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책을 안 읽은 것은 아니고,

장르소설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읽었다.

마이클 코넬리, 마이클 로보텀, 요네스뵈, 찬호께이, 더글라스 케네디 등 한두 권만 읽은 것이 아니고,

줄줄이 전작을 찾아 읽느라 도끼자루 썩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아직도 찾아보면 작가들의 못 읽은 책 몇 권이 남아있을 터, 연장선을 넘나들지 않고...

어느날 갑자기 '수비의 기술'이란 두 권짜리 책에 필이 꽂혔다.

야구에 대해서 잘 모른다던가,

동성애에 대해서 오픈 마인드가 아니라면 약간 거북할 수도 있지만,

(결국엔 동성애 코드는...인간에, 인간의 영혼에 대한, 존경과 헌사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언급하는 것은 영혼이 아름다워 지는 소설을 만났기 때문이다.

조금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나도 이런 사람을 한명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신이 한번은 말했지요. 영혼이란 사람이 처음부터 지니고 태어나는 게 아니라, 노력과 실수, 학습과 사랑을 통해 만들어가야만 하는 것이라고. 당신은 그 일, 영혼을 만드는 일을 최고의 헌신으로 해내셨어요. 당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을 아는 사람들을 위해서요.

 그것이, 당신의 죽음이 우리에게 그토록 힘겨운 이유예요. 평생 걸려 만들어진 당신 같은 영혼이 존재하기를 멈추었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이예요. 당신과 이곳에서 함께하지 못한다니, 우주에 화가 나고 분노가 치밀어요.(수비의 기술, 2권 418~419쪽)

 

 

 

 

 

 [세트] 수비의 기술 - 전2권
 채드 하바크 지음 / 시공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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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0-04-20 19: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양철님, 오랜만입니다.

저도 요 네스뵈는 몇 권 쌓아놓고 여유 있을 때,
몰아서 읽으려고 하고 있는데,
그 놈의 여유라는 놈이 통 찾아오질 않는 군요.

이젠 여유를 기다리지 말고, 그냥 틈틈히 읽어야겠어요.

야구도 제법 잘 알고, 동성애에 대해서도 오픈 마인드라 생각해서,
이 책을 찜 해보려고 했으나, 제가 구매할 수 없는 책이네요.
출판사가 전씨 일가의 소유라.

한 번 맹세한 것 중에서 잘 지키는 것도 있고, 잘 못 지키는 것도 있고,
도중에 그 맹세를 취소하거나 바꿀 수도 있지만,
시공사 책은 절대 사지도 읽지도 않겠다는 오래전 맹세는 여전히 지키고 있습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시지요? 양철님.

양철나무꾼 2020-04-21 09:25   좋아요 0 | URL
ㅎ,ㅎ...신념이란 때로 중요하지요.
저도 이 책을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으나 이번에 읽은게 그런 것도 연유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이 출판사, 책을 어떻게 고르는지,
책을 고르는 안목은 대단한 것 같아요.
우연히 읽게된 ‘수비의 기술‘도 그렇지만,
르귄도 이 출판사더군요.

장르소설이 다 그렇지만,
요네스뵈 헤리홀레시리즈는 더 더욱 ‘틈틈이‘가 안돼요.
한번 붙잡으면 손에서 내려놓을 수가 없더군요~^^

2020-06-28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룡 님아, 나한테 왜 이러시는건데요~--;

 

 

 

 다정검객무정검 세트 - 전5권
 고룡 지음, 최재용 옮김, 전형준 감수 /

 그린하우스 / 2019년 11월

 

책은 지난 주말에 다 읽었는데, 후폭풍이 좀 있었다.

허무의 물결이 몰려왔다고 해야 할까,

하아, 물결이라는 말로는 약하다.

'훅!'하고 거대한 한방의 쓰나미가 몰려왔다고 해야겠다.

널브러져 있다가 간신히 추스리고 앉았다.

