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불볕더위에 매미는 그 소리도 울울창창, 일생일대의 한철을 맹렬히 살아내고 있다.

한 달을 훌쩍 넘기고 포스팅이라니. 게으름의 극치를 보여준 것 같다. 소소한 사건사고가 있었고 즐겁고 행복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모두 마음에 남기고. 책읽기는 놓지 않았고 영화도 꾸준히 봤는데 한 번 정리할 기회를 봐야지.

 

 

 

 

2013년 7월 10일 녹음시작 총 7시간 소요 완료 (210쪽)

 

지난 주에 완료한 책이다. 세실님이 선물로 주신 고운 책.^^

편안하고 소소한 이야기들이라 함께하면 좋겠다 싶었다.

십대 시절, 나는 달에게 키티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키티에게 편지를 썼었다.

편지체 일기였다. 대학노트에 빽빽히 참 많은 이야기를 썼었지. 이 책을 읽으며

그 시절이 떠올랐다. 물론 이 책은 소설이고 나는 일기였지만.  그 노트들은 지금 다

어디고 가버렸을까?  나는 이제 누구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할까.

 

이 책에는 아기자기 깨알같은 삶의 이야기들이 마치 어디선가 들은 듯한 기시감과 함께

담겨있다. 신경숙의 다른 면이라 재미있게 읽힌다. 삶의 반전들, 사람을 보는 깊은 눈,

유머와 여유의 소중함.

"안~ 주면 가나봐라~ 그~칸다고 주나봐라~" 스물여섯 이야기 제목 중 하나다.^^

 

 

 

 

2012년 8월 녹음, 2013년 6월부터 1차편집 중, 오늘 완료예정

 

롤랑 바르트는 끝까지 읽은 책이 없다고 한다. 텍스트가 자신의 글쓰기 욕구를 자극했다는 말.

함성호의 이 책은 그런 자극을 자주 준다. 문장도 사유도 참 좋다. 아래 문장은 특히 힘이 되는 사유다. 지나온 길과 현재의 삶과 갈 길에 대한 '다시보기'를 주는 문장이기도 하고.

 

 

현대물리학의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 아버지를 살해한다고 해도 현재의 나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 세계는 단일한 우주가 아니라 또 하나의 우주, 즉 거울우주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내가 과거로 돌아간다는 것은 거울우주 속의 과거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과거의 아버지는 거울우주 속의 아버지인 것이다. 당연히 내가 과거로 돌아가 아버지를 살해하면 거울우주 속의 나는 죽는다. 달리 말하자면 나는 항상 하나가 아니라 둘이거나 여럿이라는 것이다.

 

프루스트는 갈림길에 서 있었던 어느 한 시절의 가지 않은 길을 노래했지만, 사실 우리가 가지 않은 길은 없다. 우리는 우리가 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길로 이미 우리의 그리움과 망설임의 또 다른 나를 가게 했다. '나'는 실은 단수로서의 '나'가 아니라 수많은 복수로서의 '나'가 모인 우리이다.

그 수많은 '나'들은, 잃어버리고 새로 나타나는 생의 수많은 갈림길에서 만나고 헤어진 '나'다. 우리가 타인과 만나 이야기 할 때, 그 타인은 어쩌면 우리가 가지 않은 길이라고 믿고 있던 그 길로 보낸, 또 다른 나일지도 모른다. 갈림길에서 우리는 선택하지 않는다. 우리가 가 보지 않은 길을 생각하듯이, 그 길에서 이 길을 가고 있는 나를 생각하고 있는 '나'가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가보지 않은 길은 없다. (145쪽)  

 

 

 

                                      

 

 오늘 녹음시작할 시집. 기대기대^^

그런데 문학동네시인선은 활자가 너무 작고 희미하다. ㅠㅠ

 

서문을 대신한 안도현 시인의 글 (시 '그 집 뒤뜰의 사과나무' 중 1연)

 

    적게 먹고 적게 싸는 딱정벌레의 사생활에 대하여

  불꽃 향기 나는 오래된 무덤의 입구인 별들에 대하여

 푸르게 얼어 있는 강물의 짱짱한 하초(下焦)에 대하여

    가창오리들이 떨어뜨린 그림자에 잠시 숨어들었던

                           기억에 대하여

 

 

갑자기 겨울하늘을 깰 듯이 날아오르는 가창오리떼들을 보러 가고 싶어진다. 아직은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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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8-07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무더위에, 겨울하늘을 깰 듯이 날아오르는 가창오리떼를 떠올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게 가창오리떼였는지는 모르지만 아주 추운 어느 날 겨울철새들이 날아오르는 곳을 찾아가서 보고 온 적이 있어요. 일사불란하게 동시에 한곳을 향해 가는 그들을 보고 있자니 잠깐 추위도 잊을만큼 마음이 경건해지던걸요.

함성호시인 (이렇게 불러도 되겠지요?)의 저 프루스트 관련 문장은, 새삼 저자를 다시 보게 만드네요. 우리가 프루스트라는 사람의 시를 빌어 가지않은 길에 대해서만 얘기할때 이 세상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게,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게 놀라와요.

부산은 바다가 가까와 좀 덜 할까요? 대전 기온이 35도. 선풍기에서도 더운 바람이 나와요. 더운 바람 내뿜으며 계속 돌아가고있는 선풍기까지 애처롭습니다.

프레이야 2013-08-08 10:37   좋아요 0 | URL
겨울철새를 떠올리는 것으로만도 좀 시원해지셨죠?^^
경건하고 장엄한 광경이기도 하구요.

함 시인은 자신의 직업을 물을 때 건축가와 시인 모두를 답한대요. 저는 철학자를 더 보태주고 싶어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회한을 저렇게 넘어설 수 있다니요.
이곳은 바다 가까이라 마음은 좀 더 시원한 것 같아요. 34도 정도. 일주일 정도 지나면 고비는 지나갈 것
같지요. 어제가 입추였더군요. 이름만 입추! ^^

oren 2013-08-08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아무리 연약한 자라도 북 치고 나팔 부는 데에 흥분하지 않는 자는 없다'고 하더라구요.
프레이야님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녹음되는 저 책과 시집들은 또 얼마나 더 아름답게 들릴지요?

* * *

나로서는 호라티우스와 카툴루스의 시구를, 한 예쁘고 젊은 인물의 입으로 그 풍부한 음성을 가지고 노래하는 것을 침착하게 듣고만 있을 정도로 내 마음이 충분히 강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제논이 목소리는 미인을 장식하는 꽃이라고 한 것은 옳은 말이다. 우리 프랑스 인이면 모두 알고 있는 한 사람이 자기가 지은 시를 낭독해 보이고 내게 깊은 감명을 주었는데, 그 시는 종이에 쓴 것을 음조로 들은 것과는 같지 않으며, 내 눈으로 읽어 보면 귀로 들은 바와는 반대로 판단했으리라고 내게 믿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 정도로 발음은 그 재간에 맡겨진 작품에 가치와 풍류를 즐긴다는 신용을 얻고 있다.

- 몽테뉴,『몽테뉴 수상록』中에서

프레이야 2013-08-08 10:14   좋아요 0 | URL
제 목소리로 제 귀에 공명되어 들리는 내용은 또 다르게 들려온답니다.
그저 스스로 보람있어요.^^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데 이런 일도 그런 종류인 것 같아요.
북치고 나팔불고.. 좋은 울림이 있는 공간에 '나'를 두는 지혜가 그래서 필요하겠다 싶어요.
인용해 주신 글귀 참으로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평소에도 목소리를 가다듬어서 내보낼 필요가 있겠어요. 반성하며^^

다크아이즈 2013-08-08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무더위에도 녹음하시는군요.
근데 거꾸로 생각하면 더운데 시원한 데서 녹음하는 것 만큼한 피서도 없으니 일석이조네요.
미리 녹음한 걸 필요할 때 편집해 쓰기도 하나 봐요.
어쨌거나 무리하지 말고 건강 챙겨가며 쉬엄쉬엄 하시어요.^^*

문동 시인선은 전체적으로 편집이 제 스타일은 아니어요.
표지는 트레이드마크처럼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은데 특히 프레님말씀처럼 글자가 작고 편집 스킬이 아쉬워요.
글자가 한 쪽으로 밀려 있는 듯한 느낌도 싫고...

프레이야 2013-08-08 10:36   좋아요 0 | URL
일석삼조, 아니 사조^^
필요할 때가 아니라 반드시 편집과정을 거치는데 1차는 제가 즉 녹음봉사자가 해요^^
수정작업이지요. 틀리게 읽은 부분, 소음제거, 문장 간 교열 등등..
2차는 편집봉사자가 하고 팀장이 마무리 하면서 음반의 전후 음악도 삽입하고 전체적 음량도 조절하고.
교정교열 몇번씩 보듯이 그런 셈이에요.

문동 시인선은 진짜 책장도 막 떨어지고 ㅎㅎ 글자 진짜 희미하고 어딘가 민민한 편집 ㅠ

드림모노로그 2013-08-08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 제가 로그인을 하게 만드시네요 ㅋㅋ
더운데 건강히 잘 지내시는지요,
프레이야님의 목소리로 녹음된 안도현의 시가 무척 궁금합니다.
아침으로는 선선하여 그런지 안도현의 아침편지 (갑자기 제목이 기억이 안나네요 ㅎㅎ)
안개자욱한 느낌의 바다풍경에 실린 시들에 마음이 머물더군요 ㅎㅎ
너무 오랜만에 들렸더니
아름다운 시와 수필들이 많아 눈이 호강하는 중입니다
늘 그렇듯 좋은 글 뵐수 있어 감사드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프레이야 2013-08-10 10:03   좋아요 0 | URL
'북항'은 반쯤 읽었는데 좋으네요. 몇몇 특히나 마음에 들어오는 시가 있구요.
드림님, 사람을 안다는 게 얼마나 지난한 길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의 강물이 흘러야 무언가에 조금은 닿는가 봅니다.
올여름 더위가 정상에서 찌르르하네요. 건강히 보내시기 바랍니다^^
아침편지, 찾아볼게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yamoo 2013-08-08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녹음도 하시는군요!
한번도 녹음할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데...7시간이나!! 대단하셔요~

그나저나 영화를 많이 보셨다니, 리뷰가 많이 기대됩니다. 얼른 올려주셔요~~^^

프레이야 2013-08-10 10:05   좋아요 0 | URL
7시간 내리달아서는 아니구요. 이어서 또 하고 그런 방식이에요.

