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우연히 시내로 나가는 길에 플래카드를 보게 되었는데, 글쎄 유홍준 교수님의 강의를 알리는 글이였어요. 너무 놀라고 기뻐서 날짜를 확인 한 후 유홍준 교수님을 만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어요. 제가 유홍준 교수님을 좋아하게된 계기는 아무래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 때문인거 같아요.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재밌고 쉽게 설명하시는 지식과 해설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데, <내 서재 속 고전>의 서경식 저자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뛰어난 미의 향유자' '박식한 전문가''계몽적 정열을 지닌 해설자'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물론 이 인용구는 '케네스 클라크'라는 런던의 갤러리 관장님을 호칭한 표현이지만, 저 보다 적절한 표현은 없는것 같아요.

 

강의가 있던 당일날. 처음 가보는 길이라 무척 긴장도 되고 또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 될까하는 엉뚱한 고민을 하면서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강의가 시작하기 전 싸인을 먼저 해주신다기에 가지고 있던 책에 싸인을 받게 되었어요!

 

 

너무 떨려서 가까이서 사진을 찍진 못하고 멀리서 다른 분들 사진 찍으실때 도촬하다싶이 찍게 되었어요 ㅋㅋ

그리고 제 차례가 되어 이름을 물어보시는데 제가 '해피북이예요' 했더니 많이 당황을 하셨답니다 ㅋ 교수님이 당황해하시니 저도 당황스러운 마음에 이름을 말씀드릴까 하다가 지난번에 출판사에서 받아던게 있던터라 닉네임으로 받게 되었어요. ㅎㅎ 아마도 많이 당황스러우셨을듯 합니다.

 

무튼 그렇게 사인을 받고 강의가 시작되었는데 휴대폰을 진동으로 해주지 않으셔서 얼마나 많이 말씀하셨는지 몰라요. 벨소리도 여기 저기서 울려대서 아마 많이 힘드셨으리라 생각이 들었어요

 

 싸인을 받기 전에는 앞 자리를 잡아는데 싸인을 받고 오니까 자리가 없어져서 결국 멀리서 강의를 듣게 되었어요.

 

 

강의 주제는 문화유산을 보는 방법에 관한 것이였는데, 역시 많이 볼 수록 좋은거라시면서 다양한 ppt자료와 재밌는 말씀을 참 많이 해주셨답니다. 책에서 읽었던 내용도 있었구요. 무엇보다도 강의를 직접 들을 수 있어 제겐 참 값진 시간이였어요. 이런 기회가 흔치 않으니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였구요 ㅎㅎ 아마도 직접 싸인 받은 책은 저희집 '유산'이 될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건강 잘 지키시면서 문화 와 역사에 관한 이야기 들려주시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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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 2015-10-23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 ^^

해피북 2015-10-25 10:47   좋아요 0 | URL
네 정말 행복한 시간이였어요. 감사합니다 풍문님^~^

살리미 2015-10-23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아직 교수님 강의를 못들어봤어요. 지난번 알라딘 이벤트에 교수님이랑 같이 답사여행 하는게 있던데 얼른 신청했다가 떨어졌고요~~ ㅠㅠ
좋은 시간 되셨겠네요^^

해피북 2015-10-25 10:49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혹시 서울탐방에 신청하셨을까요? 작가님을 직접만나고 싸인받고 강의 듣는걸 처음해봐서 이날은 정말 행복하면서도 떨렸답니다 ㅋㅂㅋ 오래동안 추억이 될거같아요 ㅎㅎ

caesar 2015-10-23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라? 며칠 전 구미에 계시는 분이 유홍준 교수님 강의도 듣고 싸인도 받아왔다고 하셨는데 혹시 구미에서 들으셨나요? 아무튼 부러워요… 저도 꼭 듣고싶습니다

해피북 2015-10-25 10:51   좋아요 1 | URL
옷. 그러셨군요. 예 구미 맞아요 ㅎㅎ 저두 지역에서 하는 강의는 처음들어봤는데 혹시 사시는곳에 평생교육원이나 시 주관의 교육청 홈페이지나 도서관 홈페이지 살펴보시면 가끔 이런 정보 만날수 있더라구요ㅎ

살리미 2015-10-25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사기 8권 나온 기념으로 부여와 공주권 답사 하는거였어요. 출판사에사 주최하는 거였나? 암튼 답사기 사고 이벤트 있길래 설마 당첨되겠어 하는 맘으로 신청하긴 했지만 진짜 꽝이더라고요^^
답사기 읽다보면 교수님이랑 같이 여행하면 참 좋겠다 싶잖아요?

해피북 2015-10-29 14:36   좋아요 0 | URL
아. 부여와 공주권이였군요! 제가 지난번에 서울답사기 신청받는걸 봤었거든요 ㅎㅎ 꽝되셔서 속상하셨겠어요 ㅎ 저 역시도 그런 기회가 있을때마다 참 부럽기도 하고 어떻게하면 가볼 수 있을까 궁리해보기도 하는데 말씀처럼 실제 교수님을 따라다니며 육성으로 듣고 눈으로보면 얼마나 좋을까 싶거든요 ㅎㅎ 다음에 기회있을땐 꼭 당첨되시길 바랄께요!! 감기조심하세요 오로라님^^

2015-10-27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29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5-11-04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자주 뵈요.^^
그리고 감기조심하세요.
 

