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고리 빌 요한계시록 주석
그레고리 K. 빌.데이비드 캠벨 지음, 김귀탁 옮김 / 복있는사람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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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빌요한계시록주석 #그레고리K빌 #데이비드H캠벨 #김귀탁 #복있는사람 #요한계시록 #주석

 

 

+ 독서 동기

 

현재 세계의 양상은, 전 세계 예언 체계들을 기반으로, 세계를 주도하는 이들이 거대한 체스를 두며, 이를 예언이 완수되는 것으로 세계인들이 수긍하기를 의도한 듯한 양상으로 보인다. 그래서 더더욱 예언서들 가운데 가장 널리 전파된 요한계시록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본서를 통해 요한계시록의 모호한 상징들이 현재의 시국이나 해당 국가들을 상징한 것을 바로 알 수 있기를 기대했다.

 

+ 저작 빛깔

 

본서의 원제는 [Revelation: A Shorter Commentary]로 분량이 큰 저작에서 핵심을 뽑은 책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본문만 823페이지나 되는 벽돌책이다. 리뷰어 본인은 574페이지까지 읽다가 실망스러워 독서를 중단했다.

 

본서를 읽으며 시대에 대한 해석을 할 수 있기를 또 이 시절에 대한 속 시원한 해석을 듣게 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본서는 “어느 서에서 인유한 내용이다.” “이것은 은유이다.” “이건 비신자들에 대한 벌이다.” “이건 신자들이 겪을 고난을 상징한다”와 같은 뻔한 어법들을 사용하며 모호한 그늘을 한점도 빛나게 하지 못하게 서술하고 있다. 짐승의 상징, 용의 상징, 열개의 뿔 등이 무언지 어설픈 설명이라도 있는 바가 없다. 성경에 등장하는 국가들이 어디일지 추정이라도 할 메시지를 전달하지도 않고 말이다.

 

본서는 신자들이 자신의 신앙 속에서 신앙심을 더 굳건히 하기 위한 묵상의 도구로 이용할 법한 책이지 비밀을 파헤쳐준다거나 하는 바는 느껴지지 않는 책이다. 신실하신 신도분들을 위한 책이라고 해야 할 듯하다.

 

하나님의 증인(2명의 증인)과 적그리스도가 겪는 수난과 해가 같은 그늘이다 보니 종말의 시국에도 누가 하나님의 증인인지 적그리스도인지 판별하기 쉽지 않은데 본서도 그에 대해 뚜렷한 증거를 보이지 못한다. 나로서는 현재를 종말의 시국으로 보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메시아인지 적그리스도인지 헷갈리는 와중이다. 그래서 그런 혼란에서 조금이라도 건져내어 줄 저작이 있기를 바랬고 본서가 그런 책이리라 기대했는데 다소 실망스럽기도 했다. 신앙이 견고하신 크리스찬들께서 신앙을 더 견고히 하실 의도로 읽으시길 바라며 요한계시록의 비밀만이 궁금한 분들께서는 피해 가도 좋을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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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의 언어 - 소리, 몸짓, 냄새로 소통하며 진화해 온 생물들
롭 던 지음, 송근아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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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의언어 #롭던 #흐름출판 #생명과학 #생태학 #환경학 #상리공생 @nextwave_pub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독서 동기

 

인간 사회도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 화두가 된 시대 같다. 본서를 통해 다른 생물들의 공생을 보며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함께 나아갈지 돌아볼 기회가 아닌가 싶어 끌리는 책이었다.

 

+ 저작 빛깔

 

저자 롭 던은 진화생태학자로서 학창시절 학업에 열중하던 때부터 천착하던 상리공생이라는 주제로 본서를 집필했다.

 

상리공생은 둘 이상의 종이 단순히 더불어 사는 데 그치지 않고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유리한 이득을 주고받는 관계를 이른다고 한다.

 

저서에서는 개미와 그 소화기 내에 서식하는 미생물과의 관계, 나무와 인간을 비롯한 생물들과의 관계를 논하며 서두를 꺼내지만, 곧 본서의 영문 제목에서도 등장하는 꿀잡이새와 인간의 꿀로 인도되어 밀랍은 꿀잡이새에게 바치는 공생을 그리기도 하며, 인간과 함께 고래를 사냥하며 인간으로부터 고래의 혀를 조공받는 범고래와의 공생을 다루기도 한다.

