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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다 - 걷지 않는 인간은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가
이케다 미쓰후미 지음, 하진수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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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다 #이케다미쓰후미 #더퀘스트 ###거리 ##신발 #자연 @thequest_book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서의 저자는 경제저널리스트라고 한다. 관련 분야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일상에서 걷기를 선호하고 추구하기에 이와 같은 전문성에 가까운 정보들을 취합해 책을 내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본서에서는 최근 출간되고 있는 건강과 운동, 일상을 융합한 장르의 책들과 궤를 같이하는 정보와 감상을 담고 있다. 전반부에서는 [움직임의 뇌과학]이나 [편안함의 습격], [조용한 시간의 힘] 같은 책들이나 본서에서 인용하고 있는 [운동하는 뇌]와 같은 책들의 정보가 간략하게 추려져 있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걸음을 걸으면 해마의 부피에 영향을 주는 기능도 있는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가 해마에 작용해 기억 기능뿐만이 아니라 감정 기능까지도 개선된다고 하며, 걸을 때 낸 아이디어의 창의력 점수는 앉아있을 때의 점수보다 60% 높다고 한다. 뇌는 휴식하고 있을 때조차 강하게 기능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하는데 이럴 때 자연을 걸어주면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발산적 사고를 증가시켜 창의적 발상이 떠오른다고 한다.

 

뇌만이 아니라 인체에도 걸을 때 혈압과 인슐린 수치가 안정화되고 수명 연장 효과가 있으며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낮아진다고 한다. 지속적인 걷기는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의 혈중 농도를 변화시키며 여성의 뇌졸중 위험을 감소시키고 폐경 후 여성의 유방암 위험도를 낮춘다고 한다.

 

저자는 현대인을 호모 세덴타리우스라고 지칭하며 주로 앉아서 하는,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는이라는 뜻의 Sedentary라는 단어로 자연에서 벗어난 현대인의 일상을 은유하며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문제를 많이 안고 있지 않았다고 추정하는 수렵채집인의 1일 도보수는 2만회라고 추정한다고 한다. 이 시대의 스마트워치 등으로 수집한 데이터로 전 세계인들의 도보수를 지역별로 평균하면 일본인은 15천보 정도, 미국인은 14.5천보 정도를 걷는다고 한다. 이 시대에 성인병을 비롯한 육체적 이상들과 우울증이나 조울증, 공황 등을 비롯한 정신적 이상들이 만연한 것도 어쩌면 자연적인 생활과 점점 멀어지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본서에서는 자연은 인간의 도시에서 멀어졌으나 인간이 일상 속에서 자연적인 행위 이를테면 걷기 등을 이행할 수 있을 환경은 적지 않다고 일러주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저자가 일본인이다 보니 걷기에 좋은 도쿄라던가 도시에서의 걷기 좋은 거리 등을 언급하기도 한다. 발의 구조와 신발 등을 언급하기도 하는데 신발의 브랜드라던가 기능을 다채롭게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자연이라는 마지막 장에서는 자연으로 도보여행을 떠나는 저자와 그의 아들 이야기를 예로 들기도 하는데 얼마 전 읽은 [편안함의 습격]이나 [조용한 시간의 힘]과 같은 맥락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걷기는 일상 속에서도 자연 속에서도 인간과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이기도 하고 걷기만의 유익도 크지만 걷는다는 게 자연과 만나 펼쳐지는 시너지는 너무도 거대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최근 많이 출간되는 자연과 함께 하는 일상을 다룬 책들과 같은 맥락의 이야기 속에서 많은 유익한 정보와 감상이 와닿은 책이었다. 걷는다는 건 원래 자연의 일원이지만 도시화로 자연과 다소 격이 생겨버린 인류에게 자연적인 삶이란 걸음부터라는 깨우침을 주는 소소한 상식일 수도 이 걸음을 자연으로 옮기면 더욱 좋다는 또 다른 깨우침을 안겨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인간은 장애를 갖게 되거나 노쇠가 극한에 이르지 않는 이상 늘 걸음과 함께 할 수밖에 없다. 본서는 언제나 함께해왔고 늘 함께 할 이 걸음이라는 별것 아닌 하나가 건강과 밝은 이성과 맑은 감성에 참으로 별난 가치를 주는 익숙한 요소라는 것을 깨우치게 해주는 책이다. 그래서 익숙한 것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해주는 의미도 큰 책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을 걷고 쉬는 중에 한 번씩 펼쳐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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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런 기능성 운동 BASIC - 내 몸이 원하는 운동은 따로 있다!
윤현용 지음 / 더디퍼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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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필라테스, 기공, 격기(쿵푸나 태권도나 무에타이 등 입식타격무술이나 주짓수, 유도 등의 유술류를 비롯한 격투 무예), 보디웨이트 트레이닝, 웨이트 트레이닝 등은 많은 분이 살면서 취향에 따라 접해 보는 운동법들일 것이다. 이런 운동들로 육체적 심리적 자유를 얻으시는 분들도 있지만 반면에 오히려 운동으로 육체적 심리적 부담이나 일시적 장애를 겪게 되는 분들도 적지 않고 말이다.

