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여행서적이라고 하면,
'순수한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세계여러나라
를 여행하고 돌아온 한비야님의
<걸어서 지구 세바퀴><중국견문록>
이 대표적인데, 이 책을 읽어보면
여행경로, 만난 사람들, 에피소드
가 무궁무진 펼쳐저 참 재미나게
읽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요즘 출간되는 책들은
이 '여행'이라는 의미를 참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여행'이란
뜻의 <내옆에 있는 사람>은
'이병률 여행 산문집'이란 타이틀
을 달고 있습니다. 또 정여울 저자의
<헤세로 가는길>은 헤세의 고향을
찾아 떠난 여행은 맞지만, 여행이
주 목적이 되지 않고 헤세의 고향을
통해 감상적인 글들이 주가 되는
이야기인지라, 진짜 '여행'을 상상한
사람들에겐 좀 부족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김훈님의 <자전거 여행>도 그랬습니다.
자전거를 따라 대장정을 떠나시나,
어떤 에피소드들이 기다리고 있을까나
하는 기대심이 있었는데, '여행'이라는
주 목적보다 땅, 산, 나무, 사람. 동물
들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이라고 생각이
들어 제가 생각하던 책이 아님을 느끼게
되었고, 또 특유의 사실적인 묘사가
너무 돋보여 저는 건조한 느낌을 많이 받게 되어
더 아쉬웠던 책 이였습니다. 앞으로 이 '여행'
이라는 분류를 잘 확인하고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아쉬움이 가득한
책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