요즘 의도치 않게 1日1讀 하고 있다. 얼떨결에 한 주 그렇게 보냈더니 이젠 계속 유지하고 싶은 욕심에 빠져 진행 중에 있다. 이럴 때 가장 힘든 책은 두껍고 읽기 어려운 책도 있지만, 사실 그런 책보다 문장마다 오감을 깨우는 책이 내겐 더 어렵고 힘든 책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옷을 빨기 위해 세탁망에 옷을 분리해 세탁기에 집어 넣었다. 세탁기 전원선을 꼽아 버튼을 누르니 1시간 5분이라는 알림창이 떴다. 나는 건조대에 있던 솜이불과 옷가지를 정리하여 안방으로 들여와 후다닥 정리하며 꼬들꼬들하게 말려진 옷감의 감촉에 개운한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 정리를 마치고 서둘러 사노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를 읽기 시작했다. 마침 읽던 장면은 ' 귤착즙기' 사건이 한참 진행 중이였다. 내용인즉 예전에 사노요코가 친구에게 선물받은 귤착즙기를 유용하게 잘 사용했는데 작업실에 두고 오는 바람에 집에 없어 아쉬워하던 참이였다. 때마침 이사를 한 사노요코에게 친구가 필요한 물건이 없는지 물었기에 망설임없이 귤착즙기라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그리고 배송 받던 날, 기분이 좋은 사노요코는 귤착즙기를 놓기 위해 주방으로 들어갔다가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똑같은 귤착즙기가 집에 있었던 것이다. 이로써 사노요코는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서며 치매가 아닐까싶은 걱정스런 마음에 울고 싶다 토로하는 장면이였고 나는 깔깔거리며 읽고 있었다. 그때 마침 세탁기에서 촥~하고 물빠지는 소리가 들렸는데 내 머리에서는 느닷없이 세제가 떠올랐다.

 

'세제' 갑자기 떠오른 단어에 후다닥 세탁기로 달려갔더니 남은시간 20분. 나는 40분 가량 세제없이 돌렸던 것이다. 내 머리카락도 사노요코 처럼 쭈뼛 쭈뼛 거리기 시작하며 울고 싶었다. 도대체 사노요코와 다른게 뭐냐며 묻고 싶었다. 인상 좋은 사노요코의 사진이 나를 비웃고 있는것만 같았다. 또는 사노요코가 음식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면 내 머리속은 어린시절 엄마가 해주던 '고등어 조림'이 두둥실 떠올라 책 읽기가 어려운 시간도 있었다.

 

' 나는 원래 꽁치 영양밥을 아버지 고향의 조리법대로 만든다. 생물 꽁치와 마늘잎을 넣고 밥을 짓는 게 다인 요리다. 밥은 간장이 들어가 갈색이 감돌고, 갓 지은 후 꽁치 머리를 들면 살과 내장이 깨끗하게 떨어진다. 머리와 꼬리 사이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꽁치 뼈. 나는 어릴 적부터 엄마가 꽁치 머리와 꼬리를 젓가락으로 들어 올릴 때마다 놀란 토끼 눈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런 다음 엄마는 내장을 깜싼 잔뼈를 젓가락으로 발라냈다. 그 시절 이후 나는 마늘잎을 본 적이 없다'

 

나는 엄마가 해준 고등어 조림을 무척 좋아한다. 시장에서 갓 사온 싱싱한 고등어 한 손을 큼지막한 무와 감자를 넣고, 고춧가루와 마늘, 파, 양파, 간장을 넣은 후 30~40분 조리면 얼큰하면서도 고등어의 기름진 맛이 일품인 고등어 조림이 된다. 

 

친정과 떨어진곳으로 이사를 와서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이 '고등어 조림' 이였다. 엄마가 해준 그 맛은 이렇게 찬 바람이 살랑 살랑 불때 뜨끈한 국물과 기름진 고등어 살을 발라 입안 가득 넣고 오물 거려야 제맛이던 기억이 났다. 거기다 뜨거울때 먹어야 맛있다며 큼지막한 감자를 내 밥그릇 위에 올려 주시던 그 손길과 양념을 한껏 머금은 뜨거운 감자를 젓가락으로 쪼개 후~후 불어가며 입에 넣던 그 맛이 너무 그리워 진다.

