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끝이 당신이다 - 주변을 보듬고 세상과 연대하는 말하기의 힘
김진해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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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읽으면 생기는 부작용. 무엇을 하려면 책 부터 찾아보고(책에서 지식을 구하고), 어떤 일에 근거가 필요할 때 읽은 책을 더듬어보고(책에서 방증을 구하고), 어떤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의 독서량과 독서의 질을 문득 떠올리고(책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책은 위안 뿐만아니라 보호막(사람 대신 책이 우위를 점하고)이 되는 현상이 벌어진다.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 것 역시 한 권의 책이니 도무지 책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바로 이 책이다.

 

월요일마다 한겨레신문을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김진해교수의 칼럼을 모은 책이다. 손바닥만한 글이 구석에 낑겨있어 거들떠보지 않다가 어느날부터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이 칼럼 때문에 월요일이 기다려진다.

 

<국가 사전 폐기론>.... '사전 뒤에는 사전을 만든 사람이 몰래 숨어있다. 중립적 사전은 없다. 사전 편찬자의 권한은 막강하다. 어떤 단어를 선택하고 배제할지, 그 단어를 어떻게 정의할지를 결정한다. 그 권한을 국가가 독점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위험하다. 국가 사전을 없애자고 하면, 사전 출판 현실을 모른다고 타박하거나 말글살이에 대혼란이 올 거라고 겁을 낸다.....시민의 힘으로 권력을 교체할 만큼 사회적 역량을 갖춘 한국 사회는 유독 사전 앞에만 서면 작아진다. 국가란 본질적으로 명령의 집합체이자 일방적 힘을 행사하는 장치다. 국가 사전은 그 자체로 명령과 통제의 언어이다. '다른 해석'을 허락하지 않는다. 다양성은 사라졌고 사람들은 이제 '표준사전'만 검색한다.'(145쪽) 

 

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벌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구입한 게 벽돌만한 국어사전이었고, 미군부대 앞 헌책방에서 두말없이 구입한 것도 벽돌만한 영영사전이었고, 30~40년 동안 내 손에서 떠나지 않았던 것 역시 영어사전이었다. 사전은 내 일상에서 절대적인 존재였다. 감히 사전을 의심하는 건 불경죄에 해당한다고나 할까. 저 위의 글을 읽고 나는 어떤 아픔 같은 걸 느꼈다. 세상에 절대적인 건 없다, 라고 늘 말을 하면서도 사전 '따위'를 절대적인 존재로 생각해왔다는 게 통렬하게 지적당한 기분이 들었다.

 

지적질. 어린 학생들에게 지적질하는 게 나의 생업이었지만 때로 이 지적질은 마음에 들지 않는 윗사람을 향하기도 했다. 어떤 교장이 있었다. 자칭 시인이어서 종종 교내 전산망에 자작시를 올리기도 하고 황금찬 시인을 초청하여 문학의 밤도 개최하는 조금은 낭만적인 분이었는데 문제는 자작시를 읽는 우리들의 태도였다. 평소 교사들과 마찰이 있고, 폼 잡는 걸 좋아하는 분을 절대로 곱게 봐줄 수 없는 우리들은 이 분을 허황기 다분한 분으로 치부하며 자작시 올리는 것을 치기로 생각하고 있었다. 가뜩이나 바쁜 시간에 인기 없는 교장이 보내는 시따위가 눈에 들어오겠는가. 시마저 치기투성이라고 놀림을 받을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교장이 보낸 전체메시지에서 딱 하나가 눈에 걸려들었다. '~읍니다'였다. 매번 눈에 띄는 '~읍니다'를 보다 못한 나는 짧고 단호하게 메시지를 보냈다. '~읍니다'가 '~습니다'로 바뀐 지 꽤 되었으며 맞춤법에 맞지 않는다고. 그것도 전교사가 볼 수 있도록 전체메시지로 보냈다. 단어 하나에 승리감을 맛본 나는 한참동안이나 학교생활이 즐거웠다. 교장의 권위 따위도 '~읍니다' 한 마디에 움츠러들었다고 생각하며 희희낙낙했다. 그런데 이 무슨 졸렬하고 옹졸한 태도였는가, 를 위의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

 

<맞춤법을 없애자 1, 2, 3> 제목의 글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나도 별 볼 일 없구나, 라고. 그간 내가 모시고 산 게 일개 맞춤법이었구나, 라고.

