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식자들의 시간
줄리아노 다 엠폴리 지음, 이세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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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이후 복잡해진 국제정세를 설명하는 책이다. 하지만 완전히 사회과학적인 분석이 아닌, 문학적 비유를 사용하면서 저자의 생각을 담고 있어 객관적 사실과 저자의 주관적 사고를 완전히 분리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저자의 생각에 기본적으로 동의하는 편이다. 다만, 저자의 생각을 완결 지을만큼 충분한 근거가 아직 부족하기도 하고,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소련이 무너진 후, 미국만이 세계의 유일한 강대국으로 남아 팍스 아메리카의 시대가 유지되는 듯 했으나, 미중 무역분쟁이 일어나고 러-우 전쟁이 일어나면 세계는 다시 냉전시대로 돌아가는 듯 했으나, 현재 국제사회에서 패권을 겨루는 국가들의 모습은 예전의 냉전시대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최근 국제사회에서 등장하는 권력자들의 모습을 포식자로 정의하면서 기존 질서에 따르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이 들 대부분은 기존 질서가 무너지면서 기존의 정치와 다른 모습을 지향하고, 무너진 경제 속에서 소외된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듯한 포퓰리스트의 모습을 띄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 주변의 이익만 챙기는 포식자 (저자는 군주론에 등장하는 체사르 보르자와 비교한다)들이라고 이 책은 이야기한다. 아마도 여기까지의 내용은 대부분의 독자들도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위에 내용에 덧붙여, 최근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인류의 문화를 무시하고 새롭게 세상을 운영하는 방법을 설계하는 AI (AI의 설계자들) 역시 이들과 유사한 포식자들이라고 이야기한다. AI 역시 점차 발전할수록, 기존 인류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챙길 것이라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미 AI로 인하여 고용이 불안해지는 등, 저자의 주장이 실현되고 있는 중인데, 앞으로의 인류의 대처방안 등은 책에서는 자세히 논하지 않은 것 같다. 결코 AI가 인류에게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지 않는다고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계속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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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만든 사람들 - 아르키메데스부터 괴델까지, 수학자 50인에게서 배우는 수학의 역사와 원리
알프레드 S. 포사멘티어 외 지음, 강영옥 옮김 / 동아엠앤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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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만든 사람들>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학자 50명의 삶을 돌이켜보고, 그의 업적을 설명하는 책이다. 학생시절 수학을 좋아하여 이런 종류의 책을 제법 읽었는데, 가장 내용이 충실하고 깊은 것 같다. 단순히 수학적인 내용만이 아닌 역사 속의 수학자의 발자취를 담고 있다. 이런 종류의 책이 흥미를 끌기 위해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는 것에 비에 이 책은 그런 내용은 거의 다루지 않는 것 같다. 예를 들면, 피타고라스의 콩과 연관된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지 않아 근거가 없는 내용은 배제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피타고라스의 경우, 그의 업적이 혼자만이 아닌 그가 이끈 그룹의 성과인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상당히 객관적이고 사실에 기반하여 설명한 것이 인상적이다.


또한 이야기 위주가 아닌 수학적인 내용도 제법 깊이있게 다루는데,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증명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어 책을 읽으면서 수학도 함께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아르키메데스 편에 실린 증명은 오타가 있다) . 특이한 점으로는 흔히들 미적분학을 뉴튼이나 라이프니찌가 창시했다고 알고 있는데 훨씬 이전인 기원전 390년전 에우독소스가 그 개념을 제시한 것 등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내용이다.


이런 류의 책이 고대에서 근대까지의 수학자를 다루는 것에 비해 이 책은 현대의 수학자도 달루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괴델, 힐베르트, 라마누잔, 튜링, 폰 노이만 등 최근 AI로 더욱 주목 받게 된 컴퓨터의 아버지들도 다루고 있는 점도 매우 훌륭하다. 다만, 개인적으로 인생책이라고 생각하는 페르마이 정리를 증명한 앤드류 와일즈나 페렐만 등이 소개되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쉬운 점인데, 책의 내용이 너무 어려워지는 것을 막기 위한 방편이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재미와 지식을 갖춘 좋은 책을 읽게 되어 무척 기쁘고, 다른 분들께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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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자본주의를 어떻게 읽는가 - 시장에 숨겨진 돈의 흐름을 읽는 20가지 이야기
조원경 지음 / 다산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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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 교수는 울산 부시장을 역임하면서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진행한 출간한 <넥스트 그린 에너지 레볼루션>으로 처음 접하면서 꾸준히 책을 접했는데, 어려운 경제지식을 이해하기 쉬운 글로 풀어내어 좋아하는 경제분야 저자 중의 한 분이다. 이번에 출간된 <부자는 자본주의를 어떻게 읽는가>는 제목만 보고 경제 뉴스 속에서 투자의 길을 안내해 주는 책이라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으나, 책 내용은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 오히려 내 생각에는 <조원경 교수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읽는가>라는 제목을 붙이는 것이 좋을 것 같은 저자 본인의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 비평 등이 담겨 있었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책 마지막에 담긴 부자의 정의이다. 남의 뜻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기준에 맞춘 삶의 태도와 판단을 갖추는 것을 부자로 저자가 정의하였는데, 정말 이 내용에 공감한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와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상당수가 실패하는 주요한 이유로 주위의 변화에 흔들리는 것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FOMO, FOBO, FOPO 등의 정의를 통해 투자에서 접하는 다양한 불안감을 이야기하고 대부분의 투자의 실패가 여기서 기인한다고 이야기한다. 내 생각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학생 시절에 극심한 경쟁을 통해 자라나서 성인이 된 후에도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를 통해 남에게 뒤처지게 되면 불안을 느끼고 실패하게 되는데, 이를 극복해야 진정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도 예를 들었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부자인 워런 버핏 역시 자신만의 판단을 지키는, 주위의 이야기에 흔들리지 않는 투자 철학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4부가 위와 같이 삶의 태도에 대한 내용이라면, 1~3부의 내용은 현재의 경제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이슈를 정리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주로 변화하는 국제질서와 기술의 혁신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이 책 이외에도 다양한 정보 소스를 통해 꾸준히 관련 지식을 업데이트해야 할 것 같은데, 역시 저자가 4부에서 주장한 것 같이 자신의 기준을 확립하고 주변의 소음에는 흔들지 않는 자세를 유지하면서 꾸준히 경제를 공부하고 해석하는 것이 바로 저자가 이야기하는 자본주의를 읽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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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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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당시 매우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접했지만 6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이란 위압감으로 긴 시간 읽지 못하다가 이 번 기회에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 재미있어서 페이지가 매우 빠르게 넘어가면서 단 시일 내에 읽을 수 있었다. 일본 작가의 스릴러라는 점도 특이하지만, 국제정치와 SF의 속성까지 갖춘 점은 더욱 특이한 점인데, 거의 흠 잡을 때가 없는 훌륭한 작품이었다.

