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 유감’이라고 하니 독자제위 중 혹자께옵서는 혹시 수상작 선정의 공정성이라든지 아니면 수상작품의 작품성 또는 완성도 뭐 이런 민감한 사안을 감히 돼지 따위가 언급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만 돼지 주제에 가당찮은 말씀이구요. 책은 아직 읽지도 않았습죠.ㅋㅋ 소생의 유감이란 말그대로 피상적이고도 표피적인 것으로 다름아니옵고 책의 ‘껍데기’에 관한 사항입죠.

 

그리고 유감이라고 하니 외교 언사로 흔히 쓰이는 호랑말코에라도 걸기만 하면 코걸이가 되는 그 알듯말듯한 유감(遺憾)은 아니옵구요. (사전에는 유감(遺憾)이 ‘마음에 차지 않아 못마땅하고 섭섭한 느낌’ 이라고 되어있는데 이게 왜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빈다’는 뜻의 ‘사과(謝過)’ 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 지 도무지 단무지 알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느끼는 바가 있다’의 유감(有感)은 또 아니구요. 말하자면 유감(有感)과 유감(遺憾)의 중간쯤에서 유감(有感) 쪽으로 좀 치우친 그런 유감입니다요. 돼지는 유감도 참 별스럽군요. 호호호

 

이상문학상이 이제 불혹을 바라보는데요. 작품집의 표지 변천사를 보면 1977년 1회부터 2011년 35회 작품집 까지는 표지 디자인이 거의 같은 패턴을 유지하다가 2012년도 획기적으로 바뀌어 2014년까지 가고, 2015년도에 조금 변화를 주었다가 2016년도에 다시 조금 바뀌었습니다. 소생의 미적 안목이라고 해봐야 돼지우리와 소우리를 구분하지 못하니 말해 무엇하리요마는 소생이 다만 유감으로 생각하는 바는 표지의 아름다움이나 세련됨에 대한 것이 아니옵고 진득하니 버티지 못하고 그때그때 시류에 편성하여 조변석개하는 그 조급증에 대한 우려일 따름이온데, 소생의 짧은 소견으로는 장좌불와에서 영롱한 사리가 나오듯 그 변하지 않고 진득하게 버티는 것에서 빛나는 전통의 얼이 나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올습니다.

 

이건 또 좀 다른 이야긴데요. 1996년도 작품집 뒷 표지에는 ‘이상문학상의 공정성과 권위를 독자에게 묻는’ 이라는 광고 문안이 있습니다만 (뭐 그리 살뜰이 묻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소생은 예전부터 이 문안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2016년도 작품집의 뒷표지 광고문안은 ‘한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상문학상!’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독자 제위께 문의한 결과 ‘그래 니 잘났다. 니가 최고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지 아니면 대답없는 메아리에 지쳐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간에 자고로 깊은 강물은 조용히 흐르고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이라고 했으니 이것도 약간 유감입니다. 유감(有感)과 유감(遺憾) 중에 유감(有感) 쪽으로 조금 치우진 유감말입니다요.....

 

 

 

소생은 가운데 디자인이 제일 마음에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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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1-23 2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돼지 님의 소생체는 역시 읽는 맛이 있습니다. 호호호 ~
사실 저는 알라딘 특유의 꼰대체`에 질렸었는데 이런 소생체 보면 반갑습니다.
돼지 님은 알라딘에서 가장 재미있게 글을 쓰시는 분이십니다. 호호호 ~

붉은돼지 2016-01-24 22:08   좋아요 1 | URL
아이고 곰곰생발 님 이거 와이카십니까? ㅎㅎㅎㅎ
좁은 축사에서 혼자 꿍꿍 꿀꿀거리다보니 사고가 다소 건전하지를 못합니다.....

지금행복하자 2016-01-23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껍질에도 지극한 관심을 보여주는 유감이 많은 돼지님~ 이 유감은 애정이 있다는 의미로~~ ㅎㅎ

붉은돼지 2016-01-24 22:09   좋아요 1 | URL
어머!!! 예리하신 지행자 님~

애증은 동전의 양면 ㅋㅋㅋㅋ
유감의 다른 쪽은 아마도 애정이겠죠 ㅎㅎㅎ

보물선 2016-01-24 0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올린 사진좀 봐주세요. 겉표지가 있던데...

붉은돼지 2016-01-24 22:18   좋아요 2 | URL
네 사진 봤습니다.
그럼 별도의 겉표지가 또 있는 건가요???? 저는 저런 겉표지 없이 왔던데요?
으음....정말.. 이상하군요 겉표지와 속표지가 다른 것도 이상하고....

세실 2016-01-24 0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 책은 사뭇 도전적입니다.
표지도, 글씨체도 별로네요.
작년꺼가 훨씬 나아요.

붉은돼지 2016-01-24 22:19   좋아요 1 | URL
디자인은 2012~2014년도가 더 나은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왠지 처음부터 쭉~~ 같은 스타일로 갔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stella.K 2016-01-24 17: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언제부터 사 모으신 겁니까?
저는 20년 전쯤에 몇 권 사서 읽다 말았는데
이번엔 김경욱이라니까 확 끌리더군요.
근데 저도 그런 생각을 잠시 했어요.
좀 후졌다는 느낌. 하지만 크게 신경 쓰이진 않더군요.
옛날 겉표지가 생각이 나서.
그런데 정말 중간에 한 번 바꾸었죠? 이전까 나름 괜찮은데 왜 또 바꿨을까요?

붉은돼지 2016-01-24 22:21   좋아요 1 | URL
아마 17회분부터 사모으기 시작한 것 같아요 1회와 11,13은 나중에 구입한 거구요..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소설을 거의 읽지 않았는데요....그래도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은 매년 사서 읽었습니다.,,,,그러다가 그것도 나중에는 본상 수상작만 읽었구요 최근 몇년 거는 한나도 읽지않고 그냥 책만 서가에 꽂아놓고 있는 그런 실정입니다요 ㅜㅜ

비로그인 2016-01-30 2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상문학상이 벌써 그렇게나 되었다니... 디자인도 좋네요!

붉은돼지 2016-01-31 18:40   좋아요 1 | URL
네~이상문학상이 벌써 40년이 되었네요..
오래오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갔으면 합니다. ^^

[그장소] 2016-02-05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모양 입니다.^^그치만 생각은 확실히 다르네요.가운데 책이 보긴 훨씬 좋은데 때가 탈까 두려워서 이전 책들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가요.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닌지라..피곤합니다.그래서 가능하면 안바뀌면 싶어요.이번 디자인 나쁘지않은데..제발 그만 뒤집고 진득하게 가자고 좀..그리고 가운데 2012년~14년 책은 ..다른버전도 부탁...드려요.그 것만 튄다고요..ㅎㅎ 아..여기가 문학사상이 아니지..ㅎㅎㅎ

보물선 2016-02-05 20:30   좋아요 1 | URL
ㅎㅎ 문학사상사 아닙니다.^^

[그장소] 2016-02-06 00:43   좋아요 1 | URL
그러니깐 ㅡ여기다 항의해봐야..ㅋㅋㅋ
근데 페북으론 얘기했는데..나름 우수한 디자이너분들이 하시는것이라고 뙇 못을 박으셔서 헉~!했다는...우르르 몰려가던가
단체로 전화해야 하나봐요...ㅎㅎㅎ
아님 샘플을 올려놓고 리서치를 하던가.