내가 장편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5권을 내달리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나이가 들고 눈이 쉬이 피로해지면서,

눈관리도 해야하고,

오래 앉아있기 위하여 체력안배도 해야 하고,

그렇게 막바지로 내달려 왔는데,

결전에 대해선 한마디도 없이,

5권의 거의 마지막에서 "그가 졌소."

이 한마디로 상황을 종결시켜 버리다니,

허무하다 못해 약이 오르려고 한다.

내가 허무함을 맛 볼려고, 이럴려고 이 책을 읽어왔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중언부언 늘어놓는 것보다 '그가 졌소' 라는 한마디가 더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겠지만,

그래도 맥이 빠져버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5권까지 읽으면서 그의 필력을 알고, 그의 무공에 대한 지식을 짐작하면서도,

(이 책을 쓸때가 서른 무렵이었는데,)

서른의 그는 좀 부족했나 보다 딴지를 걸고 싶어진다.

 

 

 

 화영시경
 배혜경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1월

 

그리고는 짧은 글들이 읽고 싶어 화영시경을 골랐다.

배혜경 님의 글이야 원래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것이 단정하고 간결하다.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정리가 필요할때,

아무렇게나 펼쳐서 읽다보면 깔끔하게 정리되고 위로받는 느낌이다.

여러 편 다 좋았는데, '포장의 기술'에서 오래 머물렀다.

포장에 공들이지 않는 나의 성향과 반대되는 글이어서 그런 것도 있고,

전작에 등장했던 - 그렇게 공들여 키워주신 어머니가 등장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런 어머니와 여행을 가서 투닥거렸다는 얘기가 내겐 부러울 따름이다.

(생각은 여기서 가지를 쳐서 좀 꿀꿀해지지만 이쯤에서 이하 생략하기로 한다.)

책과 함께 사진 엽서 몇 장과 다른 분 목소리의 CD도 몇 장 챙겨주셨다.

책을 CD로 듣는 것은 좀 생소하기는 한데,

날 생각하며 골라서 챙겨주신 정성도 있으니 들어봐야겠다.

대하소설이어도 좋고, 손바닥수필이라고 불리우는 스마트에세이가 되어도 좋고,

삶의 한때 내 곁에 머물고 위로가 되어준 책들과,

그 마음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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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2 2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2-13 0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2-13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정검객무정검 세트 - 전5권
 고룡 지음, 최재용 옮김, 전형준 감수 /

 그린하우스 / 2019년 11월

어떡하지?

고룡의 친필낙관이 담긴 도자기 술잔이 탐난다, 쯤으로 구실을 만들어야겠다.

엄상준 님의 '음악, 좋아하세요?'에 이어 성수선 님의 '우리, 먹으면서 얘기해요'를 읽으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영민의 논어 에서이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은 아직 시작도 전이고,

그외 밀려 있는 책들이 좀 있는데,

고룡을 들여도 좋을지 망설이게 되지만,

그래도 내게 고룡이 누구인가?

후기를 보니 번역이 좀 아쉽다고 하는데,

내 추억에 대한 예우 차원으로 들이고 봐야겠다.

 

난 좀 고리타분할 뿐더러 루틴에 익숙한 사람이라서 계획대로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데,

책에 관해서는 그게 안되니 어쩔 것인가 말이다~--;

 

요즘은 누가 앞서서,

월별 독서캘린더나 음악 일력, 음식 달력 같은걸 만들어줘서,

그대로 따라 읽고 들으며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예전엔 결정 장애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런 것들 앞에서 망설이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뭐랄까, 그렇게 확실하게 호ㆍ불호를 표현하지 않아도 괜찮달까,

정해진 것들보다 흘러가고 흘려보내는 것들에 마음을 쓰게 된다.

 

 

 

 

 

 우리, 먹으면서 얘기해요
 성수선 지음 / 오픈하우스 /

 2019년 12월

 

그런 의미에서,

성수선 님의 '우리, 먹으면서 얘기해요'는 딱 기대했던 만큼의 책이었다.

