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상반기 비문학 원픽!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페이퍼 2탄입니다.


5. 고정순 - 바닥에서 선택한 웃음


고정순 작가는 심상치 않은 삶의 전력을 가지고 있다. 유년 시절, 학창 시절 경제적인 문제로 겪었던 어려움에 이어, 꿈을 찾은 스물일곱 살에 중증의 다발성통증증후군 진단을 받는다. 약을 먹어가며 "붓을 손에 동여매고 그림을 그렸다."(151쪽) 12년이 걸린 뒤에야 데뷔에 이른다. 그러나 그 이후로 누구보다 성실히, 꾸준히 작품을 출간하고 있다. 최혜진 작가는 고정순 작가와의 인터뷰를 이렇게 표현했다. "인터뷰 내내 맞은 편에서 빛의 세례가 쏟아지는 기분이었다. 지지 않기로 결심한 사람에게 스며 나오는 존엄의 빛이었다."(151쪽)


 인터뷰 중 자기 표현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신 부분이 와 닿았다. 자기 자신에 대해 확신에 찬 사람의 글에는 진짜가 없다는. 감정을 표현할 줄 알아야 타인의 고통에도 예민해질 수 있다는. 역시 글쓰기에는 치유의 효과가 있다. 내 안을 깊이 긁어 써낸 글일수록 진짜가 된다. 


피터 비에리의 책 《자기 결정》(은행나무)에 이런 문장이 있어요.

"자신이 누구인지 표현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 어릴 때부터 자기표현에 어려움을 겪었던 작가님이 보시기에 자기표현은 왜 중요한가요?


좋아하는 서점, 지역 도서관에서 성인 독자와 글공부를 하는데요. 열에 아홉은 적절한 자기표현 방법을 깨우치지 못한 상태예요. 나아가 자기를 속이는 사람도 있어요. ‘나는 날 잘 알고, 나는 행복하다‘는 확신에 찬 분들이지요. 그분들 글은 전형적이에요. ‘오후 햇살이 따뜻하고, 배우자와 아이는 사랑스럽다‘고 말하지만, 진짜 감정은 느껴지지 않아요 글공부를 계속하며 껍질이 벗겨지고 참된 자기를 처음으로 마주하면 충격받고 막 울기도 하지요. (...) 표현하지 못한 감정 안에 오래 있다 보면 세상보는 눈이 왜곡되더라고요. 타인의 고통에 무감해지고요. ‘네가 힘들어서 죽어 나간들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으리'라는 상태는 진짜 아픈 상태예요. 한국 사회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이 자꾸 떨어지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내가 막혀 있으니까요. 주변과 감응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과 감응해야 해요. 자신의 현재를 이해하고 적절한 언어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해요. 나를 표현하지 못하면 타인과 연대할 수 없고, 연대할 수 없으면 열린 공동체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요.  
 - P158, 159


살면서 시련과 부정적 사건을 막을 도리는 없어요. 일단 찾아오면 온몸으로 겪을 수밖에 없어요. 다만 그 끝에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면 고통에 지지 않을 수 있어요. 고통이 자신의 삶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깨닫는 인식의 전환이요  행복과 즐거움도 물론 소중해요. 하지만 나와 타자에 대해 간절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건 반대의 감정이에요. 삶의 우선순위를 통렬하게 고민하게 하지요. 부정적 사건이 벌어지면 생각해요. ‘아, 삶의 우선순위를 고민하라는 뜻이구나.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키고 싶은 게 뭐지?‘라고요. - P162


고정순 작가님의 그림책 중에는 <무무씨의 달그네>를 읽었다.


 무무씨는 달로 여행을 가는 사람, 아니 동물들이 여행을 떠나기 전에 구두를 닦으러 찾아오면, 그들의 구두를 정성스레 닦아주고 달로 떠나는 소회를 듣는다. 어떤 이는 "이곳이 지겨워서" 달로 떠난다고 말하지만, 달을 바라보기를 좋아하는 무무씨는 이곳이 지겹지 않다고, 어쩌면 그것은 계속 변하는 달의 모습 때문일지 모르겠다고 한다. 

어떤 이는 무무씨에게 그렇게 달을 좋아하면서 왜 달에 가지 않느냐고 묻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달에 가면 달을 볼 수 없으니까". 무무씨는 이곳에 남아, 달이 잘 보이는 곳에 '달그네'를 설치한다. 그네에 홀로 앉아 많은 이들이 찾아간 달을 바라보는 무무씨의 모습은 외롭거나 불행해보이지 않는다. 내게는 그가 어떤 자족의 세계에 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책이 되었다.. 애들은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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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지은 - 자립을 위한 흔들림


이지은 작가님도 이 책에 나온 인터뷰이 중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분이 아닐까 싶다. 이 분의 그림책은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재미와 의미를 모두 던져줄 수 있다. 

'말에는 힘이 없다'라는 대답은 왜 나왔을까? 말이 가지고 있는 힘 때문에 고통받아왔던 사람이라면 이 작가님의 대답에서 답을 얻길 바란다. 


(...)관계 맺기에 있어 작가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있을까요?


'말에는 힘이 없다'라는 사실이요. 흔히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말에 힘이 생기는 순간은 누군가 그 말을 주웠을 때뿐이에요. 제가 컵을 향해 움직이라고 백번 말해도 컵은 움직이지 않지요. 제 말을 누군가 듣고 옮겨줄 때 말의 힘이 발생해요. 즉, 내가 타인의 말을 줍지 않으면 그 말에는 힘이 없어요. 저는 이 사실을 오랫동안 모르고 살았어요.