 

요즈음 나의 독서법. 책을 읽다가 ' 이 책은 기억에 남지 않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면 책을 내려놓는다. 읽을 책은 많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적절하게 선별해야 한다. 덕분에 책을 많이 집어들고 별 미련없이 내려놓는 일이 많아졌다. 책을 많이 읽었으나 읽은 책은 많지 않다는....

 

 

짬짬이 읽는 이 책은 기분전환용으로도 그만이다. 책으로 지적질 당하는 즐거움을 제대로 만끽한다. 여기서 '지적질'은 '사고의 전환'을 일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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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살에 힘없이 한쪽으로 쓸려간 폰툰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작업을 하느라 전력을 기울이는 남편. 그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눈치껏 사용한 밧줄을 정리해놓는다.

 

이곳에 드나든지 십 년이 훨씬 넘었지만 이제야 눈이 밝아지는 느낌이 든다. 좀 더 디테일해지는 기분이다. 여전히 놀라움을 주는 야생화, 그 무심히 바라보던 야생화들이 하나하나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경이롭다. 누군가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생각해보게 된다.

 

 

 

고마리. 작고 연약해보이지만 무리지어 피어있는 모습은 풍요롭고도 자못 당당하다.

 

 

 

 

수크령. 새 아파트 단지에 새로 조성한 화단에서 보았던 식물인데 이런 깊은 산중에 있었다.

 

 

 

 

산박하.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본 이름이어서 얼마나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특징없는 평범한 이웃같은 인상이다.

 

 

 

 

오이풀.

 

 

 

 

참취꽃. 엄지손톱보다 조금 더 큰데 나름 청초하고 고고한 자태를 하고 있다.

 

 

 

 

병조희풀.  자작나무 밑에서 숨죽이고 피어있는 모습이 애처롭다. 이름에 '풀'이 들어가지만 어디까지나 나무라고 한다. 보면 볼수록 앙증맞고 사랑스럽다.

 

 

 

 

 

 

 

 

물봉선 시리즈.

 

 

 

 

너무 작아서 이름없는 들꽃인가 했는데 엄연히 이름이 있다. 잔대.

 

 

 

 

다래. 어느날 고개를 들고 산을 주시했더니 다래덩굴이 산더미 만하게 퍼져있는 게 보였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온천지에 너무나도 흔해서 천덕꾸러기가 된 칡. 나는 칡처럼 살고 싶다...라고 하면 안될까. 어느 곳에 뿌리내려도 질기고 강인하게 살아가는 생명력은 감탄의 대상. 뿌리는 땅을 휘어잡고 꽃은 공기를 향기로 채운다.

 

 

 

 

 

 

 

 

 

 

 

 

 

 

 

 

 

여러 사람들이 뜻을 모아 발간한 대단한~~~책. 오이풀에 대한 설명도 나와있으려나...궁금해서 사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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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09-13 17: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정답같아요! 이 책 방금 보관함에 넣었는데 책 값이!! 그런데 그럴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한국에는 저렇게 아기자기한 야생초 보는 즐거움이 클 것 같아요. 풀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데 나무라니,, 진짜로 보고 싶네요. 잔대는 초롱꽃을 닮은 것 같고요... 그나저나 폰툰 때문에 고생이 많으시군요!!

nama 2021-09-13 17:34   좋아요 1 | URL
우리나라에서 저렇게 다양한 야생초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데가 많지 않을 거예요.
눈을 비비고 보면 매번 새로운 게 보여요. 폰툰으로 인한 고생은 시작에 불과해요. ㅎㅎ

hnine 2021-09-14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탐나는 책이네요. 이미 여러권의 도감이 있긴 하지만 볼때마다 사고 싶어져요.

nama 2021-09-14 12:49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절판되기 전에 사두어야 할 것 같아요. 여러 사람의 수고를 생각하면 책값도 이해가 되고요.
 

