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코피우스의 비잔틴제국 비사
프로코피우스 지음, 곽동훈 옮김 / 들메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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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뭐 호사가가 아니더라도 비밀스러운 이야기에는 누구나 마음이 솔깃하고 귀가 쫑긋해진다. “돼지야, 이건 정말 비밀인데 있잖아...,,놀라지 마래이...니 옆집에 사는 늙은 암퇘지가 사실은.....” 이러면 누가 뭐라 안해도 자동으로 의자를 바싹 당겨앉게 되는 것이다. 인지상정이다. 소생은 뭐 돼지인 주제에 비록 인간은 아니지만 어쨌든 ‘비사’라고 하니 관심 폭발이었다. 특히나 소생이 깊이 애정하는 바 비잔틴 제국의 비사라니 말해 무엇하겠나. 설상가상에 국 쏟고 밥상이 엎어진 격이다. (항상 그렇지만 어째 비유가 적절치 않다....)

 

 

본처가 아닌 첩이라고 하면 뭔가 구리면서도 야리한 향내가 나는 듯하고, 제때에 먹는 삼시 세끼보다는 아무 때나 땡길 때 먹는 군것질이 역시 맛은 그만인데, 소생은 이 ‘비사’가 당연 ‘정사’가 아닌 ‘야사’이니 보드라운 살들도 살아 펄떡이고 달달한 냄새도 솔솔 풍기는 그런 유토피아 지상낙원 주지육림을 얼마쯤 기대했지만 이건 다 소생의 헛된 꿈이었다. 그건 뭐 그렇다고 치더라도 야사에는 역시 유머와 위트, 노골적인 야유와 은근한 비난이 뒤석여 있어야 하고 더 나아가서 ‘나쁜 짓 하는 못된 놈은 벼락을 맞는다.’는 교훈까지 가미된다면 첨상첨화요 화룡점정이 되겠다. 고려 정지상 귀신이 뒷간에서 응가하는 김부식이 불알을 잡아당겨 죽인 이야기처럼 말이다. 연이나 본 도서를 일독한 작금의 느낌이란 국 쏟고 손 데이고 뺨까지 한 대 맞은 그런 기분이다.

 

 

‘비사’라는 것의 99%는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와 테오도라 황후에 대한 적나라한 욕설이다. 욕도 뭐 말하자면 쌍욕이다. 두 연놈이 바로 인류를 멸절시킬 악마라는 것이다. 프로코피우스는 웃음기 하나 없는 목소리로 계속 진지하게 같은 이야기를 주장하고 있다. 아!!! 읽다가 지겨워 죽는 줄 알았다. 로마의 네로나 칼리쿨라 황제, 혹은 중국 하은주 시대의 주왕이나 걸왕 등등 기타둥둥 유사이래 폭군, 혼군, 망군, 암군으로 양명한 이들이 수다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유스티니아누스 부부에 비하면 새발의 피요, 새끼 발가락과 네 번째 발가락 사이 골짜기에 끼인 때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소생은 이른바 저명한 역사학자가 왜 이런 쓰레기보다 못한 글을(노리치의 표현을 빌리자면 ‘거의 귀담아 들을 가치가 없는 이야기’) 썼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비잔티움 연대기>의 저자인 줄리어스 노리치는 프로코피우스를 가리켜 ‘짐짓 신안심 깊은 체하는 늙은 위선자’라고 했고, 에드워드 기번은 ‘비사’의 역사서로서 효용에 대해서는 “악의에 찬 독설이 증발되고 남은 ‘비사’에서는 공적인 역사서에는 신중하게 살짝 언급만 한 불명예스러운 사실들까지 그 내적 증거와 당대의 권위있는 문헌에 의해 확인되고 있다”(로마제국쇠망사 4권 p45-46)고 했지만 프로코피우스 개인에 대해서는 ‘속을 알 수 없는 역사학자’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하고 있다.(로마제국 쇠망사 p78,80) 소생이 보기에 독설이 증발하고 남은 것은 속이 새까맣게 탄 빈 냄비 밖에 없는 듯하고 당연하게도 음흉한 인물들의 심사를 알기란 열길 물 속을 살피기보다 어려운 법이다.

 

 

기번은 프로코피우스가 <전사>에서 벨리사리우스 장군을 너무 치켜세우다가 그만 결과적으로 자존심 강한 황제에게 상처를 입혔고, 이를 만회하고 용서와 보상을 바라는 마음에서 황제를 찬양한 <건축에 대하여>를 저술하여 헌상했지만 아마도 원하는 보상을 받지 못해서 실망한 나머지 은밀한 복수로 매일 밤 남몰래 써내려간 것이 바로 이 ‘비사’일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거 변태 아니가? 정녕 프로코피우스가 이 ‘비사’를 썼다면 그를 역사학자라고 칭하기 낯부끄럽다. 어둑한 방구석에서 꿍꿍거리며 연예계 악성루머를 생산하는 찌라시 제작자와 한가지다. 모름지기 진정한 사관이란 바른 소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불알이 까이는 그 엄청난 치욕 속에서도 이른바 ‘춘추필법’에 입각하여 엄정하게 역사를 기록해야 하는 것이다. 비록 불알은 까였으되 털붓은 꼿꼿하게 세웠느니, 아!!! 생각할 수록 드높아라!!! 사관의 매운 얼이여!

 

 

<비잔틴제국 비사>에 나오는 몇 구절을 옮겨본다. “그들을 보면 인간의 몸을 뒤집어쓴 악마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가장 빠르고 쉽게 인류를 멸절시킬 수 있는지 궁리하는 모습이 연상되곤 했다.”(p142), “유스티니아누스가 인간이 아니라 인간의 형상을 한 악마였다는 사실은 그가 인류에게 초래한 재앙의 규모만 봐도 알 수 있다.”(p175), “이제부터 황제가 어떻게 제국의 토지 소유자들을 파멸시켰는지 설명하겠다.”(p201), “황제가 병사들의 등골을 빨아먹었던 사실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p206), “이제부터 유스티니아누스가 자신의 신하들을 약탈한 방법에 대해 좀 더 서술하겠다.”(p211), “이제부터 나는 황제가 얼마나 거짓말쟁이이자 위선자였는지 보여주겠다.”(p236)

 

 

위키백과에 나오는 프로코피우스에 대한 설명이다. “프로코피우스(생몰년 미상)는 6세기의 동로마 제국의 역사가. 팔레스티나의 카이사레이아 출신. 유스티니아누스 1세 때에 활약했던 장군 벨리사리우스의 비서관 겸 법률 고문으로서 페르시아 전쟁, 동고트 왕국 정복전 등에 종군하여 기록을 남겼다. 저작으로 《전사(戰史)》(전8권), 유스티니아누스의 건축 업적을 찬양한 《건축에 대하여》, 동로마 제국의 은밀한 뒷이야기가 담긴 《비사(秘史)》가 남아있다. 그의 문체는 고대 그리스의 사가 헤로도투스나 투키디데스의 것을 이어받아, 동로마 제국 초기의 역사서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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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2-09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면, 이 책 <비사>는 저자의 사심가득한 책으로 봐도 될 것 같은데요.
페이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붉은돼지님,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붉은돼지 2015-12-10 12:43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개인적인 감정이 너무 이입되어 있는 듯 합니다.
무슨 억하심정이 있던가 아니면 황제부부에게 많이 당한게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ㅎㅎㅎㅎ

마법의활 2015-12-09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신뢰도가 매우 낮다는 얘기죠. 다만....테오도라가 몸 파는 여자였다는 건 이 양반의 다른 점잖은 책에서도 검증되니...;;; 스트립쇼도 했던 건 분명합니다.