어설픈 책임감과 관계가 끊어질까 두려운 마음에 주변 사람들 말을 일일이 줍고, 마음에 담고, 나를 힘들게 했어요. 관성적으로 위로, 충고, 조언, 약속을 주고받으며 말로 관계를 이으려 했지요. 이제는 내 몸이 기꺼이 고달파도 괜찮은 관계를 맺으려고 해요. 두 번째 원칙은 ‘감정이 여러 층위로 구성되어 있음을 기억하기'예요. 저와 부모님의 관계에 대해 명상을 많이 했어요. 처음에는 불편한 감정이 쌓여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는데, 감정의 레이어를 하나씩 걷어내니 가장 밑바탕에 사랑을 주고받고 싶다는 마음이 있더라고요. 탓하고 싶은 마음의 근원에 사랑이 있었어요. 그걸 보고 나선 가장 처음에 인식되는 감정의 표면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 P200


이지은 작가님의 책은 세 권 읽었다.
<팥빙수의 전설>과 <친구의 전설>은 그림책 전시회에 갔다가 비치도서를 아이와 함께 읽었고,
<이파라파냐무냐무>는 가지고 있다.














<이파라파냐무냐무>는 정말 귀여운 그림책이다. 
평화롭게 살고 있던 마시멜롱들의 마을(그렇다, 그 하얗고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마시멜롱!)에 어느날 시커먼 털북숭이가 나타나 "이파라파냐무냐무~" 라고 외친다. 그게 무슨 뜻일까 고민하던 마시멜롱들은 자기들을 냠냠 먹겠다는 말로 해석하고, 어떻게 털북숭이를 해치울지 작전을 짠다. 과연 작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파라파냐무냐무는 무슨 뜻일까? 





<친구의 전설>과 <팥빙수의 전설>은 이파라파냐무냐무보다는 좀더 큰 아이들용이다. 어른들도 역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전해주는 메시지도 좋고.. 사서 소장하려고 했는데, 읽지 않은 책부터 사다보니 미뤄지고 있다^^;


7. 유준재 - 기다림이라는 의지

먼 곳을 두리번거리지 말 것, 일상 속에서 가능성을 찾을 것, 작은 가능성을 정성스레 가꾸어 키워갈 것. 그날 깨달은 창작자의 태도를 지금도 잊지 않으려 해요. 이렇게 제 삶에 집중하면서 작품을 한 권, 한 권 만들면 생의 끝자락에 회고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나는 이런 고유성을 가진 작가였구나, 하고. - P216

(...)누나를 간호하며 봤어요. 거기에도 삶이 있더라고요. 희망은 아주 절망적인 곳에서 태어나는 새싹 같아요. 두려움의 극단에서 피어나는 설렘처럼요. 표현이 다소 진부해도 그게 진실 같아요. 《사기》로 알려진 사랑하는 후배 윤지회 작가가 천국으로 갔을 때, 그림책 모임 단톡방에서 이런 대화가 오갔어요. 지회가 병치레로 많이 힘들었으니 웃으면서 보내주자고, 울 사람은 장례식장에 오지 말라는 작은 농담과 함께.

허무나 절망을 선택하긴 쉬워요. ‘웃자‘고 말하는 건 어렵지요.
그런 힘을 갖고 싶어요.
 - P226


  먼 곳을 두리번거리지 말 것. 작은 가능성을 정성스레 가꾸어 키워갈 것. 이런 창작자의 태도를 말하는 것이 인상깊었던 유준재 작가님의 그림책은 한 권을 읽었다.


 <정연우의 칼을 찾아 주세요>는 작가님의 인터뷰처럼 '웃자'고 말하는 힘을 갖고 있다. 정연우는 어느날 자신이 매우 아끼던 장난감 칼을 잃어버린다. 울며불며 장난감 칼을 찾아 동네를 헤매는 연우를 본 동네 아이들이 모여든다. 각자가 자신이 소중한 걸 잃어버렸던 기억을 떠올린다.

아이들은 의논 끝에 칼을 찾아달라는 전단을 만들어 동네에 붙이기로 한다. 표지에 그려진 전단이 바로 그것이다. 

 살면서 소중한 것을 잃는 일은 뜻하지 않게 발생한다. 장난감 하나 잃어버린 게 대수라고, 하는 어른의 시큰둥함 대신 이 책은 공감과 위로를 전하며, 아이들이 스스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첫째 아이가 재미있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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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노인경 - 작고 사소한 기쁨의 목록


입버릇처럼 일상을 여행하듯 살고 싶다고 되뇐 적이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일상적 경험의 차원에서 이건 의자고 저건 식탁일뿐이라고 느끼는 동시에 이건 기적이고 저건 희열이라고 느끼는거야"라는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등대로》 속 문장처럼. 나이를 먹고 경험이 늘어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만큼은 새록새록 유지하고 싶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다채로운 색으로 빛나던 많은 것들이 오래 곁에두면 시간과 함께 서서히 채도가 낮아졌다. 가장 가깝고 익숙한 순서대로 빛을 잃었다. 당혹스러웠다. 자주 다짐했다. 일상의 권태에 지지 말자! 소박한 아름다움에 감동하는 사람이 되자! 하지만 정확히 무엇을 해야 그렇게 될 수 있는지 몰랐다. 특별 이벤트로 가득한 타인의 삶이 사방에서 번쩍일 때, 어떻게 하면 나의 사소함에 ‘시시함‘이라는 딱지를 붙이지 않을 수 있을까?
 - P242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는 작가로, 저자는 노인경 작가를 꼽는다.


홀구멍에 떨어진 소소, 빗방울을 모두 잃은 아빠 코끼리 등 그림책 주인공들은 늘 난관을 마주하지만, 이내 갈등과 긴장이 해소되고 평화롭게 책이 끝나요. 안심시키는 서사가 그림책 특유의 낙관성을 만들지만, 한편으로는 허약한 희망 아닌가 싶을 때도 있어요.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모두 해피엔딩을 꿈꿔요. 생각해보면 행복감은 순간일 뿐 지속되지 않아요. 지구의 자전 같은 진리예요. 좋은 날이 지나가고 나쁜 날이 와요. 그러면 나쁜 날이 지나가면 좋은 날이 온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해요. ‘앞으로도 나쁜 날밖에 없을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나쁜 날을 보내는 것과 ‘좋은 날이 올 거야‘ 믿으면서 나쁜 날을 보내는 건 전혀 다른 삶이라고 생각해요. 그림책의 해피엔딩은 우리가 어둠을 통과할 때 떠올릴 수 있는 좋은 날에 대한 기억을 심어줘요. 용기를 내면 분명 무언가 달라진다는 믿음과 함께요. 사람들 마음에 작은 전구 하나를 넣어주는 거예요. 어두울 때 밝혀볼 수 있는 작은 불빛이요. 낙관성을 담아내는 일이 곧 가벼움이 되지 않도록 주인공이 세계를 긍정하기까지의 과정을 고심하며 잘 보여주려고 노력해요.
 - P266

