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몸의 70%를 물이 차지한다는데,

요즘 같아선 내 몸의 전부가 물로 이루어져 있는 것만 같다.

물먹은 하마내지는, 잔뜩 습기먹은 구름 같아서 누군가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이내 '주르륵'내지는 '후두둑'이다.

 

명절이 지나고 같이 다니시는 할머니 세 분이 오셨다.

그 중 한분이 곱게 포장된 콩고물에 팥앙금이 들어간 떡 두팩을 내놓으셨는데,

밝은 눈으로 그냥 보기에도 곰팡이가 펴 있었고 살짝 랩을 걷어보니 쉰내가 났다.

난 그냥 '잘 먹겠노라'고 하고는 받아 두었다.
할머니 얼굴이며 팔뚝을 쳐다보니 불긋불긋한 것들이 나 있길래,
서둘러 합곡,태충 잡고 은백 대돈 사혈하고...그때까지는 모르는 척 넘어가려고 하였다.

다른 할머니 한분이 출출하니 아까 준 떡을 나눠 먹자고 하시는 거였다.

난 깜짝 놀라 '떡은 명색이 병원인데...음식 냄새도 나고 하니 선식이나 한잔씩 대접하겠다'고 하는데,

그 할머니 손도 크시지, 어디선가 나머지 두 할머니 몫까지 주섬주섬 꺼내놓으시는거다.

 

난 어쩔 수 없이,

"엄마, 떡이 좀 상했더라. 그래서 안 내어놓으려고 한건데..."

라고 하자,

"냉장고에 들어가 있던 떡이 왜 상하느냐?

 가지고 와라, 어디 곰팡이가 폈느냐?

 이게 깨지, 어디 곰팡이냐?

 난 다 먹었다, 먹어도 암치도 않더라.

 나를 친구들 앞에서 이렇게 망신을 줄 수가 있느냐?"

 고 하시고는 두 할머니께 마저 나눠주시며 쌩하니 나가버리셨다.

 

눈물, 콧물 흘려대고 있는데...

햇수로 7년, 꽉 채운 6년을 알고 지내는 분이 들어오시길래 여차여차 저차저차 설명을 드렸다.

도사라는 별명으로도 불리우는 이분 曰,

"서선생, 도 닦게 해줬으니 그 환자한테 고맙다고 해야 하는거네..."

하셨다, 에효~ㅠ.ㅠ

 

다다음날인가?

아무일 없었다는 듯 어김없이 할머니 세분이 같이 오셨다.

내가 서둘러 처치를 했던 상한 떡의 장본인인 그 할머니는 거의 가라앉아 있었고,
나머지 할머니 두 분의 얼굴엔 빠알갛게 꽃이 피어 있었다.

얼굴에 핀 꽃을 보는데...또 '후두둑' 눈물이 떨어졌다.

 

There is no end of things in the heart.

언젠가 지인이 안부 글 중에 같이 주신 구절인데, 마음에 와닿아 오래 간직하고 있는 구절이다.

에즈라 파운드라고, 미국의 시인인데 이백의 시를 영역해서 알려졌나 보다.

저 구절이 이백의 시 어느 한구절쯤 되나본데,

한동안 찾아보려고 하다가,

저 말의 의미를 어느새 '내 안에서 나化'하였기 때문에, 이백을 찾는게 더 이상 무의미하다 싶어져 그만두었다.

 

사는게 힘들면 얼마나 힘들며, 쉽다면 얼마나 쉽겠는가 말이다.

그 할머니가 살아오신 여든 여덟 해의 삶에 미루어 앞으로 살아갈 몇 년, 길어야 십몇 년은 덤일 수 있다.

내 생각에 망신이었다고 생각지도 않지만,

망신이었다고 해도...그게 목숨보다 대단하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그 할머니에게는 목숨만큼, 또는 목숨보다 중요한가 보다.

마찬가지로 마흔두해를 살았으며, 앞으로 몇십 년은 더 살아야 할텐데,

여든여덟 해를 살아오신 할머니도 목숨을 걸고 지키시는 무언가가 있는데,

나는 그렇게 무언가를 지키려고 애써본 적이 있는가?

꼭꼭 닫아걸고 있다가 마음에 상처를 입을라치면, 간신히 자리잡은 평정이 깨질라치면...

그걸 지키려고 울고불고 악을 쓰는거 그거 하나는 잘하는거 같다.

 

'no'에는 '아니다, 없다'의 의미도 있지만,

'~을 넘어서는' 의미의 'over', '~을 극복하는' 의미의 'get over', '~을 초월하는' 의미의 'beyond' 등의 의미도 있는것 같다.

이런 의미들은 하나같이 나에겐 버겁기만 하다.

 

지난 가을 '왕따' '스따' 때도 느낀 거지만, 나도 한참 잘못 됐다.

 

참, 어쩜 이분도 나를 향하여 '뭐, 이렇게 지 멋대로인 기집애가 다 있나?'하고 속으로 서운해 할지도 모르겠다.
"꺅~"소리만 안 냈을 뿐이지 좋다고 동네방네 소문내고,

여기저기 수선내며 들쑤셔 놓고,
블로그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고,

때맞춰 안부도 챙기더니...다 잠깐이구나...하고 계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고 하여...하던 것들을 멈춘 것은 아니다.

단지 에즈라 파운드를 내 맘대로 해석했기 때문에, 더 이상 흔적을 남기지 않을 뿐이다.

늘상 더듬이의 한쪽을 그쪽을 향하여 열어두고 있고,

겨울이면 산에 못 다니시겠지 싶어,

아프시다던 손가락 관절이 더하지 마시라고 한번씩 염력을 날려드리기도 한다.


가끔 가뭄에 콩나듯 안부만 전해듣는데, 그만하면 됐다.

 

'no'를 혜민스님 버젼으로 해석해 보자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란 책에서 이렇게 얘기하더라.

언젠가 이 동네 누군가 내게 해준 얘기랑 똑같은 얘기다.

인간관계는 난로처럼 대해야 합니다.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

 

난 정말 말을 많이 아낀다, 글은 좀 덜하다.

말을 많이 한 어떤 날은 주워 담고 싶을 때도 있다.

혜민스님은 이런 말씀도 하신다.

음악이 아름다운 이유는

음표와 음표 사이이 거리감, 쉼표때문입니다.

말이 아름다운 이유는

말과 말 사이에 적당한 쉼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쉼 없이 달려온 건 아닌지,

내가 쉼 없이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때때로 돌아봐야 합니다.

 

입에 지퍼가 달렸으면 싶을때도 있다.

또는 텔레비젼처럼 사전 심의제가 있어서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 할 우려가 있으면 X-box 처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니다.  X-box 처리가 뜨는 순간, 눈치 빠른 상대방은  X-box의 내용 자체를 궁금해 할지도 모르겠다.

 

운전을 잘 못하는 사람은

운전 중에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습니다.

대화를 잘 못하는 사람은

대화 중에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로 브레이크를 자꾸겁니다.

 

'지식은 말하려 하지만, 지혜는 들으려 합니다!'

이건 내가 자신 있는 부분이다.

상대방의 얘기를 끝까지 듣는 것.

근데 문제는 얘기의 행간을 파악하려 한다는 거다.

환자들이 나에게 말 안하고, 말 못하는 사이의 것들을 읽으려고 애쓰다가 정작 핵심을 놓치기도 한다.

덕분에 지혜로운 자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때론 지지리 오지랖이 되기도 한다.