붉은돼지 2015-12-10 12:46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기번도 몇번 언급하더군요...몇 가지만 알아보면 금방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도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기술햇는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테오도라는 흔히 곰조련사의 딸로 태어났으며 매춘부였다고 하더군요. 니카반란에서는 결기넘치는 단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구요..

컨디션 2015-12-09 2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잔틴..(뿐만아니라 세계사를 통틀어) 요쪽은 제가 완전 문외한이라 이 페이퍼를 언제 다 읽고 언제 다 이해해서 언제 댓글 다나.. 똭, 보고 한숨부터 나왔다지 뭡니까. 근디, 읽다보니 님 페이퍼가 완전 제 스타일인걸요. 폭포수 같은 판소리 고수의 완창이 이렇지 싶다니까요.^^

붉은돼지 2015-12-10 12:48   좋아요 0 | URL
컨디션님~ 재미있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
사실 `똭` 이거는 다락방님에게 배운 겁니다....ㅎㅎㅎㅎㅎ

기억의집 2015-12-10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페이퍼가 진지함에도 독자는 유쾌합니다~ 저의 남편이 역사를 좋아해서 집에 기번이나 다른 역사책이 있는데, 언젠가 읽어야지 하고 있습니다! 근데 저 때도 등골이란 단어가 있었을까요?

붉은돼지 2015-12-10 12:55   좋아요 0 | URL
`등골을 빨아먹는다`...제 생각에도 이거는 보통 엄마, 아부지가 배우자 또는 자식새끼들에게 쓰는 우리 고유의 언어같은 생각이 듭니다. ㅎㅎㅎㅎ

`비잔틴제국 비사`는 원래 6세기 그리스어로 쓰여있다고 하는데요, 이게 호메로스나 에우리피데스 같은 인사들이 사용하던 고대 그리스어와는 또 달라서 원전 번역이 어렵다고 하더라구요...천병희 선생은 아마 고대 희랍어 전공이신 듯 해요.. 이 책은 1920년대에 영역된 것을 다시 우리말로 번역한 것입니다. 영역본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아마 가렴주구 같은 것을 번역하다가 `등골 빨아먹는` 이런 표현이 나온 것 같습니다..

꼬마요정 2015-12-10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너무 재미있어요~ 정말 기분이 좋아지는 글입니다. 테오도라는 창녀였다지만 유스티니아누스보다 더 대담했다고 하죠. 니카의 반란 때도 황제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게 했으니까요. 천민과 결혼하기 위해 법까지 바꾸고 대단한 연애사이긴 합니다.

붉은돼지 2015-12-10 13:00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테오도라라는 인물은 정말 특이하고 특별한 인물 같아요...매음굴의 매춘부에서 제국의 황후(그냥 황제의 배우자가 아니라 황제 버금가는 통치자로서)가 되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해요... 그런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법까지 바꾸어 가며 애쓴 유스티니아누스도 특이한 인물이고 ....저는 특히 벨리사리우스를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더라구요... 제국역사상 가장 위대한 장군이라는 그가 아내에게는 어처구니없이 당하기만 하는지....

oren 2019-05-10 2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로코피우스가 쓴 <전쟁사>와 <건축에 대하여> 등이 혹시라도 국내에 번역되어 나온 게 없나 하고 찾아보다가 멀리멀리 여기까지 왔네요.

예전에도 이 페이퍼를 읽은 적이 있었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프로코피우스가 어떤 역사가인지 전혀 모르던 때여서 별 희한한 역사가가 별 요상스런 <비사>를 다 남겨 놓았구나 싶은 생각만 들었었는데, 이번에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 제국 쇠망사>를 찬찬히 읽는 동안에 프로코피우스라는 역사가를 완전히 새롭게 알게 되어 거듭 놀라고 있습니다.^^

<로마제국쇠망사>는 이제 3권의 중반쯤인 <32장>을 읽고 있는데, 짐작했던 것보다는 훨씬 다양한 스토리가 담겨 있어서 재미있게 읽고 있네요.^^ 이래저래 붉은돼지 님의 발꿈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기분으로 읽고 있습니다.^^

붉은돼지 2019-05-12 13:33   좋아요 1 | URL
처음 이 책이 나왔을 때는 상당한 기대를 품고 있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별 내용이 없어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은 중역본이어서 번역상의 문제도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 줄리어스 노리치의 <비잔티움 연대기>에도 <비사>가 드문드문 인용되고 있는데, 제가 전에 노리치가 인용한 부분들을 이 책에서 찾아 비교해 본 바로는 내용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민음사의 <로마제국 쇠망사>는 예전에 거의 일 년 넘게 걸려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무슨 숙제처럼 무조건 다 읽어야한다는 생각에 즐기면서 읽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다시 찬찬히 읽어보고 고 싶습니다. 기번의 문체는 뭐라고 할까요 격조가 있다고나 할까요.....민음사판은 완역이라고는 하지만 기번의 잡답 혹은 수다라고 하는 그 많은 주석을 다 번역하지는 않아서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이 주석이 독서의 흐름을 끊기도 하지만, 또 나름의 재미가 있기도 하거든요...

적극 추천해 주신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금요일날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이 만한 장편은 오랜만이기도 하고 여러날 걸려 재미있게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무척 아쉽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황폐한 집>을 읽어 볼 생각입니다. 이게 또 상당한 두께더군요.....다른 영국 관련 책들도 두어 권 같이 읽고 있기는 합니다만...틈틈이 세월대로 읽어볼 생각입니다. 항상 좋은 책들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oren 2019-05-12 14:10   좋아요 0 | URL
프로코피우스의 작품 가운데 제일 중요도가 떨어지는 작품이 <비사>인 듯한데, 기껏 유일하게 번역된 작품마저 중역본이라니 좀 아쉽긴 하네요.

저는 다른 책들은 다 제쳐두고 『로마 제국 쇠망사』만 읽고 있는데도, 붙잡은지 한 달 만에 절반쯤 읽었네요. 앞으로도 부지런히 읽는다면 한두달 이내로는 다 읽을 수 있지 싶습니다. <기번의 잡담>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 그의 박학다식함과 유머 내지는 재치더군요. 도대체 <로마 제국 쇠망사>를 쓰기 위해 그가 뒤져본 역사 자료가 얼마만큼 많았을지도 궁금하고요.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드디어 다 읽으셨군요. <황폐한 집>은 데이비드 코퍼필드와는 또다른 묘미를 주는 작품인데, 등장인물들 한 사람 한 사람이 후반부로 갈수록 완벽하게 이어지는 구도는 정말 환상적입니다. 책을 처음 읽을 때부터 등장 인물들 하나 하나를 꼼꼼히 기록하면서(가령 해당 인물 옆에 해당 쪽수를 기록하는 등) 읽으시면, 후반부에 가서 여러모로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싶습니다. 아무쪼록 즐거운 독서 되시기 바랍니다.^^
 

반디에서 두 차례에 걸쳐 세 권의 책을 구입했다. 반디에서 책 구입한 이야기를 여기 알라딘 마을에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다. 소생은 일전에 이야기한 대로 예전에 알라딘에 올렸던 리뷰들을 요즘 열심히 반디에 복사해 옮기고 있다. 벌써 15000원 상당을 확보했다. 소생은 알라딘에서 책 구매할 때는 알라딘 제휴 하나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에 반디 도서 구매용으로 반디 제휴 롯데카드도 신청했다. 반디에서 모신 세 권은 <중세1>, <프로코피우스의 비잔틴 제국 비사>, <시드니!>다.