사람들 마음에 작은 전구 하나를 넣어주는 것이 그림책이라는 말! 노인경 작가의 그림책은 그 말마따나 작은 전구같은 소박한 따스함이 있다.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은 아빠 코끼리가 목말라하는 아기코끼리들을 위해 물 한바가지(물방울 100개)를 떠서 먼 길을 돌아오는 이야기다. 바구니 안에 있는 100개의 물방울, 더운 날씨에 햇님이 물방울 몇 개를 가져가고, 기린이 몰래 물방울을 핥아먹기도 하여 그 수는 점점 줄어들어 가는데... 아빠는 이걸 무사히 아이들에게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책청소부 소소>는 책보다 훨씬 작은 몸집의 '소소'가 주인공이다. '어떤 책의 어떤 부분을 지워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책청소부 소소는 출동하여 해당 책의 해당 부분을 찾은 다음, 청소기로 글자들을 빨아들인다. 아래 첨부한 사진의 장면은, '빨간 머리 앤에서 앤이 초록 머리가 되는 장면을 지워달라'는 요청을 받고 소소가 청소기로 그 부분을 빨아들이는 부분이다. 커다랗게 그려진 책들의 제목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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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권정민 - 자리바꿈의 이유


《이상한 나라의 그림 사전>의 그림을 보면 폭력의 피해자 자리에서 인간들이 ‘살려달라‘는 표정을 짓고 있어요 폭력을 행사하는 동물들은 인간의 표정을 전혀 읽어내지 못하지요. 어쩌면 지금 우리 곁의 누군가도 ‘살려달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지도 몰라요. 우리가 읽어내지 못할 뿐이죠.

작가님 책에선 ‘생명 있는 모든 존재가 고통 없는 자리에 있으면좋겠다‘는 소망이 읽혀요. 하지만 현실은 폭력과 고통이 만연하잖아요. 이 괴리를 어떻게 견디시나요?


‘인간은 잔혹합니다. 답이 없어요‘라고 말하면 간단하겠지만, 인간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사람들은 점점 단순하고 간단한 답을 원하는 것 같아요. 3분짜리 영상을 클릭하듯 말이에요. 하지만 3분 안에 양자역학을 이해할 순 없지요. 인간은 복잡한 다면체예요. 인류를 사랑해야지 다짐하면서 동시에 지하철 옆자리 사람을 미워해요. 저 역시 그래요. 이런 책을 만들지만, 제 안에도 모순이 많아요. 친환경 세제를 샀다가도 거품이 제대로 나지 않으면 일반세제로 바꾸고, 아이 반찬준비가 힘들 때는 돈가스를 사주죠. 의식하지 않으면 쉽게 무관심해지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먼저 제 안의 괴리를 줄이려고 해요. ‘혹시 내가 함부로 힘을 사용하진 않았나?‘ 자주 자문해요. 도덕과 윤리는 왜 우리에게 때리지 말고, 훔치지 말라고 반복해 가르칠까요? 내키는 대로 살면 누구든 불의한 짓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 아닐까요? 자기성찰은 자동으로 되지 않아요. 불편하고 어려워요. 그럼에도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인간다움 같아요. 타락한 세상인 것도 맞지만, 추악함 속에서 선함을 발견해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도 역시 인간이잖아요.

인간의 아이러니를 관찰하고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을 해나가려고 합니다. - P297, 298 


아이에게 돈가스를 사주죠.. 작가님 돈가스도 괜찮아요.. ㅜ_ㅜ 인간의 모순을 인정하고, 자기성찰을 통해 모순 속에서 더 나은 길을 발견하려고 애쓰는 작가. 아이를 키우는 분이라, <엄마 도감>의 리얼리티가 엄청나다. 


 <엄마 도감>은 아이의 입장에서 엄마를 샅샅이 관찰하는 이야기다. "엄마가 태어났습니다. 나와 함께"라는 도입 문장은,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야"라는 말처럼 좌충우돌하는 초보엄마들에게 힘이 된다. 

 아이가 보기에 엄마는 참 이상하다. 나를 먹이는 데는 그렇게 집착하면서(나는 알아서 적당히 먹고 있는데) 자기 밥은 서서 급하게 먹어치운다. 숨바꼭질을 좋아해서 자꾸 없어진다(그림 속 엄마는 소파 뒤에 숨어서 스마트폰 보는 중ㅋ). 뭔가를 열심히 공부하는데, 그게 나보다 중요한가 보다(그림 속 엄마가 보고 있는 책은 육아서). 엄마는 또 틈만 나면 잔다. 엄마의 정체는 대체 뭘까? 

아래는 가장 웃겼던, '배변 활동' 부분이다. 아이는 엄마가 혼자 화장실에 못 가서 같이 가줘야 한다고 여긴다. 혼자서도 볼일을 볼 수 있게 훈련시켜야 한다고. 엄마랑 아이의 위치가 바뀐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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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박연철 - 주변부에서 꾸는 꿈


그림책이 매력적인 이유로 그 안에 담긴 판타지를 빼놓을 수없다. 그림책에서 불가능한 일은 없다. 동식물과 사물이 사람처럼느끼면서 말하고, 빨갛게 익은 수박이 온 동네 사람들을 위한 수영장이 되기도 하며, 불뿜는 용이 집 앞에 찾아오거나, 손을 뻗어서 하늘의 별과 달을 만져볼 수도 있다. 만약 현실 규칙이나 과학적 법칙이 깨지는 장면이 모두 사라진다면 그림책이 지금과 같은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그림책 속 판타지에 이입해 나의 오늘과 주변의 현실을 비추어보고, 점검하고, 위안을 얻은 시간이 꽤 길었음에도 마음 한편에서는 찜찜함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을 종종 만났기 때문이다. 성인이 ‘어린이 도서‘를 탐닉하는 것은 퇴행이고, 현실에서 도피하는 미성숙한 수단이라고.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순문학‘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깊이가 부족하지 않냐고.
질문이 생겼다. 정말 환상은 현실보다 열등할까? 그림책과 아동문학이 보여주는 환상의 세계는 특정 생애주기에만 유효한 수준 낮은 눈속임일까? 판타지를 잃어야만 진지한 어른이 될 수있을까?.
 - P306

