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며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 내 안의 화를 다스리는 평정심의 철학
이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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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림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서는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의 저서 [화에 대하여]를 기반하고 스토아 철학에서 보는 삶의 태도에 관해 서술한 책이다. 소크라테스가 철학을 삶의 기술이 담겨있다고 보았다는데 그와 같은 시각에서 출발한 스토아 철학 전반의 삶의 기술을 현대적으로 서술한 것이 본서다.

 

본서에 관한 서술 이전에 본서의 근간을 이루는 가르침을 펼친 철학자 세네카에 대하여 짧게 언급하자면 그는 네로 황제 당시 네로 황제의 스승으로 있다가 네로 황제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에 대하여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가 철학자이자 스승이기 이전에 네로 황제를 견제하는 데 정치적 전략을 사용하기도 하고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부를 축적하기도 한 세속적인 인물이었다는 데 있다. 그는 지혜를 사랑하는 자라는 철학자이면서 동시에 세속을 벗어나지 않은 마음의 소유자였다. 그런 그가 이야기하는 삶의 기술이라면 이성이 어떻고 천상이 어떻고 하기 전에 이미 상당히 현실적인 지혜를 이야기하지 않았겠는가 하는 미더움이 생기기도 한다.

 

본서는 삶의 기술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삶의 기술이라는 것은 다름 아니라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그리고 시간과 자기 자신에 대한 태도를 어찌해야 하는가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본서의 각 장을 보면 분노, 질투, 복수, 역경의 통제, 불안 극복, 시간에 대한 관점, 죽음에 대한 자세, 불평과 감사, 자기와 삶에 대한 태도, 자유와 행복에 이르기까지 10개의 장으로 스토아 철학의 관점을 드러내고 있다.

 

스토아 철학에서는 덕성을 갖추는 것을 이상적으로 그리고 있는데 이 책의 저자는 기존의 스토아 철학에 대한 가르침과는 다르게 덕성을 자유를 찾은 것으로 보기도 하고 자기 자신을 찾은 것으로 보는 등 스토아 철학의 덕성을 다양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자연에 순응한다던가 이성에 따르는 삶을 산다던가 하는 교과서적 정의로는 잘 이해도 포용도 되지 않던 스토아 철학의 덕성이 저자로 인해 다소 삶에 대한 태도로 다가오는 듯하기도 했다.

 

