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귀신을 무서워했던 시절이 있었다. 귀신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인 존재다. 사람들은 ‘귀신 싯나락 까먹는 소리’를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처럼 믿었다.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도 그들이 나오는 이야기를 들으면 무서워서 벌벌 떨었다. 아이들은 귀신 이야기를 잘 믿는다. 무서운 이야기 한 번 듣고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공포에 시달린다. 예를 들면, 방 안에 혼자 잠을 못 잔다든가 한밤중에 화장실 가는 것을 무서워한다. 90년대 초에 홍콩 할매 괴담이 많이 알려지게 되자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들이 생겼다. 홍콩 할매의 존재가 잊히고 나니 이제 좀 살겠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빨간 마스크’의 공포가 찾아왔다. 빨간 마스크를 쓴 여자가 지나가는 아이에게 다가와서 이렇게 물어본다. “내가 예쁘니?” 예쁘다고 대답하면 여자는 마스크를 벗는데 여자의 입이 귀밑까지 찢어져 있다. 그리고 여자는 “그러면 나랑 똑같이 해줄게”라고 말하면서 가위로 아이의 입을 찢는다. 빨간 마스크 괴담을 접한 아이들은 혼자서 길을 걷지 못했다. 이게 얼마나 유명했으면 빨간 마스크를 마주칠 때 살아남는 방법까지 전해질 정도였다.

 

 

 

 

 

실제로 있을법한 느낌을 주는 귀신 이야기가 이렇게 어마 무시한 파급 효과를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공포 관련 서적의 등장이다. 90년대 초중반에 저학년 어린이들이 무서워할 만한(혹은 좋아할 만한) 각종 괴담을 모은 책들이 나름 큰 인기를 얻었다. 대부분 일본에서 유행하는 괴담을 현지화하여 소개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지는 데 성공한 가장 대표적인 일본 괴담이 ‘빨간 마스크’다. 괴담의 원형이 많이 알려지면 내용이 새롭게 변형되어 구전되기도 한다. 꾸며낸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괴담을 접하는 것 자체를 즐긴다. 이렇다 보니 성인을 대상으로 한 괴담이 저학년 어린이들의 순진한 마음을 노리는 괴담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괴담집들이 잘 팔리려면 독자들을 겁줄 수 있는 비주얼을 갖추어야 한다. 으스스한 느낌을 주는 그로테스크한 그림이 있는 표지가 독자의 눈길을 끈다. 무심결에 책을 펼치다가는 독자를 노려보는 듯한 귀신 얼굴의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랄 때가 있다. 괴담집을 읽을 때 방심하면 금물이다. 책 곳곳에 있는 귀신 그림 또는 사진들이 우리의 심장을 흥분케 한다. 한 번 본 귀신 그림을 잊지 못하면 한동안 생활하는 데 지장이 있다. 잠을 자려고 누우면 천장 위에 희미한 잔상처럼 귀신 그림이 떠오른다. 재수 없으면 꿈속에 등장하기도 한다.

 

무서운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아이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수업시간에 몰래 읽는다. 그러다가 선생님에게 걸리면 애정 듬뿍 담은 스매싱에 뒤통수를 맞는다. 현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90년대에 나온 괴담집들은 거의 베스트셀러급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아! 옛날이여, 괴담집도 왕년에 이런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이를 증명해줄 수 있는 자료를 찾기가 어렵다. 우리나라 역대 베스트셀러 기록들을 정리한 자료에도 괴담집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그저 어떤 괴담집은 수십만 권 이상 판매되는 기록을 남겼다는 뒷이야기만이 전해지고 있다. 이토록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괴담집은 어째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가지 못했을까?

 

추측하건대, 괴담집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작용했을 것이다. 괴담을 그저 말도 안 되고, 사람들을 놀래려고 만든 시시한 흥밋거리로 치부한다. 게다가 귀신이 나오는 괴담집이 아이들의 정서 건강에 해로운 책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많았다. 어른들은 자식이 괴담집에 푹 빠지면 학업을 소홀히 할까 봐 걱정한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 괴담은 찬밥 신세로 대접받는다. 괴담 자체를 하나의 문학으로 규정하고, 이를 소재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본과 비교하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괴담 자체를 즐기는 문화 덕분에 애니메이션 ‘요괴 워치’가 만들어졌고, 괴담을 소재로 한 장르문학은 탄탄하게 구축되어 오랫동안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람들은 괴담집을 독자의 공포심을 유발하기 위한 조악한 책으로 여긴다. 그래서 이런 책을 선호하는 것에 반감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인식 때문인지 괴담집은 마이너로 분류된다. 메이저 출판물이 득세하는 베스트셀러에 반영되지 못한다. 어떻게 보면 괴담집의 인기는 길보드 차트를 점령하던 가요와 비슷한 운명이다. 길보드 차트 상위권에 차지하던 가요들이 가요톱텐 1위까지 차지했던 것은 아니었다. 정작 그 가요가 어떤 건지 알아도 그 노래를 부른 가수의 이름이나 얼굴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 괴담집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괴담을 많이 접하면서도 그 괴담을 맨처음 만든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

 

90년대 괴담집 열풍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괴담집이 대중에게 끼친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대중에게 열렬히 사랑받은 공포 관련 서적을 ‘비스트셀러(Beastseller)’라고 부르고 싶다. ‘Beast’는 짐승을 뜻하는 영단어다. 그밖에도 ‘불쾌한 것’, ‘싫은 사람’이라는 의미가 있다. 비스트셀러는 괴담집을 읽어선 안 될 ‘불쾌한 책’으로 보는 차가운 시선이 반영된 신조어다. 유익한 내용의 책만 인정받는 ‘베스트셀러’에 반기를 드는 저항의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그리고 비스트셀러의 앞 글자 ‘B’는 ‘B급’을 상징한다. 괴담은 남녀노소 향유할 수 있는 B급 문화로 볼 수 있다. 앞으로 비스트셀러에 어울릴 만한 책을 집중 조명할 생각이다. 책에는 귀천이 없다. 싸구려 괴담집도 서평으로 소개되어 정당한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

 

 

 

 

 

 

 

※ 제보를 받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무섭게 느끼면서 읽은 책(괴담집, 공포 관련 책 등)이 있으면 추천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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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1-28 1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비스트셀러! 새로운 신조어군.
네 이름으로 특허등록 해야하는데...ㅋ
호러셀러 뭐 이런 건 안 되려나?