  최혜진 저자가 던진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으십시오 ㅋㅋ 

  저자는 박연철 작가를 '주변부'를 위한 문학, 전복의 서사를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2000년대 후반부터 옛이야기 그림책이 너무 정형화되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어처구니 이야기> <떼루떼루》 《피노키오는 왜엄펑소니를 꿀꺽했을까?>를 내셨지요. 하지만 ‘안전하지 않다,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출판사로부터 수정 요구를 받는 일도빈번했다고 들었어요.


<떼루떼루>에서 민중을 상징하는 캐릭터 ‘딘둥이‘는 혼자 옷을 벗고 있어요. 허례허식이 없기 때문이에요 남사당패 인형극에서는 나무로 된 딘둥이 성기에서 물이 나오면서 오줌 싸는 장면도 나와요. 그래서 <떼루떼루>에서도 딘둥이 정면이나올 때 성기가 보이도록 했는데, 출판사가 반대해 결국 가렸어요. 작가마다 그림책의 정의가 다르겠지만, 저는 그림책이어린이를 우선하는 장르라고 믿어요. 그래서 어린이를 존중해야 해요 성기를 가리라고 한 건 어린이를 존중한 게 아니에요. 어린이의 수용 능력과 자정 능력을 믿는 게 존중이지요
‘어린이라 안 돼‘ 그게 바로 어린이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어린이를 존중한다면 삶의 모든 측면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해요. 다만 어린이가 이해하게끔 이야기하기가 어렵고, 거기에 작가의 역량이 필요하지요.
 - P319

 박연철 작가의 그림책은 한 권 읽었다. <안녕! 외계인>은 심심해서 친구를 찾아 지구에 온 외계인 아이의 이야기다. 이 아이는 지구를 돌아다니며 외계인(자기 입장에서)으로 보이는 모든 것에게 안녕!하고 말을 걸지만, 그것은 자동차이거나, 변기이거나, 상수도관이거나, 등대이거나,,

 우리 주변의 흔한 사물들 중 외계인이 봤을 때 외계인으로 여겨질 법한 것들을 모았다. 앞장에서는 그것을 외계인처럼 형상화 하고, 짠 넘기면 사실은 이거지~ 하는 방식이다. 

 둘째가 좋아하며 앉은 자리에서 여러번 봤다. 6살 첫째는 글씨 적다고 안 좋아함.. 3~4세 추천도서다. 앗, 요건 사진을 못 찍었네. 





더 읽어보고 싶은 박연철 작가님 그림책




















드디어 10명의 작가를 모두 소개했다.

인터뷰를 마친 최혜진 작가는 책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그림책이 품은 매력이 무엇인지를 잘 압축해 보여주는 글이다. 


그림책은 한번도 권력을 가져본 적 없는 존재(어린이)를 심장에 품은 매체다. 한 인간의 가장 취약한 시절을 지키는 책이다. 회화와 문학의 전통을 계승하지만, ‘순수-비순수‘라는 예술의 이분법 구조안에서 오랫동안 지위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다 최근 재평가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 세계는 위계를 모르는 여리고 느린 존재와 속도를 맞출 줄 안다. 작고 사소한 숨결에 감탄할 줄 안다. 그림책의 너른 품 안에는 온갖 아웃사이더들이 모여 산다. 기득권의 논리에서 비켜 선 사람들. 마음을 자주 다치면서도 다른 가능성에 대한 상상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
(...)

앞으로도 그림책은 우리가 향해야 할 목적지를 눈에 보이게 할것이다. 현실의 제약과 한계를 훌쩍 넘어 더 나은 곳을 향한 상상을 쉬지 않고 이어갈 것이다. 이토록 강인하고 담대한 그림책의 목소리가 담장 너머 먼 곳까지 나아가면 좋겠다. - P330, 331


최근에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도 제법 있는 것 같다. 

글자를 따라가기에 바쁜 두꺼운 책을 잠시 내려놓고, 그림책 속 다양한 그림들을 찬찬히 살펴보며 다른 세계를 꿈꾸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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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7-08 14: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2탄 기다렸습니다! 넘넘 좋네요. 어른들을 위한 동화도 제법 나오는 걸 보면 힐링이 필요한 성인들이 많은 게 아닐까 싶어요. 수요가 있으니 나오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림책이나 동화를 어릴 때도 제대로 못 읽고 지나가고 커서도 잘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이따금씩 마음이 산란할 때 선택해서 읽어봐야겠어요.

고정순 작가님 생각이 참 좋네요. 글쓰기에 자신이 드러나야 한다는 말이요. 그리고 유준재님의 창작자에 대한 태도는 공감가는 말이고요~

괭님 1탄에 이어 정성스런 페이퍼 감사드려요^^*

독서괭 2022-07-11 12:4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화가님~! 금요일부터 몸이 안 좋아서 이 글 올려놓고 주말까지 비실비실 골골대다가 이제 겨우 정신을 차렸어요^^; 어른들의 수요가 있으니 나오는 거라는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값싼 위로를 제공하는 일부 에세이집 같은 것보다, 삶에 지칠 때 펼쳐보기에 그림책이 좋을 듯 합니다.
고정순 작가님 삶의 이력도 그렇고 하시는 말씀도 그렇고, 참 인상적이어서 에세이집도 궁금하더라고요. 읽게 되면 공유할게요.
정성스레 읽어주셔서 제가 더 감사합니다~^^

잠자냥 2022-07-08 15: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림책의 세상이 이토록 깊고 너른지 괭님 페이퍼로 알았습니다. 소개해주신 그림책들도 궁금하지만 무엇보다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이 책이 궁금해지네요. 괭님 1탄 페이퍼 이달의 페이퍼 당선 축하드리고요, 이 2탄은 7월 이달의 페이퍼로 갑시다!