"목소리들이 만들어내는 음악을 듣고 싶소. 말들 사이로 흐르는 음악 말이오." 


짐작했던 대로 그녀의 목소리는 허스키했다. 그가 아는 이탈리아 여자들은 모두 그러했다. 그녀는 음절 하나하나에 무게를 실어 또박또박 말하고 있었다. 느릿느릿하지만 가슴을 파고드는 매혹적인 리듬을 지닌 말투였다. 

나도 이런 목소리를 지닌 여자이고 싶다.

말들 사이로 음악이 흐르는...언제 말을 하고 언제 쉬어야 하는지, 때를 잘 아는 여자.


음절 하나하나에 무게를 실어 또박또박 발음하는, 느릿느릿하지만 가슴을 파고드는 매혹적인 말투는 또 어떻고...

이건 앞의 것은 잘하면 가능할 것도 같고, 뒤의 것은 '매혹'에서 걸린다.

대학시절 방송국 PD로 합격했는데, 아나운서로 알고 공들이려던 선배가 몇 있었고, ㅋ~.
아직도 전화하면 너 말고 어른 바꾸라는 소리를 듣는걸 보면, 매혹이랑은 거리가 한참 멀다.

 

목소리 관련 생각나는 여자는 없고, 생각나는 남자는 있다.

내가 아껴두고 야금야금 꺼내 듣는 목소리는 '강승원'이다.

강승원이 누군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김광석이 부른 '서른즈음에'를 만든 사람, 오리온 초코파이 정'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를 만든 사람이라고 하면,

다들 그제서야 '아하~'한다.

요즘은 '유희열의 스케치북' 음악감독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조금더 알고 있는 걸 읊어 보자면, 서강대 물리학과를 나왔다.

내가 좋아하는 '산하지대가 참빛이다''과학으로 세상보기'를 쓴 양형진님도 물리학과 출신인데, ㅋ~.

대학가요제 '저 너머 빈들에 서서'를 부른 '에밀레'와 같은 이름의 '에밀레' 동아리 '창단멤버'이다.

예전에 술먹으러 홍대 앞에 자주 출몰하였었다, 요즘은 내가 바른 생활을 하여 모르겠다, 끙=3

 

암튼 난 이 분의 목소리를 듣다보면 no의 또다른 뜻들을 자연 터득하게 된다.

날 도닦게 해주는 건 그 같은 환자일지 모르지만,

날 도통하게 해주는 건 이런 경구를 주시는 분, 이런 목소리의 음악 한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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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해/우리 동네 사람들

                    

이 한마디 말로 내 마음 전할 수 있을까
이미 늦은 것은 아닐까
생각없이 떠나보낸 수 많은 기억들
이제 잡으려 하여도 난 여기에 서있고

 

하나 둘 셋 넷

 

나의 분주함에 잊혀진 모든 이에게 미안해
커다란 선물 상자 안에 서있는 나에게도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이에게 미안해
내가 떠나보낸 나를 떠난 여인에게도

 

나의 미모와 총명함 순진한 몸동작까지도 미안해
그 안에 울고 있는 나의 다른 모습에게도
내가 알고 있는 모른 척 했던 이에게 미안해
그러며 태연하게 거짓을 말하던 나에게도

 

세상은 쉬지 않고 돌아가며 시간은 우릴 떠밀어내고
오늘도 습관같은 실수로 떠나가는 너를 바라보고 있는데

(간주)

 

어젯밤꾸었던 꿈들이 생각나질 않아
재미없는 일들로 매일 바쁘다 해
거울 속 내 모습 낯설게 느껴져

어제와 다르지 않은 나를 생각하며
너의 눈에 비친 내 모습 바라보며

오늘도 어쩌다 지금의 내가 되었나 봐

모두들 어쩌다 지금의 내가 

 

나와 생각이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해
내 목소리에 가리운 속삭임들 까지도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이에게 고마워
내가 떠나보낸 나를 떠난 여인에게도
내가 떠나보낸 나를 떠난 사람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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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1-29 21:09   좋아요 0 | URL
에밀레, 강승원, 저 빈들에 서서...저 다 알아요.
혜민 스님은 요즘 방송 많이 타시더군요. 저 책은 저도 언젠가 구해서 볼 것 같네요.

양철나무꾼 2012-02-14 17:17   좋아요 0 | URL
이렇게 반가울수가...
결론은 혜민스님까지 다 겹치는거네요~^^
이 댓글을 조금만 일찍 눈여겨 봤더라면, 혜민스님 책 구하시기 전에 보내드리는 건데 말예요.
다음을 기약할 밖에요~

blanca 2012-01-29 21:33   좋아요 0 | URL
이 글을 읽으니 저도 눈물이... 저도 나이 들어 만나게 되는 사람들에게 대체 얼마 만큼 연락하고 챙겨야 하는지 그 감을 익히느라 헤매는 중이랍니다. 저는 혼자 목소리 녹음해서 우연히 들어봤는데 예전처럼 오그라들지 않아서 신기하더라고요. 자기가 자기 목소리 들으면 왠지 그 견딜 수 없는 느낌이 있는데 오늘 들으니까 안 그렇더라고요. 양철나무꾼님 목소리 정말 궁금한데요^^

양철나무꾼 2012-02-14 17:28   좋아요 0 | URL
한참 전에 내가 쓴 글인데...댓글을 달기 위해 다시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후두둑이네요.
오늘은 참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네요.
노력해도 볼 수 없는 사람들,
노력해도 보기 힘든 사람들,,,도 있고 말이죠.

그런 생각을 하면 대체 얼마 만큼 연락하고 챙겨야 하는지...란,
뵐 수 있을때, 살아계실때...'한번이라도 더'가 가장 적당한 기간인데 말예요.
전 blanca님 목소리가 듣고 싶어요~^^

2012-01-29 23:38   좋아요 0 | URL
저도 그 문장, 마음에 넣어두었습니다.
예전에 어디서 "비밀이 있는 사람이 부자다." 그러던데, 이때의 비밀은 이런 비밀일 거 같네요.^^
no로 넘어서기, 개념은 좋아요. 실천이 어려워도.

여하튼 왠지 애틋하고 그런 글이에요.

양철나무꾼 2012-02-14 18:08   좋아요 0 | URL
여기서 비밀은 '말하지 못한 내 사랑은~ 어디~쯤 있을까'이 버젼의 말하지 못하는 비밀 아닐까요?

갑자기 이 노래 듣고 싶네.
이 노래는 김 광석 보다는 유준열 버젼이 좋은 유일한 곡인데...
못갖춘마디의 '말하지 못한 내 사랑은'하는 유준열 목소리 듣고 있으면, 아슴아슴해 지는데...
찾아봐야겠당~^^


oren 2012-01-30 01:17   좋아요 0 | URL
글을 참 잘 쓰시는 양철나무꾼님께서 '말' 때문에 겪는 고충이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 "말을 많이 한 어떤 날은 주워 담고 싶을 때도 있다." "입에 지퍼가 달렸으면 싶을때도 있다" "근데 문제는 얘기의 행간을 파악하려 한다는 거다"라는 말씀을 들으니 '말'에 대한 두어가지 아포리즘이 떠오릅니다.