 

앞으로 이 분의 책을 찾아 읽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건 성수선 님이 변하거나 그분의 책이 별로여서가 아니라,

내가 공평하게 나이 들어가는데서 벗어나,

어떤 일을 경험하면서 갑자기 늙고 나이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외롭거나 우울해서 힘들 때 우리는 '위로'를 찾아 헤맨다. 점쟁이라도 찾아가서 '앞으로 잘될 일만 남았어.' 같은 말을 듣고 싶어진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허약할 땐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브로콜리 너마저의 노래처럼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리고 하나 분명한 건, 우울할 때 먹는 음식은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는다. 후회와 죄책감만 남을 뿐. 자꾸 싸구려 위로를 찾아 헤매지 말고, 감기처럼 우울한 감정도 지나가게 내버려둘 필요가 있다. 자기 자신을 잘 보살피면서.(191쪽)

 

그녀를 보며 배웠다. 세상에는 산수로 계산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그리고 또 배웠다. 인생이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커다란 용기를 내서 방향을 전환하는 친구에게 필요한 건 어설픈 충고보다 지지와 응원이라는 것을. 지금 이 시간에도 행복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거나 새로운 요리를 구상하고 있을 물개 셰프에게 물개 박수를 보낸다.(263쪽)

엄한==>애먼(278쪽)

 

 

 

음악, 좋아하세요?
엄상준 지음 / 호밀밭 /

2019년 12월


 

반면 '음악, 좋아하세요'는 처음부터 쭈욱 읽었을때와는 달리,

아무렇게나 펼쳐서 읽는 지금 어떤 음악과 책을 연결시켜 냈는지 되살려보고 내 맘대로 묶고 엮어 보느라고 더 재밌다.

말로, 나윤선, 웅산을 한데 묶어 내놓는 것도 모고 뭉쿨하고 벅차올랐다.

난 나윤선은 너무 깍쟁이 같고, 웅산은 매듭이 없다고 해야 하나...너무 웅얼거리기만 하는 것 같아서 말로를 더 아낀다.

 

아래 문장을 읽으면서 한참을 꺼억거린건 안 비밀이다.

 

어린 시절에는 사람들이 다 알만한 성과를 거두는 것이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걸 어렴풋이 알 나이가 되었다. 어떤 삶은 그냥 포기하지 않고 잘 살아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희망이고 성공이다. 봄 그늘 아래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어여쁜가.(103쪽)

 

 

월별 캘린더까진 힘들 것 같고,

오늘 나의 독서캘린더에 들인 책은 고룡 님의 세트 되시겠고,

음식은 돼지고기와 쇠고기 간것 반반씩에, 두부와 숙주나물, 당면 등을  넣고 버무린 만두소로 만두를 빚어 삶아 먹을 것이며,

음악은 Sy Smith이다.

개인적으로 크리스 보띠가 별로이긴 하지만,

그녀의 이 공연을 보고 있으면,

노래 뿐만 아니라, 몸짓이나 표정, 옷차림,

음을 자르고 늘이고 멈추고 나아가는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한곡의 노래가 탄생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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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5 0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15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15 11: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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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5 11: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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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saint 2020-01-15 1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도 잘 읽고...음악도 잘 듣고 갑니다.
꺼억~거리시는 날이 줄어들길요...

양철나무꾼 2020-01-15 11:24   좋아요 1 | URL
잘 읽고 들으셨다니 오히려 제가 감사할 밖에요.
꺼억~거리는 날을 줄여야 할텐데,
제 마음이지만 저도 어쩌지 못하겠는 것이,
울고 싶을땐...책이나 음악을 핑계 삼아 볼 밖에요.
영화나 드라마도 좋더군요~^^

이래저래 감사합니다~^^

2020-01-17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18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20-02-03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들 취향이 참 개성적이라 다른 사람 월별 추천 캘린더 되기 어려운 미션 아닌가요ㅎ
님의 이 글이 손수 캘린더가 되신 듯도^^
알라딘 때문에 쌓인 컵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술잔 욕심은 안 나고 만두는 언제나 먹고 싶어지네요ㅎ;

