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 마르크스의 쓸모.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농업혁명에서 설명한 허구를 상상하는 능력이었다. 하라리에 의하면 호모사피엔스는 허구를 상상하는 능력때문에 여러 호모 종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다. 나는 이 아이디어 때문에 <사피엔스>에 결정적으로 별 다섯 개를 던졌다. 하라리는 이 아이디어를 도대체 어디서 얻었을까? 김용규의 <데칼로그>를 읽다 하나의 가설을 찾아냈다.

 

흥미로운 것은 카를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이처럼 신이 아닌 것을 마치 신처럼 여기는 것을 허위의식false consciousness’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역시 우상숭배와 묶어 설명했다는 사실입니다. 허위의식이란 말 그대로 잘못된 의식, 곧 현실 또는 진실을 왜곡하고 있는 사상이나 이념을 뜻하지요. 때문에 허위의식은 항상 ‘~을 마치 ~처럼이라는 형식을 갖기 마련인데, 그것이 바로 우상숭배라는 것이 마르크스의 생각입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돈을 예로 들어 설명했습니다.

 

돈이란 본디 상품교환이라는 목적을 위한 매개수단에 불과하지요. 그런데 노동자가 돈을 위해 자신의 상품인 노동을 팔 때 그에게 돈은 더 이상 수단이 아니고 목적이 됩니다. 수단을 마치 목적처럼 여기는 허위의식이 생긴 거지요. 그리고 일단 허위의식이 생겨나면 돈이 진정한 신또는 보이는 신이 되고 그것의 숭배 그 자체가 삶의 목적이 된다는 거지요.

 

<데칼로그> p169. 김용규

 

아마도 마르크스를 읽은 분들은 진작에 눈치 채지 않았을까. ‘허구를 상상하는 능력은 마르크스의 허위의식개념을 변형시켜 조금 더 확장했을 뿐이다. ‘허위의식신이 아닌 것을 마치 신처럼숭배하는 것이라면 허구를 상상하는 능력은 신마저 아우른다.

 

20대 때 나는 마르크스의 책을 읽지 않았다. 사유 재산을 폐지하겠다는 마르크스의 사상이 너무도 순진하고 너무도 멍청해보였기 때문이다. ‘인간 심리에 저렇게 무지하다면 읽을 가치가 없다라고 단정했었다.

 

최근에서야 이사야 벌린의 <칼 마르크스>를 읽었다.

그것도 칼 마르크스를 알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이사야 벌린이 썼기 때문에.

 

(10 여년 전에 듣보잡 작가의 <낭만주의의 뿌리>를 읽었다. 문학사조를 이렇게 재밌게 쓸 수 있다니! 모리스 블랑쇼의 <문학의 공간>을 발견했을 때만큼의 충격!

이사야 벌린의 책이었다. 당시엔 이사야 벌린이 세계적인 작가라는 걸 전혀 몰랐다.)

 

하라리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다시 읽고 <사피엔스>를 쓴 셈이다.

고전을 읽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

마르크스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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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2016-04-14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야 벌린의 칼마르크스 아직인데,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좋은하루되세요~~^^

시이소오 2016-04-14 16:43   좋아요 0 | URL
저도 벌린책 다 읽고싶어요. 사랑님도 좋은 봄날 되세요^^
 

 ※ 스크롤 주의, 북플 실행 추천하지 않습니다. ^^ 


p132. 애머빌은 암울한 예측을 하는 사람들은 현명하고 통찰력이 있다는 인상을 주는 반면, 긍정적인 말을 하면 너무 순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를 폴래애나특성이라고 한다라고 밝혔다. (지나치게 낙천적인 사람을 폴리애나라고 일컫는데, 이는 1913년에 앨리노어 포터가 쓴 소설 <폴리애나>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이름에서 나온 말이다)

 

p140. 뛰어난 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는 이를 단순 노출 효과라고 불렀다. 특정한 것을 자주 접할수록 더 좋아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p175. 킹이 연설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확정하는 작업을 미룸으로써 존스는 자이가르닉 효과를 보게 되었다. 1927년 러시아 심리학자 블루마 자이가르닉은 사람들이 완성된 작업보다 미완성 작업에 대해 더 잘 기억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사람들은 작업이 일단 마무리되면, 더 이상 그 작업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을 중단한 채로 내버려둘 경우, 그 일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계속 맴돈다.

 

p181. 100여 개의 기업을 창립하는 데 관여한 아이디어랩 창립자 빌 그로스는 무엇이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이디어의 독창성도, 팀의 재능과 실행 능력도, 사업 모델의 질도, 가용 자금이 있는지 여부도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기 포착이었다라고 그로스는 말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적절한 시기를 포착하는 일이 성공과 실패를 가름하는 데 42퍼센트의 비중을 차지했다.”

 

p186. 피터 틸은 <제로 투 원>에서 말했다. 그는 선발 주자라고 해도 누군가가 나타나 자리를 뺏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라고 밝혔다.