보물선 2016-02-06 12:54   좋아요 1 | URL
우수한 사람들 다 딴데 갔네요 ㅋ

[그장소] 2016-02-07 14:35   좋아요 0 | URL
ㅎㅎㅎ아유 문학사상사에 확성기 대놓고 들으라고 해줘야하나?^^
다 죽었냐고!^^우수는..
 

 

예전에는 책 한권을 다 읽은 후에 다음 책을 읽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어디선가 일명 ‘일시다독술’(한번에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보는 독서술이라고 해야 하나?)을 접하고부터는 소생의 독서습관도 바뀌었다. 한번에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다. 뭐 호상간에 연관이 있는 책도 아니고 그냥 소생 취향에 따라 중구난방으로 읽는 것이다.

 

어젯밤 같은 경우, 소생은 침대에 누워 <더불어 숲>을 두 단락 정도 읽고(10여분 소요), 다음으로 <오르부아르>를 한 10여페이지 읽고(10여분 소요) 또 <로마제국 쇠망사6>을 한 5페이지 정도 읽은 후(10여분 소요) 두 눈을 딱 감고 잠을 청했던 것이다. 아아아 자기 전에 북풀도 한 5분 정도 훑어본다. 이 5분이 혹은 10분되고 혹은 20분이 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저 책이 ‘이봐요! 돼지님! 제가 사실은 엄청 재미있는 책이거등요, 한번 읽어보세요. 실망시키지 않을게요. 호호호’라고 소생의 얇은 귀에 속살거리고, 저 책을 읽고 있으면 또 다른 책이 ‘이봐! 돼지! 나는 어떻할 거야? 나한테는 왜 신경을 안써, 너무한 거 아냐? 돼지 주제에 흥흥흥’ 하며 불평을 토로한다. 뭐 하나 진득하게 읽을 수가 없다. 항상 쫓기는 듯한 느낌이다. 안절부절이다. 무슨 ADHD 환자 비슷하다. 알라디너 여러분들의 독서 습관은 어떠하신지요?  요즘 읽고있는 책들입니다.

 

 

 

 

 

 

 

 

 

 

 

 

 

<로마제국쇠망사 6>

P223를 읽고있다. 제국 로마의 역사는 이제 발기, 절정, 사정 단계(소생이 오랜 연구 끝에 몸으로 체득한 국가발전단계 구분론올습니다. 발기-진입-고비–절정-사정-쇠퇴....음...)를 차례차례로 거쳐, 말하자면 짜릿하고 좋은 시절을 다 지나서, 이미 오래전에 쇠퇴기로 접어들었다. 성지 탈환의 기치아래 출정한 제4차 십자군은 엉뚱하게도 같은 기독교 국가인 비잔틴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고 약탈한다. 그것이 성스러운 전쟁이건 세속의 싸움이건 간에 예나 지금이나 대군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것이다. 십자군이 성전을 치르기 위해서는 베네치아에게 진 빚을 탕감해야했고 중세의 경제동물인 베네치아의 늙은 도제 단돌로에게는 공화국의 이익이 최우선이었을 뿐 ‘성전’이란 개뼈따귀 같은 소리였다. 도제는 당시에 이미 90이 넘은 나이로 눈까지 거의 봉사인데도 불구하고 콘스탄티노플 공략 선두에 서서 침략군을 지휘했다. 베네치아는 콘스탄티노플로부터 막대한 부를 탈취했고 도제는 콘스탄티노플에서 죽어 성소피아 성당에 묻혔다. 도제의 불굴의 노욕에 대하여는 결국 800여년 뒤의 교황 바오로 2세가 사과를 하게 된다. 교황은 2001년 그리스 방문시에 ‘제4차 십자군이 콘스탄티노플이 유린하고 총대주교좌인 성 소피아 성당을 신성 모독하고 신자들을 처참하게 만든 만행’에 대하여 사과를 했다. 도제도 나름의 죄값을 치르긴 했다. 비잔틴 제국이 콘스탄티노플을 수복한 후에 성소피아 성당에 안치된 도제의 유골은 파헤쳐져 굶주린 개때들에게 던져졌던 것이다.

 

 

 

 

 

 

 

 

 

 

 

 

 

<중세 1>

현재 진도는 P58. 신년을 맞이하여 큰 마음 먹고 시작했다. 원래는 <로마제국 쇠망사> 완주 후에 시작하려고 했으나 마음이 급해서 대책없이 책장을 펼치고 말았다. 서문만 54쪽이다. 서문의 요지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중세는 흔히말하듯이 혹세무민하는 암흑시대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책은 역사, 철학, 과학과 기술, 문학과 연극, 시각예술, 음악의 6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각 부분마다 또 서문이 있다.

 

 

 

 

 

 

 

 

 

 

 

 

 

<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

두 번째로 읽고 있다. 현재 진도는 133쪽. 사전 지식없이 처음 읽었을 때 보다는 훨씬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그렇다고 해도 돼지 대가리가 원래 티미하고 어리하니 또 곧 잊어버릴 것이다. 1453년 5월 29일에 있었던 콘스탄티노플 함락에 대하여 베네치아인, 제노바인, 피렌체인, 그리스인, 비잔틴 제국 고위인사, 오스만 제국의 사가, 슬라브인, 로마 추기경과 레스보스의 대주교 등등등 숱한 인사들이 수많은 자료를 남겼지만 이것들을 짜맞추어 한편의 드라마를 완성하는 것은 10,000피스 직소퍼즐을 완성하는 것보다 더 지난한 작업임에 틀림없다. 사라졌거나 손상된 퍼즐 조각들은 어찔할 수가 없는 것이다.

 

 

 

 

 

 

 

 

 

 

 

 

 

<더불어 숲>

248쪽을 읽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에 선생의 부음을 들었다. 스승다운 스승이 부재한 아국에 그나마 한분 계시는 스승마저 떠나시니 쓸쓸하고 적막하다. 이 책은 세계여행기다. 그야말로 세계 방방곡곡 구석구석을 훑고 있다. 스페인의 우엘바 항구에서 시작하는 기행문은 인도의 갠지즈강을 거쳐 아프리카의 킬로만자로까지, 멕시코의 피라미드와 잉카 제후의 도시 마추픽추에서 히말라야의 산기슭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간의 위안을 받았다. 보상이라고 한다면 물론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겠지만, 20여년동안 좁디좁은 옥중에서 영어의 생활을 하신 선생에게 이렇게나마 세상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것은, 뭐랄까 소생이 이도저도 뭣도 아니지만 어쨋건간에 소생에게는 약간의 위로 되었던 것이다.

