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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붕' 상태의 마음 

 

올해 1학기 학사일정이 수료된 지 이제야 1주 정도 지났다. 여름방학인데도 예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썩 유쾌하지 않다. 어느덧 대학생활의 반 정도를 지난 지금, 대학교 3학년에게는 '방학'이라는 것은 어쩌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지긋지긋한 기말고사가 끝나고 난 뒤에도 계절학기 수업을 위해서 방학 기간에도 학교에 등교해야 하고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해 외국어, 각종 자격증 학원에 다녀야 한다. 이제 도서관은 스펙을 준비하는 나에게는 제2의 집이나 다름없다. 끝이 없는 공부만이 나를 괴롭히는 것은 아니다. 1학기동안 성적을 위해서 공부했던 노력에서 나온 결과가 나쁘게 나오는 바람에 제대로 '멘붕' 맞은 상태다.

 

농담으로 말하자면 나의 정신은 현재 '초토화' 상태다. 총 7과목의 최종 성적을 확인하는 순간, 예전보다 더 못한 결과에 대해서 무척 치욕스럽게 느껴지고 내 자신 스스로에 대해서 분노감이 쌓이는 중이다. 이미 지나가버린 1학기의 시간들이 무척 후회스럽기만 하다.

 

나는 나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스스로 믿었다. '할 수 있다'는 마음만 있다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목표 성취를 위한 자신감은 어느새 '자만감'으로 변해버렸다. 내 마음 속에는 이미 '부지런함' 대신에 '오만, 나태함'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노력'은 사라지고 겉멋 든 허울뿐인 '능력'만 믿었다. 중간고사 때는 기대했던 목표치 점수가 나오지 않았을 때만 해도 기말고사에 더욱 집중하고 충실히 했어야 했다. 하지만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가 없었다. 그러기에는 시간상 역부족이었으며 내가 감당해야 할 공부의 양도 상당했다. 결국에는 대학생활에 있어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당연한 결과였다.

 

 

 

 이제는 고독을 안아주는 것만해도 버겁기만 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씁쓸한 기억들은 조금씩 잊혀지게 되었다. 방학이지만 지금도 학교에 나오고 있다. 계절학기 수업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오전에 계절학기 수업 중간고사를 쳤다. 오전에 계절학기 수업을 마치고 나면 바로 집으로 향하지 않는다. 발걸음을 도서관으로 옮긴다. 오후에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영어와 컴퓨터 자격증 공부를 한다. 물론 그 곳에서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읽기도 한다. 다만 방학 기간이라 오후 5시에 도서관이 문을 닫는다는 게 조금은 아쉽지만.

 

학교 도서관에서 혼자 공부하는 날이 많다. 공부할 때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 좋지만 솔직히 혼자 책상 앞에 앉아서 하루종일 책만 보면서 지낸다는 것은 무척 외로운 일이기도 하다. 공부하는 데 있어서 고독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공부한 노력의 대가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번 학기는 고독과의 싸움에서 패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도서관에 가게 되면 두 세 명 이상 모여서 같이 공부하는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예전에는 그러한 풍경에 별 관심도 없었는데 이제는 기나긴 아웃사이더의 생활을 견디기에는 내 감정의 인내에 한계가 온 듯하다. 서로 모여서 얼굴을 맞대면서 공부를 하고 휴식 시간에는 외로울 일이 전혀 없는 그들의 모습이 얼마나 부럽던지...  이제는 고독을 내 스스로 안아주는 것만해도 버겁게 느껴진다. 오히려 공부하기 위한 집중력을 흐트려놓는 방해 요인이 되고 있다.   

 

공부에 지친 머리를 식힐 때면 그냥 도서관에 꽂힌 책들을 확인한다거나 아니면 그냥 무의미하게 창문 너머 캠퍼스 풍경을 바라볼 때가 많았다. 도서관 건물 안에서 혼자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가끔은 운 좋게도 친한 동기들을 만날 때도 있지만 수업 시간도 서로 다르고 나만큼 공부하는 녀석이 많지 않아서 도서관에서 자주 보는 일은 많지 않다.

 

 

 

 우연히 그들을 만나다, 그리고 위로받다

 

오늘도 계절학기 수업 중간고사 시험을 끝나자마자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해결하고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방학이라서 그런지 도서관 건물 내부에 학생들이 많지 않다. 간혹 나처럼 혼자사 공부하는 몇 몇 아웃사이더들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지금처럼 고요하면서도 적막한 도서관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오히려 사람 발길이 드물어진 조용한 도서관에 있으니 이전에 느꼈던 외로운 감정들이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조용한 도서관 안에 있으니 그동안 내가 바라보지 못했던 대상들이 조금씩 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도 우연하게 말이다.

 

우리 학교 도서관에는 총 5층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일부 층계별의 복도를 이루고 있는 벽에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들이 액자로 걸려져 있다. 비록  진짜 원본이 아닌 '복제품'이지만. 그동안 학교생활을 하면서 학교 도서관을 다른 동기들에게 비해 많이 가는 편이다. 그런데 도서관 건물 내부에 내가 좋아하는 화가들의 그림들이 액자에 걸어져 있다는 사실을 오늘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꽤 많은 그림 액자들이 있었다.

  

 

 

 

 * 도서관 지하

 

     

 

 

 

 

 

 

 

클로드 모네 「인상 : 해돋이」1872년

 

 

 

 

 

 

 

 

 

 

 

 

 

 

 

 

 

도서관 지하에는 옛날에 발간된 책들이나 많이 훼손되어 읽을 수 없는 책들을 따로 보관하는 보존서고와 기계실이 있다. 내가 신입생 때만 해도 지하를 통해서도 도서관 내외부를 드나들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군대를 갔다오고 난 이후부터는 지하실에 출입통로를 폐쇄해버렸다. 지하실이야말로 사람 발길이 많지 않는 허름한 공간이 되어버렸다. 지하실 공간 또한 윗층 자료실 공간만큼 평수가 꽤 있어서 그냥 보존서고 자료실로 쓰기에는 조금은 아까운 면이 있다. 그리고 그 거대한 공간 속에서 쓸쓸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두 그림 액자도 안쓰럽고.

 

지하실에는 클로드 모네의「인상 : 해돋이」와 빈센트 반 고흐의「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이 있었다.

 

   

 

 

 

 

 

 

 

 

빈센트 반 고흐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1889년

 

 

 

 

 

 

 

 

 

 

 

 

 

 

 

 

클로드 모네와 빈센트 반 고흐, 태어나고 자란 나라만 다를 뿐 인상주의 미술이 한참 꽃 피우기 시작한 시기에 동시대에 활동했다는 사실이 이들 두 사람을 연결시켜줄 수 있는 공통적인 사항이다. 모네와 고흐, 이 두 사람이 서로 예술적으로 교류한 사실은 전혀 없지만 타자들과의 친밀한 교류를 무척이나 좋아했고 한편으로는 갈망했던 화가들이다. 그랬기에 이들도 내적으로 외로움을 많이 타는 유약한 사내였다. 고흐는 알다시피 동생 테오와 Dr. 가셰를 포함한 몇 몇 친분 있는 이들을 빼면 친구가 많지 않는 전형적인 외톨이다. 고흐가 그나마 외로움을 완전하게 달릴 수 있는 방법으로는 오직 붓과 팔레트를 잡고 캔버스 앞에서 그림을 그리는 일 뿐이다. 그리고 자신의 고독한 감정들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또 돌아와서 작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손에서 붓이 떨어질 것 같다. 나는 내가 바라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3점의 대작을 완성시킨다. 그것은 사나운 하늘 밑에서 엄청나게 넓어지는 밑밭을 그린 작품으로, 나는 극도의 슬픔과 고독을 충분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 -     

 

 

 

 

 

 * 도서관 1층  

 

 

 

 

 

 

 

 

빈센트 반 고흐 「아이리스」1890년

 

