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비행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66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저자는 <어린 왕자> 소설로 유명한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입니다. <야간비행> 은 그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항공사에 취직을 해서 항공기를 운항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스페인 내전 당시에 특파원이었고, 제2차 세계 대전에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습니다. 1944년 그는 혼자 비행을 떠나 행방불명이 됩니다. 숙달된 조종사가 아니어서 항공기 조종을 금지 당한 적도 있었지만, 그는 계속 비행하기를 원했고, 그의 마지막도 비행과 함께 한 순간이었습니다. 



생텍쥐페리는 왜 비행을 그만둘 수 없었을까요? 만약, 그가 항공기 조종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아 들었다면 오래 살면서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큽니다. 이 책을 통해 그가 왜 비행을 그만둘 수 없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이 책의 주인공은 사실 조종사가 아닙니다. 전 항공 노선을 총관하는 책임자인 라비에르입니다. 그는 항공 우편물이 늦지 않게 도착지에 배달될 수 있도록 항공기 점검, 수리, 운항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냉정한 성격이면서 원칙을 준수합니다. 조그만 실수도 원칙에 입각하여 처벌하고, 조종사가 야간비행에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어떤 이유로든 출발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무조건 벌을 주는 것은 부당한 일이었지만, 모든 기항지에서 정시 출발을 하도록 긴강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그는 이런 의지를 창출해냈다. 날씨가 나쁜 날을 쉬는 날로 여기고 좋아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아서 리비에르의 직원들은 조마조마해하며 날씨가 개기를 기다렸고, 이륙이 지연되는 것을 말단 잡엽부들까지도 수치스럽게 여겼다." (P.35)



"라비에르는 생각했다. '내가 이토록 매정하게 해고하는 것은 그가 아니다. 어쩌면 그에겐 책임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잘못은 그를 통해 빚어졌으므로 나는 그 잘못을 해고하는 것이다.' " (P.59)




이 책은 파타고니아, 칠레, 파라과이를 출발한 세 대의 우편기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향해 돌아오고 있는 상황으로 시작합니다. 

당시에 야간비행은 매우 위험했다고 합니다. 아무 것도 안 보이는 어둠 속에서 오로지 무선과 나침반에 의지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했습니다. 잘 가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 목적지로 가는 중간에 있는 도시의 불빛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만약, 난류를 만나거나 태풍을 만나 경로를 벗어나면 바다로 갈수도 있고, 잘못하면 연료가 떨어질 때까지 방황하다가 행방불명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낭만적인 비행일 수도 있지만,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몇 시간 동안 어둠 속에서 엔진 소리만 들으면서 조종간을 붙들고 가야 하는데, 저는 낭만을 느끼기 보다는 무서웠을거 같아요. 물론, 목적지에 가까워 지면서 보이는 불빛과 어둠속에서 빛나는 별들의 아름다움에 빠질 수도 있겠지만, 그건 한순간일 뿐 바로 두려움이 엄습 할거 같습니다.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고, 매번 어둠의 심연 속으로 나아가는 조종사의 용기를 존경합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에 항공기들이 하나씩 도착하지만, 파타고니아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늦어집니다. 저자는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는 관계자들과 항공노선을 점검하고 있던 라비에르가 있던 사무실내 회사 직원들, 그리고 조종사의 아내까지 기다리는 사람들을 담담하게 표현합니다. 안타까움이 점차 절망으로 변해가는 순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기적이 일어날거라는 희망을 품고 책장을 넘깁니다. 



생텍쥐페리는 어떠한 역경이 있어도 비행은 계속 되어야 하고, 용기있는 자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까요?

그리고, 자기도 그걸 실천하고 싶었을까요? <야간비행>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책임감이 그가 항공기에 오르면서 느끼는 감정이었을까요? 

우리는 오로지 그가 쓴 소설만으로 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25.07.10 Ex. Libris. HJK




비행기 아래로 보이는 언덕들은 벌써 황금빛 노을 속에 골마다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 P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을 선호하지 않지만 출퇴근 시에 읽기 위해 밀리의 서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지원도 되기 때문에 한 달에 1~2권 정도 읽고 있죠.