본서의 제목이 [화내며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인 것은 삶의 여러 제반 문제들을 다루는 본서의 내용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일상에 대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직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인듯하다. 본서는 화가 날 때 화가 나는 초기 상황을 분석하고 자신이 화가 난 상태의 초기에 분노를 절제하도록 하여 분노를 가라앉히게 하는 등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또 복수의 장에서는 무조건 화를 내지 말라는 것이 아니며 적합한 방식으로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시간 화를 내는 것을 권하고 있기도 하다. 모든 순간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은 지혜로운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이라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전체 장들의 그 밖의 내용들까지 현실적인 이 가르침들은 결국 자신을 찾는 것을 또 자유를 찾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타인의 반응이나 태도 세상의 이목이나 자기 자신의 감정에 좌우되는 상황은 노예의 상태인 것으로 보고 노예가 아닌 자유를 찾은 상태를 권하고 있다. 여행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보지만 저자는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여행이기보다 탐험이며 이것은 여러 곳을 헤매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평소 나의 지론도 앉은 자리에서 자기를 찾지 못하면 세상 어디를 헤매도 자기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를 찾겠다는 의도로 여행은 하지 않는 편이다. ‘수행하는 그 자리에 나도 자유도 없다면 세상 아니라 우주 어디로 떠나도 나를 또 자유를 찾을 길은 없지 않은가?’ 시간에 대하여 말하는 장에서도 스토아 철학적 시각은 미래를 탐하는 태도로 바쁘게 살아가는 데서는 자유도 지혜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자기 삶의 여유 시간, 여가를 통해 자신을 마주할 수 없다면 바쁘게 사는 삶에서 자신을 잃는다고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그리스인들은 진정한 행복eudaimonia라고 했다는 데 이는 좋음을 뜻하는 eu정신또는 마음을 뜻하는 daimon에 합성어에서 유래했다며 스토아 철학이 이해하는 행복은 일시적 기쁨이 아니라 좋은 마음이라고 한다. 동양에서 말하는 양심 良心 이라는 말의 뜻과 같지 않은가? 결국 좋은 마음을 갖는 길이 행복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지혜는 한계에 대한 인식에서 나온다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하면서 좋은 삶을 실천하려는 노력을 습관으로 만들면 좋은 마음이 형성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책은 삶의 기술달리 말해 삶에 대한 태도와 방법을 아우르고 있다. 이는 탐진치를 말씀하신 부처님의 가르침과도 다르지 않고 동양의 고전들과도 다르지 않다. 서양과 동양의 전승을 달리 보는 이들이 많고 서양은 기술, 동양은 영성으로 구분하지만, 알고 보면 이러한 구분은 서양인들이 자신들의 전승과 단절되며 동양에 심취하면서 비롯된 것이지 서양의 전승이 동양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건, 게르하르트 베어의 [유럽의 신비주의]를 통해서도 그렇고 고대 그리스 철학을 통해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이 시대에는 동서양 어느 전승을 통해서든 마음의 위로와 평화가 절실하기도 하다. 스토아 철학을 통해 위로와 지혜를 얻을 수 있다면 그 역시 좋은 마음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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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석산의 서양 철학사 - 더 크고 온전한 지혜를 향한 철학의 모든 길
탁석산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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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철학은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면서도 진입장벽이 낮지 않은 학문 분야이기도 하지 않나 싶다. 대개 사람들은 삶을 살아가며 자기 나름의 삶에 대한 태도와 관점을 갖게 된다. 그런 태도와 관점은 각 개인의 삶의 경험과 사유가 녹아 있다. 대부분에 사람들은 타인의 관점과 태도는 주마간산으로 대하지만 자신의 태도와 관점에는 확고할 것이다. 경험과 사유는 판단과 결정의 중요한 핵심이 되며 대개는 혁신적 전환을 거치지 않는다면 기존 자신의 태도와 관점이 진리인 듯이 여기며 살아간다. 다른 사람의 그런 태도와 관점을 들을 때도 있지만 대개는 자신의 것이 강화될 뿐 타자의 태도와 관점은 그가 권위를 갖추었다고 믿기 전에는 참고의 대상이 되기도 힘들다. 하지만 이런 각각의 태도와 관점들은 세상에 인구수만큼 즐비하기에 개똥철학이라는 말도 있다.

 

그 흔한 개똥철학도 나름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갖추고 있을 테고 그렇기에 들어봄직하지만, 대부분은 타자의 그것을 들어야 한다면 종교 창시자나 철학자들의 그것에 연연할 것이다. 왜 그럴까를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본서만 읽어봐도 답이 나오는데 그건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철학이라는 것이 대부분에 경우 각 개인의 평생의 사유와 관점의 변화를 그린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본서는 철학 특유의 용어들에 난해함을 비껴갈 수 있으리만치 일상 언어로 평이한 서술을 해 주고 있어 독해가 그리 많이 어렵지는 않다. 물론 철학자들은 이해하고 나면 별것 아닌 생각들을 아주 어려운 용어들로 치장하고 은폐하는 재주들이 탁월한 데 서술이 쉽다 보면 용어의 난해함을 피해 가는 듯한 착각을 가지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본서를 통해 유년 시절부터 어린 시절 그리고 청소년 시절을 거쳐 세월을 겪어가는 동안 자신의 사유, 관점, 태도의 변화가 철학사의 흐름을 따르거나 때로는 역행하기도 하면서 진행되어 간 것이 다 담겨있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결국 철학에 대한 이해는 자신의 성장과 성숙 과정을 되짚어 보는 회상과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본서는 탈레스에서 아리스토텔레스까지의 고대에서 고대에서 중세로다시 중세’, 그리고 르네상스에서 근대로’, ‘근대 계몽주의 이후그리고 현대이렇게 철학사의 흐름을 6 분할로 전달하고 있다. 본 리뷰를 쓰기 전 언론과 다른 리뷰들을 참고했는데 본서만의 강점을 강신술과 비학에 대한 내용을 담고있다는 대에서 찾고 있었다. 앞서 말했듯 철학사의 흐름이 개인의 성장과 성숙의 흐름이 담겨있는 것이라면 오컬트적인 부분도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 싶다. 사실 그노시즘과 비학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텐데 본서에서 에소테리시즘이라고 정의한 정신문화의 한 축을 배격하고서 저술된 기존의 철학서들은 (인간의 사유와 관점들의 큰 맥락을 전하고자 하는 게 철학서라면) 특정 장르는 배제한 정리이지 않은가 싶다.

