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1. 그 여자의 이름으로. 귀스타브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 민음사

 

제인 오스틴의 <엠마>의 연쇄로 똑같은 이름의 엠마 보바리의 호기심 때문에 저자가 읽게 된 책은 <마담 보바리>.

플로베르가 소설을 쓰면서 이 빌어먹을 보바리 때문에 나는 죽을 지경이다.”라고 하소연했다더니 읽는 나 역시 빌어먹을 보바리 때문에 죽을 맛이라고 고백한 저자는 끝까지 읽고서 한 번을 더 읽었다고.

 

연쇄2. 땡큐! 플로베르, 줄리언 반스, 플로베르의 앵무새

 

나는 왜 이렇게 이 책에 빠졌던 걸까? 가끔씩 작가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마주치는 책들이 있다. 대개는 시간 낭비가 되기 십상이지만 모르던 작가를 새로이 발견할 때의 기쁨이란. 이제 줄리언 반스는 단연코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발돋움했다. <소립자>의 미셀 우엘벡도 떠오른다. 그러고보니 둘 다 출판사가 <열린책들>이다.

 

연쇄3. 그 많던 앵무새는 다 어디로 갔을까? 토니 주니퍼, <스픽스의 앵무새>

 

앵무새의 멸종은 숲의 파괴 때문이라기 보다는 수집가의 탐욕때문이라고 한다.



 














연쇄4.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서. 다니엘 네틀, 수잔 로메인,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

 

언어의 멸종을 다룬 책이라고 한다.

 

언어와 문화들의 사멸을 방치하면 이 세계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총량이 직접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왜냐하면 이 세계의 풍부함과 다양함을 이야기하던 목소리들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떤 종이 멸종하면 환경의 어느 고유한 부문도 함께 희생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목소리들이 하나하나 사라지면서 우리는 자신이 누구였는지, 누구인지,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를 조금씩 잃게 된다.

 

연쇄5. 나는 나를 벗할 뿐 남을 바라지 않노라.

김성남, <허난설헌>

박희병, <나는 골목길 부처다>

 

유선이란 속세를 벗어나 선계에서 노닌다는 뜻으로, 중국의 위진 시대부터 시작되어 유행한 전통적 시제다. 유선시를 쓴 이는 당시 중국과 조선을 통틀어 허난설헌이 처음이라고 한다.

 

박희병의 <나는 골목길 부처다>는 허난설헌이 죽은 지 160년 뒤, 영조 시대 역관 시인 이언진에 대한 평전이다.

 

해가 지기 전에 천 개의 부채에 시를 적고 5백 수의 율시를 짓고, 자기가 지은 시를 하나도 착오 없이 외웠다니가히 천재 시인이라 할 만하다. 허난설헌이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조선에선 여성이라는 이유로 대접받지 못했던 것처럼 이언진 역시 중인이라는 신분의 벽에 가로막혀 제 뜻을 펼치지 못하고 말았다. 이언진은 성호 이익의 조카인 이용휴를 통해 중국의 이단적 사상가 이탁오를 접했다고 한다. 조선에서 당시 이탁오 사상을 수용한 지식인은 허균과 이언진 뿐이었다.

 

연쇄6. 조선의 문장 종결자 박지원 <열하일기> 돌베개.

 

아직 나는 <열하일기>를 못 읽었다. 박지원의 글을 읽은 사람마다 칭찬이 끊이질 않으니, 내년엔 꼭 박지원의 책을 읽어야 겠다.

(아직도 못 읽었다.)

 















연쇄7. 민주주의의 두 얼굴을 말하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 <미국의 민주주의 1.2>

 

여행기에 착안해 이루어진 연쇄.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를 완독하진 못했지만 단편적으로 접한 토크빌의 사유에 놀래긴 마찬가지다. (토크빌은 프랑스 바칼로레아 시험의 단골 주제)

 

평등의 위험성, 다수결 결정과 여론이 초래하는 소수에 대한 다수의 지배의 정당화, 사상의 획일성 등을 민주주의의 태동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토크빌은 날카롭게 지적했다.

 

연쇄7. 어지러워도 버티자고! 베르나르 앙리 레비, <아메리칸 버티고>

 

<아메리칸 버티고>는 토크빌의 여행 경로를 따라간 일종의 미국 견문기다. 저자는 레비가 미국의 현기증을 제대로 포착하긴 하지만 여전히 서구중심주의로 벗어나지 못함을 지적한다.

 

연쇄8. 견딜 수 없는 나를 읽다. 서경식,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

 

베르나르 앙리 레비와 똑같은 이름의 쁘리모 레비에로의 연쇄. 재일 지식인 서경식이 프리모 레비의 무덤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레비는 유대인이냐 아니냐는 주근깨 정도의 사소한 차이에 불과하다고 믿었으나 나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책에서 레비는 수용소에서 우연히 만났던 뮐러와의 일화를 들려준다. 아우슈비츠를 증언한 레비의 책에 감동 받았다는 그는 막상 레비가 만나자고 하자 거절했다고 한다. 이 일화를 들려주면서 서경식은 자신이 경험한 일본의 뮐러씨들을 떠올린다.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언제까지 사과하면 되지요?”라고 말하는 이들. 저자인 김이경씨는 자신이 만났던 우리안의 뮐러의 일화를 들려준다.

 

어느 모임에서 한 분이 광주민주화 운동이 남긴 개인적인 상처에 대해 털어놓았다고 한다. 그 때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그 일은 잘못됐지만 이젠 민주화도 됐고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원망에서 벗어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작가는 분통을 터뜨렸다고.

 

잘했다. 나 같았으면 그 사람 말이 끝나기 전에 이미 공중을 날고 있었을 텐데.

 

야만적인 폭력에 의해 상처 입은 이들은 말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외롭고 초라해지는 이상한 현실 앞에서 침묵을 택합니다. 대신 입을 여는 것은 뮐러들입니다.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일 겁니까, 정말 나쁜 놈은 처벌받아야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몰랐잖아요,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건 이해해 줘야지요, 분노도 원망도 그만 내려놓으세요.....

 

<교양, 모든 것의 시작>이라는 책에서 서경식이 지적했듯, 프리모 레비의 죽음은 인간은 덕과 지혜를 구하기 위해 산다. 인간은 짐승이 아니다.’라는 신념에 의지해 살아온 인간이 스스로 목숨을 버릴 수밖에 없는 시대가 바로 우리가 사는 시대임을 보여 줍니다. 이런 시대에 과연 우리가 희망을 일굴 수 있을까요? 서경식 조차 나의 예견은 비관적이라고 고백합니다. “인류가 스스로 경험하고도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리라 기대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그는 절망을 토로하는 대신 죽어 가는 증인들의 경고에 귀 기울이고 방죽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나아가 외부에 참혹한 현실이 존재하고 있다 해도 애써 그것을 못 본 체하는 평화에 안주하는 대신 자신의 안과 밖을 타자의 시선으로 볼 수 있는교양을 역설합니다. 그것이 살아남은 자의 책임이고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의무이며, 노예가 아닌 자유인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기 때문이지요.















 

연쇄10. 나에게 죽을 자유를 달라! 장 아메리. 자유 죽음.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한스 차임 마이어. 나치의 발흥에 저항 운동가가 되면서 이름을 장 아메리로 바꾼다. 나치의 온갖 고문에도 살아 남은 장 아메리는 당당히 자유 죽음을 말한다.

 

인간 존재를 실존적으로 고찰하고 죽음을 금기시하는 문명의 허위를 고발하며 죽을 자유를 역설하는 아메리이지만, 그가 <자유 죽음>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 죽음조차도 너그럽게 포용하는 열린 삶입니다. 이 책에서 그가, 숭고한 대의를 위해 제 몸을 던진 영웅의 죽음 대신 톱스타를 연모하다가 죽은 가정부 처녀를 예로 드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겨우 그런 이유로 죽느냐고 사자를 모욕하는 사회, 죽음에도 명분을 따지고 우열을 논하는 세상의 야박함, 그는 바로 이런 세상이 죽음을 부른다고 말합니다.


