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우리음악 이야기 - 궁중음악에서 조선팝까지, 개정증보판
박소영 지음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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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몰랐던우리음악이야기 #박소영 #구름서재 #우리음악 #국악 #향악 #종묘제례악 #정가 #판소리

 

저자는 국악을 전공한 초등교사로서 전공 분야인 국악을 아이들에게 설명하듯 쉬운 서술로 풀어주지 않았나 싶다. 본서는 개정증보판이라고 하는데 개정 이전의 출간본도 2018년 출간으로 그렇게 오래이지 않은 책이다. 2018년 초판 출간 당시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추천]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었고 세종도서에서 [2019년 교양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한다.

 

국악 소개서이자 국악 입문서로서 인정받는 책이지 않은가 생각된다.

 

요사이는 국악을 소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범 내려온다]로 유명한 아날치 밴드의 대중적 인기로 국악에 관한 관심이나 반응이 많이 나아지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도 클래식과 알앤비와 힙합은 친근해도 국악은 재미없고 노티 난다는 반응도 더러 있지 않겠나 싶기도 한데,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건 국악을 전공하는 청소년들 전통무용을 배우는 청소년들도 다수인데 무턱대고 전통의 것은 노티 나는 거라는 선입견은 무언가 싶기도 하다. [범 내려온다]라는 곡부터가 클로스 오버 음악가가 작곡한 곡이라거나 한 게 아니라 전통 판소리 수궁가의 한 대목에 비트를 현대적으로 적용한 정도일 뿐이다. 과연 국악은 노티 나고 지루하기만 한 장르인 걸까?

 

물론 종묘제례악 등 다소 현대인들의 정서와 맞지 않는 특색을 보여주는 음악도 없지는 않지만, 판소리도 그렇고 정가도 그렇고 시대를 넘어 전해지는 감상을 남기는 국악의 장르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것이 소중하다라거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거나 하는 듣기 좋은 말들을 대부분 하지만 정작 전공자가 아니고는 우리의 것을 가까이하는 경우도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본서의 가치가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의 것을 소개하고 우리의 것을 들을 기회를 주는 책이니까 말이다.

 

본서를 통해서 악공과 악생의 차이, 우리 전통 음악을 전하던 곳으로는 고려의 대악서, 조선의 장악원, 일제강점기의 이왕좌아악부가 있었으며, 장악원의 가장 높은 자리는 전악이라고 하였고, 국립국악원이 1951년 부산에서 개원하며 장악원의 전통을 계승하게 되었다는 것 같은 사소한 우리 전통에 대한 상식을 알 수도 있다. 세종대왕이 중국의 음악으로 종묘제례를 지속하자는 모든 신하들의 고집에도 종묘제례악을 저녁 한나절 만에 만들어 이후 세조 때부터 종묘제례는 세종대왕이 작곡한 이 곡으로 이어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세종이 새로 만든 편경의 하나에서 한 음의 10분의 1음 정도가 다른 것을 알아챌 정도의 절대음감이었다거나 음의 길이를 나타낼 수 없던 동양의 악보에 최초로 음의 길이를 표현할 수 있는 표기법을 창안한 분이라는 것도 새로웠다. 정조도 [악통]이라는 음악 이론서를 직접 썼다고 한다. 선비들이 사적으로 모여 음악을 연주하던 연주장소가 따로 있었다는 것도 새로웠다. 우리에게는 아마추어 밴드가 조선시대부터 있었던 것이니 말이다. 곽재우 장군이 자신의 분신 역할을 할 여러 대역을 만들어 왜군에게 두려움을 주었고 그 두려움을 고조하던 장치로 자신을 비롯해 분신들마다 태평소를 연주하게 하였다는 것도 새로이 듣는 정보였다.

 

여담이지만 국악의 악기 체계를 많이 모르기에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영국의 백파이프와 음색이 비슷한 국악기가 태평소인 걸로 알고 있다) 과거 어느 유투브 영상에서 외국 대학생들의 모임이었는지 각국 군악대들의 모임이었는지에서 영국의 백파이프 연주자들과 우리 태평소 연주자의 협주가 있었던 걸 본 기억이 있다. 우리 전통 악기와 외국의 전통 악기가 그토록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그날 처음 보았다. 우리의 것에 아름다움도 세계 각국의 민속 음악에 아름다움도 느껴볼 만한 것이 아닌가 싶다.