그런데 난 독서가 일천해서 등꼴이 오싹할만큼의 책은 못 읽어본 것 같다.
예전에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보면서 그 영화가 원작을 바탕으로
한 거잖아. 책으로 읽어보고 싶더군.
이렇게 오싹하면서도 철학적일 수가...! 했던.
근데 정작 읽지를 못했다.

아, 쓰면서 생각난 건데 <렛미인>어때?ㅎ

cyrus 2016-01-28 18:28   좋아요 1 | URL
혹시 이 단어를 도용하는 사람을 만나면 따져야죠. 그런데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ㅎㅎㅎ

앤 라이스의 소설도 국내에 개봉된 영화 덕분에 왕년에 인기 많았었죠. 이 작가가 쓴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어요. 《렛 미 인》은 제목만 들어봤어요.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 2016-01-28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읽었습니다. 괴담은 무섭지만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보고 싶은 책이 많았어요.^^
cyrus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cyrus 2016-01-28 18:30   좋아요 2 | URL
맞아요. 그리고 알고 보면 우리가 읽었던 괴담 중에는 서양의 유명 작가가 쓴 글을 번역한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괴담이 하위 문학으로 인정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

지금행복하자 2016-01-28 18: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까지 기억에 젤 무서운 책은 오멘인것 같아요.. 영화는 포우의 어셔가의 몰락이구요. 일요명화에서 했던것 같은데... 화장실을 못갔었어요. 문 열면 눈가에 피 흘리고 얼굴 허연 여자가 서있을것 같아서요 ㅜ

cyrus 2016-01-28 18:42   좋아요 2 | URL
《오멘》, 《엑소시스트》. 두 영화 모두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죠. 소설을 번역한 책도 있는데 나온 지 오래 돼서 원작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행복하자님은 그 유명한 《오멘》을 책으로 읽으셨군요. 대단합니다. 흔치 않는 경험이에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8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캬~~~~~~~~~~~~~~~~~~~~~~~~~~~~~

cyrus 2016-01-29 12:20   좋아요 1 | URL
왠지 곰발님이 B급스러운 공포물을 많이 아실 것 같습니다. ^^

붉은돼지 2016-01-28 21: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어릴 때 본 `전설의 고향`이 제일 무서웠던 것 같아요 그땐 가족들과 불 끄고 tv를 봤는데 한여름에도 이불 뒤집어 쓰고 땀 뻘뻘흘리며 벌벌떨며 봤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그 무섭던 `전설의 고향` 나중에 나이 좀 먹고 보니 좀 웃기더군요 ㅎㅎ

cyrus 2016-01-29 12:21   좋아요 1 | URL
‘전설의 고향’, ‘토요 미스테리 극장’, 지금은 종영된 프로그램이지만, 그 중 몇 편은 ‘레전드’로 회자될 정도로 지금도 보면 공포심을 유발합니다. 과거의 명성을 뛰어넘는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

에이바 2016-01-28 22: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괴담집 유행은 전설의 고향의 영향 때문이 아닌가 했는데 붉은돼지님이 벌써 말씀해주셨군요. 비슷한 시기 강시도 빠질 수 없죠. 요즘은 좀비가 유행이지만요 ㅎㅎ

cyrus 2016-01-29 12:22   좋아요 1 | URL
맞아요. 연휴에 방송에서 강시가 나오는 영화를 많이 해줬잖아요. ^^

뽈쥐의 독서일기 2016-01-29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왕 오랜만에 이런 책 보니깐 넘 반가워요ㅠㅠ 하지만 이런 책은 한 번도 소유할 수 없었다는... 엄마가 안 사주셨거든요. 책방에 쭈그려 앉아서 읽던 맛이 생각나네요ㅎㅎ

cyrus 2016-01-29 19:57   좋아요 1 | URL
뽈쥐님, 혹시 사진에 있는 책을 아십니까? 저는 처음 봅니다. ㅎㅎㅎ 제 초딩 시절에는 저런 책이 나오지 않았거든요. 제 기억으로는 ‘오싹’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어린이 독자용 괴담집이 많았어요. 그리고 뽈쥐님의 말씀에 공감하는 것이 저희 어머니도 이런 책을 사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산 책을 빌려 읽었습니다. 교실에 쉬는 시간마다 읽었어요. ^^
 
천진난만한 탕녀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조민정 옮김 / 문학동네 / 2000년 4월
평점 :
품절


 

 

 

 

 

 

* L’ingenue libertine (1909년 작)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는 네 편의 소설로 이루어진 <클로딘 시리즈>를 발표하여 자신의 문학적 재능을 확인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녀의 재능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독자들도 있었다. 콜레트가 남편의 필명으로 <클로딘 시리즈>를 발표한 것이 문제였다. 여성의 글쓰기를 인정할 수 없었던 보수적인 독자들은 콜레트의 실력을 믿지 않았다. 콜레트가 작가인 남편의 도움을 받아 글을 썼을 거라는 추측성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콜레트는 파리 사회의 차가운 냉대를 견뎌 냈다. 이런 와중에 남편은 그녀의 속사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남편은 콜레트에게 <클로딘 시리즈>에 견줄만한 작품을 써내라고 강요에 가까운 제안을 했다. 콜레트는 자신이 재주를 부리고, 남편에게만 명성이 쏠리는 상황을 참을 수 없었다.

 

콜레트는 1906년에 남편과 이혼한다. 싱글이 된 콜레트는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천진난만한 탕녀(L’ingenue libertine)》(줄여서 ‘탕녀’)를 발표한다. 1904년 발표작 <민느(Minne)>와 이듬해에 나온 <민느의 방황(Les égarements de Minne)>을 합쳐서 새롭게 수정한 것이다. 콜레트는 《탕녀》가 전작의 명성을 뛰어넘지 못할 거로 생각했다. 그렇지만 콜레트는 그동안 억눌렸던 표현의 열망을 펜의 잉크 속에 응축시켜 《탕녀》에 마음껏 쏟아 부었다.

