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
정수복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3월
구판절판


아무튼 카뮈는 "진리가 거짓을 거부하는 일이라면 자유는 억압에 저항하는 일"이라고 말하면서 작가와 예술가라는 직업이 갖는 고결함은 진리와 자유의 수호라는 두 가지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다고 역설했다.-67쪽

반 고흐는 칼라일의 다음과 같은 글도 인용했다.

아름다운 꽃이 무도회에 나가는 여인의 머리에 핀으로 꽂힌다. 예술가에게 평판과 영광이란 그 꽃을 곶는 핀에 지나지 않는다. (...) 그대는 성공해서 각광받기를 원하는가? 그대는 그대가 원하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를 아는가?-203쪽

볼테르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정열을 불사를 수 있는 일과 애정과 우정, 훌륭한 음식과 포도주, 인간적인 사회 그리고 마지막으로 휴식과 깊은 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215쪽

팝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의 글미에 대한 생각이 인용되고 있는데 이 문장이 플린의 사진 철학을 대변해준다.

그림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으면 잘하는 짓이다! 네가 결정하고 선택해야 한다면 그건 잘못된 일이다. 결정하고 선택하는 일을 더 하면 더 할수록, 너는 더욱더 잘못된 길로 빠지게 된다.

플린은 앤디 워홀의 충고에 따라 오래 생각하지 않고 직감적이고 본능적으로 순간의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가벼운 카메라를 사용한다. 그렇다고 필름을 남용하지는 않는다. 한 장면을 한 장 이상 찍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237쪽

브네의 자화상은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넘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답이 될 수 있다. 전시장을 한 바퀴 돌고 나오니 입구에 걸린 폴 발레리의 문장이 뜻하는 바가 새롭게 다가왔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삶이 지속되기 위해 심장과 간과 수많은 미로와 튜브와 줄과 여과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다. 그런데 사실은 그것들이 있음으로 해서 수많은 교환이 이루어지고 질서가 만들어지고 모든 형태의 에너지가 만들어진다. 원자에서 세포까지, 세포에서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는 몸의 구성요소들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원에서 보이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아마도 브네가 전시회의 주제에 맞추어 선택한 듯한 발레리의 이 문장은 우리들의 주관성과는 무관하게 객관적 세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289쪽

알베르 카뮈의 스승이자 '나무를 심은 사람'의 저자인 장 지오노의 '프로방스'와 페트라르카의 '방누 산 등정'을 사서 카페에 앉아 읽기 시작했다. 지오노의 책 목차를 들여다보니 '라방드'라는 제목의 짧은 글이 들어있다.

라방드는 프로방스의 영혼이다. 해가 지는 저녁 아무도 찾지 않는 산 속의 벌판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보랏빛 꽃과 그 향기. 연기처럼 솟아오르는 그 향기가 바람에 실려 날아와 고독한 나의 영혼을 적실 때 라방드의 영혼과 나의 영혼은 하나가 된다. 그러면 나의 영혼은 멀리머리 날아다니며 우주의 혼과 만난다. 프로방스의 자유로움, 신선함, 고요함, 장엄함이 갑자기 나를 부르며 가까이 다가와 온몸에 생기를 불러일으킨다.-304쪽

이번에 다시 파리에 온 이후에 '사회학자'와 '지식인'이라는 정체성에 '작가'라는 또 하난의 정체성을 덧붙이게 되었다. 그것은 나의 글스기 방식의 변화와 관련되어 있다. (...)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지적 작업을 '예술 형식의 사회학'이라고 이름 붙어 보게 되었다. 예술이 주관성을 강조한다면 사회학은 객관성을 강조한다. 나는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이고, 객관적이면서도 주관적인 글을 쓰고 싶다. 차가우면서도 뜨겁고, 부드러우면서도 냉정한 문체를 갖고 싶다.-117쪽

창문은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선이다. 문이 그냥 들어오고 나가는 기능만 가지고 있다면 창문은 실내 공기를 환기하는 기능 말고도 실내에 있는 사람에게 밖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그런데 창문을 통해 보이는 것은 그냥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다.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눈에 보이는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에서 시작해, 보이지 않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상상의 여행이 시작된다.(...) 창문은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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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0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21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3-08-24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일, 애정, 우정!
요즘 제가 고민하는 화두네요.
저는 과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걸까요? ㅎ

프레이야 2013-08-29 12:54   좋아요 0 | URL
오늘아침 티비에 강신주가 나와 까르페디엠을 말하는데 그 방식이 재미있었어요.
술술~~ 현재를 잡아라!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현재 이 순간을 즐겨라.
말처럼 쉽지 않은 화두이지만 애정이나 우정도 마찬가지겠지요.
소비시대와 함께 풀어주는데 귀에 쏙 들어왔어요.^^
세실님은 행복한 삶을 꾸릴 줄 아는 아름다운 여인!!

다크아이즈 2013-08-24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술가의 길은 멀고 험하군요.

자연과 교감해 하나 되는 시점 - 우주의 혼과 만나는 그 지점이 일생에 몇 번이나 올 수 있을까요?
그런 걸 꿈 꾸는데 쉽지 않다는 ㅠ

여긴 촉촉해요. 새벽에 비가 온 듯. 미친 듯한 더위는 가시겠지요? 넘 힘들었어요. 프레님은 날렵해서 덜 힘드셨을까요?^^*

프레이야 2013-08-29 12:56   좋아요 0 | URL
예술이 삶이 되는 삶은 더 어렵겠지요.
팜므언니 아직은 여름이 쉬이 가지 않네요. 비 온다더니 비는 안 오고
매미소리 여름여름 울울창창 합니다.
올여름 힘드셨지요? ㅠㅠ 저도 그랬네요^^ 몸에서 알아서 요구하는대로 들입다 먹기만 하고^^

페크(pek0501) 2013-09-01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이고, 객관적이면서도 주관적인 글을 쓰고 싶다. "
- 이게 참 어려운 일이지요.
주관성이란 필자의 개성(독특함), 특성을 말함이요,
객관성이란 (개성이 있으면서도) 독자의 공감을 얻어내는 일이니까요.
저도 글을 쓸 때 이 두 가지가 들어가 있는지 검토할 때가 있는데
한 가지만 있을 때가 많답니다.

프레이야 2013-09-02 17:58   좋아요 0 | URL
페크님 돌아오셔서 기뻐요.
글에서도 균형을 갖추긴 쉽지가 않지요.
저같은 경우엔 주관성이 강해도 공감이 될 때가 있어요.
너무 객관적으로만 써도 감동이 없지요.^^

2013-09-02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6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8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3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3 1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