 

저자는 인간과 다른 생명의 상리공생이 멀지 않은 이야기이며 인간 세포 내부의 미토콘드리아부터가 세포 밖에서 들어와 인간의 세포와 상리공생하는 것이라 언급하고 있다. 상리공생의 이야기이면서도 닭과 같은 가축과의 관계는 분명 닭이 인간의 인구수보다도 많이 사육되니 상리공생이라 보아야 하는 것인지 행복도마저 계산하자면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의문을 느끼게도 한다.

 

본서는 상리공생에서 더 나아가 상리공생하기에 존재해야 하는 환경 문제마저 돌아보게 하면 우리의 주위 환경과 이웃 생명체들을 돌아보게 한다. 그 여정에서 신화와 문학, 예술 분야로 비추어 보기도 해서 인문학서의 깊이마저 담고 있는 저작이다.

 

+ 감상

 

자연과 인류의 공생이 일방적인 한 측에 이로움이 편향되는 편리공생이 아니라 서로가 함께 더 유익한 상리공생으로 나아가자면 이제 인류의 노력이 남아있는 게 아닌가 싶다. 현재 지구는 인간의 전쟁과 인간의 생존을 위한 체계들로 전쟁으로 인한 자연 파괴, 기후 위기 야기, 핵폐기물, 우주 쓰레기 등 그 악영향이 적지 않으며 인간들 사이에서도 충돌과 극단적인 자기만의 이익 추구를 위한 행태들로 인간 스스로도 살 수 없을 세계로 변모해 가고 있다.

 

이런 시절에 등장하는 상리공생에 관학 저작이라니 더 의미가 크지 않나 싶다. 많은 분에게 생각할 화두를 던져주는 책이기에 권할 만한 책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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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천재 고려 - 최강대국에 맞선 작은 나라의 생존 전략
이익주 지음 / 김영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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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천재고려 #이익주 #고려사 #국제질서 #외교전략 #다원외교 #시대해법 @gimmyoung

 

#김영사 로부터 #도서지원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독서 동기

 

각국이 지역적으로도 갈등과 분열이 팽배하고 국가 간 충돌 역시 만연해지고 있는 이 시절. 가까이는 미중 간의 격돌 역시 반드시 예견해야 할 시절이기에 이 시기의 외교에서 어떠한 입장이어야 조금이라도 국가와 국민의 희생이 더 적을런지를 고민해야 할 수밖에 없는 때이다. 이 시절의 외교적 난제를 역사 속에서 찾는다는 취지의 책이기에 시절 인연이라 생각하고 다가서게 되었다.

 

+ 본서 빛깔

 

: 저자 약력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고려사를 중심으로 정치사와 동아시아 국제관계사를 연구해온 학자.

TV와 강연, 유튜브를 통해 한국사를 보다 쉽고 깊이 있게 전하며 학계와 대중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도서의 저자 약력 인용]

 

: 저술 성격

외교를 주요 내용으로 하지만 관련 고려사를 함께 전하는 서술이다.

918년부터 1392년까지 약 500년 동안 존속해온 고려가 거란, 여진, 송, 몽골, 명 등을 거치며 다원 외교로 부전승의 길을 추구하다가 명멸해간 역사에서 외교의 빛깔을 걸러내 저술한 저작이다.

 

+ 감상 포인트

 

고려가 존속하는 동안 중국에는 후량, 후당, 후진, 후한, 후주, 거란, 송, 금, 남송, 몽골까지 모두 10개 왕조가 등장했다 사라졌다.

 

본서에서는 거란과 송, 거란과 금, 몽골과 명 등의 시기와 그 교체기에서 고려가 어떤 긴박한 곡예 속에 외교를 이어왔는지 보여준다.