 

본서는 그런 까닭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 끌림을 느끼며 자신에 대한 일깨움을 더욱 짙게 가지게 할 서양 철학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본서의 쉬운 서술에도 마감 기간 이전에 완독하기 위해 무리한 속도로 독서를 하다 보니 이해 못한 대목들이 많았는데 673장인 본서를 하루에 1개 장씩 읽어 나가며 사유의 시간을 갖는다면 성찰의 시간도 동시에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이 철학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대개 타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을 그러니까 자신의 삶과 자신의 판단과 선택을 이해하고 싶어서가 더 깊은 까닭이리라. 자기 이해 이후에야 타인과 세상에 대한 이해나 포용도 가능한 것일 테니 자기 이해가 난해하게 느껴질 때 철학을 그리고 이 책을 가까이하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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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활용 백과사전 - ChatGPT, 코파일럿, 제미나이, 클로드, DALL-E 3, 딥엘,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 Suno AI, 소라 등 주요 생성형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100가지 활용법!
타구치 카즈히로 외 지음, 서수환 옮김 / 길벗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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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부제는 [ChatGPT, 코파일럿, 제미나이, 클로드, DALL-E 3, 딥엘,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 Suno AI, 소라 등 주요 생성형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100가지 활용법!]이다. 저서 자체가 [생성형 AI 활용 100과사전]을 이야기하고 있듯 6챕터이나 100개의 소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전반 3개의 소장이 생성형 AI에 대한 통론과 이 책이 다루는 AI에 대한 소개일 뿐 나머지 97개는 제목마따나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법을 다루고 있다.

 

읽고 나서 이 책의 활용 예제는 직장인들을 위한 배려도 아주 많다고 생각되었다. 카피라이팅, 아이디어 구상, 보도자료 작성, 기사 소재 만들기, 회의에 필요한 의제 정리, 백지상태에서 약관이나 계약서 초안 작성, 회의록으로 작업 목록 만들기, 생성형 AI와 구글 문서 및 구글 드라이브와 연동하기, 자사 제품 FAQ 하는 봇 만들기 등 카피라이터와 기자에게 필요한 정보 외에도 일반 사무에 유효한 활용법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물론 전체 활용 예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그다지 크지 않았으나 사무원인 독서가들이 주 독자층인 일본에서 출간된 책의 번역서이다 보니 사무에서의 실용성이 남달라 보이기도 했다.

 

물론 업무 외에도 학습, 일상, 취미와 여러 분야 창작을 위한 예제들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더 크다. 이미지 생성, 음악 창작, 동영상 제작을 위한 활용법으로 다각도의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고 영어 학습을 위해 최적화된 활용법이 다채롭게 소개되고 있다. 일상을 위해서는 책 한 권 요약 받기와 유투브 내용 번역과 요약, 조건에 맞는 유투브 추천받기, 코파일럿 등 생성형 AI로 인터넷 검색 이용하기, 이메일 대신 쓰기, 이메일 정리 요약,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내려받기 등등의 소소한 활용법도 기술되어 있다.