 

주인공 민느는 열다섯 살의 사춘기 소녀다. 몽상에 잠기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도발적인 발언과 행동을 하는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다. 민느는 시골에서 태어나서 자란 소녀지만, 풋풋한 목가적 사랑을 원하지 않는다. 강렬한 쾌락이 느껴지는 위험한 사랑을 꿈꾼다. 소녀의 이상형은 살인 전과가 있는 불량배 패거리의 두목. 소녀는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대한 갈증을 몽상으로 해소한다. 민느보다 세 살 많은 사촌 앙투안은 민느와의 성격과 정반대다. 앙투안은 민느를 짝사랑하여 조심스럽게 자신의 진심을 고백한다. 그러나 민느는 늦은 밤에 몰래 약혼자를 만나고 다닌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퇴짜를 놓는다. 민느는 짜릿한 쾌락을 주는 사랑을 원할수록 몽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혼란에 빠진다. 여기까지가 책의 1부로 구성된 <민느>의 줄거리다.

 

책의 2부 <민느의 방황>은 정식으로 부부가 된 민느와 앙투안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도 민느는 사랑의 쾌락을 누리고 싶어 한다. 앙투안과의 결혼 생활 2년 사이에 세 명의 정부를 만나고 다녔다. 정숙한 아내를 원하는 앙투안은 민느의 바람기를 어느 정도인지 잘 알면서도 불만을 꾹 참고 있다. 한편으로 민느가 사춘기 시절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했을까 봐 걱정하기도 한다. 민느는 남편 몰래 자크 쿠데르크 남작이라는 정부를 만난다. 남작은 민느보다 어린 스물 두 살의 젊은이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질투심이 많고, 애정 욕구가 강한 편이다. 어린아이가 떼를 쓰듯이 민느에게 구애를 해보지만, 번번이 거절당한다. 민느는 ‘어른아이’ 같은 남작을 좋아할 단순한 여자가 아니다. 남작은 민느의 쾌락을 채워주는 성적 노리개에 불과하다. 민느는 나체 상태로 젊은 정부를 유혹하여 노리개로 전락한 육체를 마음껏 유린한다.

 

<민느의 방황>은 <민느>보다 대담한 표현과 묘사가 많다. <민느>가 시골에서 자란 작가의 어린 시절을 반영한 소설이라면 <민느의 방황>은 도시적 관능에 익숙해진 세속적인 작가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러나 두 작품에 나타나는 민느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다. 그것은 성숙한 에로스(Eros)다. 여기서 말하는 에로스는 성적 욕망이 형성된 육체적 사랑이 아니다. 사랑받으려는 대상의 영혼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아름답게 해주는 진실한 감정을 의미한다. 성숙한 에로스가 결여된 성적 대상은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다. 오로지 쾌락만 좇을 뿐이다. 성숙한 에로스의 손길을 받지 못한 민느는 이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긴다. 그리고 에로스의 부재를 견디지 못해 평범한 결혼 생활에 권태를 느낀다. 이를 참지 못해 자신의 이상형에 환상만 가득 부여한다. 이러한 민느의 태도는 플로베르가 만들어 낸 마담 보바리(Madame Bovary)와 유사하다. 그러나 두 여자의 결말은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마담 보바리는 진실성 없는 사랑에 집착하는 바람에 불행한 파멸에 이른다. 민느는 쾌락으로만 수렴되는 자신의 삶에 의문을 제기한 끝에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에로스가 어디 있는지 깨닫는다.

 

민느가 성숙한 에로스를 만나기까지 방황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우리나라 정서상 맞지 않을 수 있다. 민느는 탕녀가 맞다. 그렇지만 변덕스럽고 자유분방한 여주인공의 성격과 ‘탕녀’라는 단어만 보고 벌써부터 눈살을 찌푸리는 반응은 곤란하다. 노골적인 묘사만 가지고 《탕녀》의 작품성을 인정하지 않는 독자가 있다면, 《마담 보바리》가 처음 나왔던 1857년 프랑스로 가보길 권한다. 그러면 《마담 보바리》를 부도덕한 소설로 여기는 비평가들이 당신을 작품 보는 안목이 있는 독자라고 치켜세울 것이다. 《마담 보바리》와 마찬가지로 《탕녀》도 여성의 쾌락에만 중점을 둔 소설이 아니다. 여성이 진정 원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탐색하는 소설이다. 자주 읽어서 너무나도 뻔한 마담 보바리의 상실감이 지겹다면, 이제부터《탕녀》를 읽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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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1-27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cyrus 2016-01-28 12:0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프랑스 출신 여성 작가의 이름을 아는 대로 대본다. 조르주 상드, 시몬 드 보부아르, 프랑수아즈 사강. 이 작가들은 작품뿐만 아니라 사생활도 유명했다. 상드는 음악가 쇼팽과 시인 뮈셰를 치명적인 사랑의 열병에 앓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남장으로 담배를 피우면서 다니는 여성해방론자였다. 보부아르는 사르트르와 계약 결혼 생활을 했다. 사강은 말년에 마약 복용 혐의를 받게 되자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을 하여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세상을 떠나기 2년 전, 탈세 혐의로 벌금형과 징역형을 받기도 했다. 우리는 그녀들의 파격적인 행보를 기억한다. 소수만이 그녀들의 거침없는 성격을 손가락질하고 있지만, 지금은 시대를 앞서간 진취적인 행동으로 기억한다. 덤으로 그녀의 작품들을 애독하고,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런데 왜 이 작가를 아무도 기억하지 않을까? 만약 이 작가의 이름을 대고, 아느냐고 물어보면 태반이 누군지 모른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이 작가도 상드, 보부아르, 사강만큼이나 대중 앞에서 튀는 인생을 살다 갔다. 그녀는 자신의 별스러운 성격과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러한 성격 탓에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야 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기성사회의 풍습을 거부하는 날 것 그대로의 여자였다.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그녀는 파리를 활보하는 여자 목신(牧神)이었다.