개인의 에셰크(돌이킬 수 없는 실패)를 포용하지 않는 사회가 자살을 낳는다.”는 아메리의 말은 <자유 죽음>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보여줍니다. 그의 책을 읽는 동안, 쌍용자동차에서 대량 해고와 폭력 진압으로 고통을 겪은 해고 노동자 12(20126월 현재)이 자살했습니다.

 

<<2009년 김문수 당시 경기도지사는 회사는 망해 배가 가라앉고 있는데 회사를 살릴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죽겠다고 자살특공대를 만들어서 시너를 끌어안고 옥쇄투쟁을 하고 있다는 망언을 쏟아내 정치권과 시민단체로부터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김문수 참. 매를 맞고 잡냐

 

연쇄11. 낯선 시간들에서 삶을 발굴하다. 로렌 아이슬리, <그 모든 낯선 시간들>

 

인류학자이자 박물학자인 아이슬리의 자서전. 그는 <광대한 여행>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를 구성하는 모든 원자와 분자는 그 위치를 변화시켜 왔고 춤추며 사라졌다가 다른 것들의 일부가 되었다. 풀과 다른 동물의 뼈에서 나온 새로운 분자들이 한동안 나의 일부가 되었고, 하루살이 떼처럼 경쾌한 이 회전 속에 내 기억은 보존되어 있으며......이 기억들은 현실 세계에서 가졌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영원성을 갖는다.

 

연쇄12. 오버 더 레인보우! 조안 러프가든, <진화의 무지개>

 

트랜스젠더인 작가의 이력답게 동물들의 동성애 성향에 대해 말한다고. 작가는 다윈의 <종의 기원이 유전적 다양성을 부정한다고 비판한다. 작가는 암컷은 가장 뛰어난 수컷보다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수컷을 선택한다고 주장한다. 동성애 행동은 1백종 이상의 포유류에서 관찰된다고

 

연쇄13. 낯설지만 매혹적인

윌리엄 버로스, <퀴어>

자넷 윈터슨,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버로스가 아내를 총으로 쏘아 죽게 만든 사고가 동기가 되어 씌여진 책이 <퀴어>라고 한다.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역시 동성애자인 자넷 윈터슨의 자전적 소설이다.















 

연쇄 14.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오렌지, 마리 모니크 로뱅 <몬산토 :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

 

고엽제로 알려진 에이전트 오렌지 제조사가 몬산토다. 몬산토는 오늘날 유전자 변형 작물 GMO 종자의 세계 점유율 90%를 차지하는 다국적 기업이다. 2008<비즈니스위크> 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기업에 꼽히기도. 1901년에 설립된 몬산토는 1935년 폴리염화비페닐PCB를 팔면서부터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몬산토 PCB 공장이 있던 미국 애니스턴은 한 해 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암으로 죽고, 폐허로 변한 것에도 알 수 있듯 PCB의 유해성은 심각했지만 몬산토는 모든 것을 은폐했고 숱한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몬산토는 이후 에이전토 오렌지라는 혁신적인 제초제를 생산, 월남전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다. 이 제품으로 숱한 군인들이 암으로 죽어 나갔지만 몬산토는 정경유착을 통해 에이전트 오렌지의 유해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PCB와 에이전트 오렌지가 차례로 사용금지된 뒤, 새로운 제초제 라운드업과 유전자조작으로 생산한 소성장호르몬을 주력 품목으로 내세웠다.

 

고엽제를 만들던 기업이 GMO를 생산한다고?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한국 최대의 종자 회사들이 차례로 몬산토, 신젠타, 사카다 등 외국 기업에 넘어갔다. 이런 전혀 몰랐다. 윤리적 개념이 없는 다국적 기업이 병충해를 막기 위해 GMO에 뭘 넣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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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7-03-05 0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외국문학은 열린책들이지. 라고 말하는 열린책들 예찬자 입니다.

시이소오 2017-03-05 09:48   좋아요 2 | URL
열린책들 외국문학엔 생소한 작가들이 꽤 많았는데 지금보면 죄다 거장들이네요 ^^ 그놈의 빼곡한 편집만 제발 바꿔주면 좋겠어요.
열린책들은 여백의 미를 몰라 ㅎ

박균호 2017-03-05 0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국의 민주주의를 사놓기만 하고 읽지 않았는데 정독해야겠네요.

시이소오 2017-03-05 09:54   좋아요 2 | URL
허걱, 독서만담 저자이신 박균호 작가님 아니십니까?

가문의 영광입니다^^ 한기호소장님이 독서만담 자랑을 엄청하시고 이웃분들의 호평때문에라도 읽고 싶은 책인데 제가 요즘 일상이 번잡스러워 미처 못 읽었네요. 톡빌도 아직이네요. ㅎ 출간 축하드리고 곧 읽겠습니다. 독서만담 대박나시길 ^^


박균호 2017-03-05 1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 제가 영광이죠. 덕분에 좋은 책 많이 소개 받고 갑니다. 즐거운 연휴되시고 제 책은 취향에 맞으시면 천천히 읽어주시면 감사하지요.

시이소오 2017-03-05 10:09   좋아요 2 | URL
취향엔 맞을거라 확신합니다. 작가님도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Dora 2017-03-05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바리에서 지엠오로 끝나는 분노의 리뷰.....ㅋㅋ

시이소오 2017-03-05 11:48   좋아요 1 | URL
한국 몬산토도 성황중이죠. 리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투 비 컨디뉴드. 두둥~~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3-05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풀베의앵무새.. 끝내주죠. 엄지 척 ~ 입니다..

시이소오 2017-03-05 15:59   좋아요 0 | URL
그쵸? 제가 읽은 반스의 책중 최고라고 봅니다

2017-03-05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5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6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7-03-06 13:29   좋아요 0 | URL
아, 스텔라 케이님이 어떻게 독서만권 두 권 갖게 된지를 알고 있었다구요.

아무튼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2017-03-06 1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7-03-06 13:47   좋아요 1 | URL
좋아요보다 스텔라 케이님처럼 댓글을 달아야하는데 일상이 번다하여. ㅋ 죄송합니다 ^^;

2017-03-06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6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 드디어 두 자리 숫자를 찍었다. 10권. 

'이달의 책'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를 읽었기에. 


1. 강의, 신영복 













 


아직 신영복 선생님의 <담론> 리뷰도 쓰지 못했는데 <강의>는 쓸 수 있을까 

<강의>는 선생님의 성공회대 동양 고전 강독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주역>, <논어>, <맹자>, <노자>,<장자>,<묵자>, <순자>, <한비자> 등 


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저절로 현실의 세태에 대입해보게 된다. 박근혜와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 

(농단은 <노자>에 나오는 문구라지).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는 사상임에도 그 중에 그 어떤 사상도 박근혜와 최순실, 청와대 마피아 집단을 옹호할만한 것은 없었다.  심지어 한비자의 법가 사상 역시. 


"예는 서민들에게까지 내려가지 않고 형은 대부에게까지 올라가지 않는다."


이것이 주대의 법 집행 원칙이었다. 물론 작금의 현실 역시 그러하다. 돈 없는 서민들만이 형으로 다스려지기 일쑤다. 

그러나, 이러한 예와 형의 구분을 없애자는 것이 법가 사상이다. 법 앞에서의 공평성. 민주주의는 이러한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한다. 아무리 대통령이라하더라도 죄를 지었다면 그에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


<노자>에 따르면, 포악한 지도자보다 더 최악은 백성들로부터 조롱당하는 지도자다. 이제 유치원 아이들까지도 비웃는데 그 자리에 있으면 뭐할것인가?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2.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이런 이야기인줄 전혀 모르고 읽었다. 요즘 가출 청소년들은 정말 이렇게 살아가는 건가? 

김영하의 가독성은 확실히 발군이다. 그러나, 독후감을 써야 할 그 어떤 이유도 찾아내지 못했다.   


3.4.  테스 () (하) , 토머스 하디 
















첫 장면에 낚여서 끝까지 읽어버리다니. 어릴 때 읽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이 책을 안 읽었다는 걸 알았다. 이런 결말이었다면 기억나지 않을 수가   


5. 비판이란 무엇인가자기 수양 - 푸코 
















알라딘 이웃님이신 cyrus님이 선물해주신 책. 이웃님께 책을 선물 받긴 처음이었다. 감사합니다. cyrus님 ^^ 

비판과 자기 수양이 무슨 상관? 

