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 인원] 50명

[모집 기간] 9월 4일(금) ~ 9월 7일(월) / 개별 공지 및 발송 9월 8일(화)

[리뷰 기간] 9월 9일(수) ~ 9월 23일(수)

 

올 여름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킨 『미스터 메르세데스』의 작가, 스티븐 킹이 선사하는 복수에 관한 네 가지 이야기!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스티븐 킹의 걸작 중편집 『별도 없는 한밤에』 서평단 50분을 모집합니다.

 

 

☞ 서평단 신청하기

 

 

 

"『별도 없는 한밤에』를 쓰면서 나는 어떤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저지를지도 모르는 일, 또 그들이 선택할지도 모르는 행동 방식을 기록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등장인물들은 희망을 아예 잃어버린 사람들은 아니지만, 우리의 가장 간절한 희망조차도 때로는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다."

 

—스티븐 킹, 작가 후기 중

 

 

 

[수록작] 「1922」 「빅 드라이버」 「공정한 거래」 「행복한 결혼 생활」

 

 

 

★★★ 해외 언론의 추천평 ★★★

 

 

"이제 킹의 기나긴 경력에서 저녁에 해당하는 지금,

그의 마지막 중편집이 될 『별도 없는 한밤에』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그야말로 훌륭한 '스티븐 킹 표' 소설." ―닐 게이먼, 《가디언》 리뷰

 

 

"작가 스스로도 두려움에 떨지 않았을까 의심케 하는 귀기 어린 이야기들." — 《뉴욕 타임스》

 

 

"서툰 작가를 만났다면 뻔한 복수담으로 전락했을 소재들이

스티븐 킹의 손에서 공감과 성찰을 담은 이야기로 거듭났다." — 《워싱턴 포스트》

 

 

"나름의 방식으로 처절한 독을 품은 이야기들,

그럼에도 함께 밤을 맞이하고 싶은 훌륭한 친구들." —《가디언》

 

 

 

 

※ 글과 사진은 황금가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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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5-09-05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드디어 이 책이 번역되는군요. 2년전에 읽으면서 왜 이책은 번역을 안할까..생각했는데, 이제라도 번역이 되어 반갑네요.

cyrus 2015-09-06 20:12   좋아요 0 | URL
보슬비님도 한 번 서평단 신청해보세요. ^^

stella.K 2015-09-05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킹은 아직 읽어보지 않은 작가라 갈등 때린다.
이제 웬만해선 서평단 신청 안하려고 하는데...ㅠㅠ

cyrus 2015-09-06 20:13   좋아요 0 | URL
평소에 잘 안 읽는 작가라서 저는 서평단 신청은 패스하려고요.
 

 

 

 

 

 

 

 

 

 

 

 

 

 

 

 

 

 

 

사람들이 책을 읽는 이유와 목적은 다양하다. 시험이나 과제 등의 필요 때문에, 혹은 연구의 목적으로 책과 자료를 뒤지기도 한다. 그저 나처럼 책 읽는 것이 편하고 좋아서 늘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도 있다. 그 목적이 어디에 있던지, 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동안에는 누구나 자기만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독서는 ‘자유로움’에서 멀어지고 있다. 책을 잘 읽으려면 책을 통해 실제 자신을 변화시키는 방법, 실생활에 적용하는 독서법을 먼저 익혀야 한다. 혼미한 시대에 성공을 원하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기본요건으로 ‘독서법’이 강조되고 있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독서를 통한 성공담을 들려주는 자기계발 서적들은 독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책 좋아하기로 소문난 유명인사들은 인문고전을 즐겨 읽었다고 한다. 특히 성공한 경영인들이 고전이나 문학 등 인문학 전공자가 많았다는 사실은 독서로 쌓는 인문학적 교양과 창조력이 경영의 핵심역량임을 보여준다. 여기에 맞춰 권위 있는 교육기관 또는 연구기관은 고전과 현대서적을 골고루 소개한 도서목록을 만든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문학동네, 2010)의 저자 이지성은 인문고전 독서가 두뇌를 변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체계적으로 독서를 하면 그다지 머리가 좋지 않은 사람도 천재적인 지성을 지닌 두뇌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문고전을 읽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우리의 삶을 바꿔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마땅히 대답하기 힘들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지성은 고전에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한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이지성의 책 제목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검색해보면, 연관 검색어로 ‘리딩으로 리드하라 목록’이라는 것도 나온다. 《리딩으로 리드하라》 뒤편에 있는 ‘단계별 추천도서 목록’을 의미한다.

