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천재 고려 - 최강대국에 맞선 작은 나라의 생존 전략
이익주 지음 / 김영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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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천재고려 #이익주 #고려사 #국제질서 #외교전략 #다원외교 #시대해법 @gimmyoung

 

#김영사 로부터 #도서지원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독서 동기

 

각국이 지역적으로도 갈등과 분열이 팽배하고 국가 간 충돌 역시 만연해지고 있는 이 시절. 가까이는 미중 간의 격돌 역시 반드시 예견해야 할 시절이기에 이 시기의 외교에서 어떠한 입장이어야 조금이라도 국가와 국민의 희생이 더 적을런지를 고민해야 할 수밖에 없는 때이다. 이 시절의 외교적 난제를 역사 속에서 찾는다는 취지의 책이기에 시절 인연이라 생각하고 다가서게 되었다.

 

+ 본서 빛깔

 

: 저자 약력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고려사를 중심으로 정치사와 동아시아 국제관계사를 연구해온 학자.

TV와 강연, 유튜브를 통해 한국사를 보다 쉽고 깊이 있게 전하며 학계와 대중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도서의 저자 약력 인용]

 

: 저술 성격

외교를 주요 내용으로 하지만 관련 고려사를 함께 전하는 서술이다.

918년부터 1392년까지 약 500년 동안 존속해온 고려가 거란, 여진, , 몽골, 명 등을 거치며 다원 외교로 부전승의 길을 추구하다가 명멸해간 역사에서 외교의 빛깔을 걸러내 저술한 저작이다.

 

+ 감상 포인트

 

고려가 존속하는 동안 중국에는 후량, 후당, 후진, 후한, 후주, 거란, , , 남송, 몽골까지 모두 10개 왕조가 등장했다 사라졌다.

 

본서에서는 거란과 송, 거란과 금, 몽골과 명 등의 시기와 그 교체기에서 고려가 어떤 긴박한 곡예 속에 외교를 이어왔는지 보여준다.

 

송과 거란 사이에서 명분을 잃지 않으면서 외교적 수완을 추구하고, 형제국으로 시작해 제후국의 사이를 오고 가는 와중에서도 국가적 위신을 잃지 않으려 부딪히고, 패권국이 거란에서 금으로 교체되는 과정에서도, 다원 외교로서 그 교체 시기에 실리를 취했다. 고려는 과거 무슨 의도에서였는지 여진에게 선의를 베푼 전적이 있다. 이게 여진이 세운 금과의 수교에서 깊은 이점이 되며 외교에서 무게를 잃지 않도록 해준 계기가 되었다.

 

타국과의 외교에서 국가적 위신을 지키는 고민이 필요하며, 언제나 실리 중심의 외교를 하더라도 여타 약소국가에 대한 배려를 때때로 잊지 않는 외교 노선은 예기치 않게라도 결국 실제적 국익에 도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몽골과의 전쟁 이후 태자를 볼모로 보내면서도 외교 조약이랄까 요구 조항을 동반했고, 그 요구 사안들을 모두 관철시키는 외교적 실리를 취했다. 그와 함께 태자와 몽골 공주를 혼인시키자는 건의를 쿠빌라이칸에게 거듭 요청해 결국에는 부마국이 되었다. 쿠빌라이칸이 고려에 보낸 제서에도 고려는 몽골의 천하에서 왕과 국가를 지속하는 유일한 나라라는 문장이 기록되어있다고 한다. 당시 몽골은 제후국을 두며 모두 복속시켰지 독자적인 권한을 유지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고려는 이후에도 충선왕과 충숙왕 등 대를 거치며 원의 공주들과 혼인하여 몽골 황족이자 부마국의 지위를 이어간다.

 

몽골은 고려와 함께 몇 차례나 일본 정벌을 시도했는데 그때 정동행성이라는 성을 지으며 권한을 부여해 고려는 정동행성 승상과 부마국 지위를 겸하는 나라가 되었다. 또한 기황후와 같은 고려 공녀 출신 몽골 황후도 존재해 고려에는 기씨 세력이 권위가 지대했고 몽골 내에서 암약하던 고려 출신 관료들 중 일부는 고려 왕족에게 원한을 가지고 고려에게 불리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조구제라는 쿠빌라이칸의 교려에 대한 약속을 이어가기로 한 외교 협약이 지속되어 고려는 비교적 안정되고 권한을 지속하는 역사를 이어간다.

 

그럼에도 기황후 세력과 고려출신 몽골 관료들의 영향으로 국가적 스트레스가 지속되었고 공민왕대 몽골의 기세가 잦아들던 시절에 기씨 세력을 제거하고 정동행성도 철폐하였으며 세조구제를 거부하게 되었다. 하지만 홍건적의 득세가 고려까지 영향을 미치자 원에게 되려 원병을 요청하게 되었고 그 기세로 원은 공민왕을 폐위한다. 그러나 원의 시대는 저물고 명으로 교체된다. 또한 고려사도 저물어 간다.

