생자로 다루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그들이 대부분 여성이 거세되었기 때문에 공포를 유발한다는 프로이트의 이론, 즉 이미 여성을 희생자로 구성해 놓은 이론을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입장은 여성은 원래부터 희생자라고 말하는 본질주의적 관점을 대변하고 또 지지하는 가부장적 정의를 강화할 뿐이다. 나는 공포영화에서의 여성 재현을 분석하고 여성이 다수의 공포영화에서 괴물로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장하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단순히 여성괴물이 수동적이 아니라 적극적인 형태로 재현되었다고 해서 이것이 페미니스트적‘이라거나 해방된 것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대중적인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여성괴물은 여자의 욕망이나 여성 주체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보다는 남성의 공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재현은 확실히 남성 관객은 대체로 적극적이고 가학적인 위치에 있고 여성 관객은 언제나 수동적이고 피학적인 위치에 있다는 관점에 도전한다. 이런 특징에 대한 분석은 또한 프로이트 이론의 중심 내용을 재독해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특히 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거세 위기에 대한 이론은 재독해 되어야 한다.  - <여성괴물> 31쪽 


<여성과 광기>에서도 그렇고 이 책에서도 그렇고 프로이트의 여성에 대한 이론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측면이 있는데, 프로이트 이론에 대해서는 2부에서 다루고 있는 것 같으니 그걸 읽어봐야겠다. 애저녁에 사둔 <프로이트 컴플렉스>라는 책도 읽어보려고 꺼내두긴 했다.. 



 


최근 <스물다섯 스물하나> 드라마를 봤다. 김태리 너무 귀엽고, 남주혁 훈훈하고(너무 비현실적으로..), 전형적인 삼각관계 구도로 가지 않고, 여자펜싱이라는 소재 좋고, 나희도(김태리)와 고유림(보나)이 선의의 경쟁하는 거 좋고, 나희도 엄마의 프로정신 좋고.. 여러모로 거슬리는 점 없이 적당히 경쾌하고 적당히 진지하면서 '청춘은 역시 이래야지' 싶은 열정과 꿈을 보여주는 드라마라 보면서 즐거웠다. 


그런데 예전부터 드라마를 보며 느끼는 약간의 불편한 감정. 뚱뚱하거나 통통하거나 그저 '마르지 않을 뿐'인 보통 체격의 사람, 특히 여성은 주인공이 될 수 없고 가끔 엑스트라 캐릭터로 소모되기만 한다는 점. 나도 드라마에 예쁜 사람들이 나오면 보면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많은 이들이 그걸 기대하고 드라마를 보니까, 아니면 다큐를 보지 왜 드라마를 보냐 할 지도 모르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저렇게 예쁘고 마르지 않으면 저렇게 아름다운 사랑도 할 수 없고 남들 보기에 멋진 삶도 살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그래도 얼굴에 대해서는 '개성적인 미인' 어쩌고 하면서 다소 폭을 넓게 인정해 준다 쳐도, '살찐' 여자는 아직까지 용납되지 않는 거 아닌가. 건너 건너지만 겨우 초등학생이 거식증으로 식사를 거부하면서 살찔 바에는 굶어죽는 게 낫다는 말까지 한다는 얘기가 들려오는데, 아이들을 이렇게 몰아가는 건 누구인가.. 


 


아이들에게 디즈니 초기작들(백설공주, 신데렐라, 밤비, 덤보 등)을 가끔 보여주는데, 동물이 주인공인 건 괜찮지만 역시 공주 이야기는 거슬릴 때가 있다. 그나마 디즈니가 만든 이야기에서는 원래 이야기보다는 공주에게 능동성을 부여하긴 하지만. 아름다움이 모든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은 변함 없다. 

디즈니에서 만든 '실리 심포니'라는 10분 안쪽의 짧은 만화도 재미있어서 보여주는데- <아기늑대들과 돼지 삼형제>였나? 이걸 애들 보여주기 전에 미리 살펴보다가, 돼지 두마리가 늑대들에게 붙잡힌 상태에서 한 아기늑대에게 트럼펫을 불게 하려고 자극하면서 하는 얘기가 "여자처럼 부네"인 걸 보고 애들 보여줄 거에서 뺐다. 이런 갑툭튀 여성혐오 어쩌지. 차라리 최근 영화들에는 그런 게 없을텐데 <주토피아> 나 <씽> 같은 거 보여주고 싶어도 이건 아직 둘째에겐 너무 길다.  



알베르토 망겔은 <끝내주는 괴물들> 중 '잠자는 숲속의 미녀' 편에서 우리가 이 이야기에 느끼는 불편함을 재미있게 지적했다. 


 공주의 잠. 그것 때문에 왕자가 그녀에게 매료되는 것일까? 미동 없이 조용히 눈을 감고 누운 채, 저항하지도, 반응하지도 못하는 처지라서? 파블로 네루다가 젊은 시절에 쓴 연시戀詩 스무 편 중 하나에는 이 오래된 남성적 판타지가 단순한 시구로 표현되어 있다.


 나는 그대가 조용할 때가 좋아, 마치 그 자리에 없는 듯해서

 그대는 멀리서 귀를 기울이고 내 목소리는 닿지 않네, 
 그대 눈이 날아가서 이제 내 곁에 없는 듯이
 그대 입이 키스의 감각으로 가로막힌 듯이

 에드거 앨런 포는 이렇게까지 돌려 말하지도 않았다. 글쓰기의 철학 The Philosophy of Composition에서 그는 아름다운 죽은 여자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시적인 주제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썼다. 죽음보다 더 조용한 상태는 없으니 말이다.
  - <끝내주는 괴물들> P107, 108


 왕에게 초대받지 못했던 요정의 저주는 사실 바로 이런 의미였는지도 모른다. 공주가 우아하게 늙어가지도, 지식과 경험을 천천히 쌓아가지도, 계절의 변화를 누리지도 못하게 하는 것. 그녀가 잠들었을 때 왕자가 보았던 미녀의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면 성형수술과 보톡스와 유방 확대술과 원숭이 분비선 혈청 주사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으리라.
 그러나 공주에게는 다른 선택지도 있다. 저주도, 축복도 거부하고, 잠든 궁정 대신들도, 부모님이 저지른 결례도 거부하고, 끝없이 찾아오는 왕자마저도 거부하는 것. 그리고 입센의 노라나 카르멘 라포레의 안드레아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현대판 후예들이라고 할 수 있다)처럼, 마법의 성문을 열어젖히고 크게 뜬 두 눈으로 세상을 맞닥뜨리는 것 말이다. 

 - <끝내주는 괴물들> P110



눈을 크게 떠야 한다. 세상이 우리에게 강요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기 위해.. 

그런데 이 와중에 김태리 배우, 그녀가 추천했던 책 목록을 보니 이렇다.

뭔가 책 좀 읽은 느낌 나지 않나요? 세권 다 내가 꽤 좋아하는 책이라서 그런 건 아니고..꼭 아닌 건 아니고..? 