 

 

 

 

 

 

 

 

 

 

 

 

 

 

 

고흐는 생전에 수천 점의 유화들을 남겼는데 그 중에 꽃을 대상으로 그린 그림들이 꽤 많이 있다. 고흐가 그린 정물화라고 하면 '해바라기' 연작이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도서관 1층에 자리잡고 있는 '아이리스(붓꽃)' 또한 유명한다.  아이리스의 꽃말은 다양한다. '기쁜 소식, 존경, 신비한 사람, 우아한 마음, 사랑의 메시지, 아름다움의 소유자' 등등.  '아이리스의 꽃이 피고 나면 첫키스의 향기가 난다' 누군가는 아이리스의 그윽한 향기를 이렇게 감성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과연 고흐는 아이리스의 꽃말을 알고 있었으며 그림을 그리는 내내 아이리스의 향기를 맡아봤을까?  고흐는 혼자 있을 때나 정신병원에 요양 생활을 했을 때나 항상 꽃들이 만발한 정원 내부에 걷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에게는 정원은 이방인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는, 평화롭고 자신만을 위한 은밀한 공간이었다. 그는 정원에 혼자 거닐게 되면 외톨이인 자신이 모습과 아름다운 꽃이파리로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자신의 아름다운 향기로 사람들의 감각을 매혹케하는 꽃과 비교를 하기도 했다. 외톨이 고흐에게는 그러한 꽃의 존재가 마냥 부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아이리스의 꽃말처럼 불행하게도 죽을 때까지 제대로 된 아름다운 사랑의 경험도 해보지 못했으며 시대는 고흐의 독창적인 예술을 알아주지 않았다. 비록 세상을 떠난 뒤 수십년이 지나서야 그의 삶과 예술은 위대한 아름다움으로 존경받을 수 있었다.   

 

 

 

 

 

 

 

 

 

 

오귀스트 르누아르 「아르장퇴유의 정원에서 그림을 그리는 모네」 1873년

 

 

 

 

 

 

 

 

 

 

 

 

 

 

 

 

 

 

클로드 모네 또한 정원의 풍경을 화폭에 많이 담은 '정원의 화가'이다. 그는 생전에 정원 딸린 거처에서 생활하면서 정원의 풍경화를 많이 그렸는데 르누아르는 아르장퇴유 정원에서 그림을 그리는 데 열중하고 있는 모네의 모습을 그렸다. 그저 자신의 인상주의 화풍의 동료 화가의 일상적인 모습의 한 장면을 그린 그림에 불과하지만 르누아르 특유의 밝은 색채의 톤이 더해져 자신이 좋아하는 정원 속에 그림을 그리는 모네의 모습은 보는 이에게 더욱 평화스러운 분위기를 느껴지게 만든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는 모네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부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마음을 피로하게 만드는 번뇌로 가득한 속세에서 떨어진 곳에서 자신만의 공간에서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한번쯤은 꿈꿔볼 만한 꿈이기도 하다.  

  

 

 

 

  * 도서관 2층

 

 

도서관 2층에 걸려져 있는 두 점의 그림들은 낯설었다. 재미있게도 2층에는 슬픔에 잠긴 채 웅크리고 앉아 있는 벌거벗은 남자의 모습과 삶의 여유로움이 한껏 도취된 채 화려한 레이스가 달린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여자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을 만날 수 있었다.   

 

 

 

 

 

 

 

 

 

 

제임스 티소 「봄」1878년

 

 

 

 

 

 

 

 

 

 

 

 

 

 

 

 

 

3, 40분 동안 검색 끝에 두 남녀가 그려진 그림의 제목과 화가를 알 수 있었다. 먼저 당당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그린 그림은 제임스 티소의 「봄」이다. '제임스 티소'라는 화가의 이름은 생소하더라도 그가 남긴 그림들은 처음 접한 관객들도 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친근한 이미지다. 그는 인상주의 화가들과 함께 동시대에서 활동했으며 그는 파리의 사교계 여인들을 정확하고 생동감 있게 표현한 그림으로 명성을 얻었다. 티소의 그림들은 인상파 화가들처럼 파리지앵의 일상을 담고 있는 풍경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그의 화풍은 인상주의보다는 고전주의에 근접하다고 볼 수 있다.   

 

클로드 모네가 첫 번째 아내 카미유를 위해서 그녀를 모델로 한 그림들을 남겼듯이 티소 역시 오직 한 여자를 사랑할 줄 알았던 감성적인 로맨티스트였다. 제임스 티소는 원래 영국 출신이었으며 본명은 자크 티소였다. 자신보다 한참 어린 나이에다가 이미 자식까지 두고 있으며 한 차례 이혼 경력이 있는 캐슬린 뉴튼이라는 여인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 당시 전통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강했던 시기라 티소와 뉴튼과의 연애를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티소의 성공에도 결코 좋은 영항을 주지 않았다. 상류층들 사이에서 작품 주문을 받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티소는 뉴튼과의 연애 이후부터 주문량이 뚝 끊어질 정도였다.  

 

티소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그녀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듬뿍 담아 뉴튼의 모습을 담은 초상화를 많이 제작했다. 「봄」또한 뉴튼과의 연애 시절에 그려진 작품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사랑은 오래 가지 않았다. 캐슬린은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고 만다. 사랑하는 연인 캐슬린의 죽음은 티소에게는 커다란 상처로 남게 되었고 이후부터 티소는 '자크'라는 이름을 버리고 '제임스'라는 새 이름을 가지고 프랑스로 건너가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 속에 그저 사랑의 추억이 남아 있는 영국 땅에서 짝 잃는 외톨이로 산다는 것이 힘들었던 탓일까. 그녀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은 티소를 강신술에 심취하게 만들었고 죽은 캐슬린의 영혼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했다고 한다.

 

 

 

 

 

 

 

 

 

이폴리트 플랑드랭 「바닷가에 앉은 젊은 남자의 누드」1837년

 

 

 

이폴리트 플랑드랭이 그린 젋은 남자의 모습은 사랑하는 동반자를 잃은 슬픔 또는 실패한 사랑에 의해 깊은 좌절감과 절망에 빠져버린 사내를 연상하게 만든다. 캐슬린을 잃은 티소의 감정도 플랑드랭의 누드 남자처럼 삶의 절망감에 못 이겨 홀로 움츠러있었을 것이다.

 

사실 플랑드랭이 관객들에게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바닷가 한가운데 홀로 앉아 얼굴을 숙인 채 웅크리고 있는 벌거벗은 남자를 그린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어찌 보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인간이라는 존재는 결국 근원적인 고독에서 땔래야 땔 수 없다는 중요한 의미를 알리고자 했을지도 모른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모두 고독하게 나고 고독하게 살아가다가 고독하게 들어가는 것. 인간 존재로서 지니는 고독감은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운명적인 정서다. 

 

 

 

 

 * 도서관 5층

 

 

도서관 마지막 5층은 서양서자료실이다. 외국어가 어느 정도 가능한 학생들만 이용 가능한 자료실이라서 그런 것일까?  사실 5층도 지하실과 마찬가지로 사람 발길이 많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얀 반 에이크「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1434년

 

 

 

 

 

 

 

 

 

 

 

 

 

 

 

 

 

 

5층에서 만나 본 그림들 같은 경우에는 3층의 그림들처럼 서로 뚜렷하게 대치되어 마주 보고 있었다.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같은 경우에는 행복한 부부의 전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에 존 에버랫 밀레이의 「오필리아」는 햄릿을 향한 사랑에 실패하다 못해 아버지의 죽음까지 겹쳐 끝내 실성한 채 자살로 생을 마감한 비련의 여인이다.