 

여기서 역사에서 국가적 이익과 국가적 위축은 같은 문제로도 순환하며 어느 시절 이익이 어느 시절 억압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상대의 제어에 압박당하는 순간에도 무엇이 우리에게 실리가 될런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외교는 순간순간에 최적의 실리를 취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거란과의 전쟁, 몽골과의 전쟁이 우리 역사에 충격으로 기억되기는 하지만 우리가 주변 국가들에 비해 전쟁이 극소한 나라였다는 역사적 사실도 새롭고 인상적이었다. 약소국가이자 침략의 대상이었다는 피해의식은 사실 일본의 침략을 제외하면 그다지 강렬한 경우는 희소했다는 것과 우리가 가진 역사 피해의식의 규모는 근거 없는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기회도 되었다.

 

저자가 국제질서와 외교전략을 고민하며 저술한 본서는 외교적 안목과 국가 간 정치와 갈등 요소를 헤아리는 시선으로 국제 문제를 보도록 하며, 우리 역사에 대한 상식을 확장해 주는 저작이다. 공부도 되면서 지적 재미를 가져다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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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6-02-18 0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이 도서 읽고싶어 서평단에 참여했지만 난 탈락했거든요. 덕분에 도서내용을 상당부분 읽은 느낌이 듭니다.ㅎㅎ

이하라 2026-02-18 14:34   좋아요 1 | URL
리뷰가 보시기에 좋았다니 감사드립니다. 최대한 핵심만 담은 리뷰인 터라,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신병주의 라이벌로 읽는 한국사 -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한국사를 바꾼 31번의 선택
신병주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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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동기

 

인물만이 아닌 작품과 제도까지 아우르는 라이벌이라면 정치에만 한정되지 않고 풍속과 문화 당시의 시대정신까지 배울 수 있는 저작이라 생각되었다.

 

+ 본서 빛깔

 

: 저자 약력

저자는 서울대 인문 대학 국사학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 규장각 학예연구사를 거쳐 현재 건국대 문과대학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사람이다. 그 외 약력 역시 역사와 문화재와 관련 있는데 찐 사학자가 아닌가 여겨졌다.

 

저서로는 [책으로 읽는 조선의 역사], [왕으로 산다는 것], [왕비로 산다는 것], 참모로 산다는 것], [56개 공간으로 읽는 조선사], [우리 역사 속 전염병], [서울의 자서전], [혼군], [인물 따라 공간 따라 역사 문화 산책] 등이 있다. 대부분에 저작이 나로서도 탐내하며 읽을 순간을 기다린 책들이다. 전작들도 내용도 내용이지만 주제 자체도 너무 혹할 만한 책들이다. 역사에서 사람들이 흥미로워할 대목을 잘 파악하고 저술하는 분이 아닌가 싶다.

 

: 저술 방식

역사의 특징적인 대목을 적극 대조하여 서술한 책이다. 정치 외교적 관점의 차이를 보이던 인물들만이 아니라 종교사적 차원에서 특징적 차별점을 보인 인물들과 사상적인 대립을 보이던 인물, 세계관이 너무도 현격하던 인물들, 왕권 계승을 위한 관점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보이던 인물들의 양상까지 유려하게 대조하여 설명하고 있다.

 

: 본서 내용

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춘향전][흥부전]을 대조한 장인데 여기서는 사실 대조라기보다 나열을 해 주고 있다. 본서에서는 춘향전에서 변사또의 고문과 감금을 통해 당시 사법 시스템의 문제를 고발하고 있단 관점을 전하기도 하는데 나로서는 저자의 관점이나, 어느 사극에서 말한 춘향이 자신의 존엄을 지키려 했다는 이야기와는 다른 관점이다. 당시는 양반가 자제와 기생의 딸이 찐사랑을 한다고 해도 정실은 될 수 없는 구조이다. 그럼 춘향은 첩이 되어 자유를 구속당하고 온종일 외출도 못 하는 거의 구금상태로 지내며 정실부인의 투기가 심하다면 극도의 학대와 살해의 위협까지도 있는 상황 속으로 제 발로 들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어미의 신분이 자식으로 되물림 되는 조선의 법도를 그대로 따라 기생이 되면 양반가 규수들도 못 누리는 화려한 패션과 호사를 누리는 생활 속에서 양반가 규수는 꿈도 꿀 수 없는 시와 서예와 그림과 노래와 춤 등 종합예술인으로서의 창조적인 삶 속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살 수 있는 것이다. 사랑에 눈이 멀어 노예와도 다를 바 없고 지가 사랑한다는 남자가 마음이 바뀌면 찾아오지도 않을 밤들을 보낼 가능성도 있는 생활 속으로 춘향을 보내고 싶지 않아서 변학도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구금하고 고문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게 내가 춘향전에서 가진 감상이다.