 

p191. 갤런슨은 창의적인 인물들을 연구한 결과, 혁신에는 서로 크게 다른 두 가지 유형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개념적 혁신가들은 대단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그 개념을 실행하는데 착수한다. 실험적 혁신가들은 시행착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면서 지식을 축적하고 진화한다. .....갤런슨에 따르면, 개념적 혁신가들은 단거리 주자인 반면, 실험적 혁신가들은 마라톤 주자이다.

 

p193. 개념적 혁신가들이 나이가 들수록 젊은 날 이룬 뛰어난 업적에 버금가는 업적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이 지닌 독창성이라는 마법의 묘약이 고갈되어서가 아니다. 경험이 축적되는 데 따른 결과이다. ....개념적 혁신가의 숙적은 경직된 사고방식이다....개념적 혁신가들은 젊은 시절 자신이 이룩한 중요한 업적의 포로가 되기 쉽다.

 

p195. 나이가 들고 전문성이 축적되어도 독창성을 유지하려면 실험적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창작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미리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여러 가지 잠정적인 아이디어나 해결책을 실험해보는 일부터 시작하자.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면 결국 참신하고 쓸모 있는 뭔가를 생각해내게 될지 모른다.

 

p217. 독창적인 사람들은 연대를 형성하기 위해 트로이 목마에 진짜 비전을 숨김으로써 자신의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노출시키지 않는다.

 

p218. 사람들이 자신의 급진적인 성향을 완하하지 않으려 할 때 연대가 와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11년에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에 항의하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운동이 실해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세르비아의 운동가 스르디야 포포비치는 그 운동이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잠재적인 우군들이 대부분 등을 돌렸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포포비치는 그 운동의 가장 치명적인 오류는 거의 아무도 호응하지 않는 점령이라는 과격한 전술을 인용해 운동을 명명한 점이라고 주장했다. 이를테면 그 운동을 단순히 “99퍼센트라고 이름을 붙였더라면, 아직도 그 운동은 계속되고 있을지 모른다.

 

p223. 순전히 긍정적인 관계와 완전히 부정적인 관계와 더불어 긍정적인 동시에 부정적인 관계들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관계를 양면적 관계라고 부른다.....때로는 당신을 지지하지만, 때로는 당신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들 말이다.

 

p226. 심리학자 버트 우치노는 양면적 관계는 부정적 관계보다 말 그대로 건강에 더 해롭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 연구에서는 양면적 관계가 많은 사람일수록 스트레스지수, 우울증, 삶에 대한 불만이 높게 나타났다.

 

p227. 저명한 심리학자 엘리엇 애런슨은 일련의 실험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어느 정도 존중을 받는지 그 수준 자체보다는 이미 받고 있는 존중을 얼마나 더 잃고 얻었는지에 훨씬 더 민감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누군가가 우리를 늘 지지해주면 우리는 이를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평가절하한다. 그러나 처음에 경쟁자로 시작된 관계지만 점점 열렬한 지지자가 된 사람의 경우 진정으로 자신을 지지해준다고 여긴다.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에게 호감을 보인 사람보다는, 시간이 갈수록 자신을 점점 호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더 좋아한다.”라고 애런슨은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사람들은 상대방이 자신에 대해 처음부터 쭉 긍정적인 감정을 지녀온 경우보다 부정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다가 점점 긍정적인 감정으로 변한 경우에 더 뿌듯함을 느낀다.”

(로맨스 영화, 소설의 공식?)

 

p232. 수많은 다른 독창적인 아이디어들과 마찬가지로 <라이언킹>도 거의 사장될 뻔했다. 처음에는 아프리카에서 사자와 더불어 사는 밤비로 만들어졌다......첫 반응을 보인 사람은 CEO 마이클 아이스너였는데, 그는 이 영화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 머리에 꽂힐만한 뭔가를 찾던 그가 물었다. “이것을 <리어왕>으로 만들 수 있겠나?”

 

우연하게도 민코프는 몇 주 전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읽었던 터라, 그는 왜 <리어왕> 개념이 맞지 않는지 설명했다. 그러자 사무실 뒤쪽에서 모린 돈리라는 제작자가 또 다른 셰익스피어 작품을 거론했다. “그게 아니라, 이 이야기는 <햄릿>입니다.”

그러자 곧바로 모두가 내용을 이해했다.

 

P235. 참신함으로 시작해서 익숙함을 더할 경우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앞서 우리가 살펴보았던 노출 효과의 덕을 볼 수 있다. 평균적으로 참신하게 시작해서 익숙함을 더한 아이디어가 독창성을 훼손하지 않고도 14퍼센트 더 실용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P240. 윌러드의 사례는 잠재적인 협력자에게 힘을 모으자고 설득할 때 염두에 둬야 할 두 가지 교훈을 제시해준다. 첫째, 가치에 대해 달리 생각해야 한다. 상대방도 우리와 가치관이 같다고 여기거나, 우리의 가치를 채택하라고 상대방을 설득하지 말고, 우리의 가치를 상대방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시킬 수단으로 제시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가치관을 바꾸기는 어렵다. 우리의 목표를 상대방이 이미 지니고 있는 익숙한 가치와 연결시키는 방법이 훨씬 쉽다.

