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녀)는 왜 결혼을 '못'했을까? 

흔히들 쓰는 '결혼을 못했다'라는 표현을 가만 들여다보면, 그 전제가 '누구나 결혼을 하고 싶어한다' 또는 '누구나 결혼을 해야만 한다'는 데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그 전제는 이제, 아니 전자는 진작에 부정당했고, 후자 역시 명백히 무너지고 있다. 

결혼을 해야만 한다는 명제가 있을 때, 이 명제를 발화하는 이는 누구일까? 

일단 그 말을 직접 발화하는 이는 부모님이다(일가친척들은 어차피 진심도 아니므로 빼자). 부모님은 자식이 결혼을 해야 안심한다. 자식이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했다고 하더라도,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자식은 진정으로 독립한 게 아니라고 여기는 것 같다. 사실 부모님(정확히는 엄마)이 뻔질나게 드나들며 온갖 귀찮은 일을 해결해 주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이때에는 그 생각이 꼭 틀린 건 아닐 수 있다. 다만 결혼했다고 해서 완전히 독립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긴 하다. 때로는 부모님이 내가 겪은 고통을 너도 겪어봐야 나를 이해하지 않겠냐는 심보로 결혼과 출산을 강조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실은 부모나 일가친척들의 뒤에 숨어 그들로 하여금 발화하게 하는 진짜 주체는 국가/사회일 것이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정상가족'을 꾸려야 '어른'이 되었다고 인정해주는 사회. 비결혼/비출산을 '실패'라 평가하는 사회. 어느 누가 내 자식이 실패자로 낙인 찍히기를 바랄까. 또 자식의 실패를 통해 나의 자식농사가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싶어할까.  


엄마가 “너 대체 결혼할 거니 말 거니”라고 물으면, “결혼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거기에 대해 “얘가 미쳤나”라고 말하면, “제정신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아버지가 “손주라도 한 명 안겨다오”라고 하거든 “후손이란 무엇인가”. “늘그막에 외로워서 그런단다”라고 하거든 “외로움이란 무엇인가”. “가족끼리 이런 이야기도 못하니”라고 하거든 “가족이란 무엇인가”. 정체성에 관련된 이러한 대화들은 신성한 주문이 되어 해묵은 잡귀와 같은 오지랖들을 내쫓고 당신에게 자유를 선사할 것이다.  - 김영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의 '추석이란 무엇인가' 중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에 가입했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듣고 있다.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은 워낙 회자된 터라 읽어봤었는데, 역시 재미나다. 특유의 문투가 있고, 논리적이고 날카로우면서도 유머러스 하다. 다만 연달아 쭉 들으니 약간 지치는 느낌도 있다. 칼럼이었음을 생각해서 며칠 걸러 한 편씩 읽으면 딱 좋을 것 같은데.  










2.

나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기를 바라지 않는 세태에 대해 '무책임'하다거나 '개인주의 팽배' 같은 언어를 쓰며, 누군가를 '쉽게 포기한 실패자' 취급하는 것이 못마땅하다. 애 낳고 살기 힘든 세상을 만들어 놓고 왜 개인 탓을 하냐는 문제 이전에, 한 사람의 '선택'의 영역을 '포기'라고 단정하는 게 못마땅하다. 우리나라는 실패자를 양산하는 사회다. 대학에 안 가도 실패자,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전문직을 갖지 않아도 실패자, 결혼을 안 해도 실패자, 애를 안 낳아도 실패자, 자가가 없어도 실패자. 이 실패자 지뢰를 하나도 밟지 않고 빠져나가는 운 좋은 사람은 이 나라에 얼마 안 될 것이다. 


나는 결혼을 함으로써 비혼을 '못'했다. 가끔씩, 혼자 살았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보곤 하는데, 아무래도 나는 잘 견디지 못했을 것 같다. 혼자 살 때 느껴지던 고독감, 시장에 던져져 있는 느낌(누가 날 알아보고 사갈까?), 주기적으로 찾아오던 폐인 생활(밤새 드라마 보기)을 생각해보면, 결혼 후 그것들이 싹 없어지고 안정감이 찾아온 걸 생각해보면, 아이를 키우며 전에 없이 충실하게 살고 있는 걸 생각해보면, 나는 가정을 이루고 살아야만 했던 인간이고, 홀로 삶을 꾸려나가기에는 부족한 인간인 것이다. 그러니 정확히는, 비혼을 못해서 결혼을 했다는 게 맞다. 