 

또 흥부전을 소개하며 저자는 당시 [경국대전]을 보아도 장남부터 막내까지 딸이든 아들이든 상관없이 똑같이 분배하여 상속하였다는데, 가계를 잇는 장남에게만 그 외에 5분의 1을 더 상속했다는 법률 내용을 서술한다. 요즘 여성들이 조선 시대에 갖는 편견과는 달리 장남이든 아니든 남녀에게 똑같이 상속했다는 것이다. 다만 5분의 1을 가계를 잇는 자식에게 더 상속하는 것은 당시 제사를 지냈기 때문일 텐데 조선 시대 제사면 제사가 허다한 걸 넘어서도 제사마다 온 일가친척이 다 방문하는 예로 보아 당시 상당한 금액이 제사마다 지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제사 지내는 자식에게 더 상속하는 건 이 시대 논리로도 당연한 게 아니었나 싶다.

 

경복궁과 창덕궁의 장을 보자. 경복궁의 경복(큰 복)[시경] [대아]편에 기록을 인용한 것이며, 가장 중심이 되는 전각 근정전은 왕에게 백성을 위해 부지런히 일하란 뜻이고, 왕의 집무실 사정전은 왕이 늘 생각하며 정치하란 뜻이며, 왕의 침전 강녕전은 [서경]의 홍범구주의 오복 가운데 셋째를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오복은 장수, 부귀, 강녕, 유호덕-좋은 덕성을 가지는 것-, 고종명-천수를 누리고 죽는 것-을 말한다) 왕비의 침전 교태전은 주역의 64괘 중 11괘인 천지교태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창덕궁은 태종이 음양형세가 맞지 않고 무인년 규문의 일 때문이라고 하며 경복궁 외에 다시 지은 궁전이다. 하지만 경복궁은 조선을 창건하며 지은 궁이니 음양형세가 맞지 않게 지었을 리 없다. 이건 태종의 변명 같고 무인년 일이라면 자신이 왕위계승권을 가지려고 자기 형제와 정적들을 제거한 왕자의 난을 말하는 것으로 제 형제들을 무참히 죽인 곳에서 더 지내고 싶지 않아 창덕궁을 지은 게 맞을 것 같다.

 

통신사, 연행사 장은 일본 열도 파견 사신에게 통신사라 하였다는 데 임진왜란 이전에는 회례사, 보빙사, 경차관 등 여러 명칭을 사용했다고 한다. 연행사는 청에 보내는 사신들을 말하는데 명 때는 황제에게 조하하러 간다고 조천사라고 했다고 한다. 물론 사신 파견 성격에 따라 사은사, 동지사, 하절사 등으로 부르기도 했다고. 청의 황제와 지배층은 여진족, 만주족이니 오랑캐라고 조천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거라 한다.

 

조선 3대 도둑은 홍길동, 임꺽정, 장길산을 이야기하는데 홍길동전의 홍길동 역시 연산군대와 중종대에 실존했던 인물의 이름과 같고 그가 고관대작의 차림을 하고 있어 지방관들도 존대를 했던 기록이 있어서 그를 근거로 창의력을 더해 홍길동전이 저술된 거라고 한다. 저자는 당시 3대 도둑을 논하는 기록을 통해 그 시대에는 중국의 수호지 속 인물들을 모방해 역도들이 자기 이름을 수호지 속 인물들 이름으로 칭하기도 하며 반역을 꾀했다고 기록했다 전하기도 한다. 제자백가를 논하는 책에서 제자백가 중 소설가는 백가쟁명의 시대에 세상을 바꾸기에는 부족하다고 평해졌다던데 수호지를 보고 역심을 일으킨 이 산적 무리들과 도적단 이야기는 소설로도 세상의 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는가하는 감상도 갖게 한다.

 

삼국부터 조선 초기까지는 정치에서 권력 구도와 외교에 대한 관점 그리고 세계관의 차이 또 그 대응 방식을 주로 그리고 있다면 그 이후는 권력욕과 전쟁관, 부국에 대한 관점 차이를 그리고 있기도 하다. 이걸 극명한 대조 비교로 시작해 역사적 교훈이라는 결론으로 마칠 때도 있고 각 인물별로 나열하듯 설명하고 감상 차원으로 서술하기도 한다.

 

전반부 고대사 속 인물들은 미흡한 기록만으로 역사적 인물의 특징을 대조하기도 하지만 역사 속 역할, 그들이 남긴 획과 방점만은 명확하기에 이런 라이벌 구도로 인식하는 역사가 명료히 기억에 남을 것 같기도 하다.

 

+ 감상 포인트

 

본서에서는 이렇게 정치 외교, 종교, 사상, 세계관, 계승의 타당성 등 역사적 차이점을 보이는 인물들만이 아니라 위에서 언급했듯 문화와 풍속까지 약소하게나마 다루고 있다.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통해 서술한 대목에서는 그 차이를 통해 역사를 다시 돌아보게 하기에 그 시대 상황이 보다 명확하게 인식되기도 한다. 특히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 초기, 조선 중기, 조선 후기로 시대별 중요 인물을 선별해 서술함으로써 인물로 역사를 전개하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흐름 속에서 당시 정치 외교 사상 차원에서 중요한 사건과 그 역사 흐름 속에서 어떠한 관점의 변곡점을 거치며 흘러왔는지 맥락이 다가왔다.