 

그런데 고전의 인문학 지식이 둔재를 천재로 만들어주는 현자의 돌이 될 수 있을까? 고전을 즐겨 읽는 사람으로서 이지성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이런저런 책을 뒤적뒤적하며 오독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 ‘딜레당트’다. 그래서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독서를 열심히 하면서 깊이 있는 내공을 갖춘 이지성의 노력을 존경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성공’ 또는 ‘천재’라는 단어의 틀에만 맞추려는 그의 독서 인식에 반대한다. 이지성은 출판계의 연금술사다. 연금술사들이 하는 일이란 값싼 금속인 납을 화학반응을 통하여 가장 값비싼 금속인 황금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처럼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이지성은 마치 황금이라는 허상을 좇았던 중세의 연금술사처럼 고전 독서가 무조건 ‘황금빛 성공’을 보장해줄 거라고 주장한다.

 

이지성의 ‘단계별 추천도서 목록’은 알고 보면 그렇게 대단하지 않다. 우리나라 유명 대학교 추천도서 목록을 외국 명문대가 선정한 고전 도서 목록을 적절하게 조합한 것이다. 이 목록에 미국 그레이트 북스 재단이 선정한 고전 도서 목록도 포함되어 있다. 시카고 대학 총장 로버트 허치슨시카고 대학을 세계 명문 대학으로 키우기 위해서 졸업 전까지 철학, 예술, 인문기초 영역에서 100여 권의 인문고전을 필수적으로 읽어야 하는 교육방침을 마련했다. 시카고 주 정부는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고전을 읽고 토론할 수 있도록 ‘그레이트 북스’ 재단을 설립했다. 이지성은 시카고 대학의 교육방침을 옹호하면서 ‘천재’가 되는 인문 고전 독서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사실 이 내용만 보더라도 순진한 독자는 “인문 고전을 열심히 읽으면 사회에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있구나.”라고 믿는다. 《리딩으로 리드하라》에는 고전 독서를 통해서 성공하는 천재로 거듭나는 사례가 이 책의 절반을 차지한다. 비약이 있는 논리임에도 불구하고, 똑똑한 자녀를 원하는 부모들은 저자의 말을 맹신하게 된다. 그러고는 ‘단계별 추천도서 목록’대로 자녀에게 고전 읽기를 권하는 것이 아니라 강요한다.

 

이지성 열풍은 사유와 비판이 결여된 인문학이 ‘문화자본’으로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성공하기 위한 인문학과 독서’로 향한 대중의 관심 속에는 계층 상승의 열망이 숨어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가정에서는 자녀에게 일찍부터 책을 읽힌다. 이지성은 이러한 사례를 반복 언급하면서 자녀에게 가난의 대물림을 주지 않으려면 일찍부터 고전을 읽으라고 말한다. 이지성식 독서법의 등장이 인문학 열풍에 기여를 했다고 해서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이는 곧 인문학이 ‘성공’과 ‘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지름길이라는 인식에 동의하는 것과 같다. 이지성 또는 이지성의 책을 좋게 보는 독자에게 윌리엄 데레저위츠의 《공부의 배신》(다른, 2015)을 권한다. 윌리엄 데레저위츠는 명문대의 엘리트 교육이 현실에 순응하기만 하는 양 떼를 양산한다고 지적한다. 이지성이 그렇게 좋아하던 그레이트 북스 재단의 독서 프로그램도 비판의 칼날을 피하지 못한다. 윌리엄 데레저위츠는 독서 프로그램 개발의 이면에는 이주민 자녀, 유대인 등을 미국의 지배계급으로 편입시키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말한다. 결국 ‘성공하는 사람이 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공부는 사유와 비판하는 방법을 잊게 한다.

 

이지성은 독자에게 자신이 만든 도서목록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자신만의 도서목록을 만들 것을 당부한다. 정말로 옳은 말이다. 그런데 인터넷과 SNS에서는 이지성의 충고가 배제된 채 ‘단계별 독서목록’이 공유되고 있다. 심지어 그레이트 북스 재단의 도서목록은 독서 커뮤니티에서 ‘명문대의 독서목록’이라는 이유로 소개된다. 도서목록의 실체를 모르는 사람은 목록에 있는 책을 무조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자는 책을 읽기 전에 반드시 자신에게 질문해야 한다. 목록에 있는 고전이 정말 나 자신의 정신을 살찌우게 하는 좋은 영양소가 될 수 있는지를. 천 년 동안 세계가 인정한 유명 고전이라고 해서 이 책을 읽은 모든 독자를 다 만족하게 하지 못한다. 세상의 모든 독자에게 감동을 주는 완벽한 고전은 절대로 없다. 그러므로 유명한 고전이라고 해서 무조건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유명인사가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책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과연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성공하기 위해서 고전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너무 단순하다. 그리고 평생을 그런 식으로 책을 읽는다면 무슨 재미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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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3 2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04 1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다이제스터 2015-09-03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만큼 별 짜게 주셨군요^^

