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유로는 머리 위에 마법 써클이 그려진 채 빛의 속도에 가까울 정도로 빠르게 어느 집까지 끌려갔다.

집 내부까지 이동하자 자신의 몸에 조금의 자유가 주어지는 듯했다.

천정이 높고 넓은 방 안으로 밀려 들어가자 반라 상태의 유향이 눈을 감은 채 세 개의 마법진 중 왼쪽에 있는 마법진 안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그 어두운 기운이 서린 소녀, 이령이 뒷모습이 보였다.

유로는 자신의 의지와 달리 오른쪽 마법진에 서게 되었다.

 

너였어? 너였다구?”

오빠, 오랜만이야. 정식으로 이렇게 대화할 수 있는 거 말이야.”

니가 그렇게 수이를 죽이려 한 범인이었어?”

오빠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어. 처음엔 그냥 오빠와 수이를 헤어지게 하려고만 했어.”

그럼 지금 이건 뭐야. 니가 날 죽인 거 아니야?”

오빠 오해하지 마. 난 단 한 번도 오빠를 죽이려 한 적이 없어. 그냥 수이가 사라지길 바랐던 것뿐이야.”

수이를 죽이려다가 날 죽이게 된 거겠지?”

오빠, 만약 내 마법 때문에 오빠가 죽은 거라면. 오빠 혹시 수이에게 오는 모든 흑마술을 오빠가 감당하겠다는 그런 마법을 쓴 거 아니야?”

 

유로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도 곰곰히 기억을 되짚어 봤다. 수이가 걸그룹 멤버로 확정됐던 날 자신이 한 기도가 떠올랐다.

하나님! 수이에게 오는 모든 무거운 짐을 제가 감당하게 해주세요. 수이가 앞으로 힘겹지 않고 포근하게 꽃길만 걸을 수 있도록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모든 걸 감당하겠습니다.’

 

맞다. 유로는 그리 기도했었다. 유로는 문득 생각했다. ‘그래, 다행이야!’그 기도가 아니었다면 지금 죽어있는 건 유로 자신이 아니라 수이였을 거란 생각을 하니 차라리 자신이 죽은 것이 너무 다행스러웠다.

 

오빠, 정말 그런 마법을 쓴 거야?”

마법이 아니야. 난 그냥 사랑을 한 거야.”

오빠, 그 사랑이 오빠를 죽인 거야.”

그래도 내가 죽은 게 수이가 죽는 것보단 나아!”

오빠 미쳤어? 어떻게 누군가를 대신해서 죽는 게 나을 수 있어?”

미친 건 너지.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도 양심의 가책은 커녕 또 죽이려 들 수 있는 거야? 싸이코패스라는 말이 너 같은 애를 두고 생겨난 말인 것 같다.”

양심의 가책은 수이가 느껴야지. 수이 때문에 오빠가 죽은 건데. 그 애만 없었더라면 수이 그 기지배만 없었더라면 오늘 같은 일도 없었을 거야.”

오늘 같은 일? 너 진짜 내 동생은 왜 저렇게 세워둔 건데? 나를 불러오는 주술에 내 동생이라도 필요했던 거야?”

유로는 이령의 말도 안 되는 적반하장에 기가 막혔다. ‘양심이라곤 1도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애 아니야?’ 그러다 문득 자기 동생인 유향이가 서 있는 모습이 심상치 않아 보여 이령에게 물었다. 하지만 왠지 저 섬찟한 아이에게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같아 불안하기도 했다.

 

오빠, 난 오빠를 살려내기로 했어.”

그게 무슨 소리야?”

 

유로는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저 괴물 같은 아이가 이젠 또 무슨 짓을 하려는 걸까?’

 

나 오빠 없이 살 수 없을 것 같아. 오빠가 다시 살아나야 나도 사는 것 같을 거란 말야.”

그러니까 그게 무슨 소리냐구? 날 살리겠다면서 내 동생은 왜 저렇게 세워뒀냔 말이야?”

나 오빠랑 유향이를 바꾸려고 해?”

뭐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너 설마 내 동생을 죽이면 날 살릴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거야? 너 정말 미쳤어? 제정신이 아니구나.”