암튼 김태리 배우가 좋아서, 담에는 미스터선샤인을 보고 싶은데, 이건 좀 맘 먹고 쭉 봐야 하는 것 같아 섣불리 시작을 못 하겠다. 

















출산경험으로 시작해서 갑자기 김태리 배우에 대한 팬심 고백으로 끝나는 페이퍼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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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4-08 09: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끝내 주는 괴물들> 관심 없던 책이었는데 지금 이 페이퍼 읽고 당장 사러 갑니다. 슝-

공쟝쟝 2022-04-08 10:15   좋아요 3 | URL
그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 저기요…?

건수하 2022-04-08 10:16   좋아요 2 | URL
저는 사 두었는데 읽기로 합니다. 망겔 아저씨 넘 좋아요..

수이 2022-04-08 10:25   좋아요 2 | URL
오 뭐지 나랑 똑같은 생각 했어 그대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08 10:26   좋아요 1 | URL
전 이미 구매 완료..

건수하 2022-04-08 10:27   좋아요 1 | URL
우와 신속하시다..

수이 2022-04-08 10:31   좋아요 1 | URL
에이씨 한발 늦었다! ㅋㅋㅋㅋ

독서괭 2022-04-08 22:17   좋아요 0 | URL
오 제가 망겔을 영업했군요? 전 레삭매냐님 강추하시는 거 보고 샀던 것 같은데 여성주의적 시각이 꽤 보여서 맘에 듭니당~ 찔끔씩 읽는중!

건수하 2022-04-08 22:20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 전 밤의 도서관, 서재를 떠나보내며 좋았어서… 그 분의 관점 가치관?이 저도 맘에 들었는데 나중에 그 분에 대해 좀더 알게되니 이해가 되더군요.

독서괭 2022-04-08 22:47   좋아요 0 | URL
수하님- 이미 두권이나 읽으셨군요! 전 망겔이 처음이라.. 그 책들도 찜이요~^^

잠자냥 2022-04-08 09: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이번에 수술 때문에 관장했는데 10분 참았습니다! (몇 년 전에도 같은 부위 때문에 시술하느라 관장했는데 그때도 10분 가까이 참아서 간호사가 거의 박수 쳐줬어요. ㅋㅋㅋㅋㅋ) 이상 관장의 달인 올림….


근데 관장 진짜 싫지요? ㅋㅋㅋㅋㅋㅋ 아우 다신 하기 싫다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4-08 09:54   좋아요 2 | URL
우와….

공쟝쟝 2022-04-08 10:15   좋아요 2 | URL
우와2

수이 2022-04-08 10:26   좋아요 3 | URL
잠자냥님 몸 괜찮아요? 물어봐야지 물어봐야지 하면서 다른 이 페이퍼에서 문득 떠올라 안부 묻는;;;

잠자냥 2022-04-08 10:36   좋아요 2 | URL
비타 님~ 네네~ 많이 좋아졌어요. 격리해제! 전 오늘 아아 사서 걸을 겁니다!

책읽는나무 2022-04-08 12:53   좋아요 1 | URL
그런 사람은 아마 없을껄? 했다가 여기 산증인!!!
뒤늦게 우와 3?,4?
비타님은 왜 안놀래지??
혹시 비타님도????😮😮

독서괭 2022-04-08 22:20   좋아요 1 | URL
와 대박… 10분이라니.. 와.. 진짜요? 리얼리? 10분.. 헐 3분도 5분도 아니고 10분.. 대박.. 와.. 진짜예요? (너무 놀라서 같은 말 반복중)
잠자냥님 제가 글솜씨로 존경해왔지만 이제 존경포인트 추가합니다. 인내심😆

잠자냥 2022-04-08 09: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멋진 글에 관장이야기만 써서 미안해요…..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4-08 22:21   좋아요 1 | URL
댓글 많이 달려 놀랐는데 관장 덕인 듯 합니다 ㅎㅎㅎ

공쟝쟝 2022-04-08 10: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릴때 동생들 돌보곤했는데 ㅋㅋㅋ 기호계에서 미리뒹굴었던 거 같아요 ㅋㅋ 기저귀가는 거랑 오줌 얼굴에 맞는 거랑 맒씀 주시니까 기억나네 ㅋㅋㅋㅋ ㅋㅋ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는데 제가 엄마한테 동생좀 그만 낳으라고 왜 엄만 만날 배가불러있냐고 그랬대요… (제가 동생이 세명 이라서ㅋㅋ)

독서괭 2022-04-08 22:22   좋아요 0 | URL
동생 셋에 장녀는 육아를 일찍 경험하죠^^;; 동생 좀 그만 낳으라고 하셨단 말씀이 웃프네요. 많이 힘드셨나 봅니다…
아니 내 새끼 오줌은 맞아도 괜찮은데 동생 건 싫을 것 같은데요😣 저도 나이차 많이 나는 동생이 있어 기저귀는 좀 갈아봤습니다 ㅋㅋ

다락방 2022-04-08 1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참 좋네요, 독서괭 님.
여성괴물을 읽고 저는 쓸 수 없는 글을 독서괭님이 써주셔서요. 그래서 같은 책을 같은 시기에 읽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각자의 다른 경험으로 다른 부분에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으니까요.
좋네요, 독서괭 님. 앞으로도 계속 읽고 써주셔야 합니다!!

독서괭 2022-04-08 22:24   좋아요 0 | URL
그런데 참 좋네요, 다락방님😍
저도 여기서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게 참 재밌고 좋아요. 같은 부분 밑줄 긋고 비슷한 생각 했을 때는 그거대로 좋고, 다른 부분 포인트 잡아 다른 이야기를 하면 그거대로 또 좋고!
앞으로도 잘 이끌어주세요 다락방님!!

수이 2022-04-08 1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이번 페이퍼 좋아요. 저도 비슷한 거 느꼈는데 아직 여성 괴물 읽지 않아서_ 읽으려면 좀 시간이 걸릴 거 같아요 -_- 망겔 책 담아갑니다. 미국에서는 그래도 슬슬 뚱뚱하고 (뚱뚱하지만 예쁜 언니들) 귀여운 언니들이 주인공이 되어 사랑을 하는 연애물이 슬슬 등장하던데 이게 현실에서도 그렇고 픽션에서도 그렇고 사랑을 하면 살이 빠져 결국 예뻐지더라 이런 식으로 가더라구요. 전 이 과정이 좀 싫던데 그런 면에서 보자면 올리브 언니는 그런 게 없잖아요. 뭐 나이들고 예쁘지도 않은데 괴팍하고 너무 솔직한 성격에 반해 그들은 사랑을 하지만 이게 정말 리얼 아닌가 그런 느낌요. 예쁜 언니들 저도 세대 상관하지 않고 좋아하긴 하는데 정말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예쁜 사람은 드물잖아요. 사람이 사람한테 반하는 경우가 연애 빼고라도 서로 말을 섞고 생각을 교환하고 그런 케이스가 많은 거 같은데 너무 외모 위주로 몰고 가는 거 같아요. 이게 전반적으로 다 뒤섞여있긴 한데......