* * *

"말은 야수다. 한 번 우리를 탈출하면 다시 집어넣기 어렵다. 또 말은 마음의 맥이다. 현명한 사람은 맥을 짚어 건강을 가늠하고, 진지한 사람은 상대의 말을 듣고 마음을 추측한다."
- 쇼펜하우어

* * *

"모든 말은 결핍이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다 담지 못한다. 모든 말은 과잉이다. 차마 전하지 않았으면 했던 것들도 전하게 된다."
-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양철나무꾼 2012-02-14 18:12   좋아요 0 | URL
두루 두루 고맙습니다, 꾸벅~^^

순오기 2012-01-30 05:35   좋아요 0 | URL
다들 그렇게 상처도 받고 도로 주워담고 싶은 말도 하면서 사는 게 아닐까요?
그래도 나이테가 굵어지면 점점 무뎌지기도 하는거 같고...
음악을 들어도 나는 모르는 목소리지만 잘 들었어요.

양철나무꾼 2012-02-14 18:13   좋아요 0 | URL
제가 왕 사랑하는 목소리예요.
님도 사랑해주시면 좋겠어요~^^

잘 지내시죠?^^

2012-01-30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4 1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30 1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2-02-14 18:19   좋아요 0 | URL
ㅎ,ㅎ...이런 아부성 칭찬이라...
이런 말, 백번 들어도 싫지 않은걸요~^^

아이리시스 2012-01-31 01:53   좋아요 0 | URL
말이 많아서 좋을 게 없지만 너무 없는 사람도 답답하잖아요.
결국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이면 좋겠는데,

양철나무꾼님,
제 책선물 받아주세요.
어떤 게 좋으세요?^^
거절하시면 저 울거예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양철나무꾼 2012-02-14 18:22   좋아요 0 | URL
내가 한번 아직 손도 못대고 덩치로 쌓아놓은 책들을 인증샷 찍어 올려야쥐~ㅠ.ㅠ
책 선물, 나중에 받으면 안될까요?????

아이리시스님, 우는거 한번 봐야지~
메롱~=3=3=3

잘잘라 2012-01-31 02:10   좋아요 0 | URL
난로처럼..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예전엔 이런 말이 싫었어요. 뜨뜻미지근하게 그게 뭔가 싶어서요. 차든지 뜨겁든지 확실한게 좋다 했지요. 나이가 들었나봐요. 이젠 이런 말이 반가워요.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양철나무꾼 2012-02-14 18:34   좋아요 0 | URL
전 개인의 취향이라고 생각해요.
뜨거운 커피를 후후 불어서 눈물 찔끔거리면서 마시느냐,
식도록 기다렸다가 숭늉 마시듯 후룩 마시느냐 처럼요.

기호의 문제이지, 최선이나 차선의 문제가 아니라고 봐요~^^

근데, 님과 전 넘 가까운건가요, 아님 넘 먼건가요, 아님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건가요?^^

마녀고양이 2012-01-31 14:09   좋아요 0 | URL
ㅋㅋ, 자긴 '혀'가 문제인거야,
말할 때의 '혀'가 아니고, 먹을 때 '혀' 말이지....
먹을 때 예민해서 그래, 조금 쉬어도 잘 먹는 사람들 있다니깐.. 며칠 지난 케익도 그렇고.. ^^

그래서 그 할머님들은, 모두 얼굴에 붉은 꽃이 나셨단 말이지....
참 멋지다, 그 할머니들... 흐흐.

양철나무꾼 2012-02-14 18:37   좋아요 0 | URL
요즘 세상에...울긋 불긋 곰팡이 핀 떡을 먹는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내가 곰팡이 핀 치즈는 얼마든지 먹어줄 수 있어.
자기도 먹는 혀, 한 예민하거든~^^

지금은 웃으며 얘기하지만, 결코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음~ㅠ.ㅠ

2012-02-01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4 1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1 2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4 1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재는재로 2012-02-06 21:12   좋아요 0 | URL
ㅎㅎ 말한마디 잘못했다 당한적있죠 술자리에서의 말실수는 특히 후배한테 10만원정도 ㅠㅠ 말하고나서 수습도 못하고

양철나무꾼 2012-02-14 18:48   좋아요 0 | URL
술자리에서의 말실수라...
전 배시시 해시시...웃음도 많아지고 말도 많아져요.
웃음은 어찌해보겠는데, 말은 담날 생각나지도 않고 영~수습불가더군요~ㅠ.ㅠ

페크pek0501 2012-02-07 12:50   좋아요 0 | URL
인간관계는 난로처럼 대해야 합니다.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 - 이게 어렵죠.

모든 인간관계가 그런 것 같아요. 너무 가까워도 안 되고, 너무 멀어도 안 되고... 부모 자식 간에도 그런 것 같아요.
마치 풍선처럼요... 너무 껴안으면 풍선 터지고, 너무 허술하게 안으면 풍선이 날아가고... 그러니 알맞게...
아휴, 어려워요.ㅋ


세실 2012-02-12 10:42   좋아요 0 | URL
나이가 들어도 마음은 늘 20대 인가봐요. 친구앞에서 무안 주었다고 질책하시는걸 보면.....
그냥 쿨하게 "어? 내눈엔 안보였다. 버리자" 하실수도 있을텐데....

평소 이해가 되던 딱딱 끊어내는 듯한 투박한 친구의 말투가 가끔 거슬리는거보면 저도 아직 멀었나봐요.
 

남의 일이 되거나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그의 일이 되었을 때는 그럴 수도 있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그녀의 선배도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그게 바로 상갓집 예절과 관련해서였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얘기할 수도 있지만, 20여년전 처음 그 광경을 봤을 때는 실로 충격이었다.
그녀와 연관된, 그러나 그녀의 선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상가에 조문을 갈 일이 있었다.
아무래도 상갓집 예절에 익숙하지 않은 그녀는 동행을 요청했고, 그녀의 선배는 선뜻 응했다.

낯선 조문과 응대 예절에 한참 넋을 놓고 있는데, 갑자기 옆의 선배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는게 아닌가?
나중에는 '꺼이꺼이' 소리내어 흐느끼기까지 한다.

 

조의금을 내고 자리로 안내되고 시뻘건 육개장이 나오자,
이 남자 뻘개진 눈가를 훔치며 언제 울었나 싶은 표정으로 육개장 한그릇을 말끔히 비운다.

'맛있다'는 말만 못했다 뿐이지 한그릇을 더 먹겠다는 눈치다.

 

"아는 사람이었어? 아까 왜 그렇게 울었어?"
"아니...얼마전 이 병원에서 OOO라고 먼 사돈의 팔촌이 돌아가셨는데,
 셤 기간이고 게다가 부주금 낼 돈도 없고 그래서 못 와봤거든.
 계속 찝찝함으로 남아 있었는데...오늘 기회가 얼마나 좋냐? 마음에 맺힌 응어리도 풀고 육개장으로 속도 풀고..."

이렇게 시작된 그녀 선배의 상갓집 예절은, 아니 상갓집 기행(奇行)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후로 20여년 옆에서 지켜보면서 알게 된 것이 있는데,
조문을 못 갔다고 하여 소급 조문을 가는 것은 아니고...이 남자, 울고 싶으면 상갓집을 찾는다는 것이다.

 

선배의 그녀는 연말에서 연초로 이어지면서 마음의 간난신고가 있었다.

 

김근태 님의 부음도 그랬지만,

김근태 님의 부음을 듣기 바로 전...

연말 동기 모임을 나갔다가 몇몇 동기로부터 매정하다는 소리를 들었었다.
눈물을 눌러삼키며 선약이 있다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고,
덕분에 다른 모임에서 고주망태가 되어버렸었다.