오빠, 이미 한번 유향이 몸속으로 들어가 봤잖아. 그냥 빙의하는 거라고 생각해. 유향이 몸에서 오빠 영혼으로 살아가면 되는 거야.”

! ! 내 동생한테 무슨 짓이라도 해 봐. 내가 가만히 있나. 넌 살인자고 싸이코패스고 연쇄살인범이야.”

오빠, 오빠가 모두 기억하는 게 버겁다면 내가 오빠 기억을 지워줄게. 그리고 더 이상 수이를 괴롭히지도 않을게. 그냥 내 곁에만 있어줘. 영원히!”

 

유로는 영원히 곁에 있어 달라는 말이 이렇게까지 소름 끼치는 말일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유로는 저 미친 여자아이로부터 어떻게 동생을 구할 수 있을지 궁리했다. 그러면서 발버둥쳤다. 유로의 발이 마법진 밖으로 조금 나왔다.

 

오빠 어떻게 한 거야. 마법진 밖으로 나오려고 하면 위험해. 거기 그대로 있어.”

 

그렇게 말하고는 이령인 가운데의 더 큰 반경의 마법진으로 다가갔다.

벨레트, 내가 시킨 대로 모든 준비는 마쳤어? 근데 유로 오빠가 발버둥 치며 벗어나려 해. 이젠 마법을 진행할까?”

 

빈 마법진 앞에서 이령이 그렇게 말하자 마법진 안에서 흑마를 탄 기사 같은 남자가 나타났다.

 

이령, 그런데 문제가 생겼네. 나보다 높은 분께서 이 자리로 오시려고 해.”

아니, 난 소환하지 않을 거야. 소환하지 않는 악마는 나타날 수 없는 거잖아. 너희 멋대로 나온다면 그건 마법이 아니지. 마법은 약속이야. 악마도 약속은 철저히 지키잖아.”

이령, 이건 약속이나 마법의 문제가 아니야. 마왕께선 네가 일깨운 우리 64 마신들에게 이 세계를 정복할 새로운 사명을 주셨어.”

? 그게 무슨 말이야? 마법 소환을 이용해서 이 세계를 장악하겠다는 거야?”

 

그때 가운데 커다란 마법진에서 불길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며 모든 공간이 지옥의 화염이 불타고 있는 공간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마엘이 망토를 휘날리며 나타났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사악한 인간들은 많이 봐 왔지만, 너처럼 순수한 악일 수 있는 소녀는 몇 세기의 끝마다 드물게 나타날 뿐이었다. 다행히 너를 통해 우리는 다시 지상을 정복하게 될 것이다. 이 세계를 위해 희생되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라.”

 

사마엘의 이 말과 함께 이령은 둥그런 구체의 결계에 갇히며 눈을 뜬 채 의식을 잃었다.

유로는 사마엘의 등장과 집이 있던 공간을 넘어 전체 공간들이 차원 중첩되며 지옥의 모습으로 변해가자 놀라 지도령을 불렀다.

 

지도령님. 큰일 났어요.”

오빠, 이젠 어떡해.”

 

잠에서 깨어난 듯한 수이의 목소리가 유로 등 뒤에서 들렸다.

 

너 여긴 어떻게 온 거야? 하필이면 이런 때.”

나도 모르겠어. 잠들었다 깨니까 여기야.”

수이는 지금 영혼이 너와 함께 끌려온 거야. 얘 몸은 마포대교에서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어.”

 

지난번에 봤던 수이의 수호천사 목소리가 들리자 유로는 반갑고 다행스러웠다.

'이젠 무슨 방법이 있을 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수호천사님?”

나도 몇백 년 산전수전 겪으면서 마녀사냥까지 경험해 봤지만 사마엘은 실제로 처음 봐. 이건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아니지, 넌 너희 소속에서 수호신급이라고 했으니까 감당할 여지가 있을지도 모르겠네.”

 

유로와 유향이 갇힌 마법진 밖은 이미 지옥의 화염들이 가득 채우고 있고 악마들과 마군 부대가 전투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들은 대대적으로 차원의 틈에서 인간 세상으로 이동하려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유로는 다시 한번 다급하게 지도령을 불렀다.

 

지도령님 어디 계세요? 오늘따라 왜 이렇게 굼뜨신 건데요?”