 

 

 

 

 

 

 

 

 

 

 

 

 

 

 

 

1. <프로코피우스의 비잔틴 제국 비사>

 

비잔틴 제국 관련한 역사서를 읽으면서 우리나라에도 어서 빨리 번역되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책이 두 권 있었다. 하나는 안나 콤네네의 《알렉시아드》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프로코피우스의 《비사》다. 고맙고 또 반갑게도 《비사》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6세기에 쓰여진 그리스어 텍스트를 번역한 것이 아니라 1926년 리처드 앳워터가 번역한 영역본을 다시 번역한 것이다. 뭐 어쨌든 감사한 일이다.

 

 

노리치의 《비잔티움 연대기 1》를 보면 ‘비사’를 인용한 대목이 나온다. 소생은 이걸 읽고 ‘햐~ 정말 대단하군...대단해...’라고 감탄에 감탄을 거듭한 바 있다. 내용 일부를 옮겨본다. 인용된 부분이 더 있지만 차마 옮기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19금을 넘어 29금 정도는 되는 내용이다. 궁금하신 분들은 비잔티움 연대기를 읽어보시든지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소생은 아직 <비사>를 서문만 읽어서 <비잔티움 연대기>에서 인용된 아래 내용이 <비사>에는 어떻게 번역되어 있는 지 확인해보지 못했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의 아내인 테오도라 황후에 관 부분이다.

 

“...나이가 너무 어려 여자로서 남자와 동침하거나 교접할 수 없었을 때 테오도라는 마치 남창처럼 행동하면서 그 인간 쓰레기들을 만족시켜 주었다.....테오도라는 그들에게 신체의 부자연스러운 통로(항문)를 내주면서 오랫동안 매음굴에서 지냈다....나이가 들자 그녀는 무대에 올랐으며, 우리 조상들이 보병(步兵)이라고 부르는 유형의 매춘부가 되었다...그녀는 옷을 벗어던지고 남들의 눈에 보여서는 안 될 곳을 손님들에게 앞뒤로 몸을 돌리며 모두 보여 주었다......

 

그녀는 성적 욕망에 가득 차 있고 혈기도 왕성한 십수 명의 젊은 남자들과 함께 여러차례 연회에 참석해서 밤새도록 뒹굴며 즐겼다. 그들이 모두 나가떨어졌을 때는 그들의 시종들 - 어떤 때는 30명이나 되는 경우도 있었다. - 을 불러 차례로 교접했으며, 심지어 그것으로도 자신의 욕구를 채우지 못할 정도였다. 그녀는 자신의 몸에 나 있는 세 개의 구멍을 다 이용하면서도, 젖꼭지에 커다란 구멍 두 개 더 있었다면 그곳으로도 교접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불평을 늘어놓았다....“(존 줄리어스 노리치, 비잔티움 연대기 1권, p314-315)

 

테오도라가 유스티니아누스의 눈에 들어 왕후가 되기 전의 행적에 관한 내용이다. 아마도 동서와 고금을 통틀어 황후나 왕비에 가해진 가장 노골적이고 최고로 적나라한 욕설이라는노리치의 의견에 소생도 동의한다. 노리치는 프로코피우스를 ‘짐짓 신앙심이 깊은 체하는 늙은 위선자’ 라고 하면서 그의 이야기는 ‘거의 귀담아 들을 가치가 없는’ 이야기라고 평가하고 있다. 직접 목격한 것이 아니라 단지 시정잡배들의 잡담이라는 것이다.

 

 

《로마제국쇠망사》 4권(p45-46)에서 에드워드 기번은 포로코피우스에 대해 보다 완곡하게 언급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대충 이런 내용이다.

 

“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장군의 한 사람이었던 벨리사리우스의 비서로 많은 원정을 수행했던 프로코피우스가 기술한 《전쟁사》는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에게 헌정되었지만 황제의 자존심은 그가 다른 영웅(벨리사리우스)을 찬양하는 것에 상처를 입었다. 프로코피우스는 황송하옵게도 결과적으로 황제의 영광을 가리고 말았다. 그는 용서와 보상을 바라는 마음에서 황제의 가장 훌륭한 업적을 엿볼 수 있는 주제를 택해 《건축사》 여섯 권을 저술했다. (이스탄불의 있는 비잔틴 건축의 걸작 아기아 소피아성당도 유스티니아누스 명에 의해 지어졌다.)

 

이 책에서 프로코피우스는 황제의 신심과 기품 그리고 천재성을 높이 찬양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바를 얻지 못해서 실망했는지 프로코피우스는 은밀한 복수를 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비사》의 저술이다. 비사에서 황제와 배우자인 테오도라는 인류의 파멸을 위해 인간의 탈을 쓴 두 마리 악마라고 진지한 어조로 기술되고 있다. 하지만 악의적인 독설이 증발하고 남은 《비사》는 공적인 역사서에는 살짝 언급만 한 불명예스러운 사실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는 당대의 권위있는 문헌에 의해 확인되고 있다“

 

노리치는 프로코피우스를 위선자로 치부하지만 기번은 그래도 조금 호의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듯 하다. 소생은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이제 서문 정도 읽었다. 겉으로는 권력자에게 교언영색하며 붙어먹다가 뒤로는 쪼물쪼물 호박씨나 까면서 뒷통수 칠 궁리만 했던 인사였는지, 아니면 당대에는 어쩔 수 없이 권력에 아첨도 하며 살아남았지만 기어이 진실을 후대에 알려야 한다는 역사가의 소신으로 이런 책을 서술했는지, 그도 저도 아닌지, 아니면 장정일이나 마광수처럼 야리꾸리한 이바구를 한번 해보고 싶었는지....이제와서 누가 진실을 알겠는가 싶기도 하다.

 

 

 

 

 

 

 

 

 

 

 

 

 

 

2. <중세 1>

 

<중세1>을 드디어 장만했다. 얼마전이 소생의 생일이었는데, 생일 선물로 아내에게 간곡히 부탁해서 구입한 책이다. 책은 뽀대 난다. 본문 편집도 마음에 든다. 다만 내용은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언제 읽을 지 알 수 없다. 소생이 구입한 책은 초판 2쇄다. 비싸니 어쩌니 해도 그래도 조금 팔린 모양이다. <중세2> 예판도 떴다. <중세1>의 표지모델은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와 벨리사리우스 장군의 모자이크화다. 공교롭게도 <비사>의 표지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와 테오도라 황후의 모자이크화다. 이 모자이크화는 이탈리아 라벤나에 있는 성비탈레 성당의 모자이크화다. 비잔틴을 이야기할 때는 빠지지 않고 기어코 등장하는 모자이크 초상이다. 혹시 라벤나에 가실 계획있는 분들은 기억하셨다가 꼭 구경하시길 바랍니다요.