양철나무꾼 2020-02-03 17:50   좋아요 0 | URL
ㅎ,ㅎ...님의 댓글을 보니 그런 듯도 해요.
예전엔 서재 마실을 가서 신간을 보면 무조건 장바구니에 담고 보던 때도 있었는데,
요즘은 일단 마실을 그리 다니지도 못할뿐더러,
책을 읽고 치우는 시간보다는,
책을 펼쳐놓고 멍하니 딴짓을 하는 시간이 많아요.
전 알라딘 굿스 욕심은 버린지 오래이고,
술잔은 어차피 구실이었지만,
영 아니더라구요.
만두는 영원한 사랑입니다~♥
 

한동안 적조했던 사이,

알라딘 이곳의 대표이사가 바뀌었다.

 

뭐, 일개 알라디너가 대표 이사가 누가 되든지 간에,

내가 독서생활을 잘 할 수 있으면 그뿐이지 싶을 뿐이다.

대표 이사였던 조유식 님이야 차치하고라도,

현 대표이사이신 최유경 님도 창립멤버라니 알라딘의 행보가 그리 걱정되거나 하진 않는다.

다만 고객센터를 맡고 계시던 표종한 팀장 님이 궁금할 뿐이다.

 

그간 많은 궂은 일을 마다 하지 않으시고,

앞장서셨는데 말이다.

 

이곳에 계시든.

다른 곳에서 다른 일을 도모하시더라도...

내내 건승하시고 꽃 길만 걸으셨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드팀전 님의 책을 비롯하여 몇 권 구입하러 들어왔다가,

옛 생각에 감회가 새로워 몇 자 적는다.

 

 

 

 

 우리, 먹으면서 얘기해요
 성수선 지음 / 오픈하우스 /

 2019년 12월

 

 

 

 

 음악, 좋아하세요?
 엄상준 지음 / 호밀밭 /

 2019년 12월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김영민 지음 / 사회평론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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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19-12-27 1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 권 모두 저도 반가운 책이네요. 추운데 건강 조심하세요.

양철나무꾼 2020-01-06 16:22   좋아요 0 | URL
오늘이 소한이래요.
진눈깨비가 날리더니 날씨가 추워지네요.
님도 추운 겨울, 재미난 책들과 따뜻하게 보내시길~^^

겨울호랑이 2019-12-27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양철나무꾼님 지난 한 해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한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양철나무꾼 2020-01-06 16:26   좋아요 1 | URL
지난 해는 제가 적조해서 말이죠~--;
연의 어린이는 이제 초2겠네요.
연의 어린이랑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드시는 겨울방학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지난 한해 감사했습니다, 올 한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hnine 2019-12-28 04: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엊그제 책 주문하다가 알았어요. ˝어랏, 대표이사가 바뀌었네.˝
양철나무꾼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네요.
성수선님은 정말 제가 알라딘 시작할때부터 알라딘 대표적 블로거 중 한분이셨는데, 꾸준히 책을 내고 계시네요.
그리운 시절입니다.

양철나무꾼 2020-01-06 16:35   좋아요 0 | URL
따뜻하다고 봐주셔서 다행이예요.
누군가는 넘치는 오지랖으로 느꼈을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페이퍼를 고치기도 귀찮고 말이죠, ㅋ~.

성수선 님의 책은 언젠가 우연히 보게 됐는데,
감정을 흩뿌리지 않고 깔끔한게 좋았습니다.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겪되 그 감정에 침몰하거나 지배당하지 않는거.
그게 좋았습니다.

hnine님, 지난 한해 수선내지않고 살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새해 아프지 말고 건강하시고 저도 그래서 그리운 것들을 맘껏 그리워하며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드팀전 2019-12-30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양철나무꾼님. 오랜만입니다. 2020년에는 즐겁고 행복한 일이 많으시길 기원합니다. ㅎ

양철나무꾼 2020-01-06 16:3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제가 문턱이 닳도록 님의 서재에 드나들긴 했지만,
왕래가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지라,
오랜만이라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책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2020년 독서와 음악감상 생활이 순조로울 것 같습니다~^^
 

얼마 전부터 남편이 제발 얼굴 좀 펴고 다니라며 타박을 한다.