 

본서에서 말하는 기능성 운동이란 위에 제시된 운동을 비롯한 여러 운동법들로 오히려 부담을 가지게 되거나 쉽사리 운동에 뛰어들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운동법이라 할 수 있다. 육체의 가동 범위나 기능이 부상이나 운동 부족으로 제약을 겪게 될 때 그러한 부담이랄까 부상으로부터 회복과 운동 기능의 향상을 가져다주기 위한 운동법이 기능성 운동이다. 이 기능성 운동만을 할 수도 있고, 다른 운동을 보조하는 운동으로서 한정된 시간의 투자만으로 해당 부상의 제약에서 벗어나고 운동 기능의 향상과 개선을 가져다준다.

 

신체 기능의 향상과 최상의 상태로 빠른 회복을 돕는 이 운동을 피트니스 센터에서 전문 트레이너로부터 교습받을 수도 있지만, 본서는 관절과 인대 근육의 가동 범위, 몸의 기능적 원리 등을 배워가면서 스스로 이해하며 익힐 수 있도록 안배된 책이다. 전문 트레이너의 안목으로 교습받는 경우의 이로움도 크겠지만 시간이나 성향의 문제로 홀로 트레이닝 할 분들은, 본서를 통해 운동 역학이랄까 신체 기능과 가동 범위와 향상 가능 수준을 이해하고 자신이 스스로에 상태를 확인해 가며 자신을 위한 일정과 운동법을 조율해 가면서 운동해 나갈 수 있다.

 

본서를 읽는다고 전문 트레이너나 체대생 수준의 인체와 운동에 대한 지식을 갖게 된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분명 자신이 지속하는 운동에서 인체의 기능적인 면을 이해하며 운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짐작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본서의 구성은 기본적으로 인체의 각 부의 기능적인 면, 가동 범위나 운동 시의 효과와 향상 수준을 기본적으로 이해한 이후 각 부위의 실제 운동들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보통 운동이라고 하면 웨이트나 보디웨이트 트레이닝부터 생각할 것이다 보니 근육의 굴신 운동을 주로 생각하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본서는 팔다리와 몸을 좌우로 펴고 접는 관상면 운동과 팔다리를 굽히거나 몸을 앞뒤로 굽히고 펴는 시상면 운동 그리고 좌우로 비트는 횡단면 운동 등으로 구분하여 굴신만을 운이라 하는 것이 아니다. 까닭에 기능성 운동은 보디웨이트 트레이닝과는 차별화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본서는 스트레칭부터 시작하지만 스트레칭 자체도 각 요일별로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고 이것만으로도 기능성 운동으로서 효과적이리라 보였다. 스트레칭 이후 본 운동은 관절, 코어, 기능성 근력 운동으로 나뉘어 각 부의 기능 향상과 회복에 체계적으로 다가서도록 안배되어 있다.

 

독서를 통한 운동 기능에 대한 이해보다는 운동 그 자체만으로 접근하고 싶다는 분이 계시다면 그건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고 출간한 의도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분명 각각에 운동마다 QR 코드로 쉽게 운동을 따라 하도록 구성되어 있으니 그렇게 접근해 익숙해지면서 이해해 나가는 것도 꼭 나쁘지만은 않을 듯도 싶다.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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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데스런 스트레칭 - 강해지고 싶다면 스트레칭을 하라 닥치고 데스런 시리즈
장임태.조성준 지음, 필립 사진 / 더디퍼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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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국내외 저자의 많은 맨몸운동 도서가 출간되었지만 그래도 인지도 면에서나 대중적 선호도 면에서 조성준 님의 데스런 시리즈가 대세가 아닌가 싶다. 본서는 저자가 장임태 님과 조성준 님 둘이지만 스트레칭을 중시하고 스트레칭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장임태 님이 주저자이지 않은가 싶다.