 

 

 

 

 

 

 

 

 

 

 

 

 

 

 

3. <시드니!>

 

2008년에 출간된 <승리보다 소중한 것>의 개정판이다. 예전에 구입하려고 했다가 절판이어서 포기했었던 책인데 고맙게 개정판이 나와주어서 얼른 주문했다. 노란 표지에 책이 예쁘다. 사은품으로 아담하고 예쁜 탁상 달력도 따라왔다. 하루키상의 2000년도 시드니 올림픽 취재기다. 개정판에는 만화가 이우일의 그림이 추가되었다. 안자이 미즈마루와 비슷한 분위기여서 그런지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일전에 읽은 임경선의 무라카미 하루키 관련 도서인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은 내용도 뭐 별 새로운 것이 없는데다가 중간중간에 끼여있는 삽화가 영 내용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뭐 열심히 그린 작가분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어쨌든. 삽화 작가님~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 너무 상심 실망하지 마세요. 그림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요 글과 궁합이 잘 맞지 않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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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2-06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생일이셨군요 생일..생신...ㅎㅎ 축하드려요 붉은돼지님. 정말 뽀대나고 탐나는 책이예요^~^

붉은돼지 2015-12-07 09:01   좋아요 0 | URL
해피북님~ 감사합니다..
아내에게 생일선물로 받은 책 <중세1>은 정말 뽀대나더군요... 좀 비싸긴 하지만요^^

뽈쥐의 독서일기 2015-12-06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비사라 그런지 내용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빨강빨강(?) 하네요.. 후아 지금 쌓여있는 책도 많은데 순간적으로 확 지를뻔 했네요*-_-*
생일 선물로 멋진 책 받으셨네요.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붉은돼지 2015-12-07 09:07   좋아요 0 | URL
아아 뽈쥐님....지르지 마세요^^
제가 아직 다 읽은 건 아니지만...생각보다 실망스럽습니다. 이른바 `춘추필법`에 비추어 보자면 한심한 내용들입니다...야사도 잘 보면 재미있는 게 많은데 이건 뭐 첨부터 끝까지 황제와 황후를 까는 이야기라...그것도 말도안되는 소리도 많고... 권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동로마제국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어쩔 수 없이 보게 되겠지만..특별히 동로마제국사에 관심이 없다면
굳이 보실 필요는 없을듯 합니다.^^

생일 축하말씀 감사합니다.^^

cyrus 2015-12-07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

붉은돼지 2015-12-08 10:0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cyrus님 ^^

서니데이 2015-12-07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의 서재 2호점도 계속 진행중이시군요.^^
저는 저 책 중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 좋아보여요.
저도,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붉은돼지님, 오늘도 편안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붉은돼지 2015-12-08 10:2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요즘 반디에 열심히 복사해서 붙여넣고 있습니다. --;;;
눈에 익은 분들도 몇 분 보이더군요..^^

하루키 책은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책이 예쁘긴 예쁩니다.
사은품으로 따라온 달력도 깜직하고요^^

icaru 2015-12-09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프에서는 반디서점을 이용하는지라,,, 그래도 인터넷 회원으로 이용할 생각은 터럭만큼도 못했는데, 주말에 반디서점에서 책 몇 권하고 보드게임을 샀는데 가격 오류가 있어서 오류에 대한 차액을 적립금으로 받은거죠~ 일전에 붉은돼지 님 페이퍼도 생각나고 해서,,,
저도 2호점 스타트를 이번 기회에 할까??? 말까??? 그러구 있어욤 ^^

붉은돼지 2015-12-09 15:53   좋아요 0 | URL
icaru 님~ 시간있으시면 어서 2호점 개점하세요..^^
저는 요즘 열심히 복사해 붙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95편 갖다붙여서 반딧불 28500점 확보했어요 ^^;;;
제가 알라딘에 쓴 리뷰 페이퍼가 400편 가까이 되는데 그러면 120,000원 이잖아요...
올해가 가기전에 <중세2>를 구입할 생각입니다. 순전히 반딧불만으로 말이죠..ㅎㅎㅎㅎ

아타락시아 2015-12-13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반딧불이라는 것이 있었군요.. 반딧불로 중세시리즈 구입.. 좋네요.. ^^

붉은돼지 2015-12-14 11:10   좋아요 0 | URL
제가 지금까지 반디에 리뷰 백편넘게 올려서 30000이상 확보했습니다....
그냥 복사해서 옮기는 것도 쉽지는 않군요 ㅎㅎㅎㅎㅎ
 

 

 

 

 

 

 

 

 

 

 

2015년 11월 27일 현재 소생 서재의 생중계 모습이다.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다. 말하자면 책에 대한 욕망과 애착이 만들어낸 20년 성과의 풍광이다. 이 곳에 조용히 들어앉아 있을 때 소생의 심사는 편안하고 마음에는 만족함이 있다. 그 옛날 어린 마음에 품었던 책이 가득 꽃힌 책장 하나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오늘날 이 서재를 만들었다.

 

요즘은 어디 시골에 전원주택이 아닌 작은 개인 도서관을 하나 짓고 싶다는 생각을 자꾸 한다. 로또 당첨되기 전에는 어려운 일이고, 또 앞으로 천년만년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건만 인간의 욕망은 참으로 질기고 유구하다. 법정스님처럼 주홍글씨 같은 소설들 다 불싸질러 버리고 난화분 하나도 없는 작고 정갈한 방구석에서 기품있게 늙어가고는 싶은 생각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나 이미 애욕의 늪에 깊이 빠졌으니 도리없다. 이 곳이 내 죽을 곳이다. 오늘도 로또 만원치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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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5-11-27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집니다^^
비우고자 했던 마음이 살포시 엷어지고 저도 다시 채우고 싶은 욕망이 생깁니다

붉은돼지 2015-11-27 18:22   좋아요 0 | URL
비우는 것은 구도자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애시당초 구도자의 그릇이 아니었으니.....
역시나 식탐 책탐의 돼지로 살아갈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ㅎㅎㅎㅎㅎ..

stella.K 2015-11-27 1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부럽습니다. 도서관은 고사하고 돼지님 같은 서재라도 있으면 원이 없겠습니다.
저는 방이 워낙 비좁아서...ㅠ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으로된 도서관이 완공되는 걸 못 보고 돌아가신 게 문득 생각이 나네요.
완공되면 매일 출근할 거라고 하셨다는데...ㅠ

붉은돼지 2015-11-27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20년 피땀(?)의 결과입니다^^
로또 열심히 사고 또 기원하고 있습니다
시골에 개인 전원도서관 지어야죠 ㅎㅎ

cyrus 2015-11-27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의 서재 같습니다. 정말 멋집니다. 여섯번째 사진에 나쓰메 소세키 전집, 올재 클래식스 시리즈가 보이네요. ^^

붉은돼지 2015-11-28 12:20   좋아요 0 | URL
올재 클래식스 시리즈는 cyrus님 덕분에 알게되어 구입했습니다.^^ 아시죠?? ㅎㅎㅎ
여섯번째 사진에 소세키 전집은 없어요. 반대편 책장에 4권정도 있는데 사진상으로는 안보이네요 ^^

만병통치약 2015-11-27 1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린에 ˝좋아요˝ 버튼말고 ˝부러워 배아파요˝, ˝염장이에요˝ 버튼을 만들어 줄것을 청원합니다. ^^ 심슨두상이 멋지네요 ㅋ