 

 

 

 

 

 

 

 

 

 

 

 

 

<오르부아르>

P298를 읽고 있다. 곰발님이 극찬하셔서 설라무네 읽게되었어요. 요즘 소설을 너무 안 읽고 있다는 반성과 재미있는 소설 한 편 보고 싶다는 의욕이 본 독서를 추동하는 양축이랄 수 있겠다. 재미가 없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진도가 안나간다. 이런저런 다른 일들도 많았지만 지난 토일 이틀동안 200여페이지를 겨우 읽었다. 표지 그림에 말대가리가 나오고(예전에 소생이 중학교 다닐 때는 오르부아르 표지 그림 비슷한 말대가리 모양의 ‘조다쉬’라는 나름 유명한 청바지 브랜드가 있었는데 요즘 이 말대가리는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알베르가 처음 구덩이에 파묻힐 때에도 잘린 말대가리가 등장한다. 이 말대가리에게 무슨 중요한 역할이 있을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인지 사뭇 궁금하다. 한쪽 콧구멍을 막고 다른 한쪽 콧구멍으로 담배피우는 묘사에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뭐라도 되겠지>

이건 몇일 전에 다 읽었다. 나름 재미있다. 김중혁씨도 참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하는구나 생각했다. 그 쓸데없는 생각 중 소생 생각과 비슷한 것이 하나 있어 소개한다. 소생은 예전부터 생각했었는데, 운전 중에 별일도 아닌데 뒷차에서 갑자기 ‘뽜앙--’하고 클락션을 울릴 때는 깜짝놀래기도 하거니와 소생도 뒷차에다 대고 따따블로 ‘뽱뽱뽱뽜아앙---’하고 두배세배 강도의 가열찬 경적을 돌려주고 싶을 때가 있다. 차량 뒤 트렁크 아래에 ‘뒷차량용’ 클락션을 설치했으면 쓰겠다는 생각을 가끔 했던 것이다. 총명하신 김중혁씨(소생과 거의 같은 연배인데 소생은 왜 총명하지 못한지 반성! 반성! ㅜㅜ....)는 더 나아가 차량 지붕에 전광판을 설치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고있다. 일명 ‘자동차 문자 게시판’. 탁견이다. 소생은 이걸보고 아하!! 맞다!! 맞다!! 연신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입 아프고 다리 아프게 차에서 내려서 어쩌고 할 필요가 없다. 운전석에 편하게 앉아서 자판을 타닥타닥 “운전그따구로”, 하면 상대편 차량의 운전수도 운전석에 앉아서 자판을 타닥타닥 “너나잘해” ㅋㅋㅋ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P56쪽까지 읽었다. 여기 알라딘 마을에도 한창훈 추종자들이 상당수 당당하게 계신 것으로 안다. 견문 일천한 소생은 알라딘 마을에서 한창훈이란 이름을 처음 들었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이라고 했건만 그래도 역시 무엇을 모른다고 말하는 때는 부끄럽고 어떨 때는 용기마저 필요하니 아 한심하구나 돼지여! 그동안 읽었던 책들이 돼지에게 무슨 이득이 있었던고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회나 해물류가 몹시 먹고 싶어진다는 것이 함정이다. 함정은 깊고도 커서 돼지 한마리쯤은 쉽게 삼킬듯하다.

 

 

 

 

 

 

 

 

 

 

 

 

 

<환관탐정 미스터야심>

진도는 P226. ‘예니체리 부대의 음모’라는 부제가 붙었다. 책 뒷면에는 ‘19세기 초 매혹의 도시 이스탄불에서 펼쳐지는 음모와 반란’라고 인쇄되어있다. 환관탐정 야심이 등장하는 제임스 굿윈의 또다른 소설 <스네이트 스톤>을 겨우 간신히 읽어낸 소생으로서는 별로 읽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소생의 관심사인 ‘이스탄불’ 때문에 의무감으로 읽고 있다. 역시나 별 재미는 없다. 읽기 시작한 지 한달은 넘은 것 같다. ‘예니체리’는 오스만 제국의 최정예부대이자 술탄의 친위부대다. 어린 기독교도 소년들을 강제로 징집하여 개종시킨 후 술탄에게 절대 충성을 바치는 무적의 친위부대로 만들었다. 콘스탄티노플 함락시에 결정적인 승리는 예니체리에 의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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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6-01-20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좀 산만하다 보니까 이것저것 집어서 읽는 편이네요. 3,4권 같이 읽으나 1권 읽느나 집중도는 정말 수준 이하라서요 ㅎㅎㅎ;;;

붉은돼지 2016-01-21 09:23   좋아요 0 | URL
어멋!! 적금 깨서 도서 구입하신 가넷님 ^^
혹독한 한파에도 불구하고 잘 버티고 계시죠??

고양이라디오 2016-01-26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 책을 본 영향인지, `일시다독술`을 쓰고 있습니다. 다치바나 다카시씨도 그렇고, 아무튼 많은 독서가가 `일시다독술`을 쓰는 것 같더라고요ㅎ 그전에는 한번에 한 권만 읽었는데, 동시에 여러권 읽으니깐 덜 지루하고 다양한 책들에서 본 내용들이 연결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성격상 `일시다독술` 이 맞는 것 같아요. 읽고 싶은 책은 많고, 막상 읽다보면 금방 지겨워져서, 다른 책에 손이 갑니다.

하지만... 역시나 그 폐해도 만만찮습니다ㅎㅎ 먼가 산만한듯도 하고, 책 한 권을 빠르게 읽지 못하니, 가끔 책에 일체감과 통일성을 못 느끼는 경우도 생기고, 앞부분 내용이 가물가물해서 한 번 스킵해서 봐야되기도 하고, 읽다가 안 읽는 책들도 많이 생기고요ㅎㅎ

그래서 전 보통 10권 이상을 동시에 읽는데ㅠ 물론 10권이 동시에 똑같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고, 그 때 그 때 더 많이 읽고 싶은 책 3~5권을 좀 더 빠른 시간내에 읽는 것 같아요. 어떤 책은 읽는데 몇일이 소요되는 책이 있고, 어떤 책은 몇 주, 몇 달이 걸리는 책도 있고요. 진짜 재미있는 책은 한 번에 한 권 읽는 경우도 드물게 있고요ㅎ 소설책은 보통 동시에 안 읽습니다. 왠지 한 번에 하나의 세계에만 집중해야할 것 같아서. 그런데 이건 심리적인 이유같고 경험상 소설책 2~3권을 동시에 읽어도 크게 지장은 없는 것 같더라고요ㅎ 세계가 그렇게 쉽게 겹치지는 않나 봅니다ㅎ

붉은돼지 2016-01-27 12:57   좋아요 1 | URL
고라님이 바로 일시다독술의 대가 달인이시군요..ㅎㅎㅎㅎㅎ
일시다독술이라고 하니 무슨 축지법 비슷한 느낌.....아니면 무슨 대단한 절세의 무공 비급같은 느낌입니다.ㅎㅎㅎ 10권은 정말 너무 많구요....4~5권 정도가 적당한 것 같아요..