 

본서의 예제는 97가지이지만 활용하기에 따라 응용법도 다채로워질 수 있고 앞으로 새로운 기능을 갖춘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하게 등장할 것이 당연하니 이 책은 기본소양으로 좋을 듯하다. 생성형 AI가 등장하고 리뷰나 창작 집필을 비롯한 다양한 글쓰기에도 AI를 이용하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은데 그래서 어쩌면 온라인 서점들에서 개인 리뷰가 사라지진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러나 아마도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읽고 리뷰를 작성하는 고객들이 아직 많기 때문에 고객들의 유입이 개인 리뷰 작성을 없앰으로써 차단되는 경우를 굳이 온라인 서점 측에서 만들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리뷰 쓰는 자체를 즐기는 독서가들이 많기 때문에 AI가 리뷰쓰기에 활용되는 경우는 제한적이거나 아예 없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다. 나도 창작과 리뷰쓰기에는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구식 글쓰기를 선호하는 이유는 이런 방식이 익숙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글쓰는 자체가 즐겁기 때문이다. 아마도 누구도 자신이 즐거운 일을 기계나 인공지능에게 대신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본서는 일본에서 출간한 책을 번역 출판한 책으로 원서가 20241월 판이라 길벗 출판사 측에서 20252월 기준으로 업데이트하였다고 한다. 향후로도 아마 해마다 업데이트된 개정판이 재출간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생성형 AI의 기능과 양식이 몇 개월 단위로 업데이트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까 말이다. 원작의 저자들은 프리랜서이자 IT기술 컨슈머 전용 집필가작가, 편집자, 편집 프로덕션을 거친 연구원웹 서비스, 인터넷 마케팅, 디지털카메라, 가젯 등을 경험하고 리뷰하는 블로거로 본서의 집필에 최적화되어 있는 분야의 사람들이다. 본서는 노년층 분들께서 AI 활용법을 처음 접하시기에도 좋고, 직장인들이 좀 더 업무에 AI를 다각도로 활용하기 위한 선택으로 좋으며, AI를 콘텐츠 제작에 적극 활용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그 외로도 본서를 읽다 보면 AI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 수도 있다. 지금까지도 일부 AI에 대한 한정적 정의를 하는 저서들로 인해 AI의 기능은 제한적이고 짜깁기 편집과도 다를 바 없다는 견해를 답습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이미지에 대한 분석과 생성만 해도 한국적 표현으로는 그림에 대한 이해, 달리 말해 고도의 추론능력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으로 이는 AI의 성능이 특정 분야에서는 인간과 비등하거나 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바이기도 하다. 음악 생성 역시 수학적인 추론 없이는 불가능하고 말이다. AI를 문서 작성에만 이용하며 AI는 짜깁기만 한다는 견해를 아직도 갖고 있는 분들에게는 더 절실할 책이 아닐까 싶다.


#생성형AI활용100과사전 #다쿠치카즈히로 #모리시마료코 #이시타니마사키 #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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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 - ‘지금 이 순간의 나’를 깨우는 바샤르의 메시지
다릴 앙카 지음, 전경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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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서는 서평 제의를 받고 책 소개를 읽고는 망설임 없이 선택하게 되었다. 채널링 저작들에 그리 나쁜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 전 아모라 콴 인의 [빛의 시대 빛의 인간]이란 저작의 해당 수련법들을 시행해 본 기억도 있고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감각 명상]이란 종교적 소개와 수행 안내 요약집을 읽고 해당 사이트에서 명상 유도 영상을 시행해본 기억도 있다. 대개 채널링 저작은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 일부 희화된 채널러들을 마주하다가 채널링 저작들에서 약간의 사기가 아닌가 생각하는 경향들도 있을 것이다. 나로서는 채널링이 일부 계층의 대중 심리 통제를 위한 일종의 몇몇 사람을 통한 대중 최면의 일환일 수 있다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차원의 경계 너머에서 인간이 존재하는 차원의 한계에 맞춰 인간을 제도하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버리지는 않았다.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진실성이 어떻든 그들의 시각은 다양성의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고 보이며 그들이 제시하는 명상 또는 최면 유도문들이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줄 부분은 보이지 않았다. 더더군다나 아모라 콴 인의 수행 체계는 이후 몇몇 마법 수행 체계에 대해 공부하며 알게 된 수행 체계의 총체 같기도 했다. 과거 마법 수행 체계가 현대적으로 변모한 양상이다. 이를 수행한다는 누군가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이유는 없어 보였다. 그래서 본서에 대한 경계의 턱은 없었다. 나는 채널링이 가짜냐 진짜냐는 논의보다는 이 안에 내가 받아들여 내게 유익한 면이 있느냐 없느냐에 주목했다.