 

서두에서 조성준 님의 일화가 풀어지기도 하는데 스트레칭을 당연한 줄 알면서도 일상적인 거라 무시하고 고강도 트레이닝을 하다가 큰 부상을 입은 사례를 전하고 있다. 워밍업 차원에서도 그렇고 마무리로서도 그렇겠지만 스트레칭은 그 자체로도 운동 효과가 크다고 한다.

 

나로서는 다년간 요가 아사나를 수련했던 전적이 있어서 더더구나 실감하고 있다. 스트레칭이라는 것이 요가가 서양화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게 스트레칭만으로 운동 효과가 크다는 걸 체감하기 어렵지 않다. 기공도 신전 위주의 [사계절 기공법] 같은 경우 스트레칭이 태반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요가도 신전 위주의 기공도 그 효과를 충분히 체감해 봤기에 저자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본서에서도 몸통의 스트레칭을 다룬 2부에서는 요가 아사나들이 상당히 등장하고 하체의 스트레칭 경우에도 요가와 다르지 않다. 사실 요가를 집중하는 경우에는 딱히 스트레칭만을 운동으로 삼을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본서의 내용을 간소화해 맨몸운동 전후로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으로 삼는다면 효과는 당연할 것 같다.

 

평소 수행 전에도 그렇고 저녁 즈음에 간혹 맨몸운동을 할 때가 있는데 그 전에 늘 해 오던 맨손체조 같은 것이 있다. 맨손체조 일부와 스트레칭 동작 몇몇을 결합해서 해오고 있는데 본서를 읽고부터 몇 동작을 본서의 방식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유투브 데스런 채널에서 검색으로 운동 전후 스트레칭 동작을 찾아봤는데 3분 가량으로 간략하고 유용한 것 같다. 일상에서 운동 전후 적용하기 편하지 않나 싶다.

 

다만 허리부상이 아직 완치되지 않아서 2장 몸통에 관한 스트레칭은 거의 다 못해보게 되었는데 그게 좀 아쉽다. 웬만하면 운동 책을 대략적으로라도 해보고 리뷰를 올리는데 이번 리뷰는 대략도 너무 대략이라서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실제 적용해본 동작들만으로도 운동 효과가 크다는 걸 체감해 봤으니 적극 권해드려도 될 듯 싶다. 그리고 본서를 사보시기 이전에 데스런 스트레칭이란 키워드로 검색해 보시는 걸 권해드린다. 본서에서 QR코드로 제공되지 않는 루틴도 꾸려져 있다. 이 책의 강점은 무엇보다 따라하기도 적용하기도 쉽다는 것이다. 운동 욕심은 있는데 무실행 바이러스에 괴롭다면 유투브를 따라만 해보셔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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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틱스 - 노화시계를 되돌리는 자세혁명
토마스 하나 지음, 최광석 옮김 / 군자출판사(교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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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정리라는 도가 수행서의 이론을 보면 다양한 키워드들이 정리되는데 그 중 양형(養形)과 형전기장(形全氣壯)의 원리는 기공의 참장공과 요가의 아사나를 비롯해 알렉산더 테크닉, 펠덴크라이스 메소드 그리고 소마틱스의 이론적 배경과 통하는 전통 선도의 이론이랄 수 있을 것이다. 형태를 기른다는 관점과 형태를 온전히 하면 기가 성해진다는 개념은 현대의 치유(재활) 기법들과 전통적인 수행체계가 공통분모를 찾는 지점이기도 한 것 같다. 더욱이 인지를 중시하는 펠덴크라이스 메소드와 소마틱스는 천선정리의 다른 키워드인 식도(識道) 그리고 식법(識法)과도 닿아있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현대적인 것이 가장 전통적인 것과 하나의 흐름을 낳고 있는 것이다.

