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에서 두 차례에 걸쳐 세 권의 책을 구입했다. 반디에서 책 구입한 이야기를 여기 알라딘 마을에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다. 소생은 일전에 이야기한 대로 예전에 알라딘에 올렸던 리뷰들을 요즘 열심히 반디에 복사해 옮기고 있다. 벌써 15000원 상당을 확보했다. 소생은 알라딘에서 책 구매할 때는 알라딘 제휴 하나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에 반디 도서 구매용으로 반디 제휴 롯데카드도 신청했다. 반디에서 모신 세 권은 <중세1>, <프로코피우스의 비잔틴 제국 비사>, <시드니!>다.

 

 

 

 

 

 

 

 

 

 

 

 

 

 

 

 

1. <프로코피우스의 비잔틴 제국 비사>

 

비잔틴 제국 관련한 역사서를 읽으면서 우리나라에도 어서 빨리 번역되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책이 두 권 있었다. 하나는 안나 콤네네의 《알렉시아드》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프로코피우스의 《비사》다. 고맙고 또 반갑게도 《비사》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6세기에 쓰여진 그리스어 텍스트를 번역한 것이 아니라 1926년 리처드 앳워터가 번역한 영역본을 다시 번역한 것이다. 뭐 어쨌든 감사한 일이다.

 

 

노리치의 《비잔티움 연대기 1》를 보면 ‘비사’를 인용한 대목이 나온다. 소생은 이걸 읽고 ‘햐~ 정말 대단하군...대단해...’라고 감탄에 감탄을 거듭한 바 있다. 내용 일부를 옮겨본다. 인용된 부분이 더 있지만 차마 옮기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19금을 넘어 29금 정도는 되는 내용이다. 궁금하신 분들은 비잔티움 연대기를 읽어보시든지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소생은 아직 <비사>를 서문만 읽어서 <비잔티움 연대기>에서 인용된 아래 내용이 <비사>에는 어떻게 번역되어 있는 지 확인해보지 못했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의 아내인 테오도라 황후에 관 부분이다.

 

“...나이가 너무 어려 여자로서 남자와 동침하거나 교접할 수 없었을 때 테오도라는 마치 남창처럼 행동하면서 그 인간 쓰레기들을 만족시켜 주었다.....테오도라는 그들에게 신체의 부자연스러운 통로(항문)를 내주면서 오랫동안 매음굴에서 지냈다....나이가 들자 그녀는 무대에 올랐으며, 우리 조상들이 보병(步兵)이라고 부르는 유형의 매춘부가 되었다...그녀는 옷을 벗어던지고 남들의 눈에 보여서는 안 될 곳을 손님들에게 앞뒤로 몸을 돌리며 모두 보여 주었다......

 

그녀는 성적 욕망에 가득 차 있고 혈기도 왕성한 십수 명의 젊은 남자들과 함께 여러차례 연회에 참석해서 밤새도록 뒹굴며 즐겼다. 그들이 모두 나가떨어졌을 때는 그들의 시종들 - 어떤 때는 30명이나 되는 경우도 있었다. - 을 불러 차례로 교접했으며, 심지어 그것으로도 자신의 욕구를 채우지 못할 정도였다. 그녀는 자신의 몸에 나 있는 세 개의 구멍을 다 이용하면서도, 젖꼭지에 커다란 구멍 두 개 더 있었다면 그곳으로도 교접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불평을 늘어놓았다....“(존 줄리어스 노리치, 비잔티움 연대기 1권, p314-315)

 

테오도라가 유스티니아누스의 눈에 들어 왕후가 되기 전의 행적에 관한 내용이다. 아마도 동서와 고금을 통틀어 황후나 왕비에 가해진 가장 노골적이고 최고로 적나라한 욕설이라는노리치의 의견에 소생도 동의한다. 노리치는 프로코피우스를 ‘짐짓 신앙심이 깊은 체하는 늙은 위선자’ 라고 하면서 그의 이야기는 ‘거의 귀담아 들을 가치가 없는’ 이야기라고 평가하고 있다. 직접 목격한 것이 아니라 단지 시정잡배들의 잡담이라는 것이다.