이번에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를 재미있게 읽고 있었습니다.
평상시처럼 출근 시간에 읽으려고 눌렀는데, 서비스 종료되었다고 나오네요.
이미 공지를 했겠죠, 제가 너무 안이하게 대응했네요.
전자책 페이지 기준으로 200 페이지 정도 남았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전자책 읽으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조지 오웰이라는 작가에 관심이 생기는 와중이었는데 종이책이라도 구해 읽고 싶네요.
그는 제국주의, 전체주의(파시스트), 무정부주의, 보수 주의, 공산 주의, 좌파 등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표현하면서 직접 행동하는 작가였습니다. 버마 식민지에서 식민지 경찰이었다가 극빈층 노동자의 삶을 살았다가, 기자, 언론인으로 살다가 스페인 내전으로 뛰어 들어가 공화파 편에서 싸웠죠. 스페인 내전이 상당히 복잡한 이념의 장이었기 때문에 관련 책을 읽어 알아 볼 생각입니다. 조지 오웰이 쓴 <카탈로니아 찬가>도 읽어 볼 생각입니다. 읽고 싶은 책은 많고, 사고 싶은 책도 많고, 시간과 공간은 부족하네요. ㅜ

이번에 조지 오웰 걸작선 3종 세트가 나왔더군요. <나는 왜 쓰는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알라딘에서 위스키 잔을 주는 이벤트도 하던데 집에 위스키 잔이 많아서 탐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구매 욕구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모티머 J. 애들러.찰스 밴 도렌 지음, 독고 앤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원제는 "How to read a book" 입니다. 저는 원제 그대로 직역하지 않고, 다른 제목으로 바꾸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원제보다 한글 제목이 직관적입니다.

 


저자가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목적 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정보를 얻고 저자의 의도와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을 읽는다에서 멈추지 말고, 책을 분석하고 비평하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해야 합니다. 많은 책을 읽는 것보다 한 권의 책이라도 제대로 읽어야 합니다. 제대로 책을 읽는 법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책을 읽는 법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4 가지 독서 수준을 제시하고, 각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설명합니다. 여기에서 단계가 아니고, 수준이라는 의미가 중요합니다. 최종적으로 독서의 제4수준이라는 것은 이미 앞선 3가지 수준을 거쳐 도달했다는 것입니다. 즉, 앞의 수준에서 실천한 내용이 다음 수준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1. 기초적 읽기(독서의 제 1수준)

  2. 살펴보기(독서의 제 2수준)

    1. 속표지나 머리말을 보라

    2. 목차를 보라

    3. 찾아보기를 보라

    4. 표지에 있는 광고글을 보라

    5. 논점의 중심이 될만한 장을 보라

    6. 책장을 띄엄띄엄 뒤적이며 골라 읽어보라

  3. 분석하며 읽기(독서의 제3수준)

    1. 분석하며 읽기 1단계 : 무엇을 다룬 책인지 알아낸다

      1. 책을 종류와 주제에 따라 분류하라

      2. 전체 내용이 무엇에 관한 글인지 최대한 간략하게 이야기해 보라

      3. 주요 부분을 찾아 어떤 순서에 따라 전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파악하라.

      4. 저자가 풀어나가려는 문제를 분명하게 찾아내라

    2. 분석하며 읽기 2단계 : 내용을 해석한다

      1. 중요한 단어를 저자가 어떤 의미로 사용하는지 파악하라

      2. 가장 중요한 문장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주요 명제를 찾아라

      3. 저자의 논증을 문장과 연관 속에서 구성해 보거나 찾아보라

      4. 저자가 풀어낸 문제와 그렇지 못한 문제를 구분하고, 풀지 못한 문제를 저자도 알고 있는지 파악하라

    3. 분석하며 읽기 3단계 : 지식을 잘 전달하는지 비평한다

      1. 책을 완전히 파악하고 해석하기 전까지 비평하지 않는다

      2. 반대한다고 트집을 잡거나 따지지 말고 조리 있게 비판하라

      3. 어떤 비평을 하든 지식 차원에서 하는 비평인지 개인 견해를 이야기하는지 명확히 구분하고, 그 비평의 근거를 제시하라

      4. 저자가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을 제시한다

      5. 저자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을 제시한다

      6. 저자가 논리적이지 못한 부분을 제시한다

      7. 저자가 분석한 내용이나 설명이 불완전한 부분을 제시한다

  4. 통합적 읽기(독서의 제4수준)