영화 페이퍼를 신나게 쓰던 때가 있었는데 안 쓰고 넘어가니 자꾸 안 쓰게 되네요.
쓰고 다시 느끼고 나누는 방식으로 괜찮은데 말에요. ^^
쓰면 달려와 공감해 주시는 거죠?^^

yamoo 2013-08-14 14:02   좋아요 0 | URL
그럼요!ㅎ 프레이야님의 영화리뷰는 정말 사람을 끄는 뭔가가 있습니다. 얼릉 올려주세욤~^^

순오기 2013-08-09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갈하고 단아한 모습으로 녹음할 프레이야님 모습을 그려봐요~~ ^^
아래글에 어머니 말씀에 내목소리도 보태요.ㅋㅋ
우리도 님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책이야기에 빠져들고 싶다는...
결과는 다르지만, 롤랑 바르트는 끝까지 읽은 책이 없다는 말에도 위로받아요.^^

프레이야 2013-08-10 10:07   좋아요 0 | URL
저도 끝까지 읽지 않은 책이 있는데 언니처럼 '결과는 다르지만'요 ㅎㅎㅎ
오늘도 무지하게 덥지요? 자유부인으로 승승장구 에너지 빵빵하게 더위랑 함께하시길요^^
보람된 일 하시는 순오기언니 화이팅~~ 날려보냅니다.

2013-08-09 0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10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3-08-10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에게 읽으면서 낭독글로 좋겠다 생각했지요^^
헬로우 키티~~~~ 하셨을까? ㅎㅎ

프레이야 2013-08-10 19:21   좋아요 0 | URL
그쵸? 편안하게 호흡하며 읽었어요. 대화체가 자주 있어서 마치 정말 이야기 들려주듯이 그렇게ㅎㅎ 마지막편인가 할머니들의 유머에선 갱상도 말로 학실히ㅋㅋ 녹음하면서도 재미있었어요.
그시절 저의 키티는 매일 안녕 키티, 라고 불렸죠. 당시 안네의일기,를 읽기 전이었는데 나중 알게되었죠. 안네도 키티에게 말걸기로 일기를 기록했다는 걸요. 근데 중학생 딸이 들은 엄마의 한마디에 그 키티는 제 사라졌어요ㅜㅜ 안타까운 순간이었죠. 사람의 한마디말이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는 사실을 당시 젊었던 엄마는 몰랐나봐요. 자식은 엄마에게서 어떠한 비평을 듣고자한 게 아니라는 사실도 말에요ㅠ 붙볕더위에 건강히 지내고 계시죠 ^^ 전 친구랑 옷 몇가지 득템하고 왔어요.ㅋ 더우니 실내에 사람들이 바글바글ᆢ

2013-08-10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10 1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목련 2013-08-13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도현 시인의 절필 소식을 듣고 저도 꺼내든 시집인데, 반가워라!!
이 여름 잘 지내고 계신가요? 여름다운 날들이지만 넘 더워요..

프레이야 2013-08-14 07:56   좋아요 0 | URL
아! 그랬군요!! 여름답게 쨍쨍한 하루 시작입니다^^

프레이야 2013-08-14 0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안도현 시인이 절필을요?ㅠ 전 몰랐네요. 북항,은 절필 전 마지막 시집이 되겠군요. 더워도 너무 더운 날들^^ 전 웬일인지 잠을 못 이루고 밤을 꼬박 ㅠ 창밖이 희끄무레해요. 여름 잘 나시길 바랍니다~~

자목련 2013-08-14 06:21   좋아요 0 | URL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가지로, 알고 있어요. 아, 그 시각에 깨어 있고 싶어요.

2013-08-15 06: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실비 2013-08-18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프레이야님 ^^
이 쨍쨍하고 더운날에 열심히 녹음 하시는군요 +_+
저기 달에게는 책에 자꾸 눈이 가네요 +_+
더운데 시원한 커피한잔도 하시구요. 밤에 말고 낮에.. ㅎㅎ

프레이야 2013-08-18 08:51   좋아요 0 | URL
실비님, 우리 인연도 참 오래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 게 마음 짠하니 울컥하네요. 실비님이 주신 화분은 제가 잘 키워내질 못했어요. 그래도 버리진 않았답니다. ㅎㅎ 제가 식물을 잘 못키우거든요. 다른 것도 제대로 잘 못하지만요. 문득 생각이 나네요. 무더운 날들, 힘내시고 쉬어가며 잘지내세요. 요즘은 냉커피가 땡겨요.ㅎㅎ

비로그인 2013-08-18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이 아니셨으면 함성호님의 책은 모른 채 지나갔을 것 같아요.. ㅠㅠ
바로 주문 넣었습니다.. 정말 글이 너무 좋습니다..

더위에 어찌 지내시는지요... ^^
부산은 이제 한 고비 넘겼을 즈음 아닌가 싶긴한데... ~~

프레이야 2013-08-19 09:39   좋아요 0 | URL
이름도 싱그러운 새벽숲길님, 무더위에 잘 지내시죠? ^^
부산은 그나마 바닷바람이 있어 시원할 것 같지만 올여름은 정말 연일 불볕이네요.
오늘은 밤바다 차가운 물에 발이라도 담그고 와야겠어요.
함성호님의 글은 참 좋더군요. 다른 책들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공부할 걸 미루고 읽어야될 책 생각하고 있는 청개구리에요, 제가^^
 

올해도 절반이 훌쩍 지나가고 나머지 절반의 시작이 또 나흘째, 지금은 해거름이다.

점자도서관에서 발행되는 소식지 '점자나라'에 실릴 봉사자 글을 부탁 받고 유월 말까지 보내주기로 해놓고선

완전히 깜박해버렸다. 방금 음성지원실의 착한 샘이 전화 와서 앗차 했다. 자기도 깜박하고 중간에 확인 한 번 해드린다는

걸 잊었다면서, 행정실에서 전화 와서 알았다며 오히려 미안해 한다. 친절한 마음과 선하고 깍듯하고 나긋한 목소리에

마음이 몽글몽글 보송보송해진다. 내일 퇴근 전까지 보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책과 영화와 와인이 있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지만 뭐니뭐니 해도 행복을 주는 건 사람,

사람의 마음과 사랑이라는 걸 좋은 사람의 목소리로 오늘아침을 시작하면서 느꼈고 다시 한번 느낀다.

아침에 이번 기말고사 두 과목 말아먹었다고 기죽은 '척'하며 나가는 작은딸한테 웃으며 격려하고 비올지 모르니

접이우산 쥐어서 보내길 잘했다. 학교 가는 길에 빗줄기가 내리더란다. 그래도 반에서 일등이더라며 시크하게 말하네.

김치볶음밥 해서 먹이고 어학당 보냈다. 보냈다기보다 스스로 잘 간다. 좋아하는 선생님과 좋아하는 영역이니 어련히...

책이며 영화며 공연이며 일상이며 사람이며 밀린 스치는 단상과 감흥, 하고픈 이야기들이 엄청 많은데 흘러가고 잊혀지고,

자연스럽게 남을 건 남아있고... 나쁘지 않다. 말(표현)은 왜곡을 낳고 오해도 부르니 때로는 속으로 부르는 노래도

괜찮지 싶다. 

 

유월부터는 전자책까지 더해, 동시에 4권의 책을 보는 셈이다. 점자도서관에서 녹음하는 책과 1차 편집하며 재독하는 책,

집에서 보는 종이책과 수시로 보는 전자책. 종이책과 전자책, 어느 것이 더 좋은가를 묻는 건 무의미한 것 같고

나름대로 장단점과 효용이 있는 것 같다. 늘어나는 종이책으로 부족한 공간에 답답함이 책높이 만큼이나 높아지니

대거 정리도 좀 할 생각이다. 전자책은 공간활용 면에서 미덕이 있고 밝지 않은 공간에서 볼 때도 무리가 없다.

가방 안에 책 두세 권이면 차지하는 자리도 만만치 않고 어깨에 가중되는 무게를 생각해도 전자책은 착하다. 

종이책의 질감과 냄새 같은 건 바랄 수 없고 연필로 손수 긋는 밑줄이나 메모는 할 수 없어도 나름대로

하이라이트 기능(형광펜처럼)과 메모, 검색, 책갈피 기능도 갖추고 있어서 영리하다. 전자책으로 본 도서들은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자. 지금은 카사노바 자서전 <불멸의 유혹>을 읽는 중.

 

녹음도서도 종이책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필요한 분들에게 나름의 비슷한 기능을 한다.

눈을 감고 들으면 더 잘 들린다는 점, 눈으로 볼 때보다 오히려 더 집중력이 요구된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까.

요즘 눈이 침침해지다보니 시각이 어쩌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감각 중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하는 얄궂은 생각도 해본다.

다른 감각인들 중요하지 않은 게 없겠지만 말이다. 내가 시력이 없어진다면 책을 보고 싶은대로 보지 못할 것이고

남을 위해 읽어줄 수도 없지 않나. 생각하면 아찔한, 그래서 가진 게 많다는 생각에 잠시 마음의 무릎을 꿇게 된다.

 

그래도 종이책이 있으니 전자책도 오디오책도 나올 수 있다. 종이책 특유의 질감과 부피감, 냄새, 활자의 친밀감 같은 건

다른 책으로는 느낄 수 없는 것이니 역시 나의 종이책 사랑은 변하지 않을 듯. 단지 집착과 욕심과 허영은 금물이다.

 

 

 

지상의 노래 / 이승우 / 민음사 (365쪽)

2013년 5월 8일 녹음시작, 6월 26일 완료, 20시간 소요

 

 

철학적, 미학적 문장과 여러 겹의 스토리가 하나로 모아지는 곳이 천산 수도원이다.

그곳에서 발견된 벽서를 따라 우리 현대사와 개인의 역사가 섞이고, 운명과 현실의 가학성,

그런 현실을 넘어선 말씀 너머의 힘, 즉 말씀의 무능력함에서 벋어나오는 능력에 대해 말한다.

세상은 희망도 낙관도 할 게 못되는,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는 죽음도 영생이 되는,

그 기구하고도 비극적인 인물들의 이야기가 단정하고 철학적인 문장들 속에서

아름다운 활자의 벽서를 새기듯 펼쳐진다.

 

결말은 비감한 문장으로 이렇게 맺는다.

 

 

 

차동연의 마지막 문장은 다음과 같았다. "세상의 권력은 그들의 구별된 공간인 천산을 침범하고 파괴하여 카타콤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들은 침범하고 파괴하는 권력이 행사되는 이 세상이야말로 카타콤에 다름 아님을 그들의 구별된 삶과 특별한 죽음으로 증거했다." 그들은 세상으로부터 부정되었지만, 그전에 세상은 그들에 의해 부정되었다. 세상은 그들을 버렸지만, 그전에 그들은 세상을 버렸다. 어떤 의미에서는 버려지는 것이 그들이 세상을 버리는 방법이었다.

