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단경로 - 제25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강희영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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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문학동네 북클럽에 가입하고 받은 책인데 모르는 작가의 작품이라 읽기를 미루다 드디어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몰랐는데 마지막에서 작가의 의도를 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목의 최단 경로는 자신이 사랑하는 아이의 죽음으로 삶의 의지를 잃은 애영이 삶의 마지막 과정에서 배우는 전산 알고리즘이면서 동시에 안락사(죽음)를 통해 다시 아이와 만나길 기다리는 삶의 경로를 의미하는 것 같다.

 

이야기의 전후에 삽입된 지도에서 사라진 섬이나 행방불명된 최단경로 알고리즘의 개발자의 이야기는 죽음 후에는 살았던 흔적마저 사라진 인생의 허무함을 의미하는 것 같다.

 

이야기의 도입부에서 최단경로로 움직이는 여성이 그 주위를 맴도는 다른 여성의 움직임, 그리고 그것을 모니터링하는 남자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처음에는 게임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착각했었다. 하지만 이야기의 후반에 들어서자 이 도입부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라는 알게 되었다. 안락사라는 목표를 정하고 삶의 최단경로를 가는 여성이 주위인물들을 만나고 자신의 궤적을 다른 남자에게 남기는 것은 스스로 죽기로 마음을 정했지만 죽음 뒤의 허무함에 대한 두려움으로 계속해서 주위 사람들과 과거의 연인에게 자신을 봐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느꼈는데,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사는 모습이라고 생각되었다. 죽음이라는 종점으로 가는 것이인생이지만 그 과정 속에서 충돌하면서 살아가고 자신이 살아가는 모습을 어느 누군가는 봐 주길 바라는 것. 이런 생각에 미치니 책갈피의 문구의 의미가 한층 의미있게 다가 왔다. ‘사라진 길 위에서 보내온 간절하고 강렬한 삶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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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의 역사 - 노벨상 수상자가 밝히는 생명의 촉매, RNA의 비밀
토머스 R. 체크 지음, 김아림 옮김, 조정남 감수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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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인류를 코비드-19의 공포로부터 해방시킨 백신의 개발이 RNA에 관한 연구를 통해서 얻어졌다는 것은 언론을 통해 들은 바 있었는데, 마침 RNA관련 연구를 총집대성한 ‘RNA의 역사가 출간되어 무척 기대를 하고 읽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중학생 시절로 기억되는데, DNA가 유전정보를 저장하고 있고, 이 내용을 RNA에 복제하여 아미노산 합성을 통해 세포에 필요한 성분을 만드는 것으로 배운 바 있다 (책의 원제에 해당되는 촉매(catalyst) 작용이 이를 의미한다). 또한 RNA의 역할에 따라 m-RNA, t-RNA 등으로 나뉜다는 것 정도를 배운 것 같다. 책을 읽어 본 소감으로는 이 정도의 정보만 가지고 있으면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노벨상 수상자의 저서라서인지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내용이 더 많았던 것 같고, 그런 의미로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한 것 같다.

 

유전 정보를 통해 실제 생명활동에 필요한 아미노산을 합성하므로 RNA 연구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백신 같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에 무척 공감했고 앞으로도 생명과학 연구는 RNA에 집중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 밖에도 관심 있는 분야인 텔로미어나 크리스퍼 가위 등도 RNA 연구의 한 분야이거나 이를 활용하는 분야라는 것도 흥미롭다.

 

RNA를 활용한 연구의 역사를 집대성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고, 백신과 노화 등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생명현상을 다루고 있어 어렵지만 잘 공부하고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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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달러 슈퍼리치 - 환율과 썸 타기
변정규 지음 / 연합인포맥스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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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팟캐스트를 통해 경제와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관련 공부를 하게 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낀 분야가 환율이다. 개인적으로는 해외주식에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에 환율이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고, 국제경제의 흐름이나 국내 경제 상황을 판단하기 위한 자료로서 환율을 활용하고, 이를 위한 배경지식을 공부하여야 하는데 생가보다 쉽지 않았다.

 

슈퍼달러 슈퍼리치는 환율과 관련된 거의 모든 배경지식을 모아서 출간되어 이 분야 지식이 필요한 사람에게 무척 유용한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되었다. 경제에 그리 해박한 수준은 아니라서 다소 긴장된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3장의 본격적인 환율과의 연애의 내용은 예전 잘 모르는 내용이 많고, 새롭게 접하는 생소한 내용이 많았다. 이 외의 분야는 비교적 이해하기 어렵지 않고 예전에도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접한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

 

대부분의 내용이 원화강세-달러약세 또는 원화약세-달러강세에 대한 설명과 각각의 경우에 개인이 내응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고, 고등학교 수업에서 접한 내용을 바탕으로 부연적인 설명이 추가된 듯한 느낌이었다. 책을 읽을 때는 그리 어렵지 않고 이해할 수 있다고 느끼지만, 실무에 접할 때는 막막한 느낌을 자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예를 들자면 바이든 전 대통령 등의 민주당 정권하에서의 달러에 대한 정책과 현재 트럼프가 추진하는 달러 정책이 어떤 식으로 바뀌고 이에 따른 국제경제의 방향은 어떻게 될 것 인가 생각한다면 (사실 이 질문이 이 책을 읽은 이유이다) 답을 못할 것 같다. 다만 최근 다른 매체를 통해 접한 내용을 보면 트럼프가 추진하는 각종 경제정책이 서로 상반되는 내용이 포함되는 등, 제대로 된 경제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는 분석이 많아 그동안 트럼프의 정책에 따른 국제경제 흐름에 대한 잘 모르겠다는 내 생각이 그리 틀린 것은 아닌 듯 하다.