    1. 통합적 읽기 1단계 : 관련된 문단을 찾아라

    2. 통합적 읽기 2단계 : 저자에게 단어의 의미에 맞추도록 하라

    3. 통합적 읽기 3단계 : 질문을 명확히 하라

    4. 통합적 읽기 4단계 : 쟁점을 규정지으라

    5. 통합적 읽기 5단계 : 논의되고 있는 내용을 분석하라.





다음으로 각 단계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하겠습니다.



살펴보기는 책을 구매하기 전에 유용합니다. 

남들이 많이 사는 베스트셀러만 쫓아서 구매한다면 살펴보기 수준이 안된 것입니다. 살펴보기는 내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 책을 선택해서 소중한 나의 시간을 투자해서 읽을 것이냐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입니다. 남들의 관심사가 나와 같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의 관심사가 뭐고, 무엇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하는지, 이 책이 과연 좋은 책인지를 짧은 시간안에 최소한으로 알아보는 과정입니다. 



살펴보기를 통해 책을 선택했다면, 분석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분석하며 읽기 1단계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 전에 책의 대한 내용을 좀 더 파악해 보는 단계입니다. 만약, 충분하게 시간을 들어서 독서할 책을 고를 수 있다면, 분석하며 읽기 1단계까지 진행하고, 책을 선택하면 좋습니다. 

분석하며 읽기 2단계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명제와 그에 대한 논증을 찾아가면서 구체적으로 이해하면서 읽습니다.

그리고, 분석하며 읽기 3단계에서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거나 비평하면서 자신의 생각의 깊이를 더합니다. 저자는 비평인지 개인 견해인지를 구분하라고 합니다. 유시민의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좀 더 쉽게 설명합니다. 




단순히 자신의 취향을 표현한 게 아니라 타인의 행위에 대해 도덕적 가치판단을 한 것이다. 그러면 그 판단의 근거를 댈 의무, 자신의 주장을 논증할 책임이 생긴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P.24)




말이나 글로 타인과 소통하려면 사실과 주장을 구별해야 한다. 사실은 그저 기술하면 된다. 그러나 어떤 주장을 할 때는 반드시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옳은 주장이라는 것을 논증해야 한다. 논증하지 않고 주장만 하면 바보 취급을 당하게 된다. 이것이 논증의 미학을 실현하는 두 번째 규칙이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P.26)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으로 돌아가면, 이 책에 나온 독서의 제 4수준인 통합적 읽기 수준까지 가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비슷한 주제를 다룬 여러 권의 책을 읽기는 합니다. 하지만, 독서의 제 3수준인 분석하며 읽기 수준이 안 되면, 비슷한 주제를 다룬 책들을 읽었다고 해도 통합적 읽기 수준은 아닌 것입니다. 그저 많은 책을 읽는 것이죠. 



저의 독서하는 방식을 돌아 보았습니다. 몇 가지 실천할 수 있는 포인트들을 발견했습니다. 우선 이런 포인트 중심으로 개선하고, 향후에 이 책을 다시 읽으면 좋을 듯 합니다. 



실천 포인트 첫번 째 : 

책을 선택하기 전에 살펴보기를 꼭 합니다. 살펴보기 정도는 충분히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후회없는 선택을 하기 위해 이 정도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구매하고, 마음에 안 들면 중고로 팔아야지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중고 가격이 매우 낮습니다. 그정도 가격을 받으면서 시간과 노력을 할 만한 가치는 없습니다. 중고로 판매하는 것을 그만 두어야 하는 이유는 실천 포인트 두번 째하고로 관련이 있습니다.