그때 수이의 수호천사가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봐. 수호령군 저기를 봐!”


(다음 회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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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슈밥의 위대한 리셋 - 제4차 산업혁명 × 코로나19
클라우스 슈밥.티에리 말르레 지음, 이진원 옮김 / 메가스터디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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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음모론적 용어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그레이트 리셋'이다. 리셋은 일상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기로는 초기화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말하지만 음모론적 시각에서도 그렇고 세계경제포럼WEF이나 세계지도층이 말하는 그레이트 리셋은 단지 과거로 돌려 놓는다는 뜻만이 아니다. 새로운 체제랄까 새로운 제도로 범세계적인 기준을 재설정한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리셋의 앞에 그레이트가 붙은 것이다. 본서는 '위대한 리셋'이라고 반만 번역하고 있지만 '거대한 변혁' 정도의 의미가 좀더 저의에 가까운 번역이 아닌가 싶다.


본서는 거시적 차원의 리셋, 미시적 차원의 리셋, 개인적 차원의 리셋. 이 세 가지의 대분류로 그레이트 리셋의 필요성과 향후의 전개 방향을 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코로나19가 리셋의 시기를 앞당겼으며 그 필요성을 대중에게 전파하게 되었음을 전제해 전하고 있다. 본인은 정치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경제 관련 전공자도 아니기에 본서에서 더 깊은 깨우침은 없었다. 본서를 통한 해당 전공자들의 감상은 보다 깊은 통찰을 전하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문외한으로서 위대한 리셋이라는 것의 정의가 무엇이며 그 행하고자 하는 전개과정과 체계는 무엇인지가 가장 궁금했으나 본서는 위대한 리셋의 필요성과 전개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주로 논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코로나19 이후의 정치와 경제상의 변화와 앞으로의 변화 과정을 논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기존의 체제를 완전히 전복하고 가져올 결과의 규모나 양상을 쉽게 예측하도록 전달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신기술과 과학의 적용으로 변화할 과학, 사회, 정치, 경제적 미래상을 전하는 저작들에서 예측되는 미래상이 본서의 전개 보다는 더 명확히 예측 가능한 사안들로 다가올 지경이다. 


본서의 내용을 압축 요약할 정도의 정신 에너지를 집중할 의도가 없기 때문에 또 그럴만한 지력도 없는 관계로 본서에서 갖게 된 의문 몇가지만 언급하고자 한다. 


클라우스 슈밥의 통찰은 남다른 면모가 있어 보였다. 물론 음모론을 신뢰하는 분들은 그들 자신이 계획한 것이니, 미리 예측기구들을 통해 충분히 검토한 사안들을 발표하는 것이니, 코로나19 시기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예측했다는 것은 명백히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것이겠지 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고려를 한다해도 슈밥씨가 예측한 공급망 문제, 원자재 문제로 인한 기업들의 재정비와 식량대란을 예측한 것은 다른 분야의 예측보다 충격적인 수준으로 정확해서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본서는 2020년 쓰여진 책으로 그는 2년 후를 내다보고 예언했다는 말이다. 빌 게이츠 처럼 해당 분야에 막대한 지원을 하고서 자신이 그 분야들에 대한 언급들을 쏟아내며 대중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각국 정부인사 방역 책임자들을 동원해서 시뮬레이션까지 해대다가 마침 딱 시뮬레이션 시행 2달 후에 자신이 지원하던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되거나 하는 수준의 공교로움을 보이는 양상이 슈밥씨에게서 없지 않은가?([플랜데믹]에서 인용) 그러니 슈밥씨의 예언은 자기충족적 예언이 아닐 것이라고 다들 믿어야 할 것 같다.


그의 예측이 틀린 분야는 이 책에서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할 뿐인데. 그가 말하는 바에 따르면 팬데믹은 실질금리를 낮춰야 하고 기존의 양상대로 사회가 돌아가면서 노동자들의 권익도 더 증대되어야 마땅하겠으나, 어떻게 마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했다. 그것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확정되는 시점 즈음에 말이다. 현재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앞두고 있는 시점인데 이 하나만이 그의 예견과 실제가 다른 양상인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상태는 근로자들과 일반 시민 누구나가 이전 상황으로의 복귀나 그럴 수 없다면 다른 안정적인 체제를 요구하도록 유도되는 상황을 가져올 것이 명백하다. 체제로의 복귀가 아니면 다른 안정이라도 가져다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생존이 불투명하고 위협 받는 상황에서는 당연한 요구일 테니 말이다. 이에 대해서는 명확히 슈밥씨가 예견한 대로 이기도 하다.