 

자신이 대적해야하는 적의 존재를 모르는 상태에서 작점을 준비하는 미국의 특수부대원들과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과 함께 비밀스럽게 전달된 아버지의 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연구를 하게 되는 일본의 한 연구원의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정말 흥미롭게 진행되는데, 인상적인 점은 한국에서 온 유학생이 매우 중요한 인물로 등장하는데, 매우 매력적으로 묘사된 점이다. 저자 후기 등을 통해 자신의 목숨을 바쳐 다른 사람을 구한 고 이수현 씨를 모델로 했다고 하는데, 전체 이야기의 주제 자체도 자기 자신보다 남을 위한 이수현의 모습이 아이디어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친한파라고 하는 저자가 이야기 속에서 한국에 대해 매우 좋게 표현하는 모습도 이 소설을 좋아하게 된 것에 큰 역할을 하였다)

 

2부에 접어 들면서 등장인물들이 접하는 수수께끼의 존재가 밝혀지면서 이야기의 분위가 조금 달라지는데, 이 존재의 능력이 너무 막강하기에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 것은 아쉬운 점이다. 이 소설에는 SF와 테크노 스릴러의 속성도 제법 있는데, 발간 당시보다 현재의 과학기술이 소설 속에서 다루는 과학기술 수준이 비슷하여 2026년 현재 읽는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이야기의 스케일이 너무 커서 영화로 만들기에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야심만만한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스크린으로 옮겨 주길 정말 기대한다.

 

또한, 발간 당시의 미국 대통령인 조지 부시나 부통령 체니를 모델로 한 인물들이 이야기에 등장하지만, 현재의 트럼프 대통령을 모델로 했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고, 현재 국제정세와 비교하면서 이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도 흥미로운 접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다른 분들께도 추천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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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넥 - 변호사의 나라 미국과 엔지니어의 나라 중국은 어떻게 미래를 설계하는가
댄 왕 지음, 우진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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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이 계속되고 미국이 이끌던 국제질서가 바뀌는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을 이끄는 리더 그룹에 대해 분석을 시도하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특히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캐나다와 미국에서 학업을 수행하고 양국를 오가면서 경력을 쌓은 엔지니어 출신의 산업 전략 전문가라는 저자의 경력이 누구보다 이 분야에 대한 뛰어난 성찰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신뢰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표지에 나오는 변호사의 나라 미국과 엔지니어의 나라 중국이라는 말이 두 국가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을 알려준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하기 힘든 행보는 결국 제조업의 역량이 떨어진 미국이 과거의 역량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저자는 미국의 정책을 비롯한 리딩그룹에 엔지니어 출신이 없고 변호사 출신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의 인건비가 올라가면서 이 분야를 어느 정도 포기하고 해외에 의존하면서 2차 산업보다는 3차산업인 금융분야에 취중할 수 있도록 국가의 전략을 만든 것이 오늘날의 미국을 만든 이유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저자의 말처럼 엔지니어 출신이 리딩 그룹에 있었다면 전략이 바뀌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엔지니어 출신이 부족하여 오늘날의 미국의 문제를 만든 것에 비하여 중국의 문제는 리딩그룹에 법률가가 없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가 지적하는 중국의 문제는 한 자녀 정책과 제로 코로나로 나타난 권위주의적 정책에 기인한다. 두 경우 모두 비합리적인 생각에서 출발한 엄청한 희생을 치른 정책이지만, 이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고치려는 노력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중국의 지도층이 공학도 출신 위주로 구성되었기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모든 문제를 다양한 방향에서 바라보는 법률가가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지적에는 동의한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법률가가 제 역할을 하려면 공산당의 권위주의 통치가 끝나야 하여 결국 중국의 문제가 미국보다 치유하기 훨씬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현재는 제조업의 성과를 통해 중국의 경제력이 더 커지면서 중국의 국력이 미국을 앞설 가능성이 높기는 하다.

 

결국 두 국가 모두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상대방의 장점을 차용하고 단점을 고쳐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생각보다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중국보다는 엔지니어의 힘이 부족하고 미국과 비슷하게 리딩 그룹은 거의 법조계 출신이 많아 현재 미국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미래에는 우리나라도 갖게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이 보여주는 성찰을 통해 우리나라는 미리 문제점을 해결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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