붉은돼지 2015-11-28 12:22   좋아요 0 | URL
자랑질의 궁극적 목적은 아마도 찬사나 감탄보다는 바로 염장질과 복통을 유발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하하하
심슨은 라디오입니다. 눈알을 돌리면 라디오가 나옵니다. 왼쪽눈알은 온 오프이고 오른쪽 눈알은 볼륨입니다.심슨은 그냥 보고만 있어도 재미있어요..ㅎㅎㅎㅎ

살리미 2015-11-27 1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저 책상 젤 부러운데요?? 정말 저기 앉아계시면 지식인의 서재 부럽지 않으시겠어요^^

붉은돼지 2015-11-28 12:26   좋아요 0 | URL
저 책상이 바로 제가 제일 아끼는 놈입니다. 저희 집은 텔레비젼도 벽걸이가 아니라 옛날에 혼수로 장만한
덩치 큰 텔레비젼을 그대로 보고 있씁니다만....서재에는 조금 투자를 했습니다....^^

서니데이 2015-11-27 2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멋있는 서재를 소유하고 계시군요. 책도 정리가 잘 되어있고(소장도서도 많고) 가구를 비롯한 서재공간이 참 멋있습니다. 깔끔한 성격이신가봐요.
서재구경 즐겁게 했습니다.
붉은돼지님, 편안한 금요일 저녁 되세요.^^

붉은돼지 2015-11-28 12:27   좋아요 0 | URL
저도 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어느정도 정돈되어 보이는데요..
실제로는 지저분합니다. 특히 책장은 거의 청소를 안하기 때문에 먼지가 소복하게 앉아 있어요 ㅜㅜ

곰곰생각하는발 2015-11-27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책상 좋은데요 ! 요거 헤밍웨이 책상 비스무리한 것 같기도 하고요..... 책상 좋은 거 하나 가지고 싶네요. 클래식한 걸로 말이죠....

붉은돼지 2015-11-28 12:31   좋아요 0 | URL
제가 저 엔틱한 책상 구하느라 발품 좀 팔았습니다. 책상 상판은 가죽을 눌러 펼쳐 붙여 놓은 거라서 더 멋집니다요....제가 책상 하나는 헤밍웨이 부럽지 않습니다만...당연한 이야기지만 책상만 좋다고 뭐 글이 잘 쓰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ㅜㅜ 그래도 저 책상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흡족합니다. ㅎㅎㅎㅎ

해피북 2015-11-27 2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앗. 서재뿐만 아니라 그림도 멋져요. 정말 작가의 서재만큼 부러운 공간인데요 ㅎㅎ

붉은돼지 2015-11-28 12:33   좋아요 0 | URL
에곤 실레 그림은 교보매장에서 구입해서 코팅해서 걸어 놓은 것이구요..
클림트 그림 두점은 저거는 퍼즐이에요 1000피스 퍼즐요...옛날에 저거 맞추느라 눈알이 다 둘러빠졌드랬어요 ㅎㅎㅎㅎㅎ

단발머리 2015-11-28 0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재 너무 멋지네요. 저도 붉은돼지님만큼의 욕심을 부려보고 싶어요.
이 쪽, 저 쪽 그림도 아주 근사하구요.

저,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건데요.
서재 청소 어떻게 하시나요? 책과 책 사이사이의 먼지 어떻게 닦아내시는지 궁금합니다.
책 많~~으신 분께 물어보았더니, 책과 책 사이에 틈이 없어서 청소할 필요가 없다, 하시더라구요.
붉은돼지님 서재 책 관리 비법 좀.... 먼지 없는 책세상을 바라는 단발머리^^

붉은돼지 2015-11-28 12:37   좋아요 0 | URL
제 취미가 도서구입 서재꾸미기입니다. ㅎㅎ
에곤실레 그림은 교보에서 5천원인가 만원인가 구입해서 코팅한 것이고요..클림트는 퍼즐입니다. 1000피스짜리요...

서재 청소는 거의 안합니다. 바닥은 가끔하지만 책장은 거의 한달도 좋고 두달도 좋고 안하다가 어쩌다 마음 내키면 대충 닦습니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그런대로 깨끗해보이지만 책장에는 먼지가 소복하게 쌓여있습니다.
구석에 오래 안 본 책을 어쩌다 꺼내보면 책머리에 먼지가 소복해요...ㅜㅜ

저는 뭐 그리 깔끔한 성격이 아니어서 그냥 그런대로 놓아둡니다.
오래된 책엔 먼지가 좀 앉기도 해야죠..ㅎㅎㅎㅎ

물고기자리 2015-11-28 1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속에서 은은하게 책 향기가 올라오는 것 같아요. 세상 어느 곳보다 행복한 공간일 것 같습니다^^

붉은돼지 2015-11-28 12:39   좋아요 0 | URL
문자향 서권기라고 하죠...ㅎㅎㅎ
책향기가 은은하게 풍겨야 하는데......뭐 당연하게도 그런것은 없구요...이 방이 베란다를 확장한 방이어서
겨울에는 조금 외풍이 있고 춥습니다. ...어쨋든 서재에 있을 때는 흐뭇한 마음이죠..ㅎㅎ

ojmin0515 2015-11-28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이브러리책장 사면 먼지가 안들어가요^^

붉은돼지 2015-11-28 12:40   좋아요 0 | URL
라이브러리 책장이라는 것이 있었군요.^^
내년 쯤에는 오른쪽 책장 3개를 슬라이딩 책장으로 바꾸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라이브러리 책장도 한 번 알아봐야겠습니다. ^^

에이바 2015-11-28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펭귄 셰익스피어 세트가 눈에 쏙 들어오는데 책상도 너무 멋지고... 실존하는 사의재 부럽습니다. 단발머리님처럼 서재 청소도 궁금해요. 저도 책장 보이는 부분만 걸레질 하거든요 ㅎㅎ

붉은돼지 2015-11-28 12:44   좋아요 0 | URL
제가 역시 돼지라서 그리 깔끔한 성격은 아닙니다.
책장 걸레질은 거의 안합니다. 두 달도 좋고 세 달도 좋습니다. 그냥 내비둡니다. 어쩌다 무슨 바람이 불면 한 번 하는 정도예요. 또 책장 위에 온갖 잡동사니들이 많아서 책장 걸레질 하려면 몹시 귀찮기도 하구요 ㅜㅜ

책장에 꽂힌 책들도 펭귄 세익스피어처럼 원색으로 알록달록한 책들이 더 눈에 띄고 예쁜 것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1-28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서재에 걸린 그림 3점이 모두 클림트 작품이네요. 클림트 광팬이신가 봅니다. 저도 클림트 그림을 좋아합니다.

붉은돼지 2015-11-30 12:49   좋아요 0 | URL
연필 데생같은 그림은 에곤실레 입니다.^^ 교보에서 5천원인가 만원인가 주고 사서 코팅했는 거구요...아마 코팅 값이 더 들었던 것 같은....액자에 들어있는 클림트 2점은 퍼즐입니다. 1000피스 인데요... 퍼즐 해보셧나 모그겠습니다. 1000피스는 정말 관절이 굳고 눈알 빠집니다. 몇일 걸립니다. 애 태어나기전에는 마누라와 퍼즐 좀 했습니다. 퍼즐도 이거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요 ^^

양철나무꾼 2015-11-28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들이는 욕심을 줄여야겠다...벌써 몇년에 걸쳐 결심을 하다보니 견고해질때도 됐다고 하려던 순간 이 서재 사진을 봤습니다. 전 변변한 서재는 고사하고 책장도 없어서 책으로 탑을 쌓고 테트리스를 할 지경이었는데 말이죠. 이 서재를 보면서 서재에는 관심도 없고 사진을 일일이 하나하나 땅겨서 책제목을 짐작해보면서 희비가 엇갈립니다~(,.)