나로서는 슈밥이 말한 거시적 차원의 리셋에서 경제적, 사회적, 지정학적, 환경적, 기술적 리셋. 이 다섯가지 리셋과 미시적 차원의 리셋과 개인적 차원의 리셋에서 주목이 되던 부분은 거버넌스의 문제와 환경문제였다. 그 외의 부분들은 너무도 평이하게 설명해 주며 상식적인 접근이라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경제(기업)에서의 이해 관계 자본주의와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부분은 경제에서 그를 총괄하는 체제를 다양화만이 아니라 조직화 할 여지 그러니까 체계적으로 나아가자는 관점에서 위계질서화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경제나 기업에서는 목적 추구가 명확하기 때문에 이해 관계를 내세운다해도 사회주의처럼 계급화된 발언권과 요구권을 나누지 않는다면 기업의 운용이 원활히 되지 않을 수 있기에 이것은 결국에는 민주와는 거리가 먼 운영을 보이게 될 것 같다. 


더욱이 글로벌 거버넌스는 원만하고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 중앙집권적인 체제로 발전해 나아갈 수밖에 없을 거라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각국 방역에 대한 통제권을 WHO에 이양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에서도 그 양상이 드러나고 있는데 많은 국가들에서 특히나 유럽 국가들 중 다수 국가와 미국까지 가세한다면 이는 명백히 방역에 있어서의 권력이 중앙집권화 되는 것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체제의 중앙집권화가 글로벌 거버넌스의 변이 양상으로 지속된다면 UN의 권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인다. 국제법상 UN의 권한이 강화된다고 해도 내정 간섭은 할 수 없기에 반전을 강제화 한다거나 하여 종전을 강제로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일 것이다. 그러나 팬데믹과 이상기후의 악화로 각국 민심이 피폐해지고 전쟁 중인 국가들과 세계시민들이 반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때 글로벌 거버넌스의 변이가 일어난다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규모와 형태를 보이는 중앙집권화된 권력구조가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환경문제, 그러니까 멸종위기 생물문제나 특히 이상기후문제에 유독 열렬히 언급하는 것도 납득이 가면서도 이채롭다고 여겨진 것은 기존의 경제와 정치 분야에서 지구온난화 문제를 강조해 오던 것이 고착화 된 것으로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이상 지구 온난화에 대한 과학자들의 견해가 기존의 지구 온난화는 반드시 온다에서 지구 온난화는 없다는 쪽이 강세를 많이 보이기 시작하자 지구온난화라는 명칭에서 이상기후로 명칭 자체가 바뀌게 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지구과학자들을 비롯한 환경관련 과학자 3000명하고도 몇 백 여명이 종말론적 환경주의에 반대하며 지구온난화에 대해 반대 견해를 펼치고 있다고 한다. 이상기후 문제는 논의의 대상일뿐이지 결코 확정적으로 과학자들에게 인정 받는 학설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의 정치와 경제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상기후 문제를 이슈화해서 탄소세 같은 규제로 제3국가와 개발도상국가들의 산업개발을 제약하고 있으며 기존의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서 전기나 친환경에너지 등으로의 전환을 앞당기려 하고 있다. 기존의 산업체제 전반을 전복시키고 새로운 체제로 전환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지출 될 것임에도 변화의 추이를 앞당기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인들이 이에 동참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 일환의 하나로 이미 탄소발자국 추적이라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시행을 앞둔 시점으로 환경문제를 대거 이슈화하며 전 세계인들의 동조를 불러모으고 있는 중이다. 탄소발자국 추적이 현실화된다면 매매, 이동과 여행, 숙박, 식사, 피트니스 등등의 전방면에서 자신의 동선을 추적 당하는 감시체계가 일반화될 것이다. 팬데믹 동안 일부 국가들에서 자신의 생존과 안전을 위해 한시적으로 이러한 감시체제에 순응했었는데 이것이 환경문제에 대한 공론화가 강화되며 범세계적인 감시체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초연결성이나 디지털화의 가속 만큼이나 환경 문제는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가히 그레이트 리셋의 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변화들이 야기할 미래 상황이 어떠할지 나로서는 짐작만 될뿐이지만 진짜 세계상이 우민의 한 사람이 짐작하는 양상으로 이어질지 내심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그 전체적이고 총체적인 변화의 끝에 무엇을 이들이 바라는지는 나로서도 잘 모르겠다. IoB가 일반화된 시대에 중앙컴퓨터로 본능도 이성도 제약 당하는 인류의 시대가 이들이 불러오길 바라는 시대인 것일까? 인류를 과연 통제의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사람들이 세계지도층의 다일까? 나로서는 그리 믿지 않는다. 하지만 변화하는 세계의 모습은 음모론의 전개 양상과 그 궤를 달리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를 접하며 나의 견해와 다른 정보 또한 면밀히 보고 또 두고 보는 이상은 없을 것 같다. 내일이 어떠한 모습이던 살아남은 이들은 살아가야 할 세상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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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7-18 04: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이하라 2022-07-18 08:3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이 방송사의 뉴스에 따르면 이젠 암이 정복되었습니다. 