상관이 있었다. 



6. 황금 물고기 - 르 클레지오 















유럽 작가가 아프리카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다니! 그러나 그것뿐.

이게 도대체 뭔가, 싶었다. 주인공이 아닌 르 클레지오의 표류와 방황 

딱 한 문장을 낚았다. 


"아무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 해도 신의 눈에는 보석처럼 보인다는 사실이지." 


7. 인간 불평등 기원론- 루소
















칸트는 몇 십년간의 시계처럼 정확한 산책 시간을 단 한 번 어겼다. 

루소를 읽었을 때라지.  


작년 여름부터 읽었던가? 이 짧은 책을 읽는데 6개월이 넘게 걸리다니. 

부유한 자들이 가난한 자들을 두려워해 법을 제정했다? 

루소의 혜안이다. 

  

8. 계단위의 여자 - 베른하르트 슐링크 
















음. 이게 도대체. 베른하르트 슐링크는 이제 치매일까


10. 붉은 소파, 조영주 














1억을 버는 가장 쉬운 방법. 이 정도 쓰면 정말 1억 주는 거야??  

(이제 5000만원으로 줄었나요?) 


오글거리는 문장들을 어떻게 견뎌낸것일까? 일본 싸구려 미스터리 소설에나 나올법한 

말같지도 않은 설정들. 

 

한 부부가 있다. 303호에 산다. 남자의 스승이자 장인, 여자의 아버지는 사진사다. 이 사진사의 스튜디오도 우연히 303호다. 사진가가 입원한 병원도 우연히 303호다. 그런데 연쇄살인범은 303호에서만 살인을 한다? 이 연쇄살인범은 왜 그랬을까잉? 


작가가 그렇게 시켰기 때문이다.   


사실 작가가 무슨 잘못인가? 함량미달의 작품을 뽑아준 심사위원들이 문제지. 

표절 대마왕 박범신은 그렇다치고. 은희경은 어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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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03-02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저 <황금 물고기>는 그냥 중고샵에 넘기는 게 좋겠군요.
저 아는 분도 이게 뭐냐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마지막으로 쓰신 문장은 뭐란 말씀입니까?
전 전혀 모르겠네요. 궁금증 폭주입니다.

시이소오 2017-03-02 13:14   좋아요 0 | URL
저도 중고샵에 팔려다가 2000원 준다길래 그냥 가져와서 읽었다가 시간만 버렸네요. 박범신말인가요? 제가 빠른 시간안에 박범신 이 표절한 문장을 올려야겠네요 ^^

stella.K 2017-03-02 13:26   좋아요 0 | URL
나중에 2천원에도 못할 날 있어요.ㅋ

이왕이면 은희경 씨도...!

시이소오 2017-03-02 13:31   좋아요 0 | URL
은희경 작가는 좋아하는데 저런 어설픈 소설을 뽑아준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것이구 표절과는 상관없습니다. 문장을 어쩌다 저렇게 부정확하게 쓰는 바람에 ㅎㅎ

cyrus 2017-03-02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음에 ‘자기 수양‘과 ‘비판‘이 서로 다른 개념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본문을 읽어보니까 연관성이 있었어요. 문장이 어렵지만, 참고 읽으면 배울 점이 많은 책입니다. ^^

시이소오 2017-03-02 15:02   좋아요 1 | URL
저책을 읽고는 부랴부랴 강의를 읽었습니다. 이달의 나침반같은 책이랄까요? 감사합니다 ^^

2017-03-02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7-03-02 15:05   좋아요 0 | URL
아, 이웃의 이웃인데 곰발님은 읽으시죵. ㅎㅎ

singri 2017-03-02 1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의나 읽어야겠네요 ㅋㅋㅋ별한두개의 연속 ㅋ

시이소오 2017-03-02 16:51   좋아요 0 | URL
아. 이게 일부러 그런건 아닌데 ㅋ 그래도 푸코, 하디, 루소가 별 네개이상 입니다 ^^

표맥(漂麥) 2017-03-02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의‘ 리뷰를 쓸려고 몇번 시도했다가 계속 뒤로 미루고 있답니다... 아마도 선생의 고매함 때문에 제가 한 수 집히고 들어가기 때문이라 스스로를 다독거립니다... 마음 속엔 거의 리뷰가 그려졌는데... 그냥 한번 더 읽고 간단히 후기나 올릴까... 그렇게 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읽고 리뷰 못올리고 있는 여러 책 중의 한권!!! 에궁...^^

시이소오 2017-03-02 20:51   좋아요 0 | URL
리뷰로 그치기엔 너무 방대해서 엄두가 안나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는 나중에 챕터별로 나눠 페이퍼를 써야겠습니다. 언제가 될는지 ㅎㅎ

2017-03-03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3 2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7-03-03 20:37   좋아요 0 | URL
저는 예술인도 뭣도 아닌 백수인데요. ㅋㅋ

2017-03-03 2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7-03-03 20:42   좋아요 0 | URL
뜨허 전혀 아닙니다. 오해하시고 계시네요. 그냥 대학 때 탈패 활동한게 다 인걸요.

2017-03-03 2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7-03-03 20:46   좋아요 0 | URL
교정도 하시잖아요. 그럼 예술인입니다 ^^

samadhi(眞我) 2017-03-03 20:47   좋아요 0 | URL
교정은 정기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요. 실력이 있는 건 더더욱 아닙니다. 제가 막 잘못한 기분이 드는데요. ㅋㄷ

2017-03-03 2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7-03-03 20:5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그럼 재미난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네요.

2017-03-03 2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3 2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3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의식의 기원 한길사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28
줄리언 제인스 지음, 김득룡.박주용 옮김 / 한길사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블로그에 이 책의 조회수가 늘어나고 있는데, 무슨 이유때문일는지.

 

다른 지면에서 말했지만 요즘 나의 관심은 의식이다. 의식이 도대체 뭘까. 이 책의 주장은 다소 충격적이다. 여태까지 우리가 이해했던 의식에 대한 관점들 대부분이 기각된다. 줄리언 제인스는 의식이 사유에 꼭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실험은 이렇다. 다른 양의 물이 채워진 물잔을 앞에 놓아둔다. 물잔을 들고 있는 나를 의식하면서 물잔을 들어보자. 자 두 개의 물잔 중 어느 것이 더 무거운가. 저자에 따르면 어떤 물건이 다른 물건보다 더 무겁다는 판단 행위는 의식되지 않았다. 한 마디로 사유과정은 의식되지 않는다.

 

의식은 이성에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창의적 생각이 일어날 때는 어떤 단계들이 있다. 첫째 의식적으로 문제와 씨름하는 준비 단계가 있고, 그 다음에는 아무런 의식적 집중을 하지 않은 채 놔두는 부화단계, 마지막으로 조명 단계로서 추후에야 논리적으로 정당화되는 단계가 있다. 가우스, 푸앵카레, 아인슈타인의 사례처럼 어떤 아이디어는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현 듯 솟아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의식은 그럼 어디에 있는가. 머릿속에? 심장 위에? 의식이 신체 밖에 있는 것 같다고 호소하는 다양한 이상 심리사례들이 있다. 유체이탈이 그러한 예이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의식이 어디에서 일어나는지 상상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런 장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의 논의를 따르자면 도대체 의식은 존재하는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의식의 특징

 

1. 공간화

 

누군가 지난 100년을 생각해보라고 요구한다면 어떻게 할까. 우리는 대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혹은 위에서 아래로 정신-공간에서 사유할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의식은 언제나 하나의 공간화다.

 

2. 발췌

 

의식에서 우리는 어느 것을 있는 그래도 수 없다. 왜냐하면 의식 속에서 보기는 실제 행위의 한 유사로, 실제 행위에서 우리는 어느 한 순간에 사물의 오직 한 부분만을 보거나 한 부분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의식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한 사물을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 알게 된 그 사물의 여러 측면들 가운데 가능한 한 모든 것에서 발췌를 수행한다....실제는 우리는 결코 사물들을 있는 그대로 온전하게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에서 만든 발췌를 의식하는 것이다.