독서괭 2022-07-11 12:44   좋아요 2 | URL
저도 아직 그림책의 넓은 세상을 충분히 못 봤다는 걸, 이 책을 읽고 깨달았어요!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는 그림책을 읽건 안 읽건, 누구에게나 두루 추천할 수 있는 책입니다. 잠자냥님도 기회 되심 읽어보세요^^ 최혜진 작가가 질문에 다양한 책들을 인용하는 것도 재미납니다. 1탄 당선되어 기쁘네요~! 축하 감사합니다^^

미미 2022-07-08 15: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끔씩 그림책에 끌리는 이유를 괭님 덕분에 확인했네요 ^^
몇 번씩 더 읽어보고 싶은 페이퍼예요! 다 좋지만 저는 이지은 작가님의 ‘말에는 힘이 없다‘는
이야기가 특히 와닿아요. 열심히 읽고 쓰고 나누어야할 이유가 여기 한 가득이네요ㅎㅎ

독서괭 2022-07-11 12:46   좋아요 2 | URL
앗 미미님, 제가 정말로 ‘말에는 힘이 없다‘ 부분 인용하면서 미미님을 생각했거든요? 제가 미미님을 얼마나 안다고, 주제넘지만, 제가 느끼기에 미미님은 사람들의 말을 끌어안고 상처를 받는 타입 같았어요. <친구의 전설>은 예전에 미미님이 소개하신 적도 있죠? 좋은 그림책이 많은 것 같아요~ 미미님도 자주 읽고 공유해주세요^^

책읽는나무 2022-07-08 16: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좋아요! 백만 개 누르고 싶은 심정입니다^^
몰랐던 국내 그림책 작가님들이 이렇게 많으셨네요..읽다가 <어처구니 이야기> 제목 보구선 나 그 책 있는데? 외쳤습니다ㅋㅋㅋ
박연철 작가님이셨군요^^
요즘 내신 책들 읽어보고 싶군요. 둘째가 앉은 자리에서 여러 번 읽을 정도였다면?^^
이지은 작가 책은 유니양 알라딘 영상에서 유니양이 이지은 작가님 호랭이 책 좋아한다고 여러 번 외쳐서 읽어보고 싶긴 했었어요.
3탄은 없는 건가요? 10명의 작가가 끝이군요.
아쉽네요ㅋㅋㅋ
암튼 덕분에 눈 호강하고 갑니다^^

독서괭 2022-07-11 12:49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의 좋아요 백만 개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몰랐던 작가님들 너무 많았어요. 원래 알던 분은 이지은 작가님, 이수지 작가님, 유설화 작가님 세분 뿐이고 나머지는 이 책 읽으면서 알게 됐어요.
<어처구니 이야기> 가지고 계셨군요?? 최근작인 <안녕, 외계인>은 어린 아이들용인 것 같으니 책나무님이 굳이 보실 건 없을 듯 합니다 ㅎㅎㅎ 조카 생기면 사주세요^^
3탄이 없네요 ㅋㅋㅋ 혹시 나중에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를 읽게 되면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수하 2022-07-08 16: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준재 작가님은 모르던 분이고, 나머지 작가님들은 다 좋아하는 분들이네요 :)
고정순 작가님 그림책은 애들용 아닌 게 많은 것 같아요... <무무씨의 달그네>도 어려웠고
<가드를 올리고> 아빠가 될 후배에게 선물하려고 샀다가 차마 선물하지 못했어요.

이제 아이가 좀 크면서 그림책에 관심이 적어지고 있는데, 독서괭님 덕분에 알라딘 서재에서도 그림책 이야기를 만나니 좋아요.

독서괭 2022-07-11 12:51   좋아요 1 | URL
와 수하님 그림책 많이 읽으셨군요! 전 세분밖에 몰랐는데, 한분 빼고 다 알던 분이라니..!!
고정순 작가님 그림책은 어른용이군요. 가드를 올리고도 그래요? ㅋㅋㅋ 제가 읽을 용으로 사야겠네요.
제가 그림책은 계속 사고 읽어도 따로 백자평, 리뷰 등을 거의 안 쓰고 있는데.. 한번씩 모아서 써야겠습니다.
저도 다른 분들 추억을 나눠주시거나 없던 관심이 생긴다는 말씀 들으면 좋더라구요^^

수하 2022-07-11 15:49   좋아요 1 | URL
한참 많이 읽고 강연도 가고 했었는데 아이가 그림책을 잘 안 보다보니 (여전히 좋아하는 작가님들 것은 보지만요)저도 관심이 줄고 요즘은 페미니즘 쪽에 더 집중하게 되었어요.
<가드를 올리고>는 진짜 마음 아파요... 아마 눈물 나실거라며..

그림책 리뷰 앞으로도 자주 올려주시면 좋겠어요. 다른 분들 반응도 엄청 좋네요 ^^

독서괭 2022-07-12 11:40   좋아요 0 | URL
강연도 다니셨군요! <가드를 올리고>는 그렇군요.. 인터뷰에서도 살짝 내용이 나오긴 했어요. 이런 책은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구매로서 예외로 쳐도 되는건지 안 되는건지 ㅋㅋㅋ

mini74 2022-07-08 17: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달에 가면 달을 볼 수 없다는 말, 사람들 마음에 전구 하나 넣어준다는 말. 그림도 말도 어쩜 이리 따뜻하고 예쁜지 참 좋네요. 전 소소에게 홍당무가 혼나는 장면들 지워딜라 하고싶네요

독서괭 2022-07-11 12:54   좋아요 1 | URL
그쵸, 미니님. 그림책 작가들은 내러티브에 시적 감성과 동심, 그림실력까지 갖추어야 하니 어려운 직업 같아요. 홍당무가 혼나는 장면에 감정이입 많이 하셨나 봅니다 ㅎㅎㅎ