 

어쩌다 인천과 양양을 오가는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요즘 새로운 유행으로 번지고 있는 듀얼라이프(dual life)쯤 되려나. 뻔한 수입으로 두 집 살림을 하려니 머리가 늘 지끈거린다. 지난 7월 책 구매로 670원을 사용했던 연유가 되겠다. 소풍삼아 다니던 간헐적인 이용이 아닌 정착을 목적으로 한 생활이라 초기 정착 비용이 말 그대로 꾸준히 들어간다. 게다가 집 앞을 흐르는 개울을 건너기 위해 새로 설치한 폰툰다리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늘 신경을 쓰며 지켜봐야 하는 일이라서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특히 장마 때나 태풍이 불 때 더더욱 그렇다. 사람의 통행을 위한 폰툰인지 폰툰의 건재를 위한 지킴인지 헷갈리는 상황.

 

 

 

이게 폰툰인지 어찌 알았을까.지난 4월 제주 올레길을 걷다가 하루 쉴 겸해서 석부작박물관에 갔었다. 남편 머릿속을 계속 지배하고 있는 이 플라스틱 붕 뜬 다리를 여러모로 알아보고 있었는데 명칭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콩짜개덩굴 옆에서 잠시 쉬며 열심히 인터넷 검색하다가 드디어 이름을 알아냈다. pontoon.

 

 

콩짜개덩굴. 바위에 자개를 붙인 모양새로 내 눈에는 식물이 아니라 옥구슬로 보인다.

 

 

 

 

집 근처에서 발견한 이 묘한 곤충을 보고 기절할 뻔했다. 칠보 공예품을 누군가 장난으로 붙여놓은 것 같아서 손으로 만져볼까 하다가, 아니 이 깊은 산 속에 누가 그 짓을....친구들 카톡방에 사진을 올렸더니 하나같이 '오염되지 않은 곳이라 희귀한 곤충이 살고 있구나'라고 할 뿐 이름을 아는 사람 하나 없다. 이것은 대체 무엇인고,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검색을 해도 도무지 이름을 알 수 없어 술김에 북플에 사진을 올렸는데 어떤 이웃분이 곤충 앱도 있다고 알려주신다. 취중에 곤충 앱을 깔았으나 역시나 이름을 알 수 없었는데 아마도 술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름 때문에 잠 못 이루다가 예전 동료가 생각났다. 온갖 동식물을 꿰고 있는 과학선생님, 그런데 전화번호가 없네. 코로나 전 단체카톡방이 있어 대충 만지작거리니 카톡이 된다. 흠, 스마트폰 없는 세상에서 못 살겠구나.

 

큰광대노린재약충. 여기서 약충이란 '어린개체'를 의미한다나.

 

 

해박한 과학샘이 보내준 큰광대노린재 사진. 인천대공원에서 찍었다고 하니 이건 깊은 산 속에서나 볼 수 있는 희귀한 생물체가 아니라는 말씀. 관심 있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선물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시골에서 필요한 방석을 만들었다. 동대문 원단시장에 가서 원단과 지퍼를 구입. 만들고 보니 절간 방석 모양이 되었다. 뭐 절간보다 더 절간같은 오지에 잘 어울리네. 며칠 후 이케아에 갔더니 온통 방석과 쿠션만 눈에 들어오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색상도 다양해서 그만 기가 죽고 말았다. 성질 죽여가며 수고롭게 만들었는데 만든 보람이 퇴색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냥 돈만 주면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는 세상이 살짝 피곤해졌다. 내 손과 내 노력을 쓸모없게 만드는 저 자본 세력!!!!

농사 짓는 사람들의 심정을 아주 조금 이해할 것 같았다.

 

 

 

왕초보 농부의 첫 수확물. 자라지도 않고 늙어 버린 호박. 저 작은 늙은 호박을 무엇에 쓸고...했더니 농부의 딸인 친구가 그런다. 밀가루랑 콩 넣고 풀때기 해먹으면 적지 않은 양이라고. 정물화 속 소품으로나 생각하는 나는 멀어도 한참 멀었구나.

 

 

 

 남편이 만든 잼 나이프. 딸을 위한 왼손잡이용 나이프가 특히 쓸 만하다. 아노락(我勞樂). 웬 옷이름? No! 일하면서 놀기. 이름을 짓다보니 나도 모르게 워라벨을 추구하게 되었는데 사실은 놀기를 더 좋아한다. 저 이름 짓는데 7만 원 들었다. 엥? 작년 어느 날, 영동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면서 이름 짓기 상상놀이에 빠져들었다. 그 중 남편이 제안한 이름은 '공(gong, 空)', 이중적인 의미가 좋으나 너무 과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주장한 건 '구절구절'. 구절양장 같은 곳이고 사연도 구절구절 많은 곳이니 좋잖우~~ 했는데 잘못 들으면 구질구질로 들릴 것 같아 아깝게 탈락. 그러면서 주말 버스전용차선을 침범한 줄도 모르고 달렸는데 얼마 후 범칙금이 날아왔다. 7만 원짜리로.

