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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 - 2024 뉴베리 아너상
에린 보우 지음, 천미나 옮김 / 밝은미래 / 2024년 8월
평점 :
본서에 관심이 가게 된 이유는 책 소개에서 ‘유쾌하다 눈물짓게 하고, 비극적이면서 사랑스럽다!’는 대목과 ‘뉴베리 아너상’과 함께 수상한 ‘슈나이더 패밀리 북상’이 “장애에 대한 이해를 예술적으로 승화한 작품에 수여하는 상”이라는 소개 글 때문이었다.
전체적인 감상을 남기기 전에 간략히 줄거리를 맛보기만 소개하자면 이렇다.
먼저 책을 펼치면 첫 페이지에서 “생존자들에게, 당신들은 모두 별입니다”라는 문장이 먼저 눈에 띈다. 스포일러를 최소화하자는 출판사의 노력으로 생존자에 대한 언급이 왜 등장하는지 의아함을 품고 들어서게 된다.
첫 장부터 사이먼 가족이 전파망원경을 설치한 지역이라 전파와 인터넷과는 완전히 차단된 그앤베 마을로 오마하에서 이사 온 계기가 코믹하게 그려진다. 이야기가 나아가며 사이먼에게 숨겨둔 사연이 있음은 짐작하게 하지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마을과 학교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이먼은 형제자매들이 모두 보석 이름을 가진 소녀 아게이트 그리고 엄마가 전파천문학자인 케빈과 친구가 되며 마을과 학교생활이 시작된다. 사이먼의 아빠는 카톨릭 부제(사제가 아닌 성직자)이며 엄마는 장례지도사이다. 그리고 아케이트의 가족은 소란스러운 대가족이다. 사이먼의 감상으로는 마을은 농장팀과 과학자팀으로 나뉘어 있다. 아게이트는 40년 간 아무 진전이 없는 전파천문학 연구소에 가짜 외계인 메시지를 던져 줄 계획을 꾸미고 있다. 케빈은 과학 영재이지만 전파천문학자인 엄마의 등쌀에 떠밀려 자기 의사를 밀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사이먼의 트라우마 문제는 살짝 엿보이기는 하지만 숨겨진 채 진행되다가 이야기의 중반에 드러나며 천주교 부제인 아빠의 예수다람쥐 사건도 재밌고 장례지도사 엄마의 잃어버린 시신 이야기는 극의 흐름에 영향을 주는 사건이 되기도 한다. 책 소개에서 출판사도 자제한 스포일러를 완전히 다할 수는 없다 보니 여기까지만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이야기 속에서 사이먼 가족과 아게이트 가족, 케빈 가족의 사연들은 모두 무겁지 않은 정도로 보여주고 있고 사이먼, 아게이트, 케빈의 이야기들도 흥미롭게 진행된다. 아게이트의 함량 미달 안내견 토드의 아들인 예비 안내견 헤라클레스도 사이먼과 친구들 그리고 가족과 함께 사이먼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미국이라서 가능한 트라우마이고 전파천문학 연구소 설비를 위해 마을 전체가 인터넷도 못한다는 것과 연구소가 있는 지역을 가상으로 다시 설정한 것 등은 작가의 구상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지나친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선에서 참사와 그로 인한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과정은 소재라는 면에서는 미국이라서 가능한 이야기이기도 한 것 같고 서사로서 무리없이 그려내어지고 있다. 초등학생들이 이런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와 회복 이야기를 스트레스 받지 않고 읽을 만하게 또 그러면서도 유려하게 써낼 작가들이 흔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아동 소설치고는 분량이 있는 책이다 보니 나름 여러 에피소드가 어우러지는데 전혀 무리가 없이 진행되고 있고 사이먼의 실제 모델이 작가의 자녀라고도 하니 참 살기 쉽지 않은 곳이 미국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참사에 생존자인 자녀가 모델이 되고 그 엄마가 작가가 되어 그려낸 이야기이면서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무리를 주지 않는 희극적 소설이라니, 아동들에게 다채로운 정서적 동요를 불러일으키면서 감동으로 새겨질 책이 아닐까 싶다. 전원생활의 낭만과 남다른 모험과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가족과 우정과 회복과 성장이 함께 그려진 이 아동 소설은 이 책의 참사와 같은 위협은 없는 대다수의 나라 아이들에게 어찌 비춰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와는 다른 각도의 감상을 안겨줄 것은 확실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초등 3학년에서 6학년 정도 자녀에게는 아니 중학생이라도 괜찮겠지만... 권해 줄 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