새파랑 2022-07-08 19: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앞으로는 그림책도 독서 구매권수에 포함하셔야할거 같아요 ^^ 전 너무 타락(?)해서인지 그림책이 안끌리더라구요 ㅜㅜ

독서괭 2022-07-11 12:56   좋아요 2 | URL
워워 새파랑님 안 됩니다. 독서 구매권수에 그림책 포함시키면 저 너무 스트레스 받을 거예요 ㅋㅋ 타락 ㅋㅋㅋ 매운맛 중화용으로는 그림책이 딱인데요^^

공쟝쟝 2022-07-12 1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유 정말 너무 좋은 사람들이네요… 와 그림책의 세계를 만드는 작가님들은 진짜 진짜 와우 정말 ㅋㅋㅋ 어쩜 너무 공감이 가는 내맘 같은 말들을 해주셔서 내가 이렇게나 따뜻하고 생각이 깊은 사람인데 ㅋㅋㅋㅋㅋ ㅋㅋㅋ 저 그림책 작가 되야하나봄 ㅋㅋㅋㅋ (아주 오만이 천장을 찌른다 ㅋㅋㅋ)
이 페이퍼는 진짜 명품이네요. 어쩌지? 이거 좀 소문나야하는데, 이거 참 소문좀 나라~~~~ 동네 사람들~~~~

독서괭 2022-07-12 11:41   좋아요 2 | URL
그림책 작가는 그림도 잘 그려야 해요~ 일단 기본이 미술전공인 분들이 많은 듯 ㅋㅋ 이야기보다 그림이 일단 기본임! 쟝쟝님은 에세이를 써요. 철학+페미니즘+홀로서기 에세이!
소문 많이 내주세요~ 이 책도 많이 팔리게~^^

공쟝쟝 2022-07-12 11:44   좋아요 2 | URL
왜 제가 그림을 못그릴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ㅋㅋㅋㅋㅋㅋㅋㅋ 에세이…. 이미 그거 쓰고 있는 사람한테 쓰라고 하기 있기 없기? ㅋㅋㅋㅋㅋ 내 에세이 독자님아? ㅋㅋㅋ
홀로서기라니요. 저의 심오한 함께하기 사상에 홀로서기라니요… (역시 외로워보입니까? 마침내…)

독서괭 2022-07-13 12:18   좋아요 2 | URL
음? 쟝쟝님 그림 잘 그려요? 진짜? ㅎㅎㅎ
서재에서 철학+페미니즘+홀로서기 에세이 쓰고 계신 거 맞네요. 제 말은 책을 내라는 얘기였지만요 ㅋㅋ 심오한 함께하기 사상에는 홀로서기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단발머리 2022-07-18 1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너무 좋네요, 이 페이퍼요. 독서괭님이 잘 정리해주셔서 공부한 느낌도 들어요.
인터뷰 읽어보면 작가님들은 진짜 한 명 한 명이 철학자 같아요. 그래서 작가인 거겠죠? 너무 멋지고 대단합니다. 제가 꼼꼼히 봤는데도 제가 읽은 책이 없네요. 안타까운 마음인데 애들이 다 컸어요 ㅠㅠㅠ

독서괭 2022-08-02 12:42   좋아요 0 | URL
단발님, 감사합니다. 대댓이 많이 늦어졌네요^^; 그림책을 큰 생각 없이 봤었는데 이 책 보니 그림책 작가들은 그림도 그려야하지 이야기도 써야하지 아이들 눈높이도 맞춰야하지, 어렵겠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깊이 생각하고 만드는 작품들은 뭔가 다른 듯 합니다. 단발님, 손주들 기회가 남아있습니다 ㅋㅋ
 

얼마전 그림책 추천 페이퍼를 썼는데 좋아하는 그림책들 몇 개를 빼먹었다.. 추가로 쓴다. 


1. 핀두스 시리즈! 






























  요요요 핀두스 시리즈!! 

  첫째가 이제 이야기가 좀더 복잡하고 글밥이 많은 것을 원하는 것 같아서 적당한 걸 검색해 보다가 알게 된 책이다. 

 1권을 중고로 사서 본 후 순식간에 중고로 나머지 8권을 찾아 전권 소장 완료! 

 고양이 핀두스와 할아버지 페테르손의 알콩달콩 따뜻한 생활 이야기이다. 일단 고냥이가 나오니 귀여움은 장착했고. 마을 풍경이라든지 둘이 사는 집 내부 소품 등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져 있어 볼 맛이 난다. 스웨덴 작품이라 그런가, 뭔가 자족하는 삶의 냄새가 나..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할아버지와 핀두스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내는 모습이 보기 좋다. 아이들도 재미있어 하지만 내가 더 좋아하는 듯... 

 글밥이 제법 많아서 5세는 넘어야 할 것 같다. 두세권 정도에 "빌어먹을" "제기랄"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점에 유의하세요. 


아래 사진들은 <핀두스, 너 어디 갔니?>의 일부. 작은 박스에 담겨 할아버지와 처음 만난 핀두스(사진1). 할아버지와 즐겁게 시간을 보내던 어느날, 핀두스가 사라진다. 할아버지는 집안 곳곳을 뒤진다(사진2). 결국 핀두스를 찾아 함께 다정한 시간을 보내는 마지막컷(사진3). 












2. 아기곰 시리즈! 

















 

 이것도 참으로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아기곰의 가족들이 주인공. <곰의 노래>에서 겨울잠을 자기 시작하는 아빠를 두고 혼자 굴밖으로 나가버린 아기곰. 아빠곰의 아기곰을 찾기 위한 여정. <아기곰의 여행>은 <곰의 노래> 마지막에서 이어지는 내용이다. 또다시 아기곰이 사라져 아빠곰이 찾아다닌다. 숨은그림찾기 하듯 아기곰을 찾는 재미가 있다. <퐁퐁과 흰곰친구들>이 가장 재미가 덜했고 나머지 네권은 모두 재미있다. 

 책이 사이즈가 커서 책장에 꽂기 어렵다는 게 함정... 어쩔 수 없이 눕혀서 꽂아 둔다. 그 바람에 한참 잊혀져 있었다.. 






