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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슐라와 그림책 이야기
도로시 버틀러 지음, 김중철 옮김 / 보림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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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스무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던 부부가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끊임없이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값어치는 큰 거 같다. 거기에 제약적인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아이에게 그림책으로 세상을 보여준 부모의 지혜는 훌륭했고 그림책은 항상 옳다는 믿음을 확신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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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가부와 염소 메이 시리즈를 아세요?
2013년에 방영했던 <주군의 태양>이라는 드라마 때문에 인기를 얻게 된 그림책인데요 총 6권으로 이어진 이야기랍니다.


이야기를 살짝 보면, 어느 폭풍우치던 밤에 동굴로 피신했던 가부와 메이가 너무 컴컴한 나머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친구가 되었다고 해요.(1권)
그리고 함께 나들이를 가기로 합니다.(2권)



바위산을 오르던 가부는 그만 싸온 도시락을 절벽 아래로 떨어트려버리는 실수를 해버리고선 자기는 배고프지 않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천하의 먹보라는데 말이죠.



함께 바위산 꼭대기에 오른 가부는 자꾸 눈앞에서 엉덩이를 실룩거리는 메이를 보며 침을 꼴깍 삼키기도 하고, 점심을 먹고 살짝 잠이든 메이의 움직이는 귀를 보며 살짝 깨물어보고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그리고 야속해하죠. 자기는 이렇게 배고픈데 살짝 한쪽 귀를 맛보라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하는 위기가 오고 맙니다.


그렇지만 가부는 곧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아프겠지! 피도 날 테고....‘


가부와 메이의 이야기를 읽다가 <개인주의자 선언>의 문유석 판사님의 글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아무리 객관적인 척 논리를 펴도 결국 인간이란, 자신의 선호, 자기가 살아온 방법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게다가 현대 심리학의 연구 결과는 인간의 성격조차 타고난 요소, 즉 유전자의 영향이 상당하다고 말해준다. 그 바탕 위에 인간관계, 일, 독서, 등을 통해 쌓아온 직간접 경험들이 결국 ‘나‘라는 고유한 개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p9


이런 개별적 개인들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어느 순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잦은 다툼과 싸움으로 번지기까지 하는데요, 이때에 필요한 게 톨레랑스가 아닌가 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나와 타인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에 대한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는 것이란 뜻을 품고 있는 프랑스어인데 문유석 판사님은 '그 불편함을 찾아주는 마음'이라 정의하시더라고요.

염소인 메이를 바라보며 힘겨워하는 늑대 가부지만, 자신의 폭력은 메이가 다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모습에서 많은 생각을 갖게 합니다. 나보다 약자라는 이유로, 나와 가치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나도 모르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가부와 메이. 절대 친구가 될 수 없을 거 같은 관계가 친구가 되어 서로를 의심하기도 하지만,  꿋꿋하게 변치 않은 우정을 마지막 권까지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서둘러 다음 권을 빌리러 도서관에 나들이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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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04-24 15: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성격 형성에 유전의 영향이 크군요.
저는 <폭풍우 치는 밤에> 읽었던 것 같아요.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이 아주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해피북 2017-04-26 10:32   좋아요 0 | URL
저는 (폭풍우 치는 밤에)를 못 읽었어요 ㅋㅋ 도서관에 2번부터 있는거 있죠? 이게 시리즈인데 어쩜 1권을 빼놓고 구비해놨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ㅋ

성격 형성에 유전적 영향이 크기 때문에 누구나 개인주의자가 될수밖에 없다던 글이 떠오르네요. 판사라는 직업때문인지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기본 바탕에 따스함이 느껴지기도 했고요^~^

단발머리 2017-04-26 10:46   좋아요 0 | URL
전 밀려 있는 책들 있어서 아직 못 읽었는데요. 저희 집 아이가 <개인주의자 선언> 읽고는 완전 자기 스타일이라고... ㅋㅋㅋㅋ 저 책 찾는데 제가 여기~~~ 해피북님 선물이야~~~ 이러면서요~~
감사해요*^^*
 
구름 껴도 맑음 - 달콤한 신혼의 모든 순간
배성태 글.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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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달달함이 묻어나서 읽는 동안 살짝 괴로웠어요 흐흐. 어쩜 이렇게 예쁜 커플이 있을까요. 나도 이런 적이 있었던가 되돌아보게 되는 이야기였어요 두 분과 고양이까지 네 식구가 알콩달콩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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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교시절 미술시간에 크게 혼난 적이 있어요. 미술시간 직전이 국어시간이었는데, 글쎄 어떤 이유에서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미술시간에 국어책을 그대로 책상 위에 올려뒀던 거에요. 수업을 하시면서 교실을 한 바퀴 돌아보시던 선생님이 국어책을 펴놨다고 책상에 머리를 박게 하셨죠. 그날 이후로 미술에 '미'자도 싫었던 거 같아요.