붉은돼지 2015-11-30 12:52   좋아요 0 | URL
저도 다른 분들 서재 보게되면 어떤 책들이 있나 먼저 살펴봅니다. ^^ 그러면서 서재 주인장의 취향이랄까 성향 이런걸 가늠해 보기도 하죠...^^

다락방 2015-11-28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을 내다팔고 있는데 멋진 서재 사진을 보니 다시 차곡차곡 책들을 모아야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 어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재 근사합니다!

붉은돼지 2015-11-30 12: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다락방님^^
제가 지금은 꾸역꾸역 모으고 있습니다만....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다시 짓는다고 해도 욕심이 끝이 없을 것도 같구요....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렇게 꾸역꾸역 모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이런 허무한 생각도 들고는 합니다.....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ㅜㅜ

transient-guest 2015-12-02 0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멋진 서재네요. 말씀처럼 오랜 시간의 내공이 느껴지네요. 책이 많아지면서 이중삼중으로 책장을 활용하여 빈틈이 없이, 그나마 변화을 주려고 가로/세로쌓기를 이용한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훨씬 덜 정리된 정신없는 공간이지만, 제 사무실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붉은돼지 2015-12-02 12:49   좋아요 0 | URL
내년에는 제 서재 왼편의 책장 3개를 치우고 이중슬라이딩 책장을 설치할까 생각중입니다. 뭐..물론 아내와 협의가 선행되어야겠지만요.ㅎㅎㅎ 아내는 제 책들이 서재밖으로 나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저도 한때는 거실을 서재로 꾸며볼까 생각했지만 온 집구석이 다 책들로 도배되는 것도 그리 좋은 것 같지는 않아서 아내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습니다....그러다보니 늘어나는 책들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슬라이딩 책장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

transient-guest 2015-12-03 05:26   좋아요 0 | URL
저도 슬라이딩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작은 책은 그렇게 촘촘하게 꽂고 큰 책들 위주로 따로 정리하시면 좋겠네요. 거실을 서재로 꾸미면 좋은데, 아파트 구조에서는 특히 좀 어렵죠. 무게도 잘 따져보셔야 합니다.ㅎㅎ

비로그인 2015-12-02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떠나간, 오래 전에 제게 있었던 서재와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물론 제 서재는 더 작았고, 지금은 집에서 저의 동굴은 사실상 없지요. 소이부답심자한입니다. 돼지님의 서재에 가지런히 쌓여있는 책도 멋있지만, 그림들(클림프)이 걸려있다는 것이 포르코님의 품격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잘 구경하고 갑니다. 음...저도 로또 10게임 사고 싶어요.

붉은돼지 2015-12-02 12:55   좋아요 0 | URL
아아 단테님께서는 이제 축재의 단계를 훌쩍 넘어서 심자한의 경지에 이르셨군요..^^
저는 아직 욕망에 불타고 있어 은신처나 도피처 혹은 휴식처같은 저런 공간이 있다는 것에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클림트 그림들은 사실 그림이 아니고 퍼즐입니다. 1000피스....제가 한 때, 아직 애 없을 때, 아내와 이 1000피스 퍼즐을 엄청했습니다. 거실에는 보티칠리 두 점 걸려있고요 고흐나 피카소 샤갈 등 참 여러개 했었죠....

yureka01 2015-12-03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서재가 아주 력셔리하십니다..멋쪄요..책이 빼곡하니..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이거 왠지 서재 공개 릴레이라도 해야하는 기분들었어요 ㄷㄷㄷㄷ

붉은돼지 2015-12-03 17:51   좋아요 0 | URL
한번씩 다 쓸데없는 짓거리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쨧든 저 공간 안에 있을 때는 흡족한 마음입니다^^
예전에 알라딘에서 서재공개 이벤트가 있었죠 아마...^^

아타락시아 2015-12-13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구경하고 갑니다.^^

붉은돼지 2016-06-21 13: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06-20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너~무 멋지십니다. 저의 작은 소망도 저만의 서재를 갖는건데 언제가 될지 모르겠네요ㅎ

붉은돼지 2016-06-21 13:03   좋아요 1 | URL
고양이라디오님 소망도 언젠가 곧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참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어릴때는 책장 하나도 감지덕지했었는데...
이제는 장석주처럼 어디 호숫가에 도서관 비슷한 작업실(오디오 시스템 완비한...)같은 걸 하나 갖고 싶군요... 음.....

고양이라디오 2016-06-21 15:10   좋아요 0 | URL
ㅎㅎㅎ 말로만 들어도 멋진 소망이네요.
 

 

 

 

 

 

 

 

 

 

 

 

 

1452년, 그러니까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기 1년 전이다. 정복자 술탄 메흐메트 2세는 흑해 방면에서 콘스탄티노플로 내려오는 길목인 보스포러스 해협의 가장 폭이 좁은 곳의 유럽 쪽 땅에 ‘루멜리 히사르’를 축조했다. 터키어로 ‘룸’은 ‘로마’, ‘비잔틴’을 뜻한다. 여기에 접미사가 붙으면‘ 루멜리’가 된다. ‘루멜리’란 결국 로마인의 땅, 비잔틴 제국이 지배하는 땅이란 뜻이다. 히사르는 ‘요새’를 뜻한다.

 

 

요새는 정확하게 1452년 4월 15일 착공하여 그해 8월 31일 완공되었다. 술탄 메흐메트2세는 요새의 건설을 3명의 대신들에게 맡겼다. 북쪽 성탑은 사루자 퍄샤, 해안가 성탑은 할릴 파샤, 남쪽 성탑은 자가노스 파샤가 세웠다. 대신들 사이에 경쟁을 붙인 것이다. 말하자면 돈내기 공사였다. 3천명의 인원이 투입되어 공사는 4개월만에 완공되었다. 지금은 ‘루멜리 히사르’라 불리지만 당시에는 ‘목구멍의 칼날’을 뜻하는 ‘보그하즈 케센’으로 알려져 있었다.

 

 

루멜리 히사르는 보스포러스 해안의 조금 가파른 계곡을 따라 축조되었다. 언덕 양끝 위에 높은 성탑이 하나씩 있고 해변에 또 하나의 성탑이 있다. 세 개의 성탑은 성벽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 삼각형의 모양이 나오도록 설계되었다. 세 탑을 꼭지점으로 하여 외벽에는 또 14개의 작은 탑이 설치되었다. 공중에서 조망하는 전체 모습은 메흐메트 2세의 아랍어 이름을 본뜬 것이라고 한다. 성벽 전체의 길이는 250미터. 폭은 가장 넓은 부분이 125미터이다. 총면적은 30㎢다.