 

 

 

 

 

 

 

 

 

존 에버랫 밀레이 「오필리아」1852년

 

 

 

 

 

 

 

 

 

 

 

 

 

 

 

 

 

 

 

 

 

 

 

 

 

 

 

 

 

 

 

밀레이의 그림이 도서관에 걸어져 있는 복제품 중에서 가장 큰 편이다. 인적이 드문 조용한 5층에 전시되어서 그런지 한손에 꽃을 쥐고 팔을 벌린 채 꽃으로 둘러싸인 강가에 둥둥 뜬 채 창백한 얼굴로 죽어가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처량해보인다. 5층에 잠깐이라도 들린다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물 위에서 죽어가는 저 여인의 슬픈 사연을 알고 있을까?  죽은 오필리어는 말을 하지 못한다.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의 꽃들이 관객에게 여인의 사연을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그녀의 목 주위의 제비꽃은 '순결'을 의미하고 팬지는 '허무한 사랑'을 알려주며, 수선화는 '깨진 희망'을 상징한다. 강가에 핀 양귀비는 깊은 수면상태, 더 나아가 '죽음'을 의미하며, '나를 잊지 말라'는 꽃말의 물망초가 물 위에 떠서 오필리아의 작은 바람을 담고 있다.

 

우리 삶의 무게가 다르듯 삶이 아름다울 수도 있고 지옥 같을 수도 있다. 우리네 삶은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은 현실적으로 자신에게 만족을 하는 사람이고 세상을 살아 갈 이유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사랑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을 사랑한다면 세상을 놓지는 못하리라.

 

 

 

 

 고통을 달래는 순서는 없다

   

사람들은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 애초부터 가진 것 없이 내던져진 삶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을 사람들은 조금만 더 가질 수 있었다면 행복했을 것이라는 가정을 항상 입에 달고 산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복잡미묘하다. 행복은 비교 대상이 있어야만 행복하다. 그리고 자신보다 잘나거나 완벽한 존재를 비교함으로써 자신은 불행하다가고 자기 판단하기에 이르게 된다. 꼴등이 없다면 일등도 없다는 이치다. 세상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 중 자신이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불행이 지배하기 시작한다. 처음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낄 때에는 빠져 나오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해보지만 그것마저 여의치 않을 때 삶이 지겨워진다. 살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 불운과 불행에 속박되어 있는 자기 자신을 해방시켜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 때문이다. 심약한 사람일수록 더욱더 그런 생각에서 빠져 나오지를 못한다. 사람은 불행할수록 자신을 학대한다. 불행에서 빠져 나오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학대하는 편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토란잎과 연잎은 종이 한 장 차이다 토련(土蓮)이라고도 한다

 

큰 도화지에 갈매기와 기러기를 그린다 역시 거기서 거기다

 

누워서 구름의 면전에 유리창을 대고 침을 뱉어도 보고 침으로 닦아도 본다

 

약국과 제과점 가서 포도잼과 붉은 요오드딩크를 사다가 반씩 섞어 목이나 겨드랑이에 바른다

 

저녁 해 회색삭발 시작할 때 함께 머리카락에 가위를 대거나 한송이 꽃을 꽂는다 미친 쑥부쟁이나 엉겅퀴

 

가로등 스위치를 찾아 죄다 한줌씩 불빛 낮춰버린다

 

바다에 가서 강 얘기 하고 강에 가서 기차 얘기 한다

 

뒤져보면 모래 끼얹은 날 더 많았다 순서란 없다

 

견딘다

 

- 김경미 「고통을 달래는 순서」-

 

 

 

전시회 그림을 구경하듯 명화 복제품들을 쭉 둘러보면서 나는 그들에게 받은 위로를 얻을 수 있다. 아니 위로받았기 보다는 명화 속에 담겨진 예술가들의 생애와 그림 속의 의미를 쭉 헤아려보면서 내가 겪고 있는 고독과 욕구 불만에서 비롯되는 번뇌들은 이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차피 삶에서 마주하게 되는 번뇌는 '거기서 거기'다. 김경미의 시 속 구절처럼 그저 견뎌야하는 것이 유일한 해답이라고는 말 할 수 없지만 고통과 괴로움을 스스로 견뎌내지 못한다면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의 나락 속에서 방황할 뿐이다. 이제 나이를 먹어가면 먹어갈수록 익숙해져버린 고독에서 비롯된 소심하고 작은 고통에 대한 관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금은 부드럽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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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6-29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잔뜩 걸린 도서관은 너무 멋지지 않습니까.
그나저나 새삼 시루스님께서도 군대를 갔다오셨다는게 느껴집니다.

시루스님 파이팅!

cyrus 2012-07-01 18:24   좋아요 0 | URL
네, 책에서 많이 보던 그림을 이렇게 도서관에서 재회하니깐 기분이 새롭고도 신선했어요. ^^

이진님은 아직 고등학생이니까 벌써부터 입대에 염두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공부할 땐 공부하고 책 읽고 싶을 땐 책 읽고, 놀 땐 놀고. 해야할 것 분명히
하면서 젋은 시절 즐겁게 누렸으면 좋겠어요. 뭐 저도 아직 젋은 축이지만
지금도 후회한게 공부, 독서, 노는 것, 요 세 가지를 군 입대하기 전까지 하나라도 제대로 하지 못한거에요 ^^
하지 못한게

아이리시스 2012-06-29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페이퍼는 나를 위한 거 같네요. 고흐와 르누아르라니^^
제가 시루스님 알고부터는 늘 성적이 괜찮은 것 같았는데 이번에는 실망했군요! 근데! 잘 못할 때도 있어야죠..맨날 어떻게 잘해..사람이!!!

계절학기 듣군요! 난 그거 안듣고 졸업해서 어찌나 좋던지;;
도서관과 책 가까이 있으면 언젠가 좋은 일이 생기겠죠! 시루스님은 잘 해왔으니까. 화이팅!
방학했는데 뜸해서 물어보러올라고 그랬어요. 한발 늦었지만..

cyrus 2012-07-01 18:27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아이리시스님. 그냥 개인적인 생각만 썼을 뿐인데, 아무래도 복제 그림들이 아이리시스님의 감성을 만족스럽게 해준거 같네요 ^^

이번 학기는 떨어졌으니까 다음 학기에는 성적이 올라갈거라고 믿어요. 작년 학기 때도 그랬었고요. ^^

ㅎㅎㅎㅎ 그런데요, 지금 계절학기 신청한거 후회해요 ㅋㅋㅋㅋ 다음 주부터 학교에서 행정학 관련 수업 일정이 있거든요. 오전 시간대랑 겹친다는 게 문제인데.. 그렇다고 이미 일정 반을 소화하는 계절학기 수업 땡땡이치기는 그렇고,, 이번 계절학기 수험료 제 통장에 있는 돈으로 충당해서 아깝기도 하고요.. ^^;;

맥거핀 2012-06-30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 학기에는 좋아지겠죠. 뭐 그렇게 노력을 하시니 안 좋아질 이유가 없잖아요? (더구나 이렇게 자책을 하시니..저는 학교 다닐때 누구 방어율이니, 장학금 면제니 하면서 농담하고 별 생각없었는데..ㅠㅠ) 도서관에 저렇게 그림도 많고 멋있네요. 저 학교 다닐 때 도서관은 우중충하고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는데. 음..왠지 공부도 잘 될 것 같아요.

cyrus 2012-07-01 18:29   좋아요 0 | URL
네, 이제는 시간이 지나니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났습니다. 이번 달 중순에 석차 나오면 또 멘붕오겠지만요 ㅋㅋㅋㅋ

저는 방학기간에 학교 도서관에 오는게 이번이 처음인데 정말 학기 때보다 학생이 많지 않아요, 정말 건물 전체가 조용해요. 그래서 책 읽고 공부하기 딱 좋은 시기인거 같아요 ^^

마녀고양이 2012-07-01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이 페이퍼 읽으면서 저도 서둘러 제 성적을 확인해봤답니다. ^^

멘붕이라고 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노력만큼 나오지 않아서 많이 속상할거 같네요. ㅠㅠ.
우린 계속 이렇게 시험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어떤 판정을 기다리는 연속이네요.
사이러스님은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군요. 그래도 힘내시고, 도서관에서 열심히 하시기를.
제 페이퍼 댓글에 다신 것처럼, 공부를 완전히 손놓지는 않으셨을 듯 한데... 저는 방학이어도 많이 바쁘네요. 아하하. ^^* 요즘 좀 뜸해서, 사이러스님과 많은 교류를 못 했네요. 조금 미안해지기도 하구..... 계절학기를 듣는다니, 더운 때에 고생이네요. 화이팅합시다!

cyrus 2012-07-01 22:08   좋아요 0 | URL
아니요, 오히려 제가 송구스러운데요. 많이 바쁘더라고 간간이 서재 이웃분들에게 작은 안부 한 마디라도 하지 못한게 아쉬우면서도 얼마나 죄송스러운지..
뒤늦게서야 친한 이웃 한 분 한 분 서재를 떠난 것을 확인할 때가 더욱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요..