얼굴을 찌푸리고 다닌건 그날 이후, 벌써 1년은 된 것 같다.

'왜 이제서야?' 하고 눈으로 묻고 있는데,

남편은 내가 얼굴 표정으로 웃기려는 줄 알고,

"주름이 점점 깊어져.

  하회탈이나 김광석 같은 좋은 주름이면 누가 뭐래?

  보톡스 비용 나가게 생겼어."

라고 딴에는 개그로 화답을 한다.

백번 양보해서 본인은 개그라고 해도 내가 보기에는 자못 진지하다.

어쩜 내가 왕진지하여 남편의 개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지도 모르지만~(,.)

 

암튼,

유머카페 글들도 찾아 읽고, 코미디 프로도 봐가며 노력을 하는 남편이 기특하고 갸륵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겉으로 나온 것은,

"우리 행복할 일이 없잖아."

라는 김빠지는 소리였다.

남편은 광대처럼 갑자기 표정을 바꾸더니,

"우.리.라고 단정짓지마."

우리라는 단어에 스타카토처럼 힘주어 발음했다.

이내

"나는 행복해지려고 노력은 해."라고 하는데,

도긴개인 우리 사이에 차별을 두고 경계를 명확히 하려는것 같아 꿀꿀할 따름이지만 소리내어 저항을 하지는 못했다.

 

 

 

 

[POD] 한시, 옷을 벗다
찔레꽃 지음 / 부크크(bookk) / 2019년 10월

 

 

 

 

 

[POD] 맹자와의 대화
찔레꽃 지음 / 부크크(bookk) / 2019년 10월

 

 

알라딘 서재에 댓글을 달러 들어왔다가, 이 책들을 만났다.

그동안 책을 안 읽은 건 아니고,

내 취향이던 신변잡기 위주의 책들을 좀 멀리했다.

책을 읽다가 감성코드가 맞아버리면 어김없이 눈물바람을 해버리는 통에 힘들지만,

힘든건 그때뿐이고,

어느새 일부러 감정이입을 해서 울 대목을 찾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곤 한다.

'눈물이 나면 울어 버리면 되지'라는 말은 참 하기 좋은 위로이고,

그렇게 침잠해버리면 그날 하루는 헤어나오기가, 하루를 버티며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리하여 택한 책들이 사서삼경이나 한시들이었다.

사서삼경을 원전으로 읽을 깜냥은 안되고,

번역하고 해석해 놓은 책들을 골라 판과 형을 달리해가며 읽었다.

사서삼경, 이런 책들이 좋은 것은 어려운 글들을 따라가느라 벅차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일 위험이 없었다.

대신 지루하고 심심했다.

읽다가 지루하고 심심하면,

고문진보를 아무렇게나 꺼내 펼쳤다.

그런 내게, '한시, 옷을 벗다', '맹자와의 대화', 두권은 맞춤이었다. 

 

좋았다면서도 리뷰로 쓰지않고,

이렇게 페이퍼로 휘리릭 거리는 것은,

나는 요즘 접하는 책도 이쪽이고,

전에 서재에 페이퍼로 올라온 '맹자와의 대화'때도 응원 댓글을 달았을만큼 분명 좋았지만,

별점을 매겨보라면 여러가지 연유에서 야박해질 수밖에 없는 요소를 갖고 있어서이다.

'한시, 옷을 벗다'의 경우만 하더라도,

의역과 감상을 통해 찔레꽃 님의 학문에 대한 깊이와 고매한 정신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지만,

의역 부분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익숙하지 않은 한자어를 풀어쓰지 않고 그냥 한자어로 써서 낯설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의 내용이 아닌, 형식에 관한 것들...