 

P246.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과거를 되풀이하는 운명을 맞게 된다.”라고 말했다.

 

P255. 왜 어떤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보다 도루를 많이 하는지 그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 역사학자 프랭크 설로웨이와 심리학자 리처드 츠바이켄하프트는 아주 기발한 조사를 했다. 그들은 야구선수로 활동한 400여 명의 형제들을 가려내서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조사 대상자들은 그들의 형제들과 DNA 절반은 공유한 데다가 비슷한 성장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같은 집안 출신인 개인들을 비교 조사할 수 있었다. 조사 결과,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출생 서열로써 어느 형제가 더 도루를 많이 할지 예측할 수가 있었다. 나중에 태어난 형제들이 먼저 태어난 형제들보다 도루를 시도할 가능성이 10.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P259. “출생서열이 아래인 사람들은 급진적 혁신을 지지할 의향에 있어서 맏이들보다 반세기 앞서갔다.”

 

P262. 사람들은 결과의 논리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경우, 위험을 무릅쓰지 않을 구실을 늘 찾게 된다. 한편 적절성의 논리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든다. 어떤 행동을 해야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지는 덜 생각하게 되고,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면적인 느낌을 바탕으로 행동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경향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출생서열이다.

 

P264. 수백 건의 연구에서도 똑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맏이들은 지배 성향이 강하고 더 양심적이고 야심이 큰 반면, 출생 서열이 낮은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데 더 열린 자세를 지니고 있었다. 맏이들은 기존 체제를 옹호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출생 서열이 낮은 사람들은 기존 체제에 맞서는 경향이 있다.

 

P267. 코미디언들은 일반인보다 더 독창적이고 반항적인 경향이 높다는 증거가 있다.

 

P279. 자녀를 훈육할 때 특히 효과가 좋은 설명 방식이 있다. 올리너 부부가 유대인을 구해준 사람들의 부모가 어떤 지침을 자녀들에게 주었는지 보았더니, “왜 자녀의 행동이 부적절한지 설명하면서, 그런 행동을 했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지를 거론했다.” 방관자들의 부모는 규칙은 자녀 자신을 위해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반면, 유대인을 구해준 사람들의 부모는 자녀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해보도록 했다.

 

P283. 조안 그루섹이 행한 실험을 살펴보자. 아이들에게 친구들과 함께 유리구슬을 갖고 놀 게 한 후, 아이들을 무작위로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에게는 다음과 같은 말로 행동을 칭찬해주었다. “아이들에게 네 유리구슬을 나누어주다니 참 착하다. 아주 착하고 도움이 되는 행동이다.” 다른 집단은 다음과 같이 성품에 대해 칭찬을 해주었다. “너는 언제든 남을 돕는 아주 친절한 사람이구나. 너는 참 친절하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다.”

이 실험에서 성품에 대해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그 후에도 훨씬 너그럽게 행동했다.

 

P286. 한편 부정행위자라고 말해주면 자신의 정체성을 떠올리게 만들고, 적절성의 논리가 발동되면서 다음과 같이 생각하게 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이러한 증거에 비추어볼 때, 브라이언은 부모, 교육자, 지도자, 정책 입안자에게 명사를 활용하라고 제언한다. 이를테면 음주운전을 하지 맙시다보다는 음주운전자가 되지 맙시다가 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다.

 

행동이 아니라 성품을 강조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선택을 달리 평가한다. 결과의 논리를 적용해서 이 행동이 내가 원하는 결과를 낳을지 묻는 대신, 적절성의 논리를 적용하게 된다. 자신이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그게 옳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유대인을 구해준 한 사람은 다음과 같은 말로써 정곡을 찔렀다. “종교적인 이유로, 특정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유대인은 박해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이해할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누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면 당연히 구해야 하지 않겠는가, 물에 빠진 사람한테 어느 신을 믿느냐고 물어보고 구해주는가? 그냥 가서 구해줘야 한다.”

 

P287. 아이들은 롤모델이 있으면 목표를 높게 설정한다.

 

P299. 예일대학교 심리학자 어빙 재니스는 피그스만 침공과 베트남전쟁을 비롯해 수많은 미국의 외교 정책에 있어서 대참사를 야기한 주범은 집단 사고라고 주장했다. 재니스에 따르면, 사람들이 유대감이 강한 집단에 깊이 관여되어 있을 때그리고 만장일치로 결정하고자 하는 열망이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동기보다 강할 때집단 사고가 일어난다.

 

P303. 샐리 리그스 플러와 레이 얼대그는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분석해본 결과, “집단 사고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는 유대감이 일관되게 집단 사고를 유발한다는 실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또한 집단의 유대감이 강하면 소통이 활발해지는 장점이 있고, 유대감이 강한 집단의 구성원들은 서로의 의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만큼 충분히 자신의 역할에 대해 자신감을 지닐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한다.