아직은 직장암 환자 14명에게만 임상실험을 거친 것이지만 14명 모두 완치되었다고 하네요.

물론 인터뷰하는 의사분이 논문 내용을 전하며 12명이 완치되었다고 말하고 있으나

논문 내용을 전달하는 다른 매체의 정보로는 14명 모두 완치가 맞다고 합니다.

의사분이 14명을 12명으로 말실수를 했거나 애초 논문에 12명만 실험한 것일 수도 있고

14명 중 12명만 치료 된 것이 전원 완치되었다는 약간의 과장이 더해진 뉴스일 수도 있겠네요.

 

단일클론항체 치료법이라고 하는 단순 복약으로 자연 면역력을 극대화해

종양을 초기상태로 되돌려 치료하는 방법이라는데 복약한 전원 다 완치된 것이 사실이라면

암 치료에 있어 신기원이 달성된 것이 맞다고 보입니다.

 

도스토리맙이라는 이 요법은 젬팰리라는 이름의 약으로 시판되었다고 하는데

복용 비용이 수천만원이라 한다해도 목숨이 걸린 사람들이라면 복약할 것 같습니다.

제약회사와 신약 개발자가 부를 축적하는 바는 좋으나 이런 이슈는 제발 여론 몰이로 

돈을 벌자는 기획이 아니라 현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사실 확인을 해야 할 다른 환자들의 완치 사례들이 더 이어져야 확실히 알 수 있겠지만

제발 사실이어서 암 걱정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네요.


https://youtu.be/hnO5D52bZ9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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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유로가 안된다고 아무리 소리쳐도 수이는 다리에서 뛰어내렸다. 유로는 어금니를 깨물며 수이의 곁으로 날아가 한쪽 팔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무슨 주술에 또 홀렸을까?’ 유로는 그리 생각하며 수이의 머리 위를 쳐다봤지만 아무 흔적도 없었다. 수이를 한쪽 팔로 감싸 안은 채 떨어져 내리다 유로는 다른 손으로 강바닥을 쳤다. 강물이 핵폭탄이라도 맞은 듯 원을 그리며 사방으로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며 유로와 수이가 떠 있는 상공까지 솟아올랐다.

내가 뭘 어떻게 한 거지?’

유로도 각성 된 자신의 힘에 놀라며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의 품 안에 꼭 안겨 자기 얼굴을 올려다보고 있는 수이를 보았다.

 

수이야 괜찮아?”

! 오빠! 나 벌써 죽은 거야?”

무슨 소리야? 죽긴 니가 왜 죽어? 내가 너 죽게 내버려 둘 것 같아?”

오빠, 지금 이건 꿈이야? 어떻게 이렇게 현실 같지?”

이건 현실이야. 나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는데 너에게도 저 강물에도 실제 같은 힘을 아니 실제보다 더한 힘을 사용해도 되네.”

 

유로는 경황이 없는 순간임에도 어떻게 자신이 이런 힘을 갖게 된 것인지 의아했다.

 

오빠, 나 많이 보고 싶었지?”