 

 

《로마제국쇠망사》 4권(p45-46)에서 에드워드 기번은 포로코피우스에 대해 보다 완곡하게 언급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대충 이런 내용이다.

 

“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장군의 한 사람이었던 벨리사리우스의 비서로 많은 원정을 수행했던 프로코피우스가 기술한 《전쟁사》는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에게 헌정되었지만 황제의 자존심은 그가 다른 영웅(벨리사리우스)을 찬양하는 것에 상처를 입었다. 프로코피우스는 황송하옵게도 결과적으로 황제의 영광을 가리고 말았다. 그는 용서와 보상을 바라는 마음에서 황제의 가장 훌륭한 업적을 엿볼 수 있는 주제를 택해 《건축사》 여섯 권을 저술했다. (이스탄불의 있는 비잔틴 건축의 걸작 아기아 소피아성당도 유스티니아누스 명에 의해 지어졌다.)

 

이 책에서 프로코피우스는 황제의 신심과 기품 그리고 천재성을 높이 찬양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바를 얻지 못해서 실망했는지 프로코피우스는 은밀한 복수를 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비사》의 저술이다. 비사에서 황제와 배우자인 테오도라는 인류의 파멸을 위해 인간의 탈을 쓴 두 마리 악마라고 진지한 어조로 기술되고 있다. 하지만 악의적인 독설이 증발하고 남은 《비사》는 공적인 역사서에는 살짝 언급만 한 불명예스러운 사실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는 당대의 권위있는 문헌에 의해 확인되고 있다“

 

노리치는 프로코피우스를 위선자로 치부하지만 기번은 그래도 조금 호의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듯 하다. 소생은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이제 서문 정도 읽었다. 겉으로는 권력자에게 교언영색하며 붙어먹다가 뒤로는 쪼물쪼물 호박씨나 까면서 뒷통수 칠 궁리만 했던 인사였는지, 아니면 당대에는 어쩔 수 없이 권력에 아첨도 하며 살아남았지만 기어이 진실을 후대에 알려야 한다는 역사가의 소신으로 이런 책을 서술했는지, 그도 저도 아닌지, 아니면 장정일이나 마광수처럼 야리꾸리한 이바구를 한번 해보고 싶었는지....이제와서 누가 진실을 알겠는가 싶기도 하다.

 

 

 

 

 

 

 

 

 

 

 

 

 

 

2. <중세 1>

 

<중세1>을 드디어 장만했다. 얼마전이 소생의 생일이었는데, 생일 선물로 아내에게 간곡히 부탁해서 구입한 책이다. 책은 뽀대 난다. 본문 편집도 마음에 든다. 다만 내용은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언제 읽을 지 알 수 없다. 소생이 구입한 책은 초판 2쇄다. 비싸니 어쩌니 해도 그래도 조금 팔린 모양이다. <중세2> 예판도 떴다. <중세1>의 표지모델은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와 벨리사리우스 장군의 모자이크화다. 공교롭게도 <비사>의 표지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와 테오도라 황후의 모자이크화다. 이 모자이크화는 이탈리아 라벤나에 있는 성비탈레 성당의 모자이크화다. 비잔틴을 이야기할 때는 빠지지 않고 기어코 등장하는 모자이크 초상이다. 혹시 라벤나에 가실 계획있는 분들은 기억하셨다가 꼭 구경하시길 바랍니다요.