그렇기에 혼자서도 충실하게 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존경심을 느끼곤 한다. 



 <스토너>를 읽고 있다. 스토너가 이디스랑 만나고 청혼하고 그녀의 부모님을 만나는데, "그 결혼 제발 하지 마오!"라고 외치고 싶어졌다. 이건, 누가봐도 불운의 서곡... 읽고 있노라니 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스토너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인생을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라고 여러 번 들었는데, 이 부분에 이르러 나는 그에게 당신은 정말로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레이스 스토너가 태어난 뒤 처음 1년 동안 접한 것은 오로지 아버지의 손길, 아버지의 목소리, 아버지의 사랑뿐이었다. -249/793쪽, 전자책기준

 그야말로 '슈퍼맨', '슈퍼 워킹 대디'라고 할만한 스토너의 인생이, 제발 좀 잘 풀렸으면 하고 응원하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그 어떤 경험과도 비교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러나 자식을 낳아 키워봐야 어른이 된다는 말은, 절반만 진실이다. 군대를 다녀와야 어른(남자)이 된다는 말만큼 헛소리는 아니라는 소리다. 하지만 절반 넘게 맞는 소리도 아니다. 어떤 경험도 겪는 사람 모두에게 같은 효과를 내지는 못한다. 같은 일을 겪어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인다. 

아이가 커가는 걸 지켜보며 한 인간이 어떻게 자라나는지, 그 정신이 얼마나 복잡하고 섬세한지를 깨닫는 일. 아직 짐승에 가까운 어린아이 앞에서 내 인내심이 얼마나 모자란지 깨닫는 일. 내게 온전히 의지하는 약자 앞에서 내 인격의 밑바닥을 보는 일. 그런 일들은 내가 아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아마도 평생 해보지 않았을 생각들을 매일매일 하게 만든다. 그러나 결단코, 경험이 저절로 마음을 성장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아이를 키운다고 모두가 훌륭한 어른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많은 물이 쏟아진다고 그릇이 그에 맞게 커지지는 않는다. 물이 너무 많이 쏟아진다고 불평만 하며 그릇은 들여다보지 않는 이들, 혹은 주변의 다른 사람들 덕에 자기 그릇에 넘치지 않을 정도의 물만 담기는 것도 모르고 혼자 자족하고 있는 이들도 아주 많다. 

모든 것은 결국엔 받아들이는 자의 그릇에 달린 것. 


3.

그러니 책을 읽는다고 뽐낼 일도 아니다. 나는 여가 시간에 책을 읽는데 너는 온라인 게임을 한다고, 먹방을 본다고 깔볼 일도 아니다. 아무리 양서를 읽어내도 절대로 자기 그릇을 넓히지 못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분명히 책은 뭔가를 깨닫기에 좋은 수단이지만,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 책을 읽어도 그릇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그저 흘러가는 잔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멍하니 티비를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이다. 그걸로 정신이 휴식을 취하고 기쁨을 얻는다면 충분하지만, 어쨌든 뭔가를 읽는다는 이유로 오만해지는 건 경계해야 할 테다.

알라딘 서재의 셀럽 중 한 분인 s님이 얼마 전, '책을 읽었으나 실은 나를 읽은 것이었다'라는 멋진 글을 쓰셨다. 많은 책을 읽었어도 결국 나라는 책 한 권을 읽은 것 뿐이 안 된다는, 자조와 겸양이 섞인 글이었으나, 나는 나를 읽었다는 그분의 독서가 멋지다고 생각한다. 잠시 멈추어 섰다는 그분은 이제 더 많은 걸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겠지. 


 책 읽기는 현실도피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딸내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요. 독서는 현실도피와 정반대죠. 오히려 너무 극단적으로 자기 내면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에 자신의 다른 면이 나오는 거예요."  