고양이라디오 2016-01-27 15:42   좋아요 0 | URL
네ㅎㅎ 일시다독술하니 먼가 분신술생각도 나고ㅎ

네 저도 4~5권정도가 적당한 것 같아요ㅎ

하리 2016-01-31 2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저거 손대다가 잊어버리는 일까지.... ;;; 뭐라도 되겠지는 저도 갖고 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인데 얼른 읽어봐야겠네요. (뒷차에게 욕하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ㅋ)

붉은돼지 2019-10-11 11:03   좋아요 0 | URL
하리님 잘 계시죠 ㅎㅎㅎ
3년이나 지나서 댓글을 다는군요.ㅎㅎㅎㅎㅎ
지금 돌이켜보니 위의 책 중에서 그래도 중세는 중도 포기했고 나머지는 그래도 다 읽었네요 ㅎㅎㅎ

보물선 2016-02-09 0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다 마는게 너무 많아요. 특히 단편집. 작년부터 고치려고 노력중입니다.

붉은돼지 2019-10-11 11:08   좋아요 1 | URL
보물선님~
3년 8개월만에 댓글을 다는 게으른 돼지입니다. ㅜㅜ
저도 읽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책 많습니다.
최근에 읽다가 만 책은요
720쪽 짜리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80쪽 쯤 읽다가 그만둔지 한 달 넘었구요
<그리스인 이야기 2> 도 100여 쪽까지 읽다가 그만둔지 두 달쯤 된 것 같아요. ㅎㅎ

돌궐 2019-10-11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50 채우고 갑니다.

붉은돼지 2019-10-11 11:09   좋아요 0 | URL
친절하신 돌궐님 감사합니다.
좋아요 50은 아마 돼지 최고 기록일 듯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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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대범한 당신’에 당첨되지 못하여 전전긍긍하며 두문불출하고 와신상담하며 절치부심하던 붉은돼지가 드디어 ‘대범한 당신’에 등극하였다는 소식입니다. 신분을 밝히기를 매우 꺼려하는 붉은 돼지의 한 지인에 의하면 그동안의 실패로 의기소침 거의 폐인이 되었던 돼지가 14일자로 ‘행운의 마일리지’가 종료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14일 마지막으로 남은 가산을 탈탈 정리하여 5만원어치 도서를 구입, 일단 응모권을 확보하였으며, 16일 대구 모처에서 목욕재계하고 반지의 정령과 램프의 요정과 골룸과 프로도와 지니와 제다이 등등 온갖 잡신 만신들에게 정성을 들인 후에 젖먹던 힘까지 다 쥐어짜내어 ‘마일리지 5만점’에 클릭하여 드디어 쾌거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일부 목격자에 의하면 붉은돼지는 16일 대구의 유명 온천찜질방인 엘리바덴에서 목격되었다고 하며, 그동안 숱하게 ‘대범한 당신’에 도전하였다가 실패한 일부 인사들은 붉은 돼지의 등극에 ‘인간도 되기 어려운 ’대범한 당신‘을 돼지 따위가 될 리가 없다.’며 무언가 일점 의혹이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할 일없는 인사들은 금번 붉은 돼지의 등극에는 분명히 포스가 함께했을 것이며, 아니면 천명을 받았거나 귀인의 은사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지만 역시 사실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AP, AFKN, UFC, 로이타 등 해외 주요외신들도 일제히 이 소식을 긴급뉴스로 타전했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알라딘 왕국 수천년 역사이래 대범한 당신으로 등극한 인물은 ‘츄리닝간장님’과 ‘붉은돼지’ 단 두 분(아니 한 분과 한 축생) 뿐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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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6-01-17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지니시여 왜 이 글을 제가 클릭하게 했나이까. 아이고 배아파라.....ㅋㅋㅋ

붉은돼지 2016-01-18 08:53   좋아요 0 | URL
저에게...뭐 만병을 통치하시는 님의 배를 아프게 해 드릴 그런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아실 것이오나......ㅋㅋㅋㅋ

가넷 2016-01-17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당 ㅠㅠㅠ 전 결국에는 한번도..ㅠㅠ

붉은돼지 2016-01-18 08:5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가넷님...행운의 마일리지가 종결되어서 안타깝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01-17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행운의마일리지종료가 이 서비스종료되는 거였군요ㅠㅋ

제겐 앞으로 기회가 없겠지만 붉은돼지님이 막차를 타셨네요!!

축하드립니다ㅎㅎㅎ

붉은돼지 2016-01-18 08:5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고라님....운좋게 막차를 탔습니다...정말 운이 좋았어요. ^^

서니데이 2016-01-17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진짜 되셨네요. 축하드려요.^^

붉은돼지 2016-01-18 08:5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정말로 되었습니다. 운이 좋았어요 ㅎㅎㅎ

1004ajo 2016-01-17 1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

붉은돼지 2016-01-18 08:56   좋아요 0 | URL
복불복 이벤트는 종료되었지만....뭔가 다른 이벤트가 또 준비되고 있을 겁니다...
사실 복불복 때문에 5만원 맞추어 주문한 경우도 많았어요...
이제는 또 어떤 이벤트로 제 가산이 탕진될지 궁금합니다. ㅎㅎㅎㅎ

마키아벨리 2016-01-17 1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문의 영광!

붉은돼지 2016-01-18 08:57   좋아요 0 | URL
제가 이런 엄청난 이벤트에 당첨이 되다니 정말 가문의 영광입니다. ^^

moonnight 2016-01-17 14: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축하합니다!! 부러워요^^

붉은돼지 2016-01-18 09:12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감사합니다. ~ 너무 부러워 마세요...저 가산 탕진했어요 ㅜㅜ

2016-01-17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8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피클라라 2016-01-17 1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축하축하요 오만원이라니 와우

붉은돼지 2016-01-18 09:47   좋아요 1 | URL
오호호호!! 제 기분은 한 오천만원 당첨된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아무개 2016-01-17 14: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오오옷!!!!