독서괭 2022-04-08 22:32   좋아요 0 | URL
오 비타님 미국 얘기하시니 저도 조금 봤던 미드 <드롭 데드 디바>가 생각났어요. 이건 어떤식으로 진행됐을지 모르겠네요. 계속 보질 못해서.. 결국 살 빠지고 예뻐지는 결말은 좀 씁쓸하죠? 살빼고 예뻐져서 복수하고 그런 스토리도.. 내면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어쨋든 예뻐야 사랑을 쟁취..
저도 역시 올리브가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적 매력이 하나도 없는 것 같지만 몇명의 남자들에게 진짜 사랑을 받았죠!
어려운 문제같아요. 무엇이아름다움을강요하는가 읽으면서 한숨 나오더라고요 ㅠ

건수하 2022-04-08 1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글은 항상 좋아요.

저도 아직 여성괴물을 읽지 못했는데… 조금 늦더라도 꾸준히 읽고 써 주셔서 넘 감사하고 제 게으름을 반성합니다.

독서괭 2022-04-08 22:35   좋아요 1 | URL
항상 좋다니 넘 감사한 말씀입니다😳
월 두권만 사는데 산 건 다 읽어야지!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ㅎㅎ 수하님 반성하지 마세요~ 게으르지 않으십니다!

건수하 2022-04-08 22:42   좋아요 1 | URL
저도 역시 월 두 권만 사야… ^^ 독서괭님의 자제력을 본받고파요 ^^!

(이미 4월 두 권을 사 버렸네요..)

독서괭 2022-04-08 22:48   좋아요 0 | URL
저도 이미 두권 주문해버려서 이제 빈털터리(??) 입니다 ㅜㅜ

거리의화가 2022-04-08 1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스터선샤인 강추합니다^^ 웰메이드 드라마예요 저도 이 작품 보고 김태리 배우를 눈여겨 봤다는.
그리고 잠자는 숲속의 미녀 보면서 저도 왜 저런 설정이 필요할까 생각했어요 조용하게 만들 필요는 없을텐데 불편한 진실들이 눈에 많이 밟힙니다. 관장 저는 아직 경험해보질 못했는데 글로도 고통이 느껴져요ㅠ

독서괭 2022-04-08 22:37   좋아요 1 | URL
미스터선샤인 좋다좋다 얘긴 많이 들었는데.. 언젠가 꼭 볼 거예요 ㅠㅠ
잠자는 숲속의 미녀 그래도 디즈니 영화에서는 왕자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뒤에 잠드는 걸로 바꿔서 개연성이 훨 나은 것 같습니다 ㅎㅎ
관장은 고통이라기보다… 당황과 수치…??

미미 2022-04-08 11: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드라마나 영화,광고계의 굳건한 아름다움의 숭배를 보면 나오미 울프가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어요. 그 책을 읽게해주신 다락방님은 또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요! ^^*<내 이름은 김삼순>생각나네요. 조금씩 달라지고는 있지만 예능도 그렇고 미디어 영향이 적지 않죠.

다락방 2022-04-08 11:45   좋아요 3 | URL
이 댓글을 다락방이 좋아합니다. 엣헴-

책읽는나무 2022-04-08 12:56   좋아요 2 | URL
미미님도 그 사람 좀 볼 줄 아신다는 그 똑똑하신 분???

미미 2022-04-08 13:02   좋아요 2 | URL
아 제가 좀 봅니다ㅋㅋㅋ 돗자리 깔라는 말 많이 듣곤하지요~네!😆

책읽는나무 2022-04-08 13:04   좋아요 2 | URL
아침에 선 좋아요!! 일단 눌러놓고(왜냐면? 글이 무조건 좋을 거니까..^^) 산책 다녀와서 이제 읽었어요. 역시 나의 촉!!!!!ㅋㅋㅋ
아....읽으면서 주마등처럼 지나간 육아시절!!^^
망겔 책 주문하려다 늘 뒤로 미뤄뒀었는데 괭님이 언급해 주시니 반갑네요. 반가워만 하고....하~ 언제 사지?? 또 한숨!!
장바구니 터지기 직전~ㅋㅋㅋ
저도 김태리 넘 좋아해요. 헌데 저 유명하다던 스물 다섯은 안봤어요. 우리 김태리 언니에게 남주혁 배우가 좀 빠지지 않나? 란 생각을ㅋㅋㅋ 전 미스터 선샤인 때도 김태리 상대 배우로 이병헌 넘 나이 많잖아~~하고 안보다가 한참 뒤에 빠져서 보다가 아흑~ 오열을!! 오열을!!! ㅜㅜ
그 음식 해먹는 영화..제목이 생각 안나는군요. 그건 좋게 봤어요. 류준열은 내가 좀 좋아해서요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4-08 13:07   좋아요 3 | URL
헐.....댓글창 잘못 열고 댓글을 달았...ㅜㅜ
아....다시 쓰기 귀찮아서 그냥 이대로 밀고 나갈랍니다.
두 분께는 강제 대댓글 알람 날아갔겠네요. 죄송!!!!ㅜㅜ

대신 두 분께는 좋아요!를 꾹 눌러 드릴게요^^

독서괭 2022-04-08 22:40   좋아요 2 | URL
미미님/ 정말 그래요. 나오미 울프 이상으로 대단한 다락방님!!😘 척척 읽고 좋은 리뷰 써내시는 미미님도 훌륭하세요! <내이름은 김삼순> 재밌었죠 ㅎㅎ 그때 나름대로 신선했던 것 같아요. 결말도 그렇고.. 미디어 영향 정말 큰 것 같아요. 애들이 티비며 유튜브며 접할 거 생각하면 벌써 넘 걱정돼요 ㅜㅜ

독서괭 2022-04-08 22:44   좋아요 2 | URL
나무님/ ㅋㅋㅋㅋㅋㅋ 대댓글이 되어 버렸네요!
무조건 좋을 거라니 영광입니다😳 주마등처럼 지나간 육아시절 ㅋㅋ 선배님 존경합니다. 저에게도 이 시절이 추억이 될 날이 오겠죠?
망겔 책 제가 나중에 다 읽으면 리뷰나 뭐 쓸테니 그때 다시 생각하시는 걸로 ㅎㅎ 이미 다락방님이 사셨다니까 곧 재미난 글들이 올라올 듯도 하고요.
스물다섯 남주혁도 아주 훈훈~합니다 ㅋ 멋진 연기할 때보다 코믹한 장면이 좋더라구요. 김태리 배우는 보면 볼수록 매력이 있네요. 연기가 너무 좋구요.

그레이스 2022-04-08 1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에게 강요하는 것! 반드시 알아야죠!

미미님! 김삼순 저도 좋아하는 드라마인데 약간의 오점을 생각했어요.
병에 걸리지 않은 여성을 찾는다는 것.
그럼 배가 나오고 살집이 있어야 한다는...!