주문하고 받아보기까지의 시간이 일주일여 걸렸었고,

받아본 책의 느낌이 올드한것 같고.

책의 두께나 판형 따위와 관편, 책값이 좀 비싸게 책정되었다는 느낌도 들었고,

기타 등등.

 

"좋으시겠어요?"

"살아보세요!"

ㆍㆍㆍㆍㆍㆍ

산수 자체를 그린 시도 있고, 산수를 그리면서 자신의 흥취를 덧붙인 시도 있다. 그런데, 다른 시도 마찬가지지만, 성공적인 산수시가 되려면 독자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제 아무리 훌륭한 표현을 동원하여 산수시를 지었다 해도 성공한 작품이 될 수 없다. 그건 흡사 경치 좋은 곳에 살길래 행복한 줄 알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한 저 음식점 주인의 경우와 같다.

                                                                                                         ('한시, 옷을 벗다"중 '닫으며'일부)

 

'행복'도 사랑이나 미움처럼 마음의 일이어서 어쩌지 못하는 거지 하다가도,

애시당초 '행복'이나 '불행'은 '사랑'이나 '미움'과는 다른 것이라는 쪽으로 혼자 결론내리게 된다.

'행복'이나 '불행'은 '나는 행복하다', '우리는 불행하다'처럼 내가 주체가 되는 것이고,

사랑이나 미움은 그 대상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니 말이다.

다른 사람이나 대상을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것보다는,

내 자신의 행복이나 불행을 다스리는 것이,

말하자면 1인칭의 그것을 건사하는 것이 수월하니 노력하고 볼일이라는 남편의 말이 맞는 듯도 하다.

 

다음은 벤 폴즈의 'still fighting it'을 슈퍼밴드의 이찬솔이 부르는 영상이다.

원곡인 벤폴즈의 곡도 물론 좋지만,

이 영상 속에 보면 김준협, 강경윤 등 곡 이상의 것을 전달한다.

말로 하지 못하는 것을 전달하는 힘에 가슴이 먹먹해져 왔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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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9-11-06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한다.는 말은 왠지 비장해 보이면서도 노력하는 모습을 상상해 볼적에 그래야만 모든 것이 술술 잘풀릴 것 같은 희망이 보이기도 합니다.
저도 노력해야 겠어요.
날이 저무는 중인가 봅니다.
아버지께서 얼마전에 다리 인대에 문제가 생겨 계속 입원중이신데...저녁밥을 기다리는 이시간이 가장 무료하네요.
해도 저물어 가고,여튼,
노력이란 단어에 조금 업이 되는 것 같아요.
나무꾼님도 조금이나마 업이 되는 저녁 맞으세요^^


2019-11-06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Nussbaum 2019-11-06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철나무꾼님. 오랜만입니다.

알라딘 서재에서 뵙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이렇게 흔적 남깁니다.

오늘 저는 이런 생각을 참 많이도 했지요. 우리는 끊임없이 뭔가를 하려고 의미를 남기려고 노력하는데 정작 행복해지는 노력은 그다지 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해 보는 저녁에 이 페이퍼를 보게 되네요. 올리신 페이퍼의 내용과는 맞지 않는 답글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또 어떻습니까. 이렇게 뵙고 인사 드리는 것만으로도 넉넉한 가을에 어울리는 일이겠지요.

벤 폴즈. 언젠가 제가 서재에 음악을 남긴 적이 있었는데, 그 때에 이어 아마 제가 기억하는 한 두 번째 음악을 올리시는 것 같아 또 반갑네요.

2019-11-06 17: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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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9-11-06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양철나무꾼님, 이렇게 오랜만에 양철나무꾼님 글 보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반갑고 또 반갑습니다.
바로 어제는 특히 더 많이 궁금하고 생각나더라고요. 오늘 이렇게 양철나무꾼님 글 읽게 되느라 그랬나봐요.
할말은 이것 뿐이어요. 그냥 반갑다는 말, 오랜만에 올리신 글이라서 그런지 읽고 또 읽고 있다는 말 외에는.
저도 나중에 그 말은 꼭 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어요. 노력은 했다는 말이요.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이 거기 있지 않나 해요.