그녀가 동기들로부터 매정하다는 소리를 들은 것은...성근 대나무, '성근대'라는 별명의 그 녀석 때문이었다.

 

A대를 다니다가 B대로 편입을 하고 그녀는 한동안 힘들었었다.
가뜩이나 소심하고 말이 없는데다가, 편입생이라 낯설었지만,
전공 상 각자 개인 플레이가 가능했었고, 공부할 분량도 엄청나서 자신 이외의 누구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그녀를 챙겨 줄 어느 누구도 없었다.
그때 성근 대나무, 그 녀석이 그녀 곁에서, 그녀의 그림자처럼...그녀를 챙겼었다.
그녀의 또 다른 곁에는 먼저 다니던 A학교에서 만난, 만난지 2년된 선배가 있었다.

그리고 어찌어찌 하여 2년 먼저 만난 선배와 결혼했다.

암튼 녀석은 그후 좀 변했다.
아니 몰라보게 변했다.

수지에서 제법 크게 벌였었고,
있는 동네에서는 럭셔리하게 가야한다고 하면서 죄다 리스를 끌어다 쓰는 모험을 했었다.
가난하기로치면 그녀의 선배는 종갓집 장손에 더 안좋은 조건만을 가지고 있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녀석은, 늘 자기가 안되는 이유가 가난이냐는 신파같은 멘트를 날렸었다.

그녀가 그 녀석을 선택하지 않은 게, 성근 대나무 같은 앞머리 때문이었던 걸 아는지 모르는지... 

실력과 경험을 쌓을 생각을 안하고,
일부러 나이 들어보여야 한다고 수염도 안 깎고,

외모와 보이는 것만으로 승부하는가 싶더니,
얼마 전엔 피부과 영역까지 욕심을 부리고 고가의 장비를 무리하게 구입했었다.

자기가 무슨 만능 엔터테이너라고 IPL까지 건드리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걸로 인해서 계속 분쟁이 끊이지 않고,
스트레스 받고,

그걸로 인해서 Cerebral infarction이 와서 드러누워 버렸다.

 

한때 아무리 그녀와 친했다 한들,

다시 재기를 꿈꾸기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그의 앞날이 안됐고,

아직 결혼도 안하고 독신으로 누워있는 그가 안쓰럽다 한들,
결혼을 하여 한남자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는 그녀가 맘 편하게 병문안을 갈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

그리하여 김근태님의 조문을 갔다가 먼발치에서 훔쳐보고 와서는 내내 마음만 아파하고 있었다.

 

근데,
그녀의 선배, 지금의 남편이 지난 저녁 OO병원으로 그녀를 불러냈다.
병원으로 불러내는건 간혹 있었던 일이라, 또 상갓집 기행을 하려나 보다 하였다.

어쩜,그녀가 먼저 성근대나무의 얘기를 꺼낼 수도 있었으나 그녀는 말을 하지 못했고,
그녀의 선배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병원은 그녀의 직장에서 가까운...양, 한방 협진 진료가 가능한 병원이었다.

 

 

 

 여보 고마워 
 고혜정 지음 /

 공감 /

 2011년 12월

 

 

 

 

이 책은 예전에 한번 (2006년 8월) 나왔었단다.
탈고를 하고, 가족여행도 다니고, 잠시잠깐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9월엔가 남편과 함께 건강검진을 받다가 남편의 위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하여 수술, 2008년 1월 다시 재발을 거쳐 2008년 7월 남편을 떠나보낸다.

 

내가 이 책을 집어들게 된건 이 책에 나오는 남편이 내 남편이랑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무슨 남자가 표현할 줄도 모르고, 무슨 말을 해도 꿀 먹은 벙어리니 도대체 대화가 되어야 말이지. 상의하려고 얘기를 꺼내면 "당신이 알아서 해."가 끝이고 한참을 얘기하고 의견을 물으면 피식 웃고마는게 다고. 무슨 말 좀 하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는데 답답하고 속터지는 심정을 누가 알리요.

ㆍㆍㆍㆍㆍㆍ
연애 때는 제일 장점이고 제일 매력이었던 부분인데 결혼하고 나니 말수 없는 게 남편의 가장 큰 단점이 되어 나를 답답하게 만들었다.(10쪽)

 

책 속에 '다시 태어나면'이란 글이 있는데...

어디선가도 읽었었고, 많이 듣기도 했었는데 나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여지를 주었다.

방송국에서 일할 때 알게 됐던
한 PD가 있었단다.

성격도 좋고, 능력도 있고, 괜찮은 사람이었인데다가...

부인은 대학교수였는데, 가끔 TV에도 나오는, 꽤 유능하고 인정받는 사람이었단다.

그런데 이 PD가 술만 마셨다하면 후배들에게
아내가 너무 똑똑하고 잘난 탓에 숨쉬기 힘들정도로 조여와 살수가 없다고 푸념을 했단다.
결혼 안한 후배들에게 ...

잘난여자 똑똑한 여자 얻지 말고,좀 배운게 없고 어리숙해도 고분고분한 여자 만나라고 조언을 하고 다녔단다.

이혼을 요구해도 들어주지 않고, 대화도 없이 각방생활을 하면서

밖이나 남들 앞에서만 깍듯이 남편을 위하는척 연기하는 이중인격 아내라고 몰아세웠었단다.

몇년후, 아내가 암에 걸려 투병중이고 이 PD가 직장을 휴직하고 병원에서 병간호를 하고있다는 소식을 접했단다.

또 몇년 지나고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죽은사람만 불쌍하고 그렇게나 결별을 원했기에 PD한테는 외려 잘된일 아닌가 싶었는데,
재혼 안하느냐는 질문에 전혀 다른 얘기를 하더란다.
 "우리 와이프, 나 때문에 죽었잖아. 나 벌받은 거야. 와이프 나때문에 속 썩어 그런병 걸려 죽게 해놓고,

  나는 딴여자 만나서 살라고? 나도 기본적인 양심이 있지..."

 "두사람 별로 사이좋지 않았잖아요?"

 "응. 근데 죽고나서 생각해보니가 내 잘못이 99%야. 그 사람 많이 속상했을거야. 그 사람이랑 살면서 매일매일 이혼을 꿈꾸었 고,  단 하루도 행복했던적 없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어쩌면 그 사람은 더 했을지도 몰라. 이제 내 잘못 다 알겠고 잘해주고 싶은데 그 대상이 죽고 없네. 이래서 사람들이 있을 때 잘 하라고 하나 봐..."

 

아내가 뭐라고 말 좀 하면 "모르면 가만히나 있어라."무시하고. 설령 그런 전근대적인 사람이 아니고 아내를 많이 도와주고 이해해 주는 남편이라고 해도 아내가 뭐라고 잔소리라도 좀 할라치면 숨 막혀죽겠다고 짜증이다.
그런데 그 숨 막히는 건 아내도 마찬가지다. 아내는 산소를 호흡기 끼고 띵기리딩딩 노래 부르고 춤추며 사는 줄 아나? 부부란 한 방의 공기를 나눠 마시는 사이기에 같이 숨막히는 건 당연한 거다.

 

끝으로 갈수록 최루성이 짙어져 눈물 바람이라, 옮길 수가 없다.
다만 '여보, 고마워'소리가 필요한 분들께, 또는 말로는 할 수 없어도 마음을 전하고 싶은 분들께 일독을 권한다.