늘 니 곁에 있었어, .”

그럼, 나 자살하려는 때까지 다 보고 있었던 거야.”

늘 그런 상황을 막으려고 애를 썼지만 아무리 처절히 얘기하고 막아서도 막을 수가 없더라.”

우리 할머니 꿈속에 나왔다는 것도 유향이가 오빠처럼 싸우던 것도 다 오빠가 한 거야?”

, 맞아! 그리고 난 늘 너에게 말을 걸고 있었어.”

나도 오빠에게 말을 걸고 있었어, . 그치만 대답을 들을 수 없어서 더 괴로웠어.”

 

수이를 안은 채 유로는 강변으로 날아갔다. 강변 산책길에 수이를 내려놓았다.

 

난 늘 니 곁에 있어. 내가 죽었다고 하지만 난 죽은 것 같지 않아. 널 볼 수 있고 니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해.”

 

이 말을 하며 유로는 눈물을 흘렸다.

 

오빠, 우리 함께이면 되지 않을까?”

 

수이도 울면서 말했다.

유로도 수이의 심정을 알고 있었다. 들을 수 있지만 말하지 못하고 보이지만 만질 수 없는 이 사랑이 유로에게도 한없는 상실감을 주고 있었다. 하지만 수이의 심정이 자신보다 더 괴로우리라 느끼면서 늘 미안함이 있었다.

 

오빠. 미안해. 오빠 나 때문에 죽은 거잖아?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잖아?”

아니야. 그게 어떻게 니 탓이야? 니가 나랑 헤어지려고 했다고 해도. 우린 늘 그랬던 것처럼 다시 만났을 거야. 내 죽음은 그냥 사고였어! 니 탓이 아니야, 수이야!”

내가 오빠에게 헤어지자고 말하려 결심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그날 그 시간에 만나자고 하지 않았다면 오빠는 지금 살아있을 거잖아? 근데, 그게 어떻게 내 탓이 아니야?”

그건 사고였어! 세상의 모든 우연에 누가 감히 다 책임질 수 있겠니. 넌 너무 무거운 짐을 니 심장 위에 얹고 있어. 놓아버리렴. ! 내가 죽었다고 변한 게 있니?”

그렇지만 오빠 없는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어.”

우리 그냥 잠시 떨어져 있는 거야. 너의 세계와 나의 세계. 그렇게 따로 떨어져 있다지만 또 함께인 거야. 한없이 멀게 느껴지지만 우리는 한 공간에 있고 난 널 늘 느끼고 있어. 그러니까 너 좀 힘내면 안 되겠니? 예전에 니 모습으로 돌아가 줄 수는 없겠니? 난 너의 눈물도 한숨까지도 모두 사랑하지만 니가 괴로워하는 걸 지켜보는 게 너무 힘들어. 예전의 그 이쁜 미소를 다시 보고 싶어.”

이런 게 어떻게 함께인 거야.”

 

눈물을 흩뿌리면 고개를 흔드는 수이를 보고 유로는 입을 맞췄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이 부활하게 될 리는 없다는 걸 알면서도 수이에게 속삭였다.

 

. 모든 게 전과 같잖아. 우리 잠시 시험 기간이라 아니 니가 가수가 돼서 전 세계 콘서트 투어 하는 동안 잠시 떨어져 있을 수 있듯이, 그렇게 내가 잠시 어떤 역할을 맡아서 떨어져 있는 거라 생각할 수는 없겠니? 하지만 그보다는 나은 게 난 늘 니곁에 있다는 거야. 난 너의 수호령이니까.”

 

유로는 수이의 오라가 보였다. 점점 그녀의 오라가 어둡고 까칠해 보이던 색과 질감에서 부드럽고 밝게 변하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수이의 눈이 점점 게슴츠레 졸린 눈이 되었다.

 

오빠 나 잠이 와.”

 

그녀 뒤에는 붉은 도복의 지도령이 서 있다. 그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는 유로는 수이에게 차분하게 말했다.

 

잠시 자, 수이야! 오빠 어디 안가. 니 곁에 늘 있을 거야.”

 

수이는 자리에서 스르르 쓰러졌고 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산책로에 몰려들었다.

 

, 거기 119. 여기 마포대교 아래인데요. 여자아이 하나가 쓰러졌어요. . .”