아래 사진은 <아기곰의 여행> 첫 장면. 지붕 위에서 겨울을 나려던 아빠곰과 아기곰이 눈이 내리는 바람에 다른 곳을 찾아 돌아다니는 장면이다. 발자국과 엉덩이 자국 등을 따라가면 아빠곰과 아기곰을 찾을 수 있다. 해보세요^^ 




  

방금 문자로 백일장이벤트 당첨 적립금 15만 원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받았다. 

언제 들어오나~ 그 전에 장바구니 질러버리면 안 되는데 하고 전전긍긍하고 있었는데 ㅋㅋ 

오늘밤은 행복한 고민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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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17 17: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그림들이 넘 사랑스럽고 따스함이 느껴지네요 괭님 이벵 당첨 축하합니다 ^.^

독서괭 2021-08-17 18:12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스콧님~ 아이 땜에 보는 거지만 어른에게도 좋은 그림책이 많은 것 같아요^^

잠자냥 2021-08-17 17: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오늘 받으셨어요? 13일인가 퇴근하기 전에 바로 들어왔던데요! ㅎㅎㅎㅎ
재미난 책 많이 지르세요~~~~ 책 고르는 기쁨은 그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는 건 아니고 암튼 기쁘죠잉.

독서괭 2021-08-17 18:13   좋아요 3 | URL
이럴수가.. 적립금 지급도 1등부터인가요! 잠자냥님은 뭐 먼저 받으실 만 하지만.. ㅋㅋ
잠자냥님의 엄청난 지름 기대합니다~~

잠자냥 2021-08-17 21:53   좋아요 1 | URL
음 그렇다기보다는 뭔가 각 출판사에서 알라딘 입금 순? 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08-17 18: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이제 다 커서 그림책을 볼 기회가 없는데 소개해주신 그림책들보니 좋아보여요. 오랜만에 그림책 읽고 싶네요 ^^

독서괭 2021-08-18 06:27   좋아요 2 | URL
어른들에게 더 좋은 그림책들이 있는 것 같아요. 핀두스 시리즈 한번 읽어보세요~^^
 

휴가라 쓰고 육아라 읽는다. 

이번 주 휴가를 내고 집에서 애들 보느라 서재에 들어오지 못했다. 

이대로 일주일을 끝낼 것인가. 아이들 낮잠 자는 틈을 이용해, 그동안 올리지 못했던 그림책 단행본 추천 페이퍼를 써본다. 


1. 명불허전 백희나 


  우리 집에 있는 백희나 그림책은 총 여덟 권.

  백희나 작가님은 2020년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것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2003년 신인 시절에 2차 콘텐츠까지 모든 저작권을 넘기는 '매절계약'을 하는 바람에 책이 엄청나게 팔리는데도 인세를 얼마 받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사실도 알려졌다. 

  독특한 그림체와 상상력이 돋보이는 <장수탕선녀님> <이상한 엄마> <이상한 손님>을 아이들은 가장 좋아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알사탕>과 <나는 개다>이다. 

  그러나 모든 작품이 다 따스하고 재치가 있다. 특히 백희나 그림책의 특징이라고 내가 생각하는 부분은, 이른바 '정상가족'의 모습을 상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4인 가족의 모습이 제대로 등장하는 책은 이중 <구름빵> 하나 뿐이다. <알사탕>의 주인공 동동이는 한부모가정의 아이다. 
























 





















2. 안녕달 그림책


 얼마전에도 리뷰를 쓴 바 있는 안녕달의 그림책들. 파스텔톤의 색감과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귀여움이 돋보인다. 안녕달의 그림책들도 정상가족 등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요소가 없다.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어른이 보기에도 좋은 책들이 많다. 

 아이들은 <당근유치원>을 가장 좋아하고, 나는 <수박수영장>이 가장 좋다. 


 






















3. 케빈 행크스의 그림책들


 <우리 선생님이 최고야> <체스터는 뭐든지 자기 멋대로야> <릴리의 멋진 날>은 릴리가 등장하는 연작이다.  

 아이가 이 책들을 좋아해서 같은 작가의 다른 책들도 찾아보다가 <내 사랑 뿌뿌>와 <난 내 이름이 참 좋아>도 구입했다. 

 글밥이 좀 많은 편인데 그림도 귀엽고 전달하려는 내용도 좋다. 아이들이 공감하기 좋은 내용들. 

 <난 내 이름이 참 좋아!>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아이가 학교에 가게 되면서 친구들에게 이름 때문에 놀림을 받게 되는 내용인데, 울면서 집에 온 아이를 엄마아빠가 같이 달래는 장면에서 아빠가 아이 등 뒤로 몰래 육아책을 펴고 보고 있어, 너무 좋다 ㅋㅋ 




























4. 마들린느 시리즈


 마들린느 시리즈는 총 여섯권 있는 것 같은데, 우리 집에 있는 것은 아래 세 권이다. 

 프랑스 파리의 기숙학교에서 지내는 열 두 여자아이와 선생님의 이야기로, 아이들의 순수함과 선생님의 따뜻함이 절로 미소를 짓게 하는 작품이다.  















5. 100층짜리 집 시리즈


  <100층짜리 집>은 매우 히트 친 시리즈라 많이들 아실 것. 이 컨셉 하나로 최근작인 <숲속 100층짜리 집>까지 다섯 권을 내고 숫자카드 등 관련물품까지 내고 있으니 대단한 인기다. 100층짜리 집에 10층마다 한 종류의 동물 또는 사물(눈이라든가 비라든가 무지개 등)이 살고 있다는 구성으로, 층마다 해당 동물 또는 사물의 특징을 잘 표현해 놓은 것이 보는 재미가 있다. 아래 중 <숲속 100층짜리 집> 빼고 다 있는데 이것도 조만간 사게 될 듯... 

































6. 바무게로 시리즈


 바무라는 강아지와 게로라는 두꺼비가 주인공. 함께 있는 작은 동물들이나 소품들을 자세히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오늘은 시장 보러 가는 날>이 그 재미가 극대화 된 작품이다. 몇 번을 봐도 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이 눈에 띈다. 

