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진 여름
전경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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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동안 필사를 하면서 책을 읽었기에 하루에 스무 페이지 정도를 읽으면서 올해 여름을 이 책 얼룩진 여름과 같이 했다고 볼 수 있다. 이야기 속 시간의 흐름도 2주 남짓하여 실제 시간의 흐름과 비슷하여 주인공의 심리를 좀 더 잘 느끼는 체험이 되었던 것 같다.

 

두 번째 남자 이진과 어울리게 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주인공을 이해하기 무척 어려웠는데, 이진의 성격이나 행동이 주인공이 혐오하는 유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듭되는 이진과의 교류와 함께 주인공이 더 사랑하는 유경과의 교류도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이 책의 저자는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그동안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다른 소설 사랑의 이해여주인공 수영의 행동이 이 책의 주인공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되고 이 책 주인공의 심리와 비슷한 경로로 사랑의 이해이야기가 전개되었으리라 이해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의 자신의 미래와 사랑을 모두 망치게 될 것이란 것을 알면서 이런 생활을 계속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모든 것이 엉망징창이 되는 얼룩진 여름이 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작품 초반에 주인공이 나르시시스트라고 이야기되는 내용이 있는데,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순간순간 자신의 마음 내키는 데로 따라 간 이유가 자신이 가장 중요한 나르시시스트였기 떄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야기의 파국은 이미 예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자살로 삶을 끝낸 유경이 조금 불쌍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작품이 오래 전에 쓰여졌고 최근 새롭게 다시 출간된 내용이라 그 당시에는 사회도 훨씬 불안했고,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의 영향을 받은) 방황하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던 시대를 반영하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사랑의 방황과 파국에 대한 이야기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작품 중반에 나오는 노파의 이야기이다. 사랑이 인생에서 중요하지만 중요한 시점에서는 그보다 생존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라는 것인데, 이는 나 역시 나이를 꽤 먹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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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담론 - 프랑스 혁명에서 냉전 종식까지
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 이혜진 옮김, 이태환 감수 / 세종연구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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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개인적으로 빈야민 애펠바움의 '경제학자의 시대'를 재미있게 읽어 불평등을 주제로 한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도 잘 읽을 수 있을 줄 알고 도전했는데 쉽지 않은 책이었다.

 

내용도 쉽지 않았지만 이 책에서 다룬 케네, 스미스, 리카도, 마르크스, 파레토, 쿠즈네츠 등의 불평등에 관한 이론이 한계가 있어 현대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정부 등에서 많은 압력을 행사하여 이 분야 연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잘 이해했는지 자신은 없지만 케네, 스미스, 리카도의 불평등 이론은 시대적 한계가 있었고, 마르크스의 경우는 이론이 전개되는 중에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것 같은데

한 가지 부분에만 취중하여 설명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마르크스가 설명한 이론을 바탕으로 쿠즈네츠가 자본주의 초기에 성장하면서 불평등이 해소되는 역U자형 곡선을 제시한 것이 불평등 이론 중 가장 훌륭한 성과 중 하나인 것 같다. 파레토의 경우는 어떤 제도나 시대에 무관하게 빈부의 비율이 거의 일정하다는 이론을 내었지만 이 이론에 반하여 여러 증거들을 묵살하는 등 이론의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책에서는 간략히 설명되었지만, 국가 간 차이에 따른 불평등을 다룬 종속이론은 나름 훌륭한 연구라고 생각되나 이론적 발전이나 빈부차를 해소할 방향 제시 등은 하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이 책에서는 아주 간략히 소개되었지만 피케티의 연구가 현대 자본주의에서의 빈부의 발생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해주는 좋은 연구를 한 것 같은데 이 책에서 잘 소개되지 않아 아쉬운 점이 많았다. 또한 저자 브랑코 밀라노비치도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깊은 것 같은데 이 책에서는 소개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경제학이 한계가 많고, 자본주의의 한계를 감추기 위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한 (내가 잘 이해했는지 자신은 없지만) 마르크스 이론 역시 이론의 전개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경우를 모두 다루지 않아 역시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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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신부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6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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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신부는 내가 세 번째 읽은 마거릿 애트우드 여사의 작품인데 그 중 가장 재미있었을 뿐 아니라, 민음사 세계문학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2권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아직 결말이 어떻게 날지 모르지만 읽는 내내 정말 재미있었다. 또한 스토리와 무관하게 장면장면마다 등장인물들의 심리가 아주 풍부하게 묘사되어 저절로 작품에 몰입될 수 밖에 없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읽은 눈먼 암살자도 구성이 특이하면서도 재미와 문학성을 모두 갖춘 작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작품 역시 대단하였다.