붉은돼지 2016-01-18 09:47   좋아요 0 | URL
호호호호홋 ㅋㅋㅋㅋ

돌궐 2016-01-17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당첨되셨군요. 감축드리옵니다. ㅎㅎ

붉은돼지 2016-01-18 09:4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돌궐님
이리 축하해 주시니 제가 뭐라도 된 듯한 기분입니다. ㅋㅋㅋㅋ

나비종 2016-01-17 15: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닉네임 2 : 복대지(복받은 대범한 돼지)

붉은돼지 2016-01-18 09:48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나비종님....복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ㅎㅎㅎ

책읽는나무 2016-01-17 15: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붉돼지님!!!
정말 당첨자가 있을까?
생각해보곤 했는데~~님께서!!!^^
축하드립니다
부럽습니다^^

붉은돼지 2016-01-18 09:4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책읽는 나무님
저도 복불복보면서 저거는 누가 되지 항상 이런 의문을 품었드랬습니다..
제가 될 줄은......

살리미 2016-01-17 16: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헉!! 이게 뭐야!!!!!!!!!!!!!
역시 사람은 대범할 필요가 있네요. 부러워요^^ 종료 휘슬 불기 전에 역전 골 넣듯이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올 해 운수가 대통하실라나 봅니다^^ 축하드려요!!

붉은돼지 2016-01-18 09:52   좋아요 1 | URL
어머...놀라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오로로님. ㅋㅋㅋ
정말 적절하신 표현인 듯합니다. 종료 휘슬 불기 전에 뭐...역전골은 아니라도...동점골이라도 넣은 듯한.....
오로라님도 올해 운수 대통하시길 바랍니다. ^^

단발머리 2016-01-17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 축하드려요~~^^

붉은돼지 2016-01-18 09:52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감사합니다. 단발머리님 ^^

컨디션 2016-01-18 0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왜, 이 미친(ㅋㅋ) 자랑질이 하나도 배아프지 않을까요.. 일단 제 마음이 비단결처럼 고와서(꼬와서가 아닙니다ㅎ) 그런 거겠지만 무엇보다 붉은돼지님 만큼이나 대범하다는데 있지 않겠습니까ㅎㅎㅎ 정말 축하드려요.^^ 귀가 따가울만큼 축하드린다구요!!!!!

붉은돼지 2016-01-18 09:5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컨디션님....
역시 컨디션님도 대범하시군요...톱질하시는 거 보고 알아봤습니다..ㅎㅎㅎㅎㅎ

심은유 2016-01-18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름 덕을 톡톡하게 보셨군요.
붉은돼지님, 이벤트 당첨 축하드.립니다.

붉은돼지 2016-01-18 16:1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심은유님...
앞으로도 계속 이름 덕을 좀 봤으면 좋겠습니다. ㅎㅎㅎㅎ
심은유님도 돼지꿈 꾸시고 로또 당첨되세요 ㅎㅎㅎㅎ

비로그인 2016-01-18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축하드립니다!!! `돼지로는 사상 초유` 제목보고 빵터졌습니다.ㅎㅎㅎㅎㅎㅎ

2016-01-19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과나비🍎 2016-01-23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에서야 알았네요..^^;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붉은돼지 2016-02-07 19:49   좋아요 1 | URL
저도 나비님 댓글 지금에서야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가고, 제 버릇 개 주기 어려운 법이다아무리 몇날몇일 굶주린 개라도 돼지가 처묵하다 내다버린 버릇을 선뜻 받아먹기는 지지지지지난해 여름 남해바다에 빠트린 반지를 다시 찾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 것이다. 아아아 왜 갑자기 그 반지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다. 생각할 수록 성질난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고 뇌리에 팔팔하게 남아있다. 소생은 수영을 못하기 때문에 바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 산을 좋아하느냐? 그도 아니다인자요산(仁者樂山) 지자요수(知者樂水)라 했으나 인간도 아닌 축생 주제에 인이니 지니 하는 것도 가당찮은 일이다지족상락이라 했던가 본 축생은 고저고저 똥오줌 질펀한 축사에서 이리저리 뒹굴며 머드 마사지 하는 것을 축생 최고의 쾌락으로 알고 있을뿐이옵니다.

 

아아아......그건 그런데....지지지지지난해 여름 남해바다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가. 뭐 당연한 이야기지만 본 축생이 피부에 신경을 쓰는 그런 물건도 아니고(신경을 쓴다고 어디 돼지껍데기가 개껍데기로 둔갑하는 것도 아니고....) 또 가슴에, 다리에, 겨드랑이에, 사타구니에, 불알에,,,,어머머머머!!!! 여기서 왜 이러셔요 그만!!! 시커먼 터럭들도 조금 많이 있어 크림같은 걸 바르면 털이 피부에 떡 달라붙고 그게 또 싫고....흔히 돼지들 중에서도 아무런 생각없는 어떤 숫컷들은 붙타는 땡볕아래서도 크림같은 것을 전혀 바르지 않는 무상무념한 것들도 수다한 바, 바로 소생이 그런 축생이온데....그날따라 아내가 유난히 썬크림을 바르라고 성화를 해서, 한심한 소생은 그냥 무상무념하게 아내가 질끈 짜주는 크림을 얼굴에, 팔에, 등에 발랐던 것이다. 그려려니 크림이 당연히 손에도 질퍽하게 묻었고....

 

 

소생은 무슨 개발에 편자도 아니고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도 아니옵지만, 어쨌든 손가락에 반지를 끼고 있었는데, 아아아아...이 반지도 사연이 있었던 것이었다(사랑의 징표는 아니올시다.) 출세간에, 그것이 축생이든 인생이든 아니면 돌삐같은 무생물이든 간에 일단 세상에 나온 것들은 모두 다 나름의 구절양장 꼬인 사연이 있는 법입지요. 그 반지는 소생이 <반지의 제왕>을 읽고 또 보고 너무 감동을 받아 그만 심금이 울어버려서 세계방방곳곳은.... 아니고 사실은 동네방네를 헐떡헐떡 돌아다니며 절대반지와 거의 비슷한 놈으로 아내와 커플로 구입한 반지로, 보기에는 짝퉁 명품 비슷한 것으로, 소생의 것은 18k, 3, 아내의 것은 18k, 1.5돈 짜리인데, 그 당시에 소생 가정경제로는 꽤 부담이 되는 상당한 금액을 치르고 구입한 놈이었다. 본 축생이 이 반지를 끼고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기웃거리며 관심을 보였다. 어디서 샀느냐, 얼마냐, 명품이냐...사실 반지 모양이 좀 잘빠졌다. 물론 돼지 눈에 그렇다는 이야기다. 어쨌든간에 아아아!!!! 소생에게는 무척이나 소중한 것이어서.........절대반지를 골룸이 오매불망했고 프로도 베긴스가 애지중지했듯이 소생도 이 놈을 잘 때 말고는 항상 손꾸락에 끼고 있고 잘 벗지도 않고 금지옥엽으로 귀하게 여겼던 그런 놈이었는데.....