 

무엇보다 개인 취향 저격당한 대목은 마지막 장인 인물을 넘어선 또 다른 라이벌장이었는데 위에서 언급한 춘향전과 흥부전, 경복궁과 창덕궁, 통신사와 연행사를 다룬 이야기들이다. 이런 한국 문화를 서술해내 다가설 만한 저작들이 그다지 찾기 힘든 것 같아 작은 손으로 떠 마시는 한 모금의 청정수 같이 느껴졌다.

 

역사를 사건 중심보다 역사적 라이벌 구도로 접근한 것도 신선했고 풍속 문화에 관한 이야기로 마무리한 마지막 장은 너무 끌리는 내용이었다. 시대별 문화와 풍속의 차이를 주제로 한 저작을 저술해 주시면 어떨까 하는 기대도 가지게 되는 책이다. 앞으로 저자분의 책들을 탐독할 것 같고 더 많은 저술이 있으시기를 기대하게 된다.

 

 

#우주클럽 #신병주의라이벌로읽는한국사 #신병주

#한국사 #대조비교 #정치 #풍속 #문화

@woojoos_story @hansmedia

 

우주 모집 #한스미디어 출판사 #도서지원 으로

#우주서평단 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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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이란 무엇인가 - 문화와 예술을 넘나드는 패션의 세계
정인희 지음 / BOOKERS(북커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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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이란무엇인가 #정인희 ##북커스 #bookers #패션 #미학 #인물 #역사 #인문학 @bookers2018

 

#북커스_서평단 으로서 #도서제공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의 서평단을 모집하며 북커스에서는 나에게 패션이란물음에 대한 자기만의 답을 남기라 했다. 내가 남긴 답은 아래와 같다.

유년시절엔 대개 부모의 취향이 나의 스타일이 되고, 청소년시절엔 좋아하는 스타의 코디가 나의 스타일도 꾸미게 되며, 중년이 되면 사회와 집단의 요구에 갇히게도 된다. 하지만 자유로운 하루의 내 모습이 진짜 자기를 찾은 패션이고 스타일이지 않을까 싶다. 나에게 패션이란, 인간의 삶과 자연의 역사가, 미래로 나아가는 개인에게 미친 영향이, 그 자신의 개성과 어우러져 드러나는 하나의 인격이다.”

 

패션은 일상이고 멋이고 개성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요구이기도 하다. 이는 인류에게 하나의 환경이고 이 환경은 어느 날 갑자기 솟아난 게 아니다. 인류의 삶에 흐름 속에서 역사와 함께 완성되었고 발전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완성이란 말은 패션에 있어 부적절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인류의 역사가 끝나는 날까지 발전해갈 그 패션이란 문화의 여정에서 이 시절의 불완전한 패션에 우리의 개성을 완전히 다하고 있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본서는 알고 보니 참 재미난 구성이었다. 리뷰를 쓰기 전 온라인 서점 책 소개와 출판사 리뷰를 읽어봤는데 본서의 목차가 참 참신했다. ‘THE FASHION’이란 영문을 이니셜 삼아 이론(Theories), 역사(History), 환경(Environments), 자유(Freedom), 예술(Art), 스타일(Style), 조화(Harmony), 발명(Invention), 오브제(Objects), 네트워크(Network)라는 의미를 부여한 어휘로 목차를 삼았으니 말이다. 저자분이 패션을 전공한 분이라 감각이 달랐지 않나 싶다.

 

본서는 이 10가지 주제에서 각 4가지 소주제로 서술해 나간다. 10개의 주제가 각각 시작하는 장에 패션 이론이랄까, 패션에 주는 영향이 큰 개념이랄까를 담아 전달하고 있다. 1이론에서는 시대정신한 시대의 사회에 널리 퍼져 그 시대를 지배하거나 특징짓는 정신이라 정의를 알려주며 시작한다. “패션이야말로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특정 공간과 특정 시간의 시대정신을 표현하는 역할을 해 왔다.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것이 패션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라는 문장으로 패션이 한 시대의 사회라는 시공간 안에서 공유되는 것임을 주지시키며 전개한다.