 

본서에서 가장 주목되던 부분은 나는 분리되어 있지 않은 하나라는 대목이며 온전히 내가 나의 이 순간을 만들나의 현재는 나의 책임이라는 대목이었다. 물론 길게 풀자면 아무리 관찰자 효과가 이 시대의 화두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성장 과정과 우리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타자의 영향과 외부 환경이 얼마나 지대한 권한을 차지했는데 자신과, 자신과 관계되는 타인들, 그리고 타인들과의 현실에서 지(자기)만 절대적인 영향을 행사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관찰자 효과를 말한다 해도 이 세계의 관찰자는 나 하나가 아니며 무수한 관찰자의 영향이 어우러져서 현실은 창조되는 것이라는 게 나의 신념이다. 바샤르는 물론 관념이 현실을 만든다고 이야기하지만 자신만이 자신의 현실을 만들며 자신만이 자신과 관계된 모든 현실에 대한 절대적인 창조자라고 믿는다는 건, ‘세상 모든 건 나의 뜻에 달렸다라고 믿는다는 건 일종의 정신병이라고 본다. 불가에서는 이런 정신병을 대자재 천마라고 한다. 모든 것은 절대성이 아니라 원인과 조건에 의해 모이고 흩어지고 만들어지고 무너지는 것이다. 이런 진실을 부처님께서는 연기법이라고 하셨다. 인연따라 일어나고 사라진다고 말이다.

 

분리되지 않은 나에 대한 바샤르의 말도 현대 심리학이 인간이 분열되어 있다고 말하기 보다는 인간의 의식에 층차가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기분에 따란 다른 결정을 할 때가 있고 상황에 따라 다른 판단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분열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때그때의 판단이 다르다고 분리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니 결국 바샤르가 무의식과 의식으로 분리되어 있다고 인간들은 자신을 본다는 말은 관점 또는 명제에 오류가 있다는 말이다. 그 논의의 시작은 오류가 있으나 결국 나는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정의에는 오류가 없지 않나 싶다.

 

본서에서 무엇보다 집중되던 것은 가슴 뛰는 삶을 살라는 대목이 아닌가 싶었다. ‘진정한 자신으로 이 순간을 살 수 있는 길을 걸으라는 권유로 들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권유를 실천하는 대에 유익한 프레임과 현실적 실천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다른 부분보다 이 대목들이 실제 유익한 관점과 실천법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제안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바샤르의 조언들은 읽고 있으면 그리 고차원적인 존재의 가르침으로는 다가오지 않는다. 다만 어느 정도의 반감 문턱만 넘고 보면 현실적인 조언이 될 수 있는 제안들도 함께 담겨 있다는 것이 본서의 가치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자신 스스로가 느끼는 가치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말이다.

 

전 세계 250만부 판매’, ‘아마존 25년 장기 베스트셀러라는 평을 보면 아직 이 책이 대중에게 유효한 면이 크다고 생각된다. 전체에 다 공감되지 않는다 해도 또 전체 다가 문제시 되는 내용도 아니다. 내게 선한 영향을 주는 대목들에 주목하며 독서해 보아도 좋을 책이라 생각된다.

 