 

 

(1분쯤 지났을때, 보컬의 손뼉 박자와 함께 들려오는 그 부분에서 my heart도 suddenly live하는 feel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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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kta - Thank you


 

In a language learned when no-one was listening
I try my best to tell you how I feel
somehow I am sure and this I believe in
this is real

from my heart I sing to you and I‘m hoping
that you‘ll understand what I‘m trying to say
you found a place inside of me and I‘m grateful
for each day

a broken wing can not stop me from flying
I leave no footprints when you‘re around
know yourself, you said, and you made me so proud of
what I‘ve found

oh my god, I‘m losing it
I‘m finally going out of it
my senses tingle, I can hardly breathe
I feel my heart, I’m suddenly alive

thank you
thank you for the world, the world, the world
thank you for the life you’re making me see
inside of me

the book is open now and the pen keeps on writing
the story of my life; it starts right here
now I reach the stars, can grab them and hold them
with no fear

I am captivated, completely spellbound
I have found my match
and the black bird has flown away
the black bird has left me for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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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1-07 07:02   좋아요 0 | URL
살아서 곁에 함께 있을 때에
고마운 줄을 느끼면서
좋은 나날 누리면
다들 아름다우리라 믿어요..

양철나무꾼 2012-01-11 09:52   좋아요 0 | URL
참 이상하죠~
곁에 있을때...고마운 줄 느.끼.고.
고마움을 표.현.하.고...살아야 할텐데 말이죠~

그러면서 살기에도 참 짧은데 말이죠~^^

알케 2012-01-07 08:18   좋아요 0 | URL
뜨끔...! 지난 밤 술에 쩔어서 늦게 귀가했다가 아내에게 작살난 1인 -.-;;

양철나무꾼 2012-01-11 09:56   좋아요 0 | URL
'나는 암시랑토 안타'시더니...except wife이신가 봅니다, ㅋ~.

잘잘라 2012-01-07 15:26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Thank you~~
『꿈꾸는 자 잡혀간다』 잘 받았어요. 어제 받았어요. 얼마쯤 읽다가 더 읽지 못하고 덮었어요. 책상 위에 따로, 다른 책들이랑 같이 두지 않고 따로 뒀어요. '잡혀간다'는 글자가 자꾸 시선을 잡아끄네요. 잡혀간다. 잡다. 잡히다. 잡아채다. 잡아끌다. 잡아가두둔다. 잡혀간다... 주말엔 아무래도 송경동 산문집을 잡고 있을것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2-01-11 10:22   좋아요 0 | URL
아~
1월17일 첫 공판까지만 끌고 갔으면 했었는데...제가 뒷 힘이 쫌 부족하네요~ㅠ.ㅠ

프레이야 2012-01-07 15:30   좋아요 0 | URL
고마워하며 살아야겠어요.^^

양철나무꾼 2012-01-11 10:23   좋아요 0 | URL
저도 늘 프레이야님께 고마워 하는거 '말씀드리진 못했지만' 아시죠~?^^

2012-01-07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1 11: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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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3 21: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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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mssim 2012-01-07 20:20   좋아요 0 | URL
우리 집, 제가 무슨 말이라도 한 마디 할라치면 남편은 "한 집에 한 사람만 똑똑하자!"며 소리를 높힙니다.
지금껏 살아오다보니 그러려니 합니다.
되도록 말을 줄입니다.
혼자만의 시간에 침잠하는 거지요.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아요.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으니 별로 부딪힐 일도 없어요.
그래서 오히려 다소 시끄러운 분위기가 그립습니다.

양철나무꾼 2012-01-11 11:20   좋아요 0 | URL
전 남편이랑 6년 연애 끝에 결혼 했어요.
신혼 때는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부딪힐 일은 될 수 있으면 피하고 살았었어요.
그리고 남편의 연이은 사업 실패가 있었구요.
그러구두 전 꿋꿋하고 의연하게 살았구요.
어느날 친정 아버지가 그러시더군요.
남자들은 그런 여자를 고마워 하는게 아니라 징그러워 한다고...
그때부터 였을거예요, 소리 지르고 싸우게 된게~^^

gimssim 2012-01-21 07:02   좋아요 0 | URL
아버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남자들 편에서 보면 착한 여자는 편하기는 해도 매력은 없지요.

열심히 싸우시며 살아가는데 한표 보탭니다.

2012-01-08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1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9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1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1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0 1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1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1 0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1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3 2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1 0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1 1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준비되셨나요?
복많이 지으시고 받을~^^

 

알라디너 분들 모두에게 한살 씩은 선물로 드릴 수 있는데,

주름살은 나이와 묶어 패키지로, 반송은 절대 사절이구요~^^

 

지금부터 '나와 신선 사이의 공통된 한 단어' 이벤트 결과를 발표를 하려구요.

저, 급반성 모드입니다.

저를 즐찾하고 계신 분들 중 10%정도는 댓글을 남겨주시지 않을까 했었는데...
기대에 한참 못 미쳤던 고로,
고민않고 댓글을 달아 주셨던 분들 모두에게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책을 읽으셨을...감은빛, 글샘, 알케 님께서는 다른 책 한권을 골라 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마녀고양이님은 제가 '꽃으로 말해줘'를 방출할 생각이 없으므로,
'꽃으로 말해줘'를 사보내드리도록 할테니, 이 책은 자비로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댓글이 아닌, 방명록에 안부를 남겨주신 風流男兒, hnine 님도 주소 3종 세트 남겨주시면 책 보내드리겠습니다.

 

자~

준비되셨나요?
그럼, 그쪽으로 넘기겠습니다.

 

복많이, 복많이 많이, 많이, 복많이~

 

 

 

 

 

 

 

 

 

 

 

 

 

 

 

 

 

 

 

 

 

 

 

 

 

 

 

 

 

 

 

 

 

접힌 부분 펼치기 ▼
Ray LaMontagne - Are We Really Through (Live Session)

 

 

Is the sun
Ever gonna break
Break on through the clouds
Shine down in all its glory?

Onto me
Here upon the ground
'Cause I can't hear a sound
Sept' my own sad story

I get so tired
A starin' at the walls
Weight so heavy
Mountain so tall

Is there no one
Who would catch me
If I fall?

It's more
It's more than I can take
I wish that I could fake it
Or pretend like I don't know what's goin' on

Somethin's wrong
Somethin's wrong
I'm tryin' to hold on
For just a little longer

I get so tired
A starin' at the walls
Weight so heavy
Mountain so tall

Is there no one
Who would catch me
If I fall?

Can you hear me?
Can you see me?
Why is that so hard for you to do?

Don't dispel me, girl
Just tell me
Are we really through?

Is the sun
Ever gonna break
Break on through the clouds
Shine down in all its glory?

Onto me
Here upon the ground
'Cause I can't hear a sound
Sept' my own sad story

Can you hear me?
Can you see me?
Why is that so hard for you to do?