실천 포인트 두번 째 : 

이 책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책을 산다는 것도 돈을 내고 옷이나 가구를 살 때와 마찬가지로 내 것이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책을 산다는 것은 단순히 내 것으로 만드는 준비에 불과하다. 그 책을 완전히 소유하게 되는 것은 그 내용을 소화하여 자신의 일부로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에 표시나 메모를 하는 것이다. (P. 61)



책을 깨끗하게 읽고 중고로 팔 생각이 아니고, 분석하면서 읽기 위해 책에 표시나 메모를 한다면 중고로 팔 수가 없습니다. 중고로 팔지 않고 소장할 수 있는 좋은 책을 선별이 중요합니다. 이는 실천 포인트 첫번 째입니다.




실천 포인트 세번 째 : 

어떤 책을 읽고, 독서 노트를 쓸 때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도록 씁니다.



  • 전반적으로 무엇에 관한 글인가?

  • 무엇을 어떻게 자세하게 다루는가?

  • 전반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볼 때 그 글이 맞는가?

  • 의의는 무엇인가?



이 책에서 위의 4가지 질문을 능동적 읽기의 본질이라고 전합니다. 독서 노트에 무엇을 쓸지 막연하게 고민하는 것보다 이정표가 있다면, 즐겁게 독서 노트를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실천 포인트 네번 째 : 

저는 매년 60 권을 읽는 것을 목표로 정합니다. 지금까지 딱 한 번만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월말이 되면 목표 권수를 채우기 위해 읽기 쉽고, 분량이 얼마 안 된 책을 골라서 읽습니다. 이런 책이 나쁘다기 보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마음이 급해지고, 내용보다는 속독에 빠져드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목표는 책을 멀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목표는 있더라도 달성 여부에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실천 포인트 다섯번 째 : 

책을 다 읽고, 책 앞 부분에 여백이 있는 페이지에 간단하게 책에 대한 요약을 적습니다. 나중에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 요약 페이지만 봐도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내용을 적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의 가이드 성격을 나름대로 적는 것입니다.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에 나온 내용들이 너무 뻔한 내용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그랬으니깐요. 하지만, 막상 책을 읽고 나니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저 책을 항상 옆에 두고, 읽는 것이 전부였고, 다 읽고 난 후에 며칠 지나면 책 내용이 생각 안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이 책이 좋다는 말은 하면서 어떤 면에서 좋은지 제대로 설명을 못했습니다. 

통합적 읽기 수준이라는 목적지까지 가야 하는 길은 먼 길입니다. 하지만, 이런 목적지를 알고 떠나는 것과 무작정 가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제대로 책을 읽는 법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책 내용과 별도로 이 책에 쓰인 종이 두께나 질이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책을 펼치고 읽을 때의 촉감이 좋습니다. 이건 개인적 취향이기 때문에 논증할 수 없으니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부록으로 제대로 책을 읽는 법을 실천하고, 연습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들을 소개합니다. 제가 소장하고 있는 헤로도토스의 <역사>, 투퀴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티루스 리비우스의 <리비우스 로마사> 등이 소개되어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평생을 걸쳐 읽어볼 만한 책들이라서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자는 후반부에 "남은 생을 무인도에서 살게 되어 필요한 물건을 가져가야 하는데 그중 책을 10권 가져갈 수 있다면 어떤 책을 가져갈 것인가?" 물어봅니다. 생존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무인도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어떤 책을 가져갈 것이고, 어떤 이유에서 해당 책을 골랐는지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을까요?



저자의 마지막 문장을 남기면서 마치겠습니다.




잘 읽는 것, 즉 능동적으로 읽는 것은 그 자체가 유익하고, 우리가 하는 일이나 직업에 발전을 가져오는 데서 그 역할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더 나아가 우리의 정신을 살아 있게 하고 성장하도록 만든다. (P. 375) 

 



2025.7.7 Ex. Libris HJK 



이 책은 ‘책을 잘 읽고 싶은 사람‘을 위해 썼다. - P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봉하일기 - 그곳에 가면 노무현이 있다
노무현 외 지음, 김경수 엮음, 노무현재단 기획 / 부키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2025년 6월 19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방문했을 때 구입한 책입니다. 

봉하마을은 노무현 전 대톰령님의 묘역, 사저, 복원된 생가, 노무현 기념관 등이 있는 조그만 마을입니다. 

