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 버릇 여든까지 가고, 제 버릇 개 주기 어려운 법이다. 아무리 몇날몇일 굶주린 개라도 돼지가 처묵하다 내다버린 버릇을 선뜻 받아먹기는 지지지지지난해 여름 남해바다에 빠트린 반지를 다시 찾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 것이다. 아아아 왜 갑자기 그 반지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다. 생각할 수록 성질난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고 뇌리에 팔팔하게 남아있다. 소생은 수영을 못하기 때문에 바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 산을 좋아하느냐? 그도 아니다. 인자요산(仁者樂山) 지자요수(知者樂水)라 했으나 인간도 아닌 축생 주제에 인이니 지니 하는 것도 가당찮은 일이다. 지족상락이라 했던가 본 축생은 고저고저 똥오줌 질펀한 축사에서 이리저리 뒹굴며 머드 마사지 하는 것을 축생 최고의 쾌락으로 알고 있을뿐이옵니다.
아아아......그건 그런데....지지지지지난해 여름 남해바다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가. 뭐 당연한 이야기지만 본 축생이 피부에 신경을 쓰는 그런 물건도 아니고(신경을 쓴다고 어디 돼지껍데기가 개껍데기로 둔갑하는 것도 아니고....) 또 가슴에, 다리에, 겨드랑이에, 사타구니에, 불알에,,,,어머머머머!!!! 여기서 왜 이러셔요 그만!!! 시커먼 터럭들도 조금 많이 있어 크림같은 걸 바르면 털이 피부에 떡 달라붙고 그게 또 싫고....흔히 돼지들 중에서도 아무런 생각없는 어떤 숫컷들은 붙타는 땡볕아래서도 크림같은 것을 전혀 바르지 않는 무상무념한 것들도 수다한 바, 바로 소생이 그런 축생이온데....그날따라 아내가 유난히 썬크림을 바르라고 성화를 해서, 한심한 소생은 그냥 무상무념하게 아내가 질끈 짜주는 크림을 얼굴에, 팔에, 등에 발랐던 것이다. 그려려니 크림이 당연히 손에도 질퍽하게 묻었고....
소생은 무슨 개발에 편자도 아니고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도 아니옵지만, 어쨌든 손가락에 반지를 끼고 있었는데, 아아아아...이 반지도 사연이 있었던 것이었다(사랑의 징표는 아니올시다.) 출세간에, 그것이 축생이든 인생이든 아니면 돌삐같은 무생물이든 간에 일단 세상에 나온 것들은 모두 다 나름의 구절양장 꼬인 사연이 있는 법입지요. 그 반지는 소생이 <반지의 제왕>을 읽고 또 보고 너무 감동을 받아 그만 심금이 울어버려서 세계방방곳곳은.... 아니고 사실은 동네방네를 헐떡헐떡 돌아다니며 ‘절대반지’와 거의 비슷한 놈으로 아내와 커플로 구입한 반지로, 보기에는 짝퉁 명품 비슷한 것으로, 소생의 것은 18k, 3돈, 아내의 것은 18k, 1.5돈 짜리인데, 그 당시에 소생 가정경제로는 꽤 부담이 되는 상당한 금액을 치르고 구입한 놈이었다. 본 축생이 이 반지를 끼고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기웃거리며 관심을 보였다. 어디서 샀느냐, 얼마냐, 명품이냐...사실 반지 모양이 좀 잘빠졌다. 물론 돼지 눈에 그렇다는 이야기다. 어쨌든간에 아아아!!!! 소생에게는 무척이나 소중한 것이어서.........절대반지를 골룸이 오매불망했고 프로도 베긴스가 애지중지했듯이 소생도 이 놈을 잘 때 말고는 항상 손꾸락에 끼고 있고 잘 벗지도 않고 금지옥엽으로 귀하게 여겼던 그런 놈이었는데.....
그 지지지지난해 여름 남해바다에서 썬크림을 바른 소생은 그냥 무상무념하게 바닷속으로 들어갔는데 바닷물이 가슴 높이 정도 차 올라왔을 바로 그순간 소생은 분명히 슬로우비디오적으로 느꼈던 것이다. 소생의 소중하디 소중한 그 묵직한 반지가 내 손가락에서 무슨 눈썰매가 미끄러지듯 스르르르 빠져나가는 것을. 아아아아 정말 어떻게 손써볼 도리가 없었다. 속수무책이라는 말이 딱이었다. 두 눈뜨고 당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 엉겁결에 발꾸락으로 반지가 떨어졌을 듯한 지점을 꽉 움켜잡았지만 수영을 못하니 죽을까봐 겁이나서 돼지머리를 물 속에 처넣지 못했고 사실 넣었어도 물이 흐려 보이지도 않았을 것이고....발로 아무리 이곳저곳을 뒤적뒤적 해봐야 한번 빠져나간 반지의 행방은 끝내 찾지 못했다....
쓸데없는 소리 주디아프게 주께봐야 뭐,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고, 어쨌든 새해가 되니 병이 도진다. 돼지가 다시 폭주를 시작하고 말았다. 어쩔려고 이러는 지 모르겠다. 요 며칠사이에 알라딘에 5만을 두번 주문했고, 반디에 오만을 1번 주문했고, 오늘 또 알라딘에 중고로 2만 주문했다. 당근하게도 박복한 돼지는 복불복 대범한 당신에는 당첨되지 못했다. 이제는 대범한 당신 한번 되어보고 죽는게 소원이 되었다. 반지의 정령이시여!!! 램프의 요정이시여!! 부디 굽어살피옵소서!!! 대범하신 추리닝간장님!!! 소생에게도 기를 좀 넣어주세요. 그럼 금번 폭주 중에 구입한 도서의 면면을 소개해 올립니다.
1.6. 알라딘 구입 내역입니다. <스켑틱 4호>,<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5>, <국경의 도서관>, <뭐라도 되겠지> 그리고 사은품 노트와 도라에몽 컵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0113/pimg_7333051131342364.jpg)
1.11. 먹튀소리 듣기 싫어 반디에서도 5만 상당 구입했습니다.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 <성녀의 유골>, <혁명극장 1> 사은품 없음 ㅜㅜ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0113/pimg_7333051131342365.jpg)
1.12. 알라딘 구입 내역입니다. <악스트 4>, <미스테리아 4>,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6>, <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 4,5>, 사은품 달력, 노트, 머그컵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0113/pimg_7333051131342366.jpg)
금일 중고로 주문한 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