 

 

아니 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손재주도 꽝이고요. 어쩐 일인지 저희 엄마나 언니나 여동생은 손재주가 좋아서  점토로 인형을 뚝딱뚝딱 만들어 집안에 가습기 역할을 하는 풍차까지 세트로 만들어내신 엄마나, pop나 캘러 그라피 같은 글씨체도 곧잘 쓸 정도로 손재주가 좋은 언니나 여동생과 비교해서 저는 글씨도 삐뚤빼둘할 정도로 손재주가 없답니다. 그래서 그림을 잘 그리시는 분들을 보면 무척 부러워요. 이곳 알라딘 서재에도 1일 1그림 그리시는 분이 계시잖아요. 이름을 불러드리고 싶은데 실례가 될까 봐 이름을 불러드리진 못하겠지만, 무튼 그분들을 보면 여간 부러운 게 아니랍니다.

 

 

도서관에서 이런 책을 발견하고서 깜짝 놀랐습니다.

 

 

글쎄 이게 그림이랍니다. 펜으로 그린 그림이요*0*~~

 

 

 

 

 

 서양화가이신 이미경 작가님은 임신 때문에 일을 쉬시게 되셨대요. 어느 날 유모차를 끌고서 산책을 나오셨는데 마을에 있는 구멍가게를 보시고 그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셨다고 해요. 그 이후 20년 동안 구멍가게를 찾아다니며 유년시절의 추억도 떠올리셨고 사라져가는 우리 옛 추억의 장소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책에 잘 담아놓으셨지요.

 

 

그런데 이 책에 담긴 그림들이 너무나 아름답고 예쁘고 정겹고 그리운 감정들이 홍수처럼 몰려오는 거에요. 흐드러진 자연 풍경 속에 마치 카멜레온처럼 숨어든 가게의 모습이 원래 하나인거처럼 한폭으로 어우러진 그림도 멋졌고요.

 

 

이 책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화가들이란,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푸석거리는 마음에 단비를 내려주는 신의 선물이 아닐까하고요. 물론 그림을 잘그리신 모든 분들을 포함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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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04-19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맨 처음 올려주신 사례가 넘 맘에 와닿아요. 저도 그런 적이 많았다는... 어쩔땐 정말 대충 그려놓고 딴짓할 때도 숱하게 많았.. ㅎㅎㅎㅎㅎ

저도 미술엔 젬뱅이라 그림 잘 그리시는 분, 손재주 좋으신 분 보면 대단하단 마음 밖에~~~ 그래도 해피북님과 공통점 발견해서 은근 기쁜^^

해피북 2017-04-21 10:11   좋아요 0 | URL
우앗. 단발머리님도 미술시간이 고통이셨나요? ㅎㅎ
저는 하얀 도화지에 뭔가 그려야 할 때 가장 싫었던 것 같아요. 자꾸 시간은 가는데 뭔가 생각나는건 없고요. 그 때의 기억은 지금 떠올려도 싫은거 같은데 ㅎ 그림 잘 그리시는 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마음~~ 밖에. ㅋㅡㅋ 공통점 발견해서 저두 무지무지 반갑다는욧!

2017-04-21 2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22 0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사탕 그림책이 참 좋아 39
백희나 글.그림 / 책읽는곰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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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림책을 좋아해서 자주 들여다보는 편이에요. 다 큰 어른이 그림책 서가에서 서성이고 있으면 열에 아홉은 아이가 몇 살 이냐 묻기도 하시지만, 제겐 읽어 줄 아이가 없는 대신 저를 위한 그림책을 고르곤 해요. 그런데 웬 그림책이냐고요?

 

 

 

알사탕 한 개를 아주 유심히 들여다보는 요 녀석의 표정 좀 보세요. 헤~ 벌어진 입에 울퉁불퉁한 이빨과 알사탕만큼 커진 눈망울을 보면 이 사탕이 보통 사탕은 아닌 모양이라는 짐작이 들어요. 대체 어떤 사탕이길래 요래 들여다보는 걸까요? 궁금하지 않으세요?

 

 

그림책은 이렇게 책 표지에서부터 말을 걸어오는 게 느껴집니다. 어른들이 읽는 책은 함축된 제목에서 많은 것을 유추할 수 있지만 그림책은 그림에 담긴 이야기가 제목과 어우러져 합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느끼면서 갖는 재미. 그 재미를 알았기 때문인데요. 혹시 그림책의 재미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오늘 조금 알려드릴까 해요.