2019-11-08 09: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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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19-11-06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 않아도 궁금해서 연락이라도 해 볼려던 차였어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네요. 자주 뵙기를 희망합니다.

양철나무꾼 2019-11-08 09:38   좋아요 0 | URL
글이 너무 감상적으로 흐르게 될까봐 글쓰기를 자제할 뿐이지...잘 살고 있습니다.

새 책 내시면 페이퍼나 리뷰로 돌아오겠습니다~^^

단발머리 2019-11-07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오랜만이세요, 양철나무꾼님~~
꾸준히 읽고 계셨군요. 평소와 다른 책을 읽으시면서 시간을 보내고 계셨군요.
행복에 대한 이야기 너무 마음에 와닿네요. 저 역시, 행복에 대한 강박을 갖고 사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고요.

오늘 아침에 바람이 더 차갑더라구요.
서늘한 바람 사이사이 양철나무꾼님의 글을 자주 읽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여기에다가 내려놓고 갑니다^^

양철나무꾼 2019-11-08 09:44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도 잘 지내셨나요?
오늘이 입동이라고 날씨도 썰렁하곤 하지만,
아직은 가을이라서 센치하다고 우겨보려구요.
책을 읽기는 하는데, 나이를 먹어 그런가 점점 더뎌져요~--;

열심히 읽고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9-11-07 20: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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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8 10: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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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8 14: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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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1 14: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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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2 13: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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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3 12: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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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4 17: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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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2019-11-13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철나무꾼님,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그래도 한 마디. 정말 감사합니다. ^ ^ 따끔한 질책은 추후에 좀 더 좋은 책으로 보답해 드리겠습니다. 아마도 이 책의 구매자는 저자인 저와 양철나무꾼님 밖에는 없을 듯 합니다. ^ ^ 혹시 다음에 또 책을 낸 다음에 광고를 페이퍼에 올리면 그때는 받기 편하신 주소를 알려 주셔요. 꼭, 무료로 보내 드리고 싶어요. 진심. 날씨가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길.... 찔레꽃 드림

2019-11-13 12: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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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2019-11-13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감사하다는 인사를... 처는 그냥 잘 지내고 있답니다. 얼마 전에 명퇴해서 열심히 놀고 있죠. ^ ^ 요즘 전 약간 슬럼프인 것 같습니다. 거기다 밑천도 떨어져 글쓰기가 약간 두렵기도 하고... 아, 그리고 이건 약간 아부성 발언인데....‘맹자와의 대화‘는 전적으로 양철나무꾼 님의 격려에 힘입어 냈습니다 ^ ^ 부족한 글인데도 늘 따뜻하면서도 해야할 말은 해주는 양철나무꾼님 같은 분을 알게 된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양철나무꾼 2019-11-13 13:46   좋아요 1 | URL
다행이고 다행한 일이군요.
열심히 놀 수 있는 것도 축복인거 같애요.
하고 싶은거 하면서 열심히 노실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이 북돋워주세요~^^

밑천이 떨어졌다고 하시는데, 그건 투정정도로 듣겠습니다.
‘맹자와의 대화‘를 읽으면서 느끼는데,
그 깊이의 방대함이 이를 데가 없습니다.
‘맹자‘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지만,
‘맹자‘를 안 읽었어도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글들입니다.
맹자와 찔레꽃 님의 대화에, 그 깊이있음과 품격에 끼어들고 싶다가도,
그렇게 해서 흐름을 끊어선 안되지 사이를 오가는 독서입니다.

사서오경 따위를 읽는 건 좀 지루하고 길이 안 보이는데,
앞서 길을 안내해주시는 것 같아서,
님의 글이 좋습니다.
부디 건필하시면, 열심히 따라 읽겠습니다~^^

2019-11-20 09: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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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1 11: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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