 

3. 유사 (I)

 

유사 는 우리가 실제로는 하지 않는 것을 하고’, ‘상상속에서 우리를 대신하여 돌아다닌다’. 우리는 상상의 세계에서 행동하고 있는 상상의 자아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상상의 결과에 근거하여 결심을 내리게된다.

 

4. 은유로서의 ’(Me)

 

우리는 상상의 자신 내부에서 상상의 경치를 내다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몇 발자국 뒷걸음치기도 하고 어떤 개울에 엎드려 물 한 모금을 마시기도 하는 자신을 볼 수도 있다.

 

5. 이야기 엮기

 

의식에서 우리는 우리를 대신하는 자아가 항상 우리 삶의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을 본다....우리 행동에 원인을 부여하거나 왜 우리가 특정한 일을 행했는지 말하는 것 등은 모두 이 이야기 엮기의 한 부분이다.... 의식은 무언가를 하고 있는 우리를 보게 되면 언제나 그것을 설명할 태세가 되어 있다. 도둑은 자기의 행위를 가난 때문에 일으킨 행위라고 서술할 것것이며, 시인은 자기 행위를 아름다움 때문이라고, 과학자는 진리 때문이라고 서술할 것이다. 의식 속에서는 목적과 원인이 행동의 공간화 속으로 혼란스럽게 뒤엉키며 짜맞추어진다.

 

6. 조정 (concillation)

 

동화assimilation란 지각된 대상의 정체가 다소 불분명할 때, 그 대상을 이전에 학습한 어떤 도식에 부합하도록 하는 자동적 과정을 일컫는다. 새로운 자극은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우리의 개념이나 그 개념에 관한 도식으로 동화되어버린다. 우리는 결코 사물을 순간마다 똑같은 방식으로 보고나 듣거나 만지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우리 세계를 지각할 때 이전 경험으로의 이 동화과정은 언제나 지속된다. 우리는 사물을 이미 학습된 도식에 근거하여 인지 가능한 대상으로 묶는다. 이 의식화된 동화가 조정이다. 이야기 엮기가 사물을 묶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듯이, 조정은 사물을 묶어 의식적 대상으로 만들어낸다.

 

줄리언 제인스는 우선적으로 의식의 특징을 위와 같이 제시한 이후에 의식에 대한 대담한 주장을 펼쳐나간다. 그에 따르면 의식은 언어 이후에 나타난 것이다. 저자의 주장이 다소 황당할지언정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하는 고고학, 문화학, 역사학의 자료들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치밀하다.

 

저자는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겐 일반적으로의식이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있었을까

단지 목소리가 있었을 뿐이다.

 

양원적 정신

 

저자는 이 미케네인들의 정신 구조를 우리의 주관적, 의식적 정신과 구별하여 양원적 정신(bicameral mind)이라 부른다.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하고 환각적 목소리에 복종한다. 양원적 정신에 유사한 현상은 정신분열증 환자의 환각이다.

 

저자의 실험에 따르면 실험 참가자들에게 우반구 베르니케 영역을 자극하면 많은 참가자들이 목소리혹은 음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저자의 주장을 요약하면 양원적 정신에서의 신의 목소리를 의식이 대체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신의 목소리를 의식이 대신했던 것일까.

 

ka카와 ba

 

저자는 고대 이집트의 정신구조를 카와 바로 구분한다. ka카는 흔히 정신, 혼령, 원령, 생명력, 자연, 행운, 운명 등으로 번역된다. 저자는 카의 용법을 분석하여 - ‘나는 그의 카가 원하는 일을 했다’, ‘내 카는 왕의 것이다’- 카를 음성인격으로 해석한다.

 

그에 반해 ba바는 귀신이라고 부르는 것에 가까운 것으로 시각적 환각으로 나타난다.

 

의식의 원인

 

국가들 간의 교역이 증대대면서 신적 권위는 악화되기 시작했다. 문자의 발명으로 신의 목소리를 기록할 수 있게 되면서 신과 인간의 협력관계는 점차 느슨해졌고 예상치 못한 자연 재해는 신의 권위를 무색케했다. 예를 들어 기원전 1180년과 1170년 사이에 발생한 화산 분출은 키스로스, 나일 강 삼각지, 이스라엘 해안을 포함한 지중해 전역을 강타해, 살아남은 사람들은 단 하루 만에 난민으로 전락했다. 이로써 거대한 이주와 정복 전쟁이 시작된다.

 

양원 정신의 붕괴

b.c 2000년 경 고대 메소포타미아 석판의 내용을 해석하면 아래와 같다.

 

나의 신은 나를 버리고 사라지셨다.

나의 여신은 나를 돌보지 않고 멀리 떨어져 있다.

내 곁에서 걷던 선한 천사도 떠나버렸다.

 

양원적 정신은 붕괴되었다. 신들은 인간을 떠나버렸다. 신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 인간은 점술, 제비뽑기, 복점 등을 통해 신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

 

그리스에선 최초로 영혼이 발명된다. 사이키는 일리아스에서 단지 생명력만을 뜻했다. 그러나, 이제 사이키는 단지 생명이 아니다. 생명이 멈추고 난 뒤에 존재하는 무엇을 일컫는 말이다. 헤로도토스는 피타고라스가 이집트에서 배워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아무튼 사이키가 영혼이 되면서 죽음, 또는 시체를 뜻했던 soma는 이제 신체를 뜻하게 된다.

 

저자는 이제 카비루를 탐사한다. 기원전 8세기 <아모스서>에서는 정신, 생각하다, 느끼다, 이해하다 혹은 이와 유사한 어떤 말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후 기원전 2세기의 작품인 <전도서>에서는 의식의 두드러진 특징들이 나타난다.

 

창세기의 엘로힘Elohim은 복수 명사다. 스스로 존재하는- 자인 엘로하(elohah)의 복수형이다. 저자에 따르면 엘로힘은 양원정신의 음성 환상들을 지칭하는 일반적인 용어다. 창세기는 양원정신의 붕괴에 관한 신화로 볼 수 있다. “너희는 엘로힘처럼 되어 선과 악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뱀이 약속하는 것은 오직 주관적, 의식적 인간의 역량이다. 선악과를 먹고 그들은 자기가 알몸인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자기관찰적 시각을 갖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나바하는 자 나비임. 그리스어 예언자에 해당하는 말로 잘못 번역된 히브리어 나비는 흐름과 밝아짐에 관련되어 있는 어원군에서 나왔다고 한다. 나비는 은유적인 의미에서 흘러나오는 자또는 언설이나 환상이 용솟음치는 자. 그들은 과도기적인 사람들로서 부분적으로는 주관적이고 부분적으로는 양원적이었다.

 

현대에 들어 양원성의 가장 직접적인 잔재는 신탁이다. 그리스의 신탁은 양원정신이 붕괴된 이후 무려 1,000년간이나 지속되었다. 신탁에서 여사제는 신들림 현상을 보여준다. 여사제들은 시와 노래로 신탁을 말했다. 시적 영감 역시 일종의 신들림이다.

 

보다 최근의 최면, 정신분열증에서의 환각 역시도 양원성의 잔재로 해석할 수 있다.

 

 

줄리언 제인스의 주장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의식은 모두 언어는 아니지만 언어로 생성되고 언어로 접근된다.”

 

그의 주장에 어떤 반론이 가능할까. 언어의 매개 없이 의식 행위는 이루어지지 않는걸까.

 

처음에 그가 제시한 예로 돌아가보자. 두 개의 물컵이 있다. 어느 쪽이 무거운가? 그에 따르면 이런 판단을 내릴 때 의식은 작동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은유 표현을 고를 때 의식은 작동하는가? 의식의 특징이 정신- 공간이라고 했을 때, 우리는 언어 역시 정신-공간 안에서 표상하는가?