 

 

 

 

그림책의 표지를 열었을 때 보이는 부분. 이 부분을 '면지'라고 불러요. 그림책에서 이 면지를 잘 활용하시는 작가님들이 많으신데 특히 백희나 작가님의 책을 볼 때 이 부분을 잘 살펴야 해요. 왜냐하면 이야기가 이 면지에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면지를 한 장 넘겼을 때 나오는 곳을 '속표지'라고 불러요. 속표지에는 다시 한번 제목을 만날 수 있는데요. 오른쪽 하단에 작게 쓰인 "나는 혼자 논다'라는 글귀 발견하셨나요? 이렇듯 백희나 작가님의 책은 표지에서부터 면지, 속표지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볼 수 없는 즐거움이 있어요. 여기까지 살펴보면 텅 빈 놀이터와 바닥에 떨궈진 낙엽과 혼자 있는 아이의 이야기까지. 왠지 어떤 내용일지는 감이 잡히는 거 같은데 알사탕과는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요?

 

 

 

 

 

요 아이의 이름은 '동동'이래요. 혼자 구슬치기 놀이를 하는 모습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모양이에요. 혼자하는 구슬치기도 꽤 나쁘지 않다고 말하는 걸 보면 왠지 측은한 마음이 듭니다.

 

 

 

 

구슬치기 놀이를 하던 동동이가 새 구슬이 필요해 터덜터덜 문방구로 향하는 모습이 힘이 없어 보여요. 동동이 손에 끌려가듯 걸어가는 강아지의 모습도 왠지 힘이 없어 보이고요. 저 멀리 세 명의 아이들이 공을 가지고 재밌게 놀이하는 모습이 보여요. 혼자 걸어가는 동동이는 얼마나 외로울까요?

 

 

 

 

꽤 어두운 문방구에 들어선 동동이는 구슬대신 알사탕을 집어 들었어요.

 

 

 

 집으로 돌아와 알사탕 한 개를 집어 먹었더니 글쎄 눈동자가 뱅글뱅글 돌면서 무슨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네 맞아요. 동동이가 먹은 알사탕은 요술 알사탕인거에요. 무늬 사탕을 먹으면 그 무늬의 사물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탕인거지요. 저는 처음에 저 사탕이 동동이 책상 옆에 있는 농구공인줄 알았어요. 저의 상상력이 참 재미없다는 사실을 느끼면서 그림책에 흠뻑 빠져들어갔지요. 하소연하는 소파라. 왠지 할말이 많을거 같은데요 특히 숨쉬기 힘들다던 이야기에 큰 웃음이 났어요. 그런데 보이시나요? 동동이 귀에만 들리는 저 목소리가! 옆에 있는 강이지는 전혀 들리지 않는지 잠을 자거나 다른 행동을 하는 걸 보세요!

 

 

그럼 이 알사탕은 뭐게~~~요? 저는 이 그림을 보면서 안돼~!!라고 외쳤어요 흐흐흐. 왜냐면 아주아주 오래 지낸 사이일수록 풀어내야 할 말이 많잖아요~ 그것도 평소에 말을 못하던 녀석이 말을 하기 시작한다면! 저는 동동이가 참 걱정스러웠답니다 흐흐.

 

알사탕의 진가를 알아차린 동동이가 복수심을 불태우며 먹기로 결심한 이 알사탕은 뭘까요? 정답은 그림책을 보시는 걸로!

 

 

이 그림책 한 권으로 하고싶은 이야기가 너무너무 많지만 꾹 참아봅니다. 왜냐하면 그림책은 혼자서 발견할 때의 즐거움이 함께 읽는 즐거움만큼이나 크거든요.


<알사탕>은 책 표지부터 시작해서 뒤표지까지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재밌게 읽을 수 있는데요. 더욱이 그림책에는 작가님이 독자에게 선물하는 보석 같은 즐거움을 곳곳에 숨겨놓으셔서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한 거 같아요.

 

제가 찾은 즐거움 하나 알려드리자면, 혹시 눈치채셨나요? 문방구에서 말이에요.

알사탕을 고르던 동동이 곁에 계셨던 할아버지 눈을 잘 들여다보셨나요?

 

 

 

 

할아버지 눈이 뱅글뱅글 돌고 있다는 거 아셨나요? 흐흐흐. 저는 이 그림을 보고 할아버지도 알사탕을 드셨나 보다고. 그럼 알사탕을 드셨으니까 어떤 목소리가 들렸을 텐데.. 그게 동동이?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답니다.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과학적인지 추론할 필요도 없고 꼬치꼬치 따져 묻거나 대답할 필요도 없어요. 그런 어른들의 잣대일랑 벗어던져버리고 흠뻑 빠져들어가도 좋을 세계. 그게 그림책의 힘이자 즐거움이 아닐까 합니다.

 

 

 

특별히 어떤 교훈을 담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자 이것저것 재 보느라 울타리에 가뒀던 생각을 벗어던져 버릴 수 있는 행복을 느낄 수 있어서 어른인 저도 그림책을 즐겨보는 거 같아요. 그림책을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먼저 그림책 서가로 가셔서 아무거나 한 권 꺼내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그림이 어떤 이야기를 건네는지 직접 느껴보시라는 것. 그게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이자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런데 외로웠던 동동이에게 과연 친구가 생겼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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