 시장>일요일>하늘여행 순으로 재미있다. 시장은 어른들이 보기에도 재미있음.











7. 도토리마을 시리즈


 10권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내가 읽은 건 아래 네 권이다. 도토리들이 사는 도토리 마을을 배경으로 하여 유치원, 빵집, 경찰관, 모자 가게 등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구성이다. 재미도 있고 귀여운데, 음, 너무 정상가족 기준이다. 많은 가족들이 나오는데 거의 4인 가족임. 자꾸 이런 게 마음이 불편해지니 원... 아무튼 작가의 정성이 느껴지는 시리즈다. 









8. 마누엘과 디디 시리즈

 

 마누엘과 디디라는 생쥐 두명이 지내는 이야기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네 권으로 구성된 시리즈이다. 위의 그림책들보다 약간 위의 나잇대가 읽어야 할 것 같은 책인데(그림이 작고 글밥이 많은 편), 다섯살 첫째가 좋아한다. 













9. 샤론렌타의 그림책들


 <비행기 타는 날>과 <정비사들의 하루>를 물려받았는데, 아이들이 좋아해서 이 작가 책을 더 검색하여 <건축가들의 하루>까지 샀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비행기 타는 날>인 듯. 

 비행기 여행을 가기 전에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좋을 책. 짐을 부치고,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고, 면세점에 들르고, 기내식을 먹는 등의 과정이 들어가 있으면서도 굉장히 귀엽고 재미있다. 

 <정비사들의 하루>는 여러 동물들이 그들에게 맞는 차를 가지고 정비사에게 찾아오는데, 그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는 책. 생쥐는 자기 몸집만큼 작은 차를 타고, 기린을 위해서는 지붕이 아주 높은 차를 만들어 준다. 

 비행기와 정비사는 강추다. 














10. 바바라 매클린톡의 그림책


 <아델과 사이먼>은 물건 잃어버리기 선수인 사이먼을 누나인 아델이 학교에서 데리고 집까지 가는 길을 그리고 있다. 하나하나 잃어버린 물건들이 어디 있는지 숨은그림찾기 하듯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배경인 파리의 공원, 박물관 등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는 것도 볼거리. 

 <메리와 생쥐>는 메리가 우연히 자기 집에 사는 생쥐와 서로 인사를 나누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는데, 참으로 귀엽고 정감있는 책이다. 

 이 작가 그림체가 참 마음에 든다. 이 글 쓰며 검색하다 보니 아델과 사이먼 다른 시리즈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1. 숨은그림찾기 책


  이번엔 본격 숨은그림찾기 책. 

  <꼬마 동물들과 같이하는 신나는 계절놀이>를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꼬마 동물들과 같이 떠나는 즐거운 세계여행>도 사게 되었다. 각 장마다 아래쪽에 찾아야 하는 물건 그림이 그려져 있다. 꽤 분량이 많아서 자기 전에 이 책 보겠다고 들고오면 살짝 한숨이 나오는 문제가...















12. 배빗 콜 그림책


 <엄마가 알을 낳았대!>는 아이가 어떻게 태어나는지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부모가 어설프게 아이들에게 이상한 설명을 해주다가 이미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되려 설명을 듣게 되는 이야기... 얼마 전 본 <곧 수영대회가 열릴거야>와 비교하면 '어떻게' 임신이 되는지에 대해 자세히 보여주는 편이다. 유머러스하게 그려져 있어서 아이들이 별 생각없이 보는 것 같은데, 여러가지 체위가 그려져 있다. 사실 내용 모르고 보다가 좀 당황함. 

 <멍멍 의사 선생님>은 의사놀이 좋아하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 











13. 소피 블랙올 그림책


 칼데콧상 2회 수상작가라는 타이틀로 광고하는 <지구에 온 너에게>를 사서 보는데, 어째 그림체가 익숙하다 했더니, 집에 있는 책 <아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와 같은 작가였다. 

 <아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는 <엄마가 알을 낳았대!>보다는 덜 직접적으로, 아이의 탄생을 설명해주는 책이다. 그림도 귀엽고 괜찮은 책. 그러고 보니 수영대회 책보다는 둘다 나은 것 같아.. 

 <지구에 온 너에게>는 외계인이 지구에 온다는 상상으로 지구를 설명하는 편지를 쓴다는 내용인데, 그림이 멋지고 볼만하다. 하지만 스토리가 이어지는 게 아니라서 아이들이 막 좋아하진 않는다. 좀 더 큰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14. 김영진 그림책


  이런, 인기로 따지자면 백희나, 안녕달에 결코 뒤지지 않는 김영진 작가를 뒤늦게 떠올렸다. 워낙 낸 책이 많은 작가인데 내가 읽은 것은 아래 다섯 권 정도. 

 이 작가는 배경을 아주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 집안 풍경이나 거리 풍경등이 어떨 땐 사진같이 느껴질 정도이다.- 과 숨은그림찾기 하는 재미가 있도록 작은 동물 그림들을 숨겨놓는 것이 특징인 듯. 

 집에 있는 것은 <노래하는 볼돼지>,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 <아빠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인데 모두 아이들이 좋아한다.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는 워낙 유명한데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몇 권 구입해볼 예정. 























뭔가 더 있는 것 같은데 이 정도로 마쳐야겠다. 벌써 아이들 깨워야 할 시간이 되었다. 집에 있으니 매일 책을 스무 권은 낭독하는 듯. 낭독 실력 하나는 느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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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7-31 2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백희나 작가님 책이랑 김영진 작가님 책이 눈에 띄네요. 김영진 작가님 책은 진짜 넘넘넘넘넘 많이 읽었습니다.
작은 아이가 좋아해서요. 낭독의 시간 수고많으셨습니다, 독서괭님!!!

독서괭 2021-08-01 00:22   좋아요 1 | URL
ㅎㅎ 김영진작가님 책은 지금까지보다 앞으로 더 많이 읽게 되리라는 예감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단발머리님. 아이들 독서독립 할 때까지 열심히 낭독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