 

그 지지지지난해 여름 남해바다에서 썬크림을 바른 소생은 그냥 무상무념하게 바닷속으로 들어갔는데 바닷물이 가슴 높이 정도 차 올라왔을 바로 그순간 소생은 분명히 슬로우비디오적으로 느꼈던 것이다. 소생의 소중하디 소중한 그 묵직한 반지가 내 손가락에서 무슨 눈썰매가 미끄러지듯 스르르르 빠져나가는 것을. 아아아아 정말 어떻게 손써볼 도리가 없었다. 속수무책이라는 말이 딱이었다. 두 눈뜨고 당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 엉겁결에 발꾸락으로 반지가 떨어졌을 듯한 지점을 꽉 움켜잡았지만 수영을 못하니 죽을까봐 겁이나서 돼지머리를 물 속에 처넣지 못했고 사실 넣었어도 물이 흐려 보이지도 않았을 것이고....발로 아무리 이곳저곳을 뒤적뒤적 해봐야 한번 빠져나간 반지의 행방은 끝내 찾지 못했다....

 

쓸데없는 소리 주디아프게 주께봐야 뭐,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고, 어쨌든 새해가 되니 병이 도진다. 돼지가 다시 폭주를 시작하고 말았다. 어쩔려고 이러는 지 모르겠다. 요 며칠사이에 알라딘에 5만을 두번 주문했고, 반디에 오만을 1번 주문했고, 오늘 또 알라딘에 중고로 2만 주문했다. 당근하게도 박복한 돼지는 복불복 대범한 당신에는 당첨되지 못했다. 이제는 대범한 당신 한번 되어보고 죽는게 소원이 되었다. 반지의 정령이시여!!! 램프의 요정이시여!! 부디 굽어살피옵소서!!! 대범하신 추리닝간장님!!! 소생에게도 기를 좀 넣어주세요. 그럼 금번 폭주 중에 구입한 도서의 면면을 소개해 올립니다.

 

    

 

1.6. 알라딘 구입 내역입니다. <스켑틱 4호>,<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5>, <국경의 도서관>, <뭐라도 되겠지> 그리고 사은품 노트와 도라에몽 컵

 

 

1.11. 먹튀소리 듣기 싫어 반디에서도 5만 상당 구입했습니다.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 <성녀의 유골>, <혁명극장 1> 사은품 없음 ㅜㅜ

 

 

 

1.12. 알라딘 구입 내역입니다. <악스트 4>, <미스테리아 4>,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6>, <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 4,5>, 사은품 달력, 노트, 머그컵

 

 

 

금일 중고로 주문한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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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1-13 1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그 `대범한 당신`이 혹시 행운의 마일리지 인가요. 오늘 보았는데, 내일 14일까지만 한다는데, 이번엔 꼭 성공하세요.^^
붉은돼지님, 행운이 함께하는 저녁 되세요.^^

붉은돼지 2016-01-14 10:24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행운의 마일리지도 이제 끝나는데....
아아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도전을 해야할지...ㅋㅋㅋㅋ

해피북 2016-01-13 19: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행운의 마일리지는 죽어다가 깨어나도 안될 팔자인가봐요 ㅎ 그런데 어떤 날엔 5만 3만 2만 모두 당첨 완료라고 떠있던데 대체 그 행운의 주인공이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ㅎ 그리고 저는 또 절대반지 급도 안되고 결혼반지라고 아주 간소하게 했는데 무튼 홀라당 잃어버려서 신랑한테 무한 눈치보며 살아가는 중이예요 ㅋㅋ그 반지 잃어버린 슬픔 말도 못하죠. 그리고 또 한가지 궁금한점. 택배 받는거 괜찮으세요? 저도 어쩌다가 연달아 주문 할 때 있는데 택배기사님께 눈치보여서 어떨땐 망설여지더라고요 ㅋㅋ 알라딘 덕후인거 소문은 난거같은데 요즘 서재에서 또 북플에서도 선물을 보내주니 너무 자주 기사님과 대면하게되서 민망해하고 있어서 붉은 돼지님은 괜찮으신지 궁금해요 ㅋ

붉은돼지 2016-01-14 10:28   좋아요 0 | URL
어머 언약의 징표...결혼반지를 잃어버리셨다니 제가 다 가슴이 아픕니다... 저희들은 결혼반지 다 팔아먹었습니다. 여행경비 마련한다고요 ㅎㅎㅎㅎ

알라딘에는 주문시에 `부재시 경비실에 맡겨주세요` 으로 표시해놓아서...처음에 몇번 전화올 때마다 경비실에 맡겨달라고 말씀드렸더니....요즘은 택배할아버지(저희집 담당은 연세 좀 드신 분이어요)께서 자동으로 경비실에 보관해 놓으세요...그러면 제가 퇴근시에 가지고 와서...토요일 도착 택배아니면 택배기사님 뵐 일이 거의 없어요

아타락시아 2016-01-13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재미있어요? 팽귄클래식으로 8권짜리 세트가 나와서 관심이 많이 갑니다.^^

붉은돼지 2016-01-14 10:30   좋아요 0 | URL
마법사님 죄송해요 ㅋㅋㅋ 아직 한 자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ㅜㅜ
사실 제가 독서가라기 보다는 도서 수집가여서 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많이 읽는 편은 아니에요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다 완간되면 함 읽어볼까 어쩔까 생각하고 있어요...지금은 모으는 중이죠..혹시 절판될 지도 모르니까요 ㅎㅎㅎ

비로그인 2016-01-13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안녕하세요. 친구수락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라에몽컵 정말 귀엽네요.~~

붉은돼지 2016-01-14 10:31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김헌 님 ^^
도라에몽 컵도 귀엽지만 셜록홈즈 컵도 멋스러워요

단발머리 2016-01-13 2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참을 생각했네요~~~
이 시점에서 님께는 남해바다 절대반지를 찾는 일이 더 간절한가, 행운의 마일리지가 더 간절한가...
가능성이 더 높은 행운의 마일리지가 내일까지라니...
한 번 더 대범해지심이... ㅎㅎ

붉은돼지 2016-01-14 10:36   좋아요 2 | URL
오늘이 행운의 마일리지에 응모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군요..ㅜㅜ
어차피 폭주중인데 최후의 도전을 해봐야죠

하루키가 미리 결정해 두었다는 자신의 묘비명이 문득 생각나는군요
˝작가 그리고 러너,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그렇습니다. 끝내 대범한 당신이 안되더라도 도전은 해봐야죠....ㅋㅋㅋㅋㅋ

2016-01-13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4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16-01-14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시스트가 되느니 차라리 돼지로 사는게 나은 삶이 아닐까요...ㅋㅋㅋ
(거기다 날기까지 한다면야...)