#가슴뛰는삶을살아라 #다시가슴뛰는삶을살아라 #바샤르 #다릴앙카 #성혜영교수 #정현채교수 #영성 #의식성장 #채널링 #에드가케이시 #세스 #아브라함힉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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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 쾌락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7
에피쿠로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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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락시아는 평정심으로 번역될 수 있는데 평정심을 기반으로 덕을 추구하는 스토아 학파와는 달리 에피쿠로스는 이 아타락시아를 궁극의 행복으로 보았다고 읽혔다. 로고스라는 신적 이성은 내게는 섭리라는 의미로 다가왔는데 이 섭리를 따르며 평정심을 지속하는 걸 행복으로 본 듯하다. 평정심은 육체적 고통이 없고 정신적 동요가 없는 상태를 이야기한다는데 에피쿠로스는 ‘지속되는 고통은 약하고 강한 고통은 금세 끝난다’고 보았다. 하지만 실제로 잠시의 텀만을 두고 반복되는 강한 고통은 금세 끝난다고 보기 어렵다. 육체적 고통이라도 큰 격동이 잠시 텀을 두고 반복되면 “잠시 만에 끝났구나. 또 시작되겠지만 우선은 끝난 거야”라며 안도하는 사람은 없다. 텀이 있더라고 지속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그게 당연하다. 그러니 육체적 고통을 이유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존엄사’라는 말이 있겠는가? 그리고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행복을 주는 다른 요소들이 전혀 주어지지 않는 삶에서는 평정심을 갖추게 된다 해도 행복과는 무관하게 다가온다. 평정심의 구비 다시 말해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동요의 종료가 곧 행복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에피쿠로스는 욕망도 본성적이면서 필수적인 것과 본성적이지만 필수적이지 않은 것 그리고 본성적이지도 않고 필수적이지도 않은 것으로 구분하였다. 그가 말하는 본성이 무엇인지 헤아려 볼 필요가 있을 것도 같은데 그에 대한 해석이 없다 보니 본능과 본성을 구분 없이 사용하였나 싶기도 하다. 그는 기원전 270년에 사망한 사람으로 그 시대의 어의와 지금의 어의가 다른 부분은 주석에 있겠으나 그 시대에는 없던 개념이나 표현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본능에 대한 정의는 기원 후에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보면 여기서 말하는 본성이 본능일 수도 있겠다고 보면 이해가 더 쉬워진다. 당연히 에피쿠로스는 필수적이지 않거나 본성적이지 않은 욕망은 자제하도록 요구했을 것이고 그러하기에 자족에 대한 권유가 있었으리라. 그리고 그는 자족(소소한 삶에 만족하는 것)을 행복의 추구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보았는데 “가난은 커다란 부이며 무한한 부는 곧 궁극의 가난”이라는 식의 말을 했다. 언뜻 말장난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가난한 삶에서 자족할 줄 알면 아타락시아가 가깝지만 무한한 부를 추구하는 과정은 자신의 결핍에만 주목하고 외적인 것들만을 추구하게 함으로 인해 더욱 결핍을 크게 느끼는 궁극의 가난한 상태를 가져온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하지만 가난하다고 자족할 수 있게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가난은 직접적인 결핍을 자각하게 할 뿐이지 않은가? 부유한 이들도 거듭 재산에 대부분을 나눔으로써 함께 행복할 길을 찾아가려 하는 이들도 있다. 가난과 부가 문제가 아니라 그를 대하는 태도 곧 마음이 문제인 건 이 시대에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의 철학은 “평정심을 유지하고 신적 이성(로고스)에 따르며 자족하며 살면 행복하다”로 정의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우연(운명)을 믿지 말고 탐구(애쓰는 바)에 전념하며 살기를 권유하고 있다. ‘모든 게 운명이라고 말하는 자는 모든 게 운명이 아니라고 말하는 자의 말을 부정할 수 없다’고 한다. 모든 게 운명이 아니라고 말을 하는 것도 운명일 것이기 때문이다. 다분히 고대부터 이제까지 내려오는 논리학은 말장난 같을 때가 많은데 논리란 것 자체가 진리 탐구의 면도 있지만 놀이의 한 형식이지 않은가 생각되기도 한다. “카리나네 자매들은 모두 이쁘다. 난 카리나다. 고로 나는 이쁘다.”라는 말을 카리나가 했다면 거짓이 아닐 것도 같지만 만약 카리나에게 게리나, 야리나라는 두 언니가 있다고 할 때 둘이 다 이쁘지는 않을 수도 있기에 전제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는 게 논리라는 거다. 이런 삼단논법은 그저 놀이 형식이지 진리 탐구 차원에서는 결함이 크다고 보인다.

어쨌건 본서를 통해 에피쿠로스의 쾌락에 대한 윤곽 정도는 알 수 있겠으나 깊이 있는 걸음을 하기에는 다소 목마름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싶기도 하다. 에피쿠로스의 서신들과 그의 저작들에 대해서도 기미 정도 할 수 있는 수위로 수록되어 있다. 에피쿠로스의 철학에 대한 첫걸음이나 그 향기 정도를 미리 엿보고 싶다는 의도로는 좋은 저작이며 해제를 통해 그의 역사와 그의 철학의 기반이 무엇이었는지 살짝 맛보기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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