 

콜레트는 1873년 해군 장교인 아버지와 강인한 성격을 지닌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독서를 좋아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한 작가는 발자크였다. 풍부한 독서 덕분에 콜레트는 글쓰기에 관심을 끌게 된다. 그녀는 스무 살에 작가 겸 문학비평가인 앙리 고티에 빌라르와 결혼한다. 이때부터 그녀는 파리에서 생활하기 시작한다. 남편은 콜레트의 글쓰기 실력을 눈여겨봤다. 그러나 그 당시 보수적인 파리 문단은 여성의 글쓰기를 관대하게 바라보지 않았다. 1900년 콜레트는 남편의 필명 윌리(Willy)’를 빌려서 자신의 첫 작품 <클로딘의 학교생활(Claudine à l’école)>을 발표한다. 이 작품은 콜레트 자신의 소녀 시절을 모티프로 한 자서전적인 소설이었다. 첫 작품이 발표되자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남편은 콜레트에게 클로딘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더 써내라고 강요한다. 1901<파리의 클로딘(Claudine à Paris)>, 1902<클로딘의 결혼생활(Claudine enménage)>, 1903<떠나는 클로딘(Claudine s’en va)>을 연달아 발표한다. 이 네 작품은 클로딘 시리즈로 붙여져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콜레트는 자신의 작업에 실망한다. 자신이 쓴 작품들이 남편의 필명 단독으로 알려지는 상황이 못마땅한 것이다. 콜레트에게 남편은 자신의 삶을 어둡게 하는 그늘 같은 존재였다. 클로딘 시리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던 무렵에 몇 몇 비평가들이 클로딘 시리즈의 저자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들은 남성인 윌리가 여성스러운 분위기의 문체를 완벽하게 쓸 수 없다고 봤다. 클로딘 시리즈의 진짜 저자가 유명 문학비평가의 아내인 콜레트라는 소문이 퍼지게 된다. 악소문은 콜레트를 더욱 괴롭게 만들었다. 콜레트의 글쓰기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었다. 남편의 도움을 받으면서 글을 썼을 거라는 의심의 눈초리까지 받아야 했다.

 

 

 

 

콜레트는 남편의 그늘에 벗어나 독립적인 작가가 되고 싶었다. 1906년에 앙리와 이혼을 결심한다. 그러나 그녀를 더 이상 남편의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콜레트는 생계를 위해 뮤직홀의 배우가 된다. 몸은 무대 위에 있었지만, 그녀의 눈은 작가의 꿈만 바라보고 있었다. 클로딘 시리즈를 완결하는 <쓸쓸한 은거(La Retraite Sentimentale)>, <민느(Minne)><민느의 방황(Les égarements de Minne)>을 합쳐서 수정한 천진난만한 탕녀(L'ingenue libertine)를 출간한다. 이 작품들 모두 콜레트의 이름으로 나왔다.

 

1912년에 잡지 편집장 앙리 주브넬과 결혼한다. 콜레트는 남편이 운영하는 잡지의 문학지면 집필을 담당했다. 콜레트는 무대 생활을 접고 마음껏 글을 쓸 수 있었다. 마흔 살의 콜레트는 자신보다 스물네 살이나 어린 연하남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꼈다. 그런데 하필이면 콜레트가 좋아하는 연하남은 앙리 주브넬과 전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콜레트는 5년 동안 자신의 의붓아들과 연애했다. 결국 두 번째 결혼 생활도 오래 가지 못했다. 사람들은 콜레트의 자유분방한 행동에 비난했다

 

 

 

 

 

목신으로 분장한 콜레트

(머리 위에 있는 뿔은 합성이 아니다)

 

 

 

앙리 주브넬을 만나기 전에도 이미 콜레트는 기성사회의 윤리 규범을 거부하는 행동으로 여러 차례 물의를 일으켰다. 콜레트는 자신의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사람을 만난다. 미시라는 애칭으로 알려진 여자는 콜레트의 레즈비언 파트너였다. 미시도 조르주 상드처럼 남장으로 외출했고, 시가를 피웠다. 콜레트는 그녀에게 반했고, 미시의 도움으로 무대 배우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콜레트는 무언극 무대에 올라 목신을 연기했다. 야성적 본능이 넘치는 콜레트의 성격에 어울리는 역할이었다. 콜레트가 출연한 무언극은 관객의 반응을 얻는 데 성공한다.

 

 

 

 

 

가슴 노출의 무대 공연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자,

콜레트는 한쪽 가슴만 드러낸 채 무대 위에 오른다.

(대단한 집념의 여자)

 

 

승승장구한 콜레트는 미시를 설득하여 자신과 함께 무언극 공연 무대에 오르게 된다. 콜레트와 미시가 함께 무대에 오른 무언극 작품 제목은 <이집트의 꿈>이었다. 콜레트는 미라로, 미시는 미라를 부활시키는 남성 고고학자로 분장했다. 공연이 상당히 에로틱한 장면으로 진행되었다. 콜레트는 온 몸에 붕대를 칭칭 감은 채 무대 위에 올랐는데, 고고학자 역의 미시가 콜레트의 몸을 감싼 붕대를 천천히 푼다. 콜레트는 거의 반나체 상태가 된다. 보수적인 관객들은 두 사람의 공연 행위에 불만을 품고 야유를 보냈다. 가까스로 공연을 끝내고, 콜레트가 감사의 의미로 미시에게 키스했다. 이들의 사소한 행동은 음란한 공연에 성이 잔뜩 난 관객들의 마음에 기름을 붓고 말았다. 관객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언론들은 레즈비언 스캔들을 비난했다. 그 당시에 동성애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비윤리적인 행위로 인식되고 있었다. 콜레트는 좋든 싫든 간에 자신에게 시선을 향한 대중들의 반응이 좋았다. 그녀는 대범한 행동을 한다. 이번에 가슴을 노출하는 무대 의상을 입고 공연을 진행했다. 콜레트는 스트립 댄스에 가까운 벨리 댄스를 선보였다.