독서괭 2022-04-08 22:46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 병에 걸리지 않는 여성을 찾는다는 것? 그런 설정이 있었어요? 기억이 안 나네요 ㅠ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도 생각나네요🤔

그레이스 2022-04-08 22:49   좋아요 2 | URL
몸이 약해서 자신을 먼저 떠나지 않을 사람!;; 거기나오는 할머니도 마찬가지 ㅠ
드라마에 너무 몰입 ㅋ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도 한국이 아닌 독일에서 그 편견을 깨는,,, 그런데 그것도 상상속에서 이루어진 내용이라는게 아쉬웠죠 ㅎㅎ

미미 2022-04-08 22:50   좋아요 2 | URL
헉!!! 그레이스님 전여친 말씀이시군요. 그러고보니 일리있네요. 그런거 없이도 여주 체형이 틀에 박히지 않는 날이... 오긴 오겠죠?😅

독서괭 2022-04-08 23:03   좋아요 2 | URL
아아아 맞네요 생각났어요! ㅠㅠ
 


예전에, 한창 로맨스를 읽을 때,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이 생각났다. 

일상 로맨스보다는 판타지와 로맨스가 적절히 섞인 장르를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작가의 필력이 좋아서 드물게도 재독한 작품이었다. 














이하의 간략한 줄거리는 기억에 의존한 것이라 정확하지 않다. 

이 책의 주인공은 시작이 매우 불운하다.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그 후 암투병 끝에 어머니까지 잃은 정연이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후 집에 돌아왔다. 그런 정연의 집에 침입한 이상한 종족의 남자, 태호. 그로 인해 정연은 인간에서 그 이상한 종족으로 변태하게 된다. 

그런데 그 변태라는 것이 무엇이냐, 얼굴이나 몸이 다른 사람처럼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장 건강하고 아름다운 상태로 최적화된다. 거칠어졌던 피부가 매끈해지고, 불균형했던 골격이 재배치 된다. 마치 컴퓨터를 포맷하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처럼. 더구나 그 효과는 영구적이다. 얼마나 이상적인가? 아마도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부러워했던 것은 남주와의 로맨스가 아니라 이 변태의 결과였던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것은 '원판 불변의 법칙'을 벗어나지 않는다. 본래 이 정연이라는 인물은 불행으로 칙칙해져서 그렇지 생김새가 괜찮았던 데다가, 살도 쭉 빠져 마른 상태였다. 그렇다. 어디서든 로맨스의 주인공은 살찌지 않았다. 실제로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 하에서 살이 찌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로맨스의 주인공들은 불행에 처하면 살이 빠진다. 가녀린 어깨와 부러질 듯한 손목으로 처연함을 뿜어 낸다. 

처연함. 그것은 못생기거나 뚱뚱한-아니 사실은 '마르지 않은', 여자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정서다.


프리단은 1950년대 여성 문화를 보고 "여성은 계속 아이를 낳는 것 말고는 달리 주인공이 될 길이 없다"라고 한탄했는데, 오늘날에는 주인공이 되려면 "계속 아름다워야 한다."  -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115쪽

여러 연구 결과는 여성의 경우 자기 몸을 터무니없이 부정적으로 곡해하는데 남성은 자기 몸을 터무니없이 긍정적으로 곡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 남녀가 같은 비율로(셋에 하나가) 과체중인데,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등록하는 사람은 95퍼센트가 여성이다. 여성은 전국 평균보다 15파운드(약 6.8킬로그램)가 많으면 자신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남성은 35파운드(약 16킬로그램)가 많을 때까지 걱정하지 않는다. (...) 이러한 종교는 누구의 몸이 뚱뚱한가가 문제가 아니라 누구의 몸이 잘못되었는가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157쪽


 요즘 생각의 많은 부분이 올리브에게 흘러간다. 

 올리브는 70이 넘은 노년의 여성이고 원래 키가 크고 덩치도 컸지만 나이 들면서 살이 불었다. 그녀는 학교 선생이었는데, 많은 학생들이 그녀를 무서워했다. 그녀는 상냥한 아내도 아니고 자상한 어머니도 아니었으며 이웃들에게 딱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도 못하다.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여성성'과 많이 떨어져 있는 올리브의 노년의 삶을 그려내는 이 책은 전형적이고 납작하게 그려져 온, '헌신적인 엄마'라든가 '회한에 잠긴 노인' 등의 모습에서 벗어난, 진짜 입체적인 한 사람을 보여주기 때문에 인상적이다. 늙은데다 아름답지도 않은 여성이 주인공이 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아름다움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언제라도 해명을 요구받을 수 있고 그래서 부족한 것이 발견되면 암흑으로 내던져질 거라고, 가난한 노년을 보내고 외롭고 사랑받지 못할 거라고 믿게 한다. -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211쪽


 우리 사회는 여성의 늙음을 지워내기에 바쁘다. 늙고 주름지고 배 나온 남성 권력자들의 모습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성은 어떤 지위에 있든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지" 않으면 실패했다고 여겨진다. 주름을 없애고, 흰머리를 염색하고, 뱃살을 감추며, 단지 성적 매력의 문제라면 이제는 놓아 보내도 될 것들을 놓지 못한 채 시선을 과거로 향하고 있다. 아름다움의 신화는 "성적 이유가 아니라 정치적 이유"(141쪽)라는 나오미 울프의 지적은 예리하다. 


그들은 어머니가 아름다움과 장식, 유혹에 관해 가르쳐주는 것은 묵살하라는 가르침을 받는다. 어머니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늙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126쪽

이것은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가장 기본적인 자유, 자신의 미래를 상상하고 자신의 삶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자유에 관한 문제다. 에어브러시로 여성의 얼굴에서 나이를 지우는 일은 흑인의 긍정적 이미지를 위해 피부색을 엷게 할 때와 같은 정치적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렇게 손질했을 때 검은 피부색에 내리게 되는 가치 판단을 여성 삶의 가치에도 내리게 될 것이다. 그것은 적을수록 좋다는 말일 것이다. 에어브러시로 여성의 얼굴에서 나이를 지우는 것은 여성의 정체성과 힘, 역사를 지우는 것이다.  -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139, 140쪽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책을 주문했다. 

사실은 롱머그가 탐나서 주문했다는 건 안 비밀... 

<을들의 당나귀 귀>는 예전에 혼밥생활자의 책장에서 손희정 평론가가 나와서 이야기해서 알고 있던 책인데, 이번에 2권이 나온 모양이다. 김혼비 작가도 들어가 있고, 기대된다! 

2만 원을 넘기기 위해 함께 주문한 책은 소윤경 작가의 그림책 <콤비>.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에서 인터뷰가 너무 인상적이라 꼭 한번 읽어보고 싶은 작가다. 무척 독특할 것 같아 궁금하다. 
















현재 개표결과가 매우 박빙이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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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3-10 08: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달에는 책을 좀 더 많이 사셔되 되는거 아닌가요? ㅋ 머그컵 모든 종류를 모으시기를 바랍니다~!!