 - 조 퀴넌,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334쪽 


독서가 더 나은 인간을 만들지는 않는다. 나는 베트남 전쟁을 다룬 책을 읽었기 때문에 그 전쟁에 대해서 안다. 내 친구 리치는 책을 읽지 않지만 베트남에 다녀왔기 때문에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안다. 내 차를 수리해주는 사내는 몽테뉴의 글을 읽지 않았지만 대단한 정비공이다. 우리 마을 경찰들은 존 밀링턴 싱을 읽지 않았고 할도르 락스네스는 더욱더 볼 일이 없었다. 적어도, 내 짐작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그들은 경찰로서 훌륭하다.   - 조 퀴넌, 위의 책, 337,338쪽



독서편력에 대한 매우 개인적이고 솔직하기 짝이 없는 이 책을 읽다가, 문득 오래전 한 친구가 <연금술사>를 인생책이라고 하는 말을 듣고 놀랐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렇다고 그 친구와 멀어진 건 아니지만, 그 친구가 추천하는 책은 보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 기억이 떠오르자 하게 된 결심이 있다. 절대로 알라딘에서 무엇이 나의 인생책이라고 떠들지 말아야지. 그랬다가 누가 내게서 등을 돌리지 모르니까. 후훗. 사실은, 언젠가 인생책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꼽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비밀스런(?) 소망이 있다... 


4. 

참, 4월 두 권의 책을 벌써 다 사버렸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거 너무 궁금하게들 만드셔서 덥썩 샀는데, 이거.. 논픽션이군요..?

그러고보니 논픽션이란 얘기를 본 것도 같은데.. 왠지 소설인 줄.. 스포일러 얘기 때문인가.

푹 빠져서 읽고 싶은데 충분한 시간 확보를 못해서 손을 못 대고 있다.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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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4-15 09: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경험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저는 책을 읽고 잊어버리는데 읽는 것이 무슨 소용이지 하고 생각한 적 있었고 책이 내 삶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 어쩌지 고민될 때가 많은데 괭님의 이 글이 저를 다시금 일깨워주시네요.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2-04-15 10:16   좋아요 2 | URL
화가님 감사합니다~^^ 읽고 잊어버려도 어딘가에 남아있겠지 싶기도 하고, 읽는 시간 즐거웠으면 그걸로 됐지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북플 시작한 이후 완독율도 높아졌고 리뷰도 좀 쓰니 예전보단 남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2-04-15 1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저도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톡톡 튀는 문장들이 넘 좋았어요.
저자가 글쓰기는 리듬감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리듬이 느껴지더라고요.
근데 독서괭님
연금술사가 어때서요? ㅎㅎ
제 인생책까지는 아니지만 저는 그 책을 아주 좋게 읽었어요~~

독서괭 2022-04-15 13:34   좋아요 2 | URL
ㅎㅎ 연금술사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거 알고 있어서 써놓고 올려도 되나 좀 고민했어요. 좋은 책이 아니라기보다는 저는 읽었을 때 취향이 아니어서, 친구가 인생책이라 해서 많이 놀랐었어요. 오래전이라 다시 읽으면 어떨런지는 모르겠네요^^
글쓰기 리듬감! 동감입니다. 잘 쓰시더라고요!

독서괭 2022-04-15 14:09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댓글 보고 다시 보니 넘 강하게 썼나 싶어 조금 수정했어요^^
그런데, 왜 수정하면 꼭 인용문 글씨체가 바뀌어버리는 걸까요? 맑은고딕인데 자꾸 딴 걸로 바뀌네요 ㅜㅜ

페넬로페 2022-04-15 14:17   좋아요 2 | URL
에고, 저는 가볍게 썼는데 독서괭님 글까지 고치시고~~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
글에서 충분히 독서괭님 말씀 이해했어요**

독서괭 2022-04-15 14:44   좋아요 2 | URL
아니예요 써놓고 스스로 좀 걸리긴 했거든요 ㅎㅎ 연금술사를 무시하는 느낌이 들어서요. 다른 분들이 오해하실까봐 수정했어요~ 감사해요~^^

햇살과함께 2022-04-15 1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2번에 공감^^ 저는 혼자 살면 집밖에 나가지 않고 맨날 라면만 끊여 먹는 히키코모리가 되었을 거에요 ㅎㅎ 혼자서도 계획 세우고 모임 하고 새로운 거 배우며 즐겁게 사는 사람 너무 부럽습니다~

독서괭 2022-04-15 13:38   좋아요 2 | URL
주변에 사람이 있어야 아무래도 신경쓰며 자신을 관리하게 되는데, 집에 아무도 없는데도 열심히 살 수 있다는 게 신기해요. 히키코모리도 나쁘지 않지만 ㅎㅎ 남의 시선 없이도 성실해질 수 있다는 게 존경스러워요. 햇살님 공감해 주시니 좋네요~^^

scott 2022-04-15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생에 관한 사유와 철학이 가득 담긴 괭님의 페이퍼