 

제인스는 양원적 정신의 형태로서의 신의 목소리를 의식이 대체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의식이 아니라 무의식이 대체했다고 볼 순 없을까. 우리가 행동하기 전 0.5초 전에 뇌활동이 발생한다. 우리가 생각하기도 전에 뇌 활동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무의식의 작동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는 또한 의식이 우리 안에 있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말했다. 그렇다면 의식은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 학자들 주장처럼 의식이 단지 뇌의 활동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의식의 기원>은 의식에 관한 손에 꼽히는 흥미로운 책이 될 것임에 분명하지만 여전히 의식에 대한 궁금증은 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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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2017-03-02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조회수가 늘어난 이유는 팟캐스트 지대넓얕에서 김도인씨가 주제로 다뤄서 그렇습니다ㅎㅎ

시이소오 2017-03-02 09:41   좋아요 1 | URL
아. 그런일이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수평선님. 저도 들어보고 싶네요 ^^

samadhi(眞我) 2017-03-03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아가 존재한다고 여기는 것이 잘못. 가짜라는 말과 통하는 듯도 합니다.

시이소오 2017-03-03 20:37   좋아요 0 | URL
역시 진아님 다우신 댓글입니다 ^^

samadhi(眞我) 2017-03-03 20:39   좋아요 0 | URL
헉. 저답다는 게 뭔지 ㅋㅋㅋ 괜히 키득거려봅니다.

시이소오 2017-03-03 21:30   좋아요 0 | URL
진아,의 측면에서 아로부터 유래하는 무언가는 다 거짓이 아닐까요? ㅎㅎ

samadhi(眞我) 2017-03-03 21:35   좋아요 0 | URL
아 제 아이디 말씀하신거구나 ㅋㅋㅋ 네. 나는 없다 뭐 그런 거죠. 내가 믿고 있는 나라는 존재가 허상이라는 것

시이소오 2017-03-03 21:41   좋아요 0 | URL
나가 없는데 나의 의식이 있을순없을테니까요 ^^

우빠사마 2019-03-20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언어도단, 멸진정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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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 했으나 읽지 못한 한국 소설이 있다면? 여러 대하소설들이 머릿속을 스쳐가지만 장편 소설 한권을 뽑으라면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역시나 재밌군. 역시 박민규야’, 하고 읽어 갔다. 책을 덮고 나서는 만족감보다는 위화감이 들었다. 왜일까? 위가 꼬이는 듯한 느낌의 이유는 뭘까?

 

작가로서의 톨스토이는 경배하지만 인간으로서의 톨스토이는 경멸한다. 톨스토이는 인류에 대한 사랑

을 외치지만 자신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았다. 박민규 역시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을까? 박민규는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면서 못생긴 여자에 대한 사랑을 그린다. 그렇다면 작가는 못 생긴 여자를 사랑했었나? 혹은 사랑할 것인가?

 

세상의 모든 남자와 마찬가지로 저는 못생긴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 또 결코 사랑할 수 없는 인간이었습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을 한다 해도 잔인한 진실은 변하지 않는 법이니까요.”

 

- p415. 작가 후기.

 

작가의 고백대로 박민규는 못 생긴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작가가 그린 소설속의 주인공은 왜 못 생긴 여자를 사랑하는 걸까. 못 생긴 여자를 사랑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작가조차 진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야기를 소설로 형상화하는 게 과연 작가로서 할 짓인가작가는 자신의 주인공에 눈곱만큼도 감정이입하지 않는다. 그런데 독자인 우리(특히나 남성 독자)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할 수 있을까.


가 못 생긴 여자를 사랑하게 된 동기가 있나?

 

.....없다. 물론 박민규는 잘생긴 아빠에게 버림받은 못생긴 엄마라는 밑밥을 깔긴 하지만, 그렇다고 못 생긴 여자들을 봐왔지만 나는 그녀처럼 못 생긴 여자를 본 적이 없었다고 말할 만큼의 국가대표급 못 생긴 여자를 사랑할 수 있을까?

 

핍진성이 없다. 전혀 그럴듯하지 않다, 는 말이다. 아무리 판타지라도 작가가 창조한 세계 안에서 이야기는 납득 가능해야 한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판타지도 아니다.

 

영리하다고 해야할지, 비열하다고 해야할지.

 

눈을 맞으며 그녀는 서 있었다

 

소설의 첫 문장이다. 나는 첫눈이 오는 날 그녀를 만난다.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을 듯 포근히 내리는 눈, 반짝이는 <산토리니>의 크리스마스 조명 불빛, 벽난로에서 장작은 타닥타닥 타오르고, 빙 크로스비의 캐롤 송, 미술에 해박한 가느다란 목소리의 그녀......

 

독자에게 청순하고 지적인 그녀의 이미지를 각인시켜 놓고, 박민규는 3장에서야 그녀는 못 생겼다고 말한다. 어떻게 못 생겼는데? 알 수 없다. 독자인 우리는 못 생긴 그녀를 상상할 수 없다.

 

못 생긴 여자를 호의로 만날 수도, 동정으로 만날 수도, 연민으로 만날 수는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사랑으로 만날 수는 없다. 그건 작가가 말했듯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잔인한 진실이다.

 

이 포크를 봐. 앞에 세 개의 창이 있어 하나는 동정이고 하나는 호의, 나머지 하나는 연민이야. 지금 너의 마음은 포크의 손잡이를 쥔 손과 같은 거지. , 이렇게 찔렀을 때 그래서 모호해지는 거야. 과연 어떤 창이 맨 먼저 대상을 파고 들었는지.....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하나의 창을 더듬어보게 돼. 손잡이를 쥔 손은 여전히 그 무엇도 알 수가 없는 거지. 알아? 적어도 세 개의 창 중에서 하나는 사랑이어야 해. ”

 

p122.

 

여성 독자의 절대적 지지를 얻은 박민규의 이 소설을 까는 건 짚을 지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짓이라는걸 나도 안다. (여성 이웃분들의 반응이 두려워라.) 그러나, 아닌 건 아닌 것이다. 여성 독자의 호감을 사기위해, 작가조차 진실이라 생각하지 않는 이야기를 진실인 듯 위장했다면 그건 위로기는커녕 경멸이고 능욕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온통 거짓이다. 위선이고 위악이다. 따라서 주인공 가 사랑하는 이름도 없는 못 생긴 여자의 캐릭터는 흐릿하거나 전형적이다. 이 소설을 유일하게 지탱해준 인물은 요한이다. 요한 빼고 이 소설을 끝까지 읽을 수 있겠는가? 그런 요한이 중반부터 중언부언한다. 전반부의 재기넘치던 요한은 온데간데없고 잔소리만 늘어놓는 노땅 요한이 등장한다. 그러자 박민규는 요한을 빼는 결정을 내린다. 그 결과 요한이 증발한 중반부터 이 소설은 급격히 무너지고 만다.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더는 부끄러워하지 않고

부러워하지 않는

당신 <자신>의 얼굴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 p 418

 

작가가 생략한 문장을 되살리면,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못생긴 여자를, 나는 못하지만이 아닐까.

 

아무리 아름다운 문체로 씌여졌다한들 거짓된 작품이 감동을 줄 순 없다. 다나베 세이코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감동적이다. 장애를 지닌 조제에게서 도망치는 츠네오. 이런 츠네오를 욕할 자 누구인가? 조제를 떠날 수밖에 없는 츠네오의 심리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조제와 츠네오의 이별은 그래서 더 더욱 안타까운 게 아니었을까.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애초에 늪 위에 박은 말뚝이었다.

중반부터 무너져 내린 소설은 결론에서 완전히 붕괴하고 만다.

 

 

이 글은 독립된 이야기로도, 서로 연결된 하나의 이야기로 볼 수 있는 두 개의 결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두 개, 혹은 세 개의 이야기를 저는 겨우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당신이, 스스로의 이야기에서 성공한 작가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

 

- p 418

 

.....장난, 지금, 하는 거냐, 나랑!

정말로 박민규는 독자를 성공한 작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따위 결론을 내민 걸까?

 

거짓말이다.

박민규는 작가로서의 책임을 방기한 채

결론을 독자에게 떠넘겨 놓고 구차하게 핑계를 댄 것뿐이다.

 

이 소설을 수식으로 정리해볼까?

<노르웨이의 숲> + <러브 레터> + 못 생긴 여자 - 섹스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사랑하라고?