 

이 책에는 10개의 주제만이 아니라 각 4개씩 모두 40개의 소주제가 있기에 이 모두를 다 언급할 수 없을 듯하다. 패션을 옷이라고만 생각하기도 쉬운데 저자는 어느 시대 누구나가 모두 늘 같은 옷만 입는다면 그걸 패션이라고 할 수 없고 상황에 따라서만 바꿔 입는다고 그걸 패션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패션이란 변화가 없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이다. 어찌 보면 무생물인데도 살아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패션 리더는 어떤 새로운 유행을 빨리 채택하여 그것이 널리 확산되도록 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한다. 본서의 중후반 즈음에 프렛 매듭이나 윈저 매듭처럼 넥타이 매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법을 창조해낸 사람들도 패션 리더라고 한다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패션 리더는 유행을 빨리 채택한 사람만이 아니라 유행을 창조한 사람이기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여기서 패션을 변화라고 했으니 그 변화의 주기는 어떻게 될까? 시대마다 달랐다는데 고대에는 이 주기가 1000인 지역도 있었고 그 이후 100년의 주기를 가지다가 근대와 현대에 이르러 10년의 주기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클래식긴 주기를 이야기하고 패드짧은 주기를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언젠가 오버사이즈 모델에 대한 기사가 나오며 주류 패션계에서도 저체중인 모델들에 대해 너무 과도하게 체중을 낮추지 말라고 권한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하지만 모델도 대중도 여성의 아름다움에 관한 기본적 미의 원형이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닌가싶다. 대부분이 날씬하길 원하니 말이다. 뚱뚱한 여성이 미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는 건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 육덕지다고 평해지는 여성들의 체중도 과한 경우는 드무니까 말이다.

 

내용이 전개되며 여성의 미의 기준이 바뀌기 시작하며 여성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여성들 스스로 재정립한 시대에 대해 그려지기도 한다. 코르셋의 형태가 시기별로 변화하며 점차 뒤에서만 묶는 형식이 되어가고 마침내 디자이너 샤넬은 남성복을 참고한 편한 여성복 더 이상 여성을 억압하지 않는 의상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크리스티앙 디오르 같은 경우는 다시 코르셋을 부활시키다시피 했다는데 이걸로만 보더라도 여성들 스스로가 자신에게 요구하는 원형적 기준이 억압과 탈피를 외친다 해도 기존 사회에서 지속되던 미적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건 아닌가하는 감상도 들었다.

 

무엇보다 패션의 기준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지지만 패션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시대의 영향만으로 바뀌지 않는 것도 같았다. 조선시대 의복에 대한 책과 일본의 의복에 대한 책을 본 기억이 있는데 당시 의복인데도 신발과 장신구만이 아니라 헤어스타일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본서에서도 패션 책인데 헤어스타일이 서술된 장이 있다. “패션은 위에서 이미 언급한 데로 옷이 아니다란 걸 알 수 있는 것이다. “패션은 인간을 가꾸는 모든 것이 아닌가 싶다.

 

본서에서는 3장 환경에서 패션은 우리에게 환경이 될 수도 있는 한편, 패션에 영향을 미치는 더 광범위한 환경도 존재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를 거시 환경이라고 일컫는데 이 거시 환경에는 기술 발달”, “법적 규제”, “정치적 주장과 사건등이 있다. 직조 양식의 발전이 의복 개혁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왕족과 귀족층이 민중의 의상에 법적으로 제재를 두기도 하며, 과거의 미니스커트나 (내가 예를 든) 현재의 나체 활보 등은 법적인 문제와 정치적인 대립을 부르기도 한다. 이를 보면 패션은결코 옷도 헤어스타일도 장신구 착용만도 아니라 그 자체가 인류의 문명이자 문화인 것이다.

 

기술 발달만이 아니라 과학의 발전도 인류의 의상 변화에 영향을 미쳤는데 나일론이라 불리는 레이온의 발명이나 본서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현대의 쿨 원단 발명이나 여성용 레깅스의 발명도 과학 발전이 패션에 미친 영향일 것이다. 그런데 여성용 레깅스의 재료에서는 불임을 극단적으로 유도하는 물질이 대량 검출되어 여성들에게 심각한 불임을 가져올 수 있다는 뉴스가 국내외에서 방송된 이후에 남성용 레깅스마저 생산되고 있으니 이건 의도성이 있는 건가 의심될 때마저 있다. ‘여성용 레깅스 전체가 피부에 닿는 자체가 불임을 유도할 수 있는데 특히나 사타구니에 마감을 완벽하게 해서인지 그 부위에서 다량의 불임 유도 물질이 다량 검출된다고 한다. 이걸 방송하고도 레깅스 판매는 중단되지 않고 있다. 패션은 유행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존과 번식에도 극단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가싶다. 과거 다큐멘터리 방송도 있었는데 유럽과 중국과 한국에서도 머리에 붙이는 가짜 머릿결인 가채가 너무 무겁다 못해 어느 나라들에서는 목이 꺾여 사망한 사례들도 있다. 말 그대로 멋 부리다 죽은 격이다. “패션은 때론 목숨도 거는 것이었다는 말이다.