 

 

 

 

 

 

 

 

 

 

 

 

 

 

 

 

 

 

책값 아끼느라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한 따끈따끈한 책. 웬 7080식 제호일까 했더니 괴테가 만년에 쓴 시구라고 한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이/ 근심에 찬 여러 밤을/울며 밤을 지새워보지 않은 이/그대들을 알지 못하리, 천상의 힘들이여' 이것도 괴테의 글.

 

 

감사할 줄 모른다면, 그대가 옳지 않은 것이고

감사할 줄 안다면, 그대 형편이 좋지 않은 것. 

 

이어지는 설명이 재미있다.

 

'...이 시구만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깊이 공감하시는 이가 있는가 하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이도 있지요. 대강 헤아려보니, 후자가 좀더 많은 것 같습니다. 잘 이해가 안 된다고 묻는 사람이 제법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굳이 설명을 하지 않고, 이 구절이 이해 안 되시면 행복하신 분이라 좋습니다, 라는 정도로 대답을 얼버무립니다.'  - 79쪽

 

 

단박에 이해되는 두 번째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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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08-29 14: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지난 주 일요일 아들에게 괴테의 저 싯구를 얘기해줬는데 여기서 보네요!!!
양양의 집이 어떻게 완성이 될지 너무 궁금합니다. 절간 같다고 하신 방석도 이케아 제품에 비할까요? 님의 방석은 사용할수록 그 가치가 더 빛날 것이라 생각해요. 콩짜개 덩굴은 이름은 정겨운데 자태는 정말 구슬같네요. 이뻐요. 곤충은 풍뎅이과 같은데 정말 색이 오묘하네요. 덕분에 여러가지로 눈호강 했어요.^^

nama 2021-08-29 14:15   좋아요 1 | URL
집은 이미 지은 지 꽤 되었어요. 너무나 엉성하다는 게 문제지만요. 그저 산 너머 산이라고나 할까요~~

얄라알라북사랑 2021-08-29 14: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시원~~해지는 아름다운 풍경과 솜씨입니다. 새로운 삶을 천천히 정성으로 준비하시니 분명 만족스러우신 출발 하실 것 같아요^^

nama 2021-08-29 19:45   좋아요 1 | URL
하나하나 하다보면 무엇인가가 되겠지요. 그저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보내는 수밖에요.

2021-08-29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29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08-29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양양은 저도 애정하는 곳인데-사실 강원도 영동지역을 다 좋아합니다ㅋ-정착하실 예정이라니 부럽기만 합니다~
작명 7만원이면 싸게 잘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름이 참 좋네요! 저 원래 물욕 없는데 저런 잼나이프는 탐이 납니다!!
앞으로도 소식 많이 들려주세용!!😍

nama 2021-08-30 08:09   좋아요 1 | URL
양양은 이름이 밝아서 긍정의 에너지가 느껴져요.
잼나이프 드리고 싶지만 좀 더 보완할 게 많아요.
제주에서 서울까지 출퇴근하는 사람도 있다지만 양양이 멀긴 해요~

푸른나라 2021-09-01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단박에 이해가 되어요. ㅎㅎ
글을 읽고 나면 여유도 가지고 용기도 가지게 되어요.
좋은 글 많이 많이 부탁드립니다. 감사해요. ^^*

nama 2021-09-01 18:50   좋아요 0 | URL
숙제 받은 기분도 나쁘지 않은데요.^^
감사힙니다~~
 
카보베르데, 당신이 모르는 아프리카
Africa March 지음 / 5111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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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쪽의 얇은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알듯모를듯 장난어린 문제의 답을 찾아 책장을 넘기다보면 어느새 끝에 다다른다. 한 권을 다 읽었다는, 한 나라를 알게 되었다는, 한 시절을 주름잡던 한 가수를 알게 되었다는 지적 포만감에 뿌듯해지는 기분에 젖는다. 중간 중간에 QR코드가 있어서 음악 감상에 젖는 건 또다른 재미.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한 덕분에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이런 책은 그냥 구입하는 게 좋을 듯하다. 기억을 자신할 수 없을 때는 물질에 기대는 게 좋을 터. '카보베르데'라는 이름도 영 외워지지 않으니 당분간 입에서 굴려보는 수밖에. 더불어 기억해 둘 단어가 있으니....