 

 

 

 

 

모리스 구드케와 함께 있는 콜레트

 

    

 

두 번의 이혼, 근친상간, 레즈비언, 파격적인 무대 매너 등 숱한 염문을 뿌리고 다닌 콜레트는 1935년 연하남 모리스 구드케와 결혼한다. 모리스는 그녀의 성격을 이해해주었고, 그녀가 마음껏 글을 쓸 수 있도록 저택을 마련해주었다. 안락한 저택에서 그녀는 암고양이와 암컷 불테리어와 함께 지냈다. 콜레트는 파리에서 가장 자유분방한 악명 높은 여성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끝까지 남편으로부터 보호받는 관계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래도 말년에 이르게 되면서 콜레트는 파리의 문제아가 아닌 작가로 당당히 인정받게 된다. 그녀는 1945년 공쿠르 아카데미 회원, 1949년에는 아카데미 회장이 되었다. 바람기 많은 발자크도 하지 못했던 아카데미 회장직을 콜레트가 한 것이다. 겹경사로 레지옹도뇌르 훈장까지 받는다.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다가 1954년에 세상을 떠났다.

 

남편 윌리와 함께한 콜레트의 초기 소설들은 작가의 자서전적 성격이 짙다. 윌리와 결별한 이후부터 여성의 관능적 본성 및 세밀한 심리적 변화 묘사가 많은 성숙한 작품들을 남겼다. 그녀의 소설 속에는 콜레트 자신이 몸담은 파리 화류계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윤리라는 허위 속에 가려진 파리 사람들의 야성적 감정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등장인물들의 감성을 날카롭게 포착한 문체를 좋아하는 여성 독자라면 콜레트의 작품들을 추천하고 싶다.

 

 

 

 

 

 

 

 

 

 

 

 

 

 

 

국내에 번역된 콜레트의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클로딘은 <쓸쓸한 은거>를 마지막으로 애증이 많은 클로딘 시리즈를 끝낸다. 1922년에 <클로딘의 집(La Maison de Claudine)>을 발표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클로딘 시리즈에 포함되지 않는다. 피터 박스올의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책 1001추천작품으로 선정되었다.

 

    

 

 

 

 

 

 

 

 

 

 

 

 

 

 

 

  

* Minne (1904)

민느

 

* Les égarements de Minne (1905)

민느의 방황

 

1909년에 이 두 작품을 합친 천진난만한 탕녀(L'ingenue libertine) 출간

조민정 역 / 문학동네 (2000)

 

 

 

 

 

* La Retraite Sentimentale (1907)

쓸쓸한 은거 (지지 외수록) 고혜영 역 / 학원사 (1983, 절판)

 

 

 

 

 

 

 

 

 

 

 

 

 

 

 

  

* La Vagabonde (1910)

바가봉드허경은 역 / 예전사 (1993, 절판)

방랑하는 여인 이지순 역 / 지만지 (2013)

    

 

* Chéri (1920)

셰리 (지지 외수록) 윤동진 역 / 학원사 (1983, 절판)

2010년 영화화

 

 

 

 

 

 

 

 

 

 

 

 

 

 

    

 

* Le Blé en herbe (1923)

사랑에 눈뜰 때민희식 역 / 문학출판사 (1973, 절판)

청맥김용숙 역 / 정음사 (1976, 절판)

청맥 (청맥 / 벨라 비스타수록) 조규철 역 / 을유문화사 (1995)

사랑에 눈뜰 때 민희식 역 / 큰글 (2012)

    

 

 

 

 

 

 

 

 

 

 

 

 

 

 

 

 

* La Naissance du Jour (1928)

여명 (지지 외수록) 윤동진 역 / 학원사 (1983, 절판)

여명 송기정 역 / 문학동네 (2010)

 

 

 

 

 

 

 

 

 

 

 

 

 

 

 

 

 

* La Chatte (1933)

암고양이 임미경 역 / 창비 (2013)

    

 

* Bella Vista (1937)

벨라 비스타 (청맥 / 벨라 비스타수록) 조규철 역 / 을유문화사 (1995)

    

 

* Gigi (1944)

지지 (지지 외수록) 고혜영 역 / 학원사 (1983, 절판)

1988년 우리나라에 연극으로 공연된 적이 있음

 

    

 

 

* 원제목이 불분명한 번역본

거울 속의 연인예가출판사 (1990, 절판)

참사랑의 수채화예가출판사 (1990, 절판)

 

 

 

 

 

 

 

* 작가의 일대기를 그린 1991년 작 영화 <꼴레뜨>가 있다. 1992년 국내에 개봉되었다. 이 시기에 영화를 소설화한 책이 영화 동명 제목으로 발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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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1-26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사이러스 님 글의 장점은 새로운 정보를 새롭게 안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호호..

cyrus 2016-01-27 10:10   좋아요 0 | URL
이미 로쟈님이 이 작가를 소개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로쟈님의 글에 없는 내용을 새로 추가했을 뿐입니다.

stella.K 2016-01-26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네. 이건 정말 영화감이야. 안 그래도 영화로 만들어졌군.
나는 나 자신을 파괴할 권리가 사강이 했던 말이었구나.
김영하가 했다고 박박 우기면 어쩔 뻔했어?ㅎㅎㅎ

cyrus 2016-01-27 10:14   좋아요 0 | URL
2004년에 사강이 세상을 떠났어요. 저는 그때서야 말의 출처를 처음 알았어요. 소설 제목이 유명해서 사강이 했던 말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거예요.

yamoo 2016-01-26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탕녀>와 <여명>을 사야 것습니다..ㅎㅎ

저도 곰발 님 생각에 한표~!

cyrus 2016-01-27 10:23   좋아요 0 | URL
《천진난만한 탕녀》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민느라는 여주인공이 사춘기 시절에 본능에 눈을 뜨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성격이 `야성녀`에 가깝습니다.  민느는 유부녀가 되어서도 자신의 욕망을 채워주는 사랑을 찾으려고 남편 몰래 정부를 만나 외도를 합니다. 어떻게 보면 마담 보바리와 조금 비슷한 인물입니다. 남편은 민느의 주체할 수 없는 바람기에 불만을 품습니다. 남편과 민느 사이에 이루어지는 미묘한 심리적 갈등 묘사가 일품입니다. 이 작품이 2000년에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나왔습니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여명》보다 덜 알려졌습니다. 절판되지 않은 게 신기합니다. ^^;;

책벌레 2016-01-26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콜레트라는 인물에 대해 궁금해졌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cyrus 2016-01-27 10:26   좋아요 0 | URL
콜레트를 소개하는 책이 많지 않습니다. 지금 제가 알기로는 콜레트의 삶을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책으로는 《일곱 명의 여자》가 유일합니다.
 