 

P312. 집단 의사결정에 관한 세계적인 전문가이자 버클리대학교의 심리학자 찰런 네메스는 소수의 의견의 중요하다. 그들의 의견이 결국 옳다고 판명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 관심을 갖게 하고, 사고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그 결과 소수 의견이 틀리다고 해도, 의견이 다른 소수는 기발한 해결방법을 찾아내고 질적으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 기여하게 된다.”

 

P314. 디지털카메라 얘기만 나오면 경영진은 필름은 어디에 넣지? 필름이 필요 없다고?”라는 질문만 되풀이했다. 디지털카메라를 팔면 이윤폭이 38퍼센트라고 하자, 의사결정권자들은 코웃음을 치며 필름의 이윤폭은 70퍼센트라고 지적했다.

 

P314. 1987년에 부스는 나는 즉석 필름이 전자 사진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리라고 생각하며, 그에 관한 한 우리 회사가 세계 그 어느 회사보다도 잘 알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즉석 사진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누구든 현실을 외면하려는 것이다.”

 

P316. 내가 기업 경영자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본 조직들 가운데 가장 강렬한 문화를 지닌 조직을 꼽아보라고 했더니,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회사의 철학은 창립자가 만든 200여 가지 원칙에 요약되어 있다.

 

P333. 진정성 있는 반론자들이 일찍이 자기 목소리를 내도록 하기 위해서 라즐로의 팀은 카나리아 팀을 구성했다. 그들은 사내에서 다양한 시각을 대변하는 신뢰받는 엔지니어들로서 험악한 분위기에 잘 대처하고 기꺼이 자기 생각을 말한다는 평판을 얻은 사람들이었다. 이 팀의 명칭은 19세기에 탄광에 인체에 치명적인 유독가스가 차 있는지 탐지하기 위해서 카나리아를탄광에 들여보냈던 관행에서 따왔다.

 

P334. 레이 달리오는 직원들이 자신에게 해결책을 들고 오기를 바라지 않는다. 문제를 제기하기를 바란다. 그가 가장 처음 고안해낸 방식은 이슈 로그라는 개방형 데이터베이스인데, 직원이라면 누구든지 자기가 발견한 문제점과 그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기록하는 체계이다.

 

민주적인 의사결정은 어리석은 방법이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정도로 신뢰를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P345. 몇 년 전 달리오에게 모든 사람이 그 원칙들을 지키며 살게 만드는 것이 그가 개인적으로 품고 있는 꿈인지 물었던 적이 있다. “아니, 아니, 절대로 아니오. 세상에, 아니오그는 강력하게 부인했다. “내 꿈은 그것이 아니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오.”

 

P356. 심리학자 줄리 노럼은 이런 감정을 다스리는 두 가지 전략을 연구한다. 바로 전략적 낙관주의와 방어적 비관주의다. 전략적 낙관주의자들은 최상의 결과를 예측하면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기대 수준을 높이 설정한다. 방어적 비관주의자들은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불안감을 느끼면서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상황을 상상한다.

 

방어적 비관주의는 특정 상황에서 불안감, 두려움, 걱정스러운 마음을 다스리는 데 사용되는 전략이다라고 노럼은 설명한다. 자신에 대한 회의가 들 때 방어적 비관주의자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그들은 일부러 처참한 실패의 상황을 상상함으로써 불안감을 강화하고 더 강렬해진 불안감을 통해 동기를 부여받는다. 일단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나면, 그들은 그런 상황을 피하고자 하는 동기가 생기고, 실패하지 않도록 모든 구체적인 사항을 치밀하게 준비해서 자신이 상황을 장악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

 

그들의 불안감은 실행 직전에 최고조에 달하고, 실행하기 시작하면 성공할 마음의 준비가 갖추어진다. 그들의 자신감은 아픙로 겪게 될 어려움에 대한 무지나 환상에서 솟아나오지 않고 현실적인 평가와 철두철미한 계호기에서 나온다. 그들은 불안감을 느끼지 않으면 안이해진다. 긍정적인 말로 격려를 받게 되면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지 않게 된다.

 

P361. 대학생들이 연설을 하기 전에 브룩스 교수는 그들을 무작위로 나누어, 한 집단에게는 침착하자, 다른 집단은 신난다를 소리 내어 말하게 했다......자신의 감정을 신난다고 정의한 학생들은 자신이 침착하다고 다독인 학생들보다 설득력은 17퍼센트, 자신감은 15퍼센트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려움을 흥분으로 달리 규정하자, 연설자에게 동기가 부여되었고, 그들의 연설은 평균 29퍼센트 길어졌다.

 

P362. 침착해지려고 애쓰기보다 흥분하는 것이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더 효과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두려울 때는 심장이 두근거리고 피의 흐름이 빨라지는 것이 느껴진다. 그런 상태에서 침착해지려고 애쓰는 행동은 시속 80마일로 달리는 자동차를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아 급정거시키려는 행동이나 마찬가지다. 자동차에는 아직 움직이려는 관성이 남아 있게 된다. 강렬한 감정을 억누르려고 애쓰기보다 그 감정을 다른 감정으로 전환시키기가 더 쉽다.