 

본서에서는 스타일을 외관을 지칭할 뿐 아니라 정신의 표현까지 담아내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스타일은 정신적인 것이 형태를 갖추었을 때 완성된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에 패션 리더라고 할 법한 인물들도 등장하는데, 케네디 전 대통령의 영부인 재키와 시대의 여배우 오드리 헵번, 비틀스, 앙드레 김 등이다. 재키를 언급하며 패션 디자이너 올렉 카시니가 등장하기도 하고, 오드리 헵번이 아꼈다는 지방시라는 브랜드가 등장하기도 한다. 비틀스의 헤어컷 스타일인 비틀스컷이나 패션 스타일 등이 언급되기도 한다. 고인이 되신 앙드레 김 님과 함께 동문수학한 디자이너분들도 언급되는데 패션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분들이 아마도 당시 한국 패션계를 대표하는 분들이셨던 듯하다.

 

조화발명의 각 장에서는 패션의 예술적 측면, 미학적 구성 등을 그려주고 어떤 과학과 기술 발전이 패션의 생태적 변화를 가져왔는지 서술하고 있다.

 

이후 오브제의 장이 서술되는데 패션은 옷만이 아닌 여러 아이템으로 완성되는 것이란 걸 알 수 있다. 심지어 향수까지도 패션의 완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네트워크에서는 패션을 가까이하거나 소개하거나 패션 취향이 만들어지는 데 작용하는 매체와 자신의 패션을 드러내기 위한 매체들이 소개된다. 제목만으로 보자면 백화점’, ‘잡지’, ‘영화’, ‘소셜 미디어라는 소주제들이 전개되고 있다.

 

본서는 패션에 대한 전방위적인 개념 정립을 위한 일반인 대상의 대중 교양서이다. 디자이너나 코디, 모델, 그리고 미술감독 같은 진로를 꿈꾸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문학과 극문학 창작을 위한 영감을 얻기 위해서나, 인문학적 감상을 가지려는 필요에서도 충분히 가치를 다할 책이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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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왕국 - 식물은 어떻게 문명과 권력을 설계했는가
데이비드 스펜서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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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왕국 #식물은어떻게문명과권력을설계했는가 #데이비드스펜서 #식물학 #식물생물학 #식물맹시 @nextwave_pub

 

#흐름출판 으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식물은 원시 시절의 인류가 출산을 통해 아기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의 자연환경이었고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도구로 가구로 가옥으로 음식으로 장식으로 늘 함께해왔다. 자연이라고 하면 우리가 가장 먼저 떠올릴만한 것도 꽃과 나무일 것이다. 인류가 동식물을 길들이기 시작하여 우리의 손으로 농작물을 일구며 우리의 주식으로 삼은 것도 식물이다. 그리고 지금도 곡물이든 과일이든 채소든 버섯이나 인삼 같은 특산물이든 경제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식물이다. “터전이자 생존하게 하는 먹거리이자 생계가 되어주는 가장 큰 부분이 식물이라는 말이다.

 

인류에게는 언제나 식물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어 왔다. 그래서 [나무 수업]이나 [나무의 시대][빛을 먹는 존재들]이나 [엘리멘탈] 같은 베스트셀러나 깊이 면에서 중요한 저작들에서도 식물은 주연의 자리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진화론과 동시에 인류에게 큰 지적 충격을 준 그레고리 멘델의 유전의 법칙(물론 초파리도 관찰했지만) ‘꽃과 콩 같은 식물을 관찰해 발견한 것이다. 식물은 과학적 발견과 성취에 있어서마저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본서의 저자는 식물생물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라고 한다. 박사 논문을 위한 연구도 식물의 질병 저항성에 대한 것이었다. 그렇다 보니 학자로서의 전문성과 전달자로서의 저자의 재치가 잘 어우러진 저작이기도 하다.

 

전체 7장인 본서는 발아라는 첫 장으로 시작해 파종이라는 마지막 장에 이르며 식물의 일생을 통해 서술되고 있다. [엘리멘탈]이라는 저작에서도 의미 깊게 인식했던 식물이 지구의 환경을 조성했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 저작에서는 당시 지금과는 다른 대기 환경이었던 지구에 육상식물이 등장하며 산소 분포가 압도하는 대기를 조성했다고 언급하고 있었는데 본서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은 간략하다. 그리고 뿌리에 관한 내용은 상당히 의미 깊게 다가왔는데 동일한 나무에서 파종된 (형제인) 식물 간에는 서로 뿌리를 내릴 때 상대를 배려하며 조금씩 뿌리를 뻗어가는 데 비해 다른 친척 종의 식물과는 열띤 경쟁을 하며 뿌리를 내린다는 대목이 인상 깊었다.

