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맥으로 즐기는 삶의 작은 여유!"
아침 출근 길 어느 상점 유리창에 적힌 글을 보고 나도 모르게 애가 들어서는 새댁 마냥 '우웩~'거렸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지나며 간판과 번갈아 보니,
간판은 '복권방'이었고,
내가 잠깐 잘못 읽은 글자는 '맥'이 아니라 '액'자였다.
'소액으로 즐기는 삶의 작은 여유'
작은 돈으로 복권을 즐기겠다는데, 삶의 작은 여유가 아니고 뭐겠는가 말이다.
이쯤의 說에서 눈치를 챘겠지만,
결국 나는 어제 과음을 했다.
아니다, '나의 치사량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했다'로 바꾸는게 좋겠다.
나와 신선 사이에 차이점을 깨달았는데,
나는 종종 이슬도 먹고 산다는 거고, 신선은 이슬만 먹고 산다는거다.
술을 치사량으로 먹어 탈진이 된데다가,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수도꼭지로 쏟아...기운이 없다.
남은 연말을 송년회는 고사하고 자중자애하면서 책이나 읽으면서 보내야겠다.
꿈꾸는 자 잡혀간다
송경동 지음 / 실천문학사 /
2011년 12월
'송경동'의 산문집 '꿈꾸는 자 잡혀간다'
이 분이 가까이서 얘기하는 걸 몇 번 들었었다.
얘기를 시작하고 발동이 걸리기까지 말더듬이 마냥 시간이 한참 걸렸었다.
하지만 발동이 한번 걸리면 마이크를 쥐고 절대 안 놓는다는 거, ㅋ~.
이 분이 쓴 시집도 두권(이 전부인가?) 다 가지고 있다.
산문집은 요번이 처음이다.
이틀 걸려 읽었는데...개인적으로 그가 민중의 공감과 감동을 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무언가를 택한다면 그건 말이나 시가 아닌 산문이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청년은 그런 일을 하는 자신이 소나 말이 되는 기분을 종종 느꼈다. 하루 종일 말없이 골재를 올믹다 보면 인격이 아닌 체력으로만 존재를 인정받게 되는 자신이 서글펐다.(22쪽)
바로 조금 전 읽었던 '꽃으로 말해줘'가 생각났던 '어느 비정규직의 사랑 이야기'도 좋았다.
탈진한 나를 수도꼭지처럼 울게 만들었던 구절은 이 구절이었다.
ㆍ ㆍㆍ ㆍㆍ ㆍ 없이 살아본 사람들은 안다. 그만한 치료라도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 고생해서 생긴 여러 지병들의 고통보다 훨씬 큰 행복이라는 것을. 어머니가 평생 고생으로 생긴 병들에 대한 원망보다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행복에 겨워하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짠했다.(56쪽)
하지만 오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제 더 이상 김진숙이 아니다. 그 아래에서 이름 없이 벗을 함께 지키던 박성호와 박영제와 정홍형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노동자들만이 아니다.
ㆍ ㆍㆍ ㆍㆍ ㆍ
김진숙이 내려오기까지 어떤 이들의 순박한 노고가 있었는지, 어떤 뜨거운 눈물의 바다가 있었는지 우리는 잘 알지만 말하지 않는다. 그 마음들이 다시 희망의 근거가 될 것이다. 이제 다시는 누구라도 혼자 외로운 고공으로 오르지 않아도 되게 만인의 연대가 굳건한 그런 세상이 그립다. 희망버스 시즌2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 1편보다 더 아름다운 2편이 나오리라.
암튼, 하고 싶은 얘기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제가 송년회를 안하는 고로, 시간 + 금전적 여유가 쪼금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알라딘 서재 활동 1년 반만에 처음으로 이벤트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냥 모두 다 드리고 싶지만,
여유가 '쪼금' 있는 관계로다가...규칙을 하나 정하도록 하죠.^^
저랑 어떤 의미로든 관련된 근거를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자면, 제 닉의 양철과 관련하여 쌍권총을 자주 차신다던가...
누구처럼 이름이 저와 같다던가.
마고님은 오늘 연간 통계자료를보니, 제 서재 댓글 1위 더군요. 감사~
뭐, 이런거요.
이벤트 명수는 제 맘대로 정하도록 하겠구요.
기간은 12월 31일 까지로 하죠.
발표는 가능한 빨리하겠습니다.
품목은 당연, 이 책으로 하겠습니다.
이 책을 보셨다면 이 책을 제가 무더기로 사려는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