 

송과 거란 사이에서 명분을 잃지 않으면서 외교적 수완을 추구하고, 형제국으로 시작해 제후국의 사이를 오고 가는 와중에서도 국가적 위신을 잃지 않으려 부딪히고, 패권국이 거란에서 금으로 교체되는 과정에서도, 다원 외교로서 그 교체 시기에 실리를 취했다. 고려는 과거 무슨 의도에서였는지 여진에게 선의를 베푼 전적이 있다. 이게 여진이 세운 금과의 수교에서 깊은 이점이 되며 외교에서 무게를 잃지 않도록 해준 계기가 되었다.

 

타국과의 외교에서 국가적 위신을 지키는 고민이 필요하며, 언제나 실리 중심의 외교를 하더라도 여타 약소국가에 대한 배려를 때때로 잊지 않는 외교 노선은 예기치 않게라도 결국 실제적 국익에 도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몽골과의 전쟁 이후 태자를 볼모로 보내면서도 외교 조약이랄까 요구 조항을 동반했고, 그 요구 사안들을 모두 관철시키는 외교적 실리를 취했다. 그와 함께 태자와 몽골 공주를 혼인시키자는 건의를 쿠빌라이칸에게 거듭 요청해 결국에는 부마국이 되었다. 쿠빌라이칸이 고려에 보낸 제서에도 고려는 몽골의 천하에서 왕과 국가를 지속하는 유일한 나라라는 문장이 기록되어있다고 한다. 당시 몽골은 제후국을 두며 모두 복속시켰지 독자적인 권한을 유지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고려는 이후에도 충선왕과 충숙왕 등 대를 거치며 원의 공주들과 혼인하여 몽골 황족이자 부마국의 지위를 이어간다.

 

몽골은 고려와 함께 몇 차례나 일본 정벌을 시도했는데 그때 정동행성이라는 성을 지으며 권한을 부여해 고려는 정동행성 승상과 부마국 지위를 겸하는 나라가 되었다. 또한 기황후와 같은 고려 공녀 출신 몽골 황후도 존재해 고려에는 기씨 세력이 권위가 지대했고 몽골 내에서 암약하던 고려 출신 관료들 중 일부는 고려 왕족에게 원한을 가지고 고려에게 불리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조구제라는 쿠빌라이칸의 교려에 대한 약속을 이어가기로 한 외교 협약이 지속되어 고려는 비교적 안정되고 권한을 지속하는 역사를 이어간다.

 

그럼에도 기황후 세력과 고려출신 몽골 관료들의 영향으로 국가적 스트레스가 지속되었고 공민왕대 몽골의 기세가 잦아들던 시절에 기씨 세력을 제거하고 정동행성도 철폐하였으며 세조구제를 거부하게 되었다. 하지만 홍건적의 득세가 고려까지 영향을 미치자 원에게 되려 원병을 요청하게 되었고 그 기세로 원은 공민왕을 폐위한다. 그러나 원의 시대는 저물고 명으로 교체된다. 또한 고려사도 저물어 간다.

 

여기서 역사에서 국가적 이익과 국가적 위축은 같은 문제로도 순환하며 어느 시절 이익이 어느 시절 억압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상대의 제어에 압박당하는 순간에도 무엇이 우리에게 실리가 될런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외교는 순간순간에 최적의 실리를 취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거란과의 전쟁, 몽골과의 전쟁이 우리 역사에 충격으로 기억되기는 하지만 우리가 주변 국가들에 비해 전쟁이 극소한 나라였다는 역사적 사실도 새롭고 인상적이었다. 약소국가이자 침략의 대상이었다는 피해의식은 사실 일본의 침략을 제외하면 그다지 강렬한 경우는 희소했다는 것과 우리가 가진 역사 피해의식의 규모는 근거 없는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기회도 되었다.