 

본서에서는 춘향가나 수궁가, 심청가, 흥보가 등 우리 판소리에 얽힌 이야기들과 명창들의 일화도 담겨있다. 이 책은 우리 국악의 면면을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내며 국악에 대한 상식을 확장하면서 우리 국악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게다가 책 소개에서 전하듯 QR코드와 해시태그로 대표적인 국악 곡들을 들어볼 기회를 준다.

 

우리 것이 되려 낯선 지경이 되어버린 이 시절에 우리 것에 대한 재미를 불러일으키고 우리 것에 대한 상식을 쌓도록 해주는 이 책은 작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참 귀한 책이지 않은가 싶다. 우리 국악의 맛과 재미를 알아가는 짧은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면 어서 다가서 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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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 해부도감
카미유 역사편집부 지음, 노경아 옮김, 모토무라 료지 외 감수 / 더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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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로마해부도감 #카미유역사편집부 #모토무라료지 #김덕수 #더숲 #로마 #고대로마 #로마제국 #로마인이야기 #추천도서 #흥미로운역사 #더숲 @theforest_book

 

출판사 더숲으로부터 #도서제공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로마 공화정의 라틴어는 [Res Publica Romana]라고 하는데 대한민국 헌법 제 11항에서 말하는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R.O.K Republic of Korea)”라고 할 때의 공화국(Republic)도 라틴어 [Res Publica]에서 나온 말이다. Res Pubilca공공의 것’, ‘공적인 재산이라는 뜻으로 [Res Privata, 사적인 것, 사유 재산]가 중요하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국가, 즉 공공의 재산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개인의 권리와 개인주의를 극단적으로 내세우는 현대의 사조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본서의 한국인 감수자 김덕수 님은 이야기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시작이라고 회자되고 있는 로마에서부터 공공의 것이 사적인 것보다 우선한다는 가치를 전하고 있는 것이니 사적인 것을 지키기 위해서도 공공의 목적을 수호할 수 있는 공권력이 바로 서야 한다는 걸 이야기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본서는 고대 로마 최대 영토 지도고대 로마 2000년 역사 연표부터 제시되고 나서 본문이 시작된다. 본문인 장은 역사, 황제 열전, 군단과 전쟁, 건축과 토목 기술, 생활과 문화, 폼페이6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다. 역사의 장에서 로마사를 간략히 정리해 주고 황제 열전에서는 인물 중심으로 다시 한번 돌아본다. 역사와 황제 열전의 장은 사실 일반적인 상식 수준이다.

 

본서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군단과 전쟁, 건축과 토목 기술, 생활과 문화 이렇게 3개의 장이지 않은가 싶다. 군단과 전쟁의 장에서는 로마군의 기본 편제와 팔랑크스라는 전투 진형, 무기와 방호구, 우스티아항 등의 전투형 항구의 구조, 로마의 전함 갤리선의 구조, 파성퇴와 투석기 그리고 노포 등의 공성 병기, 알렉시아 봉쇄선이나 하드리아누스 장성과 아우렐리아누스 성벽 등 전투 체계와 전선의 구조 등을 엿볼 수도 있다. 1차와 2차 포에니 전쟁과 마케도니아 전쟁, 갈리아 원정, 1차 유대 전쟁 등이 서술되고 있기도 하다. 로마는 전쟁의 국가였으니 그 전쟁들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하는 전쟁 몇몇을 중점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

 

