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과 시 일상시화 5
김소연 지음 / 아침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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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리디여린 감수성을 낱낱이 기억해 자주 세세히 돌보기. 추억을 추억하는 것이 아니라 감수성을 기억하는 기술로써 지난 경험들을 만끽하며 지내기. 지난날의 좌절과 좌초의 고통들을 기억함으로써, 그것을 얇디얇게 저며놓음으로써, 흔들리는 현재의 기우뚱한 면에 괴어 균형을 잡기. 그렇게 하여 현재를 바로잡기. 나는 이것이 기억술이라고 믿고 있다. 시의 기술이라고도 여긴다. 그리하여 윤리에게 시를 적용해보는 방식이 아닌 시에서부터 새로운 곁가지의 윤리들이 나타날 수 있도록 한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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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육과 시 일상시화 5
김소연 지음 / 아침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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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군가의 얼굴을 안 보게 되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도 아니고, 주된 소통의 통로가 소셜네트워크로 변경되었기 때문만도 아니다. 고유한 얼굴이 눈앞에 있어도 못 보게 되었다. 언뜻 식별 가능한 것으로 이해를 선행하는 방식으로 선을 긋는다. 복잡함을 소거한다.
한 사람의 얼굴에 켜켜이 깃든 경험과 서사를, 한순간에 반영되는 미묘한 표정과 감정을 읽을 이유가 없다. 여유 또한 없다.

얼굴을 모른다는 것은 인간의 공격성과 폭력성을 증폭시키는 데에 짐작보다 더 큰 영향력이 있다. 실체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의 거리감은, 공격성을 더욱 서슴없고 무자비하게 만든다.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사람을 총으로 쏘는 것보다 폭탄을 투하하는 것이 더 쉬운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처럼.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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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 마음 농도
설재인 외 지음 / 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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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술꾼을 섭외한 기획과 그날의 주종과 주량, 안주를 제시하는 편지의 구성, 일러스트레이터 점선면 작가의
자유롭고 아름다운 삽화, 모던한 편집 디자인이 어우러져 읽는 것만으로도 맛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술과 술과 관련한 경험에 대한 이야기이면서도 술을 마시던 날들의 생각, 술을 마시고 털어놓는 마음과 술을 마셔서 낼 수 있는 용기가 권커니잣커니 술잔을 주고 받는 것처럼 이어진다. 이야기에도 술과 같은 힘이 있구나.
끊을 수 없고 끝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기면 절로 술 한 잔 생각, 술 한잔 기울이며 이야기 나누고픈 사람이 떠오르는 해로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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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이길보라 저자 / 창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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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공감, 착각—으로 이어지는 단어의 맥락과 강렬한 표지를 보고 지레짐작으로 내용을 예측했다. 사회학, 인식론, 인권과 연대의 이야기를 담은 진중한 책일 거라고.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이야기에 담긴 기억과 지식, 감정을 따라가는 일은 산뜻하고 경쾌하다. 이길보라 작가는 청각장애인 부모와 함께 살며 겪은 코다로서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여러 논픽션 작품을 소개하며 타인의 고통을 받아들이는 일, 생각을 바꾸고 세계를 확장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꾹꾹 눌러쓴 편지처럼 구체적인 경험과 고민을 담고 있는 이야기들은 자연스럽게 장애, 다름,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세상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책에 소개된 작품들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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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래하는 시와로 산다 나는-산다 3
시와 지음 / 가지출판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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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속의 대화. 화양연화, 행복이 아니라도 괜찮아. 다녀왔습니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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