 

하지만 고등어를 사다가 집에서 하면 엄마의 그 '맛'이 나지 않았다.  고등어의 기름진 맛을 느낄 수 없다. 사노요코의 책을 읽으며 집에서 번번히 실패하던때가 떠올랐다. 엄마의 아련한 맛이 떠올랐다. 아니 그리움이 생겨났다고 해야할까. 사노요코의 책은 이렇다. 문장마다 생각들이 떠올라 읽기 어렵게 만든다. 사문난독. 정말 사문난독한 책 읽는 시간이였고 즐거웠다. 작가라고 하면 왠지 나와는 다른 세상과 시선을 갖고 살아가리라 생각했는데 어쩜 이렇게 친근하게 살갑게 사셨는지. 마치 옆집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는것 처럼 좋았다. 드라마를 좋아하고, 치매가 아닐까 좌불안석한 생활을 하면서 실제 치매가 걸린 엄마를 뭉클하게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들이 따뜻하게 전달된 시간이였다. 조금 더 빨리 그녀를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녀가 살아있을때 알았더라면 큰 용기를 내서 팬레터라도 한 장 써보냈을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물론 한국말로! 이 책을 선물 받아서 더 즐겁고 행복하게 읽었던거 같다. 이렇게 좋은 책을 선물해주신 이웃님은 분명  자자손손 큰 복을 받으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정말 행복한 읽기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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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10-19 1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지잖아요. ^^
정신줄 놓고 우왕좌왕 하는 날이 이제
너무 잦아서 원래 안그랬는데..를 버리기로 합니다.
아무래도 스마트 폰 의영향이지 하면서..이젠 집 나가며
열쇠를 잊곤합니다..이런 덴장. ..ㅎㅎㅎ

해피북 2015-10-19 21:30   좋아요 1 | URL
ㅋㅂㅋ 웃으면 안되는데 ㅎㅎ 요즘들어 자꾸 깜박거리는게 심해진거 같아요. 은근 걱정하고 있었는데 사노요코를 보면서 위안과 즐거움을 느꼈답니다. 그장소님 말씀처럼 멋지기도 했구요 ㅋㅂㅋ

살리미 2015-10-19 19: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급.. 고등어조림이 먹고 싶어졌어요^^ 전 이 책에서 한국 드라마 설명하는 장면이 너무 재밌었어요. ㅋㅋ

해피북 2015-10-19 21:32   좋아요 1 | URL
그쵸 그쵸. 저 오늘 먹었어요 ㅋㅂㅋ 그렇지만 역시 제가 만든건 맛이 없어서 아쉽더라구요 ㅋ 저두 용사마에게 빠지던 사노요코를 큽큭 거리여 봤어요ㅎ 역시 유쾌한 할머니 같았어요 으흐흣^~^

지금행복하자 2015-10-19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풋마늘 엄청 올리고 고등어 조림해도 맛있는데... 고등어 기름맛이 오른 마늘잎이 제법 달큰해요~
얼려두었던 마늘쫑으로 고등어조림해도 맛있어요~~
방금 밥 먹어서 배부른데 또 먹고싶어졌어요~~ ㅎㅎㅎ

[그장소] 2015-10-19 23:01   좋아요 0 | URL
아...해먹어야겠죠? 고등어 조림..안질리는 음식!!!

해피북 2015-10-20 07:18   좋아요 1 | URL
앗! 이런 레시피 너무 좋아요 ㅎㅎ 그동안 무와 감자만 했는데 마늘쫑도 해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지금 행복하자님 ㅋㅂㅋ

해피북 2015-10-20 07:19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 그쵸 고등어조림은 자꾸 먹어도 크게 질리지 않는거 같아요 특히 이맘때는 더 그리운 맛 같아요 ㅋㅂㅋ

[그장소] 2015-10-20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북 님 꽁치도..묶은지에..고등어도..잘어울려요.ㅎㅎ

해피북 2015-10-20 07:23   좋아요 1 | URL
으흐흣 그쵸. 어제 저녁에 고등어조림 먹었는데 신랑이 묵은지 안넣었다가 투덜거렸어요. 역시 묵은지 고등어조림도 짱 좋죠? 아 배고프네요 ㅋㅂㅋ 아침 식사 맛있게하세요 그장소님^~^

[그장소] 2015-10-20 07:24   좋아요 0 | URL
해피북님도요^^ 좋은 아침!

해피북 2015-10-20 07:25   좋아요 1 | URL
넵^~^ㅋㅋㅋ

보슬비 2015-10-2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고등어 조림하니깐 떠오르는것이 엄마보다 동생이예요. ㅋㅋㅋㅋㅋ
사실 저희 엄마 요리 솜씨가 별로고 동생이 잘하거든요. 엄마도 동생에게 얻어 먹는다는....^^

저도 몇번 생선조림을 했는데, 이상하게 비린맛을 못 잡겠더라구요.
동생은 쉽다고, 막 하면 된다고 하는데 그냥 생선 조림은 동생에게 얻어먹고 있어요.
대신 저는 고기 요리로...^^
 

일전에 독서신문에서 '소설 속 당신에게' 라는 코너를 읽은적이 있다. 소설 속에 등장인물 중 편지를 띄워 하고 싶은 말을 적는 코너였는데,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낸 편지를 읽게되었다. 편지글은 21세기 잣대를 들이밀며, 온갖 도움을 핑계로 어린 아이에게 찝적대는 질투의 화신으로 그려져서 놀라움과 즐거움으로 깔깔거리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받았던 충격이란!