cyrus 2015-09-04 18:50   좋아요 1 | URL
원래 별 한 개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나름대로 책 내용의 장점이 있어서 별 두 개로 정했습니다. ^^

지금행복하자 2015-09-04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분이 이끄는 인문학 그룹이라해야하나 폴리~ 라 하는것이 있는데 고등학교로도 인문학강좌 나가더군요~ 상위권학생들에게밖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던데~~
좀 입맛이 쓰더군요~~ 강사진도 빵빵하던데~ 역시나 그렇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비슷한 이유로 이 분 별로 안 좋아해요. 리딩이 리드하기도 전에 재미가 먼저 없어져요~~ ㅎㅎ

cyrus 2015-09-04 18:57   좋아요 0 | URL
저도 이지성 씨가 운영하는 인문학 그룹, 봉사활동 단체가 있다는 걸 들어본 적이 있어요. 이지성 비판론자들은 저자의 활동 또한 현실성 떨어진다고 비판하더군요. 제 생각에는 학교 측이 성적 상위권 학생들을 따로 뽑아서 인문학 그룹 활동을 권했을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인문학 그룹이 진행된다면 모든 학생들에게 인문학 공부를 권하는 이지성 씨의 목적은 비판받아야 합니다.

저는 책 속에 사례와 일화가 너무 많아서 지루했습니다. ^^;;

fledgling 2015-09-04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으면 ˝금나와라 뚝딱~!˝

cyrus 2015-09-04 19:30   좋아요 0 | URL
카프카는 한 권의 책이 얼어붙은 내면을 깨는 도끼라고 말했는데, 책을 읽으면 `금도끼`가 나올 것 같습니다.

순오기 2015-09-04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구 공공도서관에서 이분을 초청하려고 하는데...

cyrus 2015-09-04 19:34   좋아요 0 | URL
아마도 책에 나온 내용을 언급할 것 같습니다.

transient-guest 2015-09-04 0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지성의 초기 저작들을 흥미있게 읽었습니다만, 지금까지의 그의 행보나 최근 저작을 보면 그 자신이 성공하기 위한 발판으로써의 독서론을 설파하는 듯 하여 이제는 읽지 않습니다. 자기계발서적이라는걸 읽을 필요성을 느끼는 인생의 시점이 있는데, 너무 빠지지 않으면 괜찮습니다만, 나중까지 거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문제가 있지요. 저는 이지성의 초기작은 돈벌기 위해서, 중기에는 이와 함께 진지한 내용도 있었지만, 얼마전부터는 거의 독단과 독선의 오류에 푹 빠져 아무 객관적인 증거도 없는 말로 자기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듯 합니다.

cyrus 2015-09-04 19:38   좋아요 0 | URL
이지성 책의 비판점을 아주 잘 설명했습니다. SNS에서 이지성을 비판하는 글을 보게 되는데, 생각보다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어요.

yureka01 2015-09-04 0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부터 인문학의 바람이 불었죠.
스티브잡스가 인문학에서 아이폰이 나왔다라고 말하기 전에는 인문학의 인자도 꺼낸 적도 없었죠.
기업에서 아이폰 따라 할려니 잡스가 인문학이라고 하니 그제서야 기업에서 인문학 강좌를 열어 우리도 아이폰 같은 생각 나와서 아이폰처럼 따라하려는 기업의 심리였다고..어느 인문학자는 지금의 인문학은 짝퉁이라고 하더군요.

인문학은 그야 말로 사람의 학문인데 돈뻘이 수단이된 인문은 가짜라고..

저도 공감 되더군요..

cyrus 2015-09-04 19:43   좋아요 0 | URL
`잡스의 등장= 인문학 전성기`라고 주장했던 기자들이 참 많았었죠. 거기에 맞춰서 출판사들이 책을 만들었고요. 짝퉁이 너무 많았어요.