카메라, 편견을 부탁해 - 낯선 생각을 권하는 가장 따뜻한 사진
강윤중 글.사진 / 서해문집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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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현대인을 위협하는 무서운 무기다. 찍히면 죽는다. 과거에 원주민들이 카메라를 무서워했다. 원주민들은 카메라가 자신들의 영혼을 뺏어간다고 생각했다. 나날이 성능이 좋아지는 카메라는 현대인의 영혼을 뺏어가지 않는다. 다만, 개인의 행복을 빼앗는다. 파파라치(paparazzi)는 유명 인사들을 성가시게 구는 파리 같은 존재다. 특종을 위해 유명 인사를 집요하게 쫓아다닌다. 요즘에 포상금을 노린 파파라치가 많아졌다. 이들은 어디선가 숨어서 우리들의 불법행위를 카메라로 몰래 촬영한다. 파파리치의 과도한 행동은 상대방의 인생을 한 번에 무너뜨리기도 한다. 영국의 전 왕세자비 다이애나는 파파라치를 따돌리다가 불의의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 한 장 때문에 선량한 사람이 억울하게 피해를 본다. 사진이 하나의 프레임(frame)이 되면, 사람들은 그 사진 속에 있는 상황 그대로 보려고 한다. 그리고 어떤 상황이나 대상을 바라보는 인식이 형성된다. 그 순간, 사람들의 생각은 한 장의 사진처럼 고정된다. 한 번 만들어진 프레임, 즉 편견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한 장의 사진처럼 생생하게 남는다. 

 

사진기자가 카메라를 들이대면 부담스럽다. 이들의 태도가 위협적이다. 불편하고 복잡한 심경을 가진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 없다. 뉴스에 올리게 될 사진을 구하기 위해 셔터를 누르기만 바쁘다. 특종만 보여주는 매정한 사진이다. 여기, 매정한 사진과 반대되는 또 하나의 사진이 있다. 이름이 ‘낯선 생각을 권하는 가장 따뜻한 사진’이다. 강윤중 경향신문 기자의 사진 기획물 <포토 다큐>에는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특종이 단 한 개도 없다. 그 대신 우리가 보지 못했던 세상의 진실이 담겨 있다. 원래 카메라는 위험한 편견을 양산하는 무기다. 그렇지만 강 기자의 카메라는 특별하다. 그는 카메라가 자신의 편견을 드러내어 동시에 깨뜨리기 위한 도구라고 말한다. 그래서 강 기자는 자신이 엮은 사진 기획물에 《카메라, 편견을 부탁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부드러운 이름 속에 카메라가 만들어낸 편견에 도전하는 기자의 마음가짐이 느껴진다.

 

 

 

 

 

책 87쪽 (사진출처: 경향신문 2015년 12월 17일, 링크 연결)

 

 

강 기자는 평소 뉴스에서 볼 수 없었던 세상 일부와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남겼다. 그는 어디든 찾아간다. 엄청난 열기로 가득한 지하 탄광 막장으로 내려가 보고, 처절하게 울부짖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철거 지역 현장 속으로 한달음에 달려간다. 이 땅에 이방인으로 취급받는 사람들도 만난다. 외국인 노동자,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무슬림, 게이 커플 등이 있다. 기자가 찾아가는 세상과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일상은 여전히 우리에게 낯설다. 우리는 평소 그들을 향해 이런 생각을 한다. 길에 지나가는 무슬림만 보면 테러분자로 의심하고, 이슬람교를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최악의 종교로 생각한다. 동성애를 지구상에 사라져야 할 정신병으로 취급한다. 이것은 우리가 만들어 낸 편견이다. 강 기자는 꾸밈없는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었다. 그가 찍은 사진 중에는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것도 있고, 흐뭇한 표정을 짓게 되는 기분 좋은 사진도 있다. 그 사진을 보면 우리의 삶과 비슷한 희로애락이 느껴진다. 그동안 우리는 평범한 사람들을 낯설게 대했고, 편견으로 바라봤다.

 

 

 

 

 

책 309쪽 (사진출처: 경향신문 2015년 12월 17일, 링크 연결)

 

 

 

강 기자가 사진을 찍기 전에 먼저 하는 일이 꼭 있다. 사진에 담으려는 대상에 관한 자신의 편견을 스스로 깨뜨리는 것. 강 기자는 자신의 눈에 착용하고 있었던 편견이라는 콘택트렌즈를 깨뜨린다. 이슬람 성원의 남성 전용 예배실을 방문한 기자는 성원 관계자에게 이슬람식 여성 차별이 아니냐고 물었다. 관계자는 차별이 아니라 엄숙한 의식을 치르기 위한 구분이라고 대답했다. 여성 전용 예배실이 따로 있는 것이다. 그 사실을 모르고 이슬람 사원에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면 잘못된 편견을 가질 수 있다. 기자는 글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편견을 솔직하게 밝힌다. 그러면서 편견에 사로잡힌 자신의 모습에 반성한다. 이러한 기자의 어수룩한 면모 덕분에 ‘가장 따뜻한 사진’을 만들 수 있었다. 젠체하면서 건방지게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사진만 찍고 떠나는 매정한 사진기자들보다 훨씬 낫다. 강 기자의 인간적인 면은 사람들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린다. 그의 카메라 앞에 모델이 되는 사람들은 처음에 강 기자를 경계하다가 나중에는 친한 친구와 혈육처럼 대한다. 이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기자 앞에서 서슴없이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사진 속 모델들의 표정은 어색하지 않다. 의외로 활짝 웃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는 사진이 더 많다. 강 기자의 사진에 진짜 사람 냄새가 난다.