세상은 더 이상 그들의 믿음과 소망을 간섭하지 않았다. (p346)

 

 

 

 

당신을 위해 지은 집 / 함성호 / 마음의숲 (283쪽)

2012년 8월 29일 녹음시작 12시간 소요 완료,

2013년 6월 12일 1차편집 시작, 7월 3일 83쪽까지 완료 

 

 

작년 여름 지인의 책 발간을 도우며 이 책처럼 만들고 싶었었다. 수수한 흑백 사진과

군더더기 없는 편집, 그리고 표지가 좋아보였다. 시인 건축가 함성호의 산문 읽기를

다시 하니 다른 말 필요없이 그냥 '참 좋다.' 이 사람, 세상을 보는 눈이 참 맑고 밝고

반듯하면서도 틀에 매이지 않는다.

 

우리의 독특한 지리관을 말하며, 솟대를 바라보는 함 시인의 눈은 또 어떤가!

 

 

 

 

솟대는 둥지로 돌아온다는 깃듦 외에 다른 정신적 존재가 깃든다는 의미도 아울러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솟대에 깃들어 있는 정신은 어떤 초월적 존재일 수도 있고, 정신적 귀향처의 의미일 수도 있다.

언제나 돌아가서 품에 안길 수 있는 곳. 솟대는 잎 무성한 세계수의 골격이다. 세 마리 새에게 깃들어 있는 세계의 영혼. 그것은 잉태의 이미지이고, 살아있는 몸이다. 우리가 어떻게 영역 없이도 장소의 갈피를 잡는지, 나는 이렇게밖에 이야기하지 못한다.

"그 누구도 끝까지, 인간 내면의 북쪽 극단까지, 이해 가능한 혹은 상상 가능한 최후의 지점까지, 장벽에 부딪힐 때까지

가지 않는다. 나는 무한정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있는 나를 본다. " 라고 말한 사람은 폴 발레리이다.

그 북쪽, 북쪽을 향해 기러기가 가을 하늘을 이고 날아간다. 안국동에서 만나자. 끄덕거리며. (p80-81)

 

 

 

 

 

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 / 서정홍 시집 / 보리 (155쪽)

2013년 7월 3일 녹음 시작, 2시간 소요 128쪽까지 완료

 

 

어제 시작했는데, 시집은 보통 세시간이면 되니 다음주에 가서 다 읽을 듯.

 

'사람은 모름지기 자연 속에서 자연을 따라 자연의 한 부분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이란 걸 깨닫고 농부가 되었습니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글을 써야 세상이

참되게 바뀐다고 믿으며 글쓰기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책날개에 소개된 약력, 중에서.

 

 

 

 

 

이 시집에 실린 생무 맛을 닮은 소박하고 아릿한 시와 농부시인의 깨끗한 영혼을 더욱 밝혀주는 몫을 사진이 하는데,

월간 <전원생활>의 사진기자 최수연 님의 흑백사진이 그것이다. 생명의 근원에 대한 고민을 사진에 담아내고자 하는

그의 사진은 하나같이 화장기 전혀 없는 시골 아낙과 주름이 자글자글한 시골 노인들의 얼굴과 손등, 굽은 등을 닮아 있다.

지긋이 바라보노라면 흑백의 수수하고 맑은 정수에 젖어 마음이 푸근하고 넉넉해진다. 시인이 두둔하고 있는 고단한

농부의 삶과 후덕한 인심, 목숨 있는 것들에 대한 무한애정, 걸쭉한 입담과 경상도 사투리에 울다 웃다 재미있기도 하고. ^^  

유유상종! 지리산 박남준 시인이 '열무김치와 풋고추와 된장, 가지나물 반찬 밥상 앞에 앉아 기도 드리며

'추천하는 말'을 곁들였다. "겸손하고 순정하여라 그대의 밥상이여"

 

 

 

 

밥 문나

 

 외할머니는 밥만 먹으면,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도

다 헤쳐 나갈 수 있다고 하셨다. 이 세상에서 밥이 최고였다.

 

 

 

어릴 때부터 쉰 살이 넘도록

굶기를 밥 먹듯이 했다는 외할머니가

갑자기 쓰러져

밤새도록 똑같은 잠꼬대를 하셨다.

 

"밥 문나?"

 

외할머니는 무엇이 그리 바쁘신지

해가 뜨기도 전에 돌아가셨다.

돌아가시면서

내 손을 잡고 딱 한마디 하셨다.

 

"밥 문나?"

 

 

 

 

 

자격증

 

 

  도서관에 가서 '아무리 바빠도 부모 노릇은 해야지요'

라는 주제로 강의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교육 담당자

한테서 전화가 왔다. 국가에서 인정하는 강사 자격증

을 복사해서 보내 달란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자격증이 없었다. 그래서 국가

에서 인정하는 거라곤 '운전면허증'밖에 없다고 했다.

교육 담당자는 웃으면서 그건 안 된다고 했다. 그렇다

면 국가에서 인정하는 '농지원부'가 있는데 보내 드리

겠다고 했다. 농지원부가 뭐냐고 묻기에 '삼백 평 이상

농사지으면 국가에서 농부임을 인정하는 자격증'이라

고 말했다. 그것도 안 된다고 했다. 

 

  흔한 이야기지만 자연만큼 위대한 스승은 없다고 한

다. 농부는 자연 속에 살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강사

자격이 있지 않느냐고 내가 힘주어 말했다. 교육 담당

자는 그제야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다.

 

  농부, 내게도 국가에서 인정하는 자격증이 하나 있다.

 

 

 

 

- 서정홍 시집 <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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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3-07-04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묵나 시를 보니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생각나네요.어릴적에 여름에 외가집에가 가면 시원한 콩국수를 해주시던 할머니의 정이 새삼 다시 생각나네요.

프레이야 2013-07-05 10:22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도 외할머니의 기억이 애틋하군요.
저도 그렇답니다. 이십 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제가 사춘기 시절 또 그 이후에도 늘 아랫목 같이
웅숭 깊은 분이셨어요. 카스피님의 콩국수가 저는 빡빡하게 끓인 된장찌개와 하얀 밥이요.^^

라로 2013-07-04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어쩌면 그렇게 공부를 다 잘해요???? 해주는 거 하나도 없다며????? 부러워 하면 안돼!!! 그냥 맘을 내려놔야지~~~~~~~~ㅎㅎㅎㅎㅎ
책과 영화와 와인,,,,프야님께 정말 잘 어울리는 거야요,,,자기가 좋아하는 걸 잘 찾는 것도 능력!!
나와 인연이 깊은 책 두 권이 보여 더 반갑네요~~~.^^

프레이야 2013-07-05 10:36   좋아요 0 | URL
해주는 거 진짜 없어요.^^ 공부 잘 하는 것보다 더더 중요한 것들이 살아가면서 드러나지요.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니. ㅎㅎ 우리 아이들은 모두 행복을 가꾸며 잘 살게 될 거에요^^
좋아하는 것만 하고 싫어하는 건 안 하고 살면 좋겠어요. 그렇게 살고 있는 편이긴 하지만..ㅋ
함시인의 책은 다시 읽어도 문장이 참 좋군요.
지상의노래는 심오한 내용의 문장들이 많아요.
책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벗이 있어 얼마나 좋은지^^

hnine 2013-07-05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농사짓는 시인 서정홍 님은 동시도 많이 쓰셨지요. 제가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분이어요. '자격증'이라는 글도 참 멋지군요.
제 시댁이 경상도라서, 실제로는 경상도에서 살아본 적도 없으면서 남편은 가끔 경상도 사투리로 인삿말을 건네는데 그게 바로 저말 "밥 문나?" 랍니다. 그럼 저도 "무엇다~ (먹었다)" 라고 대답하지요 ^^
함성호 님은 전공인 건축보다 어쩌면 글쓰는 일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프레이야님은, 어쩌면 제가 상상하는 것 보다도 더 많이 따뜻한 분 아닐까 생각이 들고요 ^^

프레이야 2013-07-05 10:30   좋아요 0 | URL
나인님의 애정어린 페이퍼에서 만난 적 있지요. 저는 서정홍 님의 시집 이번이 처음이랍니다.
밥 문나? 무따! ㅎㅎㅎ 무뚝뚝하면서도 정겨운 말투지요. 아주 친밀한 사이 아니면 하기 어려운...
함 시인의 산문 참 좋더군요. 쉐프 박찬일과도 친분이 두터운 듯. 이 책에 박찬일의 시가 몇 인용되는데
역시 그분의 시도 마음에 들었어요. 박찬일의 어느 책에서도 함 시인이 언급되었던 적이 있는 것 같은데요.
기억이 가물가물 ㅠ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러면서도 이해가 잘 되는 사람들끼리 인연이 되는 건가 봐요.

세실 2013-07-05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 잘하는 두 딸이라니.....프야님이 부러운 2인 (1인은 시아님 ㅎ)
요즘 제가 과연 책을 좋아하는지도 의문..... 읽다가 포기하는 책만 그득합니다.
다행히 올해 처음하는 도서관북페스티벌 기획하는건 재미있어요^^ 요즘 출근하는게 다시 즐거워졌어요. ㅎㅎ
밥 문나.....ㅠㅠ 엄마, 할머니 늘 하시는 말씀이었죠.
자격증도 참 재미있네요. 그나저나 그 담당자 융통성 없기는.....ㅋㅋ

프레이야 2013-07-05 10:34   좋아요 0 | URL
모야요, 그럴 정도 아니에요. 간섭 안 하고 안 돌봐주니 알아서 하는 거죠.
책도 시절인연이 맞아야 공감이 되는 것 같더라구요. 읽다가 포기한 책은 나중에 어느 순간 펼치면
눈에 확 들어오는 경우도 있던데요. 세실님 다시 일이 즐거워지셨다니 기뻐요.
더더 좋은 길이 열릴 거에요. 초긍정마인드 세실님이니^^

어른들은 꼭 그러시죠. 밥 문나?? 이거 무봐라. ㅎㅎ 엄마랑 할머니, 경상도 분이세요?
농부자격증! 전 운전면허증 한 가지 ㅋ
그러게.. 세실님이라면 융통성 있게 대처했을텐데 말에요.ㅎㅎ

다락방 2013-07-05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소같으면 벌써 잠들었을 시간이에요, 저는. 자정이 넘은 지금이요. 그런데 내일은 연차를 내서 늦잠을 자도 되고, 마침 빗소리가 들리지 뭐에요. 아까 스마트폰으로 이 글을 읽고 빗소리에 잘 어울리는 한 편의 에세이라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와인을 언급하시니, 빗소리가 들리는 이 밤, 와인을 한 잔 따라가지고 컴앞에 앉을까 아주 많이 갈등했어요. 아니면 맥주라도..그러나 꾹 참아보려고 해요.