 

*루소폰: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지역. 브라질, 카보베르데, 기니비사우, 포르투갈, 상투메 프린시페, 앙골라, 모잠비크, 동티모르

(+프랑코폰Francophone: 프랑스어 사용 지역)

 

'루소폰에 생소한 섬나라나 소규모 국가들이 있는 것은 대항해 시대와 관련이 있습니다. 대항해 시대에 포르투갈이 본국과 식민지 사이의 항로를 개척하면서, 선원들의 괴혈병 예방과 물자 보급을 위해 주요 항로 상의 섬들을 점령한 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지금의 루소폰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 45쪽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세자리아 이보라 이야기는 특히 감동적이다. 이 챕터를 쓴 분의 마음까지 와닿아 마음이 묵직해진다. 직접 읽어보면 아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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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목표는 책 안 사기였는데....실패했다.

 

 

 

그간 알라딘에서 책을 너무 사들였다는 후회, 책값만큼 책값에 걸맞는 삶을 영위하지 못했다는 자책감, 세월이 지나고보니 내가 읽었던 책이 쓰레기처럼 보인다는 착각, 책값 대신 그걸 사람에게 썼다면 좀 더 부드러운 인간관계를 유지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 그래서 올 7월엔 책을 한 권도 사지 않기로 마음 먹었었다.

 

까짓 신간서적. 느긋하게 기다리면 동네 도서관에서 대충 빌려볼 수 있으니 조급한 마음만 꾹 참으면 된다. 내 주위엔 도서관이 세 군데나 있다. 걸어서 1시간 30분 거리에는 인천에서 가장 시설이 좋은 도서관이 있고, 걸어서 35분 거리에는 시설이 좀 구태의연하지만 내가 아직 못 읽은 책이 넘쳐나고, 걸어서 20분 거리에는 새로 생긴 산뜻한 도서관이 있는데 이 도서관엔 구비된 서적이 모두 새 책이라는 사실. 도서관 근처에서 사는 게 내 젊었을 적 꿈이었는데 나는 이제 그 꿈을 이루었으니 까짓 몇 개월 기다리는 일쯤이야. 그리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듯, 내가 읽고자 하는 책을 누군가 미리 신청했다는 사실에 나는 늘 감탄하고 그 누군가에게 고마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죄송. 나는 뛰는 놈도 못되는데... 그냥 잘 걸을 뿐.

 

참다참다 못해 구입한 책은?

 

 

 

 

 

 

 

 

 

 

 

 

 

한겨레신문에서 이순원의 칼럼 <대한민국예술원을 폐지하라>를 읽다가 열 받아서 이 잡지를 사고 싶었으나 7월의 내 프로젝트- 책을 구입하지 않겠다는 - 를 폐기할 수는 없는 일. 그럼에도 책을 사고 싶다는 물욕의 끈질김.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 과정을 거치니 적립금과 쿠폰을 사용하면 2,670원에 구입이 가능했는데...관두자 싶어 관뒀다. 미련이 금방 사라지면 미련이 아니지. 미련스러움을 인정하고 다시 체크하니 이런... 쿠폰도 다양해라. 670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단돈 670원에 내 자존심을 꺾을 수야 없지.. 그깟 자존심이 뭐라고.

 

그래도 누군가 공들여 만든 잡지를 670원에 산다는 것은 고개 숙여 감사할 일이다. 사실은 굉장히 미안한 일이다. 이렇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갖는 건 내가 고상하거나 착해서가 절대 아니다. 그저 사실일 뿐이고 상식적일 뿐이다.

 

이 잡지에 실린 소설가 이기호의 단편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읽고 내내 마음이 어두워졌다. 자세한 내용은...직접 검색해보시라. 이순원의 칼럼을 검색하면 된다. 그저 내가 그간 존경해온 분들 때문에 마음 깊이 상심했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추하게 늙어가는 모습을 보는 게 괴로울 뿐이다. 작가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부디 지켜주시기를 바란다. 상식을 저버리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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