 

저자가 국제질서와 외교전략을 고민하며 저술한 본서는 외교적 안목과 국가 간 정치와 갈등 요소를 헤아리는 시선으로 국제 문제를 보도록 하며, 우리 역사에 대한 상식을 확장해 주는 저작이다. 공부도 되면서 지적 재미를 가져다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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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6-02-18 07: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이 도서 읽고싶어 서평단에 참여했지만 난 탈락했거든요. 덕분에 도서내용을 상당부분 읽은 느낌이 듭니다.ㅎㅎ

이하라 2026-02-18 14:34   좋아요 2 | URL
리뷰가 보시기에 좋았다니 감사드립니다. 최대한 핵심만 담은 리뷰인 터라,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신병주의 라이벌로 읽는 한국사 -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한국사를 바꾼 31번의 선택
신병주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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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동기

 

인물만이 아닌 작품과 제도까지 아우르는 라이벌이라면 정치에만 한정되지 않고 풍속과 문화 당시의 시대정신까지 배울 수 있는 저작이라 생각되었다.

 

+ 본서 빛깔

 

: 저자 약력

저자는 서울대 인문 대학 국사학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 규장각 학예연구사를 거쳐 현재 건국대 문과대학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사람이다. 그 외 약력 역시 역사와 문화재와 관련 있는데 찐 사학자가 아닌가 여겨졌다.

 

저서로는 [책으로 읽는 조선의 역사], [왕으로 산다는 것], [왕비로 산다는 것], 참모로 산다는 것], [56개 공간으로 읽는 조선사], [우리 역사 속 전염병], [서울의 자서전], [혼군], [인물 따라 공간 따라 역사 문화 산책] 등이 있다. 대부분에 저작이 나로서도 탐내하며 읽을 순간을 기다린 책들이다. 전작들도 내용도 내용이지만 주제 자체도 너무 혹할 만한 책들이다. 역사에서 사람들이 흥미로워할 대목을 잘 파악하고 저술하는 분이 아닌가 싶다.

 

: 저술 방식

역사의 특징적인 대목을 적극 대조하여 서술한 책이다. 정치 외교적 관점의 차이를 보이던 인물들만이 아니라 종교사적 차원에서 특징적 차별점을 보인 인물들과 사상적인 대립을 보이던 인물, 세계관이 너무도 현격하던 인물들, 왕권 계승을 위한 관점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보이던 인물들의 양상까지 유려하게 대조하여 설명하고 있다.

 

: 본서 내용

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춘향전]과 [흥부전]을 대조한 장인데 여기서는 사실 대조라기보다 나열을 해 주고 있다. 본서에서는 “춘향전에서 변사또의 고문과 감금을 통해 당시 사법 시스템의 문제를 고발”하고 있단 관점을 전하기도 하는데 나로서는 저자의 관점이나, 어느 사극에서 말한 “춘향이 자신의 존엄을 지키려 했다”는 이야기와는 다른 관점이다. 당시는 양반가 자제와 기생의 딸이 찐사랑을 한다고 해도 정실은 될 수 없는 구조이다. 그럼 춘향은 첩이 되어 자유를 구속당하고 온종일 외출도 못 하는 거의 구금상태로 지내며 정실부인의 투기가 심하다면 극도의 학대와 살해의 위협까지도 있는 상황 속으로 제 발로 들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어미의 신분이 자식으로 되물림 되는 조선의 법도를 그대로 따라 기생이 되면 양반가 규수들도 못 누리는 화려한 패션과 호사를 누리는 생활 속에서 양반가 규수는 꿈도 꿀 수 없는 시와 서예와 그림과 노래와 춤 등 종합예술인으로서의 창조적인 삶 속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살 수 있는 것이다. 사랑에 눈이 멀어 노예와도 다를 바 없고 지가 사랑한다는 남자가 마음이 바뀌면 찾아오지도 않을 밤들을 보낼 가능성도 있는 생활 속으로 춘향을 보내고 싶지 않아서 변학도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구금하고 고문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게 내가 춘향전에서 가진 감상이다.

 

또 흥부전을 소개하며 저자는 당시 [경국대전]을 보아도 장남부터 막내까지 딸이든 아들이든 상관없이 똑같이 분배하여 상속하였다는데, 가계를 잇는 장남에게만 그 외에 5분의 1을 더 상속했다는 법률 내용을 서술한다. 요즘 여성들이 조선 시대에 갖는 편견과는 달리 장남이든 아니든 남녀에게 똑같이 상속했다는 것이다. 다만 5분의 1을 가계를 잇는 자식에게 더 상속하는 것은 당시 제사를 지냈기 때문일 텐데 조선 시대 제사면 제사가 허다한 걸 넘어서도 제사마다 온 일가친척이 다 방문하는 예로 보아 당시 상당한 금액이 제사마다 지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제사 지내는 자식에게 더 상속하는 건 이 시대 논리로도 당연한 게 아니었나 싶다.