페크pek0501 2015-09-04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이에요. 좋은 책이 어떤 책인지를, 자신에게 필요한 책이 어떤 책인지를 알기 위해선 많이 읽어 봐야 하는데, 어떤 목록에 따라 읽게 되면 재미있는 책을 만나기가 어려울 수 있어요. 책이 재미없다고 느끼게 되면 큰일이죠. 그러니 우선 쉽고 재밌는 책부터 읽어서 책과 친해지는 것이 첫 번째인 것 같아요.

“반드시 읽어야만 하고, 행복과 교양에 필수적인 도서목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45쪽)
“최우수 도서 100선이나 최우수 작가 100선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57쪽)
- <헤세의 문장론>에서.


cyrus 2015-09-04 19:48   좋아요 0 | URL
페크님이 소개한 헤세의 문장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고전이 `무조건 읽어야 하는 좋은 책`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사람들이 고전을 어려워하고 안 읽으려고 해요.
 
인간과 동물, 유대와 배신의 탄생 동물권리선언 시리즈 2
웨인 파셀 지음, 전진경 옮김 / 책공장더불어 / 201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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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저기 봐!”

 

갑자기 한 친구가 창문 밖으로 손가락을 가리키며 외쳤다. 아이들이 우르르 창문 쪽으로 모인다. 창문 밖에서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다 자란 흰색 진돗개의 목에는 쇠사슬이 감겨 있었고, 할아버지는 우악스럽게 막대기로 진돗개의 몸통을 때리고 있었다. 진돗개는 고통을 견디지 못해 크게 몸부림치다가 몇 분 후에 땅바닥에 축 늘어진 채 가만히 있었다. 기어이 할아버지는 개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버렸다. 명백한 동물 학대였다.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그 장면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어서 슬펐다.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알렸으나 우리나라에 동물과 관련된 법이 제대로 없어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한때는 누군가의 사랑을 잠깐이라도 받았을 이 진돗개는 무관심한 ‘인간들의 도시’ 뒷골목에서 먹을거리를 찾아 배회하다 참변을 당했을 것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동물’을 만난다. 식사 때마다 장조림, 스테이크, 치킨 등 여러 가지 음식의 형태로 만난다. 그리고 집안에서는 기르는 개 또는 고양이와 장난하거나, 반려동물이 나오는 각종 동물 관련 프로그램을 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끔찍한 일이지만, 나처럼 인간의 손에 잔혹하게 죽어가는 동물도 보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동물’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뭉뚱그려 부르고 있는 이들은 개별적으로 너무나 다른 삶을 살고 있다. 하루에 1만 마리 이상의 동물이 우리나라 실험실에서 죽어가고 있다. 대학과 연구소, 병원과 제약업체에서 생활용품 안전검사, 약품과 화장품 개발, 유해물질 독성 검사 등을 위해 희생되고 있다. 어린이들이 붐비는 동물원. 아이들이 동물원에서 실제로 동물들이 어떻게 사는지, 그 동물의 ‘진짜 모습’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는 전혀 없다. 인간에게는 순간의 ‘관람’이지만, 동물에게는 평생의 ‘감금’이다. 동물원은 아이들에게 ‘동물은 인간을 위해 얼마든지 갇혀도 되는 존재’라는 첫 인식을 만드는 공간이 된다.

 

동물의 삶이 이토록 극과 극인 이유는 무엇일까. 대다수 사람은 동물이 사람보다 열등하며 사람처럼 감정을 느낄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현실에서 동물의 권리를 인정하는 인식을 끌어내는 일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어엿한 가족의 일원으로 대접받는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 학대 문제라면 또 모른다. 늘 식탁에 오르는 식용 가축이 어떻게 키워지는지는 대부분 사람들에게 관심 밖인 게 사실이다. 없어서 못 먹지 사육 환경이 무슨 문제냐, 또는 어차피 잡아먹으려고 키우는 동물을 놓고 권리 운운한다는 건 ‘악어의 눈물’ 아니냐고 반발하는 이들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전보다 훨씬 더 동물 학대가 행해지고 있다.

 

미국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대표인 에인 파셀은 오늘날까지 일어나고 있는 모든 분야의 동물 학대를 동물을 상품으로 취급한 인식에서 비롯된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휴메인 소사이어티는 미국 내 1,000만 명의 회원을 둔 최대 동물보호단체다. 1954년 설립돼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지속 가능한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대규모 ‘공장식 축산업’이 동물은 물론 인간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반대한다. 《인간과 동물 유대와 배신의 탄생》은 우리가 즐겨 먹는 고기 등 먹을거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인간 식생활의 소름 끼치는 이면을 파헤치고 있다. 권총 모양의 볼트건의 나사는 소의 뇌를 관통하여 소를 기절하게 한다. 움직이기조차 힘든 소는 그 자리에 죽는다. ‘공장식 농업’의 문제점들이 적나라하게 예시된다. 인간의 식탁에 오르는 먹이들의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축산업을 위해서는 고기가 접시에 오르기 전에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소비자들이 모를수록 좋다. 따라서 가축들이 어떻게 길러지고 처리되는지 제대로 모른다.