Don't dispel me, girl
Just tell me
Are we really through?
Are we really thr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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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1 0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2 0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3 0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1-01 08:18   좋아요 0 | URL
2012년에도 마음이 따뜻한 양철나무꾼님과 더불어 복을 짓고 받는 일에 더 마음을 쓰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하늘바람 2012-01-01 11:28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님
양철나무님께는 1월1일 댓글을 남기고 싶었는데 제가 한발 늦었네요 새해에도 게으름뱅이~
양철나무님
님 건강하시고 올해는 제가 더 많이 다가갈게요.
언제나 님의 리뷰를 읽고 님의 이야길 듣고 감동받고 고개끄덕이고.
무엇보다 힘든 한해였던 지낸해
님께 너무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지난해 갚으려 했는데 못 갚았네요.
올해 다 가능한 넘치도록 갚아야지 하는게 제 맘인데 꼭 지켜보려고요.
님 복 많이 받으시고요.
언제나 생각합니다

2012-01-01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1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Grace 2012-01-02 12:42   좋아요 0 | URL
추석인사도 먼저 받은 걸로 기억합니다.ㅎㅎ
고마운 분이십니다.
나누신 덕담처럼 복을 많이 지을 수 있는 2012년이면 좋겠어요!
책을 나눌 줄 아는, 그 속에 푸근한 마음까지 나눌 줄 아는
양철나무꾼님만큼만 되도록이요!^^

반갑고, 즐거운 새해입니다. 복은 님이 다 받으소서!!!

2012-01-01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1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2-01-01 14:04   좋아요 0 | URL
아아, 죄송해요! 저도 도대체가 머리에 창의력이 부족해서 고민해 봤는데 마땅히 생각나는 것이 없었어요.(>_<)
정초부터 좋은 음악 듣고 갑니다. 아, 좋아요, 좋아!!!

oren 2012-01-01 15:43   좋아요 0 | URL
이 글 보니 저도 죄송하네요.
양철나무꾼님과의 공통점이 뭘까 잠시 고민해 봤는데, 제 아둔한 머리로는 도대체 떠오르는 게 없네요.
간신히 떠오른 건 즐겨찾기 중 하나가 알라딘이 아닐까 하는 정도입니다...
암튼 양철나무꾼님의 성의를 외면한 것 같아 죄송하구요. 새해 첫날 쓰는 '첫댓글'로나마 용서를 빕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숲노래 2012-01-01 16:02   좋아요 0 | URL
오늘부터 새해 즐거이 누리셔요~

카스피 2012-01-01 18:01   좋아요 0 | URL
양철 나무꾼님 건강 유념하시고 2011년 서재의 달인 등극을 축하드립니다.
2012년 흑룡의 해,좋은일만 계시길 바라며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

알케 2012-01-02 10:03   좋아요 0 | URL
ハモった (하못따)도 찌찌뽕이란 의미랍니다. 영어 단어 harmony에서 차용한 듯. 일 때문에 종종 만나는 일본 여인이 때때로 감탄사 쓰더군요. 근래 배운 실용 일본어 ㅋ 서재의 달인이 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뭔가 부러운 생각이...!

북극곰 2012-01-02 09:24   좋아요 0 | URL
제가 댓글은 자주 달지 않지만요,
(즐찾서재 브리핑에서 알려주니깐) 새글 뜨면 쪼로록 달려와서 내내 잘 읽고 있어요.
올해에도 글 많이 올려주시고, 건강하시고 많이 많이 행복하세요!
(이벤트 응모 하랄 땐 안하고,이제 와서 막 딴소리만 하고 가요. 힛!)

2012-01-02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2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2-01-02 13:09   좋아요 0 | URL
2011 서재의 달인 되신 것 축하드려요.(그리고 동시에 깜짝 놀란다는...ㅋㅋ)

뭔가 이벤트가 있었던 모양인데, 제가 진작 알았더라면 참가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모락모락 연기 납니다.

그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 앞으로 자주 들르면 되는 거겠죠?



2012-01-02 1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2-01-02 15:15   좋아요 0 | URL
나는 자기가 읽은 책들, 그 포스트잇 가득한 책들을 가지고 싶어 라고 말해봤자,
들어주지도 않을테니............... ^^

올해 건강하고, 즐거운 일 가득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

루쉰P 2012-01-02 20:42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 항상 제 서재에서 저를 찾아와 주셔서 가슴 따뜻하게 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하지만 저 절대로 걱정하지 마세요! 전 어둠을 벗삼아 그리고 절망과 마주 않아 술자리를 나누는 아주 광활한 포스를 자랑하는 교주이지 않습니까! 어느 때는 사람이 싫고 어느 때는 삶이 싫어 짜증날 때도 있지만 전 그리 약하지 않습니다. 안 그럼 교주를 못 하지 않습니까! 작년은 나무꾼님을 만나 참으로 뜻 깊은 해 였습니다.
서재의 달인 정말 축하드리고 개인적으로 루쉰P의 달인으로 선정해 드릴께요. ㅋㅋㅋ

2012-01-03 0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3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3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2-01-03 23:04   좋아요 0 | URL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양철나무꾼님 ^ㅡ^
올 한 해에는 알라딘에서 더 많은 이야기 나누기 바랍니다 ㅎㅎ

2012-01-04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4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5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5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2-01-05 23:39   좋아요 0 | URL
보내주신 책, 오늘 잘 받았습니다.
고맙게 잘 읽을께요.

라로 2012-01-06 16:24   좋아요 0 | URL
보내주신 책, 어제 잘 받았어요.
문자를 드렸는데 문자는 혹 받으셨나요??
정말 감사드려요.
고맙게 잘 읽을께요.^^

햇빛눈물 2012-01-06 18:32   좋아요 0 | URL
한동안 서재에 너무 뜸해 양철나무꿈님의 서재에도 들어오지 못했네요. 2012년 새해 정말 재미나게 건강하게 보내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좋은 책도 많이 많이 읽으시구요. 좋은 페이퍼도 많이 많이 올려주세요^^

무스탕 2012-01-06 20:05   좋아요 0 | URL
어제 책이 왔어요. 정성이가 '뭐야?' 묻는데 '엄마 책이닷!' 자랑스레 대답했죠 ^^
잘 읽겠습니다. 올해 초부터 책 복이 터져서 지금 제 책장이 빠방해 졌어요. 이렇게 복 쌓이듯 책이 쌓이면 전 대한민국에서 누구도 부럽지 않을 부자가 될거에요 >_<

2012-01-06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7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말이 마음을 채 담지 못할때 난 그냥 아무 말도 못한다.
지난 밤엔 바람이 모질게 불었고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밤새 '박노자'의 '붓다를 죽인 부처'를 읽었다.

 

 

 

 

 

 

 

 붓다를 죽인 부처
 박노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10월

 

 

*
대대로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풍족한 삶을 살다가도 지금 내가 여기서 부정을 저지르면 그때부터 도둑놈의 삶을 사는 것이고, 반대로 도둑놈 집안에서 태어나 대대로 도둑질을 했다고 하더라도 지금부터 내가 도둑질을 하지 않으면 바로 도둑이 아닌 삶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불교는 철저하게 본인의 삶을 창조해가는 주체는 자기 자신이라고 본다.(7쪽, 도법 스님의 추천사 중)

*
`방편이자 형식일 뿐`인 계율보다 깨달음과 열반이 내장된 `나의 마음`을 위주로 불교의 체계를 잡은 원효는, 계율 문제를 다루는 전문 저서에서는 `근본주의`와는 정반대인 극도의 주관적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보살계는 생사의 탁류를 거슬러 올라가서 일심一心의 본원으로 되돌아가는 큰 나무의 구실을 하며, 삿된 것을 버리고 바른 것을 이루는 요긴한 문이다"라고 하여 방편으로서의 계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계율 그 자체에 집착하지 말라는 뜻에서, "비록 살인하는 것이 중계(重戒, 기본 계율)를 범하는 일이지만 남을 살리려는 마음으로 도저히 건질 수 없는 중생을 죽엿을 경우 그것은 죄가 아니고 복을 짓는 일일 뿐이고, 비록 자신이 찬양하고 남을 비방하는 것이 큰 죄악이지만 상대방으로 하여금 신심을 일으키려는 목적으로 그렇게 했을 경우 역시 죄가 아니고 복을짓는 일일 뿐"이라는 주장을 전개했다."