지금쯤 주무시겠죠, 프레이야님. 이 글 쓸 때의 좋은 기분을 그대로 유지하신채로 잠드시길 바랄게요. 그렇게 따뜻한 꿈까지요.
:)

프레이야 2013-07-05 10:48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오늘 연차로 쉬시는 거에요? 늦잠도 주무시고 뭔가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래요.
저는 어제도 아주 늦게 잠들었어요. 새벽 2시는 예사로 넘기고 3시 가까워서요.
밤잠을 잘 안 자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그 시간에 자는 게 아까운 거 있죠?
고쳐야될 습관 같아요.
저의 좋은 기분과 따뜻한 꿈을 바라주셔서 참 행복해요.
마음을 잘 조련해야 할 것 같아요. 파이이야기,의 그 호랑이 조련하듯이.^^

다크아이즈 2013-07-05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님 원기회복하셨군요
역시 알라딘을 접수할 때의 프레님이 더 멋져요
따님 방임한다고 만날 겸손해하시는데 이 정도면 앞이 보여요
전 아들 관리해서 실패한 케이스 ㅠ
두따님의 영특하고 섬세하고 따스한 면은 프레님 닮아서가 분명해요^^*

밥문나 자격증 두 시 격하게 공감이요
공조직에서는 근거, 특히 공인된 자격증 이런거 넘 조아해여
그거 없을수록 괜찮은 강사 같은데 뭐든 근거를 남겨야 하니 ㅡ
프레님 비가와요 후텁지근해도 창문 열어야하는 이 계절엔 비가 좋습니다
먼지 덜 날리니 ㅋ
좋은 아침 맞이하시어요^^

프레이야 2013-07-05 10:54   좋아요 0 | URL
이궁 언니, ㅎㅎ 암튼 딸들이 저보다 훨씬 야무지고 착하고 단단한 것 같아요.
작은애는 국제고에 가겠다고 방학 때 학교에서 하는 자기주도학습 신청하고 왔다네요.
그냥 하루 세시간 자습하고 오는 건데, 아침에 늦잠이나 자는 것보다 낫지요.
저랑 상의도 없고 저는 그런 프로그램 있는 줄도 모르고.. 알아서 합니다.ㅎㅎ
국제고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전형 이름이 바뀌었거든요. 진학할 때 좀 도움이 될 것 같다네요.ㅋ

자격증 남발의 시대이기도 해요. 공인된 학력이나 자격 없이 더 괜찮은 경우도 많지요.
뭐든 증명하길 바라니, 요식이니 어쩔 수 없겠지요.
여긴 오늘 비가 그쳤어요. 어젠 하루종일 이방 저방 제습기를 돌렸어요. 물이 물받이통 한가득.
이런 날, 나쁘지 않아요. 좋지요. 멜랑콜리~~를 즐기며^^

2013-07-06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08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07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08 1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3-07-07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밥 문나 시를 보는데 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아직도 그립고 보고싶은 할머니에요.^^
항상 건강하세요~*^^*

프레이야 2013-07-08 12:31   좋아요 0 | URL
후애님도 건강 잘 돌보세요^^

페크pek0501 2013-07-09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 님은 책과 영화와 와인이 있어 행복하다고 느끼시는 분이군요. ㅋ
저는 와인을 즐길 경지에는 가지 못했어요. 앞으론 친해져 볼까, 하고 있어요.
대학생 딸이 맛있는 와인을 사 오겠대요. 같이 마시자는 거지요.ㅋ

개츠비처럼 영화와 책을 함께 볼 수 있는 그런 소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때의 영상이 떠올라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하네요.
밥 문나, 자격증... 님 덕분에 좋은 시 읽고 갑니다.

늘 행복하시길... 오랜만의 글, 반가워요.^()^

프레이야 2013-07-12 23:35   좋아요 0 | URL
페크님 대학생 딸이랑 와인 한 잔 하시고 기분 좋으셨겠어요.
살가운 딸이네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개츠비 좋았어요.^^ 다시 또 한 번 보고 싶네요.
소설은 문학동네 것으로 다시 읽으려고 선물 받은 책 눈길만 주고 있어요.
더운 날, 지치지 말고 잘 지내세요^^

네꼬 2013-07-23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여튼 참 착하고 부지런하신 프레이야님. 와서 혼자 놀다 가요.

프레이야 2013-07-31 22:32   좋아요 0 | URL
네꼬님, 제가 너무 늦었지요.^^
벌써 내일이면 8월이 시작되네요. 더위에 지치지 말고 즐거운 여름 보내세요^^

희망찬샘 2013-08-03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 문나~ 눈물 나는 시네요.
갑자기 <청년노동자 전태일>의 한 대목도 생각나고. 배가 고프다~ 하던 그 장면.
서정홍님 시집을 사야겠다는 생각.
기죽은 '척' 하는 작은 딸! ㅎㅎ~
프레이야님, 잘 지내고 계시지요?
더위가 우리를 힘들게 할지라도 늘상 스마일^^ 하시는 프레이야님 따라 저도 스마일~~~

프레이야 2013-08-06 09:51   좋아요 0 | URL
방학이라 좀 쉬시나요?
살면서 밥이 눈물나게 하는 때가 종종 있더군요.
뜨거운 복국 한 그릇 앞에서 뚝배기에 눈물 떨군 적도 있구요.
작은딸이 큰딸보다 여우라 '척'과 '무대뽀'를 번갈아가며 잘해요.ㅎㅎ
무덥지만 웃으며 시원하게 보내요 우리^^

순오기 2013-08-04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남편 인천으로 보내고 혼자 밥 묵었어요.
앞으로도 주욱 혼자 밥을 먹어야겠지만...

건강 잘 챙기고 가을에 만나요~

프레이야 2013-08-06 09:51   좋아요 0 | URL
근데 인천으로는 왜 가신거에요?? 자세한 얘길 못 물어봤네요.
더운날씨에 건강 잘 돌보며 쉬엄쉬엄 일하세요, 언니^^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 세기의 눈 현대 예술의 거장
피에르 아술린 지음, 정재곤 옮김 / 을유문화사 / 2006년 6월
구판절판


어조는 중요하다. 과거에 각인된 기록인 만큼 당시의 생생한 색채와 정황, 실루엣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영혼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악수할 때 손의 악력을 통하여 상대의 피부를 위시해 내밀한 기억을 간직하게 마련이다. 어조나 악력은, 스스로 털어놓는 고백보다도 그 사람에 대해서 많은 것을 말해준다. 카르티에 브레송은 악수할 때 상대의 손을 단단히 거머쥐는 특이한 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그의 캐릭터 전체를 전해오는 듯도 하고 섬세하게 말을 건네오는 듯도 하다. 마치 입술 끝으로, 그도 모르는 자기 자신의 교육 정도를 속삭이며 드러내듯이 말이다.-28쪽

"그와 나의 주제가 똑같고, 이미 앞선 시대 사람들이 세상 모든 것에 대해서 할 말을 모두 했다는 사실은 얼마나 놀랍고도 다행스런 일인가. 중요한 것은 계란들을 어떤 방식으로 배열하느냐이다......"-46쪽

독서는 앙리가 청소년 시절부터 평생토록 유지해온 유일한 습관이다. 그는 독서란 교양인의 생활태도로 간주되는 대화와 결합해서 예술의 반열에 드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위 개인적 사유 따위에는 불신을 품는다. 겸손하기 이를 데 없는 앙리의 마음가짐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바로,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신념이다.-51쪽

"우선 수단을 찾아내야 해. 예술작품이란 수단을 모색하는 중에 태어나게 마련이지. 예술가란 자기가 저지른 죄를 낱낱이 털어놓는 회개자가 아니야. 목표를 향해 똑바로 나아가는 생산자이지. 이를테면 직업인이야. 소설도 그냥 써지지는 않고, 옷본에 맞춰서 오리고 짜 맞춰야 만들어지는 법이야. 그 안에 자기를 집어 넣을 수 있다면 더더욱 좋지만, 어쨌든 뭔가를 만드는 방법을 배워야 해. 예컨대 상황이란 무엇이고, 또 어떻게 상황을 이끌어나갈 것이며, 어떤 결말로 끝을 맺을 것인가를 배워야 해. 대체 누가 말을 하는가? 또 왜 말을 하는가? 말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 또 어디로 가는가? 어째서?-60쪽

"이봐, 앙리, 저 언덕 너머로 바다가 펼쳐진다고 상상해봐....."
아무 뜻 없는 말일 수도 있지만,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던 이에게는 세상을 달리 보게 하는 힘을 줄 수도 있는 말이었다. 카르티에 브레송은 대위 출신 아버지를 둔 친구의 이 한 마디 말을 평생토록 잊지 못한다(상상도 하기 힘든 고통의 순간에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행운이다). 이 말을 들은 카르티에 브레송은 자기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바로 지평선 너머를 쳐다보는 일이었다.-221쪽

오이겐 헤리겔이 쓴 '활쏘기의 선'...
카르티에 브레송은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사진술을 그저 사냥꾼이 가질 법한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생각했었다. 궁수의 동요, 쉽게 이완하는 요령, 정확한 사격...... 호흡법, 응시법, 혹은 대상에 빨려드는 그 어떤 방식이건 간에, 집중력만으로는 영혼에 내적 갑옷을 입히기 어려웠다. 반면에 선의 가르침에 따라 순간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다면, 사토리(satori), 즉 통상적 자아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모든 길이 열리는 듯이 보였다. 기다리는 법을 터득함으로써 시간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졌고, 또 오이겐 헤리겔이 스승과 제자 사이의 대화편에서 설파하듯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231쪽

초상사진작가는 자기가 하는 작업이 죽음과 연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초상사진은 이내 사라질 운명인, 하나뿐인 순간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시간과의 사투인 셈이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이런 사실을 깨닫는다는 것은, 인간조건이 본질적으로 덧없고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의식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초상사진은 모든 사진들 가운데 시간의 제약이 가장 덜한 편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카르티에 브레송은 특정한 상황에서의 특정 맥락을 갖추고 있는 르포사진에는 정확한 날짜를 기입하는 데 반해, 초상사진의 경우는 날짜를 적지 않는다. 적더라도 재미삼아 적을 따름이다.-260쪽

카르티에 브레송에게도 무척이나 중요한 의미를 가진 두 달간의 뉴욕 현대미술관 전시가 끝나가던 1947년 4월, 친구인 카파가 그에게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충고를 해주었다.
"사람들이 자네한테 던져주는 미끼를 조심하게나. 기분은 좋을는지 모르지만, 일단 사람들이 딱지를 붙이고 나면 자네 몸에 착 달라붙어 나중에 떼어내기 힘들거든. 어쩌면 자네 등에 초현실주의풍 사진작가란 딱지가 좀 붙어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 그럼 끝장일세. 자네는 계속 그런 식으로 밀고 나가야 할 테고 타성에 젖게 될 테니까. 자네 길을 가게나. 오로지 포토저널리스트란 딱지만 자네 가슴에 품고서. 그러면 세상 어딜 가도 홀가분하게 자네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을 걸세."-267쪽