 

 

루멜리 히사르의 반대편이 아시아쪽 해안에는 메흐메트의 증조부인 바예지드 1세가 1393년에 세운 아나돌루 히사르가 있다. 아나톨리아 즉 소아시아에 세워진 요새라는 뜻이다. 루멜리 히사르의 건설로 메흐메트는 명실상부하게 콘스탄티노플의 숨통을 움켜쥐게 된 반면 비잔틴으로서는 정말 목구멍에 칼날이 걸린 형국이 되었다. 성이 완성되자 술탄은 망루위에 대포를 설치하고 해협을 지나는 모든 선박들은 무조건 멈추어서 검문을 받도록 했다. 11월에 해협을 지나던 베네치아 선박은 지침을 무시하고 지나가다가 포탄을 맞아 침몰했다. 30여명의 선원들은 헤엄쳐서 해안에 닿았으나 모두 붙잡혀 참수되었고 선장은 쇠꼬챙이에 꿰어져 성벽에 전시되었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 함락 이후에 요새는 무기고 또는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19세기 들어 오스만 제국이 점차 쇠퇴하자 두 요새는 모두 황폐화 되었다. 성춘초목심(城春草木深). 1953년 콘스탄티노플 정복 5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루멜리 히사르는 대대적인 개보수 작업을 거쳐 야외 박물관으로 개조되었다. 현재 요새의 중앙에는 그리식 원형극장이 자리잡고 있다. 여름이면 이곳에서 야외 콘서트가 열린다. 이슬람 요새에 그리스식 원형극장이 왠말인가 싶었다. 원래는 모스크가 있던 자리인데 박물관으로 개조되면서 설치되었다는 것이다.

 

 

해안 가까이에 있는 할릴퍄샤 성탑으로 가는 길에는 대포가 줄줄이 늘어서 전시되어 있다. 세 개의 성탑 중 가장 북쪽의 높은 곳에 있는 사루자 퍄샤 탑에서 바라보는 보스포러스 해협과 건너편 아시아 대륙의 전망은 일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성탑에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고 성벽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좁은 계단은 가파르고 난간이 없어 위험해 보인다. 경찰복을 입은 안전요원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루자 파샤 탑 아래에 벤치가 여러개 있는 휴게공간이 있어 해협을 조망할 수 있다.

 

 

할릴퍄샤 성탑 뒤로 현수교가 보인다. 1988년에 완공된 이 다리는 보스포러스 해협에서 그 폭이 가장 좁은 곳인 유럽 쪽 루멜리 히사르 인근에서 아시아 쪽 아나돌루 히사르 부근으로 길게 걸쳐져 있다. 다리에 ‘파티흐 술탄 메흐메트교’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일명 ‘보스포러스 제2대교’로도 불린다. 성탑 위에는 붉은 바탕에 하얀 초생달과 별이 그려진 터키 국기가 바람에 펄럭인다.

 

 

 

 

 

 

저택들 뒤로 아나돌루 히사르의 성채가 보인다.

 

아나돌루 히사르의 모형

 

루멜리 히사르의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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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쥐의 독서일기 2015-11-27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좋은 구경 합니다. 뭔가 레고처럼 잘 지어진 느낌이네요. 그나저나 검문 안 받았다고 벌이 넘 잔인해요. 어찌 저런 데에만 창조력이 심하게 발달하는지!

붉은돼지 2015-11-27 18:03   좋아요 0 | URL
뽈쥐님 말씀 듣고 보니 정말 무슨 레고처럼 지어졌네요 ㅎㅎㅎ
사진을 되나마나 찍기는 많이 찍었는데 쓸만하게 별로 없어요 ㅜㅜ

지금이라고 뭐 나아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역사책 읽으면 사지절단하고 눈알뽑고 말뚝박고....
으으으 너무 잔인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요 ㅜㅜ

챔피언 2015-11-29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그하즈 케센. `목구멍의 칼날이라니. 너무나 절묘한 표현입니다. 당시 비잔틴의 사람들은 얼마나 애가 탔을까요.

붉은돼지 2015-11-30 14:2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정말 적절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
비잔틴 사람들이야 애가 타기도 했겠지만 당시 사정은 흔히 말하는 바로 `다 익은 사과` 였습지요..
제국의 사정은 누가 뭐라 안해도 곧 떨어질 감이었지만....어쨋든 마지막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의 분전은
2천년 제국의 최후로서 부끄러움이 없었다는 생각입니다. ...
이문열 식으로 말하자면 .....아!! 장려했느니, 그 낙일이여!! 쯤은 되는 것이죠..^^
 

 

 

 

 

 

 

 

 

 

 

* 이 책은 본문 내용과 아무런 상관도 없습니다.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아아! 어쩌면 이 책과 이 글을 꼬나보는 방향에 따라서는 일말 혹은 추호의 관련이 있을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소생은 지난 10여년동안 오로지 알라딘에 충성을 바쳤다. ‘몸바쳐 충성하지 않으면 쥐도 새도 모르게 골로 보내버린다고 누가 협박한 것도 아니다. 돼지 혼자 좋아서 충성했다. 주위의 기라성 같은 인터넷 서점들이 혹은 미인계로 혹은 금은보화로 소생을 유혹하고 회유했지만 소생은 지조를 지켰다. 오로지 알라딘에게 소생의 이 한조각 붉은 마음을 바쳤다. 소생은 한떨기 슬픈 민들레였다

 

물론 충성의 댓가로 이런저런 혜택을 받기도 했다. 무슨 당첨금에, 쿠폰, 적립금, 마일리지도 받았다. 하지만 남들은 서재에 여러개씩 주렁주렁 달고있는 그 눈부시게 찬란한 황금 훈장을 소생은 단 한 개도 받지 못했다. ‘서재의 달인훈장말이다. 또 있다. ‘대범한 당신을 위한 고액 마일리지에 한번도 당첨된 적이 없다.

 

어제 흔적님의 페이퍼(http://blog.aladin.co.kr/anuloma01/7958217)를 읽다가 문득 아아아아 나도 이대로 살아서는 안되겠다 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반디앤루니스에서는 페이퍼나 리뷰를 한 건 올리면 300원을 준다고 한다. 단돈 300원에 지조를 팔다니 구차하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수회원이 되면 따블이다. 1편에 600원이다.

 

북풍한설 몰아치는 겨울이 왔다. 그래서 돼지는 옷도 갈아입었다. 소생은 글하는 선비로 경제를 몰랐다. 이게 패착이었다. 그리하여 소생은 이제 알라딘 외에 반디앤루니스와도 거래를 트고 그 곳에도 서재 분점을 차리기로 했다. 알라딘에 이미 올렸던 리뷰를 이곳에 또 올릴 것이다. (이거 이래도 괜찮은지 모르겠다.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을 듯 한데 도의적으로 약간 거시기한 느낌은 있다.) 이미 5건 올렸다. 복사해서 올리니 뭐 어려울 것도 없다. 벌써 1500원 확보다.

 

돼지의 이러한 행동에 대한 알라딘 제현의 고견을 듣고자 합니다. 기탄없는 의견 피력을 앙망하나이다. 사지선다 또는 서술형 답변 모두 가능하옵나이다.  

    

붉은 돼지의 위와 같은 행동은, 

1. 선비의 기개를 저버린 파렴치한 배신 행위이다. 돼지가 본색을 드러냈다.

2. 어려운 살림살이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하는 참으로 가상하고 고뇌에 찬 결단이다.

3. 돼지는 그동안 우물안 개구리였다. 꼭 필요하고 또 당연한 개혁적 조치라고 본다.