ㆍㆍㆍㆍㆍㆍ

우리에게 원효라는 인물은 단순한 사상가라기보다는 한국 불교의 상징이자 나아가서는 민족 영웅이다. 그렇기에 어차피 경전을 원전으로 읽을 일 없는 한국인 대다수는 원효의 `넓은 마음`과 `파격적이며 독창적인 해석`을 찬탄하기는 쉬워도, 이 `대승적인, 너무나 대승적인` 원효의 견해에 토를 달기는 어렵다.그러나 달아야만 할 이유가 있다.

ㆍㆍㆍㆍㆍㆍ
그렇지만 깨달음을 목적으로 할만한 여유도 없고, 사회의 기본적인 윤리적 틀과 함께 불교에서 말하는 탐욕 ㆍ성냄 ㆍ어리석음의 늪을 벗어날 만한 방도를 구해야 하는 평범한 갑남을녀는 다르다. 그들로 하여금 불교의 기본인 `여러가지 나쁜 일을 짓지 않고 좋은 일을 받들어 행하는 諸惡莫作 衆善奉行` 도리를 실천하도록 하려면 원효와 같은 고답적인 윤리적 상대주의보다는 윤리에 대한 `자율적인 확신`이 필요할 것이다. (124~125쪽)
(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 이 구절은 백거이가 먼저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때문에 최치원, 원효의 諸惡莫作 諸善奉行보다는 諸惡莫作 衆善奉行을 따라주는 것이 옳지 않을까?)

 

얼마전 이곳 알라딘서재에 `지금 실수하신겁니다`라는 글을 올려 툴툴 거렸던 적이 있다.
몹시 황당하고 불쾌하였지만 글을 내려버린 건, 그 댓글 속의 대상이 된 다른 한명이 정중히 요청하였기 때문이었다.
아직 그(녀)로부터 어떤 사과의 글이나 행동 또한 받지 못하였다.
당사자는 그 글을 지우고 사라져 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할런지 모르지만,
그리고 이 동네는 나 같은 종족 말고,
맘 착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동네이므로,
위로의 손길을 건네고, 줄넘기를 더블 더치하겠다고 하는 그녀들도 있을테지만,
난 좀 다르다.

 

난 어릴때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할머니와 할아버지, 고모들 밑에서 컸다.
아빠도 재혼만 안 하셨을뿐 참 자유분망하게 살아 오셨다.
그런 부모를 둔 덕에 어릴때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의 기준은 '부모 없이 커서 저렇다'는 소리를 안 듣는거였다.
누가봐도, 어느모로 보나 '박상천'의 '5679는 나를 불안케한다' 류의 바른생활 그 자체였다.

돌이켜보면 일종의 강박이고 결벽이었으나 푹 담금질 한 상태여서 빠져나올 수 없어 허우적거릴 뿐이었다.
내가 그런 삶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건 우리 아들이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면서 였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식당엘 갔는데...
글쎄, 말도 못하는 아들 녀석이 우리가 벗어놓은 신발 뿐이 아니라 그 식당의 모든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하느라 입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현관의 신발을 벗어 여기 한짝 저기 한짝 던져놓는거라 가르쳤다.

 

암튼 아들과 함께 트라우마를 조금씩 극복했다고 하지만, 아직 내 안에 잔재하고는 있을 것이다.
때문에 그런 류의 댓글을 만나면...누가봐도 타당한 현실이고 아니고의 여부를 떠나서,
댓글이라는 눈에 보이는 '근거'만으로 내 삶 자체가 흔들리는 충격을 받는 것이다.
내 마음대로, 그 정도 수위의 댓글이면  '부모 없이 커서 그렇다'는 말을 듣기에 충분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사람님은 가수 알리를 예로 드시면서 손을 내미셨는데...
가수 알리는 충분히 사과를 하였고,
그리고 절실히 절절히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라는 걸 모르지 않겠다.

나는 아직 그 비밀 댓글을 복사하여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바꿔 단 그 댓글도 가지고 있다.
내가 그 자료들을 근거로 사이버 수사대에 고발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럴 성의도 여력도 없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분명히 알아주기 바란다.
그대는 방법이 잘못 되었다.

번짓수를 잘못 찾았다.
칼 자루를 우리에게 나눠 주느라 시끄럽게 짖어댈 게 아니라,
조용히 힘을 키워 (방법을 모르겠으면 한사람님과 더블 더치를 하든지, 내게라도 속닥여 달라)...
언젠가 한방에 무는 개가 되라.

 

 

 

 


 

 

 지금은 없는 이야기
 최규석 지음 / 사계절출판사 /
 2011년 11월

 

숲은 저절로 순환했다. 씨앗이 새순을 틔우면 솜털 같은 뿌리를 내려 토양이 머금은 물과 양분을 길어올리고, 잎들은 큰 나무들 틈새로 쏟아지는 여분의 햇빛을 붙잡아 제 몸을 키웠다. 몸이 무르익으면 나무들은 꽃을 피우고 벌과 나비와 새들은 꿀을 얻는 대가로 꽃가루를 날라 다음 세대의 숲을 잉태하는 일을 중개했다.

 나무와, 나무를 먹는 동물과, 그 동물을 먹는 동물들은 언제나 죽었고 그들의 주검은 다시 흙에 스며들어 새순의 몸이 되었다. 그렇게, 모두가 자기만을 위해 살면서도 모두를 위해 살았다.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숲에서 가장 큰 나무가 되고 싶어 하는 나무가 있었다. 어떤 나무도 필요 이상으로 몸을 키울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그 나무는 자신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 그는 뿌리를 더 길고 촘촘하게 내렸고 잎들을 빼곡히 달아서 한 줄기의 햇빛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나무는 이내 쑥쑥 자라 고만고만한 나무들 사이에서 우뚝 솟았다.

ㆍㆍㆍㆍㆍㆍ

서로가 서로를 먹고 먹이며 순환하던 나무들은 이제 이웃의 나무가 죽어야만 삶을 지속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삶 또한 머지않아 모두의 파멸로 끝이 날 터였다.<최규석 우화, 지금은 없는 이야기 중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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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 look at all the lonely people
Ah, look at all the lonely people

Eleanor rigby picks up the rice in the church where a wedding has been
Lives in a dream
Waits at the window, wearing the face that she keeps in a jar by the door
Who is it for?

All the lonely people
Where do they all come from ?
All the lonely people
Where do they all belong ?

Father mckenzie writing the words of a sermon that no one will hear
No one comes near.
Look at him working. darning his socks in the night when there`s nobody there

What does he care?

All the lonely people
Where do they all come from?
All the lonely people
Where do they all belong?