"르포르타주란 문제를 표현하고 사건이나 인상을 고정할 목적으로 머리와 눈, 그리고 마음이 동시에 점진적으로 활동함으로써 이루어진다. [.....] 나에게 사진이란, 일 초도 안 되는 찰나에 대상의 의미와 또 이 대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형태들의 엄정한 조직을 동시에 인정하는 행위를 뜻한다.[......] 주제란 사실들을 그저 집적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사실들 그 자체는 아무런 중요성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사실들 중에서 선택하는 일이고, 사실의 진면목을 심오한 현실과의 연관성 속에서 포착하는 일이다. 사진에서는 아주 작은 대상도 커다란 주제가 될 수 있고, 사소한 인간적 디테일도 라이트모티프가 될 수 있다....."-325쪽

카르티에 브레송은 인물 초상사진 분야에서 '운이 좋다'고 잘못 알려져 있다. 잘못 알려졌다고 하는 까닭은, 사람들이 너무도 쉽게 '운'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너무도 많은 우연의 일치가 존재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매순간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귀를 열어놓고 손에는 항시 라이카를 쥐고 있노라면, 때론 운명이 포착되는 순간을 맞이하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대를 호흡하고, 순간의 진면목을 제대로 읽을 줄 아는 유연성을 갖추고, 인내심을 잃지 않은 채 기다리다 보면 굳이 찾으려 하지 않아도 결정적 순간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한데 카르티에 브레송은 이 모든 자질을 가장 잘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순간에 한 데 집중시킬 줄도 아는 인물이다.-337쪽

카르티에 브레송은 인물사진을 찍기 전에 이미 당사자와 일종의 양해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작업에 돌입한다....... 사진작가는 이미 사전에 인물을 알고 있어야 하고, 잠시 그와 함게 있어보가, 그의 세계를 탐험해보고, 그의 작품을 연구하고, 그의 세계를 호흡하고, 그의 내면세계를 꿰뚫어보아야 한다. 그에 관한 모든 것들을 자기 것으로 하되, 이 모든 것이 사진작가의 본능이나 심지어 무의식에도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이런 사전 작업이 끝나면 사진작가는 인물이 눈치 채지 못하면서 50밀리 렌즈가 닿는 적당한 거리를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연스레 그 주변을 맴돌아야 한다. 특히, 인물에게 포즈를 취하도록 하는 것은 금물이다. 대개 사진작가가 인물의 첫인상으로 포착한 표정이면 정확하다.-340쪽

애초에 시선이 있었다. 그래서 카르티에 브레송에게는 그가 느끼는 시각적 감동을 어떤 식으로 표현을 하든 간에, 대상과 인물들을 바라보는 시선의 수준만이 중요할 따름이다. 카르티에 브레송은 처음 데생으로 시작했다가 곧이어 그림을 그렸고, 그런 다음 사진과 다큐멘터리 영화를 거치고 나서 또 다시 데생으로 돌아왔다. 이는 단절이 아니라, 그야말로 일관성이 있는 여정이다. 여러 단계를 순차적으로 밟았다기보다, 오로지 하나의 세계만을 견지하는 셈이라 할 수 있다. 크레용이며 붓, 카메라는 그저 도구일 따름이다. 이를테면 활을 쏘기 위한 다양한 줄일 따름이다. 시선을 지배하는 영혼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387쪽

카르티에 브레송을 오래 전부터 알아왔던 수필가 장 프랑수아 르벨은 이렇게 말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그 어떤 합리적 설명보다도 강력한 수단을 써서 동료 사진작가들을 무력화시켰다. 바로 사진은 예술이 아니라고 선언했던 것이다. 내가 카르티에 브레송에게 다른 사진작가들에 관해서 이야기르 ㄹ해달라고 요청할 때마다, 그는 사진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 할 말이 없다고 했다. ......"-391쪽

"나에게 사진은 영원한 시각적 주의력이 자발적으로 발동해서 순간과 영원을 동시에 포착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반면에 데생은 의식이 바로 이 순간에서 포착한 것을 토대로 조형적으로 작업하는 행위이다. 즉 사진은 즉각적 행위인데 반해, 데생은 명상인 셈이다."-397쪽

신화의 인물들 중에서, 카르티에 브레송이 오랫동안 가장 자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인물은 바로 안타이오스였다. 그리스인들은 거인 안타이오스가 육신을 딸에 대고 있는 한 끊임없이 가공할 힘이 솟구쳤기 때문에, 헤라클레스가 그를 공중으로 들어올려 숨통을 끊어놨다고 전한다. 카르티에 브레송도 안타이오스와 마찬가지로, 자잘하고 한찮아 보이는 것들로 이루어진 구체적 현실과 접하고 있을 때라야 비로소 살아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가장 파장이 긴 진실은 바로 이런 자잘한 현실의 편린들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법이다.-411쪽

그는 콘트라스트가 심하거나 흐릿한 인화 상태를 좋아하지 않는다. 또 나이가 들어가면서 보다 선명한 쪽을 선호한다. 그는 특히 회색조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온갖 종류의 톤이 모두 담긴 걸작 사진 <시테 섬>(1952년)이 좋은 예이다. 그는 거의 구름이 기지 않은 약간 흐린 날을 가장 좋아한다. 다른 사진작가들은 카르티에 브레송이 회색에 지나치게 집착한다고 놀려대지만, 그들 편에서 보면 그야말로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IKB(International Klein Blue :프랑스 현대화가 이브 클랭이 독창적으로 사용하는 청색 모노크롬을 일컫는 별명)를 말하듯이, 언젠가 GCB(Gris Cartier-Bresson: 카르티에 브레송 회색)란 말을 사용할 날이 올는지도 모른다. 그는 특히 회색을 잘 운용할 줄 알아야 훌륭한 미술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던 들라크루아의 <일기Journal>을 탐독하곤 한다.-417쪽

"매그넘에는 이중 잣대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 이외의 그 어던 매그넘 회원이라도, 잡지사에서 임의로 콘택트 프린트를 편집함으로써, 작가에게 시간적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선택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사진작가의 열정이 서려있는 콘택트 프린트는 그의 허물이 잔뜩 담긴 내면 독백입니다. 찌꺼기이지만, 우리가 살롱에 앉아 꽃잎을 따는 것이 아닌 이상 불가피한 찌꺼기입니다. 어쨌든, 이 찌꺼기를 예심판사 앞에서 일일이 큰 소리로 외쳐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4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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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3-07-04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젤 먼저 들어와 공감 날리고 덧글 썼는데 로긴 안 된 상태라 다 날아가버렸어요ㅠ
스맛폰으로 다시 써요 스마트폰은 익숙치가 않아요
일단 브레송을 보관함에 담았는데 프레님 밑줄긋기 보니 사진을
이해한다는게 엄청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사진을 좀 아는 상태에서 접근하면 이해하기 쉬울것 같아요

날씨 넘 후텁지근해요
프레님은 파리 단독으로 남겨놓고 유럽 일정 잡으면 어떨까 싶어요
아님 동유럽 패키지로 다녀오시고 파리는 자유여행 하시면 될 것 같고ㅡ
전 예전에 스페인 포루투갈만 따로 십여일 갔다 왔는데
역시 여행은 단독 나라로 꼼꼼ㅈ보는게 나았어요^^*

프레이야 2013-07-04 20:42   좋아요 0 | URL
팜므언니, 좀 아는 상태에서 접근해야한다는 생각은 안 하셔도 될 듯해요.
그리 어렵지도 않구요. 단지 관심과 이해가 좀더 있고 없고의 차이겠지요.
예술은 하나로 통하는 것 같아요.
특별한 것에서 보편성을 찾아내는 과정, 그게 천재의 특성이라고 하는데
독서의 과정도 그런 것 같고 그래야 하고 ..그래서 좋았습니다.

위의 마지막 인용문구 중 첫줄에 '콘택트 프린트' 나오죠?
글 쓰는 사람에게 비유하자면 일종의 초고 같은 건데요,
밑줄긋기에 옮기진 않았지만 저는 콘택트 프린트에 대한 부분도 좋더라구요.
다듬기 전의 날 것, 그게 원래의 솔직한 우리 마음이고 욕망이잖아요.
거기엔 일련의 (마음)과정이 담겨있구요. 그래서 브레송은 자신의 콘택프 프린트를 소중히 여겼고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으려했대요. 하나의 필름을 다 쓴 후의 콘택트 프린트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선택한 경우에 나머지는 과감히 버렸답니다.
 

프랑스어를 공부하겠다고 덤볐을 때 큰 목표란 없었고 그저 나중 여행갈 때 좀더 편리하지 않을까, 약간은 더 풍요롭지 않을까 정도였다. 사실은 환상 같은 게 없다고는 볼 수 없는데 그것 또한 나쁘지 않다고 여긴다. 아주 오래전의 꿈을 뒤늦게 깨달았을 뿐. 벗이랑 2년 후쯤 책 한 권 들고 파리여행을 가자고 뜻밖의 약속을 한 것도 있지만 내가 좀더 끌리는 공간은 파리보다는 근교, 외곽 쪽이다. 파리는 당연하고. 원래가 무계획적으로 사는 사람이라 구체적인 것은 다음에 기약하기로 하고 지금은 그저 즐기며 배우고 있다. 

 

무엇이든 하나를 위해선 집중과 몰입이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스마트폰에 프랑스어 사전을 깔고 수시로 찾아보고, 프랑스 관련 도서라면 눈이 번쩍 뜨이고, 프랑스 영화를 보며 대사에 좀 더 귀 기울이고 아는 단어나 연독이 들리면 으샤 한다. 샹송도 더 좋아지고, 와인의 라벨도 예전보다 좀더 자세히 읽어보게 된다. 와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 미혼여성이 배우러 오는데 와인 마케팅 쪽으로 유학 갈 생각이라고 한다. 파티쉐를 목표하는 분도 있고 건축, 성악 쪽 유학 등등 꿈도 나이도 다양하다. 두시간 수업 중 나는 문득 몰두해있는 그들의 빛나는 얼굴을 보며 하나하나의 꿈들이 왠지 눈물겹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온갖 게 다 울컥하다. 참 별스럽기도 하지. 그러다가, 지금 여기 앉아있는 나는 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이러며 다시 불끈! 좀더 일찍 저 나이 때 더 용감하고 과감하게 내 길을 나서지 못했던 걸 후회하며. 선생님은 내가 아주 열심히 하는 모범생으로 아시지만 입에 붙이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언어를 공부하면서도 우직하지 못하고 게으른 나는 별도의 시간을 들일 생각을 못 내고 그저 수업시간에만 집중하고 있다. 대신 수업 중 온 신경을 200% 활용하자주의다. 마치고 오면 그래서인지 꽤 피곤하다. 6월 말이면 넉달이 된다. 7월부턴 교재도 업그레이드 되고 좀더 어려워질 것 같다. 한 번이라도 결석을 하면 따라가기 어려울 것 같아 그동안도 결석 한 번 안 했는데 앞으로도 나와의 약속은 지키고 싶다. 잘 지켜져야 할 건데... 그동안 언어는 문화라고 강조하시는 에너지 팡팡 터지는 선생님의 주동하에 문화원 주관의 문화공연도 세 차례 관람했다. 그보다 더 좋은 건 문화원에서 대출해서 읽고 본 도서와 프랑스영화 dvd가 꽤 된다는 사실. cd도 차츰 들어볼 작정이다. 모두 리스트하려고 했는데 밀리다보니 그만 다 지나가고 말았다. 이제부터라도 해볼까?  언젠가는 원서도 볼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좋겠는데 말이지.