 

동물들을 공장의 빵처럼 여기는 인간들과 그런 인간들의 학대를 받다가 죽어가는 동물들. 그 사이의 불화가 우리 관심에서 멀어질수록 재앙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축을 생명이 아니라 공장의 제품으로 취급하는 공장식 축산업은 환경파괴와 자원 소비를 가속하며,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저자는 적나라하게 묘사되는 도축의 현장, 그를 둘러싼 권력의 행태는 현대가 얼마나 그 속으로는 야만의 힘에 의지하고 있는가를 확인시켜 준다. 그런데도 인간과 동물 간의 불화는 깊어만 가고 있다. 이런 충격적인 실태의 고발은 결국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우리는 때로 동물들의 처참한 상황에 안타까워하지만, 국가 경제를 위해 축산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며, 인간이 고기를 안 먹고 살 수는 없으므로 비인도적 도살을 규제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

 

학대받은 동물은 학대받은 어린아이와 비슷하다. 아이는 학대를 당하더라도 방어하거나 표현할 능력이 없다. 말 못하는 동물도 마찬가지다. 인간도 동물의 한 종이다. 인간이 동물보다 특별히 더 존중을 받을 이유는 없다. 동물이든 인간이든 고통을 느낄 수 있다. 동물과 인간의 유대 관계를 받아들이면, 그들을 존엄성과 권리가 있는 생명체로 인정해야 한다. 인간은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건물을 짓고 상품을 만들어 물질적 풍요를 누렸다. 인간 이외의 생명체들은 가치 없는 것으로, 그들에게는 아무런 권리가 없는 것으로 여긴다. 인간의 동물 학대는 심각한 환경파괴와 맞물려 있으므로 동물의 권리문제를 ‘생명의 권리’로 확장하여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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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9-03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건 주로 영상물로 많이 접하곤 하는 것 같아.
그런 점에서 S본부의 <동물농장>이 한몫을 하고 있긴하지.
그래도 동물학대는 여전하고...
책으로는 얼마나 읽을런지 모르겠다.
우리집도 애완견을 키우고 있는데 도대체 학대할 데가 어딨다고
그러는지 모르겠어. TV 같은데서 고기 먹는 장면도 좀 줄여야 할 텐데
여전히 먹어라 먹어라 하니 동물이 얼마나 권리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새끼를 잡아 먹는 인간을 보면 인간이 참 죄가 많다 싶어.

그런데 책표지가 참 어린이스럽다. 모르고 보면 무슨 동화책인 줄 알겠어.ㅋ

cyrus 2015-09-03 22:05   좋아요 0 | URL
페이스북이 정말 로그인 접속하기 싫은 또 하나의 이유가 동물을 잔인하게 괴롭히는 동영상이나 상처 입은 동물의 사진 때문이에요. 페친이 그 사진에 ‘좋아요’ 하나 누르면 저도 그 사진을 보게 되요. 동물 권리를 주제로 한 책 중에서 표지가 좋아요. ^^

페크pek0501 2015-09-04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잔인한 게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생각이 없는 걸까요? 아예 동물에 대해선 생각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동물들도 똑깥이 고통을 느낄 줄 알 텐데 말이죠. 인간에게 고통을 준 것은 `악`이지만 동물에게 고통을 준 것은 `악`이 아니라고 보는 걸까요?

cyrus 2015-09-04 20:11   좋아요 0 | URL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들은 경계할 필요가 있어요. 사람을 괴롭히는 데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할 겁니다. 엄연히 이런 비도덕적 행동도 범죄인데 우리나라는 형량이 너무 가벼워요.
 