너나 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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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7-02-17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명세라 언젠가는 읽어보리라 했는데
시이소오님의 평에 망설여지네요.
솔직한 리뷰 고맙습니다^^

시이소오 2017-02-17 09:30   좋아요 2 | URL
칼 맞을 각오로 썼습니다. ㅎㅎ

singri 2017-02-17 0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소님이 이렇다하시니 더 읽고 싶은 건 뭐때문인지 ㅋㅋㅋㅋ

시이소오 2017-02-17 09:30   좋아요 1 | URL
제가 혹평하면 다들 읽고 싶어하시잖아요. ㅋㅋ

고양이라디오 2017-02-17 13:14   좋아요 1 | URL
저도 청개구리 심보라서 그런가 왠지 더 궁금해집니다. 안티마케팅인가요ㅎㅎ?

시이소오 2017-02-17 13:20   좋아요 0 | URL
to 고양이라디오님, 출판사들도 안티마케팅을 활용하면 좋을텐데요 ㅎㅎ

2017-02-17 0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17 0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17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17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17-02-17 1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낚였습니다 파닥파닥
그런데 너무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내용에도 너무 공감합니다...

시이소오 2017-02-17 12:25   좋아요 0 | URL
역쉬 제가 혹평하믄 읽고 싶어지시는군요. ^^;
레삭매냐님, 리뷰 기대할께요 ^^

고양이라디오 2017-02-17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이소오님 리뷰 시원합니다. 오랜만에 청량감 느껴지는 리뷰 읽어서 좋네요^^ 박민규 작가의 책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세계사 브런치>의 작가 정시몬씨가 박민규씨를 좋아한다고 해서 궁금하던 차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혹평이라니. 그런데 그 혹평이 너무나 공감이 가고 논리적으로도 타탕합니다. 만약 저 소설을 영화화한다면 과연 못생긴 여주인공을 쓰는 감독이 있을까요? (못생긴 설정의 예쁜 배우가 아니라 진짜! 못생긴 배우요) 작품이 아무리 좋아도 아마 관객들이 전혀 공감을 못할 것 같습니다.



시이소오 2017-02-17 13:23   좋아요 1 | URL
영화화 하려다 무산됐다고 하더군요. 여배우 캐스팅하기가 쉽지 않을듯해요. 블로그 이웃님 말씀처럼 특수분장을 하지 않는한. ㅎㅎ

stella.K 2017-02-17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갖고 있던 책이었는데
어느 길에 제가 중고샵에 팔았나 봅니다.
이렇게 쓰시니까 읽고 싶잖아요.ㅠ

하긴 박민규는 저랑은 잘 안 맞더라구요.
뭔가 생각은 기발한 것 같은데 사이다 같은 속시원한 구석이 없어서.
암튼 이렇게 쓰실 수 있는 시이소오님이 부러울 다름입니다.ㅠㅋ

시이소오 2017-02-17 14:23   좋아요 0 | URL
스텔라 케이님, 읽고 싶으시죠 ㅎ

저를 부러워하시다니? 스텔라 케이님의 혹평도 만만찮은 걸요 ㅎㅎ

stella.K 2017-02-17 14:27   좋아요 0 | URL
ㅍㅎㅎㅎㅎㅎ
아니 제가 뭘 어쨌다고...
전 진짜 혹평할 것 같으면 아예 안 하는데.
찢어버리고 말지...ㅋㅋㅋㅋㅋ

시이소오 2017-02-17 14:31   좋아요 1 | URL
ㅋ ㅋ ㅋ ㅋ ㅋ ㅋ ㅋ 그게 더 혹독하네요 ㅎㅎ 악플보다 잔인한건 무플이라죠 ㅋ

:Dora 2017-02-17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민규님은 외모로 보았을때 무척 튀고 싶은 기질 같아요

시이소오 2017-02-17 14:27   좋아요 1 | URL
글도 튀어나오게 잘 쓰죠. 그게 이 소설에선 득이 아니라 해가 된 경우라고 할까요? ㅎ ㅎ

:Dora 2017-02-17 14:33   좋아요 0 | URL
전 단편 하나만 읽었는데 그 작품은 좋았어요... 낮잠 이라고.. 2008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있는 거요~ 어쨋든 재능이 있는 건 맞나봄

시이소오 2017-02-17 14:35   좋아요 1 | URL
거의 10년전 작품을 기억하시다니, 대단하세요. ^^

:Dora 2017-02-17 14:43   좋아요 0 | URL
기억한다기보다 처음 접한 책입니다 ㅍㅎㅎ;;;

시이소오 2017-02-17 14:53   좋아요 0 | URL
저도 이상문학상을 해마다 빠트리지않고읽는편인데 기억이 안나네요 ^^;

치니 2017-02-17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는 이 책 앞의 열 장 읽고 더는 못 보겠다 하고 덮어버렸는데 의외로 좋다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시이소오 2017-02-17 14:36   좋아요 0 | URL
치니님은 오글거리셨나봐요. 1장이 심히 그런면이 있죠. ㅠㅠ

2017-02-18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7-02-18 15:23   좋아요 1 | URL
톨스토이가 잘한일도 많군요. 어릴때 톨스토이는 하녀들과 비/정상적으로 관계하기도 했는데 죽기전엔 섹스하지 말라고 설교하기도 했다죠.
애를 열셋이나 임신시킨 고추 난봉꾼이 할말은 아닌듯 ㅎ

AgalmA 2017-02-18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장난, 지금, 하는 거냐, 나랑!˝ 이 문장 영화 대사 넣어도 히트칠 거 같은데요ㅎ 시이소오님 리뷰는 이런 맛깔 구어 때문에 더 재밌음요^^
세상에 제가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작가가 너무도 많아 박민규 작가 책을 여러 권 읽을 정도의 여유가 없어서 저는 가뿐히 패스^^) 패스하는데 도움 주셔서 감사요/

시이소오 2017-02-18 17:27   좋아요 1 | URL
저 대사는 개콘에 나오는 대사죠 ㅎㅎ
재밌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ww 2017-02-25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여자인데도 혹평, 공감합니다. 주인공심리 빼고, 원래 이 사회의 세태와 미인만 사랑하는 분위기를 해설하는 다른 소설 구절들은 절실히 공감했어요. 평생 여자로부터 외면받는 남자들이 있는것과 마찬가지로, 하나도 다를 것 없이, 평생 남자로부터 사랑받지 못할 여자도 있는것같아요. 세상 모든 인간들이 짝짓기를 위해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짝짓기 잘할 수 있게 특화된 몇몇 남성과 몇몇 여성이 있을 뿐인 것 같습니당 ㅎㅎ

시이소오 2017-02-25 19:19   좋아요 0 | URL
저는 성격상 자신의 미모를 무기로 편해지려는 여자들에겐 너그럽지못해 주인공이 예쁜 백화점 여직윈을 막 대할때는 짜릿했습니다.


rati 2017-02-25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이 더 공감되네요ㅋㅋ 요한과 요한을 통해 시대를 설명 해 준 문장은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러나.. 그 뿐이였죠.
남자 주인공 보면서 하루키 소설들의 남자 주인공 많이 떠올렸습니다. 노르웨이의 숲. 저만 그렇게 생각한건 아니였네요ㅋㅋ

시이소오 2017-02-25 19:24   좋아요 1 | URL
저 역시 초반부 요한의 문장들은 재밌었어요. 중반부부터 얘가 미쳤나, 왜 이럴까 했더만 아니나다를까 정신병원으로 가더군요 ㅠㅠ

물결 2017-03-23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비슷한 감상을 가졌어요. 못생긴 여자를 사랑한다는 이야기지만 사실 사랑에 빠졌을 때의 감정을 표현하는 묘사는 우리가 이상화하는 연애의 모습과 다르지 않거든요. 오히려 저는 전형적인 연애소설로 이 책을 추천하는 편인데 작가가 부러 힘주어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시이소오 2017-03-23 06:05   좋아요 0 | URL
이상적인 연애를 그리고 있으니, 아무리해도 못생긴 여자는 상상이 안되거든요. ^^;

2017-05-05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 초반부터 얼척없어 던져버린 이 소설이 얼마나 오래 베스트셀러였는지. 그땐 좀 외롭군, 했는데 댓글들을 보니 아군이 많았네요 ㅋ

시이소오 2017-05-05 06:18   좋아요 0 | URL
저도 이렇게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을거라 전혀 예상치 못했네요. ㅎ
 
과학한다, 고로 철학한다 - 무엇이 과학인가
팀 르윈스 지음, 김경숙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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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오르가즘은 어떤 기능을 할까? 저자의 유머를 제대로 즐기려면 책의 5장이 백미다. 엘리자베스 로이드의 사례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오르가즘은 남성의 젖꼭지와 마찬가지로 진화의 부작용이다. 로이드의 관점에 대해 여성 오르가즘을 무시한다는 비난이 일었다고 한다. 저자인 팀 르윈스는 로이드를 지지한다.