건축과 토목 기술의 장에서는 콜로세움과 전차 경기장, 마르켈루스 극장, 현재 프랑스의 님이라는 도시에도 남아 있다는 퐁뒤가르와 같은 수도교(상수시설), 궁전, 판테온 등의 신전, 군사 원정과 황제를 찬양하는 장소였던 포룸, 개선문, 기념탑, 가도 등이 그려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칠리아섬에 있었다는 빌라 로마나 델 카살레와 같은 호화 개인 별장이나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건설하였다는 빌라 아드리아나와 같은 개인 별장인 빌라들이 로마 시대부터 즐비하였다는 것도 인상적이고 로마의 공중 목욕탕에서 언급되듯 콘크리트가 기원전 2세기의 로마에서 발명되었다는 것도 신박한 정보였다. 로마 콘크리트는 현대의 콘크리트와는 아마 재료의 성분에서 다를 수도 있겠으나 이런 식의 건설 방식이 고대 로마부터 사용되던 것이었다는 자체가 참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생활과 문화의 장은 로마 시대의 옷차림과 머리모양에서 시작해 상류층의 식사와 연회, 서민의 식사, 부유층의 저택 도무스와 서민의 집 인술라가 대비되며 서술되기도 하고 노예제도와 로마인의 성생활을 서술하기도 하며 로마의 장례문화로 끝맺음한다. 이 장의 이야기들이 역사 다큐멘터리들에서도 간혹 그려지기도 하기에 낯설지는 않았지만 노예제도나 로마인의 성생활을 그린 장을 보면 남자 노예가 가장 비쌌고 그 가운데 거구의 힘이 센 노예나 아름다운 미모의 남자 노예가 가장 고가였다고 한다. 그리스 철학자들이 여자와의 성생활은 2세를 낳기 위해서만 하는 것이고 진정한 사랑은 남자들 사이에만 있다고 했다는 내용을 역사 유투브를 통해 보았는데 로마도 그 옆 동네라 그런지 동성애가 흔했었다는 것이 새삼스러웠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도감을 이야기하듯 일러스트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일러스트가 그다지 세밀하지 않고 투박해 보이는 수준이라 그 부분이 다소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본서는 도감이라 서술이 간략한 편이다. 하지만 인상적인 내용이 더러 있기에 분량을 고려하면 상당히 실한 책이라는 감상이 든다. 로마사를 좋아하는 분들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하고 로마사 입문자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만한 정보가 담긴 책이며 이미 로마사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정리하는 의미로도 읽어볼 만한 책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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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1-23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과 그림이 적절히 배치되어있어 적으신 것처럼 로마시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필독하셔야 될 책 같아요^^
 
우리를 찾아줘
제이미 그린 지음, 손주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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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찾아줘 #제이미그린 #위즈덤하우스 #정기서평단 #위뷰1@wisdomhouse_official

 

위즈덤하우스 정기서평단 위뷰1기로서 #도서제공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에도 지구로부터 20광년 이내의 행성에서 생명 징후를 발견했다는 뉴스가 등장했다. 정말 우주적 차원에서는 최단 거리에 우리의 이웃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찾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 광활하고 무한한 우주에서 외로이 존재하는 고독한 존재인 것인지 아니면 우리의 이웃을 곁에 두고 잦은 방문에도 눈치도 못 채고 있던 둔하고 무신경한 존재인지에 항상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기성 과학자와 사이비 과학자로 비난을 받고 있는 일부 과학자들 사이에 이런 논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나로서는 사이비 과학자로 매도되는 일부 과학자들의 외계문명의 지구 생명 진화와 인류 문명에 대한 개입설을 모두 믿지는 않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외계문명이 지구에 잦은 방문을 했다는 데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하지만 외계문명들 가운데 지구보다 선진 문명인 일부 문명 외에도 지구의 인류 문명과 비슷하거나 인류 문명보다는 개발이 더딘 생명 진화 과정에 놓인 행성도 다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선진 외계문명의 지구 방문만이 아니라 다양한 외계문명이나 생명체가 미발전 진화도상에 있는 행성과의 조우를 위한 방안도 다양히 연구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까닭에 본서와 같은 주제의 저작도 관심이 갔다. 본서를 읽기 전에는 외계문명을 찾는 인간의 다양한 노력과 그 여정이 담긴 책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읽고 보니 과학과 상상력이 교차하는 과학 에세이와 같았다.

 

본서는 외계문명을 찾기 위한 다양한 노력과 그와 관련한 상상을 현대 과학과 SF 문학 등을 교차해 서술하며 인간이 외계문명을 기대하는 이유와 외계문명을 찾기 위해 고려되는 과학들로 외계 생명체에 갖는 선입관을 보여주기도 한다. 우리의 외로움과 연결되고 싶은 의식, 유대감에 대한 기대가 인간 중심적인 편향과 만나 두려움보다는 기대 속에서 때론 무모한 시도를 거듭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본서에서 등장하는 생명 징후를 찾는 기술은 지구라는 행성의 생명 징후에서 착안한 것으로, 이 역시 인간 중심적인 해석에서 등장한 것이며, 우리가 외계 지적 생명체에게 기대하는 그들의 모습과 그들의 내면 역시 인간의 모습에서 동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는 않다. 이 대부분이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우리가 외계에서 바라고 기대하는 것은 또 다른 인간인 이웃이구나 하고 판단되기도 했다.