방학이니깐 이웃분들 서재에 종종 놀러갈려고 해요. 요새 페북이랑 카카오스토리로 짧은 글만 많이 보고, 쓰다보니 이제는 긴 글도 읽고 싶고 쓰고 싶어졌어요 ^^
 

 

 

 

 

 

 

 

‎1

집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저는 아주 귀여운 천사를 만났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천사를 어떻게 봤냐고요?

포근한 엄마 품 속에서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면서 새곤새곤 잠에 푹 빠진 갓난아기입니다.


...
잠들기 전에 아기는 제 얼굴을 계속 쳐다봤습니다. 제 얼굴이 재밌게 생겨서 그런지 이 아기는 자꾸 저 얼굴을 쳐다보면서 싱글벙글 해맑게 웃더군요. 그 아기의 미소가 너무나도 귀여워서 폰의 사진으로 담으려고 했으나 아기가 사진을 의식한 탓인지 시선을 외면하더군요. ^^;; 버스 타는 내내 20분 정도 아기의 미소를 사진으로 담기 위해서 기회를 노려봤지만 결국에는 엄마 품 속에서 꿈나라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 때 하필이면 제가 목적지에 내려야하는 바람에 사진을 찍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잠든 천사와 헤어져야 했습니다. 예전에 학교 축제 때 공연하러 온 포미닛 패왕색 현아의 섹시함을 사진으로 찍지 못해 아쉬웠던 그 때 심정과 똑같았습니다.

결국 저는 급한 마음에 잠든 아기의 모습이라도 몰래 도촬(?)했습니다.



2

우리는 살아가면서 지나간 인생 중에서 가장 중요했던 시기 또는 다시 되돌아가고 싶은 시절을 꼽는다면 젋은이들은 학창시절,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은 주저없이 20대의 젋은 시절이라고 다들 말합니다.

하지만 전 오늘 버스 안에서 아기 천사를 만난 순간,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그저 순수하기만한 귀여움 돋는 아기 시절도 인생에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아기야말로 우리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위대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아기가 미소짓는 모습을 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얼굴에 웃음이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아기의 조그만 손을 만져보고 싶고 머리를 쓰다듬고 싶은 마음도 생깁니다. 아기의 미소는 웃음기 없는 무뚝뚝한 중년 아저씨들은 저절로 웃게 만듭니다. 그리고 자신의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여 주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오는 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아기의 귀여움 돋는 미소를 보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기도 한 번 보채기 시작해서 울음이 터지기 시작하면 청소기 소음에 맞먹을 정도로 엄청나게 시끄럽습니다. 그래서 엄청 울어대는 아기를 가리켜 장난삼아 '악마'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아기 우는 소리에 질색하여 아기 자체를 싫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기의 미소는 우리에게 웃음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천사답게 행복 바이러스도 선사해줍니다. 웃을 수 있다는 것은 곧 마음이 행복하다는 증거입니다. 마음이 행복하다는 것은 신체 역시 건강합니다. 즉, 웃음은 우리 삶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삼단논법이 성립됩니다.

그저 아기의 울음소리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불행하게도 아기의 귀여운 미소를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거나 혹은 봤으면서도 자신이 인식하는 모든 대상을 오직 부정적으로만 보는 성격의 사람일수도 있습니다. 부정적인 성격이 강한 사람일수록 긍정적인 성격의 사람에 비해 살아가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정도가 당연히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3

기독교에서 천사란 천국에서 인간 세계로 내려와서 신과 인간의 중간에서 신의 뜻을 인간에게 전하는 동시에 신을 향한 인간의 기원을 신에게 전하는 천국의 사자(使者)라고 합니다. (으르렁거리는 호랑이 친구 사자 아니에요 ^^;;)

인간이 신과 같은 초인적 존재에게 바라는 소원 또는 기원의 내용은 제각각이지만 궁극적을 본다면 별 탈 없이 행복하게 잘 살아가기를 원하는 것이 우리 인간이 간절히 원초적인 삶의 욕망입니다.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나 건강하게 무병장수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나 다 공통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데서 비롯된 기원입니다.


저는 버스에거 내리기 전에 단 1초 동안 잠든 아기천사의 얼굴을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천사에게 말했습니다.

"20분 동안 나를 행복하게 해줘서 고맙다. 너의 귀여운 미소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행복 바이러스를 전해줬으면 좋겠다."

비로 아기의 미소를 사진으로 찍지 못했지만 저는 버스 타는 20분동안 아기로부터 행복이라는 아주 좋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이 사진으로나마 제 글을 보고 있을 서재이웃분들 모두 행복의 기운을 마구마구 느꼈으면 합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 ~~~~!! ♥♥♥ (^o^)



P.S

갓난아기 시절의 순수하고 귀여움은 속세의 먼지와 과도한 알콜로 인해 이제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지만 ....

저도 남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판타스틱 베이비'가 되고 싶습니다.
Wow~~~~ fantastic baby ~~~~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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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6-25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진지하신 시루스님에서 벗어나 20대 청년의 시루스님으로 오셧군요!
저는 갓난아이부터 꼭 3~4살까지의 아이만 좋아합니다. 5살부터는 장난끼가 많아져요. 그럼 그 때부터는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만약 아이에 관한 일을 해야한다면 베이비시터를 하겠습니다. (있으리냐만은) 음. 아이는 잘 때가 가장 예쁩니다.

cyrus 2012-06-28 11:3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잘 때도 예쁘고요ㅎㅎㅎㅎ 버스 탈 때 저런 귀여운 아기를
만나면 가는 내내 지루하지가 않아서 좋아요 ^^

굿바이 2012-06-25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지내시죠? 판타스틱 베이비님 ^_______^
오늘 마주한 풍경중에서 단연 으뜸인데요, 저 사진 말이죠!!!

cyrus 2012-06-28 11:39   좋아요 0 | URL
답글이 늦었네요. 잘 지내고 있어요. 굿바이님 ^^
사실 저 사진 찍느라 조마조마했어요, 괜히 죄 짓는 기분이랄까요? ^^;;

노이에자이트 2012-06-26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아 같은 여자와 결혼하면 천사같은 아이가 나오겠지요.

cyrus 2012-06-28 11:4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역시 노자님~~ 역시 이런 댓글 쓰실 줄 알았습니다. ^^

blanca 2012-06-26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좋은 아빠가 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는 잠든 모습이 가장 예뻐요. 아이에게 뽀뽀를 자꾸 하면 잠투정을 많이 한다는 얘기 ㅋㅋ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도 아이 어렸을 때 잠들면 계속 뽀뽀했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의 뒷모습도 참 아름답네요

cyrus 2012-06-28 11:41   좋아요 0 | URL
글쎄요 ㅎㅎ 그냥 아기만 좋아할 수도 있어요. 잠든 아기에게 뽀뽀하는
블랑카님 멋져요. 아이가 블랑카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자랐겠어요 ^^

감은빛 2012-06-26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천사였다가 자주 악마로 돌변하는 녀석, 저희 집에 하나 있습니다.
몇 해전에도 하나 키웠는데,
그 놈은 부쩍 커버려서 이 글에서 말하는 천사나 악마랑은 조금 다른 듯 해요.