매일 매일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이고 가족 사이에 번민하면서도
하루의 양식
먹고사니즘에서 벗어나기 힘든것 같습니다 ㅎㅎ


독서괭 2022-04-15 16:52   좋아요 1 | URL
인생에 관한 사유와 철학..!! 스콧님이 그렇게 멋있게 표현해주시니 별거 아닌 글이 있어보이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먹고사니즘이 젤 중요하죠 ㅜㅜ 기본소득이 실현된다면 거기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스콧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다락방 2022-04-15 15: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전에 누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읽고 회사를 그만뒀다고 해서 도대체 그책이 어떤 책이길래 싶어 서점 갔었거든요. 아주 얇아서 금세 서점에서 서서 읽었더랬어요. 그리고 책장을 덮으면서 ‘그 남자는 멀리하자‘ 생각했습니다. ㅋㅋㅋㅋㅋ
또 소개팅 후 두 번째 만난 남자가 이병률 끌림 들고 왔는데 ‘흐음 오늘만 만나고 만나지말자‘ 라고 생각했고요. ㅋㅋㅋㅋㅋ 저는 이병률 넘나 싫어하는 사람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 ] 이거 담아갑니다. 이래놓고 다음에 사면 ‘왜샀지?‘ 이럴까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설이 아니지만, 소설 읽듯이 읽어나가실 수 있을 거예요. 그걸 다 읽고 나면 독서괭 님은 어떤 감상을 적어주실지 궁금합니다. :)

독서괭 2022-04-15 16:54   좋아요 0 | URL
으하하 저 예전에 다락방님 페이퍼에서 이 얘기 봤던 것 같아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애초에 제가 읽는 분야 책이 아니고, 이병률 책 이야기 보니 제가 안 좋아하는 스타일 같아서 안 읽기로..^^
<아직도 책을 읽는~> 이거 제목이 재밌죠? 알라딘에서 아니면 추천하기 어려운 책인데, 나름 재미있습니다. 왜샀지? 하시면 제가 알려드릴게요 ㅋㅋ
물고기 읽어야죠.. 여성괴물 다 읽고.. 그럼 레이디는 언제 읽죠!! 아 괴롭다!! ㅠㅠ

singri 2022-04-15 22:56   좋아요 2 | URL
아 이병률 싫어하는 사람을 드뎌 찾았;;;;

다락방 2022-04-15 23:14   좋아요 3 | URL
진짜 딱 싫은 타입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싱그리 님도?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4-15 23:21   좋아요 1 | URL
근데 놀라운 게 뭔지 아세요..? 저에게 이병률 북램프가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뭔지도 모르고 예쁘다고 사은품으로 받은 모양이예요. 책은 안 샀는데..🤣

singri 2022-04-15 23:28   좋아요 1 | URL
다들 좋다는데 이렇게 나는 진심왜왜왜 그랬던 지난날들 입니다. 갑자기 속이 뻥 뚫리는 이 기분!ㅎㅎ

잠자냥 2022-04-16 08:54   좋아요 2 | URL
와, 저 이병률 끌림 선물 받은 적 있는데 그 친구랑 결국 멀어짐. 그리고 그 책 안 읽고 갖고 있다가 조용히 되팔았어요. 정말 싫음;;;

독서괭 2022-04-16 12:31   좋아요 0 | URL
싱그리님 여기서는 싫다는 분들 많더라구요 ㅎㅎ

공쟝쟝 2022-04-18 15:19   좋아요 1 | URL
알라딘 여자들이 다 싫어해서 이병률 읽지도 않고 별로라고 생각하게 된 1인 ㅋㅋㅋㅋ

잠자냥 2022-04-18 17:01   좋아요 2 | URL
쟝쟝은 분명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다락방 2022-04-18 17:03   좋아요 2 | URL
쟝쟝 안좋아한다는데 700원 겁니다!!

공쟝쟝 2022-04-18 17:27   좋아요 1 | URL
훗 읽고 한번 까볼까? (길티….)

독서괭 2022-04-18 17:44   좋아요 0 | URL
다부장님, 부장님이 700원이 뭐예요 ㅋㅋ 틀렸을 때 쟝쟝님 책 한권이라도 사게 만원은 쾌척하셔야죠ㅋㅋ

그레이스 2022-04-15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혼, 제정신...
재밌어요!