 

본서는 본서의 주제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기대하듯 생명체가 존재하는 외계행성을 찾는 과학을 안내하고 그런 과학에 이른 역사와 외계문명을 찾아온 여정만을 보여주는 책은 아니다. 문학과 TV와 영화 등 다채로운 매체를 통해 그리고 과학자들의 외계 생명체에 대한 짐작의 발전과 함께 외계 생명체에 대한 인간의 기대와 두려움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여정을 통해 인간은 좀 더 자신을 이해하는 관점이 확장되어 온 것이 아닌가 싶다. 상상력과 함께 자기 이해가 깊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본서와 함께하며 인간의 상상력에 진가를 돌아보기도 하며 그 상상력을 통해 현실에서 실체를 마주하고자 하는 노력이 진화해 온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또 그러한 역사와 여정이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수긍하고 혁신시키는 길이었음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는 괴물을 두려워하고 혐오하며 우리의 부정성을 투사했고 외계 생명체에 대해서도 우리의 두려움과 우리 자신에 대한 경이를 투사한다. 그 모두가 자신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 길이지 않나 싶다.

 

본서를 흥미 위주로 읽던 이해와 의식의 확장에 기회로 읽던 그 기대를 충족시켜 줄 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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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이라는 위로 - 방항하는 존재를 위한 암흑 속 길을 찾는 가장 찬란한 우주 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42
황호성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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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명강 #천문학이라는위로 #황호성 #천문학자 #과학책추천 #우주 #암흑물질 @jiinpill21 @book_twentyone

 

#21세기북스 로부터 #도서제공 을 받아 부족하나마 작성한 리뷰 입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천문학이란 하늘 천, 글월 문, 배울 학이란 글자가 모인 것으로 결국 하늘을글처럼 읽는 법을 배우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다른 학문들도 당연히 문해력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지만 천문학에서 필요한 진정한 문해력이란 결국 하늘이란 문장을 읽는 법이라는 말이지 않은가?

 

이런 문해력을 갖추려면 믿을 만한 사람의, 믿을 만한 강의를 엿듣기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 생각을 하면 저자는 구성성단부터 우주론까지 천문학의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교수이자 2019년 한국천문학회 젊은 천문학자상을 수상하고 2016년 포항공대 선정 한국을 빛낼 젊은 과학자 30이며 2025년 한국천문학회 학술상을 수상한 학계의 주목을 받는 인물로 믿을 만한 인물임이 당연하다. 또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라는 서가명강을 통해 바로 이런 황호성 교수로부터 듣는 비전공자들을 배려한 강의 아닌 강의라니 여러모로 미더울 만한 책이지 않은가 싶다.

 

본서는 우주를 사랑하는 분들이 더욱 좋아할 만한 책이다. 주제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무게를 두고 있긴 하지만 1부에서 4부로 이르는 내용은 서울대 천문학과 상공으로 올라가며 시작해 지구와 태양계와 우리은하, 국부은하군, 국부은하단을 거치며 우주 전체를 조망하고 있다. 천문관측소와 전파망원경이 세계적으로 조성되고 하나의 망원경처럼 작용하는 구성을 이룬 내용과 블랙홀의 이야기부터 우주에 대한 해석으로 충돌하는 과학자들의 논쟁 같은 과학사까지 아우르며 우주 이야기에 점차 빠져들게 한다.

 

인간이 현재 이해하고 있는 우주의 힘과 에너지 전체를 100%라고 할 때 우리에게 알려진 우주는 5%에 불과하며 나머지 95%의 우주는 암흑이 차지한다. 암흑이란 그 실체를 인간이 모두 파악하지 못하고 그 힘으로서야 겨우 존재를 짐작하게 하는 영역을 암흑이란 표현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암흑물질은 인력으로 작용하는 힘을 통해 아마도 물질로서 존재하는 데 인간이 파악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짐작하는 것을 정의한 것으로 이것이 우주 전체의 질량 또는 에너지에서 25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나머지 70퍼센트는 척력으로 작용하는 힘으로 인해 짐작하는 암흑에너지이다. 리사 랜들 같은 여성 학자는 암흑물질이 공룡멸종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고 한다.

 

본서는 천문학과 점성술은 astro로 시작하는 같은 어원의 단어이고 개념이지만 기복이며 점술인 점성술과는 달리 천문학은 하늘과 별을 읽어 우주를 이해하는 학문임을 차분히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우주를 사랑하는 저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우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며 당신 역시 우주를 사랑할 수 없겠느냐며 나직이 이야기해주는 그런 책이라는 감상이 들었다.