독서괭 2022-03-11 06:58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제 안의 구매욕 충동질하는 목소리를 대변하시는 듯요 ㅋㅋㅋㅋ

mini74 2022-03-10 0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들 롱머그에 진심이신 ㅎㅎ 저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독서괭 2022-03-11 06:59   좋아요 1 | URL
참.. 알라딘이 참 굿즈를 잘 만들죠잉. ㅠㅠ 미니님도 아직 완독 전이시라니 다행(?)입니다 ㅋ

거리의화가 2022-03-10 0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롱머그 보자마자 용량도 크고 디자인도 괜찮아서 혹했다가 집안에 쌓여있는 머그와 텀블러가 잔뜩이라 굳은 마음으로 외면하기로^^; 여성의 날 맞아 사고 싶은 책들이 많았는데 차차 사는걸로...ㅎㅎ

독서괭 2022-03-11 07:01   좋아요 2 | URL
화가님, 저도 집에 머그랑 텀블러 많은데ㅠㅠㅠ 그런데 마침(?) 얼마전에 머그 하나를 깨먹었거든요. 이럴 줄은 몰랐지만 뭔가 이때다 싶은 마음이네요 ㅋㅋ 그냥 머그면 안 샀을텐데 ‘롱‘머그라니..얼마나 롱한지 직접 보고싶은 이 마음 ㅠㅠ

다락방 2022-03-10 0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가 좋은 이유중에 하나가 독서괭 님이 말씀하신 이유인 것 같아요. 전형적인 여주인공의 모습이 아니죠.
그런데 언급하신 판타지로맨스의 변태 설정은.. 지금 보면 참 욕하기 딱 좋은 설정이네요. 저게 뭐예요 ㅠㅠ

독서괭 2022-03-11 07:06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나오미 울프가 계속 여성들에게는 나이든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만한 모델이 없다고 지적하는데, 올리브가 단점이 많지만 그래도 읽다보니 좋은 점이 많이 보여서 저는 하나의 모델을 찾은 것 같아 더 좋더라고요^^
그 변태 설정 ㅋㅋ 좀 특이한데, 로판들(특히 최근작들)의 숱한 설정과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아요. 뱀파이어물에서 여주가 뱀파이어남주 따라 뱀파이어 되는 것도 결국 비슷하고, 몇 년 전부터는 빙의물이 유행해서 아예 자기 모습이 아닌 완벽한 책 속의 등장인물이 되어 버려요.. 현재 자기 모습에 만족 못하는 심리를 잘 반영하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올리브 키터리지>를 읽어나가며, 이 글들이 왜 이렇게 좋은지를 문득문득 생각해보게 된다. 

올리브 키터리지라는 인물과 그가 사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로 구성된 연작 형식으로, 각 챕터에서 중심이 되는 사람이 등장하여 스토리가 진행되다가 불쑥 올리브 키터리지가 등장하기도 하고, 올리브 본인이 중심 인물이 되기도 한다. 

원래 이런 연작 형식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책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약국]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전면에 나서는 인물은 올리브의 남편, 헨리 키터리지다. 그는 사람 좋아하고, 모두가 결혼해 아이를 낳아 가정을 꾸리기를 원하고, 다른 이를 잘 믿는, 올리브의 말을 빌리면 "순수한", 다른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어떻게 아내를 참아내는지 모르겠는", 한마디로 좋은 사람이다. 아들 크리스토퍼가 사춘기였던 아직 젊었던 시절, 일터인 약국으로 향하는 그의 마음은 가볍고 상쾌했다. 새로 들어온 직원(여성)은 일을 잘했고, 마치 그 자신처럼 순수했으며, 이제 막 가정을 꾸려 미래를 꿈꾸는 그들 부부의 모습을 바라보는 걸 헨리는 정말로 좋아했다. 그러나 그 직원의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고 헨리는 홀로 남은 그녀를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좀 지나치게 나간다. 올리브를 떠나는 건 상상조차 못하는 헨리는 부정한 행위로 나아가지 않지만, 마음의 부정까지 부인하긴 어렵겠다. 


한줄 요약하면 중년 부부에게 일어난 불륜사건. 그런데 이걸 이렇게 쓸 수 있나?


[밀물]에서는 케빈이라는 젊은 남자가 등장한다. 그는 고향인 이곳에서 삶을 끝내려고 왔다. 차 안에서 한참 바다를 바라보다가 떠나려는 순간, 과거 그를 가르쳤던 올리브 키터리지 선생님이 불쑥 나타나 그의 차에 탄다. 키도 크고 덩치도 큰 이 올리브 선생은, 자꾸만 말을 걸어온다. 그녀의 아버지도 자살했다고, 헨리의 어머니는 신경증을 앓았다는 둥의 이야기들을.


[피아노 연주자]는 특히 좋았던 챕터. 오랫동안 이 마을 바(Bar)에서 피아노를 연주해 온 앤지는 무대공포증으로 언제나 출근 전에 술을 마시고, 한 남자의 정부로 살고 있다. 그날, 오래전 만났던 남자가 앤지를 찾아와 그녀를 지켜보다가, 귓속말로 그녀에게 모욕적인 비밀을 알려주고 간다. 


지금처럼 음악에 취해 있을 때면 그녀는 많은 것을 이해했다. 이 나이에 수십 년 동안 그녀를 동정해왔노라 꼭 말을 해야 했다면 낙심한 인생이라는 걸 그녀는 이해했다. 보스턴을 향해, 함께 아이 셋을 낳아 기른 아내를 향해 해안을 따라 운전해 내려가면서, 오늘 그녀를 지켜본 그가 어떤 만족감을 느끼리라는 걸 앤지는 알았고, 다른 많은 사람들 역시 이런 위안을 필요로 하리라는 걸 알았다. 맬컴이 월터돌턴을 한심한 호모라고 부르면서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그것은, 이런 자양분은 묽은 우유와 같다. 그런다고 해서 연주회의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 부동산 변호사가 된 사실이나, 결혼하여 삼십 년을 함께 산 여자가 잠자리에서 당신을  전혀 사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는다. - P105, 106


[작은 기쁨]은 올리브와 헨리의 아들 크리스토퍼의 결혼식 날 이야기다. 올리브의 크리스토퍼에 대한 복잡한 심경은 다른 이야기들에서도 조금씩 등장하곤 한다. 올리브는 말이 없는 아들에게 소리를 지르곤 했고("대답해!"), 어린 시절의 많은 부분이 기억나지 않으며, 헨리의 증언에 따르면 그녀의 아버지가 자살한 후 아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옥죄었다. "하지만 그녀는 정말로 아들을 사랑했다!" 그리고 이제, 크리스토퍼는 "모든 걸 다 안다는 듯한" 얼굴을 한 여자, 수잔과 결혼한다. 올리브와 헨리가 크리스토퍼를 위해 지은 집은 이제 그들의 것이 된다. 올리브는 수잔의 물건들에 조금씩 장난을 친다. 누구도 모든 것을 알 수 없다는 걸, 그녀도 알아야 한다면서. 