 

 

 

 

 

 

 

 

 

 

 

 

 

 

 

 

 

 

 

서울 같은 대도시를 거대한 장난감 인형 집이라고 가정해보자. 자본주의의 ‘보이지 않는 손’이 인형이 된 도시인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 이런 조종의 끝은 생산성 향상에 맞추어진다. 도시 전체가 사람을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든다. 각 개인은 정신과 넋을 잊은 채 날마다 살아간다. 집 밖을 나서자마자 자동차로, 시간에 맞추기 위해, 몸과 유리된 노동을 위해, 미친 듯이 움직인다. 세 끼 배불리 먹고 여기에 더하여 약간의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정도의 돈을 번다는 것이 이런 도시 생활을 무마해주는 자본주의의 선물이다. ‘쉴 새 없이 쇼핑하라’는 자본주의의 마법에 걸린 채 돌아가는 하루하루. 현대인을 매혹하며 진화하는 포장술은 그 알맹이에 대한 욕망을 부채질하기에 성공했다.

 

발터 벤야민은 이미 자본주의 대도시의 이런 문제들을 짚어냈다. 도시와 만나는 벤야민의 방식에는 특별함이 있다. 그는 구경꾼처럼 현란한 야경에 온전히 시선을 빼앗기지 않는다. 행인처럼 작은 걸음 하나를 옮길 때마다 이해득실을 따지며 도시를 오가지도 않는다. 도시의 산책자다. 벤야민은 근대 도시를 지켜보면서, 아름다우면서 야만적인 곳으로 ‘판타스마고리아(phantasmagoria,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허구적 대상)의 장소’라고 했다. 도시가 화려할수록 그늘도 짙다. 그늘에 가려진 도시의 얼룩은 우울이다. 욕망과 소비가 창궐하는 대도시의 한복판에서 사는 사람은 그 같은 한없는 반복에 심각한 권태를 느낀다.

 

서울은 근대화를 거쳐 오늘에 이른 도시다. 전통문화와 근대문화, 소비문화와 단절의 문화가 혼재한 ‘21세기 한국판 아케이드’인 셈이다. 서울은 한국의 정치권력과 행정 기능이 집중된 곳일 뿐만 아니라, 문화 지형에서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곳이다. 서울에 새롭게 형성되는 시가와 구조물은 조국 근대화의 상징이 되고, 고향을 떠나 서울에 정착하는 사람들은 모두 바쁘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서울은 그 자체로 이미 희망과 꿈의 도시였다. 콘크리트 건물들, 특히 아파트는 그 욕망의 응집체다. 이 욕망은 재개발과 투기라는 이름으로 무한증식하며 허물고 새로 짓기를 반복한다. 우악스러운 건물의 모습에 도시의 모습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도시인 삶의 모습 또한 조금씩 변해갔다. 소유한 사람에게는 더 큰 여유를, 소유하려는 사람에게는 상실을 안겨준다.

 

도시는 모든 사람이 더불어 사는 사회적 장소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권력과 재력가들이 독차지하는 영역이었기에, 도시는 시민 중심이라는 실존적 개념을 이해 못 하고 있다. 주거공간은 시민의 개인 삶을, 도시는 시민의 공동생활을 보장하는 곳이다. 돈으로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지 못한다. 그래서 인간이 주제가 되는 사회학적 원칙 대신 물질만능주의와 정부의 컬라버레이션에 조정되고 있다. 그 결과 콘크리트 집합체인 청계천, 광화문광장 등이 생겨났다. 파괴와 재건이 성장을 담보한다는 믿음만을 기초로 한 개발 계획은 오히려 도시를 초국적 자본의 투기 지역으로 만들었다. 한국의 기형적인 도시화는 과거의 흔적들을 말끔하게 지워나간다. 오늘날의 도시는 더 이상 실존적 장소의식을 환기하지 못한다. 오히려 인간적인 교류가 차단되어가는 소외의 공간이 되어간다.

 

경제적 가치를 생산해내고 자본주의 체제를 작동시키는 토대로서의 도시의 속성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도시는 역사와 문화를 지닌 장소이자 삶의 환경이다. 도시의 미래는 인간과 도시가 맺는 여러 관계를 두루 품어 구상되어야 한다. 이는 살아가는 방식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후손을 위해 지구를 보존해야 함을 누구나 인정하는 이 시점에, 우리가 자라온 터전의 소중함을 인식해야 한다. 벤야민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도시를 기록하는 것은 결코 과거를 간직하거나 회고하려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삶이 조건 지어지고 전개되는 바탕이자 맥락으로서의 공간을 보여주려는 것이며, 공간의 역사 속에서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자고 제안한다. 그의 기록 행위는 도시인의 소외감을 개인적 체험의 형태로 드러냄과 동시에 과거 기억의 재현을 통해 거기 맞서고자 하는 절실한 의지를 보여준다. 도시에서 얻은 천박한 욕망을 벗어날 수 있는 유토피아를 찬기가 힘들고, 떠났다가도 결국 다시 도시로 돌아와 머물며 살 수밖에 없는 도시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벤야민식 ‘삶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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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09-02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도시는 단 하루라도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으면 식물상태에 빠지고..
단 하루라도 빼내지 않으면 더러워지는 곳.