가끔 젊은 남자가 아기를 좋아하면 이해못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저는 어려서부터 아기를 정말 좋아했어요.
게다가 이상하게도 낯선 아기들도 저를 좋아하더라구요.
아내가 '미스테리'라고 생각하는 에피소드가 몇 있습니다.

퇴근시간이네요.
어서 가서 천사였다가 악마로 돌변하는 녀석 이마에 뽀보해야겠습니다. ^^

cyrus 2012-06-28 11:43   좋아요 0 | URL
아기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하기 때문에 주위에 있는 모든 것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지게 되고 또는 어떠한 편견을 가지지도 않죠, 그래서
그런 아기들이 참 좋은거 같아요 ^^

꽃도둑 2012-06-27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타스틱 베이비~ 한참 웃었습니다..
오랜만이에요, 사이러스님,,,^^
글이 편안하게 느껴져서 정말 좋아요...

저도 얼마전에 천사 손을 잡고 하늘을 날았는데..사이러스님도 천사를 만났군요,,ㅎㅎ

cyrus 2012-06-28 11:44   좋아요 0 | URL
네, 오랜만이에요. 꽃도둑님. 버스를 타게 되면 아기들을 만나게 되는데
며칠 전 만난 저 아기처럼 저렇게 귀여우면서 편안한 녀석은 별로 없었어요.
제가 버스에서 만났던 아기들은 대부분 울었거든요 ^^;;
 

현대경제연구원(HRI)이 올여름 휴가철 최고경영자(CEO)들을 위한 도서를 선정했다. 이제 여름휴가 시즌 이 맘 때쯤이면 각 경제연구원에서 CEO들을 위한 추천도서 목록을 소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좀 있으면 삼섬경제연구소(SERI)에서도 CEO를 위한 추천도서 목록이 나오지 싶다. 그리고 알라딘에서도 이와 관련된 구매 이벤트를 펼쳐질 것이고...

 

이번에 선정된 도서들 중에 읽은 것이 3권이다.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제러미 리프킨 <제3차 산업혁명>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우리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등이다. 이제 막 여름휴가를 시작된 터라 시간 있을 때 나머지 책들도 읽어볼 예정이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마이클 스펜스의 <넥스트 컨버젼스>다.

 

이번 1학기 때 행정학과에서 개설된 전공과목 중에 '행정정보체계론'이 있다. 이 강의 덕분에 요즘 미래학에 대해서 부쩍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인간은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미래의 일을 정확하게 예견할 수는 없지만 변화하는 환경의 흐름을 감지하면서 미래를 대비할 수는 있다. 물론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고 그것을 포착한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면 변할수록 새롭게 등장하는 신기술 또는 특정 사회에 형성되는 트렌드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가진다면 불확실한 미래의 변화를 즐길 수 있는 '스마트(smart)한' 신(新) 인류가 되지 아닐까 생각된다.


1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3차 산업혁명- 수평적 권력은 에너지, 경제, 그리고 세계를 어떻게 바꾸는가
제러미 리프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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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민.박정호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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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컨버전스- 위기 이후 도래하는 부와 기회의 시대
마이클 스펜스 지음, 이현주 옮김, 곽수종 감수 / 리더스북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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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 세계적인 석학 자크 아탈리가 밝혀낸 세계 경제 권력의 향방
자크 아탈리 지음, 권지현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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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스마트워크(Smart work) 시대다!

 

 

 

 

 

 

 

 

 

 

 

 

 

 

 

 

 

 

 

스마트워크(Smart work)란 말 그대로 ‘똑똑하게 일한다.’는 뜻이다. 사무실 개념을 탈피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업무를 볼 수 있는 근무 형태를 말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IT 강점을 스마트워크에 접목시켜 저 출산, 고령화라는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것이다.

 

 

 

 

출처: 매일경제 (2010년 8월 11일자)

 

 

 

유형은 재택근무, 이동근무, 유연근무, 스마트워크센터 근무 등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재택근무는 말 그대로 각종 IT기기를 이용해 집에서 일을 하는 것이며, 이동근무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을 이용해 공간적 제약 없이 업무를 보는 것이다. 그리고 유연근무는 사무실이 정해져 있지만 근로자의 생활 패턴에 맞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근무하는 형태며, 스마트워크센터 근무는 주거 지역 부근에 사무실을 마련해 놓고 이곳에서 원격 근무를 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근무형태는 출퇴근 시간 교통량을 감소시켜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되며, 비용 절감, 소외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1950년대만 해도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블루칼라 근로자들이 다수를 차지했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는 화이트칼라가 블루칼라를 대체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화이트칼라의 관리방식은 블루칼라를 관리하던 방식으로 행해져 왔다. ‘어떻게 되었는가.’ 하는 결과 중심의 매니지먼트 그리고 그러한 방식의 관리가 가능한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를 재구축해야 하는 것이 이 시점에서 스마트워크가 필요한 이유이다.

 

그동안 개인의 창의성이 많이 강조되어 왔으나, 기회를 살리지 못한 현실이다. 우리는 조직 차원의 보다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이것을 창의 기반 생산성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현실적으로는 생산성과 창의성 간의 역설과 같은 모순이 존재하지만, 21세기 창조적인 기업으로 거듭나면서 지속 성장을 모색하는 기업이라면 창의성, 생산성 모두를 확보해야 한다.

 

조직 내 다양성이 증대되고 있는 지금, 스마트워크는 조직창의성으로 승화시켜야 하는 21세기 기업에게 필요한 새로운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인력의 다양성 증대와 함께 스마트워크가 필요한 이유는 현실이 워크하드(Work hard)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노동시간이 길고 생산성은 낮다. 스마트워크는 다른 기업과 차별되는 새로운 근로생활의 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스마트워크 시대로 전환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변화의 과정을 대비하여 그곳에서 창출되고 있는 근로생활의 가치를 통해서 자신의 역량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스마트워크 시대 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정말 '스마트'(Smart)한가?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CF 마지막 장면.

이제 시대는 인류에게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한' 생활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제대로 사용하고 있을까?

 

 

 

삼성전자에서 출시된 갤럭시 노트 CF 마지막에 보면 ‘HOW TO LIVE SMART' 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30초라는 아주 짧은 시간으로 제작된 이 광고 속에서 우리는 광고 마지막, 그것도 불과 1초도 채 안 돼서 나오는 이 문구는 스마트폰과 같은 신종 모바일 기기가 우리 실생활에서 아주 밀접하게 사용되고 있는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셈이다. 지금도 우리는 스마트폰의 보급이 이루어지고 있는 이 스마트워크 시대 속에서 광고문구대로 ‘스마트’하게 생활하고 있다. 시간과 장소를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여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스마트워크 시대 속에서 ‘스마트’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즉,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좀 더 영리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이라 하면 인터넷을 통한 정보 검색이 가능한 용도로 사용되는 정도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 손 안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 공부를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통해서 공부한 지식 및 정보를 단순히 개인을 위한 자기계발 목적의 획득(습득)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이 다함께 공유할 수 있다.

 

그래서 ‘나만을 위한 공부’(For me the study)가 아닌 ‘모든 사람들을 위한 공부’(For all those study)가 이루어질 수 있는 스마트워크 시대 속에 적합한 공부 방법을 나름대로 소개하고자 한다.