 

운동을 하던 한 여자분이 산책로에서 쓰러지는 수이를 발견하고서 119에 전화를 하고 있다.

 

 

인간계와 천상계 사이의 차원, 그 새하얀 공간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너는 아니 자네는 수호신급이 되었네.”

 

붉은 도복의 지도령이 진중한 목소리로 말하자 유로가 놀란 눈이 되었다.

 

제가 어떻게 벌써 수호신이 돼요?”

 

이제 수호령으로 봉신 받은 지 얼마이지 않은 자신이 수호신이 되었다는 말에 유로는 의아했다.

 

수호신이 된 게 아니라 수호신급이 되었다는 말이야.”

그게 다른가요?”

같다면 같겠지만 다르다면 다르기도 한 게지.”

 

그 말에 유로는 비슷한 건가 싶어 대꾸했다.

 

그게 굉장히 오랜 세월이 걸리는 거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원래는 그렇지. 하지만 지금은. 누군가 의도를 지니고 힘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네. 자네를 수호신급으로 바꾼 이가 아마도 자네를 죽인이 일 거네.”

저를 죽여요? 저는 사고로 죽지 않았나요?”

자네, 수이 머리 위에 마법진을 보지 않았나?”

, 봤어요.”

자네가 죽을 때 그 마법진이 있었네.”

그럼 저는 살해당했던 거예요? 수이를 죽이려던 사람이 저도 죽인 거였어요? 왜요? 도대체 누가요?”

 

유로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왜 도대체 누가 자신을 죽이고 수이까지 죽이려 했다는 건지 알 길이 없었다. 그래서 대상을 찾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누군지는 우리도 알게 되었네만 자네를 죽인 것이 왜인지는 우리로서도 알 수 없네.”

 

그때 유로의 머리 위로 육각별을 감싸 안은 원이 그려진 마법 써클이 생겨나고 유로는 알 수 없는 힘에 끌려가기 시작했다.

유로는 자신을 끌어당기고 있는 이가 바로 자신을 죽이고 수이를 죽이려던 사람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너 이 자식. 반드시 죽인다.”

 

유로는 공간을 이동해 가면서도 두 눈에 분노가 불타올랐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다음 회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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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6-14 0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1편으로 탈고!
12편 기다립니다
하라님 고생 고생 ^^

이하라 2022-06-14 00:20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스콧님^^
12편 내일.. 아니 오늘 저녁즘
올리겠습니다.^^
 

10

유향의 몸에 빙의한 유로는 숨돌릴 틈도 없이 달려가 수이의 팔을 잡고 있는 녀석의 얼굴을 거세게 찼다. 그리고 놀라 수이의 다리를 놓고 일어서고 있는 한 녀석의 가슴을 밀어 차고 다른 녀석의 머리를 걷어찼다. 머리를 맞은 녀석들은 의식을 잃었고 가슴을 걷어차인 녀석은 숨을 쉬지를 못하는지 쌕쌕대고 있었다. 짱인 듯한 아이가 수이를 강간하려 자기 순서를 기다리던 뒤의 다른 둘을 불렀다.

 

뭐 해? 새끼들아! 저 새끼 조져!”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당황하던 소년들이 유로에게 달려들었다. 그때 그 소년들 곁에 있던 두 명의 여자애 중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여자아이 한 명이 유로가 빙의한 유향과 소년들이 격투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수이는 일어나 그 자리에서 빠져나가려 뛰어가다 이령이를 보았다. 이령이가 수이의 팔을 잡고 가로막았다.

 

널 위해 싸우는 애를 두고 어딜 가겠다는 거야!”

 

수이는 그제야 유향을 돌아봤다. 그 순간 수이와 이령이 함께 입을 맞춘 듯 작게 되뇌었다.

 

유로 오빠?”

 

녀석들을 다 쓰러뜨리자 유로는 수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수이가 무사한 듯 보이자 한숨을 내쉬었다.

 

무사해서 다행이야!”

고마워, 유향아!”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거야. 돌아가야지. 너 데뷔할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어쩌려구 그래!”

유향아! 구해준 건 고마운데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해! 선 넘지 말구. 참견은 그만둬.”

