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 유감’이라고 하니 독자제위 중 혹자께옵서는 혹시 수상작 선정의 공정성이라든지 아니면 수상작품의 작품성 또는 완성도 뭐 이런 민감한 사안을 감히 돼지 따위가 언급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만 돼지 주제에 가당찮은 말씀이구요. 책은 아직 읽지도 않았습죠.ㅋㅋ 소생의 유감이란 말그대로 피상적이고도 표피적인 것으로 다름아니옵고 책의 ‘껍데기’에 관한 사항입죠.
그리고 유감이라고 하니 외교 언사로 흔히 쓰이는 호랑말코에라도 걸기만 하면 코걸이가 되는 그 알듯말듯한 유감(遺憾)은 아니옵구요. (사전에는 유감(遺憾)이 ‘마음에 차지 않아 못마땅하고 섭섭한 느낌’ 이라고 되어있는데 이게 왜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빈다’는 뜻의 ‘사과(謝過)’ 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 지 도무지 단무지 알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느끼는 바가 있다’의 유감(有感)은 또 아니구요. 말하자면 유감(有感)과 유감(遺憾)의 중간쯤에서 유감(有感) 쪽으로 좀 치우친 그런 유감입니다요. 돼지는 유감도 참 별스럽군요. 호호호
이상문학상이 이제 불혹을 바라보는데요. 작품집의 표지 변천사를 보면 1977년 1회부터 2011년 35회 작품집 까지는 표지 디자인이 거의 같은 패턴을 유지하다가 2012년도 획기적으로 바뀌어 2014년까지 가고, 2015년도에 조금 변화를 주었다가 2016년도에 다시 조금 바뀌었습니다. 소생의 미적 안목이라고 해봐야 돼지우리와 소우리를 구분하지 못하니 말해 무엇하리요마는 소생이 다만 유감으로 생각하는 바는 표지의 아름다움이나 세련됨에 대한 것이 아니옵고 진득하니 버티지 못하고 그때그때 시류에 편성하여 조변석개하는 그 조급증에 대한 우려일 따름이온데, 소생의 짧은 소견으로는 장좌불와에서 영롱한 사리가 나오듯 그 변하지 않고 진득하게 버티는 것에서 빛나는 전통의 얼이 나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올습니다.
이건 또 좀 다른 이야긴데요. 1996년도 작품집 뒷 표지에는 ‘이상문학상의 공정성과 권위를 독자에게 묻는’ 이라는 광고 문안이 있습니다만 (뭐 그리 살뜰이 묻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소생은 예전부터 이 문안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2016년도 작품집의 뒷표지 광고문안은 ‘한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상문학상!’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독자 제위께 문의한 결과 ‘그래 니 잘났다. 니가 최고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지 아니면 대답없는 메아리에 지쳐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간에 자고로 깊은 강물은 조용히 흐르고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이라고 했으니 이것도 약간 유감입니다. 유감(有感)과 유감(遺憾) 중에 유감(有感) 쪽으로 조금 치우진 유감말입니다요.....
소생은 가운데 디자인이 제일 마음에 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