봉하마을을 방문하니, 조용하면서 깨끗하고, 정돈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봉하마을내 생태 학습장도 있어서 어린이들이 단체 방문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묘역을 가보면 바닥에 있는 사각형 돌에 많은 글들이 적혀 있습니다. 일반 시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추모하는 글입니다. 당시에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잘 몰랐는데, 참여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일반인에게 오픈된 사저를 방문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안내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직접 보니 독특한 구조의 단층 전원 주택이었습니다. 거실, 부엌, 응접실을 이동하기 위해 외부로 나가야 하는 한옥 구조입니다. 은퇴해서 전원 주택을 짓고 산다면, 참고로 삼고 싶은 집이었습니다. 제가 소장하고 있는 책을 사저 서재에서 보니 반가웠습니다. 


 











노무현 기념관을 갔습니다. 노무현 기념관에 노무현 전 대통령님과 관련된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정리한 판넬과 멋진 나무 영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재직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다룬 많은 기사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조중동 뿐만이 아니고, 한겨레, 경향 등의 신문들도 모두 비난을 했습니다. 조중동을 싫어해서 한겨레, 경향을 봤었는데, 이 신문들도 모두 조중동처럼 변해 버렸죠. 이제 아예 신문을 보지 않습니다. 기득권이라고 생각하는 언론이 공정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윤석열 계엄 이후 시사 만평을 그리는 사람들도 노무현을 비난했습니다. 아방궁이라고 비판하는 그림도 있더군요. 하지만, 그들이 여기에 와 봤을까요? 과연 기자라는 사람들이 진실을 확인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을 할까요? 기자와 기레기의 차이가 발생하는 부분이 이런 노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념관의 마지막은 참여 정부에서 추진한 업무에 대한 상세 설명이 있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었고, 업적으로 생각하는 점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실패한 정부라는 생각은 안 합니다.    










노무현 기념관 1층에 기념품 가게가 있는데, 그곳에서 <봉하일기, 그곳에 가면 노무현이 있다>를 구입했습니다. 


2008년 2월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님은 고향인 봉하 마을로 내려옵니다. 

2009년 5월 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님 서거일입니다.


이 책은 봉하로 내려오신 후부터 2008년 10월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봉하 마을에 방문한 사람들에게 말한 글, 웹사이트에 적은 글, 봉하 마을에 함께 있었던 비서관 들의 에세이 모음집입니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사진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그리워하는 분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거 같네요. 비서관 분들의 글도 좋지만, 퇴임 후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직접 말하고, 쓴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은 목적을 가지고 고향으로 귀향을 했습니다. 재임 당시에 했던 그 분의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서였죠.




농촌이 안정된 노후 생활을 하다가 여생을 마칠 수 있는 곳이라는 믿음을 우리 국민이 가져야 됩니다. 기존에 살고 있던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좀 더 나아가 도회지에서 살다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돌아가서도 안전하게 노후를 보내고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농촌 환경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농촌을 도회지 사는 사람도 가 보고 싶고, 또 나아가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의 거시적인 목표를 항상 놓치지 않도록 관리해 주십시오. 구체적이고, 작은 목표에 매달리느라 자칫하면 이 큰 목표를 잊어버릴 수 있거든요. (P. 69)



노무현 전 대통령님은 봉하마을로 내려가 많은 일을 시작합니다.

화포천 습지 살리기, 봉화산을 아름답고 포근한 숲으로 가꾸기, 테마가 있는 관광 마을 조성하기, 친환경 농업으로 바꾸기, 지역의 특성에 맞는 소득 작물 재배 등을 직접 관리하면서 함께 실천합니다. 

친환경 농업을 하기 위해 오리를 통한 농사를 동네 주민들과 함께 실천해서 봉하쌀을 출하합니다. 또한, 소득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장군차나무를 심고, 가꾸었습니다. 보트를 타고, 화포천을 청소하고, 오염된 농수로를 청소했습니다. 물길을 뚫어서 화포천을 다시 습지로 만들었습니다. 