사람들이 너무많이 모여 있으니 사람 귀한줄 보다는 사람이 천시받기 마련이고
그곳에 자본은 모두를 조종하는거 같더군요.

도시계획을 배웠지만 여전히 도시는 탈출을 감행하고 싶은 곳 1순위 ㄷㄷㄷ

cyrus 2015-09-03 18:07   좋아요 0 | URL
저는 파리지옥에 빠진 파리 한 마리 같아요. 도시생활의 달콤한 맛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거기에 집착하여 도시생활에 빠져나오지 못하겠어요.

방랑 2015-09-03 0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울은 모든 욕망의 집결지입니다. 아시겠습니까? 

-난 우리 또래의 친구를 새로 알게 되면 꼭 꿈틀거림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얘기를 합니다. 그렇지만 얘기는 오 분도 안 돼서 끝나버립니다.  

김승옥, 서울,1964년 겨울

cyrus 2015-09-03 18:09   좋아요 0 | URL
도시의 차가운 현실을 설명해주는 명문장이군요. 좋은 문장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랑스어 ‘Chagrin’은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슬픔’, 또 다른 하나가 ‘표면이 오돌토돌한 가죽’이다. 발자크의 소설 『Le Peau de Chagrin』를 처음으로 번역한 역자는 제목을 ‘나귀 가죽’으로 정했다. 라루스 대백과사전에는 ‘Chagrin’를 ‘양, 염소, 나귀 등에서 얻어지는 표면이 오돌토돌한 가죽’이라고 정의한다. 작품에는 정체불명의 가죽을 나귀에서 얻어진 것이라고 언급되고 있다. 가죽이 점점 줄어들수록 주인공의 목숨도 줄어든다. 주인공은 죽음을 앞두는 자신의 상황에 절망을 느끼는데, 작품 제목의 ‘Chagrin’은 '가죽'과 '슬픔', 복수의 의미를 담고 있다. 사실 『Le Peau de Chagrin』은 우리말로 번역하기 힘든 제목이다. 『Le Peau de Chagrin』이 번역되지 않았을 때, 이 소설 제목을 제각각 다르게 불렀다. 다음에 나오는 두 개의 인용 문장은 알라디너 하이드님의 글에서 참고했다.

 

 

프로이트는 죽을 때까지 평생 하던 일을 계속했다. 즉 언제나 글을 쓰고 책을 읽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읽은 책은 발자크의 『들나귀 가죽』이었다. 그는 “이 책이야말로 내게 정말 필요한 책이야”라고 말했다. (미셸 슈나이더, 《죽음을 그리다》 중에서)

 

해즐릿은 자신이 “클랜골른의 여관에서 셰리주 한 병과 식은 닭 요리를 앞에 두고 『신 엘로이즈』를 들고 앉아 있던” 날이 1798년 4월 10일이었다는 사실을 줄곧 기억했다. 롱펠로 교수가 대학에서 훌륭한 프랑스어 문체를 훈련하는 방법으로 발자크의 『상어 가죽』을 읽으라고 조언했던 것을 내가 기억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수잔 와이즈 바우어, 《독서의 즐거움》 중에서)

 

 

《나귀 가죽》을 읽은 독자라면 ‘상어 가죽’, ‘들나귀 가죽’이라는 표현이 무척 생소하게 여길 것이다. 그렇지만 두 가지 명칭이 꼭 틀린 것만은 아니다. ‘Chagrin’은  ‘상어 가죽’ 을 의미하는 영단어 'Shagreen'의 의미와 같다. 학술 논문 전문 웹사이트에 ‘상어 가죽’, ‘들나귀 가죽’을 검색하면 불문학 전공자들이 쓴 『Le Peau de Chagrin』에 관한 논문들을 확인할 수 있다.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1969년에 쓴 논문에 『Le Peau de Chagrin』을 ‘상어 가죽’ 으로 썼다. 『Le Peau de Chagrin』의 제목을 ‘마법 가죽’으로 쓰기도 하는데 제목만 언급되는 책 속에서 이 말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최초의 진정한 소설인 〈마법 가죽〉에서 발자크는 자신의 형식을 짐작하게 해주고 있다. 여기서 그는 장래의 목적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슈테판 츠바이크,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 중에서, 178쪽)

 

발자크는 《마법 가죽》 초판 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장파, 《동양과 서양 그리고 미학》 중에서, 438쪽)

 

철학적 연구에 속하는 『마법 가죽』 (1831) 에서는 발자크의 신비주의를 엿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구체성을 성취하고자 하는 발자크의 열정이 비현실적으로 구현된다. (대니얼 J. 부어스틴, 《창조자들》 중에서, 226쪽)

 

 

그밖에도 ‘도톨 가죽’, ‘야생 당나귀 가죽’으로 표현한 책도 있다.