 

 

 

 

 스마트폰으로 공무원 고시 준비하기

 

 

취업을 공무원에 목표를 두고 있어서 어플리케이션 스토어(Application store, 앱 스토어)에 ‘공무원 고시’ 관련 앱을 찾아봤는데 ‘사이버국가고시센터(http://www.gosi.go.kr)’와 같은 공무원 고시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유용하면서도 공신력 있는 앱은 아직 개발하지 않았지만 ‘공무원 고시’라고 검색을 하게 되면 각종 공무원 고시 기출문제 등 다양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평소에 공무원 고시 일정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는데 ‘공무원 공고 알리미’라는 앱 덕분에 굳이 공무원 고시 일정을 검색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준다. 이 앱에는 월별 공무원 시험 정보를 모두 담고 있으며 매 정기적으로 정보들이 업데이트된다. 직렬별 원서접수 기간에서부터 시험일정까지 모든 일정 정보들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일정에 대한 궁금한 사항을 댓글 창을 통해 입력할 수 있음으로써 실시간으로 앱을 사용하는 이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기존의 온라인 공무원 고시 관련 카페처럼 앱을 사용하는 이들이 함께 모여 스터디 일정을 계획한다거나 공무원 고시에 합격할 수 있는 비결을 알 수 있는 후기 등 인터넷에서만 가능했던 정보 공유 목적의 온라인 공간이 이제는 스마트폰에서도 접할 수 있다.

 

 

 

 

 

공무원 기출문제를 직접 풀어볼 수 있고 학습 가능한 공무원 기출문제 앱 일부  

 

 

 

그리고 공무원 고시에 대비할 수 있는 각종 과목의 기출문제들도 어플리케이션 스토어에 검색하고 찾을 수 있다. 공무원 고시를 대비할 수 있는 전공서적 및 수험교재들은 대부분 분량이 많다. 공무원 고시를 준비하는 데 공부해야 할 과목 수만 해도 기본적으로 5~7개임을 감안한다면 이동하는 데 있어서 불편하다. 그리고 그 방대한 분량의 서적 탓에 언제 어디서나 공부할 수가 없다.

 

하지만 공무원 기출문제 앱만 있으면 간편하게 스마트폰으로 역대 기출문제들을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문제를 풀어볼 수 있다. 무조건 아침 일찍 일어나서 공무원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서 무거운 수험교재들을 들고 다니면서까지 공공도서관으로 향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얼마든지 다운로드 받은 문제들을 풀어봄으로써 공무원 시험공부를 간편하게 할 수 있다.

 

기존의 공무원 고시 공부는 이론적 내용을 담고 있는 전공서적과 문제들만 모아 놓은 수험교재가 함께 있어야 했다. 이렇다보니 시간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학습법만 고집하게 되는 경향이 생기게 마련이다. 두 권의 방대한 분량의 서적을 번갈아 봐야한다는 것은 무척 비효율적인 공부 방법이다. 공무원 고시 기출문제 그리고 공무원 고시에서 자주 출제된다거나 수험생들이라면 꼭 알아야 할 핵심내용들을 따로 요약, 정리해놓은 앱까지 갖추고 있다면 보다 수월하게 시간을 절약하면서 공부할 수 있다. 기출문제 앱을 이용하다가 이해하기 어렵다거나 꼭 재학습해야하는 중요한 핵심내용을 암기하고 싶다면 바로 수험교재 속 모든 내용을 담고 있는 앱을 바로 이용하면 된다. 굳이 종이로 된 수험서적을 일일이 뒤적거리는 필요가 없게 된다. 특히 학업이나 각종 자격증 및 TOEIC 공부 때문에 학업 일정이 여유롭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공부는 아주 유용하다.

 

필자는 항상 등교나 하교할 때 이 두 가지 앱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활용하는 편이다. 이러한 공부 방법 덕분에 그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던 행정학 원론 과목 내용을 다시 한 번 숙지하고 상기한다. 공부할 시간이 마땅치 않거나 장소가 여의치 않을 때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공무원 공부 방법을 꾸준히 활용할 수 있다.

 

 

 

 

 PC의 파워포인트 시대는 갔다, 이제는 스마트폰의 프레지(Prezi)가 대세!

 

 

 

 

 

 

 

 

 

 

 

 

 

 

 

 

 

 

 

 

 

 

 

 

 

 

 

 

 

지금까지의 프레젠테이션이 주로 발표자가 슬라이드에 끌려가 내용 읽기에 급급했다면 최근 등장한 프레지(Prezi)는 시각적으로 청중을 자극한다. 파워포인트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발표 도구로 주목 받고 있다. 프레지는 웹 기반의 PT 도구로 ‘프레지’ 사이트(www.prezi.com)에 가입만 하면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할 수 있다.

 

프레지는 2009년 4월 공식 서비스를 시작,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두고 있다. 한국어 서비스는 지난해 10월부터 제공되면서 프레지 사용법 강의에 사람들이 몰리는 등 커뮤니케이션 광고, 마케팅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사용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사진출처: 프레지 공식사이트

 

 

특히 프레지는 필요한 정보를 줌인, 줌아웃(Zoom out, 확대, 축소)해 강조하거나 숨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웹툰과 동영상 그리고 텍스트를 유기적으로 묶어 전달력이 높아지는 장점을 지닌다. 때문에 색다른 이력서를 원하는 구직자는 물론 직장 내 기획서 및 과제 발표 등에 활용하면 남들보다 돋보이는 PT를 할 수 있다. 익히는 데도 시간이 적게 걸린다. 1시간이면 사용법을 익혀 쓸 수 있다. 무료와 유료 서비스로 세분화돼 있지만 대부분 기본적인 작업은 무료로 다 할 수 있다.

 

또 프레지의 경우 웹브라우저 상에서 작업, 저장, 공유를 할 수 있어 사용자 대부분은 자기가 만든 프레젠테이션 작품을 이메일, 블로그뿐만 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려 소통은 물론 마케팅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사진출처: 한국 프레지 사용자 모임

 

 

 

그리고 기존의 프레젠테이션이 컴퓨터 PC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발표 도구임을 감안하면 프레지는 아이패드, 아이폰을 통해서 지원이 가능하며 발표용으로 슬라이드 쇼를 진행할 수 있다. 또 아이폰을 이용해서 프레지를 제어, 실행할 수도 있다. 웹 자료를 직접 프레젠테이션 할 수 있고 다운로드 받은 파일을 제어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는 애플 아이폰을 통해서만 프레지 앱을 사용할 수 있으며 안드로이드용 프레지 앱은 아직 개발하지 않은 상태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용 스마트폰 사용자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갤럭시 이외 다른 스마트폰 기종에서도 프레지 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스마트폰 중심으로 실행되는 프레지가 실행되는 날까지 이제는 프레젠테이션 스킬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프레지를 사용할 줄 아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급속한 변화의 시대 속에 '스마트하게' 살아남기

 

공부는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스마트워크'의 시대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인류는 속도의 발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능동적으로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러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금의 현실을 순응, 안주하기보다는 지금보다 더(better), 그리고 끊임없이(Continue)하게 공부해야 한다. 열심히 살아가는 방식은 인생의 미덕에 불과하다. 이제는 ‘스마트하게’ 살아야 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공부야말로 스마트한 생활방식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Smart IT(스마트 그리드, Smart greed)와 다양한 사회 시스템과의 융합,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의 변화 등을 통해 안전하고, 편리하고, 경제적인 시민이 원하는 스마트한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이 사회에서 무슨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사회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스마트하게 일하고 따라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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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 - 궁궐에 핀 비밀의 꽃, 개정증보판
신명호 지음 / 시공사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살고 싶으면 입 다물라', 궁녀(宮女), 삶의 존재 이유

 

 

     

 

궁중 속 애욕과 광기의 정사를 그린 《후궁: 제왕의 첩》(2012)

궁녀의 치정 살인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궁녀들 간의 암투를 묘사한 《궁녀》(2007)

 

 

 