 

P362. 생리학적으로 볼 때, 사람에게는 멈춤 장치와 동력 장치가 있다. “멈춤 장치는 속도를 늦추고 신중하게 주변을 살피게 해준다. 동력 장치는 추진력을 주고 흥분하게 만든다라고 <콰이어트>의 저자 수전 케인은 말한다. 멈춤 장치를 누르는 대신 동력 장치를 가동시키면, 두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하게 된다. 우리는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두려워한다.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까 봐 걱정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아무리 희박하더라도 결과가 긍정적일 가능성도 있다.

 

P363. 그러나 일단 어떤 행동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상태에서 불안감이 엄습해오면 방어적인 비관주의자처럼 생각하고 불안감을 직시하는 것이 훨씬 낫다. 이 경우에는 걱정과 회의를 긍정적인 감정으로 전환하지 말고 두려움을 받아들임으로써 동력 장치를 더 힘껏 밟게 된다. 이미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게 되면, 불안감에 철저히 대비해서 성공하고야 말겠다고 다짐하는 동력으로 승화된다. 신경과학 연구를 살펴보면, 불안할 때는 미지의 것이 부정적인 것보다 훨씬 두려움을 느끼게 만든다. 노럼이 설명한 바와 같이, 사람들은 일단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나면 훨씬 더 자신이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p367. 심리학자 댄 맥애덤스와 동료 학자들이 성인들에게 자신의 인생사를 털어놓고 세월이 흐르면서 겪었던 감정적 변화의 궤적을 그리게 했더니, 두 가지 서로 다른 바람직한 유형이 나타났다. 일부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유쾌한 삶의 궤적을 그렸다. 그들은 인생의 중요한 시기마다 만족감을 표했다. 한편 지역사회에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사람들의 경우 출발은 부정적이었지만 전화위복이 된 경험담들을 많이 털어놓았다.

 

그들은 부정적인 사건들에 직면한 경우가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에 더 큰 만족을 표했고, 더 강한 목적의식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은 단순히 행운으로 점철된 삶을 누려온 것이 아니라 고군분투해서 전화위복을 이루어냈고, 그런 삶을 보다 보람 있는 삶으로 여겼다.

 

독창성을 추구하면 삶의 여정에서 더 많은 장애물과 맞닥뜨리지만, 더 많은 행복감과 더 큰 삶의 의미를 느끼게 된다. “바람직한 혁명은 지각변동을 유발하는 대폭발이 아니라 잘 조절해서 오랜 시간 꾸준히 타오르는 불길이다라고 포포비치는 지적한다.

 

p375. 저항하는 사람은 당사자가 자기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만 해도 대중의 주장을 거부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소수라도 감성적인 강인함을 유지하게 된다. 마거릿 미드의 말을 따르자면, “사려깊은 소수의 시민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말라. 실제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은 소수의 시민들이다.”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내 의견에 동조할 필요는 없다. 시걸 바르세이드와 하칸 오즈셀릭의 연구에서는 기업과 정부 조직에서 친구가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외로움을 훨씬 덜 느낀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게 만들고 싶다면, 그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바로 이 점이 오트포르 혁명을 비롯해 수많은 혁명들이 성공한 첫 번째 비결이다.

 

p376. 포포비치는 이집트 운동가들을 훈련시킬 때 1983년 칠레의 광부들이 어떻게 독재자 피노체트에 저항했는지 들려주었다. 그들은 파업을 감행하는 대신, 전 국민을 대상으로 불을 켰다 껐다 하는 행동으로 저항 의사를 표명해달라고 호소했다. 국민들은 그 정도의 행동을 하는 것은 두려워하지 않았고, 이웃들이 행동하는 것을 보자 자신들도 동참했다. 광부들은 사람들에게 저속 운전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p377. 폴란드에서는 운동가들이 뉴스가 정부의 거짓말로 도배된다며, 이에 저항하는 의미에서 TV를 꺼버리는 방식만으로는 자신들이 저항한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릴 수 없음을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집에 있는 TV를 수레에 싣고 거리를 돌아다녔다. 그러자 곧 폴란드 전역에서 그런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반정부 집단이 권력을 쟁취했다.

 

P380. 유머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전술을 포포비치는 진퇴양난 전술이라고 부른다. 억압자가 이래저래 지게 되어 있는 전술이기 때문이다. 시리아에서는 운동가들이 자유이제 그만과 같은 단어가 새겨진 탁구공 수천 개를 다마스커스에 쏟아부었다........곧 경찰이 거리에 나타났고 경찰들은 씩식거리면서 도시를 돌아다니며 탁구공을 일일이 주웠다. 그런데 경찰들이 깨닫지 못한 것은 이 우스꽝스러운 코미디에서 탁구공은 소품에 불과하고, 어릿광대 역할을 한 주인공은 정권의 억압 정책을 집행하는 경찰관 자신들이라는 사실이었다라고 포포비치는 설명한다.