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올리브는 침대에 누우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외로움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걸, 여러가지 방식으로 사람을 죽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올리브는 생이 그녀가 큰 기쁨과 ‘작은 기쁨‘ 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큰 기쁨은 결혼이나 아이처럼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일이지만 여기에는 위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가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작은 기쁨도 필요한 것이다. 브래들리스의 친절한 점원이나, 내 커피 취향을 알고 있는 던킨 도너츠의 여종업원처럼. 정말 어려운 게 삶이다. - P124


[굶주림]도 특히 좋았던 챕터. 여기서 전면에 등장하는 인물은 허먼이라는 노년에 접어드는 남자다. 아들들은 장성해서 모두 떠나고 아내와는 육체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거의 교류가 없는 상태. 그 공허를 채워주는 새로운 사랑의 발견. 

[다른 길]은 올리브와 헨리 부부에게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으로 둘 사이의 관계가 비틀리는 이야기다.

[겨울 음악회]는 또다른 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이들 부부도 아이들을 떠나보내고 둘만 남은 70대 노인이다. 

[튤립]은.. 너무 스포일러가 되니 얘기하지 않겠다. 좀 울었다. 

[여행 바구니]에서 결정적으로 올리브가 좋아졌다. 장례식 날 카운트 펀치까지 맞은 말린 보니를 대하는 올리브의 모습은 서투르지만 그만큼 진심이 담겨 있다. 이 부분에서 <오베라는 남자>의 오베가 생각났는데, 여성이라는 점에서(오베와 올리브가 둘다 갖추지 못한 부드러움이 여성에게 더 요구된다는 점에서) 올리브라는 인물은 오베보다 더욱 흥미롭고 안쓰러우면서 정이 간다.


그런 여행 바구니가 없는 이가 누구랴. 이건 옳지 않다. 몰리 콜린스가 오늘 교회 옆에 서서 그 말을 했다. 옳지 않아. 그래, 맞는 말이다. 옳지 않다.

올리브는 말린의 머리에 한 손을 살며시 갖다 대고 싶지만 그런 것은 올리브가 별로 잘하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녀는 일어서서, 말린이 앉은 의자 옆에 서서 옆 창문으로 이제 물살이 거의 빠져나가 넓어진 해안선을 바라본다. 저 아래에서 물수제비 뜨기에 여념이 없던 에디 주니어를 생각한다. 그 느낌을 올리브는 다만 기억할 수 있을 뿐이다. 돌멩이를 집어서 힘을 조절하여 바다에 던질 여력이 있는 젊음을. 아직 그 짓을 할 만한, 망할 돌멩이를 던질 힘이 있는 젊음을.  -P326


지금 2/3 정도 읽었는데, 이 작은 마을에 사는 부부들에게 불륜이 흔하게 발생한다. 아이들은 자라면 시골을 떠나고, 남은 부부의 삶은 질병, 고통, 외로움 사이에서 위태롭게 흔들린다. 불륜을 낭만화하는 이야기는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그려내는 이 관계들은, 태어나서 노년에 이르기까지 살다보면 일어나기 마련인 어떤 인생의 이야기 중 하나로 보인다. 사랑과 배신이라는 단순한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 무엇이 옳고 그른지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것. 


이 작은 마을 사람들은 평범하다. 그들에게 일어나는 일들도 그리 놀랍지는 않다. 각 챕터들을 한줄 요약하면 아주 흔한 소재들이 된다. 그런데 이 이야기들이 왜 이리 좋을까. 

평범한 풍경이 BGM을 씌우는 순간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꼭 그처럼,

인생의 수많은 순간들 중 반짝이는 것을 포착하여 건져 올리는 작가의 섬세함이 좋다. 화려한 수사 없이도 아름다운 문장들이 좋다. 


+ 사은품으로 받은 <매거진 흄세> 이야기.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매거진 흄세. 읽어보았습니다.

여성과 공포라는 주제로 나온 다섯 권의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을 한 권씩 맡아 이다혜, 천희란, 정희진, 강화길, 최은영 작가가 글을 썼다. 

천희란 작가는 몰랐던 분인데, 의외로(?) 이분의 글이 제일 좋았다.


이는 이들이 공동체에 야기된 불안을 외지인의 희생을 통해 봉합하려 한다는 데 그치지 않고, 나아가 끊임없이 공포의 대상을 찾아내 타자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동체의 결속을 공고히 하기 위한 정상성의 강박은 자신들과 구별되는 상상적 타자의 조건을 쉬지 않고 찾아낸다. 그렇게 작동하는 사회 안에서 온전히 피해자일 수만은 없는 여성의 분열적 운명을 꿰뚫고 있는 개스켈의 서사는 지극히 현대적이며, 짐짓 여성이라는 성별 외부에 대해 배타적인 페미니즘 운동이 어째서 근본적으로 가부장적 질서를 전복할 수 없는지를 예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최은영 작가는 리뷰 대신 짧은 소설을 썼다. 


그녀는 모른다.
만일 그녀가 결혼을 이어나갔다면, 이 모든 의문은 영영 해소되지 않은 채로 매 순간 그녀를 갈기갈기 찢었을 것이다. 고통스러워도 좋으니 진실을 원했지만 샬럿은 비겁한 인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진실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들에게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없다는 것도, 그들이 얼마나 쉽게 진실을 왜곡하여 다르게 기억하는지, 자기 자신을 끝끝내 좋은 사람‘
로 남기기 위해 자신이 저지른 일까지도 쉽게 부정하고 그 거짓을 믿어버리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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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2-19 08: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은 이책 정말 좋으신가 봅니다~! 저도 그래서 막 관심이 가네요 ㅋ 근데 표지가 너무 예뻐서(?) 왠지 제가 사기에는 부담이 되는군요 😅 중고책으로 찾아봐야 겠습니다~!!

독서괭 2022-02-19 16:51   좋아요 3 | URL
저 이 책 새파랑님도 좋아하실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예쁜 책을 부담스러워하시는 마음은 접어두세요~!ㅎㅎ 구판은 중고로 나와 있겠네요^^

단발머리 2022-02-19 09: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큰 기쁨, 작은 기쁨론. 정말 딱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큰 기쁨도 중요하지만 소소하고 작은 기쁨도 필요한 게 우리 인생 같고요. 저는 스트라우트 두 권 밖에 안 읽었고, 제일 유명한 ㅎㅎㅎ <올리브 키터리지>를 아직 못 읽어서요. 얼른 준비해야겠습니다^^

독서괭 2022-02-19 16:53   좋아요 1 | URL
오 단발님 두권 읽으셨는데 올리브키터리지를 안 읽으셨군요~ 전 아직 읽을 스트라우트가 많이 남아 좋습니다🥰

레삭매냐 2022-02-19 09: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1편은 참 재밌게 여러 번
읽었었는데...

후속작은 왠지 사족이라느 느낌
이 들더라구요.

뭐 그래도 글은 기가 막히게
잘 쓰더군요.