 

 

거기에서 (< 도톨가죽>에서 발자크의 표현으로) 고객들은 몇 시간 만에 파산하고 ( 인근 총 제조업자의 도움으로) 자살하고, 쉬지 않고 이어지는 파티에 출석한 평복사제의 도움으로 더 좋은 세계로 갔다. (앨리스테어 혼, 《나폴레옹의 시대》 중에서, 113쪽)

 

같은 맥락에서 발자크의 소설 《야생 당나귀 가죽 Wild Ass’ Skin》 도 이상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A.J. 제이콥스,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중에서, 198쪽)

 

 


《시간 추적자들》(하랄트 바인리히, 황소자리, 2008)는 『Le Peau de Chagrin』의 명칭이 통일되지 않은 채 언급된다. 처음에는 ‘샤그랭 가죽’이라고 했다가, 그다음 쪽에서는 ‘야생 나귀 가죽’으로 나온다. 그런데 이 책의 주석에는 소설 제목을 ‘우툴두툴한 가죽’이라고 썼다.

 

 

이 최후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샤그랭가죽이 모두 소진되고 이와 함께 그의 인생 시간도 남김없이 소진돼버렸다. 괴테의 극작품과 유사하게 발자크의 소설도 주인공의 죽음과 함께 최고의 순간에 대한 의식(혹은 환상) 이 이루어지면서 끝을 맺는다. (하랄트 바인리히, 《시간 추적자들》 중에서, 88쪽)

 

이 주제를 마무리하면서 주인공이 야생 나귀 가죽을 샀던 골동품상으로 다시 한 번 돌아가보자. (하랄트 바인리히, 《시간 추적자들》 중에서, 89쪽)

 

 

조금 특이한 사례이지만, 《공포문학의 매혹》 (H.P. 러브크래프트, 북스피어, 2012)의 역자는 '거친 엉덩이 피부'라고 썼다. 처음에는 역자의 단어 선택에 의아했는데, 하이드님의  댓글 답변 덕분에 궁금중이 해소되었다. 상어, 나귀의 엉덩이 부위에 있는 가죽으로 해석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도 기괴한 작품들을 독일 못지않게 활발히 배출했다. 『아이슬란드의 한스』를 쓴 빅토르 위고와 『거친 엉덩이 피부 Le Peau de Chagrin』, 『세라피타』, 『루이 랑베르』를 쓴 발자크는 자연적 요소를 다소간 활용했다.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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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맥(漂麥) 2015-09-01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번역이란게 정말 어렵(?)군요...^^

cyrus 2015-09-02 17:59   좋아요 0 | URL
외국 서적을 만들 때 편집자들의 노고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제일 고생하는 사람은 바로 번역자일 겁니다. 독자가 번역에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번역자는 그에 대한 비난을 감수 받아야 하니까요. ^^

yamoo 2015-09-01 2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님이 써주신 발자크 페이퍼 보고 <나귀가죽> 샀어요!
정말 재밌을 것만 같은 기대감 만빵입니다~ 줄거리만 살짝 봤는데도 기대감이 업~ㅎㅎ
발자크가 문장을 지루하게 쓴다는 소리가 진짜인지 좀 확인도 해 볼겸...겸사겸사^^

재밌고 인상적이라면 사이러스님께 추천 10개를 날려 드릴게욤^^

cyrus 2015-09-02 18:02   좋아요 0 | URL
<나귀 가죽>이 괴테의 <파우스트>와 같이 읽어봐도 좋은 발자크의 작품입니다. 소설에 대한 야무님의 감상이 기대됩니다. ^^

:Dora 2015-09-02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엔 스탕달 시리즈로 올려주실거죠?ㅎ

cyrus 2015-09-02 18:03   좋아요 0 | URL
발자크의 소설을 다 읽으면 ‘스탕달-빅토르 위고-플로베르-모파상-에밀 졸라’ 순으로 읽어보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