 

P390. 심리학자 구민중과 에일렛 피시바흐는 사람들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나아가는 도중에 회의를 느끼게 될 때, 뒤를 돌아볼지 시선을 앞을 향할지 결정하는 요인은 결의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결의가 흔들릴 때 마음을 다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까지 이룩해온 진전에 대해 생각해보는 일이다.

 

P394. 내면행위는 감정을 조절하는 데 있어서 표면행위보다 더 유효한 전략이라는 사실이 증명된다. 표면 행위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느껴지지도 않는 감정을 가장하면 스트레스에 시달릴 뿐 아니라 지친다. 감정을 표현하려면 실제로 그 감정을 경험하는 편이 낫다.

 

P399. 분노를 생산적으로 해소하려면 가해자가 끼친 해악에 대해 감정 표출을 하게 하는 대신, 그 해악으로 고통을 겪은 희생자들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희생자에게 초점을 맞추면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공감 분노가 작동한다. 즉 다른 사람에게 가해진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욕구가 생긴다. 공감 분노는 동력 장치를 작동시키지만, 희생자들의 존엄성을 기릴 최선의 방안에 대해 심사숙고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가해자에게 분노하면 보복이나 복수를 목표로 세운다. 그러나 희생자들을 위해서 분노하게되면 정의와 보다 나은 체제를 추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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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4-05 1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해자가 피해자처럼 행세하는 상황이 있어서 진짜 피해자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경향이 많아졌어요. 이런 문제가 빈번해지면 피해자를 향한 진심어린 공감 능력이 떨어질 겁니다.

마지막 문단에 ‘희생자드’라고 잘못 적혀 있네요.

시이소오 2016-04-05 18:55   좋아요 0 | URL
그쵸? 대통령이나 기업가들이 `자르기 쉽게 해주세요`하고 서명받으러 돌아다니기도 하구요. 오자 수정하겠습니다 ㅋ ^^

깊이에의강요 2016-04-05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헉~~
북플로 읽다보니ㅋ^^
그들의 피해자 코스프레는 이제 그만 좀 보고 싶네요ㅠ


시이소오 2016-04-05 22:28   좋아요 0 | URL
ㅋ 고생하셨어요
피해자 코스프레 ㅋㅋ
 

이 달엔 무조건 마흔여섯 권을 읽어야 했습니다. 30일 저녁, 마흔 여섯권을 읽었으리라 예상하고 카운팅을 했더니 마흔 세 권. 이럴수가. 여러 책을 번갈아 읽고, 중간에 읽다 만 책들이 있다 보니 예상과 달리 세 권이 모자랐어요.

 

아침 6시까지, 읽고 있던 <캐럴><축복받은 집>을 완독했습니다. 마흔 다섯 권.

이제 한 권만 읽으면...... 일단은 잤어요.

 

자고 일어나, 책 세 권을 가방에 집어넣고 미팅 시간에 맞춰 헐레벌떡 나갔습니다.

그런데, 지인의 전화를 받고 나서야 미팅 날이 내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이런 젠장. 날짜로 말해주지. 요일로 말해 줘가지고는, 헷갈리게.’

3.31일과 41일을 어느 누가 헷갈려하겠습니까?

 

목요일과 금요일을 헷갈린 자기 잘못인줄 알면서도 엉뚱한 소릴 지껄여가며 집으로 돌아가려다 아무래도 억울했습니다. 교통비가 얼만데요?!

억울해서 서점엘 갔습니다.

 

책들을 둘러보다 굿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래, 여기서 한 권을 마저 읽자.’

 

교보문고에 새로 설치된 큰 책상 앞에 앉아, 돈 주고 사긴 아까운 책들을 골라 읽었습니다.

몇 권 읽었냐구요. 다섯 권 읽었습니다. 두둥 ^^



<나이 서른에, 3,000권을 읽어봤더니> 같은 책들은 30분이면 읽을 수 있습니다.

, 건질 게 하나도 없는 책도 있다니!’

 

김 모 작가는 3년에 만권 읽었다고 우깁니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머릿속에 아무것도 담을 게 없는이런 책들만 읽었다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만권은 무슨, 2만권도 읽겠어요.

 

이 달에 꼭 마흔여섯 권을 읽어야 할 이유가 있었습니다.

마흔 여섯 권을 읽으면 24개월, 2년 동안 총 700권 독서가 되거든요.

 

‘2699’권이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았습니다.

이게 무슨 백화점 세일 가격표가 아니잖아요?

 

미팅 날짜를 오해한 건 신의 계시였을까요?

그래, 옛다, 700?’

 

 

이 달 읽은 50권 중에 사서 읽은 책은 쉼보르스카의 <충분하다>가 유일하네요.

 

책을 사서 읽으란 주장들이 있습니다. 동의합니다. 작가를 위해서도 출판사를 위해서도

사서 읽어야죠. 잡지 <뿌리깊은 나무> 대표 고 한창기 사장님은 생전에 이렇게 말하셨다죠.

 

남자가 뜻을 품었으면 돈을 낙엽처럼 태워라!”