독서괭 2022-02-19 16:54   좋아요 2 | URL
2편이 더 좋다는 분들도 있던데 매냐님은 1편이 더 좋으셨군요~ 저도 얼른 두권 다 읽어봐야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2-19 10: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목조차 근사하군요??ㅋㅋㅋ
왜 이렇게 좋은지 굳이 이유를 밝히자면...
튤립..저도 그 단편 읽고 좀 울었던 듯 합니다^^
드라마를 보고 싶은데...유료두만요ㅜㅜ

독서괭 2022-02-19 16:55   좋아요 3 | URL
올리브키터리지라는 제목이 근사한가에 대해 잠시 생각했는데, 제 페이퍼 제목을 칭찬해 주신 건가요?ㅎㅎㅎ^^ 드라마가 있어요?? 오 이걸 드라마로 어찌 만들었을지~ 궁금하네요!

책읽는나무 2022-02-19 17:10   좋아요 2 | URL
네 페이퍼 제목이요~^^
미드는 웨이브였나??
어디였는지는 모르겠는데 6부작으로 나와있더군요..예고편 잠깐 보니까 크리스토퍼와 올리브와의 트러블도 나오고ㅜ
그렇더군요ㅜㅜ

독서괭 2022-02-24 05:44   좋아요 2 | URL
찾아보니 hbo에서 4부작으로 나와 있네요~! 저는 책이 너무 좋아서 혹시 깰까봐 드라마는 섣불리 못 볼 것 같아요.. 크리스토퍼와의 이야기는 너무 가슴 아파요 ㅜㅜ

다락방 2022-02-26 20:02   좋아요 2 | URL
저도 드라마 보고 싶었다가 독서괭님과 같은 마음으로 보기 싫더라고요. 괜히 봤다가 제 안의 올리브 이미지가 변질되어 버릴까봐 두려웠어요.

독서괭 2022-02-26 20:09   좋아요 1 | URL
그쵸! 너무 애정하는 작품은 2차저작물 보기가 망설여져요. 누군가 이 책을 엄청 애정하는 분이 드라마도 책 못지 않게 엄청 좋다고 말씀해주시지 않는 한은 안 볼 것 같아요^^;

책읽는나무 2022-02-26 20:11   좋아요 1 | URL
실은 저도 예고편에서 크리스토퍼가 올리브 엄마에게 ‘테러블 맘‘ 이라고 화를 내는 장면이었는데...<튤립>단편 그 부분이었나? 싶으면서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애써 찾아보기 싫었어요.
안그랬음 벌써 돈 내서 결제하고 미드 봤을텐데요~^^

책읽는나무 2022-02-26 20:14   좋아요 1 | URL
저는 이카루님이 책은 아직 안읽었고, 미드만 봤다고 댓글 남겨주셨거든요.
올리브역을 맡은 여배우는 그 드라마로 상까지 받았다고 하긴 하더라구요. 책이 좋았으니 배우들의 연기는 괜찮았었나? 생각 했어요.

독서괭 2022-02-28 22:10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나무님.. 드라마가 2014년에 만들어진 거 보니 <다시, 올리브>의 내용은 반영되지 않았겠어요. <다시, 올리브>에도 또 크리스토퍼와 일화가 나오잖아요. 넘 가슴 아파요ㅜㅜ 가족관계는 뜻대로 안 되는 듯 합니다..
드라마 이미지 보니 올리브역 배우가 이미지가 잘 맞아 보이긴 했어요. ㅎㅎ
뭔가 서로 먼저 보고 어떤지 알려달라고 미루는 분위기?? ^^

mini74 2022-02-19 11: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면 중년의 여인 중 이렇게 생동감있는 제대로 된 캐릭터는 전 처음 만난 듯 합니다. 그래서 더 좋았어요. ~ 왜 이 나이의 여인들은 소설에서 주인공인 경우가 드물지않나요 ㅎ

독서괭 2022-02-19 16:56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중노년 여성들, 평범하게 살아가는 여성이 주인공이 된 소설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전형적 캐릭터가 아니어서 더 좋습니다^^

얄라알라 2022-02-23 23: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은품으로 매거진 실물을 함께 보내주는 건가요?^^ 마을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가 연작 소설에서는 어마한 매력으로 엮이나봐요. ^^ [올리브 키터리지] 키터리지, 발음이 착 붙지 않아서 한 번 더 웅얼거려봅니다. 독서괭님 1/3 마저 읽으시고 또 올려주시나요?^^

독서괭 2022-02-24 05:46   좋아요 2 | URL
얄라님 매거진 실물 맞습니다^^ 100원에 선택 가능! 작가가 올리브키터리지라는 인물이 좀 강렬하다 보니 계속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연작 형식으로 조금씩 등장하는 걸로 구상했다고 해요. 나머지 읽고 꼭 리뷰 쓸 예정입니다~^^

mini74 2022-03-08 18: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좋은 올리브 ~ 그리고 괭님 ㅎㅎ 축하드려요 ~

독서괭 2022-03-09 00:11   좋아요 1 | URL
와 요즘 서재도 잘 못 들어오고.. 당선작 발표도 벌써 나올지 몰랐는데, 이렇게 기쁜 일이! 미니님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03-08 1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 2관왕 이시군요~! 축하드립니다. 3월에는 그럼 책 네권까지 사시는걸로 ^^

독서괭 2022-03-09 00:11   좋아요 2 | URL
헉 2관왕은 처음이예요. 이럴수가. 6만 원..이거 유혹을 어떻게 참죠? ㅋㅋ 새파랑님 감사합니다^^

thkang1001 2022-03-08 18: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축하드립니다!

독서괭 2022-03-09 00:11   좋아요 1 | URL
thkang님 감사합니다^^

이하라 2022-03-08 19: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독서괭님^^

독서괭 2022-03-09 00:12   좋아요 2 | URL
이하라님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03-08 19: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 독서괭님의 당선작은 넘나 부럽네요?
제가 좋아하는 책들로 다 뽑히셨어요..^^
👸👸 왕, 축하드려요.
괭님 이번 달 약속 지키실 수 있을지??ㅋㅋㅋ

독서괭 2022-03-09 00:13   좋아요 2 | URL
저도 애정을 듬뿍 담아 쓴 글들이 뽑혀 기분이 더 좋네요~^^ 저도 제가 이번 달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합니다 ㅋㅋㅋ 의지의 독서괭.. 흔들린다.. 나무님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2-03-09 0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2관왕 축하드립니다.
저 이 책 넘 갖고 싶어요.
생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독서괭 2022-03-09 22:23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님 감사합니다^^
오오 이번 생일선물로 나를 위한 서프라이즈(?)인가요?? 기대되시겠습니다~^^
 

참지 못하고 지른 2월의 두번째 책!! 2월 책구매는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와 이 세트로 마감이다. 책이 기대했던 것만큼 예쁘다! 스트레스 폭발하는 오늘, 이 새책을 매만지다 <올리브 키터리지> 를 읽기 시작했는데, 이거 분위기. 문장 완전 내 취향이다. 엉엉 다락방님이 그렇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를 외치실 때 얼른 시작했어야 했다 ㅠㅠ 오 너무 좋다. 자야해서 슬프다.. 그래도 스트레스 많이 날아감.
몰랐는데, 이 세트를 사도 매거진 흄세를 100원에 살 수 있다! 여러모로 뿌듯한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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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02-15 00:4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ㅠㅠ 이미 구판으로 갖고 있는 이들은 웁니다

햇살과함께 2022-02-15 00:43   좋아요 3 | URL
오~ 알흠답네요~ 저도 찜^^ 합니다

수이 2022-02-15 00:45   좋아요 4 | URL
저는 찜만요 ㅋㅋㅋㅋ 갖고 싶은데 참고 다른 책으로 ^^;;

독서괭 2022-02-15 09:03   좋아요 3 | URL
느리게 따라가는 게 장점도 있네요^^;;

다락방 2022-02-15 05: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독서괭 님, <다시, 올리브> 는 심지어 <올리브 키터리지> 보다 더 좋습니다! 😉

독서괭 2022-02-15 09:04   좋아요 3 | URL
아니 기대감이 뿜뿜 차오릅니다😍

공쟝쟝 2022-02-15 09:46   좋아요 2 | URL
루시바턴도 좋아요!!! 히히

새파랑 2022-02-15 07: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세트는 1권으로 취급하는건가요? ㅋ 담달에는 독서괭님께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세트를 추천합니다. 그래봤자 1권입니다~!!