붉은돼지 2016-01-14 10:49   좋아요 0 | URL
맞아요....파시스트가 되느니 차라리 돼지로 사는 게 더 나은 삶이죠..
그런데.....사실 저는 뭐,,,,,파시스트가 안되려고 용쓰다가 돼지가 된 것은 아니고....너무 쳐묵쳐묵해서 돼지가 되었다는게 함정이죠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어쨋거나 날고도 싶어요 ^^

moonnight 2016-01-14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절대반지 어쩔ㅜㅜ; 그나저나@_@; 사은품노트랑 머그 참 예뻐요! 꾹 참고 있었는데 역시 알라딘 사은품에 굴복하게 되겠네요ㅠㅠ;

붉은돼지 2016-01-14 13:19   좋아요 2 | URL
역시 사은품은 알라딘이죠....<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사면 주는 노트도 괜찮은 것 같구요...머그 컵도 좋아요....저는 도라에몽과 홈즈는 식구수대로 그러니까 3개씩...총 6개를 갖고 싶습니다. 그러면 5만*6번 = 30만어치 주문해야 하는데.....지금까지는 컵 3개 확보(도라에몽 2개, 홈즈 1개)했는데 정말 이러다가는 가산 탕진하든가 아님 폐가망신하는 수가 있겠습니다요 참..... ㅋ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4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라에몽 컵 무지 탐납니다.. ㅎㅎ.

붉은돼지 2016-01-14 15:50   좋아요 1 | URL
저는 도라에몽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컵에다 막 뽀뽀도 하고 그랬어요 ^^ 호호호홋~

2016-01-14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5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7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1-15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대범한 당신은 성공하셨나요.
즐거운 금요일 저녁 보내세요.^^

붉은돼지 2016-01-17 12:4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성공했습니다. ^^
 

 

 

 

 

 

 

 

 

 

 

 

오랜만에 하루키 에세이를 읽으니 기분이 좋다. 아시다시피 이 에세이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관람기 혹은 관전기 비슷한 책으로 2008년에 나왔던 <승리보다 소중한 것>의 개정판이다. 단순하게 올림픽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소생은 무척 재미있게 또 감동깊게 읽었다. 책의 구성도 마음에 든다.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두 편의 글은 각각 일본의 남녀 마라토너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96 애틀랜타 여자마라톤에서 동메달을 딴 아리모리 유코와 일본 남자마라톤 기대주인 이누부시의 이야기로 서두를 연다. 본론에서는 각종 경기 이야기외에도 무라카미 사관에 기초한 간략한 오스트레일리아의 역사와 상어와 악어, 코알라와 캥거루 등에 대한 속 깊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도 있다.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두 편의 글은 역시 프롤로그에 등장했던 두 명의 남녀 마라토너에 대한 말하자면 후일담 같은 이야기다. 아리모리는 시드니에 올림픽에 선수로 참가하지 못했고 같은 해 있었던 뉴욕마라톤에서 10위를 기록했다. 이누부시는 시드니에서 레이스 도중 탈수증상으로 4년을 준비한 경기에서 기권을 해야했다. 글의 대가리와 꼬랑지를 이렇게 연결(이걸 수미쌍관이라고 하나?)해 놓은 이유는 아마도 하루키가 승리보다 소중한 그 어떤 그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서 일 것이다. 하루키가 마라톤 메니아라서 그런지 마라톤 경주를 정말 실감나게 중개해 준다. 소생같은 한심한 축생에게 마라톤은 제일 심심하고 밋밋한 스포츠 종목일 것이다. 2시간 동안 그냥 죽으라고 아니면 죽었다하고 달리는 것 외에는 달리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42.195km의 굽이굽이마다에서는 어느경기 못지않은 흥미진진한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책 중간에 쉬어가는 코너 비슷하게 등장하는 무라카미 사관 오스트레일리아의 약사부분은 무척 흥미롭다. 소생이 호주의 역사에 대해서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당연한 이야긴데 내가 이렇게 무식한가 조금 놀랐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영국에서 온 죄수들이 개척한 나라다. 1788년부터 유형이 폐지된 1840년까지 총 163,000명의 죄수가 영국에서 오스트레일리아로 강제로 운반되어 노역에 동원되었고 그들 대부분이 다시는 고향 땅을 밟지 못햇다. 이 신생국가는 자발적 식민지 비슷한 영연방 국가여서 아버지의 나라인 영국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지 발벗고 나서서 했다. 죄수들이 세운 나라라는 오명을 씻기위해 더 메달린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이 어린 자식이 믿고 기댈 데라고는 아버지밖에 없는 것이다.

 

신생국 호주는 아버지 나라 영국을 위해서 많은 피를 흘렸다. 효자가 새끼손가락 단지하는 것은 정말 새발의 피다. 호주는 수단 반란에 자비로 의용군을 보내고 보어전쟁에도 파병했다. 의화단 사건 때는 베이징까지 군대를 보냈다. 1차 세계대전 때는 30만명의 병사를 파병했다. 6만가까이 전사했고 15만명 이상이 다쳤다. 당시 호주 인구가 5백만명이었다니 실로 놀랍다. 특히 심했던 것은 갈리폴리 상륙작전으로 안자크 군(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연합군)은 갈리폴리 해안에서 엄청나게 죽어나갔다. 8만명이 전사했다고 한다.(하루키는 8천명이라고 하는데 이는 8만명의 오타인 것 같다.)

 

젊은 날의 풋풋한 멜 깁슨이 주연을 맡고 <죽은 시인의 사회>로 유명한 피터 위어가 감독한 영화 <갈리폴리>는 바로 이 갈리폴리 상륙작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한심한 소생은 금시에 초문이나 유명한 전쟁영화라고 한다. 멜 깁슨이나 피터 위어 모두 호주사람이다. 이 작전을 기획한 영국측 해군 장관은 바로 처칠이었고 당시 오스만 제국(오늘날의 터키) 사령부에는 후일 터키의 국부가 되는 무스타파 케말이 있었다. 갈리폴리에 엄청난 사상자를 남겨둔 채 영국 연합군은 패퇴했다. 명백한 처칠의 오판이었다. 갈리폴리전투에서 죽은 세 아들의 유골을 찾아가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워터 디바이너>가 얼마 전에 개봉했었다. 감독이자 주인공인 러셀크로우는 뉴질랜드 출신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갈리폴리 상륙일을 안자크 기념일로 제정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정식으로 독립을 선언한 적이 없어 독립기념일도 없다. 안자크 기념일이 그 대용품처럼 됐다고 한다. 아버지 대영제국이 노쇠하여 골골하자 호주는 이제 아버지에게 대들어 독립한 큰 형님 미국에게 의지한다. 2차 세계대전에서는 미국에 적극 협조했다. 한국전쟁에 파병했고 베트남 전쟁에도 5만명에 이르는 군대를 보냈다. 베트남 파병에서는 반전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국제정세도 냉전체제가 붕괴되면서 호주도 이제 어느정도 아버지와 형님 그늘에서 벗어나 자립을 하려고 하는데....  