 

소마틱스는 이완법과 알렉산더 테크닉, 펠덴크라이스 메소드 그리고 적응성 질환 이론 등 현대의학까지 포함한 치유 체계로 감각적 인식과 운동능력 재조정 등을 중시하는 기법이다. 저자 토마스 한나는 1975년 미국에 최초로 펠덴크라이스 메소드를 소개한 인물로 철학자이기도 하다고 한다. [소마틱스]라는 본서를 읽으며 [펠덴크라이스의 ATM] 내용과 일치하는 대목들이 대부분이라 놀랐지만 토마스 한나는 현대 의학과 그 자신만의 독자적 이론을 접목해 펠덴크라이스 메소드를 한결 대중 친화적으로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펠덴크라이스도 잊어버린 정상 신체에 대한 감각을 재인식하는 것을 주지시켰으나 토마스 한나는 감각운동기억상실증(SMA)라는 간단한 용어로 정리했고 빨간등반사(RLR)와 초록등반사(GLR) 등으로 명료히 이상 상태를 명명해 참여자 또는 수혜자 또는 내담자라고 불릴 치유대상이 효과적으로 이상을 인지하고 인지한 이상을 교정하도록 했다. F.M. 알렉산더나 모세 펠덴크라이스 같은 한 장르의 창시자도 놀랍지만 토마스 한나와 같은 사람도 대중에게는 필요하고 절실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 3장으로 구성된 본서는 감각운동기억상실증을 다룬 첫 장과 그 원인을 다룬 두 번째 장 그리고 실제 소마틱스 기법을 다룬 마지막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장은 5명의 실제 내담자의 사례로 정상 신체 감각을 잃었을 때의 증상과 그 치유 과정으로 소마틱스 이론의 배경을 간략히 소개하고, 두 번째 장은 소마틱스가 적용되면 이상 증상이 나을 수밖에 없는 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이상 상태의 원인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첫 장에서 인상적인 대목 중 하나는 근육은 운동에서 글리코겐을 대사해서 젖산을 만드는데, 긴장 상태는 근육의 글리코겐 대사를 과다하게 만들어 그로 인해 쌓인 젖산을 혈액 흐름만으로 처리할 수 없는 상태를 만들어 과도해진 젖산이 통증을 불러온다는 것이었다. 개별적인 원인으로 근육이 긴장하거나 자세가 틀어지는 상태를, 저자는 정상 상태에 대한 기억을 신체가 잊었다는 의미로 감각운동기억상실증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이 감각운동기억상실증 상태는 지속적인 긴장 상태를 만들어 통증을 불러오기도 하고 뒤틀린 신체(자세, 체형)으로 디스트레스를 불러오기도 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더욱 신체의 정상 상태에 대한 과도한 바람으로 역설적인 이상 상태의 지속을 불러오기도 하기에 자신의 이상 상태를 인지하는 게 우선한다고 설명해주고 있기도 하다. 빨간등반사는 회피 반응으로서의 신체 상태를 나타내는 특징들(복근이 수축하여 자세가 굽고 머리는 앞으로 나왔으며 가슴은 평평해지고 팔은 긴장해 굽혀져 있는 등 다양한 특징들)을 보여주게 되며, 초록등반사는 행동 반응으로서의 신체적 특징들(허리쪽 근육이 수축해 배를 내밀고 있는 등)을 보여주게 된다. 이는 심리반응 중 하나인 투쟁-도피 반응 상태가 육체로 드러난 것으로 생각되었다.

 

주목되는 건 이런 심리상태가 외부적 원인이던 내부적 이유에서든 시작되면 자세만이 아니라 심리에까지 영향을 줄 것은 자명하기에 이런 신체 상태를 인지하고 그로부터 벗어나는 기법들은 결국 심리상태마저 치유하는 효과가 당연히 있을 것으로 판단되기도 한다. 천선정리에서도 수행의 근간을 이루는 키워드를 보면 그 중 양심(養心)이 있기도 하다. 수행의 과정은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소마틱스를 읽으며 어제와 오늘에 걸쳐 4시간 30분 가량 소마틱스 기법 전반을 수행해 보았는데 확실히 육체만이 아닌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효과를 느꼈다. 몸을 움직이는 단순한 기법인데도 위빠사나 수행 후의 내적 안정과도 유사한 안정감이 찾아왔다. 일반적으로 '움직이는 선'이라는 표현은 태극권을 이르는 말인데 소마틱스를 움직이는 선이라고 한다 해도 어색하지 않을 듯했다.