 

천문학 지식이 전혀 없는 나에게보다는 천문학을 사랑하고 천문학을 통해, 하늘과 별과 바람을 통해 우주와 세상과 너와 나에게 다가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느끼게 해 줄 책이지 않을까 싶다. 이 강의를 천문학도를 꿈꾸는 어린이들, 소년소녀들은 놓치지 말고 듣길 바란다. 하늘과 별을 사랑하는 어른이들도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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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인터뷰
로렌스 R. 스펜서 엮음, 유리타 옮김 / 아이커넥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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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1947년 로스웰 비행접시 추락 사건 당시 탑승하고 있던 외계인이 미국 정부에 비밀리에 압송되어 있었고 당시 간호장교였던 기록자와 인터뷰를 진행했었다는 것이 기반이 된 내용이다. 이 기록을 정부의 조처와는 달리 비밀리에 당시 간호장교였던 개인도 소유하다가 2007년 사망이 가까워오자 작가에게 보내 작가가 책으로 출간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본서를 읽은 대중이 주목할 것은 이 기록이 사실이냐 아니냐일 텐데 그에 대해서는 사실이기보다는 날조일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는 것이다. 까닭은 첫째로 기록의 원소유자인 당시 간호장교이던 마틸다 맥엘로이 여사라는 여성이 실존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작가도 전화 통화로만 몇 번 연락을 주고받았다가 서신과 동봉된 자료를 건네 받았다고 하고 이제는 사망했다고 하니 누가 실존 인물인지 확인할 수 있겠나? 둘째로는 작가가 원본을 모두 소각했다고 주장하는 데 있다. 원본 자료를 자신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 정부가 안다면 자신을 살해하려 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 모두 소각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있는 그대로 믿기는 힘든 일이다. 셋째로는 1947년 당시 외계인과 맥엘로이 간호장교가 로스웰 공군 기지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걸 입증해 줄 정부가 이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결코 증언해줄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다른 모든 기록 내용의 허술함은 당시 시대적인 상황을 고려해 넘어간다 해도 오리너구리와 같은 생물의 유전자를 디자인하고 생산해내는 데 수조 년의 역사와 기술력을 주장하는 외계인들이 몇 년은 걸린다고 말한 대목이 의혹이 들었다. 현대의 지구의 기술력으로도 정교한 3D 프린터만 제작할 수 있다면 유전자를 디자인하고 생산하는데 잠시면 될 일을 몇 년은 걸릴 거라고 하니 수긍이 되지 않았다.

 

본서의 내용은 추락한 외계인과 대화를 시도하자 외계인은 텔레파시로 이 간호장교하고만 소통하려 했으나 언어의 차이 때문에 한계가 있었고 그래서 외계인에게 영어를 가르치려 하자 외계인이 짧은 시간만에 언어를 터득하고 방대한 지구의 도서들을 읽어내고는 간호장교에게 텔레파시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메시지 전체가 일방적인 강의 방식이기도 해서 고대사 수업, 근대사 수업, 사건 연대기, 과학 수업, 불멸성, 미래 수업이라는 식으로 강의록과 같은 제목들이 등장하고 있다.

 

내용 전반은 온 우주의 생명체들의 존재는 외계인의 설계와 생산으로 가능했고 진화란 허위이고 우주에서 그들은 도메인측과 구제국측으로 나뉘어 전쟁을 하고 있으며 그들 자신도 지구인의 실체도 이즈비(IS-BE)라는 영적 존재이고 이 이즈비는 불멸하는 신적 존재라는 것이다. 지구는 일종의 감옥으로 구제국이 이제까지 관할해 왔고 포로가 된 도메인 이즈비들과 소득세 재산세를 탈세한 구제국 이즈비들 그리고 강력 범죄자 이즈비들을 수용하는 지구 감옥이 지구의 실체라는 것이다. 소소한 다른 내용들 보다 이즈비의 존재 자체와 이즈비의 불멸성과 수조 년을 존재하며 이어진 능력 그리고 지구인들도 이즈비라는 데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기성의 종교를 부정하고 폄하하는 면이 강하고 인간 사회의 역사와 존재를 부정하는 측면도 강한데 이제까지 인간이 만든 사회, 인간이 만든 종교, 인간의 도덕성과 인간성에 상당한 실망을 느낀 사람들이라면 이 서술에서 일종의 치유를 경험하기도 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실화라기보다는 픽션이라고 다가오지만 픽션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인간과 인간 사회의 것들에서 실망과 상처가 큰 사람들에게 주는 정서적인 치유 효과가 상당하다. 사실이라 믿고 읽으시기보다는 재미로 다가서면서 이 상상이 주는 힐링 효과를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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