 

경복궁과 창덕궁의 장을 보자. 경복궁의 경복(큰 복)은 [시경] [대아]편에 기록을 인용한 것이며, 가장 중심이 되는 전각 근정전은 왕에게 백성을 위해 부지런히 일하란 뜻이고, 왕의 집무실 사정전은 왕이 늘 생각하며 정치하란 뜻이며, 왕의 침전 강녕전은 [서경]의 홍범구주의 오복 가운데 셋째를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오복은 장수, 부귀, 강녕, 유호덕-좋은 덕성을 가지는 것-, 고종명-천수를 누리고 죽는 것-을 말한다) 왕비의 침전 교태전은 주역의 64괘 중 11괘인 천지교태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창덕궁은 태종이 음양형세가 맞지 않고 무인년 규문의 일 때문이라고 하며 경복궁 외에 다시 지은 궁전이다. 하지만 경복궁은 조선을 창건하며 지은 궁이니 음양형세가 맞지 않게 지었을 리 없다. 이건 태종의 변명 같고 무인년 일이라면 자신이 왕위계승권을 가지려고 자기 형제와 정적들을 제거한 왕자의 난을 말하는 것으로 제 형제들을 무참히 죽인 곳에서 더 지내고 싶지 않아 창덕궁을 지은 게 맞을 것 같다.

 

통신사, 연행사 장은 일본 열도 파견 사신에게 통신사라 하였다는 데 임진왜란 이전에는 회례사, 보빙사, 경차관 등 여러 명칭을 사용했다고 한다. 연행사는 청에 보내는 사신들을 말하는데 명 때는 ‘황제에게 조하하러 간다’고 조천사라고 했다고 한다. 물론 사신 파견 성격에 따라 사은사, 동지사, 하절사 등으로 부르기도 했다고. 청의 황제와 지배층은 여진족, 만주족이니 오랑캐라고 조천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거라 한다.

 

조선 3대 도둑은 홍길동, 임꺽정, 장길산을 이야기하는데 홍길동전의 홍길동 역시 연산군대와 중종대에 실존했던 인물의 이름과 같고 그가 고관대작의 차림을 하고 있어 지방관들도 존대를 했던 기록이 있어서 그를 근거로 창의력을 더해 홍길동전이 저술된 거라고 한다. 저자는 당시 3대 도둑을 논하는 기록을 통해 “그 시대에는 중국의 수호지 속 인물들을 모방해 역도들이 자기 이름을 수호지 속 인물들 이름으로 칭하기도 하며 반역을 꾀했다”고 기록했다 전하기도 한다. 제자백가를 논하는 책에서 제자백가 중 소설가는 백가쟁명의 시대에 “세상을 바꾸기에는 부족하다”고 평해졌다던데 수호지를 보고 역심을 일으킨 이 산적 무리들과 도적단 이야기는 “소설로도 세상의 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는가” 하는 감상도 갖게 한다.

 

삼국부터 조선 초기까지는 정치에서 권력 구도와 외교에 대한 관점 그리고 세계관의 차이 또 그 대응 방식을 주로 그리고 있다면 그 이후는 권력욕과 전쟁관, 부국에 대한 관점 차이를 그리고 있기도 하다. 이걸 극명한 대조 비교로 시작해 역사적 교훈이라는 결론으로 마칠 때도 있고 각 인물별로 나열하듯 설명하고 감상 차원으로 서술하기도 한다.

 

전반부 고대사 속 인물들은 미흡한 기록만으로 역사적 인물의 특징을 대조하기도 하지만 역사 속 역할, 그들이 남긴 획과 방점만은 명확하기에 이런 라이벌 구도로 인식하는 역사가 명료히 기억에 남을 것 같기도 하다.