 

소마틱스 전체를 압축해 추린 [매일 하는 고양이 스트레칭]이라는 대목은 간단하기에 전체 과정을 마친 후 매일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체 과정도 주말에 마쳐보기에 무리가 되지 않으니 도서관 대여로 읽어본다고 해도 부담 없을 분량이다. 자세, 체형, 동작 등에서 불편을 느끼는 분들이라면 읽어 보실만 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 리뷰를 쓰며 언급하려 했는데 놓치고 지나간 부분이 있어 다시 언급해 보려 한다. 토마스 한나는 노인들의 자세와 동작에 대한 고정 관념을 문제로 보기도 했다. 그런데 그가 서술한 바에 따르면 늙음이라는 영어 old는 라틴어 alo에서 기원했고 alo는 고대 그리스어인가 페니키아어인가(기억이 확실하지 않는데)alt와 어원이 같다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의 본래 뜻은 채워지는 것, 진보하는 것, 자라는 것 등의 뜻으로 쓰인다고 한다. 저자의 말은 결국 늙는다는 말은 성장하고 진보하고 채워지는 과정을 뜻한다고 결코 결핍이나 손실, 파손됨을 뜻하는 게 아니라고 직언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말 늙다도 어쩌면 늘다와 어원이 같을 수 있다. 지식이 늘고 권한이 늘고 자유시간이 는다는 게 늙는다는 말의 진짜 의미인지도 모른다. 자세나 체형이나 움직임의 이상을 느낀다면 늙어서 그렇지라며 체념하시기보다 본서를 읽으며 따라 해보신다거나 소마틱스 단체를 통해 배움을 가져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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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덴크라이스의 ATM - 소마틱스 클래식
모세 펠덴크라이스 지음, 최광석 옮김 / 소마코칭출판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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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부상 전후로 [알렉산더 테크닉][소마틱스]에 대해 어렴풋이 들었고 관련 도서를 검색하다가 [펠덴크라이스의 ATM]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그 대강에 대해서도 모르던 때라 알렉산더 테크닉과 소마틱스는 독자적이며 다른 기법이고 [펠덴크라이스의 ATM]은 소마틱스 기법의 원전인 줄로만 짐작했다. 관련 저작들을 최근에서야 한 권 한 권 읽고 있는 중이다. 소마틱스는 알렉산더 테크닉과 펠덴크라이스 메소드와 그 외 기법들의 유익을 담아 구성된 기법이지만 펠덴크라이스의 시대에 펠덴크라이스의 메소드는 독자적인 인지 시스템이며 재활 기법임을 [알렉산더 테크닉][펠덴크라이스의 ATM]을 다 읽고서도 여러 차례의 검색 끝에야 확실히 알게 되었다.

 

펠덴크라이스 메소드의 창시자 모세 펠덴 크라이스는 프랑스 핵 연구소에 수년 간 참여하고 퀴리 부인의 라듐 연구소에서도 근무한 엔지니어이자 무술가이며 독자적 치유기법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주짓수를 배운 전적도 있으며 유도 유단자이기도 하다. 펠덴크라이스 메소드를 창시한 계기는 알렉산더 테크닉을 창시한 F. M. 알렉산더처럼 자신이 입은 손상 또는 부상에 대한 치유기법을 연구하다 창시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펠덴크라이스 메소드는 그가 창안한 인지 시스템이자 재활 기법을 말하는 것으로 ATM(Awareness Through Movement)FI(Functional Integration)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기법상의 분류라기보다는 FI는 아쉬탕가 요가 등에서 접촉을 통한 교정을 해주듯 학습자가 접근하는 방식이 원활하도록 교사가 접촉을 통해 지지해주는 걸 말한다고 한다. 근본적으로 다른 기법이나 방식은 아닌 것이다.

 

[펠덴크라이스의 ATM]을 읽으며 실행해본 결과(허리의 통증으로 모든 동작을 해보지는 못했다), 이 기법은 몸으로 접근하지만 인지의 변화를 의도한 기법이다. 신체적인 개성으로 인한 기능적 차이가 있는 것으로 개성을 통한 재능의 차이라는 의식까지 확장하는 언급만 보아도 육체의 치유만을 위한 기법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ATM이 움직임을 통한 인식이라는 뜻인 것을 보아도 펠덴크라이스는 자세와 동작 자체의 변화에서 의식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리 의도한 기법을 연구하고 창안한 걸로 보인다.