건전한 공론의 장을 만들기 위해 민주주의 2.0 사이트를 기획하고, 베타 오픈도 진행했습니다.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당시에 만약, SNS이 활발했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님은 어떻게 활용했을까 궁금하네요.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계속 말씀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를 처음 실천한 모임이 노사모였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원하는 바를 완성할 수는 없었지만, 역사의 흐름은 조금씩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국정 농단의 탄핵을 이끈 촛불 시위와 윤석열 계엄을 막고, 탄핵을 이끈 빛의 시위는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탄핵을 막은 평화 시위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귀향한 후 6개월도 안 돼어서 55만 명을 넘어선 방문객이 봉하 마을을 찾았습니다. 재임 당시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그 분을 찾았습니다. 저는 약 17년이나 지나서 방문을 했습니다. 좀 더 일찍 와볼 걸 후회가 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하고자 하는 방향은 좋았지만, 방법에 대해서 잘못된 점도 있지 않았냐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증세를 해서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큰 정부를 만들자는 생각은 좋지만, 그전에 이미 걷은 세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먼저 보여 주었다면 어땠을까 생각을 합니다.


저는 진보와 보수의 차이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는 중입니다. 저를 나름대로 생각해보면 보수에 가깝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보수 타령을 하면서 실제는 헌법을 무시하고,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부정을 저지르면서 내로남불 행동하는 세력을 혐오합니다. 

저는 상식과 공정이 지켜지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진보와 보수 양쪽 모두의 시선으로 상식적인 행동을 하고, 잘못을 했으면 똑같은 잣대로 비판하고, 처벌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남긴 진보에 대한 생각을 적습니다.

알고,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만큼 보입니다.




왕과 귀족이 누리던 권리를 모든 국민이 함께 누리는 사회로 가는 것, 인간의 권리가 확대되어 나가는 게 역사의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와 행동이 꽃피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게 진보입니다. 진보의 철학은 연대입니다. 가난한 사람끼리 의지하고, 힘 있는 사람과 가난한 사람이 의지하고, 서룰 사람과 지방 사람이 의지하는, 그래서 모든 사람이 의지하고, 협력하는 사회가 진보의 가치입니다.

보수도 아니면서 기득권도 없으면서 보수의 노래를 따라 불러서는 안됩니다. 나한테 손해가 되더라도 나라가 잘된다면 따라 불러야죠.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절대로 나라가 잘되기 어렵습니다. (P. 283) 


2025.6.29 Ex. Libris. HJK

 


안녕하세요? 노무현입니다. - P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명한 소설을 읽을 때 색안경을 씁니다. 유명한 소설이니 뭔가 있을거야 생각을 합니다. 재미 없어도 내가 미처 알지 못한 재미 또는 감동을 주는 뭔가가 있을까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아니면, 내 수준을 탓하기도 합니다. 



<스토너> 소설을 읽을 때 내 수준을 탓하면서 읽었지만, 다 읽고 난 후 다시는 쳐다보고 싶지 않은 책이 되었습니다. 알라딘 서재에 <스토너> 읽고 쓴 감상문이 있는데, 좋지 않은 평가를 썼습니다. <스토너> 초반부, 중반부 정도까지는 재미있었고, 흥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주인공의 행태를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읽기 전에 기대를 했지만, 엄청난 실망이었습니다.



<앵무새 죽이기> 도 좋은 평가를 받는 소설입니다. 하지만, 좋은 평가를 받아도 나에게 안 맞을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이 소설의 초반부를 읽으면서 그만 읽을까 갈등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초반부는 어린 소녀의 성장을 다루고 있었는데, 그다지 흥미를 불러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남북 전쟁 이야기와 미국 중남부 앨러바마의 1930년대 모습이 간혹 언급 되었지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반부로 넘어가면서 어린 소녀와 그녀의 오빠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양심, 사회적 부도덕,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를 보았습니다. 어린 소녀와 그녀의 아빠인 변호사가 흑인을 변호하면서 얻게 되는 주변 사람들의 협박, 미움, 유혹 등에 대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부모님과의 정치적 갈등이 있는데, 저는 변호사 애티커스 핀치처럼 행동을 하지 못합니다. 그냥 지인도 아니고, 부모님인데도 말이죠.