 

+ 감상 포인트

 

본서에서는 이렇게 정치 외교, 종교, 사상, 세계관, 계승의 타당성 등 역사적 차이점을 보이는 인물들만이 아니라 위에서 언급했듯 문화와 풍속까지 약소하게나마 다루고 있다.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통해 서술한 대목에서는 그 차이를 통해 역사를 다시 돌아보게 하기에 그 시대 상황이 보다 명확하게 인식되기도 한다. 특히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 초기, 조선 중기, 조선 후기로 시대별 중요 인물을 선별해 서술함으로써 인물로 역사를 전개하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흐름 속에서 당시 정치 외교 사상 차원에서 중요한 사건과 그 역사 흐름 속에서 어떠한 관점의 변곡점을 거치며 흘러왔는지 맥락이 다가왔다.

 

무엇보다 개인 취향 저격당한 대목은 마지막 장인 “인물을 넘어선 또 다른 라이벌” 장이었는데 위에서 언급한 춘향전과 흥부전, 경복궁과 창덕궁, 통신사와 연행사를 다룬 이야기들이다. 이런 한국 문화를 서술해내 다가설 만한 저작들이 그다지 찾기 힘든 것 같아 작은 손으로 떠 마시는 한 모금의 청정수 같이 느껴졌다.

 

역사를 사건 중심보다 역사적 라이벌 구도로 접근한 것도 신선했고 풍속 문화에 관한 이야기로 마무리한 마지막 장은 너무 끌리는 내용이었다. 시대별 문화와 풍속의 차이를 주제로 한 저작을 저술해 주시면 어떨까 하는 기대도 가지게 되는 책이다. 앞으로 저자분의 책들을 탐독할 것 같고 더 많은 저술이 있으시기를 기대하게 된다.

 

 

#우주클럽 #신병주의라이벌로읽는한국사 #신병주

#한국사 #대조비교 #정치 #풍속 #문화

@woojoos_story @hansmedia

 

우주 모집 #한스미디어 출판사 #도서지원 으로

#우주서평단 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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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이란 무엇인가 - 문화와 예술을 넘나드는 패션의 세계
정인희 지음 / BOOKERS(북커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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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이란무엇인가 #정인희 ##북커스 #bookers #패션 #미학 #인물 #역사 #인문학 @bookers2018

 

#북커스_서평단 으로서 #도서제공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의 서평단을 모집하며 북커스에서는 “나에게 패션이란” 물음에 대한 자기만의 답을 남기라 했다. 내가 남긴 답은 아래와 같다.

“유년시절엔 대개 부모의 취향이 나의 스타일이 되고, 청소년시절엔 좋아하는 스타의 코디가 나의 스타일도 꾸미게 되며, 중년이 되면 사회와 집단의 요구에 갇히게도 된다. 하지만 자유로운 하루의 내 모습이 진짜 자기를 찾은 패션이고 스타일이지 않을까 싶다. 나에게 패션이란, 인간의 삶과 자연의 역사가, 미래로 나아가는 개인에게 미친 영향이, 그 자신의 개성과 어우러져 드러나는 하나의 인격이다.”

 

패션은 일상이고 멋이고 개성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요구이기도 하다. 이는 인류에게 하나의 환경이고 이 환경은 어느 날 갑자기 솟아난 게 아니다. 인류의 삶에 흐름 속에서 역사와 함께 완성되었고 발전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완성이란 말은 패션에 있어 부적절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인류의 역사가 끝나는 날까지 발전해갈 그 패션이란 문화의 여정에서 이 시절의 불완전한 패션에 우리의 개성을 완전히 다하고 있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본서는 알고 보니 참 재미난 구성이었다. 리뷰를 쓰기 전 온라인 서점 책 소개와 출판사 리뷰를 읽어봤는데 본서의 목차가 참 참신했다. ‘THE FASHION’이란 영문을 이니셜 삼아 이론(Theories), 역사(History), 환경(Environments), 자유(Freedom), 예술(Art), 스타일(Style), 조화(Harmony), 발명(Invention), 오브제(Objects), 네트워크(Network)라는 의미를 부여한 어휘로 목차를 삼았으니 말이다. 저자분이 패션을 전공한 분이라 감각이 달랐지 않나 싶다.