 

또 저자는 식물 맹시를 언급하기도 하는데 일련의 학자들이 식물에게 지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식물은 후각, 미각, 촉각, 시각이 있을 뿐 아니라 청각까지 오감을 모두 지니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며 간략한 서술과 기록만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저자의 서술을 인용하자면, “해를 따라 고개를 돌리는 성질이나 해가 뜨고 지는 데 따라 잎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 계절이나 그 시절의 혹한이 문제면 씨앗이 나은 날씨가 되기까지 발아를 멈추는 것, 유해균에 감염되었었다면 다음에 다시 그런 균을 만났을 때 더욱 강력하게 면역력이 기능하는 것등을 언급하기도 한다. 한해살이가 아니라 두해살이 식물이면 첫해는 잎만 만들고 두 번째 해에 꽃을 피운다고 하며 용설란은 50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고 한다. “인간과 식물의 반응은 그 속도에서 차이가 나는데 인간 중심적 사고가 그런 속도의 차이를 무시하고 식물에게는 지성이 없다는 단정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관상용 식물이나 농경에 있어서 식물을 교배하거나 절단해 번식하는 것이 유전자 조작으로 식물을 강화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인간에게 -장 축이 있다면 식물에게는 뿌리-싹 축이 있다고 설명한다. “인간 장기의 미생물들이 뇌의 기능과 면역 등 전신 생리작용에 영향을 주듯이 식물에게도 뿌리에서의 미생물들과의 상호작용이 줄기와 싹의 생리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식물은 곤충과의 공생에서도 천적을 막는 것만이 아니라 면역 기능을 지지받는다고 한다. 곤충이 관리해 주는 면도 있지만 곤충에 분포한 균이 식물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인간의 부주의로 인간을 통해 다른 지역의 환경에 투입되는 신생 식물(외래침투종)이 해당 지역의 환경에 변화를 주는 것을 저자는 외국어나 사투리 때문에 서로 소통이 되지 않는 것으로 은유해 표현하기도 하며, “식물이 바람을 통해 확산(아네모코리)하거나 동물 또는 사람을 통해 확산(주코리)하는 걸 가짜뉴스가 확산하는 것에 은유해 서술하기도 한다.

 

본서는 식물을 통해서도 인간이 배울 바가 있다는 걸 말해 주고 있고 인간의 생존에 식물을 어떻게 더 나은 방식으로 이용할지도 주지시키는 저작이다. 요즘은 보편적인 식물 지성에 관한 서술도 있고 식물 재배나 식물의 생존 방식에서 교훈을 얻자는 면도깊다. “식물과 인간과 곤충과 균류의 관계를 통해 공생과 상생의 길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식물학책이면서도 인문학적 성찰을 깊게 하기에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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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 인간의 욕망과 기술의 전시장
정광량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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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정광량 #지식의날개 #건축 #구조기술 #수직도시 #도시구역개발 #전망대넘어역할 #바람다루는설계 #초슬림타워 #도시의가치관 #도시의사고방식 @wings_of_knowledge1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소개는 책 표지 안쪽과 온라인 서점들의 저자소개가 같다.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검색만으로 충분할 거라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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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에 대한 리뷰를 시작하며 이 책에 [에필로그]의 문장들을 옮겨야 할 것 같다.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에서 최근 발표한 초고층의 새로운 트렌드오늘날 초고층이 어떤 관점에서 이해되고 있는지명확하게 보여준다. ...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수직 도시(Vertical Cities)”라는 개념이다. 초고층은 더 이상 단일 기능의 건축물이 아니라 생활, 문화, 업무, 서비스가 수직적으로 결합된 도시의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

 

또 다른 흐름은 도시 구역 개발(District Development)”이라는 전략적 관점이다. 부르즈 칼리파나 메르데카 118처럼 초고층은 주변의 공원, 교통, 리테일을 연결하는 도시 구조의 중심축이 되며, ‘건물 하나의 가치가 아니라’ ... “도시 구역 전체의 가치를 재편하는 인프라로 작동한다.

 

전망대를 넘어선 역할(Beyond Observation)”이라는 개념도 주목할만하다. 전망대는 이제 조망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건물의 서사를 체험하고 도시의 시간을 감각적으로 읽어 내는 장소가 되었다. ...

 

특히 바람을 다루는 설계(Taming the wind)”구조기술이 곧 디자인 언어가 되는 시대를 열었다. 종횡비가 극단적으로 높은 슬렌더 타워가 등장하며 바람, 진동, 체감 흔들림을 제어하는 기술은 안전성과 정체성을 동시에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

 

이 흐름은 초슬림 타워(Thin Is In)의 확산으로 이어진다. ... ‘주거층을 가능한 높은 곳에 올리고, 아래에 부가기능을 배치하는 방식은 공간, 경제, 경관을 동시에 설계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

 

건물 하나가 도시 전체의 사고방식을 바꿔 놓을 수 있는 시대. “초고층은 결국 시대의 의지를 가장 먼저 드러내는 구조물이다. 높이 그 자체가 아니라 높이를 통해 드러나는 도시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이 중요해지고 있다.]

 

본서의 집필 의도랄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를 에필로그에서 가장 잘 마무리하며 전달하고 있기에 위의 문장들을 발췌했다. 작은따옴표와 큰따옴표는 리뷰어가 임의로 친 것으로 이렇게 하면 독자에게 더 주목이 잘되는 것 같기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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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발췌문에 기록되어있듯 이미 초고층은 주거이자 업무, 거래, 문화생활, 의료와 건강 보조 등 일상의 전 방위적 역할을 하는 공간이 되었다. 우리의 업무 공간이자 주거 공간이자 일상과 여가의 모든 영역을 차지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과 여가를 위해 이동하는 도착과 출발지점이기도 하다. 우리 일상 공간 주변의 환경이 배치된 곳이기도 하고 말이다.