 

 

 

 

 

 

 

 

 

 

 

 

 

 

 

3. <시드니!>

 

2008년에 출간된 <승리보다 소중한 것>의 개정판이다. 예전에 구입하려고 했다가 절판이어서 포기했었던 책인데 고맙게 개정판이 나와주어서 얼른 주문했다. 노란 표지에 책이 예쁘다. 사은품으로 아담하고 예쁜 탁상 달력도 따라왔다. 하루키상의 2000년도 시드니 올림픽 취재기다. 개정판에는 만화가 이우일의 그림이 추가되었다. 안자이 미즈마루와 비슷한 분위기여서 그런지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일전에 읽은 임경선의 무라카미 하루키 관련 도서인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은 내용도 뭐 별 새로운 것이 없는데다가 중간중간에 끼여있는 삽화가 영 내용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뭐 열심히 그린 작가분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어쨌든. 삽화 작가님~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 너무 상심 실망하지 마세요. 그림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요 글과 궁합이 잘 맞지 않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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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2-06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생일이셨군요 생일..생신...ㅎㅎ 축하드려요 붉은돼지님. 정말 뽀대나고 탐나는 책이예요^~^

붉은돼지 2015-12-07 09:01   좋아요 0 | URL
해피북님~ 감사합니다..
아내에게 생일선물로 받은 책 <중세1>은 정말 뽀대나더군요... 좀 비싸긴 하지만요^^

뽈쥐의 독서일기 2015-12-06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비사라 그런지 내용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빨강빨강(?) 하네요.. 후아 지금 쌓여있는 책도 많은데 순간적으로 확 지를뻔 했네요*-_-*
생일 선물로 멋진 책 받으셨네요.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붉은돼지 2015-12-07 09:07   좋아요 0 | URL
아아 뽈쥐님....지르지 마세요^^
제가 아직 다 읽은 건 아니지만...생각보다 실망스럽습니다. 이른바 `춘추필법`에 비추어 보자면 한심한 내용들입니다...야사도 잘 보면 재미있는 게 많은데 이건 뭐 첨부터 끝까지 황제와 황후를 까는 이야기라...그것도 말도안되는 소리도 많고... 권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동로마제국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어쩔 수 없이 보게 되겠지만..특별히 동로마제국사에 관심이 없다면
굳이 보실 필요는 없을듯 합니다.^^

생일 축하말씀 감사합니다.^^

cyrus 2015-12-07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

붉은돼지 2015-12-08 10:0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cyrus님 ^^

서니데이 2015-12-07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의 서재 2호점도 계속 진행중이시군요.^^
저는 저 책 중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 좋아보여요.
저도,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붉은돼지님, 오늘도 편안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붉은돼지 2015-12-08 10:2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요즘 반디에 열심히 복사해서 붙여넣고 있습니다. --;;;
눈에 익은 분들도 몇 분 보이더군요..^^

하루키 책은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책이 예쁘긴 예쁩니다.
사은품으로 따라온 달력도 깜직하고요^^

icaru 2015-12-09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프에서는 반디서점을 이용하는지라,,, 그래도 인터넷 회원으로 이용할 생각은 터럭만큼도 못했는데, 주말에 반디서점에서 책 몇 권하고 보드게임을 샀는데 가격 오류가 있어서 오류에 대한 차액을 적립금으로 받은거죠~ 일전에 붉은돼지 님 페이퍼도 생각나고 해서,,,
저도 2호점 스타트를 이번 기회에 할까??? 말까??? 그러구 있어욤 ^^

붉은돼지 2015-12-09 15:53   좋아요 0 | URL
icaru 님~ 시간있으시면 어서 2호점 개점하세요..^^
저는 요즘 열심히 복사해 붙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95편 갖다붙여서 반딧불 28500점 확보했어요 ^^;;;
제가 알라딘에 쓴 리뷰 페이퍼가 400편 가까이 되는데 그러면 120,000원 이잖아요...
올해가 가기전에 <중세2>를 구입할 생각입니다. 순전히 반딧불만으로 말이죠..ㅎㅎㅎㅎ

아타락시아 2015-12-13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반딧불이라는 것이 있었군요.. 반딧불로 중세시리즈 구입.. 좋네요.. ^^

붉은돼지 2015-12-14 11:10   좋아요 0 | URL
제가 지금까지 반디에 리뷰 백편넘게 올려서 30000이상 확보했습니다....
그냥 복사해서 옮기는 것도 쉽지는 않군요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