 

본서는 이 10가지 주제에서 각 4가지 소주제로 서술해 나간다. 10개의 주제가 각각 시작하는 장에 패션 이론이랄까, 패션에 주는 영향이 큰 개념이랄까를 담아 전달하고 있다. 1장 ‘이론’에서는 “시대정신”을 “한 시대의 사회에 널리 퍼져 그 시대를 지배하거나 특징짓는 정신”이라 정의를 알려주며 시작한다. “패션이야말로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특정 공간과 특정 시간의 시대정신을 표현하는 역할을 해 왔다.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것이 패션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라는 문장으로 패션이 한 시대의 사회라는 시공간 안에서 공유되는 것임을 주지시키며 전개한다.

 

이 책에는 10개의 주제만이 아니라 각 4개씩 모두 40개의 소주제가 있기에 이 모두를 다 언급할 수 없을 듯하다. 패션을 옷이라고만 생각하기도 쉬운데 저자는 “어느 시대 누구나가 모두 늘 같은 옷만 입는다면 그걸 패션이라고 할 수 없고 상황에 따라서만 바꿔 입는다고 그걸 패션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패션이란 변화가 없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이다. 어찌 보면 무생물인데도 살아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패션 리더는 어떤 새로운 유행을 빨리 채택하여 그것이 널리 확산되도록 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한다. 본서의 중후반 즈음에 ‘프렛 매듭’이나 ‘윈저 매듭’처럼 넥타이 매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법을 창조해낸 사람들도 패션 리더라고 한다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패션 리더는 유행을 빨리 채택한 사람만이 아니라 유행을 창조한 사람이기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여기서 “패션”을 변화라고 했으니 그 변화의 “주기”는 어떻게 될까? 시대마다 달랐다는데 “고대에는 이 주기가 1000년”인 지역도 있었고 “그 이후 100년의 주기”를 가지다가 “근대와 현대에 이르러 10년의 주기”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클래식”은 ‘긴 주기’를 이야기하고 “패드”는 ‘짧은 주기’를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언젠가 오버사이즈 모델에 대한 기사가 나오며 주류 패션계에서도 저체중인 모델들에 대해 너무 과도하게 체중을 낮추지 말라고 권한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하지만 모델도 대중도 “여성의 아름다움에 관한 기본적 미의 원형이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닌가” 싶다. 대부분이 날씬하길 원하니 말이다. 뚱뚱한 여성이 미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는 건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 육덕지다고 평해지는 여성들의 체중도 과한 경우는 드무니까 말이다.

 

내용이 전개되며 여성의 미의 기준이 바뀌기 시작하며 여성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여성들 스스로 재정립한 시대에 대해 그려지기도 한다. 코르셋의 형태가 시기별로 변화하며 점차 뒤에서만 묶는 형식이 되어가고 마침내 “디자이너 샤넬은 남성복을 참고한 편한 여성복 더 이상 여성을 억압하지 않는 의상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크리스티앙 디오르 같은 경우는 다시 코르셋을 부활시키다시피 했다”는데 “이걸로만 보더라도 여성들 스스로가 자신에게 요구하는 원형적 기준이 억압과 탈피를 외친다 해도 기존 사회에서 지속되던 미적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건 아닌가” 하는 감상도 들었다.

 

무엇보다 패션의 기준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지지만 패션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시대의 영향만으로 바뀌지 않는 것도 같았다. 조선시대 의복에 대한 책과 일본의 의복에 대한 책을 본 기억이 있는데 당시 의복인데도 신발과 장신구만이 아니라 헤어스타일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본서에서도 “패션 책인데 헤어스타일이 서술”된 장이 있다. “패션은 위에서 이미 언급한 데로 옷이 아니다”란 걸 알 수 있는 것이다. “패션은 인간을 가꾸는 모든 것”이 아닌가 싶다.