진실을 찾아 보려는 노력, 그리고 그 진실을 누군가에게 알려 주어서 옳게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주위에 미움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진실을 알고자 하는 마음도 없고, 의지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식과 공정을 외면합니다. 깨어있는 시민이 필요합니다.    



애티커스 핀치는 이런 말을 합니다. 스카웃이 그의 딸이고, 젬의 그의 아들입니다. 그가 변호하는 흑인이 톰 로빈슨 입니다. 



이제 여름이 오면 넌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에 당면할 텐데 그때도 이성을 지켜야 할 거야… 너와 젬에게 부당하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단다. 하지만 때로 최선을 다해서 극복해야 할 경우가 있어.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가 어떻게 처신하느냐 하는건… 글쎄, 지금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너와 젬이 어른이 되면, 어쩌면 조금은 연민을 느끼면서, 내가 너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 이 문제를 되돌아볼 거라는 사실이야. 이 사건, 톰 로빈슨 사건은 말이다. 아주 중요한 한 인간의 양심과 관계있는 문제야… 스카웃, 내가 그 사람을 도와주지 않는다면 난 교회에 가서 하나님을 섬길 수가 없어. (P. 200)


 

당시에 흑인 차별과 무시가 심했습니다. 그리고, 소설에 나오는 동네 주민들은 거의 교회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 중 많은 사람은 상식을 외면하고, 양심을 버렸습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태연하게 예배를 드리고, 찬송을 불렀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의 바람직한 모습일까요?  



종교가 기득권 세력을 옹호하고, 지켜주는 존재로 타락한 사례는 역사에서 많습니다. 기득권 세력 편에 붙어서 특정 부류의 사람들을 탄압하는데 동조하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억압 했습니다. 

스페인 내전 때 기독교는 파시스트 프랑코를 지지하면서 공화정을 공격했습니다. 

히틀러를 지지하면서 그에게  권력을 준 기독교인들은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후에 유대인을 탄압하고, 학살할 때외면을 했습니다. 십자군에 의해 예루살렘이 함락된 후 그 안에 있던 백만 명의 사람들은 죽임을 당했습니다. 비단 기독교만의 역사는 아닐 것입니다. 종교의 맹목적인 모습은 다른 종교에서도 나옵니다.



미국 백인들의 모순, 유대인과 흑인을 대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는 말을 스카웃이 합니다.



선생님이 스테퍼니 아줌마랑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어. 누군가 그들에게 본때를 보여 줄 때가 됐다, 점점 분수도 모르고 주제넘게 군다. 이러다가는 우리하고 결혼할 생각까지 하게 될지 모른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걸 들었거든. 오빠, 히틀러를 그토록 끔직하게 미워하면서도 돌아서서는 어떻게 바로 자기 나라 사람에게 비열하게 대할 수 있냐 말이야. (P. 455)



스카웃의 학교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히틀러와 나치가 유태인에게 저지르는 범죄에 대해 단호하게 비난을 합니다. 하지만, 그는 수업 후 흑인에 대해 본때를 보여 주어야 한다고 위와 같이 말합니다. 멀리 떨어진 유럽의 유대인 탄압, 학살을 비난하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흑인에 대한 차별, 탄압에 대해서는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모순입니다.  



상식과 공정, 양심 이런 말은 단 두 글자밖에 안되고, 말하기는 쉽습니다. 하지만, 결코 실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국민의 자유를 빼앗고, 탄압하는 내란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내란 세력을 지지했습니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들은 상식과 공정, 양심이 어떻든 신경쓰지 않았고, 그 세력 중에 교회와 종교인들도 있었습니다.

더 웃긴 것은 기득권도 아니면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도 기득권이 원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점입니다.



역사는 반복되고, 사람들도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배움을 통해 알면, 아는 만큼 보이고, 올바른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끊임없이 책을 읽고,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2025.6.28 Ex. Libris HJK


젬 오빠의 팔이 심하게 부러진 것은 오빠가 열세 살이 다 되었을 무렵이었습니다. - P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