한 마디로 도시는 초고층을 축으로 구조화되어있다. 또 초고층은 막대한 재화가 투입되어야 완성된다. 그래서 국력의 상징이기도 하고 도시화의 축이니, 발전한 도시를 가진 국가적 역량을 드러내기 위해 각국은 자랑할 만한 건축물을 쌓아 올리는데 진심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라흐타 센터’, 중동의 ‘부르즈 칼리파’와 ‘제다 타워’와 ‘라이즈 타워’ 등도 그렇고 중국의 ‘진마오 타워’, ‘상하이 타워’ 그리고 일본의 ‘아자부다이 힐스’ 등이 그렇다. (본서에는 더욱더 많은 국가와 건물들이 수록되고 있지만 다 적을 수 없어 생략했다.)

그렇게 초고층은 국가의 상징이기에 무너진 자존심을 다시 세우고 자신들이 굳건함을 스스로에게 증명하기 위한 의도로도 건축은 이어진다. 911테러 이후 뉴욕 맨해튼에 다시 세워진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테러로도 미국의 긍지와 의지는 파괴될 수 없음을 상징하는 건축이기도 했을 것이다. 이제 초고층은 부나 국력만이 아니라 나라의 건재함과 굴하지 않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초고층은 그 높이만큼이나 높이를 이겨내는 구조역학의 결정판이기도 하다. 여기에 도입된 기술력은 구조기술로서, 자연과 자연의 압도적 힘을 이겨내는 인간의 저력인 과학이 담겨있다. 5장부터 8장에 이르기까지 중력과 바람과 지진에 저항하는 인간의 구조기술이 담겨있다. 바람에 저항하며 디자인에 다양성이 생겨났으며 중력을 이겨내기 위한 재료과학과, 구조적 안정성과 편함 사이에서 합리적 타결을 이끌어낸 인간의 기술을 돌아볼 수 있다.

엘리베이터가 생겨나며 초고층의 상층부가 부유층의 공간이 될 수 있었다는 것도, 기술이 인간의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부분이 아닌가 싶다. 백화점에 창이 없는 이유는 상품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는 이유이며, 이런 답답한 구조의 백화점에 쾌적함이나 자연과 함께인 인상을 주기 위해 건축가들이 보인 노력도 엿볼 수 있다. 초고층 건물의 창을 닦는 시스템은 인간의 안전을 고려한 기술력이 인간 없는 시스템으로 나아가는 방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본서에서는 구조기술이라는 건축의 안전성과 편리함과 미적 디자인을 아우르는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건축물들과 사례를 접할 수 있다. 또 그 과정에서 다양한 건축가들을 알게 되기도 한다.

책의 후반부에는 건축기술의 정점을 보이는 건축물들이 예시되기도 하지만, 인문학적 감상이 더 배려된 대목이라고 한다면, 1932년 록펠러 센터 초고층 건설노동자들이 건물 철골 구조에 매달리듯 앉아 도시락을 먹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세계 초고층 건물들마다 안전장비 없이 맨손으로 건물 외벽을 타고 오르던 프랑스의 스파이더맨으로 불리는 알랭 로베르의 모습이다. 요즘도 그와 같은 무모한 행위를 시도하다 사망하는 경우들이 기사로 보이지만 초고층 건물들이 건설되기에 존재하는 시대적 이슈가 아닌가 싶다.

과학과 기술, 환경이자 일상인 이 초고층은 언제까지 그 생명력을 이어갈지 모르겠다. 인구절벽 시기와 또 맞이해야 할 AI로 인한 초대량 실업자 양산의 시기가 지나면, 아마도 지구의 인구는 급감할 것이고 그때는 황폐한 빈터가 될 세계의 도시 곳곳에 저 웅장한 초고층 빌딩들은, 더욱 황량함을 더하기만 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지금으로서 초고층은 인류의 과학과 기술력의 정점을 보여주는 일상적 공간이자 상징이 아닐까 싶다. 이 인류의 대표 상징을 알아갈 기회로 본서와 만나겠다는 분들이 있다면 적극 권장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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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6-01-10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고층 건물의 안정적인 직동을 위해서는 전력 공급이 반드시 원활해야 하는 문제점도 내포하고 있으니 에너지원이 고갈되는 상황에 직면한다면 충격적인 결말이 도래할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함께 갖고 있지요. 현대판 비벨탑의 붕괴라고 할까요,ㅠㅠ

이하라 2026-01-10 23:23   좋아요 0 | URL
초고층에서 정전이 되고 그때 화재가 발생하기라도 한다면 상층부부터 많이 괴로울 수 있겠군요. 구조상 바람도 위로 향한다고 하던데 상당히 구조받기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