 

사실 우리는 사진기자가 아닌데도 카메라 한 대씩 가지고 있다. 이 카메라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카메라의 이름은 ‘편견’이다. 우리는 이 싸구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살아간다. 싸구려 카메라 필름에서 현상한 사진들은 거짓과 오해로 색칠된 싸구려 생각이다. 우리는 편견의 카메라로 본 것을 변함없는 진실이라고 믿는다. 어떤 사진기자는 사진을 촬영하는 내내 오래되고 낡은 편견으로 만들어진 콘택트렌즈와 자신의 카메라 렌즈를 깨뜨리려고 노력했다. 그렇다면 우리도 카메라 렌즈를 깨뜨리자. 언제까지 거추장스러운 물건을 가지고 있을 텐가.

 

 

 

 

 

※ 딴죽걸기

 

 

책 303쪽에 ‘그룹 홈’을 설명하는 내용이 있다. 책 속에 있는 문장을 인용해본다.

 

 

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모여 공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 시설로, 7인 이하의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며 치료를 받는 소그룹 공동체를 말한다. 30여 년 전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되었으며, 한국에는 1992년 처음 등장했다. 당시 서울시는 1명의 생활 보조인을 지정해 혼자서는 정상적인 가정생활이 어려운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복지 시설이 아닌 일반 주택에 모여 함께 생활하도록 했는데, 입주자와 아이들의 부모는 물론 그룹 홈이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런데 이 문장은 2014년에 출간된 《트렌드 지식여행 2》(인물과사상사)에 있는 것이다. 출처 없이 어떤 글의 일부를 토씨 하나 안 바꾸고 그대로 쓰는 것은 잘못되었다. 다음 쇄를 만들 때 문제가 되는 글을 삭제하거나 인용 출처를 밝혀야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있는 '그룹 홈' 내용. 《트렌드 지식여행 2》에 있는 문장을 인용했다. (링크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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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4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1-24 17:39   좋아요 2 | URL
이 책을 읽으면서 사진을 찍는 분들의 말 못하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유레카님이나 강 기자님처럼 훌륭한 사진가들은 인물 사진을 찍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나쁜 기자는 싸가지가 없습니다. 사진으로 담으면 안 되는 것들이 있는데 특종에 눈이 멀어서 허락도 없이 사진을 찍습니다.

[그장소] 2016-01-24 1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배려가 담긴 사진을 보는 눈도 길러야 한다고 봐요.
cyrus 님 말에 동감 ㅡ일정부분 ㅡ진실을 전하기위한 기사 거리에 ㅡ과연 이면은 어떤게 있는지도 늘 봐야하고...보이는게 다가 아니라는것..

cyrus 2016-01-25 15:16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단순한 사진 한 장을 너무 쉽게 보고, 보고 있는 것 그대로 판단하고 맙니다.

만병통치약 2016-01-24 1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좋은 카메라 들고 아이들 찍는 사람들 많지 않습니까? (저도 그 중 한명) 아이를 주인공처럼 대하는 사진찍기가 아이들 정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합니다. 자존감이 좋아질지 자뻑이 커질지- 누가 실험안하나 궁금하군요.

cyrus 2016-01-25 15:19   좋아요 0 | URL
주변에 꼭 그런 사람 한 명 있잖아요. 단체사진을 찍으면 무조건 중앙에서만 자리를 잡는 사람이요. 그 사람들의 성격을 보면 자신이 주인공인 것처럼 생각해요. 아마도 자신을 주인공처럼 대하는 부모님의 영향 때문에 사진을 찍을 때면 특별한 자리를 노리는 것 같습니다. ^^;;

게으른독서가 2016-01-25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꼭 읽어보고 싶네요. 사진 수업과장에 윤리 수업이 들어있는 것도 같은 이유일 거예요. 님의 글을 읽다보니 사진작가 케빈 카터 사건이 생각나네요.

cyrus 2016-01-25 15:21   좋아요 0 | URL
강윤중 기자님의 글에 고민의 흔적이 역력합니다. 책 속에 세월 호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이들의 방을 찍은 사진과 관련 글이 있습니다. 기자님도 사진을 찍기 전에 많이 괴로워했습니다.

2016-01-25 1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1-26 16:19   좋아요 0 | URL
“글이 재미있다”, “글 잘 쓴다”, 이런 말보다 더 좋은데요. 지금의 글 스타일이 적절하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글의 분량이 많이 쓰면 ‘이달의 당선작’에 유리할 거라는 무식한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A4 용지 2장 반 분량으로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불필요한 내용을 잔뜩 쓰는 제 모습이 한심스러웠습니다. 왠지 저 혼자만 얘기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읽고 싶은 것만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지금은 A1 용지 1장 반, 적으면 1장만으로 글을 채웁니다. 직접적으로 글이 짧아졌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

yamoo 2016-01-25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다방면으로 열심히 읽으시네요. 존경스럽습니다. 사이러스님!^^

cyrus 2016-01-26 16:21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저보다 훌륭한 다독가, 애서가들이 많아서 제 독서는 대단하지 않습니다. 어쩌다 재미있고 유익한 책을 골라서 읽는 것뿐입니다. ^^
 
곤충 연대기 - 곤충은 어떻게 지구를 정복했는가
스콧 R. 쇼 지음, 양병찬 옮김 / 행성B(행성비)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하루살이는 지구상에서 오랜 시대에 걸쳐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온 곤충이다. 인류의 조상보다 먼저 지구에 등장했다. 그런데 그들의 수명은 길어야 고작 3주에 불과하다. 하루살이 유충은 물속에서 3년 동안 지낸다. 성충이 되자마자 짝을 찾으러 날아다닌다. 가끔 우리 눈앞에 하루살이 떼가 공중에 날아다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팔자가 사나운 녀석은 비 오는 날에 성충이 된다. 한번 날아보지도 못하고, 짝도 만나지 못한 채 짧은 일생을 마감한다. 우리는 하루살이의 운명에 안타까워한다. 그러나 하루살이들은 슬프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종족 번식을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할 뿐이다. 짧은 찰나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처럼 바쁘게 살아간다.