 

본서에서는 3장 환경에서 “패션은 우리에게 환경이 될 수도 있는 한편, 패션에 영향을 미치는 더 광범위한 환경도 존재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를 ‘거시 환경’이라고 일컫는데 이 거시 환경에는 “기술 발달”, “법적 규제”, “정치적 주장과 사건” 등이 있다. 직조 양식의 발전이 의복 개혁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왕족과 귀족층이 민중의 의상에 법적으로 제재를 두기도 하며, 과거의 미니스커트나 (내가 예를 든) 현재의 나체 활보 등은 법적인 문제와 정치적인 대립을 부르기도 한다. 이를 보면 “패션은” 결코 옷도 헤어스타일도 장신구 착용만도 아니라 “그 자체가 인류의 문명이자 문화”인 것이다.

 

기술 발달만이 아니라 “과학의 발전도 인류의 의상 변화에 영향”을 미쳤는데 나일론이라 불리는 “레이온의 발명”이나 본서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현대의 “쿨 원단 발명”이나 여성용 “레깅스의 발명”도 과학 발전이 패션에 미친 영향일 것이다. 그런데 ‘여성용 레깅스의 재료에서는 불임을 극단적으로 유도하는 물질이 대량 검출되어 여성들에게 심각한 불임을 가져올 수 있다’는 뉴스가 국내외에서 ‘방송된 이후에 남성용 레깅스마저 생산’되고 있으니 이건 의도성이 있는 건가 의심될 때마저 있다. ‘여성용 레깅스 전체가 피부에 닿는 자체가 불임을 유도’할 수 있는데 ‘특히나 사타구니에 마감을 완벽하게 해서인지 그 부위에서 다량의 불임 유도 물질이 다량 검출’된다고 한다. 이걸 방송하고도 레깅스 판매는 중단되지 않고 있다. 패션은 유행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존과 번식에도 극단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가” 싶다. 과거 다큐멘터리 방송도 있었는데 유럽과 중국과 한국에서도 머리에 붙이는 가짜 머릿결인 가채가 너무 무겁다 못해 어느 나라들에서는 목이 꺾여 사망한 사례들도 있다. 말 그대로 멋 부리다 죽은 격이다. “패션은 때론 목숨도 거는 것이었다”는 말이다.

 

본서에서는 스타일을 “외관을 지칭할 뿐 아니라 정신의 표현까지 담아내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스타일은 “정신적인 것이 형태를 갖추었을 때 완성된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에 패션 리더라고 할 법한 인물들도 등장하는데, 케네디 전 대통령의 영부인 재키와 시대의 여배우 오드리 헵번, 비틀스, 앙드레 김 등이다. 재키를 언급하며 패션 디자이너 올렉 카시니가 등장하기도 하고, 오드리 헵번이 아꼈다는 지방시라는 브랜드가 등장하기도 한다. 비틀스의 헤어컷 스타일인 비틀스컷이나 패션 스타일 등이 언급되기도 한다. 고인이 되신 앙드레 김 님과 함께 동문수학한 디자이너분들도 언급되는데 패션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분들이 아마도 당시 한국 패션계를 대표하는 분들이셨던 듯하다.

 

“조화”와 “발명”의 각 장에서는 패션의 예술적 측면, 미학적 구성 등을 그려주고 어떤 과학과 기술 발전이 패션의 생태적 변화를 가져왔는지 서술하고 있다.

 

이후 “오브제”의 장이 서술되는데 패션은 옷만이 아닌 여러 아이템으로 완성되는 것이란 걸 알 수 있다. 심지어 향수까지도 패션의 완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네트워크”에서는 패션을 가까이하거나 소개하거나 패션 취향이 만들어지는 데 작용하는 매체와 자신의 패션을 드러내기 위한 매체들이 소개된다. 제목만으로 보자면 ‘백화점’, ‘잡지’, ‘영화’, ‘소셜 미디어’라는 소주제들이 전개되고 있다.

 

본서는 패션에 대한 전방위적인 개념 정립을 위한 일반인 대상의 대중 교양서이다. 디자이너나 코디, 모델, 그리고 미술감독 같은 진로를 꿈꾸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문학과 극문학 창작을 위한 영감을 얻기 위해서나, 인문학적 감상을 가지려는 필요에서도 충분히 가치를 다할 책이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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