 

가장 최근에 빌려본 두 권의 책은 눈길을 뗄 수 없이 좋아서 대여기간을 어기고 여태 갖고 있었다.

오늘 서울로 돌아갈 큰딸을 역에서 배웅하고 바로 수업 가서 반납할 예정이다.

벌금은 애교로 천원만 내기로 미리 조율해뒀다.

첫번째 책 <사진, 빛의 세기를 열다>는 사진심리학자 신수진 님이 세기의 유명한 사진들을 특별한 관점으로 분류하고

멋진 편집으로 실어놓은 사진집이다. 유명한 사진작가들의 기념비적인 사진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이 담고 있는 의미와 가치를 간결하면서도 비중있게 곁들여 놓은 문장들도 매혹적이다.

다양한 관점으로 분류해 놓은 흑백사진들이 본질적으로 굉장한 느낌을 준다. 품절이라 안타깝다.

 

 

 

 

 

 

 

 

 

 

 

 

 

 

 

 

 

 

두번째 책은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전기다. 내가 좋아하는 사진을 찍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 당연히 끌리지 않을 수 없다. 특이한 건,  브레송이 살아있을 때 집필된 책으로 저자는 소설가이자 전기작가 피에르 아술린이다.

인터뷰 자체를 싫어한 브레송의 입과 마음을 열게 한 피에르는 한 세기를 살아온 너무나 유명한 사람에 대한 글을 쓰며 최대한 중심을 잡고 주관을 섞지 않으려 노력한 듯 문장이 단정하고 잘 읽힌다. 20세기의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 상당한 인맥으로 얽힌 관계들을 브레송을 중심으로 등장시킨다. 컬러사진을 혐오했고(화학적 작용을 거쳐 나오는 사진의 색감은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자연의 것일 수 없으며 흑백이 세상의 본질에 가깝다고) 플래시를 증오한(플래시를 콘서트에서 총을 쏘는 행위에 비유하며 폭력성을 내포하는 사진 찍는 행위에 플래시는 폭력을 더하는 것이라고)  브레송은 절제와 균형미, 기하학적인 질서를 중시했다. 브레송은 근본적으로 무정부주의자, 무신론자, 자유주의자, 좌파였다. 프랑스 한림원의 권위를 조롱하고 레종 도뇌르 훈장을 거부한 그는 기본적으로 권위적인 것에 알러지를 일으키는 부류다.

 

"제가 대체 박사는 무슨 박사란 말입니까? 손가락 박사? 아니, 무정부주의자한테도 훈장을 줍니까?" 

 

뷰유한 집에서 태어나 어려움 없이 일생을 산 것 같은 브레송도 선입견으로 오해되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어릴 적 '돈은 어디서 오는가?'라는 의문을 품었던 그는 학교 교육에선 아웃사이더였고 상당한 독서가였다. 나치 포로수용소에서 생활했던 몇 년을 회고할 적에는 함께 고생하며 생사를 넘나들었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적신다. 탈출에 성공한 노르망디 청년은 점령 하에 있는 고국을 떠돌다 전쟁이 끝났음을 알게 되고 이후 그의 사진은 또 다른 노선을 타게 된다. 어쩌면 일생을 통틀어 꽤 운이 좋은 편이었다고 알려져 있는 그이지만 명성은 그저 오는 것이 아님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말년에 그는 사진 입문 전에 배웠던 데생으로 돌아간다. 사진과 데생, 다르면서도 비슷한, 닮았으면서도 다른 영역에서 그래도 브레송이 더 빛을 발하는 쪽은 사진이었다. 

 

포스트잇을 아주 여러군데 붙여두었고 모두 밑줄긋기에 담아두었어야할 소중하고 의미있는 글귀다.

그 중 카르티에 브레송의 생애를 완전히 둘로 갈랐다고 말할 정도인 책으로 이런 게 눈에 띈다. 

독일인 오이겐 헤리겔이 쓴 <활쏘기의 선禪>.

 

 

 

포로 수용소에서 탈출한 35세의 노르망디 출신 파리지앵이 '무의식과도 완전한 합일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정신수양으로서의 활쏘기에 관한 책에 어떻게 매료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p231)' 

 

 

 

" 완전한 타격이란 적절한 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때 그대는 그대 자신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뭔가에 이르려고 애쓰지 말라. 차라리 언제 실패할 수 있을는지를 가늠하라......

진정한 도에는 목표도 없고 의도도 없는 법이다......

그대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라. 그대의 모든 것, 그대가 가진 모든 것을 그대로 떠나보내라.

그러면 그대에게 속한 것은 아무것도 남지 않고, 오로지 목표 없는 긴장만이 남게 된다." (p232)

 

 

 

예컨대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미래란 우리가 가까이 가면 갈수록 지평선처럼 언제나 뒤로

물러서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으로 있는다는 것은 자기 밖에 있는 셈이다란 말도 있다. 혹은, 표적을 겨냥함으로써

우리 자신에게 이를 수 있다고도 말한다. 또는 우리는 외부세계를 통해서 우리 자신에게 이른다는 말도 있다.

우리는 커다란 힘을 축적한 채 어느 지점에 도달해야 하고, 그런 다음엔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고 또 다시 떠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p232)

 

 

 

한 세기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한 사람의 생을 읽으며 이런저런 면면이 참 좋아 정독했다. 특히 콘택트 프린트에 대한 부분도 와닿았다. 글쓰는 사람의 초고에 해당하는 콘택트 프린트에는 사진을 찍은 사람의 내면이 그대로 드러난다. 어떻게 보고 느끼고 담고 욕망하는가가 그 안에 고스란히 궤적을 그린다. 일필휘지라고도 할 수 있겠다. 다듬고 고치고 퇴고하는 작업 이전의 그 원초적 순간들. 브레송은 콘택트 프린트를 소중히 여겼고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으려 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을 건지면 다른 것은 과감히 처분했다고 한다. 가끔 내가 썼던 글의 초고가 더 좋다고 말한 사람의 욕망을 생각해 본다. 과감없고 솔직한 내면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거지. 교양과 상식으로 둔갑한 가지런한 글보다는. 하지만 그것도 필요한 작업이지 않을까.

 

후에 영화작업에도 참여했던 브레송은 평생 다양한 스승을 두었고 스승의 말에 늘 귀기울였다. 그에게 강한 인상을 준 거장들의 이름과 사진, 그리고 브레송 자신의 기념비적 사진들이 중요한 역사적 사건과 함께 거론되는 부분에서는 집에 있는 브레송 사진집과 인터넷을 뒤져가며 그 사진들을 함께 찾아보았다. 감흥이 새로웠다. 예를 들어 마틴 문카치의 사진, 흑인 청소년 세 명이 탕가니카 호수 속으로 뛰어드는 광경을 뒤에서 포착한 사진은 브레송에게 만큼이나 내게도 기쁜 충격을 안겨주었다. 내 기억의 힘은 약해서 또 잊혀지겠지만, 심상치 않은 부분과 상대적으로 보편적인 부분 모두 일생을 두고 돌아보면 한 사람의 생 또한 하나의 작품 같다는 생각을 한다. 영혼의 집에 재료가 되는 단단하고 부드러운 것들, 기질과 취향, 재능과 습관, 타인과의 관계와 기회,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인간적인 강인함과 유연함의 조합 등 생이라는 작품에 필요한 미덕은 수없이 많을 것이다. 타인의 배에 올라타 과거의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 바라보는 사람과 세상, 주관적인 견해와 미화된 면이 있을 거라는 가정을 두고 보더라도 충분히 감동을 준다. 이 책에는 그가 찍은 사진보다는 그 자신의 인물사진이 생후 1년부터 세월의 흐름을 따라 나오는데 상당히 지적이고 스마트한 이미지다. 순수하고 도덕적인 외모에 관능적으로 살짝 올라간 입술, 몰두할 때 드러나는 미간 사이 가로주름까지 섬세하다. 청년시절의 날카로운 듯하면서도 연민 어린 눈동자가 나이들어가면서는 좀더 깊고 온화해진다고 할까. 주름살마저 인생의 구비구비 자연스러운 능선을 탄다.

 

 

1974년, 딸을 무등 태운 브레송 (이 책에 실려있는 훈훈한 사진 중 하나)

 

 

평생 자신의 눈이 되어준 라이카의 가죽줄을 오른손에 말아서 그러쥐고 파인더를 통해 절묘한 순간들을 포착한 그는 60세에 30세 연하의 처녀와 재혼하여 사랑스러운 딸도 두고 이후 30년을 더 살다가 2004년에 영면한다. 그의 장례식 또한 근사하다. 사진에 대하여 말하기를 싫어했고 책 쓰기는 더 싫어했던 그가 남긴 마지막 아포리즘은 그의 사진철학을 한마디로 말해준다. 내가 세상과 이별할 때도 이런 거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렬하다.

 

 

초대 손님들은 문을 나서면서 네모난 작은 백지 한 장씩을 받았다. 일종의 명함으로, 거기엔 카르티에 브레송의

생몰일자와 더불어, 구두점과 악센트가 서툴게 찍혀 있는 가운데 그가 멋진 필치로 직접 쓴 구절이 적혀 있었다.

 

   세월은 어김없이 흘러서, 오직 우리의 죽음만이 붙잡을 수 있을 따름이다.

   사진은 영원을 밝혀준 바로 그 순간을 영원히 포획하는 단두대이다.

    - Henri Cartier-Bresson

 

                                                                                                                            (p465)

 

 

 

사진은 삶과 죽음에 동시에 날리는, 가벼운, 윙크 같은 게 아닐까. 셔터를 누르는 순간 과거가 되는 사진 속 그 순간.

사진은 그래서 슬프다. 지난 사진을 그윽하게 들여다 보면 잔잔한 슬픔과 동시에 묘하게 벅찬 감정이 솟구치는 이유는

그래서일 것이다. 브레송의 자켓 안주머니에는 늘 손수건에 고이 싼 라이카가 들어있었다. 중요한 건 시선이다.