 

, 어찌나 멋있던지. 돈을 낙엽 태우듯 책을 사 읽었습니다. 돈은 낙엽보다 빨리 없어지더군요. 저 역시 계속 사서 읽고 싶습니다. 그런데 제가 저 700권의 책들을 전부 사서 읽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이혼이죠. 가뜩이나 돈도 못 버는데. 우리 사장님, 임금 삼개월 째 체불 중인데 오늘 계좌로 또 3.3프로 뗀 50만원 보내셨네요. 이게 몇 번짼지.

사장님, 새 모이주시나요?? 사장님 나빠요.

(알라딘 중고 서점가서 간서치 이덕무 마냥 맹자 팔아서 쌀 사려고 했어요. 맹자 하나 갖고 어림없겠죠? 공자님도 끼워 팔구, 장자님도 소유욕이 없으시니 덩달아 팔구..... )

 

또 이야기가 곁가지로 샜네요. 돈을 낙엽처럼 태워 책을 사 읽으시되 저처럼 만권이 목표이신 분들은 주변 도서관도 활용해 보시라구요. (도서관 대출 권수 840권이네요. 사서님들,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년동안 목표율 0.7프로 달성했습니다. ^^

 

이달의 책 후보는 김용규의 <데칼로그>, 매튜 퀵의 <러브 메이 페일>, 줌파 라히리의 <축복받은 집>입니다. 객관적으론 줌파 라히리의 <축복받은 집>을 뽑아야겠죠? <저지대>를 읽고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웃님들 칭찬 릴레이가 펼쳐지길래 궁금해서 읽었습니다. ‘경이적인 데뷔작이란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더군요. (줌파 라히리와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위주로 왜 대다수 한국 단편 소설들이 신춘문예용소설인지 비교, 분석하는 글을 쓰고 싶어지네요.)

 

그럼에도 이달의 책으로 매튜 퀵의 <러브 메이 페일>을 뽑고 싶어요.

마지막 장을 덮으며 절로 입 밖으로 이런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매튜 퀵, 이 미친 새끼!”

그 순간 저는 울고 있었죠.


매튜 퀵 소설을 읽을 땐 연신 낄낄대다 마지막장을 덮을 땐 언제나 눈물이 납니다.

다른 분들도 그러신지? 궁금하네요. ^^

 

이달엔 어디 니가 얼마나 읽나 보자할 정도로 도서관에서 끊임없이 책 찾아가라고 연락이 오더군요. 신청도서, 예약도서 읽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다음 달엔 도로 고전에 도전해야겠습니다. ^^

 

4월이네요. 책 읽기엔 잔인한 달이죠.

독서보다는 봄을 즐기시는 게 어떨지요?

행복한 봄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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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04-01 1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뜨허 어마어마한 독서량이네요. 저는 오래 살기 싫었는데 죽기 전에 만 권 읽어보게 오래 살자 그랬는데 그것(만 권 읽기)도 쉽지 않을 듯해서 사는 동안 좋은 책만 골라 읽자로 바꿨어요.

시이소오 2016-04-01 12:56   좋아요 1 | URL
만 권읽을 만큼
만수무강하셔야죠 ^^

samadhi(眞我) 2016-04-01 12:57   좋아요 1 | URL
헉 만수무강 =_=

시이소오 2016-04-01 13:01   좋아요 1 | URL
운을 맞추려다 보니, 그럼 백세까지만 백수무강 하소서^^

samadhi(眞我) 2016-04-01 13:04   좋아요 1 | URL
그냥 책 놔두고 갈랍니다 ㅎㅎ

시이소오 2016-04-01 13:0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그장소] 2016-04-01 1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마무지 엄청나게 읽으시네요..^^
열심히 쫓아 오시라고 저는 게으름을 부렸는데...하루 한권 도 요즘은 벅차요..날씨탓을 짓궂게 해봅니다.
저도 교차하면서 읽기 하는데...하루 5권이 한계 ..인것같아요.
읽고 쓰고 읽고 쓰면 ㅡ중간에 김빠져서 쉬엄쉬엄 읽게됩니다.
그래도 그렇게 읽어야 기억이 잘나요..물론 저도 어마무시한 속도로 잊습니다만 ....ㅎㅎㅎ응원 놓고 가요!^^

시이소오 2016-04-01 19:01   좋아요 1 | URL
어마무지 빨리 잊어버려요 ^^; 응원 감사합니다^^
그장소님 경보 잊지마세요. 하루 다섯권은 넘하잖어요 ㅎㅎ
저 다리 찢어집니당 ^^

[그장소] 2016-04-01 19:12   좋아요 1 | URL
허어 ㅡ잘 읽힐때 입니다...지금은 한권도 벅차당께요~!!^^;;
우동한 그릇 ㅡ이것도 한 십분 걸리는데 10분 울먹거린다는게 함정 ㅡ~^^

곰곰생각하는발 2016-04-01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꽃들에게 희망을 추천합니다... 이거 10분이면 돌파할 수 있습니다..

