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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곽상주 해제
김학목 옮김 / 학고방 / 2020년 11월
평점 :
'『장자』곽상주 해제'를 드디어 다 읽었다.
설렁거리며 대충 한번 읽고 촘촘하게 다시 한번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알던 '장자'와는 해석법이 다르다 정도로 알고 있었지만,
뭐 이런 해석법도 있다...정도 였지, 뭐, 마음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었다.
왜 '곽상본'에 대해 힘주어 얘기하는지, '곽상본'의 번역이 왜 값진 것인지, 는 짐작에 맡기겠다.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주제넘게 언급하는 부분이 있을테고,
내겐 무지로 인해 건드리는 부분이, 누군가에겐 평생이나 전부일 수도 있는 문제라 조심스러워진다.
암튼 그렇게 두 차례 읽고도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뒤에 부록으로 나와 있는 '노자의 무위자연과 장자의 소요'라는 논문을 읽다가 문리가 트이는 느낌을 받았다.
자세를 고쳐 앉아 다시 읽었다.
사실 본문만 읽으면서 내가 께름칙하였던 부분은 그거였다.
곽상본 이 책대로라면 '노자'를 지양하게 되고,
우리가 아는 공자도 일개 공자가 되어버린다.
그런데 '노자의 무위자연과 장자의 소요'라는 논문을 보게 되면,
노자나 왕필의 마음 비움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장자나 곽상은 노자나 왕필의 사상을 지양하고 있기 때문이다.(425쪽)
라는 구절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이런 구절로 결론 맺는다.
장자의 소요는 분명히 노자의 모순을 극복함으로써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주는 현실적인 의미는 찾기 어렵다. ㆍㆍㆍㆍㆍ(431쪽)
내가 이 책을 읽고 큰 울림을 받은 것은 '노자의 무위자연'이나 '장자의 소요' 같은 사상적인 부분이 아니었다.
노자나 장자의 그것은 같지 않을지라도,
땅에 발 딛고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 보는 거울을 비추이며 살라는 의미로 읽히는 그 부분이었다.
어느 누구도 노자, 장자를 얘기하며 '현실적인 의미를 찾기 어렵다'고 집어낸 사람은 없었다.
그냥 이 책만 읽어도 좋지만,
끝부분에 부록으로 있는 '노자의 무위자연과 장자의 소요'라는 논문을 읽으면서 완성된 느낌을 받았었다.
좋다.
덕분에 잘 읽었다.
149쪽 8줄 애희는 여희의 오타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