 

 

어린시절 아름답고 멋지고 행복했던 이야기를 다시 펼쳐든다면 과연 여전히 아름답고 멋지고 행복하다 말할 수 있을까? <키다리 아저씨>를 다시 읽으며 한때는 사랑의 기준점이 되었던 이야기가 지금은 케케묵은 작업용 글로 읽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놀랍기도 했고 한편으론 흐믓하기도 했다. 그리고 '독서의 기준'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어린이용 권장도서를 살펴보면 터무니없는 책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이런 책을 어린아이들이 읽을 수 있을까, 또 축약본을 읽고 뭘 알수있겠는가 싶어 탐탁치 않게 생각했었는데 가만히 돌이켜보니, 책이란 묵혀두고 읽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어린 시절 도술께나 부리며 어려운 사람을 도와준다고만 알았던 <홍길동전>을 다시펼쳐들었을때, 목숨을 담보로 세상부조리를 날카롭게 꼬집은 이야기란 사실을 새롭게 느꼈었다. 또 보물을 찾아 떠난 이야기로만 생각했던 <보물섬>이 인간의 탐욕과 위선으로 가득한 인간군상을 만날 수있는 소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어린시절의 독서가 세월에 묵혀 성인에 이르러서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내는 안목이 생길 수 있음을 느끼게된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유해한 책이 아니라면, 굳이 연령별로 구분하여 읽힐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된다.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를 읽다보니 그런 생각들이 확고해진다. 어린시절 아빠의 서재에서 야밤에 꺼내읽던 소설들이 이해되지 않았고 어려웠지만 성인이된 후에 다시 펼쳐들고서 그때의 추억과 흔적 그리고 생각들이 성큼 자라있음을 느끼게되고, 또 21세기의 잣대를 들이대며 신랄하게 비판할 수 있는 내공 역시도 어린시절과 성인이된 지금의 시각들이 덧입혀져된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게한다. 그러니 끊임없이 새로운 호기심으로 책을 게걸스럽게 읽어대는것보다, 읽고 또 읽는 반복 읽기야 말로 독서의 참맛을 느끼는 행위임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다.

 

' 어린 시절의 독서와 현재의 독서가 다른점은, 이제는 내가 끊임없이 '조금 다른 각도에서' 인물의 행동을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다' < 그림자 여행>( 정여울/추수밭)

 

 

 

 

 

 

 

 

 

 

 

 

 

 

 

 

추석 전에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대출해놓은 탓에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냈다. 반납일을 앞두고 읽지 못한 책들을 허겁지겁 읽어대며 대체 뭐하는 짓이냐고 자책하기도 했고, 또 남모를 즐거움에 빠지기도 했다. 급하게 읽는만큼 기록할 시간은 없었지만, 정신없이  읽는 재미에 빠져 지내기도 했다. 신랑이 즐겨앉는 책상 의자가 푹신하기에 내 자리로 끌고와 푹 파묻혀 앉아 있었더니 어느순간부터 신랑이 쿠션감이라곤 전혀 없는 내 의자에 앉아있는것을 알게되었다. 신랑에게 왜 자기 의자를 달라 하지않았냐고 물었더니 책을 읽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보여서 말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만큼 나는 정말 행복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렇게 대책없이 책을 빌리진 말아야겠다 생각한다. 열권이라니!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난다. 기껏 이주일 동안 읽을 책으로 열권을 빌려 5일에 다섯권을 반납했고( 서로 다른 도서관이다) 내일이면 다섯권 반납이 기다리고 있어서 오늘 남은 책들을 게걸스럽게 또 행복해하며 읽었지만, 이렇게 읽다간 머리속에서 금방 휘발되어버릴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니 앞으로 한 권을 읽더라도 조금씩 뜯어먹자고 생각한다.(내가 읽었던 평가중에 제일 재밌었던 글은 ' 할 수만 있다면 이 책을 뜯어먹고 싶다'였다. 그런데 어느 책 뒷면에 적혀진 평가였는지 생각나지 않는다ㅜㅜ)

 

 

요즘 읽고 있는 책은 구병모 저자의 '빨간 구두당'이다. 이 책을 읽기전에 '위저드 베이커리'를 읽은 덕분인지 작가의 이야기 솜씨가 무척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빨간 구두당'을 읽으며 동화를 각색해내는 능력이 참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 소설을 읽게된건 페이스북 '책 읽는당'이라는 그룹 때문이다. 창비에서 주관하는데 한 권의 책을 직접 구입해서 읽으며 한 달동안 주워진 미션을 수행하며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미션이 끝나면 작은 사은품을 준다고 하는데 이번에 '빨간구두당'의 표지가 그려진 휴대폰 거치대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사은품 때문에 시작한것은 아니다. 함께 한 권의 책을 한 달동안 꼼꼼히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아 시작했고 사은품은 일종의 보상이라고나 할까? (호호호~) 1주차는 9일까지인데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혹시나 참여하실 분들이 계실까 싶어 메일을 공개한다. 현재 500명이 참여중이라 한다.

