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역사 이야기를 읽는 밤 - ‘빵과 서커스’의 시대에서 ‘빵과 잠’의 시대를 넘어, 파란만장한 서양의 일상 연대기
정기문 지음 / 북피움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역사 이야기를 읽기 좋아하고 다양한 책을 읽었지만 상당히 특이하면서도 매우 의미있는 책이다. 대부분의 역사 서적, 특히 역사 이야기 책은 주인공이 왕이나 귀족 등 지배계층의 행적에 관한 책인 것과 달리 이 책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민중들을 주 대상으로 하면서 그 들이 살아간 풍속과 문화를 다루고 있다. 또한 소개되는 문화의 배경을 수박 겉핧기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면 속에 담긴 의미를 소개하여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그 시대에 남긴 문헌 등을 분석하면서 잘못 알려진 역사를 바로 잡는 내용도 있는데, 예를 들면 네로는 흔히 알려진 것처럼 폭군이 아니고 민중을 위한 개혁 군주였기에 귀족 계층의 반감을 사서 역사서를 쓴 귀족들이 폭군으로 묘사했다는 것과, 로마는 기존에 다신교를 받아들인 국가였기에 기독교에 대해서도 그리 반감이 없어서 흔히 알려진 탄압이 없었고, 오히려 바리새인 등 유대교 일파로부터 탄압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한 충격적인 내용도 있는데, 토마스 아퀴나스가 죽자 제자들이 그들 통째로 가마솥에 넣어서 삶은 다음 유골을 토막 내 나누어 가졌고, 우리나라도 김대건 신부의 유해가 잘게 나뉘어 국내외 208개소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토마스 모어와 에라스무스의 우정은 당대의 가장 뛰어난 인물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우정을 지킨 이야기는 무척 감동적이다.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이야기는 유명한 사람들보다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 시대의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다루고 있고, 지금 보면 이해하기 어렵고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그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던 사연이 있었음을 잘 설명해주고 있는데, 무척 재미있어 다른 분들께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