독서괭 2022-04-15 23:20   좋아요 1 | URL
ㅎㅎ 김영민 교수 글, 재밌더라고요!

singri 2022-04-15 2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크레딧 이책 읽고 있는데 머리가 좀 아파오긴 하지만 부지런히 읽고 있어요. 물고기도 샀는데 벌려놓은것때문에 아끼고 있습니다.

자식을 낳아야 어른이 된다는 말은 공감이 되긴하는데 맨날 애들이랑 싸우고 있는 엄마로 한심할 때가 많아서 딱히 꼭 맞는말이 아니다라는 것에도 공감이;;;; ㅎ

독서괭 2022-04-16 10:43   좋아요 1 | URL
싱그리님도 애들 키우느라 분투 중이시군요! 저도 애들이랑 싸우고 나면 그래도 내가 어른인데 너무 유치했다고 반성 많이 합니다 ㅎㅎㅎ
크레딧 머리가 아프군요..? 작정하고 읽어야겠네요^^;

새파랑 2022-04-16 05: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북 구독 하셨군요 ㅋ 책 두권사기 약속을 지키기 위한 꼼수(?) 아닌가요? 😆 저도 책 읽는게 그냥 저만의 취미인데 공감이 갑니다 ㅋ 어제 회식을 하는데 어떤 분이 저보고 ‘퇴근하면 책도 좀 읽고 그래라‘ 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ㅋ

잠자냥 2022-04-16 08:55   좋아요 3 | URL
새파랑 님 술만 마시지 말고 퇴근하면 책도 좀 읽고 그러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04-16 09:33   좋아요 2 | URL
앗 ㅋ 저말이 딱 잠자냥님 그 의미로 말한거였어요 ㅎㅎ 술좀 그만 마시고 책도 보고 그래라고 😅

독서괭 2022-04-16 10:45   좋아요 1 | URL
푸하하 연 200권 넘게 읽는 분에게 그게 무슨 막말인가요 ㅋㅋ 여기서 더 읽으면 전업 아닌가요 ㅋㅋ 그분이 말하신 책은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 아닐까요? 도스토예프스키만 읽지 말고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좀 읽으란 말이야! ㅋㅋ

독서괭 2022-04-16 14:30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니 새파랑님 예리하시다.. 책 두권사기 약속을 위한 꼼수임을 간파하시다니.. 오디오북은 예외거든요. 오디오북 듣고 소장용으로 사는 경우도 예외임요 ㅋㅋㅋㅋ

새파랑 2022-04-16 15:20   좋아요 1 | URL
제가 쫌 예리합니다 ^^ 그리고 제가 책을 좋아하는걸 주변에 티를 안내서 그런지 대부분 모릅니다 😅

단발머리 2022-04-17 18: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2번 문단 전체가 넘 좋아요, 독서괭님! 아이 낳고 나서 바닥을 보는 사람, 그걸 볼 수 있는 사람은... 제 생각엔 가능성 있는 사람 같아요(저랑 독서괭님^^) 전, 저랑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험을 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모든 면에 열심인 사람인데 그게 되더라구요.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뀌는 기준점이 다를 뿐이고,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 작은 문이 육아 과정에 있다고, 전 생각해요. 근데 그 문에 손잡이 없으면 어쩌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님이 시간을 아끼고 아껴서 올려주신 글이 참 좋네요. 아이들에게 잘 자라고 좀 전해주세요^^

독서괭 2022-04-18 12:3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의 다정한 댓글 덕에 아이들이 어젯밤에 참 잘 잤습니다^^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 작은 문이 육아 과정에 있다˝는 말씀에 무릎을 치게 되네요.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이거야! 이거라고! 흑흑 ㅠㅠ 그 문에 손잡이 없으면 ㅋㅋㅋㅋ 단발머리님은 이미 손잡이 잘 잡고 열어 통과하신 것 같고, 저는 잘 살펴봐야겠네요^^
오늘 아침에는 첫째한테 가져가서 친구들이랑 나눠먹으라고 캔디를 몇개 줬는데, 챙기다가 한개를 저에게 주더니 ˝엄마 이거 먹고 힘내서 일하세요˝ 해서 감동받았습니다. 애들이 저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22-04-18 0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큰딸이 몇년전 추석이란 무엇인가 읽고 이야기해서 김영민 교수를 처음 알았어요. 독서괭님 페이퍼 덕에 다시 기억 나 저 책을 다시 담습니다. 큰애는 비혼주의를 내세우는데 저는 왜 그런 생각을 못했는지요. 말씀대로 비혼할 자신이 없어 결혼으로 도피? ㅎㅎ 인정합니다. 아이를 키워봐야 사람이 어른이 된다는 말은 반만 맞는 말 맞죠 ㅎㅎ 상대적인 것.