 

 

------안내사항------


월간 책읽는당 10월의 책은 구병모 소설 『빨간구두당』입니다. 신청 글에 안내해 드린 대로 책은 모두 사셨나요?^^


이제 다같이 읽어봅시다!



1. 매주 공지된 분량 읽기


몰아서 읽으려고 하면 금세 지치고 시간에 쫓기어  힘들어지겠죠~?

매주 공지한 분량을 조금씩 읽어 매일 조금씩 책 읽는 습관을 가져보아요~!


1주차 - 「빨간구두당」, 「개구리 왕자 또는 맹목의 하인리히」10/9(금) 까지

2주차 - 「기슭과 노수부」, 「카이사르의 순무」 10/16(금) 까지

3주차 - 「헤르메스의 붕대」, 「엘제는 녹아 없어지다」 10/23(금) 까지

4주차 - 「거위지기가 본 것」, 「화감소녀전」 10/31(토) 까지



2. 매주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문장을 페이스북 그룹에 공유하기


혼자 읽는 것보다는 같이 읽는 게 더 재밌겠죠~?

매주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문장을 ‘책읽는당’ 페이스북 그룹에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감상평을 교류해보아요.

*책읽는당 페이스북 그룹 가입하기 : https://www.facebook.com/groups/dangdang/

*문장 공유 방법 : 매주 창비지기가 책읽는당 페이스북 그룹에 등록하는 ‘이주의 문장’ 게시물에 문장 댓글 달기 (책읽는당 페이스북 그룹에 들어가시면 상단에 있는 게시물입니다)


3. 월간 책읽는당 미션 완료 후 사은품 받는 방법

-책읽는당 페이스북 그룹 가입 : https://www.facebook.com/groups/dangdang/

-매주 정해진 분량을 읽고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문장을 ‘책읽는당’ 페이스북 그룹에 공유(총 4회)

-매주 총 4회 게시한 분들에게 사은품 증정


사은품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책을 완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완독자 분들에게 드리는 선물입니다.

따라서 귀찮으시겠지만 매주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문장을 ‘책읽는당’ 페이스북 그룹에 공유(총 4회)해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완독했다는 것을 확인하여 사은품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추가문의사항은 chevuoi@changbi.com 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2015년을 84일 앞두고보니, 연초에 세웠던 독서계획을 가만히 되돌아 본다. 올 한해도 성공보다도 실패할 확률이 더 높지만 연초에 세웠던 계획을 바삐 쫓으며 힘겨워하기보다 현재의 기분과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읽고 싶은 책들로 채워가는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하게된다. 또 올해 다양한 책들을 구입했던 탓에 '장서의 괴로움'을 외치며 '크레마 카르타'를 사이에 두고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종이책과 전자책을 따지고보면 전자책은 미안하지만 종이책을 이길 수 없다. 종이의 질감, 느낌, 냄새, 무게, 기록등은 아무리 전자책이 뛰어난 성능을 보유해도 따라할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그렇지만 단 하나, 공간의 활용성은 정말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지라 신랑에게 이 괴로움을 토로하며 '크레마 카르타' 구입을 요구했더니 이렇게 말했다. ' 그럼 앞으로 종이책은 안사는거야?'라고. 아하하. 그건 아닌데!! 으흐흐!

하지만 언젠가는 꼭 사야만한다고! 라고 가만히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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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0-07 0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읽고 있는 책은 구병모 저자의 <빨간구두당>이다`와 `이 책을 읽기전에 <위저드베이커리>를 읽은 덕분인지` 에서 책 제목이 빠져있어요 ㅠㅅㅠ. 컴퓨터로보면 보이는데 왜 북플로보면 글이 빠져있는걸까요?

2015-10-07 0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7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7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7 2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붉은돼지 2015-10-07 12: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처럼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식음 전폐하고 밤잠안자고 연구를 거듭했는데요...
제 연구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pc로 글을 쓰실 때 자판의 `<` 문자와 `>` 문자 사이에 들어가는 글자는
북플로 볼 때는 홀연히 어디론가 사라집니다.....오묘한 일이죠...그런데 pc에서는 보여요...
그래서 저는 pc로 페이퍼 쓸 때 책 제목 같은 거는 `, ` 나 ˝, ˝ 요런 것들을 쓰거나
아니면 특수문자의 갈고리를 쓰기도 합니다...그러면 따옴표나 갈고리 안에 있는 글자가 사라지는 일은 없습죠..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제 연구 결과 정도면 노벨상 가능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장소] 2015-10-07 13:29   좋아요 0 | URL
오..묘..한 일이군요?!^^ 좋은팁 감솨!