시이소오 2016-04-01 18:59   좋아요 2 | URL
이런 책 많이 추천해주세요. 저도 3년동안 만권 읽게요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4-01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쪽팔리지만 저도 책 정해 놓고 목표치에 도달하지 않으면 10분이면 돌파할 수있는 책 일부러 읽고 그랬슴돠.. 흑흑흑....

시이소오 2016-04-01 19:16   좋아요 0 | URL
누가 욕하겠어요? `억울하면 당신도 읽으세요` 하면 되죵 ㅋ ^^

고양이라디오 2016-04-02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이소오님 부럽습니다^^ 앞으로도 열독하시고 좋은 책 많이 소개해주세요.

그리고 책을 빨리 읽으시나요? 서점에서 5권이라니ㅎㄷㄷ 대충 속독으로 훑어보기도 하시는 건가요?

시이소오 2016-04-02 08:40   좋아요 0 | URL
저 책들 경우 빨리 읽었어요. 속독 못해요. 격려 감사합니다 ^^
 
작가의 책 - 작가 55인의 은밀한 독서 편력
패멀라 폴 지음, 정혜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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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작가의 책 토머스 하디 줌파 라히리.

 

줌파 라히리의 <저지대>를 읽으면서 우다얀과 수바시가 사랑한 가우리 캐릭터는 어디서 연원한 걸까 궁금했었다. 테리 이글턴의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을 읽다 토머스 하디 <무명의 주드>에 나오는 수 브라이드헤드와 가우리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에 대해 비판적인 한 비평가는 이렇게 썼다고 한다.

 

결국 수를 변호해보려고 해도, 그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말이 많지 않다. 그녀는 첫 애인의 죽음을 재촉한 후 사랑받는 기쁨을 누리려고 주드를 유혹한다. 그러고는 수상쩍은 동기로 기이하게도 무감각하고 무심하게 필롯슨과 결혼하며 그 과정에서 놀랍게도 냉담하게 주드를 대한다. 필롯슨과의 잠자리를 거부한 후 그녀는 그를 버리고 다시 주드에게 돌아감으로써 그 교장의 경력을 일시적으로 파탄 내고 주드와의 잠자리도 거부한다. 그런 다음에 아라벨라에 대한 질투심 때문엥 주드와 결혼하기로 동의하고, 도다시 마음을 바꿔서 결국에는 필롯슨에게 돌아가고 주드가 죽도록 내버려둔다......

 

D. H 로렌스는 수를 신체적 발기불능이라 비난할 정도였다. 테리 이글턴은 얼토당토않은 논평이라고 수를 옹호한다.

 

그녀는 결혼과 성이 여자의 독립성을 뺏는 덫이라고 간주합니다. 그리고 소설은 그녀의 이런 견해를 충분히 지지합니다. “여자들이 비난을 받아야 하는 거요? (주드가 말했다.) 아니면 정상적인 성적 충동이 진전을 바라는 사람을 올가미에 씌우고 억누르는 집안의 지독한 덫이 되어버리는 부자연한 체제가 문제인 거요?”

 

- p140. 테리 이글턴,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저지대>의 가우리는 우다얀이 죽자 올가미에 씌우고 억누르는 집안의 지독한 덫이 되어버리는 부자연한 체제에 갇힌다. 수바시는 가우리에게 청혼을 하고 그녀를 집안에서 빼내 영국으로 데려온다. 수바시가 가우리를 덫에서 구해준 셈이다. 수바시는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한다. 가우리는 냉담하다. 어느날 가우리는 수바시와 딸 벨라를 버리고 도망친다. 자신의 자유를 찾아서.

 

줌파 라히리는 가우리 캐릭터를 토머스 하디의 <무명의 주드>에서 차용해 온 것은 아닐까

<작가의 책> 줌파 라히리 편엔 이런 질문이 나온다.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의 이름을 말해야만 한다면 누구를 꼽으시겠습니까?

 

토머스 하디요. 고등학교 시절 그의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부터 그의 작품 속 인물, 장소에 대한 감각, 인간에 대한 인정사정없이 냉혹한 시각에 어떤 동류의식을 느꼈거든요. 그래서 가능한 한 자주 반복해서 읽으려 하고 있지요.


 

.... 두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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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6-03-31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구입하려다가 두꺼워서 포기했어요. 후후~~

시이소오 2016-03-31 14:29   좋아요 0 | URL
여러 작가들이 나와서 지루하지 않답니다 ^^
 

달이 뜨지 않아도 내 마음에 달은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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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3-28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문구입니다.
글씨도 깔끔하시네요.

시이소오 2016-03-28 21:16   좋아요 0 | URL
달이 뜨지 않아도, 아무도 전화하지 않아도 왠지 신나는 밤이네요^^

coolcat329 2016-03-28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씨가 멋지네요~맥주 한 잔 하며 시를 크게 읽어봤습니다!

시이소오 2016-03-28 23:09   좋아요 0 | URL
저는 와인한잔 했더니 해롱해롱 기분이 좋네요. 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