요즘 극장가에서 흥행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영화 중에 최고의 핫(Hot)한 영화가 바로 《후궁: 제왕의 첩》이다. 여배우의 전라노출과 농도 짙은 배드씬 장면이 꽤 있는 19금 영화라는 장르의 제약 속에서도 전국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한순간 어긋난 사랑으로 인해서 후궁에 들어가게 된 '화연'(조여정 役)과 단지 그녀를 소유하려다 못해 욕망과 광기에 눈이 멀게 된 권력자 '성원대군'(김동욱 役) 간의 애욕의 정사를 다루고 있다. 이 영화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후궁을 여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본다면 그저 '비밀'의 역사로만 알려진 궁중의 내막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후궁》이 개봉되기 5년 전에는《궁녀》라는 이름의 영화가 개봉되기도 했다. 이 영화 역시 19세 미만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그렇다고 궁녀의 에로티시즘을 묘사한 것은 아니다. 자살로 위장된 궁녀의 치정 살인사건 해결을 중심으로 드러나는 궁녀들 간의 은밀한 암투를 중심으로 그려낸 미스터리 장르의 영화다. 《후궁》보다는 《궁녀》야말로 영화로 재현된 궁녀들의 생활을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궁녀》를 촬영하기 위해 메가폰을 잡았던 김미정 감독은 《후궁》에서는 각본을 맡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두 편의 영화만 가지고 '궁녀'라는 존재에 대해서 확실히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하자면 과연 우리에게 '궁녀'는 어떠한 존재일까?

 

 

 

 

충남 부여에 위치하고 있는 낙화암에는 지금까지도 바다로 몸을 던진 백제 최후의 왕 의자왕의 삼천궁녀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사적 일화는 역사학계에서는 '허구'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백제의 삼천궁녀에 대해서도 어떠한 실질적인 역사적 문헌도 단 한 개도 없다. 백제의 사비 성 인구가 5만 명 정도 추산한다면 이 '삼 천'이라는 숫자는 과장되었다고 볼 수 있다. 후세의 호사가들이 역사적 장면을 극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그나마 가장 큰 숫자를 붙여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궁녀'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낙화암에서 뛰어 내렸다던 백제의 삼천궁녀다. 이 역사적 일화 덕분에 지금까지도 의자왕(?~660)은 나라를 망친 방탕한 군주이면서도 동시에 다른 사내들 부럽지 않을 정도로 무려 삼천 명이나 되는 궁녀를 거느린 진정한(?) 군주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의자왕의 이미지 덕분에 궁녀는 단순히 왕 한 사람을 위한 성 노리개 정도로만 치부하고 있다. 이번에 개봉되어 상영중인《후궁》까지 더해진다면 궁녀는 권력자의 파멸을 이르게 하는 무시무시한 한국형 '팜므 파탈'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과장되면서도 편협된 역사적 증언과 영화에 대한 관객의 몰입을 위해 극적인 요소가 가미된 영화 속 궁녀의 이미지를 따로 놓고 본다면 궁녀의 삶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전혀 다르다.《궁녀》 포스터를 살펴보면 '살고 싶으면 입 다물라' 라는 문구가 눈에 띌 것이다.

 

그렇다. 정말로 궁녀는 인간으로서 살기 위해서 입을 다물어야 했다. 궁녀는 '궁(宮)의 여자', 한편으로는 궁의 주인이나 다름없는 '왕'의 여자이기도 했다. 궁녀들은 궁중 안에서 한평생 왕이나 왕후의 일거수일투족을 보좌해야 했다.  백성들에게는 '위대한 군신(君神)'과 다름없는 왕족의 사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에 제한적인 삶을 살아야했다. 그래서 결혼 적령기가 되어서도 결혼을 할 수 없으며 궁녀로서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없는 나이가 되어 궁궐 밖으로 나가서도 궁녀들에게 결혼은 '금지'에 가까운 금기였다. 궁녀가 궁궐 외부의 사내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면 왕의 사생활뿐만 아니라 궁정 생활에 대한 모든 것을 발설하게 되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녀는 궁 안으로 들어오게 된 이상 왕족의 눈 밖으로 나지 않기 위해서는 말과 행동을 삼가해야만 했다. 궁중 생활에 대해서 함부로 말했다가는 역적으로 몰려 죽음을 당할 수도 있으며 진정한 '왕의 여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발로 걷어차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비록 현존하고 있는 역사적 문헌을 통해서 본다면 낮은 신분의 궁녀가 '왕후'가 된다는 것은 단 1%에 불과할 정도로 희박했지만 말이다.

 

 

 

 궁녀, 신분 상승을 꿈꾸다  

 

우리가 '궁녀'라는 존재를 더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먼저 조선의 여성들이 '궁녀'가 된 이유를 먼저 알고 있어야 한다. 궁녀는 왕족들의 생활에 가장 밀접한 계급이기 때문에 궁녀 선발 과정은 좀 복잡하다. 간답하게 설명하자면 기본적으로 궁녀의 선발 조건은 각사(중앙 정부의 관청)에 소속된 여자 종(공노비)들이다. 양인의 여성들도 궁녀가 될 수 있었지만 이는 부득이한 상황에서 의해서 선발되었을 뿐 궁녀 선발 규정에서는 양인 여성들은 궁녀로 뽑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궁중 내에서 발생한 역모사건의 진상을 기록한『추안급국안』(推案及鞫案)에서 양인 출신 여성들이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인해서 궁녀가 되는 사례를 볼 수 있다.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정으로 인해서 자발적으로 혹은 강제적으로 입궁하여 궁녀가 되었던 것이다. 천이라는 이름의 나인(內人)은 한양에서 과부로 살다가 생계를 위해서 자발적으로 궁녀가 되었으며 명순이라는 궁녀는 열세 살 때 궁중 행사를 보기 위해서 가족들과 함게 구경하러 갔다가 아예 그곳에서 광해군 세자의 나인이 되었다. 명순이 화려한 궁중 행사에 넋 빠져 넓은 궁중 안에서 길을 잃어버린 바람에 궁녀가 되었다기보다는 그녀의 부모가 당시 생계가 어려워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딸을 궁궐로 입궁시켰다고 볼 수 있다. 명순이 궁녀가 된 이유에는 그 당시 조선 백성들의 궁핍한 실상과 동시에 조선의 여성으로서의 겪어야 하는 사회적 진출의 한계를 엿볼 수 있다. 양반이 아닌 이상 생계를 제대로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양인의 딸로 태어난 조선의 여성들은 양인 남편의 아내로서 일생을 살아가야했다. 어찌 보면 조선의 여성이 궁궐로 입궁하여 궁녀가 된다는 것은 조선의 여성들에게는 그나마 제한적인 자신의 지위을 극복할 수 있는 사회적 진출을 위한 기회였다. '궁녀'라는 것도 궁중 내에 있는 모든 잡일을 도맡아야하는 노동을 하면서 월급을 받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소개된 궁녀가 된 양인 여성들의 사연 이외에도 신명호 교수가 발굴한 궁녀에 대한 잡다한 정보가 기록된 사료들을 추려 본다면 궁녀는 다른 조선의 여성들에 비해 자신이 처한 사회적 진출의 한계를 어떻게든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지니고 있었으며 유난히도 신분 상승에 대한 욕구가 강했음을 알 수 있다.  

 

궁녀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는 다르게 상궁 박씨는 궁녀라는 지위의 한계 속에서도 부동산을 통해서 부를 축적하기도 했다. 궁에서 주는 월급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는지 상궁 박씨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산 증식에 노력했다.

 

 

13년이 흐른 후 상궁 박씨는 또다시 부동산을 매입한다.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매입하지 않고 자신의 남자 종 대복(大福)을 시켜 매입하도록 했다. 그 사이 노비도 샀다.

 

 - 신명호 『궁녀: 궁궐에 핀 비밀의 꽃』시공사, p 223 -

 

 

 

 

 

 

 

2005년에 개봉된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속 장면.