해피북 2015-10-07 20:57   좋아요 1 | URL
우왓!
정말 좋은 꿀팁이였어요 오호호호!!
갈고리 같은 부호를 빼버리니까 보이더라구요!!
정말 노벨평.화.상(스트레스를 날려주셨으니)감이신데요 으흐흐흐~~
요번 연말때 강력추천을!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붉은 돼지님 ^~^

숲 속의 책 2015-10-07 20: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유해한 책이 아니면 굳이 연령별로 책을 구분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는 것에 깊이 공감합니다^^

해피북 2015-10-07 20:55   좋아요 1 | URL
아! 감사합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권장도서목록을 보면 혀를 끌끌? 차곤했는데 ㅎㅎ
제 안목이, 생각이 얼마나 짧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공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장소] 2015-10-07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을 담아서..!!!^^
되는군요~시원해요!
우핫..사람을 담아서...ㅋㅎ ㅡ이건 어때요?

보슬비 2015-10-07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도서관에 대책 없이 빌리지 말자... 그러면서 반납할때 또 빌려오곤 해요...ㅋㅋ
지금은 좀 정신차려서 덜 빌려오려고 노력중입니다요..^^

해피북 2015-10-09 11:37   좋아요 1 | URL
ㅋㅂㅋ 그러니깐요. 자꾸만 한 권만 더 하는. 무슨 주술에 걸린거같아요 ㅎ 그제두 한 무더기 쌓아놓고 고르느라 힘들었어요 ㅎ 그래 딱 두 권만 빌려왔는데.. 글쎄 어제 가져오지 못한 책이 눈에 밟혀서 다시 한 권더 빌리기도 했답니다 ㅎㅎ 저도 무한한 노력을 해야할것 같아요 ㅋ

살리미 2015-10-1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역시 해피북님! 책읽는당의 당원이셨군요^^ 저는 페북에서 눈팅만 하고 소심해서 지원은 못했어요^^

해피북 2015-10-11 16:04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저두 처음에 모집 글 읽고 많이 고민했어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했는데 .. 제가 소설 분야를 많이 읽지 않았던 탓에 정보도 부족하고 또 소설은 저 혼자의 시각보다도 여러사람의 시각을 통할때 맛이 배가 되는거 같다는 생각에 덜컥 지원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ㅋ 뭐...계속 소설류로 갈지는 알 수 없지만 나름 다른 분들은 어떤 구절을 좋아하고 느꼈는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번 첫 책 너무 어려웠어요. 앞으로 3주 동안 계속해서 다른 분들의 글을 읽다보면 조금씩 이해되는 부분도 있겠죠?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구요. 좋아하는 책을 구입해서 일주일씩 정해진 분량 읽고 좋은 문장 발췌해서 올리기만 하면 되니깐 힘들지 않았어요. 오로라님도 함께 하셨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예전에는 여행서적이라고 하면,

'순수한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세계여러나라

를 여행하고 돌아온 한비야님의

<걸어서 지구 세바퀴><중국견문록>

이 대표적인데, 이 책을 읽어보면

여행경로, 만난 사람들, 에피소드

가 무궁무진 펼쳐저 참 재미나게

읽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요즘 출간되는 책들은

이 '여행'이라는 의미를 참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여행'이란

뜻의 <내옆에 있는 사람>은

'이병률 여행 산문집'이란 타이틀

을 달고 있습니다. 또 정여울 저자의

<헤세로 가는길>은 헤세의 고향을

찾아 떠난 여행은 맞지만, 여행이

주 목적이 되지 않고 헤세의 고향을

통해 감상적인 글들이 주가 되는

이야기인지라, 진짜 '여행'을 상상한

사람들에겐 좀 부족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김훈님의 <자전거 여행>도 그랬습니다.

자전거를 따라 대장정을 떠나시나,

어떤 에피소드들이 기다리고 있을까나

하는 기대심이 있었는데, '여행'이라는

주 목적보다 땅, 산, 나무, 사람. 동물

들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이라고 생각이

들어 제가 생각하던 책이 아님을 느끼게

되었고, 또 특유의 사실적인 묘사가

너무 돋보여 저는 건조한 느낌을 많이 받게 되어

아쉬웠던 책 이였습니다. 앞으로 이 '여행'

이라는 분류를 잘 확인하고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아쉬움이 가득한

책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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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5-09-24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정말 생각해보니 조금씩 여행이라는 단어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네요 나쁘진 않지만 조금 더 세분화 되어 분류가 된다면 좋을 것 같기도 해요 ㅎㅎㅎ

해피북 2015-09-25 11:06   좋아요 0 | URL
네! 요즘에는 `여행`이라는 제목만 가지고 덜컥 샀다가는
의외의 책을 만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ㅎㅎㅎ
쁘니님 말씀처럼 `세분화`되는 방향 정말 좋겠어요 ㅎ
명절 잘보내시구 맛있는 음식 많으 드시구 오세요 쁘니님 ㅎㅎㅎ

caesar 2015-09-24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정말 여행이라는 두글자에 다양한 이미지가 담겨있었구나 느끼게 됩니다. 저는 김훈의 <자전거 여행>에서 느껴진 사색들, 표현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기에 저도 같이 아쉽습니다.ㅜㅜ