독서괭 2022-04-18 12:35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 큰따님이 비혼주의군요! 엄마가 그런 생각을 이해해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부모 입장이 되면 걱정이 될 것 같긴 해요. 지금이야 젊으니 괜찮지만 늘그막에 혼자 있으면 어쩌려고.. 내가 계속 보살펴 줄 수도 없는데.. 그런 걱정에 자꾸 결혼하라고 보채게 되는 것 같아요(저희 부모님이 언니에게 그랬었어요^^;).저는 그냥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고 누군가와도 잘 맞춰 살아갈 수 있는 아이로 크길 빌어봅니다..!

공쟝쟝 2022-04-18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번에 대해서 드는 생각 한마디 덧붙이자면... 놀라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포기>가 맞았던 것 같고..... 그건 결혼이 아니라 엄마가 되는 것이었던 것 같아요. 가끔 제가 엄마가 되고 싶었다는 말을 하면 ㅋㅋㅋ (적어도 제가 비혼 확고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놀래서 자빠지더라고요. 주변 비혼 친구들도 딩크는 해도 엄마는 못될거 같다고. 저는 사실 저 자신을 돌보는 것 보다 남을 돌보고 돕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하던 시간이 길었어요.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는 <메기스 플랜>이고.. 최근에 산드라오 주연의 더체어?였나 그런것도 재밌게 봤고 사유리도 완전 존경하고. 하지만 그것도 살아본 것은 아니니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겠지요? 그렇지만 확신의 N답게 다른 평행우주 멀티버스ㅋㅋ 속들의 나는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을까 떠올려보곤 한답니다. 서재친구들의 엄마-되기 글읽는 것도 너무 좋아하고, 아이 키우는 것 간접경험 스킬 익히는 것 같다고 여기면서 마음 훈훈해하며 읽곤해요.
다만 종종 SNS피드에 올라오는, 친구들의 아이들 사진은 좀 많이 힘듭니다. (그러더라고요, 제 맘이 ㅋㅋㅋ) 금쪽같은 내새끼도 볼 때 너무 힘들고 ㅜㅜ 여자 혼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는 데 그러기 어려울 것 같아서... 그러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가 아이에게 상처주지 않을 자신은 없을 것도 같아서.... 뭐 ^^ 비혼모 되기의 꿈은 일시정지 해놓은 상태인데요 (로또되면 할거임ㅋㅋㅋ) 이런 사람도 있다고 주절주절 써봤습니다. ㅋㅋㅋㅋ

독서괭 2022-04-18 17:49   좋아요 1 | URL
오 쟝쟝님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으시군요. 저도 주변에 보면, ‘결혼은 괜찮은 상대가 있으면 생각해보겠지만 아이는 낳을 생각이 없다‘파와 ‘아이를 안 낳을 거면 결혼을 뭐하러 하냐‘파가 나뉘더라고요. 비혼모가 아이 혼자 키우기 너무나 빡신 세상에서, 후자도 이해가 갑니다. 아이를 같이 키울 만한 남자를 찾기보다는 여성공동체에서 함께 키우는 편이 나을 것 같기도 하지만요...
저도 평행우주 가끔 생각해 봅니다. 그 속에서는 저 대신 저희 언니가 결혼해서 애를 낳았고 ㅋㅋ 저는 조카에게 책 선물 들고가는 이모입니다 ㅋㅋ 그건 그거대로 좋을 것 같아요. 쟝쟝님도 동생들이 많으니 한명쯤은 아이를 낳아 쟝쟝님께 조카를 보는 기쁨을 주지 않을지??
저도 다른 사람에게 애들 사진 보여주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ㅋㅋ 아무리 자랑하고 싶어도 참아야한다.. 내눈에만 예쁜거다..라고 되뇌이면서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