연산군(右, 정진영 役)과 장녹수(左, 강성연 役)

 

 

공전에 최대 흥행관객 수를 기록했던 이준익 감독의《왕의 남자》와 1995년에 방영된 동명의 사극 드라마 덕분에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장녹수(?~1506) 같은 경우에는 노비의 신분에서 왕의 후궁까지 오르게 된 신분 상승에 성공한 궁녀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가난한 노비의 딸로 태어난 장녹수는 어려서부터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그녀에 대한 역사적 문헌에 의하면 그렇게 눈에 띌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는 아니었지만 가무에 출증한 재능 덕분에 자신보다 연하인 연산군(1476~1506)의 눈에 들어올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이와 신분을 초월할 정도로 장녹수와 연산군은 예술적 교감이 가능했고 친모 폐비 윤씨(1445~1482)에 대한 결핍이 강하게 자리잡았던 연산군은 연상의 장녹수를 통해서 자신의 결핍한 모성애를 채우고자 했다. 이러한 왕의 총애를 받을 정도로 친밀한 관계 덕분에 장녹수는 후궁에 맞먹을 정도의 권력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장녹수의 일생은 상궁 난이(?~1623)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궁녀는 죽을 때까지 자신과 한 번 맺게 된 주인을 섬겨야 했으며 그 주인이 살아 있다하더라도 다른 주인을 섬기게 된다면 그것은 '배신'에 가까운 행위였다. 하지만 선조의 두 번째 왕비인 인목대비 김씨(1584~1632)의 궁녀였던 난이는 자신의 신분 상승을 꾀하기 위해서 주인을 배신했던 궁녀의 사례로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난이는 번번이 상궁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여러 번 놓치게 되자 광해군(1575~1641)과 인목대비 김씨 사이의 갈등을 기회로 삼아 광해군 쪽의 궁녀로 돌아서게 된 것이다. 난이는 인목대비 김씨를 핍박하기 위해서 인목대비 김씨 밑에서 일하는 궁녀들을 포섭할 정도로 노골적으로 광해군을 위해서 앞장 섰다. 하지만 1623년 인조 반정이 일어나 광해군이 폐위되자 승승장구했던 난이의 운도 여기까지였다. 그녀는 역적의 몸이 되어 그 해에 사약을 받고 세상을 떠났다.

 

 

 

 

 사랑 그리고 성적 욕구마저도 억압했던 궁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궁녀는 입궁하게 된 순간부터 '여성'으로서의 지위를 거의 반 정도 스스로 포기해야만 했다. 일단 궁궐 내에서도 사내와의 연정을 품어서는 안 되었고 당연히 결혼도 할 수 없었다. 그나마 결혼을 한다고 해도 궁녀들은 신랑 없이 혼례를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이들은 자의적으로 한편으로는 강제적으로 성적 욕구를 억제해야만 했다. 하지만 궁녀들도 당연히 '여성'이기에 어떻게든 성적 욕구를 표출하고자 했다. 궁녀들은 네 다섯 명 정도 한 방에 생활했다. 이러한 폐쇄적인 공간 속에서 궁녀들 사이에서 동성애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특히 사춘기에 가까운 어린 나이에 입궁한 젋은 궁녀 그리고 네 살이라는 너무 어린 나이에 입궁하여 외간 남자를 단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채 살아야했고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궁녀들에게는 사랑과 성이 금지된 궁궐 내 생활이 무척 답답하고 외로웠을 것이다.

 

궁궐 내의 궁녀들 간의 동성애를 '대식'이라고 하는데 궁궐 내 대표적인 동성애 스캔들이 바로 세종(1397~1450)의 큰며느리 세자빈 봉 씨와 궁녀 소쌍과의 관계다. 남편인 문종(1414~1452)이 워낙에 공부를 좋아하고 여색을 멀리한 모범적인 성격이다보니 봉 씨는 남편의 사랑을 그리워한 채 독수공방으로 지내야만 했다. 결국 목 말라하던 사랑에 대한 갈증을 자신의 밑에 있던 궁녀 소쌍와의 동성애를 통해서 해갈했다. 사랑의 결핍에 괴로워했던 봉 씨에게 소쌍은 단순히 육체적 동성애 상대가 아닌 정신적 사랑의 상대로 이르게 된다. 하지만 이 둘 간의 은밀한 관계가 궁중 내에서 소문이 나게 되었고 세종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이에 세종은 격노하여 세자빈 봉 씨를 폐위시켜 궁궐로 쫓아내버리고 말았다.

 

 

  

 

 완전한 '여자'가 되지 못한 '궁의 여자'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험 매슬로우(Abraham H. Maslow)는 인간에게는 다섯 가지의 목표 또는 기본적인 욕구를 지니고 있다는 '욕구계층론(욕구단계설)'을 주장했다. 매슬로우가 규정하고 있는 '다섯 가지의 욕구'는 다음과 같다. 생리적 욕구(physiolosgical need), 안전에 대한 욕구(safety need), 사랑 또는 소속에 대한 욕구(belongingness or love need), 존경에 대한 욕구(esteem need) 그리고 자아실현(need for self actualization)이라는 최종적인 욕구가 그것이다.

매슬로우의 욕구계층론에 따르면, 개인은 하위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면 다음 단계의 욕구를 추구한다고 보고 있다. 이 이론은 인간은 경제적인 존재인 동시에 사회적인 존재임을 밝혔다는 데서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만약에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이 다섯 가지의 욕구 중 단 한 개도 발현되지 않는다는거나 혹은 충족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자신이 진정 추구하고자하는 삶의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리라. 그래서 욕구는 삶의 목표를 위한 행동의 동기 유발 요인이 되는 동시에 인간의 복잡한 성격을 보다 입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는 일종의 스펙트럼(spectrum)이기도 하다.

 

신명호 교수의『궁녀: 궁궐에 핀 비밀의 꽃』을 통해서 소개한 궁녀들의 삶을 매슬로우의 이론에 도입해본다면 궁녀는 우리보다 더 욕구에 대한 본능이 강했고, 그것에 충실했다고 볼 수 있다. 먹고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생리적 환경을 보장받는다거나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 자진해서 궁녀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궁녀 경력이 쌓이게 되면 궁궐 내에서 돌아가는 권력의 흐름을 파악하게 된다. 자신이 섬기고 있는 권력 있는 왕족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하며 그것을 잘 이용해 후궁이라는 최상의 궁극적 지위를 꿈꾸게 된다.

 

하지만 궁녀들에게 단 한 가지 욕구가 없었다. 아니, 궁녀가 된 이상 절대로 가져서는 안 될 욕구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또한 '여성'의 삶의 일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지극히 여성이라면 가지게 되는 본능적인 욕구이기도 하다. 그것이 바로 '사랑에 대한 욕구'이다. 궁녀들 또한 천상 여자이기에 이성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어 있다. 하지만 궁녀의 삶을 살아가게 된 이상 '사랑'과 '결혼'은 금지 행위다. 그리고 성적 욕구를 누릴 수 있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마저 스스로 포기해야만 했다. 이러한 수준이라면 궁녀들은 여성으로서의 지위를 거의 상실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자, 이제 궁녀를 왕을 위한 성 노리개라고 말할 수 있는가?  궁녀는 '궁녀'이기 전에 연약한 여자였다. 비록 평생을 눈 감고, 귀 막고, 입 다물고 살아야 하는 게 궁녀들의 삶이었지만 그들에게도 우리처럼 다양한 욕망을 품었으며 그것을 실현시키고자 했던 인생도 있었다. 마찬가지 그들도 인간이었고 여자였던 것이다. 어쩌면 남성 중심의 조선 사회에서 가장 억압받았고 불행한 여성은 바로 궁녀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녀들의 삶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비밀에 가려져 있기에 역사적 고증이 불가능할뿐더러 제대로 된 역사적 평가마저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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