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책장을 정리하다가 <쾌락의 옹호>라는 책을 봤다. (사실대로 이야기하자면 발견했다.. 그것도 내 책장에서!!!) 그리고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 그러니까...이 책을 내가 샀던가? 누구한테 받은건가?.. 아니다 어떤 책에서 읽고 구입했던가?" 하는 고민들로 한동안 머릿속은 전쟁터가 된다.
책을 보다가 좋은 책 소개가 나오면 어김없이 장바구니에 담아두는 게 습관이고, 책을 살 일이 있을 적에 한꺼번에 구입하는 패턴을 가지고 있는 나. 그렇게 구입한 책은 바로 읽으면 좋으련만. 한동안 다른 책에 밀리고 밀려 훗날에는 까마득해져 버리니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정리 페이퍼가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훗날 왜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는지, 어떤 책이 발단이 되었는지 기록해두면 뒤죽박죽한 머릿속을 한결 편안하게 만들어줄 테니까.
<진보의 미래>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육필원고가 담긴 미완의 책이다. 임기 말기였던 2008년 후반부터 2009년 5월까지 참모진들과 책을 구상하면서 나눴던 대화와 방향등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노무현이 꿈꾼 나라>는 노무현 대통령님이 남긴 수많은 질문들에 대한 참모진들의 답변이다.
<마르크스는 처음입니다>는 마르크스의 학자 이시카와 야스히로가 쓴 학생들을 위한 입문서다. 이 책 부록 2편에는 마르크스를 탐험자를 위한 책이 실렸는데 몇 권 간추려 본다. <Hi, 마르크스 Bye, 자본주의>는 가장 쉽게 쓴 자본론 입문서로 우리 문제를 사례로 다뤄 이해하기 편하다는 설명이 인상적이다. <마르크스 사용 설명서>는 21세기에 어울리는 사상 입문서란 표현이 호기심을 끌고, <설탕, 커피 그리고 폭력>은 저자가 마르크스 주의자는 아니지만 <공산당 선언>의 역사적인 배경을 지구점 관점에서 다룬다는 점이 흥미롭다. <자본론을 읽어야 할 시간>은 세상에서 가장 쉽고 재밌는 <자본론>해설서라는 점에 궁금증이 생긴다.
올 해라고 해봐야 아직 3월이지만, 이 3개월 동안 찾아낸 보석 같은 작가가 있다면 '최혜진' 작가일 것이다.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를 시작으로 그녀의 작품을 찾아 읽는 중인데 두 번째로 읽게 된 <명화가 내게 묻다>는 마치, 내 고민을 곁에서 들어준 이가 써준 책처럼 깜짝깜짝 놀라며 읽게 되었고 책 속에 소개된 책들을 모두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인용된 구절 들려주는 이야기 모두 큰 공감이 되었던. 그래서 이유 불문. 모두 읽어가겠다.
<명화가 내게 묻다>를 간략하게 적어본다면, 명화라는 대작에 대한 이야기보다도, 명화를 통해 삶의 의문을 풀어가는 그녀의 탁월한 시선과 사유가 느껴지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