 

하지만 이런 비판은 공평한 비평이 아니다. 피아노를 치고 복잡한 수학 등식을 풀고 산문을 쓸 수 있는 능력 역시 생존이나 생식 활동과 거의 관계가 없지만, 누구도 그런 능력을 거짓 능력 혹은 하찮은 능력으로 여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여긴다면, 우리 조상의 생존과 생식 활동에 축구 기술이 아니라 빨리 달리기가 더 도움 됐다고 생각하고 우사인 볼트가 리오넬 메시보다 더 중요한 운동 선수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로이드가 오르가즘을 부산물이라는 표현대신 환상적인 보너스라 말했던 걸로 보아 작가의 지지는 타당해보인다.

(‘볼트가 낳나, 메시가 낳나?’ 메시가 한 경기에 11명을 제치고 10골을 넣든, 볼트가 100미터를 8초에 뛰든 답은 둘 다 못 낳는다이다. )

 

오르가슴에 대한 학자들의 의견이 왜 이리 웃긴지. 1980년도에 고든 갤럽과 수전 수아레스는 보통 사람의 경우 오르가슴을 경험한 뒤 5분 정도 휴식을 취해야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는데 오르가슴을 하면서 정신을 잃는 사람들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로이드는 보통 사람이 절대 여성일 수 없다면서, 오르가슴 후에 5분을 쉬어야 하는 사람은 보통 남자라고 반박했다.

 

로이드는 업석 이론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업석이론이란 일명 빨이들이기 이론으로 여성이 오르가슴을 통해 정자를 질에서 생식관으로 빨아들여 임신 가능성을 높인다는 주장을 뜻한다. 로이드는 정자가 빨려들어가는 효과는 전무하다며 업석이론에 대해 반박했다. 성물리학자 로이 레빈은 업석 이론을 좀비 가정이라고 불렀다. 업석 이론이 증거 면에서 보았을 때 충분히 사라질만하고 실제로 죽은 것과 다름없는데도 무덤에 가만히 누워있지 않고 돌아다니기 때문이라고.

 

별다른 증거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왜 학자들은 오르가슴 기능론을 포기하지 않는 걸까? 여성의 오르가슴을 긍정해서? 아니다. 로이드의 주장에 따르면 여성의 성을 남성의 성과 똑같이 취급하기 때문에 발생한 오류다. 오르가슴 기능론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남성 오르가슴이 생식기능이 있으므로 여성 오르가슴도 생식기능이 있을 것이라 가정한다. 남성에겐 페니스(자지)가 있고, 여성에겐 보지가 있음에도 여성에겐 페니스가 없다라고 가정한 프로이트처럼.

 

이 책은 오르가슴을 연구하는 책은 아닌데, 말하다보니 이렇게 길어질 줄이야. 저자가 오르가슴을 들어 말하고자 한 바는 과학자의 가치관이 들어간 안 좋은 과학의 예를 들기 위해서였다. 좋은 과학의 예로 다윈을 들고 있는데, 좋은 과학과 나쁜 과학이라, 그렇다면 그 기준이 뭘까? 아니, 그 전에 과학이란게 뭘까?

 

이 책의 원제는 ‘THE Meaning of Science’. 저자는 과학이란 게 도대체 무엇인지? 과학이 우리에게 과연 의미가 있는지를 묻는다. 정신분석학은 과학인가? 경제학은? 정상 과학과 사이비 과학을 구분하는 기준이 있는 걸까?

 

포퍼는 정상과학과 사이비과학을 구분하기 위한 경계구분의 기준으로 반증주의를 제시했다. 포퍼의 반증주의에 따르면, 귀납적 추리에 의존치 않고 과학을 할 때, 특정 일반화가 참되다는 결론은 내릴 수 없는 반면, 거짓이라는 결론은 내릴 수 있다. 쉽게 말해 진정한 과학이라면 반증 가능해야 한다는 게 포퍼의 주장이다.

 

포퍼는 관찰을 통한 귀납적 추론을 거부했다. “모든 백조는 하얗다는 진실로 받아들여진다. 과연 그럴까? 어느날 검은 백조가 나타나면?

 

포퍼에 따르면 과학은 연역적 추리를 통해서만 진보할 수 있다. (동어반복에 불과한 연역적 추리로 어떻게 과학이 진보할 수 있다는 것인지 나로선 잘 모르겠다.) 반증가능성으로 과학과 사이비 과학을 구분할 수 있을까? 저자에 따르면 답은 아니오.

 

저자는 해리 크로트의 정의에 따라 탐구하는 마음 자세라는 다소 느슨한관점을 받아들인다. 어쩌면 느슨한 관점이란 표현은 잘못된 말일지도 모르겠다. 과학자들이 가장 큰 업적을 이뤘을 때는 자신의 이론을 반박하는 숱한 이론을 물리치고, 한쪽 눈가리개를 한 경주마처럼 고집스레 내달릴 때였으므로.

 

, 이렇게 길게 쓰려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쿤 얘기는 아직 꺼내지도 못했다니. 쿤의 패러다임과 자유의지에 관한 논의는 건너뛰고 마지막으로 본성에 대해서만 언급하자.

 

스티븐 핑커는 <빈 서판 : 인간은 본성을 타고 나는가>에서, 인간 본성을 제대로 기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저자는 데이비드 헐과 마이클 기셀린을 따라, 과연 인간 본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시한다. 어떠신지? 인간 본성이란 게 있나?

 

진화가 인간 본성에 대해 무엇을 말해 주는가?

미신이라고 말해준다.”

- 마이클 기셀린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인 행동이나 사고방식이 있을까? 조지프 하인리히는 심리 연구 피실험자들이 WEIRD하다고 말했다. Western, Educated, Industrialised, Rich, Democratic

 

저자는 뮐러- 라이어 착시 현상을 예로 들어 본성이 있다는 주장을 반박한다. 1960년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칼리하리 사막 샌 부족은 뮐러-라이히 착시를 전혀 착시로 보지 않는다.

 

보편적인 본성이 있다고? 저자에 따르면 오히려 한 종에 독특한 유형들이 다양하게 공존하고 있다. (다형성) 본성이 아니라, 학습 능력, 모방 능력 등 문화화 과정이 진화의 일부가 된 것은 아닌가? 혹시 인간 본성을 상정하는 과학은 특정 인종이나 성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사이비 과학자들 , 신자유주의 경제학, 진화 심리학을 비판하는 이유기도 하다.)

 

과학의 의미가 무엇인지 물을 때, 과학은 거기에 답할 수 없다. 이 주장에 반색해 신을 끌어들일 순 있겠지만, 저자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벤저민 리벳의 실험이후, 인간의 자유 의지는 의문에 부쳐졌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기 0.5초 전에 뉴런의 활동이 시작된 거라면 인간에게 자유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닐까? 2008년의 실험에 따르면 의식적인 결정보다 뉴런의 활동은 10초나 빨랐다. 저자에 따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자유는 환상이 아니다. (그 이유는 책을 직접 읽어보시길)

그러니까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건 나의 자유 의지 때문이겠지?

?

 

밑줄 그은 문장  

 

 

40. 만약 포퍼가 제안하는 것처럼 귀납적 추리에 의존하지 않고 과학을 한다면 과학적 일반화가 참되다는 결론은 절대 합리적으로 내릴 수 없는 반면, 특정 일반화가 거짓이라는 결론은 내릴 수 있게 된다. 포퍼의 이런 견해를 바로 반증주의falsification”라 한다.