해피북 2015-09-25 11:08   좋아요 1 | URL
제가 아마도 내공이 부족해서 caesar님처럼 김훈님의 마음을 온전히 느끼지 못한거 같아요.
저는 <자전거 여행>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김용택 시인이 살고 계신 학교에 방문해서
아이들과 볶닦거리고, 강아지 이름까지 알고 계시던 모습이 참 푸근하게 다가오더라구요 ㅎㅎ
저는 그런 여행기를 기대했었거든요. 혹시 저도 나이가 들고 김훈님처럼 세상만사를 꿰뚫어볼
준비가 되었을때 다시 읽어본다면 그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겠죠?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시면서, 맛있는 음식 많이 드세요 ㅎㅎ

caesar 2015-09-25 11:15   좋아요 0 | URL
아니에요 내공이 부족해서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다만 나와 맞는 책도 있고 맞지 않는 책도 있고 또는 시기가 맞으면 새롭게 다가오기도 하는 차이지요. 저는 그저 김훈이 잘 맞았던 것일 뿐이고요^^ 저야말로 말씀 감사드리고 즐겁고 행복한 명절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해피북 2015-09-25 11:34   좋아요 1 | URL
아궁 그리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caesar님!
시기가 있다는 말씀이 정답인거 같아요! 묵혀뒀다 읽으면 새로운 맛이 나는 책이 있듯이
이 책도 제겐 그럴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2015-09-24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5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5-09-24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발자전거 제대로 타지 못하는 제가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읽었는데, 처음에 읽을 땐 괴리감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자전거 여행의 묘미를 표현하는 김훈의 문장에 공감하지 못했어요.

2015-09-25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땡스북 11호의 주제는 '땅'이다.

그 옛날부터 탐욕에 의해 끊임없는 전쟁과

살육의 장소가 되어야 했고, 현대에 이르러도

들끊는 욕망의 변주가 되고 있는 '땅'이지만,

없어서는 안될 삶의 터전이자 노력과 결실의

보물이 되어주는 땅에 관한 땡스북의

이야기는 참 좋았다.

 

먼저 펄벅의 소설 <대지>의 소개가 좋았는데

 

' 오늘날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이란 주어진

땅을 자신이 바라는 땅으로 일궈내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를 위해서 사람들은 밤낮으로

땀을 흘리며 일하는데, 여기에는 자아실현이라는

그럴듯한 꼬리표가 붙어 있다. 만일 누군가 이런

노력들을 향해 코웃음을 친다면, 그는 두 발을

땅에 딛고 있지 않은 사람이거나, 매우 무례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그 땅에 사람들은

자신의 전부라고 할 만한 것들을 심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간의 기쁨은 땅에서

수고하는 데 있지 않은가?

그러나 한 사람의 최종적인 꿈이 땅 자체에서

멈춘다면, 그의 꿈이든지 꿈이 된 자아든지

땅과 함께 묻히게 된다. 펄벅(pearl buck)

은 이러한 순간을 그의 소설 <대지>의

마지막 장면에서 잘 포착한다' p12

 

일평생 땅을 목숨으로 여긴 주인공 왕룽이

두 아들에게 땅을 절대 팔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지만, 아버지 뒤에서 두 아들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는다는데p13 그들은 아버지의

유언을 무시하면서 어떤 일을 벌이게 될까.

또 그 일로 인해서 어떤 침몰을 경험하게

되는것일까. 삶과 죽음, 사랑, 질병, 전쟁과 혁명

질투의 대서사시라는 문구 역시 인상적이라

검색해보니 제법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소설임을 알게되었다.

이제라도 빨리 읽고 싶은 소설!

오! 거기다 번역가가 안정효님이신데!

하는 뒷북 독서를 계획중이라는!!

아직 만나본적 없는 작가분이지만 워낙

좋은 평가를 많이 받고 계셔서 빨리

만나야겠다.

 

 

 

 

 

 

 

 

 

 

 

 

 

 

이외에도 빠질수 없는 박경리 작가님의

<토지>는 유시민 작가가 그의 책에서

여러번 읽었던 점을 강조하며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해 만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책이라던 소개가 기억이 난다.

아마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읽었던거 같은데 이후에 읽어보려고 준비

했지만 아직 읽지 못하고 있는 책인데

뒷북 독서 목록에 올려본다.

요즘은 만화로도 나왔던데

만화도 함께 찾아 읽고 싶다.

 

 

 

 

 

 

 

 

 

 

 

 

 

이 외에도 지리, 지구, 귀농에 관련된

책들이 소개되어 있어 키워드로 찾아가는

얼개코너를 살펴보면 '땅'과 관련된

책이 참 많음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번 11호에서 가장 인상적인 글은

<책으로 크는 아이들>의 저자 백화현 선생님

의 글이다. 한때 교직생활을 하시다가 책을 

읽지않고, 본인만의 주관이없는 부모님들의

모습을 보며 독서교육의 필요성을 느껴 학교를

그만두고 다양한 저술 활동과 강의를 하신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였다.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의 원인을 아이들에게

찾을것이 아니라, 책을 읽지 않는 부모에게

또 교사들에게 있음을 이야기하는 선생님의

말씀에 옛날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하루는 약속시간 보다 일찍 도착해 건물안에 들어가

있었는데 그 건물이 학원 건물이였나보다.