 

 

 

PAR44988 '브뤼셀, 벨기에 1932': 천막에 난 구멍을 통해 서커스를 구경하고 있는 젊은 남자와 주변을 살피고 있는 중년 남자의 각기 다른 시선의 방향과 흐름을 통해 대상의 심리적인 상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사진이다. 중절모를 쓴 남자의 불안한 얼굴 표정에서 호기심과 신사로서의 체면을 유지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Henri Cartier-Bresson/Magnum Photos/유로크레온

 

 

 

1968년, 그러니까 브레송이 60세에 찍은 이런 사진은 내 폰에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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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6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27 2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3-06-27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은 단두대'라는 표현이 섬찟하네요!!! 하지만 맞는 말인듯!!
그런데 이 글을 읽으며 느낀건데 중간에 글자체가 왜 바뀌지요????
암튼 오랫만에 쓰신 글이라 그런지 글맛이 깊어지고 멋있어지신듯~~~~~^^
그리고 불어수업중 최우수 학생일 줄 알았어요~~~~~.ㅎㅎㅎㅎㅎ

프레이야 2013-06-27 21:11   좋아요 0 | URL
단두대. 강렬한 느낌이에요. 셔터 누르는 소리가 단두대의 찰카닥 소리로 환청이?? ㅎㅎ
중간에 글자체 어디서부터 그런가요? 여기 모니터로는 일관된 글자체인데 이상해요.ㅠㅠ
이십대와 섞여 공부하며 지금에야 느끼고 원하는 걸 난 이십대 초에 왜 과감하게 요구하고 이루고
실천하지 못하고 허랑하게 보냈을까나.. 후회후회ㅠㅠ 머리 뜯는 소리 ㅎㅎ

이 책을 보고도 느낀 것이지만, 독서가가 모두 훌륭한 사람인 건 아니지만
훌륭한 사람은 모두 독서가라는 사실. 그리고 스승을 삼는 일에 적확하고 능하구요.
흘리지 않고 귀에 담아 인상적으로 자신의 삶에 승화시키는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부러워라~ 의미 있는 타인. 의미를 만드는 재능.

페크pek0501 2013-06-27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바쁘셨군요. 프랑스어 공부로...
님, 멋져요!!!!!!!!!!
제가 고등학교 때 불어 독어 중 선택 과목으로 하나 고르는 것인데, 불어를 선택해 배웠어요.
지금은 거의 까 먹고 몇 개 인사하는 문장만 기억나요.

오로지 목표 없는 긴장만이 남게 된다." (p232) - 저는 긴장 없는 목표만 있는데... ㅋㅋ

님의 글은 책을 사고 싶게 만들어요.
오랜만에 글을 올리셔서 반갑게 읽었답니다.

프레이야 2013-06-27 21:14   좋아요 0 | URL
저도 고교 때 배운 불어를 잊지 못해요. 그때부터 꽤 매료되었거든요.
2학년 때 담임샘이 불어샘이었는데 그 샘 영향도 크구요.
예쁘장한 여선생님이었는데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나이들어가고 계실까요...
을유문화사의 저 책은 상당히 매력적이에요, 제겐. 시리즈로 다른 예술가들의 전기도 있더군요.
자코메티의 것을 읽어볼 생각이 있답니다. 실제로 브레송은 자코메티와 우정이 깊었어요.
근데 페크님, 저는 긴장도 목표도 별달리 없답니다^^ 즐기자구요^^

2013-06-27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27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크아이즈 2013-06-27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이 페이퍼 멋지기도 하지만 넘 정성이 들어갔어요

다크아이즈 2013-06-27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스마트폰으로 답글 달려니 내 맘대로 안 되어요 다쓰기도 전에 등록이 웬 말?^^ 불어 열심히 하는 모습 상상만해도 우아해요 언제 그 발음 들어봐야하는데 기회가 있을라나 브레송 관련은 책을 사고 싶어져요 글이 더디 올라와도 이행살수밖에 없는ㅡ 암튼 불어 공부하는 님 매력녀^^*

프레이야 2013-06-27 23:47   좋아요 0 | URL
팜므언니, 우아하기도 전에 다리 퉁퉁 붓고 의자 딱딱해 척추 아프고 눈은 침침하고 머리에선 쥐나고ㅋㅋ
발음이 멋지게 되려면 입에서 좔좔 붙여 굴려야되는데 힘들어요.ㅎㅎ
머리에 김 올라오는 거 보이시죠?
읽고픈 책도 보고픈 영화도 많은데다 게을러서 불어에 집중 못하고 변죽만 울리고 있는 것 같아요.
미쳐야 미친다는데... 아흑... 그냥 편안하게 갈래요^^
브레송 사진은 제가 참 좋아하는데 사람에 대해 읽고 나니 더 좋아졌어요.
이렇게나 다채로운 삶을 살아내다니!!
역시 알면 더 사랑하게 되는 것일까요? 사랑하니 더 알고 싶어지는 것일까요? ^^

순오기 2013-06-28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좋아요~~~~~ 정성 들인 글, 애정이 듬뿍 담긴 페이퍼!
불어를 공부하는 범생이 프레이야님~~~~ 프랑스 여행때는 불어를 술술 하게 될 거에요.^^

blanca 2013-06-28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근사해요. 프랑스어 열공하시는 모습. 그리고 브레송의 장례식도!

프레이야 2013-06-28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배우는 건 늘 즐거워요. 화이팅 주셔서 고마워요 ~~~♥^^ 브레송과 그의 사진을 더 애정하게 된 책이에요. 기회가 선물이네요. .

블랑카님, 열심히 즐기며 하려고 해요. 오늘 첫 교재 책걸이했어요. 선생님이 케잌이랑 커피 내려주셔서 간단히ㅎㅎ 학생이 준비해야되는데 ^^ 아흔다섯을 살다간 브레송의 장례식 근사하지요. 감정을 배제하고 기술되었지만 감동적인 책이었어요.

야클 2013-07-02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히 제가 쓸 수 없는 격조 높은 페이퍼군요. 멋져요!!!

프레이야 2013-07-04 12:22   좋아요 0 | URL
야클님의 유머와 격조를 두루 갖춘 페이퍼에 비할라구요?^^
좋은하루 보내세요^^

네꼬 2013-07-03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악. 테이블 밑에 강아지! 강아지!

프레이야 2013-07-04 12:23   좋아요 0 | URL
네꼬님, 역시! ㅎㅎ 저도저도 그애가 넘 이쁘지 뭐에요!!
 
지식 e - 시즌 8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8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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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시리즈가 7권을 이어오면서 누적 판매부수가 100만권을 돌파했다고 한다. 그동안의 시리즈를 모두 읽은 건 아니고 몇 권은 뛰어넘었는데 이번에 제8권은 우연히 좋은 곳에서 제공 받아 읽게 되었다. 고마운 기회다. <지식채널 e>는 'e'를 키워드로 자연, 인간, 사회, 과학,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간결하고 강렬한 메시지와 영상으로 전한다. 영상 시대이니 각처에서 필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을 묶은 책 <지식e>로 보는 건 영상이 아니라 사진과 활자인데 이 또한 나쁘지 않다. 영상은 순간 지나가면 그만이지만 사진과 활자는 두고두고 곱씹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덟번째 책으로 나온 <지식 e>는 '사람들'을 주제로 한다. 링컨의 연설에 나온 문구로 유명한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를 걸고 세 장으로 나누었다. 각 장이 굳이 다른 맥락은 아니다. 링컨은 국민을 지칭한 것이지만 이 책에선 국민 혹은 사람들로 변형하여 가져온 듯하다. 당시에는 온갖 어려움과 비난과 박해를 겪었더라도 결국 세상을 바꾸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 각 편마다 소개된다. 간략한 메시지와 사진 다음으로 이어진 상세한 내용과 역사적 사실, 확장한 생각거리들, 우리나라의 경우에 적용된 여러가지 사안들을 읽을 수 있다. 더 읽으면 좋은 도서도 두 권씩 권장해 두어 지식과 생각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굳이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눈길 끄는 곳에서 먼저 펼쳐 읽어도 좋다. 우리가 결국 말할 수 있는 건 '사람'에 대해서라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사람'에 대한 이 책을 보며 똑바로 알지 못했거나 전혀 몰랐던 사실들이 꽤 흥미로웠다. 역시 사람이 희망이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고 한다. 배움이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그치는 일이 아니란 건 잘 안다. 문제는 늘 실천과 행동에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프랑스의 전 교육부 장관 레옹 베라르가 한 말은 신선하다. 교육과 배움의 목적은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무엇을 원하게 되고 또 원하는 것을 제대로 아는 데에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시민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무엇을 원하게끔 하는 데 있다. (121P)

 

이 책이 독자에게도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처음 알게 된 사람도 있고 제대로 몰랐던 사람도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은

<뿌리깊은 나무> 발행인 한창기(1936-1997).

학생 시절에 이 잡지를 서점에서 본 기억이 나고 사진 않았지만 들춰보았던 적이 있는데 그동안 이런 파란을 겪었다는 

사실은 몰랐다. 통념에 빠지지 않고 권력에 타협하지 않고 올곧게 자신의 뜻을 관철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가슴 한켠에

퍼른 서슬을 서게 한다.

 

"외래어와 한자를 쓰지 않고도 얼마든지 품격 있는 잡지를 독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

"후미진 촌구석의 민중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가장 훌륭한 스승이다." (90p)

 

 

그 다음으로는, 다큐멘터리 영화 '말하는 건축가'의 주인공 건축철학자 정기용.

 

"건축가는 건물을 설계하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설계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건축가의 역할은 "원래 거기 있던 사람들의

요구를 공간으로 번역해내는" 것뿐이라고 생각한 정기용이 가장 염두에 둔 것은 '공공성'이었다. 2007년 9월 유력 일간지들이

'아방궁'이라는 수식어를 단 전 노무현 대통령의 봉화마을 사저를 설계한 건축가는 정기용이다. 지금은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사저도 곧 개방할 것이라고 하니 꼭 가서 정기용 건축가의 설계를 눈으로 보고 싶다.

 

 

외국사람 중 인상 깊었던 사람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독해한 템플 그랜딘.

그녀는 1947년 보스턴에서 태어나 세살 때 자폐아 진단을 받았다. 언어적으로 이해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그녀는 동물처럼 시각적으로 세상을 이해했다. 동물의 관점을 장착한 그랜딘은 목장과 도축장에서 다른 사람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풀어냈다. 30여 년간 육류산업에 종사하면서 동물에게 고통을 덜 주도록 고안한 '중앙궤도형 도축장치'는 오늘날 미국 도축장 절반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소떼들이 제 몸을 압박하는 보정 틀에 들어가서는 매우 차분해지는 것을 목격한 그녀는 자신에게 맞는 보정 틀을 만들어 불안하거나 우울할 때마다 사용해 효과를 보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허그 머신'은 자폐인용 압박치료기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랜딘을 소개하면서 이 책은 니체의 관점주의와 영화 '라쇼몽', 왜상(anamorphosis), 바니타스(vanitas)로 이어지고 지젝의 '삐딱하게 보기'를 권한다. 이런 게 이 책의 미덕이다.