 

유로가 수이가 제자리를 찾았으면 하는 그 심정을 유향의 겉모습을 하고 있기에 수이는 알 수 없었다. 수이는 그저 아는 사이라고 하는 연민이나 참견 정도라고만 생각했다. 유로는 어떻게 해야 수이가 제자리를 찾을까 하다가 말했다.

 

할머니 걱정하시는 건 생각도 안 하니? 니가 세상 혼자야?”

 

유로는 이 말을 하며 생각했다

넌 혼자가 아니야. 늘 내가 니 곁에 있잖아!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자 수이야!’

 

그때 이령이 유로를 지긋이 쳐다보며 말했다.

 

수이는 결국 되어야 할 대로 될 거야, 유로 오빠!”

? ?”

 

유로는 어두운 연기 같은 오라에 감싸인 이 소녀가 자신을 알아보자 놀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제야 이령이를 알아보았다. 하지만 그녀를 알아보자마자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유향의 몸에서 튕겨 나왔다.

유향은 갑자기 자기 몸에 뭔가 서늘함이 느껴지더니 자기 몸이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움직이며 타격하게 되는데 놀랐다. 타격감은 실제 같았으나 머리에 연기가 가득 찬 느낌으로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마치 액션 영화를 4D로 보는 것 같기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다 수이에게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말을 하던 순간 유향은 형의 존재를 뚜렷이 느낄 수밖에 없었다. 유로가 유향의 몸 밖으로 나가자 유향은 이 현실을 믿기도 힘들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내색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감이 왔다.

 

 

수이, 이령, 유향은 그 공사장에서 벗어나 한강으로 왔다. 수이가 뭔가 미심쩍은 눈빛으로 이령일 쳐다봤다.

 

너희 아까 거긴 어떻게 알고 온 거야?”

난 뭐 좀 확인할 게 있어서 갔을 뿐이야.”

도대체 확인할 거란 게 뭐야?”

무언가 실현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을 떨쳐버릴 확신을 얻고 싶었다고나 할까?”

 

수이는 이령이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돌려 말하며 직설적인 이야기를 안 하니까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힘줘 다물었다. 유향은 이령의 말에 뭔가 꺼림칙함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뭘 실현하고 뭘 의심하고 도대체 무슨 확신을 한다는 거야?”

나에게 중요한 거야. 다른 사람들에겐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아!”

 

수이는 아까 유향일 보고 유로 오빠라고 이령이가 한 것도 왜 그랬는지 묻고 싶었지만 설마 잘못 말한 거겠지. 그게 당연한 거지.’라는 생각으로 말을 참았다.

 

 

이령과 유향은 돌아갔고 별빛이 비추이기 시작하는 시간 즈음 수이는 마포대교를 걷고 있다. 처음엔 자동차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크게 들리더니 어느 순간 자동차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유로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안 돼. 수이야! 너 그게 니 생에 바른 결정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오빠. 나 너무 힘들어! 오빠 없는 세상에 적응이 되지도 않고 이젠 적응하고 싶지도 않아졌어.”

넌 꿈이 있잖아. 언제나 바라고 원했던 꿈. 이루려고 열정을 다했던 꿈 말이야.”

이젠 다 중요하지 않아졌어. 내가 그런 꿈을 꿨던 것도 꿈같이만 느껴져. 오빠를 잃은 그 순간처럼 말이야. 나 그냥 오빠 곁으로 가고 싶어. 나 그냥 오빠 곁으로 갈게. 오빠 나 받아줄 거지. 우리 언제나 함께일 수 있잖아!”

 

수이는 울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수호령인 유로도 눈물을 흘렸다.

수이는 말을 마치고 다리 난간을 넘어가 두 발로 모서리를 밟은 채 두 손을 등 뒤로해서 다리 난간을 붙잡았다. 유로는 그녀를 하염없이 말리고 있었지만 더 이상은 수이의 귀에 유로의 말도 들리지 않았다. 수이는 멍한 채 다리 아래를 바라다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있었다.

 

유로 오빠, 나 지금 오빠에게로 갈게. 늦었지만 다시 만나면 나 반겨줘야 해.”

 

수이는 난간을 잡은 손에 힘을 빼고는 다리에서 한강으로 떨어져 내렸다.

 

 

<다음 회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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