내 옆에는 초등학생 2~3학년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와 엄마가 실랑이 중이였다.

가만히 지켜보니 아이는 영어수업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상황이였는데

엄마가 하는 이야기에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너 이 영어수업 안들으면 밖에서 자야해.

폐지줍고, 신문지 덮고 노숙자처럼 살아야한다고

너 그렇게 되고싶어?"

라며 으름장을 놓는 부모.

과연 옳은 교육방식일까.

 

아직 아이가 없는 나라서 교육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마음의 텃밭을 가꾸고 있는

부모라면 그렇게 으름장 놓듯 아이를 다그치진 않았을성

싶다고 생각한다.

 

백화현 선생님의 말씀처럼 모든 문제는 어른들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그 부모님이 알고있다면 적어도

자신의 모습을 조금쯤 되돌아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 원래 교사 학부모 독서모임을 먼저 진행했어요.

어른이 바른 철학을 가지고 있으면 스스로 균형

감 있게 살 수 있고 아이들을 올바로 이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철학이 없어요.

인생의 기준이 되는 철학이 없다보니 자녀의

미래를 불안해하고 바른 방향으로 이끌지

못합니다. 그렇게 남들이 하는 대로 아이들을

몰아가는 거죠. 재직 당시 교사, 학부모 독서모임을

함께 진행했지만 특별히 부모님들을 만나고 싶었어요.

부모는 기본적으로 자녀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과

사랑이 있기 때문에 의식을 바꾸고 각성 시키면

더 빨리 방향을 돌이킬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p31

 

 

' 선생님께 ' 책'이란 무엇입니까?

 

땅 같은 존재 입니다. 우리는 땅에서 나는 것을 먹고,

땅에 기대어 살아가잖아요. 땅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노력한

만큼 소산물을 얻을 수 있는 무한한 가능 성을 갖고

있어요. 책도 그냥 있으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내가 읽고 소화하고 결합해내는 과정을 통해 온갖

것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p35

 

만약, 그 부모에게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땅과 같은 존재의 책이 있었다면 어떤

모습으로 아이를 다독이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살며시 하게 되었다.

 

신경숙 작가님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기까지의 3개월동안

일절 바깥 출입을 안하시고 한국문학전집을

독파하며 마음의 텃밭을 가꾸셨다고 한다.

그 시간들이 결실이 되어 세월에 풍화되지

않고 지낼 수 있다는 글을 보며 책을 읽고

마음의 텃밭을 가꾸는 일이 내 삶을 단단히

다져주는 일임을 느끼기도 했었다.

 

삼척 소달초등학교 교사 권일한 선생님의

글을 만날적마다 팬임을 알게모르게

내비치며 지나칠 수 없게 되는데

이번에 소개해주신

<내 영혼의 따뜻한 날들>을 보니

동생이 떠올랐음을 고백한다.

 

한번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면 여러번

읽는 동생은, 때론 좋아서 , 읽을 책이

없다는 핑계로, 생각이 나서, 읽고 싶어져서 라는

이야기로 벌써 여러번 그 책을 읽으며

누구보다 그 책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그런 모습을 볼때마다 내게 책이란 무엇인지

생각하며 반성하게 된다.

그냥 좋아서 읽고, 호기심에 읽으며 

빨리 읽고 치워버릴려는 내 속셈속엔

어떤 텃밭이 가꿔지고 있는지.

강풍에도 끄덕 없는 기름진 토양에 텃밭이 되는지

여러 작물은 자라지만 비실비실하며

작은 바람에도 후두둑 떨어져내리거나,

쓰러져버리지는 않는지 살펴보며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나는

<내 영혼이 따뜻한 날들>을 볼때마다

떠올리게 된다.

 

마지막으로..

땡스북에 항의 아닌 항의를 해야겠다는!!

어찌 "땅"을 주제로 이야기하는데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가 빠질 수

있느냔 말이지 하는 생각!!

땡스북도 다른 잡지책처럼 소감이나

생각을 적어넣을 수 있는 엽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부디 개선되기를!!

 

그외에 읽고 싶은 책.

 

  아버지의 직업은 도살꾼.

  로버트 뉴턴 펙은 자신의 어린 시절 아버지를 회상하며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는데, 아버지 몸에서 늘 퀘퀘한 냄새

  가 풍겼지만 그 냄새마저 사랑했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날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날

  이라고 하는데 애정과 존경,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이 소설을

  읽으며 점점 서늘해지는 마음에 온기를 채우고 싶다.

 

 

 

 

 

 

 

 콩고인 욤비씨가 한국에 와서 난민으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인데 나는 우리나라가 ' 난민 협약국'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난민으로 살아간다는건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리아 난민에 발길질을 해서 넘어트린

 여기자의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것은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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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2 2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4 09: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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