4. 돼지가 무슨 지랄을 하든 깨춤을 추든 별 관심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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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5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5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5-11-25 15: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사지선다가...!ㅋㅋㅋㅋㅋ
저도 서재 활동 알라딘만 하는 거 아닙니다.
당연한 걸 가지고 뭘 고민하십니까?
팔은 안으로 굽게 되어있습니다.
예전에 알라딘이 편당 500원인가도 주고, 주급준 적도 있었죠.
지금은 활동많이 한다고 적립금 주는 거 아니잖아요.
리뷰나 페이퍼 열심히 잘 써도 당선작이 된다는 보장도 없고.
계란을 한바구니에만 담지 말라는 말도 있잖습니까?
분산투자 할 수만 있으면 하는 것도 좋은 거죠.
물론 전 귀찮아서 못하는 경우지만
순정은 위험합니다.ㅋㅋ

붉은돼지 2015-11-26 09:19   좋아요 1 | URL
아아 예전에 알라딘도 편당 500원 준 적이 있었군요...
사실 10년 넘었다고 하지만 공백기간도 상당하거던요 ㅋㅋ

순정은 위험한 게 맞는 거 같아요
결국 나중에 질질짜는 거는 순애보요...철퇴맞는 것은 일편단심 아니겠습니까 ㅋㅋㅋ
아아 알겠습니다 ....분산투자 ㅎㅎㅎㅎ 그런데 이짓도 정말 부지런해야 할 것 같아요...
소생같이 게으른 돼지는...잠시 분기탱천했다가도 이내 바람빠진 풍선이 되고 말죠 ㅎㅎㅎ

제 바바리코트 어때유???? 멋지쥬??? ㅎㅎㅎㅎㅎ

stella.K 2015-11-25 16:15   좋아요 1 | URL
ㅎㅎ 그 이미지는 또 어떻게 탄생된 겁니까?
네, 멋집니다!!^^

nama 2015-11-25 16: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런게 있었어요? 저도 순정파라 오로지 님 향한 일편단심이었습니다만, 곰곰 따져봐야할 것 같습니다. 기왕 시간 쓰고 머리 쓰고 때로는 눈물도 짜넣는 작업이 블로그작업인데 환경이 더 좋은 곳이 있다면 바꿔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보, 정보가 중요한 시대라는 걸 왜 진작 몰랐을까요? ㅎㅎ

붉은돼지 2015-11-26 09:20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말씀 들으셨죠?? 순정은 위험합니다.^^
나마님도 여기저기 서재 분점을 차리시죠~~

samadhi(眞我) 2015-11-2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타파크도 리뷰를 작성하기만 해도 적립금을 줍니다. 그래서 저는 그 방식(알라딘 서평 붙여넣기)을 오래 전부터 써왔는데 반디도 그렇군요. 반디에도 해야겠네요.

붉은돼지 2015-11-26 09:21   좋아요 1 | URL
어머! 진아님~ 감사합니다...^^ 그럼 저도 인터파크에도 올려야겠어요...
아아아!!!! 갑자기 부자된 기분이에요....ㅎㅎㅎㅎㅎ

살리미 2015-11-25 1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흔적님의 글을 읽고 이런 세상도 있었구나 했네요. 저야 뭐 어차피 서재 활동을 오래 한 사람이 아니니 상관없지만, 이곳에 순정을 바치신 붉은돼지님께서야 당연 결단을 내리셔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흠..... 붙여넣기라면 나도..... ㅋㅋ)

붉은돼지 2015-11-26 09:24   좋아요 1 | URL
제가 10여년동안 쉬지않고 서재질을 한 것은 아니지만....(서재질은 띄엄드엄 했어요^^)
도서구입은 10년 넘게 거의 99.9% 알라딘에서만 하고 있습니다.
그럼 오로라님의 응원에 힘입어 서재 분점도 여럿 차리고 구입경로도 좀더 다각화해야겠습니다.^^

서니데이 2015-11-25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분점도 사랑받는 인기 서재가 되셨으면 좋겠네요.^^

붉은돼지 2015-11-26 09:26   좋아요 1 | URL
저도 서니데이님 말씀처럼 서재 분점이 사랑받는 인기 서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만....
뭐 푼돈 모으는 것이 목적이어서요 ^^....

2015-11-25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6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5-11-25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이 바뀔 부분이 있지요 요즘은 알라딘이ㅜ갑질을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충성심을 버리지 못해서...정몽주의 심정이 이랬을까요?

붉은돼지 2015-11-26 09:30   좋아요 0 | URL
일편단심 포은 선생 철퇴맞았잖아요..ㅜㅜ
이건 뭐 배신이나 변절이 아니고 사업확장 뭐 그런 거죠 ㅎㅎㅎㅎㅎㅎ

icaru 2015-11-26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성격의 글도 유머러스하게 쓰시다니,,, 참 멋지구리하십니다. 하하.

반디앤루니스에서 책을 구매하기도 하신다면, 그렇게 하셔도 마땅하지 않을까요? 라는 게 제 생각인데요...

그나저나 글초입 다른 인터넷서점들이 당최 어떤 미인계로 회유를 했다요 ㅋㅋㅋ


붉은돼지 2015-11-26 11:09   좋아요 0 | URL
저는 도서를 거의 99.9% 알라딘에서만 구입했었는데...이제는 반디에서도 구입할려고 합니다.
미인계는 그냥 허사입니다. 누가 돼지에게 미인계를 쓰겠습니까???? 미돈이면 몰라도 말이죠 ㅎㅎㅎㅎ

transient-guest 2015-11-26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그런게 있었군요. 저도 동참하고픈 유혹이..ㅎㅎ 반디 USA가 있긴한데, 책종류나 여러 가지로 본국을 따라가지 못해서 이용하지는 않지만 반디 한국계정을 만들어서 parallel world를 펼치면 돈이 나올 수도 있다니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그간 쌓인 콘텐츠를 활용해서..-_-::

붉은돼지 2015-11-26 09:40   좋아요 1 | URL
반디에도 서재 분점 만들고 인터파크에도 만들고 ...
생각만해도 제가 갑자기 부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ㅎㅎㅎ
복사해서 붙이고 복사해서 붙이고 하면....ㅎㅎㅎㅎ

별족 2015-11-26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리뷰를 쓰는 무언가 순수한 동기가 오염?되면 무언가 좀 나중에 봤을 때 낯부끄러워서, 차라리, 책을 덜 사자,라고 말았습니다.^^

붉은돼지 2015-11-26 10:32   좋아요 0 | URL
빛나는 별족님 말씀을 듣고 보니, 문득..
이런 대사가 떠오릅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

별족 2015-11-26 10:52   좋아요 0 | URL
그런 면에서 알라딘,에서 잡고 싶은 고객은 아닐 겁니다. `책을 덜 사자`ㅋㅋ

커피소년 2015-11-26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저는 반디를 잠깐 이용하다가 알라딘으로 넘어왔는데 그런 정보가!!

붉은돼지 2015-11-26 14:15   좋아요 0 | URL
반디를 잠시 이용하셨군요....뭐 두 군데 다 활용하셔도 될듯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15-11-26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좋은 정보감사합니다. 알라딘에서도 그런 좋은 제도가 도입되었으면 좋겠네요ㅎㅎ

저도 분점하나 내볼까 싶지만, 전 알라딘 롯데카드를 쓰고 있어서 옮기기가 어렵네요ㅜㅋㅋ

붉은돼지 2015-11-26 14:16   좋아요 0 | URL
저는 알라딘 하나카드 쓰고 있는데요...
반디에서는 보니 반디롯데카드가 할인이 많이 되는 것 같아...반디롯데카드도 신청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는 도서구매시 알라딘, 반디 다 이용할 겁니다.^^

2015-11-26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6 14: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6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6 14:2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