 

책의 마지막 장에 실린 내용이 실용적인 면에서는 가장 유용할 것 같다. 아직 해외주식 투자를 하지는 않지만, 필요성을 계속 느끼고 있어 향후에 무척 유용할 것 같다. 내용을 살펴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 상식적인 판단인데 이 책에서 제공하는 팁이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 것을 보면 환율에 대한 감각이 무척 부족한 것 같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야겠다고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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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양자역학 때문이야
제레미 해리스 지음, 박병철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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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 표지를 고 양자역학을 유머스러운 필치로 설명하는 책으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중반부터는 양자역학의 붕괴(슈뢰딩거의 고양이) 개념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해 논하는 내용으로 바뀌었고, 이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세계관, 인식론 또는 철학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양자역학이 어렵지만 중요한 특징을 받아들이고 이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 교양과학 서적들이 양자역학을 다루는 방법인 것이었는데, 이와는 다른 이야기를 하니 처음에는 새로운 느낌과 함께 흥미를 느꼈지만 계속되는 세계관, 철학 이야기 등이 반복될수록 어려운 느낌이 들었다. 양자역학이 어려운 이유가 현실세계에서 접하는 부분과 다른 현상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과 이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니 이 책은 양자역학에서 가장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다루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행히 책의 분위기는 유머스럽고 재미있어 책이 다루는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양자역학을 해석하는 방법은 보어의 붕괴 이론, 고스와미의 우주의식, 그냥붕괴이론, 애버릿의 다중우주가설, 데이비드 봄의 유도파동 등이 있는데, 이중에서는 다중우주가설이 가장 인기있는 것 같다. (소설이나 영화의 소재로 많이 쓰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책에서 다루는 해석방법들 모두 완벽하지 않은 것 같고, 미래에 좀 더 나은 해석방법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사싱 양자역학에서 다루는 대상은 전자 정도 크기의 매우 작은 세상인데 이를 현실에서 접하는 크기의 사물에 적용하여 혼란을 일으킨다고 생각하여 이 책에서 다루는 논쟁이 그다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학에서 출발한 세계관에 대한 논쟁이 끝나지 않고 있고, 그 내용을 보면 생각보다 무척 어렵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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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진 천문학자들 - 천문학에 한 획을 그은 여성 과학자들
쇼히니 고스 지음, 박성래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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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가장 합리적인 사람들인 모였다고 생각되는 과학계에서도 남녀차별을 하는 시절이 존재했고, 그 속에서 고통과 좌절을 이겨내고 훌륭한 여성 과학자들하면 우선적으로 영화와 책을 통해 접한 바 있는 ‘Hidden Figures’가 생각나는데, 이는 우주개발 시절 컴퓨터라 불리던 계산원의 역할을 하면서 미국의 우주개발을 성공을 이끈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번에 읽은 지워진 천문학자들은 천문학과 현대 핵물리학에서 성차별을 이겨내고 성과를 얻은 여성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룬 업적에 비하여 그들이 받은 보상은 무척 미약한 것이었고, 변변한 직업이나 보직없이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나찌의 등장으로 인한 박해, 동양인이라는 또 다른 인종차별까지 겪는 고생은 책을 읽는 내내 무척 힘들었고, 그들보다 훨씬 편한 위치에서 일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들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다 (그들이 차별은 받기는 했어도 학문의 최전선에서 있을 수 있었기에 좋은 업적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의미로는 그런 위치에서 훌륭한 동료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그들이 부럽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 차별을 이겨내고 여성 과학자들이 훌륭한 업적을 내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천문학과 핵물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동료들이 함께 노벨상을 수상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아이디어를 훔치기도 했음) 아마도 비교적 합당한 대우를 받은 여성 과학자는 남편의 적극적인 주장으로 노벨상 수상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마담 퀴리 정도인 것 같다.

 

리제 마이트너의 경우 핵분열에 대한 연구성과를 동료얐던 오토 한에게 선수를 빼앗겼으며, 브룩스의 경우도 러더퍼드가 노벨상을 수상하게 되는 연구의 기초를 다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 베라 루빈의 경우 현대 천문학의 주요 이슈인 암흑물질의 존재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지만 노벨상 수상에는 실패하였다.

 

이 책의 여성과학자들의 공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안타까움과는 별도로 현대 물리학, 천문학의 역사에서 잘 몰랐던 고리를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의 장점이다. 러더퍼드, 오토 한의 수상 이전에 세계적으로 어떤 연구가 바탕이 되었으며, 맨해턴 프로젝트 이후에는 어떤 연구가 이루어졌는지, 여성 과학자들의 활약을 통해 잘 배울 수 있었다.

 

성차별, 2차 세계대전, 인종차별 등의 시기에 어려움을 딛고 훌륭한 업적을 낸 여성 과학자들의 삶을 통해, 내가 접하는 크고 작은 고난을 이겨낼 힘을 얻어 내가 할 일을 새로운 자세로 노력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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