 

어째서 하루살이는 이런 치열하게 살게 되었을까? 하루살이 성충들이 우리를 괴롭히려고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눈에는 단순무식한 방식으로 보이지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그들만의 생존 전략이다. 하루살이 혼자 짝을 찾으러 가면 포식자에 발각되어 잡혀먹힐 위험이 크다. 교미하지 못하고 어이없게 죽다간 하루살이가 절멸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하루살이들은 한곳에 모여 날아다니면서 만난다. 단체 커플 찾기 이벤트부터 시작해서 짝을 만난 수컷과 암컷은 그 자리에 바로 결혼식을 진행한다. 포식자는 하루살이들의 성대한 행사를 방해하지 못한다. 제아무리 힘이 센 포식자라도 엄청난 수의 하루살이 떼를 이겨내지 못한다.

 

하루살이처럼 허약하게 보이는 작은 곤충도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특별한 삶의 방식이 있다. 인간은 신비로운 사실을 잘 모른다. 그냥 곤충 자체를 혐오한다. 곤충이 어떻게 우리보다 먼저 지구 땅을 안착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면 곤충을 함부로 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쓰레기더미 속을 기어다니는 노래기마저도. 《곤충 연대기》의 저자이자 곤충학자인 스콧 R. 쇼는 지구의 진정한 지배자는 인간도 공룡도 아닌, 곤충이라고 자신 있게 주장한다. 오늘날에 현존하는 곤충들의 조상을 찾으려면 4억 년 이상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 시기에 인류의 조상은 물론, 공룡도 나타나지 않았다. 저자는 곤충이 지구의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적응하는 과정을 시간순으로 알려준다. 이 책에 우리가 학창 시절 과학 수업 시간에 외우듯이 공부했던 캄브리아기, 페름기, 쥐라기, 고생대 등이 나온다.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 일단 소파에 앉아서 《곤충 연대기》를 펼치시라. 당신은 지구의 운명을 바꾼 역사적인 순간들 속에 곤충이 살아남는 극적인 장면을 편안하게 구경만 하면 된다.

 

《곤충 연대기》를 읽으면 우리 인간이라는 동물이 참으로 간사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곤충이 우리보다 먼저 지구에 등장했음에도 지구의 역사를 설명하면 항상 공룡, 포유류, 양서류를 먼저 찾는다.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을 때도 공룡 화석을 찾는다. ‘공룡아, 어디니? 내 말 들리니?’ 고생물학자들이 암만 불러도 진화의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 학자들은 진화론의 구멍을 메우려고 진화 과정을 분명하게 정했다. 어류, 양서류, 파충류 순으로. 어라! 셋 다, 척추동물이네. 곤충은 무척추동물에 속한다. 무척추동물의 몸은 딱딱한 외골격으로 이루어져서 화석으로 남기기 어렵다. 고생물학자들은 척추동물의 화석을 근거로 지구를 마음껏 누빈 우월한 생물이 척추동물이라고 주장한다. 곤충의 존재를 까맣게 잊어버린다. 진화의 순서를 과학 교과서에 정리하니까 내용을 더 쓸 수 있는 여백이 생겼다. 진화의 읽어버린 고리가 밝혀지지 않았는데 뭐 쓰지? 학자들은 고민 끝에 인류의 조상님에 대한 내용을 쓰기로 한다. 지구상 가장 오래된 곤충의 조상인 절지동물이 바닷속에 살다가 육상으로 올라온 순간이 역사적으로 제일 앞선 데도, 학자들은 인간이 처음 직립보행을 하기 시작한 순간을 자화자찬했다. 이로써 지구에 제일 늦게 나온 인간은 지구의 지배자로 등극하게 된다.

 

우리는 지구상에 먼저 등장한 곤충에게 감사해야 한다. 원시 지구에 곤충의 조상들이 좋아할 만한 먹잇감이 많지 않았다. 그중에 포식자가 되어 다른 곤충을 잡아먹는 종이 있었으나 곰팡이나 토양에 사는 세균들을 먹고 사는 스캐빈저(scavenger)도 있었다. 착한 곤충들 덕분에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건강한 식물들이 자랄 수 있었다. 우리는 은혜를 잊은 채 생존을 위해 식물들을 마음껏 사용한다. 고마운 스캐빈저는 멸종하지 않고 종족 번식에 성공했다. 놀랍게도 스캐빈저의 후손이 노래기다. 그런데 우리는 노래기가 불쾌한 냄새가 나고 쓰레기만 좋아하는 흉측한 벌레로만 생각한다. 지구에 쓰레기를 버리는 유일한 동물은 인간이다. 그런데 말없이 쓰레기를 치워주는 노래기에게 성낸다. 스콧 R. 쇼는 독이 없고, 인간을 괴롭히지 않는 노래기를 반려동물로 추천한다. 딱히 키우고 싶지 않지만, 그의 뼈 있는 유머를 가벼운 웃음으로 넘길 수 없다. 곤충은 사려져야 할 미물이 아니다. 알게 모르게 오랫동안 자연을 가꾼 소중한 청소부였다. 길바닥에 지나가는 곤충을 생각 없이 죽이지 말자. 곤충, 함부로 밟지 마라. 과연 우리는 그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었던가. 최재천 교수님의 ‘알면 사랑한다’를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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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01-24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ㅡ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를 적절히 활용하셨네요 :)
좋은 문장은 어떻게 변형해도 빛이 난다는 걸 다시 실감~

cyrus 2016-01-24 13:09   좋아요 0 | URL
정말 훌륭한 문장이라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다 보니 저처럼 변형해서 쓰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

세실 2016-01-24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명심하겠습니다.
그나저나 하루살이는 하루만 사는게 아니었군요.ㅎ

cyrus 2016-01-24 13:12   좋아요 0 | URL
하루살이가 오래 살면 평균 수명이 1년이랍니다. 하루살이가 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졌습니다. 그래서 하루살이의 수명이 짧아지게 된 것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16-01-24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걸을 때 개미를 안 밟으려고 노력한답니다. 무엇보다 그 가족이 슬퍼할 것 같아서요.

cyrus 2016-01-24 16:44   좋아요 0 | URL
어렸을 때 시골에 가면 큰 개미를 볼 수 있었어요. 집에서 보던 조그만 개미와 다른 크기에 무서워서 밝아 죽이곤 했어요.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를 읽고 난 뒤부터 되도록 개미를 죽이지 말고, 개미집에 장난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