 

 

그 다음으로는 파브르. 파브르의 곤충기는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다. 곤충의 관찰기록과 본인의 사생활을 엮어낸 '곤충기'의 원제가 '곤충학적 회고록'이라는 건 몰랐다. 1911년 시인 프레데리크 미스트랄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파브르를 추대하는 운동을 벌였다고 하니 그의 곤충기는 읽기에도 멋진 문장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장 앙리 파브르를 이 책은 '험난한 길을 걸어간 고요한 산책자'로 명명한다. 파브르를 말하며 법곤충학도 소개하는데 꽤 흥미롭다. 권장하고 있는 '파브르 평전'도 담아둔다. 당시 진화론에 반대한 자연주의적 관점을 고수한 그는 더욱 고독한 말년을 보냈다. 가난에 처한 파브르는 이렇게 항변했다.

 

 

 "당신들은 동물을 해체하지만 나는 산 채로 연구한다. 당신들은 동물을 공포와 연민의 대상으로 바꾸지만 나는 사랑받는

대상으로 만든다. (...) 당신들은 화학실험을 통해 세포의 원형질을 연구하지만 나는 가장 고귀한 존재의 본능을 연구한다"

                                                                                                                                                   (242p)

 

 

이 책을 읽으며 몇 해전 지식채널e 에서 소개되었던 영화감독으로서의 심형래가 생각났다. 요즘 그의 소식을 떠올리니 안타까운 마음이 일어났다. 너무 쉽게 한 사람을 부풀린, 대중의 욕심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의 일은 더 두고 봐야 알 일이고 속단해서도 안 될 일 같다. 물론 어떤 면에서만 보자면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으로 격상될 일이라 더욱 그러하다. 다각도로 차분히 생각하는 힘이 이 책을 보면서도 필요할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모든 사람들, 그와 연관된 세상 후미진 곳의 사람들과 확장해볼 생각거리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작은 힘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지식이 지식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원하고 생각하고 실천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게 되면 좋겠다.

 

아홉번째 <지식 e> 를 기대하며 덧붙인다. 2013년 4월 30일, 1000회 방영을 맞은 '지식채널e'는 6월 말까지 UCC공모전을 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이라는 주제로 시청자들의 공모를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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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6-06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을 바꾼다는 것. 작은 힘들이 모아져서 가능한거지요.
사람에 대해, 세상에 대해 생각해보는 동기가 되네요.

프레이야 2013-06-08 10:19   좋아요 0 | URL
나부터 바뀌어야 될 것 같아요. 그게 쉽지 않지만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 책으로 여러가지가 확장되는 경험이 따르면 좋을 것 같아요.
그저 평범하게 살고 있는 제게 여기 소개된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감동적이었어요.
세실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013-06-07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08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목련 2013-06-07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짧은 시간이라 챙겨보지는 못하지만 함께 흐르는 음악이 좋아서 홈페이지를 들락거린 기억이 있어요.
책으로 만난 것도 있는데, 프레이야 님의 글처럼 '무엇을 원하고 생각하고 실천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면 좋겠어요.

프레이야 2013-06-08 10:18   좋아요 0 | URL
세상을 참 의미있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뭉클하지요.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다시 한번 드는 생각이, 매사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필요한 것 같아요.
자목련님,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바람돌이 2013-06-07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권째인데 100만권이라고요. 저는 더 많이 팔렸을줄 알았어요. 다 산건 아니지만 저도 4권인가 샀고, 주변에 읽는 사람들이 진짜 많아서요. ^^
요즘은 역사e도 나왔어요. 역사e는 영상은 아직 지식e만큼이 못되는 것 같은데 책의 내용은 좋더라구요. ^^

프레이야 2013-06-08 10:20   좋아요 0 | URL
역사e도 나왔어요?!!! 책을 검색해 봐야겠어요.
바람돌이님이 돌아오니 참 좋으네요^^

Mephistopheles 2013-06-07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템플 그랜딘의 이야기는 영화로 나왔습니다. 영화 제목이 사람이름과 똑같습니다.
자페아 생각을 하니 오늘 본 유튜브 영상이 생각났습니다.

전 이 영상 하나가 선진국의 기준이 무언지 확실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http://youtu.be/SNGv2z1BacI

프레이야 2013-06-08 10:47   좋아요 0 | URL
네, 템플 그랜딘, 제목만 들었고 보진 않았어요.
찾아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습니다
알려주신 영상은 검색해서 볼게요^^ 고맙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정책과 처우, 인식이 선진국의 기준이 된다는 말은 유효한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13-06-08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프레이야 님, 새 글을 올리셨네요. 반갑네요.

심형래 영화감독에 대해선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안타까워요. 언젠가는 재기하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요즘 연하의 남자와 결혼하는 걸로 화제가 되고 있는 백 모 가수처럼 말이죠.
실패가 그냥 실패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출발이 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모두요...

이 책 시리즈, 표지는 많이 봤는데 책을 읽진 못했어요. 리뷰 잘 읽고 갑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


프레이야 2013-06-08 21:41   좋아요 0 | URL
네, 페크님 동감이에요. 실패를 기회로 딛고 일어나는 사람들, 위대하지요.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도사린 위험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니 어찌 생각하면
무난하게 이어가는 삶도 나쁘지 않구요.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마녀고양이 2013-06-08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한다....

언니, 요즘 저는 제 가치가 뭘까 생각해보는 중이예요.
가치를 생각하면 이제까지 사회적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치를 설정하느라
진정한 제 가치에 대해서 잘 모르는구나 싶어요.

아마, 지혜가 아닐까 싶어요, 지혜를 찾아서 계속 노력하기... 이게 제 가치인거 같아요. 페이퍼에 다시 써야징~
쪼옥, 보고 싶어요.

프레이야 2013-06-08 21:55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로 돌아온 거에요?!!! ^^ 달여우도 귀여웠는데 역시 마고님이 더 좋은가? ㅎㅎ
다 좋아요^^ 어쨌든 다르지 않으니까.
사회적 틀에서 설정해 주는 '가치'. 이 책 보며 그런 것에 대한 생각도 들더군요.
예를 들어 이 책에 FC바르셀로나가 구현하려는 가치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같은 사람은 스포츠를 혐오했다지요. 경쟁심을 부추긴다구요.
누구에게도 협동과 공동체 의식을 조장해 주는 가치있는 스포츠가 누구에게는 그렇게도 생각될 수 있는 것.
생각과 관점의 다양성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점에서 마고님이 말씀하신 '지혜'. 지혜 찾기. 좋아요좋아^^ 사랑스러운 마고님.

수퍼남매맘 2013-06-09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 책이 자주 눈에 보이네요.
저도 가끔 지식 e에서 만든 동영상을 보여주곤 하는데 책으로 나온 줄도 모르고 있었네요.
프랑스 교육부 장관의 말은 더 곱씹어 봐야겠어요.

프레이야 2013-06-09 16:23   좋아요 0 | URL
수퍼남매맘님, 동영상은 일선에서 자료로도 이용하기 좋을 것 같아요. ^^
조금 다르게 혹은 확장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면 더 좋은 거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휴일 편히 쉬고 계신거죠?^^

2013-06-09 2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0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3-06-17 0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권까지 사고 8권은 아직 구입전이네요.
역사e도 같이 구입해야 될 목록에 넣어요.

2013-06-18 1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8 1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크아이즈 2013-06-24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뿌리깊은나무, 1987년 판인가 기념으로 두어 권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도 책장 어딘가에 찾으면 있을 것 같아요.
그때 마광수 교수가 시간 강사 때 기고한 글이 있었는데 제목이 아마 '대학 교수 한 번 되어 보기'였던가 그랬던 것 같아요.
대학 보따리 장수의 비애에 대해 현실감 있게 써내려 갔던 것 같은데, 세월이, 세월이 말로 다 할 수 없이 흘렀네요ㅠ

순오기 2013-06-25 03:56   좋아요 0 | URL
1980년 2.3.4월 뿌리깊은 나무 갖고 있어요.^^
그 다음에 나온 81년 9월 '마당' 창간호부터 10, 11, 12월꺼지 4권 갖고 있는데
마당엔 박경리 선생님 '토지' 4부가 연재되었지요.^^

프레이야 2013-06-25 10:49   좋아요 0 | URL
우와, 오기 언니 대단하네요.
다음에 작은도서관 가게되면 꼭 한 번 보고 싶어요.
'마당'까지요!!!

프레이야 2013-06-25 10:52   좋아요 0 | URL
팜므언니, 댓글에 덧글은 아래에 따로 있으니 놓치지 마시어요^^

프레이야 2013-06-24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팜므님, 뿌리깊은나무를 갖고 계시군요. 87년이면 전 세상물정 모르던 사학년이었네요. 지금 느끼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ᆢ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교수는 평가절하된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위선과 권위가 사람을 우스꽝스럽게 만들죠. 그래도 양식은 구비해야 할 듯. 그의 소위, 야한 소설을 녹음한 적이 있는데 솔직한 내면의 소리가 나쁘지 않게 읽혔어요. 그분들이 이런 연애소설 듣기를 좋아하신대요. 사람은 다 비슷한가봐요.^^
전 지금 집 와서 낮에 남겨두고간 고르곤졸라 피자랑 와인 한잔 해요. 이거 한 판을 제가 다 먹네요. ㅋ 언니랑 함께하면 더 좋겠네요.^^

순오기 2013-06-25 03:57   좋아요 0 | URL
난 엊저녁 친구가 밥사주고 술사줘서 파전에 막걸리 한 잔 하고 돌아와 잠들었다가 깨었어요.ㅋㅋ
뿌리깊은 나무는 위 댓글 참조~^^
새글도 6월이 가기 전에 올려주세요~~~~~~~~~~~~~~~~

프레이야 2013-06-25 11:10   좋아요 0 | URL
언니, 6.25, 제 달력에 언니 생일이라고 크게 써놓고는 어젯밤 불어수업 갔다와서 너무 피곤해
누워 뻗어서는 그만 깜박 ㅎㅎㅎ 요즘 제 체력이 이상할 정도로 메롱이에요. 맥을 못 추겠어요.
오늘은 큰딸이랑 세븐스프링스 가서 데이트 하려구요^^

순오기 2013-06-26 01:41   좋아요 0 | URL
체력이 딸릴 때는 역시 잘 먹어주고 휴식을 취하는 게 최고여요.
요즘 무리한 일은 없는지 점검도 하시고...^^

2013-06-26 0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