 

41. 진정한 과학은 반증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포퍼의 생각이다. 반론을 제기했을 때 틀릴 가능성을 지닌 학문만이 진정한 과학이다.

 

43. 계속해서 파인만은 과학적 방법에 대한 반증주의적 접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짧게 요약한다.

 

짐작이 실험과 일치하지 않으면 틀린 것이 되죠. 바로 이 몇 마디 안 되는 말이 과학의 핵심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짐작이 아무리 경이로워도, 여러분이 아무리 똑똑해도, 또 그 짐작을 한 사람이 아무리 특별하고 이름을 날리는 사람이라도 마찬가지 결론이 나옵니다. 실험과 일치하지 않으면 틀린 겁니다. 과학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52. 과학은 확고한 기반이 있지 않다. 거대한 과학 이론 체계는 말하자면 늪에 지어 올린 건물과 같다. 말뚝 위에 올린 건물이 과학이다. 지상에 있던 말뚝을 늪 안으로 끌고 들어왔다고 해서 말뚝이 자연적인 기반에 닿도록 깊이 끌어내린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그 말뚝을 더 깊이 심지 않아도 되는 것이 튼튼한 기반을 찾았기 때문이라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그러지 않는 이유는 그 말뚝이 적어도 한동안은 그 구조를 지탱할 만큼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109. 나는 쿤 자신의 말을 따라 패러다임을 본보기exemplar”, 즉 중요한 과학적 업적을 보여준다고 과학자들이 동의하는 예시로 여기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그것은 과학계의 대부분이 존경하고 과학계의 대부분이 존경하고 모범으로 삼는 어떤 업적을 가리킨다.

 

117. 쿤은 정상 과학이 본보기 과학 활동을 따른다고 본다. 과학계가 특정 연구 예를 들어, 뉴턴의 <프린키피아>나 다윈의 <종의 기원>, 그리고 멘델의 유전법칙 연구 같은 것-를 본보기로 지지하게 되면 그것은 양질의 연구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지정되기도 한다. ...쿤이 혁명 때마다 등장하는 이론들이 서로 공약 불가능하다고 할 때 그것은 다음을 의미한다. 이들 이론이 공약 가능하게 하려면 이들의 강점을 평가할 수 있는 공통된 기준이 있어야 하는 데 그런 기준은 없다. 왜냐하면, 이 기준의 토대가 본보기인데 이 본보기 자체가 항상성이 없기 때문이다.

 

120. 쿤은 특히 후기 저서에서 공약 불가능성의 개념을 번역의 한계 관점으로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doux”완벽한영어로 번역하는 데 한계가 있다. ....“doux”와 같은 말이 영어로 완벽하게 번역이 안 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프랑스어 “doux”가 가진 포괄적인 의미를 영어가 한 단어로 살려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124. 쿤은 이런 개인적인 게슈탈트 전환 체험을 한참 후에 <구조>에서 체계적으로 설명했는데, “혁명 후에 과학자들은 다른 세계에서 과학 활동을 한다는 말이 이때 나온 것이다.

 

130. 쿤은 일종의 칸트주의를 받아들인다. 쿤에 의하면, 우리의 경험과 독립되어 존재하는 세계는 없고, 이미 상기된 바와 같이, 세계에 대한 우리의 경험 자체가 우리가 지닌 과학 이론에 영향을 받는다.

 

134. 쿤에게 있어 정상과학과 혁명 과학은 아주 다른 과학이다. 정상 과학은 그가 말하는 퍼즐 맞추기와 비슷한데, 그 이유는 과학자가 해당 본보기를 창의적으로 적용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문제와 씨름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혁명이 일어나면 이전 본보기가 왕좌에서 물러나고 새로운 본보기가 왕좌에 등극한다. 쿤에 의하면 혁명이 일어나면, 아니 혁명이 반드시 일어나야만 세상이 바뀐다.

 

149.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이 장에서 과학적 실재론이 맞는다는 결론을 낼 것이다. 그런데 이 결론에 이르는 길이 직로가 아닌 관계로 약간의 이정표가 필요하다. 과학적 실재론을 정당화하려면 세 가지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먼저 과학적 실재론의 가장 강력한 반론 중의 하나인 미결정성underdetermination” 이론이 제기하는 도전을 막아낼 수 있어야 한다. 간단히 말해, 이 이론은 우주의 저변 구조에 대한 여러 이론 중 어떤 것이 낫다고 판단을 하 수 있을 만큼 설득력 있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두 번째, 과학적 실재론을 지지하는 주장에 대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이 이론을 지지하는 거의 유일한 논쟁으로 알려진 것은 소위 말하는 기적은 없다논증이다. 만약 과학이 진실이 아니라면, 그러니까 예를 들어 물질의 구성 요소에 대해 실제와 크게 어긋나게 설명했다면, 과학 이론에 따라 행동했을 때 항상 예상과 틀린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게 이 논증의 주된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비관적 귀납pessimistic induction”으로 알려진 논증을 정면 반박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논증은 오늘날 틀리다고 여겨지는 이론들이 과거에는 놀랄만큼 실용적인 성공을 거두었다는 역사적 기록에 의존한다. ....진리가 아닌 오류가 지속해서 성공을 거둔다면 기적은 없다논증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다시 말해 과학적 실재론자들은 미결정성에 대한 고려가 별 시사하는 바가 없으며 기적은 없다논증이 맞는 대신에 비관적 귀납논증이 틀리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입장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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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ulp 2017-02-08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르가즘에 혹해서 읽다가 다양한 이론에 머리가 어지러워졌습니다.ㅎㅎ

시이소오 2017-02-08 08:15   좋아요 0 | URL
크눌프님. 제 낚시줄에 걸리셨네요 ㅎ

knulp 2017-02-08 08:17   좋아요 0 | URL
헉! 미끼를 물어버렸군..
ㅎㅎ

시이소오 2017-02-08 08:21   좋아요 1 | URL
현혹되지 마세요~~ ㅎ

cyrus 2017-02-08 1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나라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성 문화를 부끄러워하는 경향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 믿고 읽을 만한 수준 높은 성과학 관련 서적을 나오기 어려워요. 과거에 나온 책들은 이미 최신 이론이 반영된 요즘에 읽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이래서 성을 야동으로 접하게 되고,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잘못된 성 지식을 가지게 됩니다.

시이소오 2017-02-08 13:21   좋아요 0 | URL
동감입니다. 믿고 읽을만한 성과학서가 출간되면 좋겠네요^^

AgalmA 2017-02-10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르가슴 낚시로 시작하는 글 재밌는데요^^
칼 포퍼 반증주의는 자신의 이론의 반증가능성을 바로 데려오는 역설을 낳아서, 우리가 과학에 대해 가지는 개념적 특성(보편성, 정확함)에 부합하지 않은 거 같은데...늘 그런 생각을 들게 합니다. 과학보다 논리 철학에 더 다가가 있다고 봐요. 그래서 비트겐슈타인과 싸웠나ㅎ;

본성에 대해서도 뉴런의 활동이 의식적인 결정보다 빠르다는 게 자유의지를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예로, 사람들을 구조하는 일입니다. 같은 상황에서 죽을 줄 알면서도 누군가는 구조를 위해 뛰어들죠. 이타성이 많은 뉴런을 가진 인간이라고 봐야 하는 걸 까요? DNA도 당연히 작동하지만 각 인간은 자신의 축적된 경험과 이성을 종합해 행동하는 ‘의지‘를 발휘하는 종합체라고 봐야 하지 않을지. 이런 무수한 사례들을 통계 비율로 내고 그러므로 이렇다 결론 내는 것은 종합화이지 결론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블랙 스완처럼 반증 하나 튀어 나오면 금방 뒤바뀔 거면서ㅎ; 물론 주류를 차지한 정상과학이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으려 버티는 긴 시간의 고통을 인간은 또 당하겠지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시이소오님^^

시이소오 2017-02-10 08:22   좋아요 0 | URL
아, 포퍼와 비트겐슈타인의 대담을 읽어봐야 겠어요.

자유의지나 의식에 대한 물음들은 언제나 호기심을 자극하네요. 더 읽고 생각해보고 싶은 주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