 

기법적인 특징은 습관화된 자세와 동작의 패턴을 낯설게 하기로 접근하며 의식적인 동작을 함으로써 보다 나은 상태로 변화시키는 것이 그 중 하나이고, (12 레슨의 후반부 즈음에는) 이미지를 사용하여 자세와 동작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또 하나이다.

 

여기서 저자가 이야기한 생리 반응인 리닉 시스템과 본능, 욕망에 대한 반응인 림빅 시스템 그리고 창의적 활동 상태인 슈프라 림빅 시스템을 언급할 수밖에 없는데, 저자는 이 단계이자 과정들에서 자기 이미지가 구축되고 그걸 강화하거나 확장하고 개선하는 변화에 역시 자기 이미지가 작용한다고 말하고 있다. 동기와 과정과 움직임에 대한 원인과 과정과 결과이기도 한 게 자기 이미지라는 말이다. 이러한 자기 이미지를 개선하여 몸의 상태, 자세와 동작의 변화를 가져오고 이것은 다시 개인의 인지에 변화를 야기한다는 순환적인 개념이 담겨 있다고 생각됐다.

 

본서의 내용을 읽고 따라하며 동작 자체도 그렇지만 접근 방식이 상당히 아이키도나 태극권의 색채가 연상되었다. 동양이 잃어버린 전통이 주는 절정의 무언가를 서양인이 창안했다는 기법들을 통해 되돌아보니 이채롭다는 생각도 들었다. 동양의 무예들에 대한 접근이 근간에는 기예 즉 기교에 대한 기술적 접근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게 동양에서의 현실이지만 서양에서는 오히려 동양의 정신을 통해 새로운 치유와 의식으로 다가서고 있어 놀랍기도 하고 아쉬움도 생겼다. 최근에는 중국 무술 전반이 사기라는 식으로 대응하는 중국 이종격투가의 동영상이 유투브에 유행하기도 했었는데 나로서는 실전성이 있는 무예가 아닌 수도(修道)의 길인 태극권, 팔괘장에 대한 격투 기법으로의 효용성을 둔 접근이 다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서양인은 동양의 관점인 수양으로 다가서며 동양의 정신을 배우려 하는데 동양인은 서양의 관점인 효용으로 접근하며 동양의 정신을 폄훼하려 한다. 참 수긍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싸워서 이기는 기술 배우겠다고 태극권, 팔괘장을 배우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마음의 안정과 심신의 수양이 목적하는 바이기에 다른 무예가 아닌 이런 무예들에 다가섰을 것이다. 수양하겠단 사람에게 왜 실전성이 없느냐고 묻는 것도 넌센스가 아닌가 싶다. 태극권은 움직임마다 기를 운행한다. 이것은 기공(氣功)이기도 한 것이다. 건신과 수양에 실전성을 논한다는 접근이 우습기도 했다. 의식으로 다가설 대상에 왜 살상력이 없느냐는 건 애초에 접근 경로가 아니었던 거다.

 

알렉산더 테크닉도 펠덴크라이스의 ATM도 결국에는 의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과정이기도 하다. 바라는 게 편안한 자세와 동작이기만 하다 해도 자연히 의식의 변화가 더해지는 과정이니 몸이 불편할 때만이 아니라 마음이 불편할 때도 다가서볼만한 치유기법이라고 생각된다.

 

본서가 저술된 연대가 1970년대라고 하는데 그 시대에는 동양의 전통과 정신에 서양인들이 동경과 흠모를 품던 때였으니 이 즈음 창시된 서양 치유기법들에서 동양적인 향취가 느껴지는 것이 이상할 일은 아니다. 저자는 분명 동양적 인식과 통찰에 서양의 논리적이고 체계적 관점을 더해 이 기법을 창안했다. 동서양의 융합이자 통합이라고 여겨진다


그리고 본서는 반세기 전인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독자층을 유입하는 저작이라고 한다. 예전 리뷰한 서양인이 집필한 요가 호흡법에 관한 책 중에는 한 세기 전의 책도 있기는 했지만, 반세기를 독자들이 꾸준히 찾는다는 것도 그마만큼 변치 않는 가치와 정신이 담겨 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본서를 읽으며 독자들의 변치 않는 니즈가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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