독서괭 2022-02-15 09:04   좋아요 4 | URL
세트는 1권 취급입니다 ㅋㅋ 저도 그 생각을 안 한 건 아닙니다만 ㅋㅋ 참을 거예요!!

기억의집 2022-02-15 07: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책표지… 지난 페이퍼에사고 싶다 하시더니…사셨네요. 갖고 싶게 유혹하는 책입니다~

독서괭 2022-02-15 09:05   좋아요 3 | URL
표지 예쁘죠🥰 쓰담쓰담 하기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ㅎ

책읽는나무 2022-02-15 08: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분하다,분해ㅋㅋㅋ
저 ‘다시, 올리브‘ 책 진도가 잘 안나가는 이유가 책 표지가 안이뻐서거든요ㅜㅜ
올리브 1 권은 내가 좋아하는 색감이라(전 올리브 그린색을 좋아해요^^) 정말 예뻐하며 읽었었는데...2 권이!!!! 내용은 참 좋은데^^
지금 단편 하나씩 애껴가며 읽고 있어요.
개정판은 특히나 2 권이 더 예쁘군요??
부럽습니다♡

독서괭 2022-02-15 09:06   좋아요 4 | URL
책 표지가 안 이쁘면 독서에도 지장이 있지요! 제가 이렇게 좋았던 것도 혹시 책표지가 이뻐서..?ㅋㅋ 1권 2권 다 예쁩니다. 늦게 사는 게 장점도 있네요^^; 나무님 2권 읽는 중이시군요. 저도 얼른 읽어보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2-15 12:03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
컵도 샀어요????
컵 느무 이쁘네요??
저 컵 매니아거든요ㅜㅜ

독서괭 2022-02-15 12:14   좋아요 2 | URL
컵은 안 샀는데요..!!

단발머리 2022-02-15 08: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는 올리브 좋아하지만 매거진 흄세에 @@ 이렇게 되었다 말이지요. 저 얼른 결제하고 올게요^^

독서괭 2022-02-15 09:07   좋아요 4 | URL
ㅎㅎ 매거진 흄세 인기! 올리브 갖고 계시면 다른 책으로 구매하세용^^

책읽는나무 2022-02-15 09:39   좋아요 3 | URL
맞아요. 저도 다른 책 샀는데 흄세 선택권이 뜨길래 100 원 주고 결제했어요^^

단발머리 2022-02-15 11:36   좋아요 3 | URL
저 세계문학 시리즈 중에서 <사악한 목소리> 구매하고 100원에 매거진 흄세 구입했음요^^ 아….. 넘넘 뿌듯한 것입니다!!!!

다락방 2022-02-15 11:52   좋아요 4 | URL
저는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 두 권 주문하고 흄세 선택했어요.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여러분이 저를 뽐뿌질했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2-02-15 11:54   좋아요 3 | URL
저 아니에요 ㅋㅋㅋㅋㅋ 진짜요
잠자냥님이랑 독서괭님이랑 ㅋㅋㅋㅋㅋ열일 하십니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2-15 11:54   좋아요 4 | URL
다 나빠 여러분은 빵꾸똥꾸야!! (울면서 뛰어나간다)

단발머리 2022-02-15 11:55   좋아요 2 | URL
🤣🤣🤣🤣🤣 어디 가요? 그쪽 아니에요 이쪽으로 뛰어요!!!!

책읽는나무 2022-02-15 11:57   좋아요 2 | URL
피라미드 젤 꼭대기엔 잠자냥님이신 듯??? 공쟝님이신가??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이 안나네요??ㅋㅋㅋ

독서괭 2022-02-15 12:17   좋아요 2 | URL
전 잠자냥님이 처음이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ㅎㅎ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다들 흄세에 혹해서 책사는 분위기?? ㅋㅋ

거리의화가 2022-02-15 08: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직 스트라우트 시작하기 전이라 이 책으로 시작하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드네요^^;

그레이스 2022-02-15 09:01   좋아요 3 | URL
우와 좋겠당
저는 스트라우트 책 거의 다 사놓아서 안본걸로 할래요

독서괭 2022-02-15 09:07   좋아요 3 | URL
화가님도 아직 시작 전이시니 행운! 저처럼 예쁜 리커버로 시작하시는 겁니다 ^^

독서괭 2022-02-15 09:20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 ㅠㅠ

blanca 2022-02-15 09: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느무 이쁘네요. 새로운 책으로 스트라우트를 시작하시다니 여러 모로 부럽습니다.

독서괭 2022-02-15 12:17   좋아요 1 | URL
블랑카님도 구판을 가지고 계시군요^^;;

공쟝쟝 2022-02-15 09: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진짜 부럽네.... 같이 있는 컵 굿즈도 갖고 싶었는데.. 아 부럽다.. ㅋㅋㅋㅋ

다락방 2022-02-15 11:54   좋아요 4 | URL
저는 새로나온 표지 욕심 별로 안나고 밑줄그어진 내 책이 좋아~ 하고 있었는데 컵이라뇨... 저 보고 왔다가 지금 쓰러지겠네요. 컵 왜케 예쁜거죠? 하아-

책읽는나무 2022-02-15 11:58   좋아요 3 | URL
컵????? 보고 와야 겠군요??🏃‍♀️🏃‍♀️

책읽는나무 2022-02-15 12:02   좋아요 4 | URL
정말 분하다...분해!!!
컵도 저렇게도 이쁘다니????

독서괭 2022-02-15 12:18   좋아요 4 | URL
저 컵은 제대로 보지도 않고 필요없다고 넘어갔는데.. 지금 보니 엄청 예쁘긴 하네요? ㅜㅜ

stella.K 2022-02-15 16: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흄세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궁금하여 저도 조만간 큰맘 먹고 중고샵이 아닌
신간으로 책 한 권 사 볼까 생각중인데 말입죠.ㅋ

독서괭 2022-02-16 12:26   좋아요 1 | URL
흄세 아직 못 읽어봤는데 저자들이 빵빵하네요^^ 오랜만에 신간 구매 한번 가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