 

그런데 한가지 큰 문제가 남아있었다. 바로 원주민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원주민을 과거 역사 속에서 거의 무시해왔다. 1960년 후반까지 국세 조사에도 원주민을 포함하지 않앗다. 말하자면 원주민은 거의 인간취급을 받지 못했다. 식민지 개척 초기에 엄청난 수의 원주민 인디언들이 학살되었다. 1940년대에 원주민 어린이들은 그 부모와 헤어져 시설에 강제 격리되어 정부가 실시하는 공민 교육을 받았다. 이른바 '도둑 맞은 세대'다. 원주민의 유대를 무너뜨리고 저렴한 노동력 확보을 위한 것이었다. 남자아이는 대부분 벽지 농가의 일꾼으로 여자아이들은 대부분 백인 가정의 가정부로 일했다. 이런 식으로 끌려가 부모들과 생이별한 원주민 아이들의 수는 십만명 이상에 달한다고 한다.

 

호주 정부는 1996년에 원주민에게 공식적으로 유감의 뜻을 표명하고 일부 토지 반환을 실시하는 등 원주민과 화해를 시도했다. 하루키의 표현을 빌자면 그것은 판도라의 상자같은 것이었다. 뚜껑이 한 번 열리자 백인과 원주민 양쪽에서 온갖 문제들이 잇달아 터져나왔다. 이것이 이른바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을 앞둔 호주의 당시 상황이었다. 바로 이 시점에서 등장한 사람이 바로 캐시 프리먼이라는 원주민 출신 400m 선수였다. 그녀는 시드니 올림픽 4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캐시 프리먼이 400m에서 우승하는 장면에 대하여, 그날 경기장에 있던 11만 관중이 느꼈던 것에 대하여 하루키는 감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궁금하시면 한번 읽어보세요. 2008년 호주 정부는, 토착 원주민들에 대하여, 그들 과거의 정부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하여 공식적인 사과를 했다.

    

 

 

 

 

 

 

 

 

 

 

 

<기타 기억에 남는 내용들>

 

1. 상어는 꼬리지느러미 뒤에 생식기가 두 개 나란히 있다(뒷발처럼 보인다)고 한다. 교미할 때 둘 중에 하나를 사용하는데 하루키는 대체 어떤 기분으로 하나를 선택하는 걸까하며 궁금해 하고 있다. 아무래도 스페어로 그런 것이 하나 더 마련되어 있으며 든든하겠다는 생각은 든다.

 

2. 코알라는 하루에 80퍼센트를 수면으로 보낸다고 한다. 코알라의 주식인 유칼리 잎에는 독성이 포함되어 있어 그 독을 중화시키기 위해서는 그 만큼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래서 코알라는 되도록 독소가 적은 어린잎만 먹는다. 신선한 유칼리 어린잎을 호주에서 공수해 와야 하기 때문에 코알라 사육이 어렵다고 한다.

 

3. 한중일 3국 스포츠 정세에 대한 하루키의 고견 : 아시아 스포츠 정세에서 가장 불가사의한 것은 일본은 중국을 상대로 하면 강하고,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하면 강하고 중국은 한국을 상대로 하면 강하다는 것이다. 궁합이란 게 있는 걸까 뭐 그렇게 해서 동아시아 지역 내의 평화가 유지된다면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4. 올림픽 관전기라서 한국이야기가 간간이 나온다. 올림픽 기간중에 호주의 한 감옥을 탈옥한 죄수가 탈취한 차량이 한국 방송국 스탭의 차량이었다는 이야기와 선수촌에 비치된 물품을 선수들에게 선물로 주는 줄로 착각한 한국선수 몇 명이 텔레비전 같은 것을 가져나오다가 제지당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이야기는 좀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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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11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터 디바이너가 개봉할 당시, 관련 배경지식이 없는 관계로 관심 두지 않은 작품이었는데... 붉은돼지님 글 읽고나니 역시 사람은 많이 알고봐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이 글을 먼저 읽었다면 챙겨보았을법 한데요~ ㅎㅎ

붉은돼지 2016-01-11 15:43   좋아요 0 | URL
오로라님, 저도 뭐 갈리폴리 전투, 캐시 프리먼 이런 이름들 <시드니>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멜깁슨 나오는 영화는 꽤 유명한 모양이더군요...언제 한번 챙겨볼 생각입니다. 제가 관심두고 있는 이스탄불과도 밀접한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Mephistopheles 2016-01-11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리폴리는 전투라고 불리기 모호한 일방적인 살육이었어요...2차세계대전의 영웅으로 불리우는 처칠의 어마무시한 ˝흑역사˝지요..

붉은돼지 2016-01-12 09:16   좋아요 0 | URL
처칠에게 그런 흑역사가 있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멜깁슨 나오는 갈리폴리 한번 보고 싶군요 ^^

Clou:Do 2016-01-11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이렇게 재미있는 서평을 쓰고 싶네요. 술술 잘 읽힙니다. ㅎ

붉은돼지 2016-01-12 09:17   좋아요 1 | URL
술술 잘 읽어 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cloudo님 ^^

cyrus 2016-01-11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아공 월드컵 기간 때 남아공의 치안 문제가 알려지니까 원정 응원을 걱정했던 반응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언론들이 남아공 치안 문제를 너무 안 좋은 쪽으로 뻥튀기하는 바람에 말도 안 되는 루머도 나왔어요. 사실인지 잘 모르겠는데 월드컵 중계 관계자가 강도를 만나서 털릴 뻔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유칼립투스에 있는 물질이 휘발성이 높아서 화재가 잘 나기 쉬워요. 그래서 코알라들이 산불로 많이 희생됩니다.

붉은돼지 2016-01-12 09:23   좋아요 1 | URL
코알라는 서식지를 떠나는 것을 몹시 싫어해서 불이 나도 그냥 타서 죽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ㅜㅜ
사람들이 코알라를 화재지역에서 억지로 데리고 나온다고 합니다. ^^

서니데이 2016-01-11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편안한 밤 되세요.^^

붉은돼지 2016-01-12 09:23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덕분에 편안한 밤을 보냈습니다. 너무 편안해서 아침에 일어나기가 좀 어려웠어요 ㅎㅎㅎㅎ

고양이라디오 2016-01-26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이런 글을 놓쳤었다니. 저도 최근에 <시드니!>를 읽었었는데, 정말 공감 100%의 서평을 만나게 되서 너무 좋네요. 제가 쓰고 싶었던 이야기들과 감상, 감동들이 다 담긴 서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