 

스토리는 세 명의 여성이 공통의 친구의 장례식을 치른다. 하지만 그 여자 친구는 사실은 친구라고 하기에는 그녀들에게 가스라이팅을 하며 소중한 것을 빼앗는 악녀라고 할 수 있는데, 그녀가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을 각각 목격하게 되면서 세 명의 여성의 과거가 나오면서 그 악녀와의 악연이 설명되는 것이 1권의 줄거리이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장면 장면, 순간 순간 마다 등장인물의 감정과 행동이 정말 풍부하게 묘사되어 직접 그 장면을 보고 있거나 직접 생생하게 체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사실 묘사가 부족한 작품들을 읽을 때는 쓰다가 말았다는 느낌을 받거나, 소설이 아니라 줄거리나 시놉시스만 적어 놓았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아쉬운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애트우드 여사의 작품은 풍부한 묘사, 문학다운 문학에 대한 갈증을 채워주는 좋은 작품이라 생각하며, 2권의 전개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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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
앨러스테어 레이놀즈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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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소설의 결말을 예상을 알 수 있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는 글입니다.

 

대전환SF의 고전 프랑켄슈타인을 연상시키는 북극 항로를 여행하는 범선 속의 이야기로 시작되어 최근에 출간된 책이지만 고전적인 분위기를 띄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거듭되는 사건 속에서 주인공이나 주변인물이 죽지만 다음 장면에서 시대와 위치 등이 변경되어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같은, 시산이 거듭되는 동안 주인공이 각성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의 변화된 형태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반전이 드러나는 순간 오픈 유어 아이즈같은 이야기임을 알게 되었다.

 

미래를 연상시키는 장면이나 기계류 등의 등장 없이 상상력만으로 놀라운 SF를 만들어낸 오픈 유어 아이즈처럼 대전환의 주인공은 컴퓨터 프로그램이고, 주어진 상황 속에서 자신이 만들어낸 시대적, 공간적 배경을 떠돌다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이야기이다. 자신의 상상력으로 구성한 이야기 속에서 자신을 인간으로 착각하고 사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자신에 대한 자각이 가장 큰 반전이고, 반전이 밝혀진 이후에는 비교적 복잡하지 않은 이야기의 흐름이 이어진다. 반전이 무척 훌륭하지만 훌륭한 만큼 그 이후의 이야기가 다소 단조롭게 느껴지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또한 문제 해결을 하는 단서 위상수학과 관련된 개념인 것도 흥미롭고 인공지능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천재 수학자가 뇌의 기능을 증폭시켜 해결한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시대와 공간을 바꿔가면 진행되는 이야기이고 반전이 매우 훌륭하여 영화로 만나면 무척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최근에는 SF라 하더라도 배경만 우주이고 이야기 자체는 고대네서 현대 속의 사람들 이야기와 다를 바 없는 작품들이 많았는데, ‘대전환의 경우는 SF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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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 않은 삶도 명작이 된다 - 이주헌 미술 에세이
이주헌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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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주헌 작가의 미술 에세이 아름답지 않은 삶도 명작이 된다는 비교적 잘 알려진 미술작품을 조명하는 책이라 잘 모르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 흥미로왔다. 이 책의 취지가 미술사조에 얽매이지 않고 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니 잘 모르는 작품이 많이 소개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로코코 미술작가 및 작품이 많이 소개된 것으로 생각된다. 3부에 소개된 장앙투안 와토, 프랑수아 부세, 장오노레 프라고나 등의 작품들인데, 일단 눈으로 보이기 예쁘고, 사랑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 현재의 로맨스 소설이나 영화를 접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같은 사조는 아니지만 4부의 장레옹 제롬, 존 싱어 서전트 등의 작품도 분위기는 다르지만 (3부의 작품들은 귀족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4부는 사회의 어두운 부분에서 발견되는 관능적인 부분을 다루었다) 비슷한 느낌도 들었다.

 

후반부에는 비교적 알려진 화가가 소개 되었는데, 역시 비교적 잘 알려진 작품들이 소개되어 개인적으로 좋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화가의 카라바조의 작품 중 잘 모르는 작품이 소개되었고, 1부에 소개된 페르디난트 호들러의 작품도 흥미로왔는데, 개인적으로는 카라바조의 작품과 비슷한 화법이 느껴뎠고, 앞으로도 주목해 보아야할 화가라고 생각되었다.

 

유명한 화가인 에곤 실레, 세잔, 고갱, 쇠라, 마티스도 화가의 개인사에 대한 소개와 함께 그를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작품을 소개되어 화가와 작품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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