Eleanor rigby died in the church and was buried along with her name
Nobody came
Father mckenzie wiping the dirt from his hands as he walks from the grave
No one was saved

All the lonely people
Where do they all come from?
All the lonely people
Where do they all bel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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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2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22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1-12-23 14:29   좋아요 0 | URL
그 글이 삭제된 데에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저도 순간 너무 당황하고 상처받았었답니다. 그 댓글이 상처 입은 사람의 자기 고백이라고 받아들이진 못하겠더라고요. 그 전엔 비밀 댓글이 달렸다는 메일이 오면 반갑고 궁금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비밀댓글이 달렸다는 메일이 오면 겁부터 덜컥 납니다. 사실 관계가 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다수의 사람들에게 그런 댓글이 가면 그 댓글을 받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상처를 받을 것인지 그냥 삭제되고 지나가버리면 없는 일이 되는 것인지 대체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011-12-23 2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24 0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24 2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 눈에 남들은 두개, 세개를 다 가진 듯 보이기도 했다.
하날 포기해야 다른 하날 얻어가질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지는 얼마 안됐다.
두 손에 쥐고 있다가 넘어져서 코가 깨져보고 나서야 얻은 깨달음이다. 

지난 주말 지독한 고뿔을 핑계로 시댁 김장을 한주 늦추고 김광진 콘서트도 포기하고, ㅅ님을 만났다.
처음, 보디 가드를 두 분씩이나 대동하고 나오셔서 나를 살짝 놀라게 하셨지만,
환하게 웃는 모습이 참 매력적인,
게다가 경쾌한 목소리와 씩씩한 걸음걸이를 가진 분이셨다.

ㅅ님의 매력에 흠뻑 취한 난, 뾰족굽 롱부츠 신은 것도 잊은채 팔짱을 끼고 골목골목을 팔랑거리며 꿈꾸듯 춤추듯 날라 다니고 뛰어 다녔다. (마음만~^^)
종로3가에서 만나, 인사동 거리를 누비고, 쌈짓길을 배회하고, 조계사를 안내하고,
다시 인사동 거리를 누비고, 찻집에서 수제 빙수를 먹고, 다시 종로3가까지.

실은 ㅅ님을 보자 생각난 단어가 바로, '과사상비(過思傷脾)'였다.
'과사상비'란, "생각을 지나치게 많이 하면 비위를 상한다"는 뜻으로...
생각을 줄이기 위해서는 되도록 혼자 있는 시간을 줄여야 하는데,
어쩔 수 없이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면 걷는 것이 좋은 방법이었다.
'수족사말주비위(手足四末主脾胃)'이다.
팔 다리는 비위가 주관한다는 말이다.
그러니 비위를 움직이고자 할 때 손 발을 움직이는 것이 좋은데,
걷는 것이 손 발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되겠다.
 
왜 우리는 남들보다 먼저 아파하면 안 되나?
남들보다 먼저 아파해서 세상이 병들었음을, 썪어빠졌음을...고통이 오기전에 미리 예언하면 안 되나?

     
        파리와 더불어
                  
                      - 김수영 -

다병(多病)한 나에게는
파리도 이미 어제의 파리는 아니다

이미 오랜전에 일과를 전폐해야 할
문명이
오늘도 또 나를 이렇게 괴롭힌다

싸늘한 가을바람 소리에
전통은
새처럼 겨우 나무그늘 같은 곳에
정처(定處)를 찾았나 보다

병을 생각하는 것은
병에 매어달리는 것은
필경 내가 아직 건강한 사람이기 때문이리라
거대한 비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리라
거대한 여유를 갖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리라

저 광막한 양지 쪽에 반짝거리는
파리의 소리 없는 소리처럼
나는 죽어가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리라


나도 잘,,,못하는 일이지만,
나는 ㅅ님이 간혹 고통이 오기 전에 미리 아파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던 차에...
최규석의 '지금은 없는 이야기'를 보내주셨다.
  
 

 

 


  지금은 없는 이야기
  최규석 지음 /
  사계절출판사 /
  2011년 11월

세상은, 불평불만하지 말고 알아서 살아남으라고 말하는 이야기들로 차고 넘친다. 그래도 예전에는 삶의 고통을 견디는 굳건한 의지, 앙다문 이빨 정도는 허용해 줬지만 요즘에는 그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요새 떠도는 이야기들에 따르면 고통조차 웃으며 견뎌야 한다. 아니 애초에 고통을 고통으로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 고통을 고통이라 여기는 부정적 태도를 갖는 순간 우주의 에너지는 당신을 못 보고 지나칠 것이다. (4쪽, 작가의 말 中) 

고통조차 웃으며 견디라신다.
아니,  고통을 고통으로 받아들여서도 안 된단다~ㅠ.ㅠ

"요 근래에는 나조차 버티기 힘들 정도로 괴롭긴 했어. 하지만 나는 곧 이것이 단순한 고통만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지. 이 고통은 살아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줘서 나는 삶의 모든 순간에 감사하게 되었어. 그리고 내가 그동안 얼마나 자만하며 살았는지 반성하게 해서 겸손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었지. 또한 이 고통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하자 어느 순간 내 안에서 무한한 용기가 샘솟아 더 이상 무엇도 괴롭거나 두렵지 않게 되었지. 이 고통은 아마도 내 삶에서 가장 큰 선물일 거야."
 개구리들은 모두 그를 존경스런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기들도 고통을 선물로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예민한 개구리는 고통을 참을 수도 그것을 선물로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그는 냄비를 뛰쳐나가며 소리쳤다.
 "바보들아, 뜨거운 건 그냥 뜨거운 거야. 여기에 문제가 있다는 뜻일 뿐이라고!"(냄비 속의 개구리 中)

'우물 안 개구리' 와 '냄비 속 개구리'는 비슷한 듯 하면서도 한참 다르다.
우물과 냄비라는 주어진 환경부터가 그렇다.
우물은 쉽게 어떻게 해볼 수가 없는 것이고,
냄비는 마음만 먹으면 폴짝 뛰쳐나올 수가 있는 것이다.  

뜨거운 건 그냥 뜨거운 거야.
나도 쿨하게 인정할 수 있었음 좋겠다. 

ㅅ언니를 따라 팔랑거리며 걸은 나도, 過思傷脾 手足四末主脾胃이다.

오늘(12월 3일)은 지난 주에 미뤄둔 김장을 하러 시댁에 내려가야 하는데, 광화문 광장에 10만 인파가 모인단다. 
내가 서유기에 나오는 오공이여서 뽑은 털의 개수만큼 둔갑이 가능했음 좋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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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3 0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1-12-03 11:34   좋아요 0 | URL
문득 ㅅ언니가 나에게도 친숙한 언니로 다가옵니다. ㅎ
저도 님이랑 팔랑거리며 춤추듯 꿈꾸듯 인사동 거리를 날아 다니고 싶어요~~~
평일엔 언제 가능하신거예요?

2011-12-04 22:30   좋아요 0 | URL
흠 손과 발을 휘두르며 많이 뛰고 걸어야겠군요. 후후
ㅅ언니를 생각하던 차에, ㅅ언니로부터 책이 왔다는 대목이 왠지 좋아요. 그리고 이 대목에서, 양철님은 참 정이 많으시지 하는 생각을 또 하고..

프레이야 2011-12-03 21:33   좋아요 0 | URL
몸은 다 나으신거에요? 오늘 김장하러 가셨겠네요.
김장을 해도 되실 정도로 나으신거에요?
그나저나 뜨거운 것이든 차가운 것이든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이거만 되어도 마음속 소란스러움이 많이 사라지겠지요?^^

cyrus 2011-12-03 21:43   좋아요 0 | URL
김장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실거 같아요.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 몸 건강에 유의하셨으면 좋겠어요. ^^

하늘바람 2011-12-04 10:11   좋아요 0 | URL
ㅅ언니가 누군지 알것같아요.
^^
지독한 고뿔은 좀 어떠세요?
인사동을 팔짱끼고 다니셨다니 넘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