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덕질하기 좋은 날

오늘 아침에 cyrus 님의 글을 읽고(먼댓글로 연결되어 있음)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나는 책덕후가 아니다 ㅎㅎㅎㅎㅎ

나는 책을 읽다가 밑줄도 긋고, 접기도 한다. 그리고 책을 잘 빌려주는데, 돌려 받지 못한 경우도 많다. 그래서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는 몇 번이나 샀는지 모른다. 아니, 빌려가면 왜 안돌려줘? 특히나 회사 동료들은 빌려 갔다가 퇴사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돌려주고 퇴사해라... 아..또 이렇게 쓰려는 거 아닌데 쓰다가 또 빡쳤네..


[스타킹 훔쳐보기] 시리즈와 [다락방의 꽃들] 시리즈를 일전에 헌책방에서 찾아내고 좋아서 중고를 구입했었고, 책장에 꽂아두고는 수시로 꺼내 읽었었는데,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이게 하도 낡은 책이라 그런지 책벌레가 생기는 게 아닌가! 나는 인터넷 검색으로 책벌레 없에는 무슨 약을 사다가 뿌리고는, 낡은 책은 죄다 팔아치워버렸다. 앞으로 낡은 책은 팔아야지, 하다가, 요즘엔 신간도 죄다 팔아버리는데, 그건 내가 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어제가 월급날인데, 카드값 빠져나가고 나면 통장에 잔고가 없.... 그래서 내가 10월 한달동안엔 술을 마시지 않을 것이고 약속을 잡지 않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어제 집에 가서 또 술을 마셨다. 집 앞 삼겹살집에 갔는데 칠레산 삼겹살은 정말 지독하게 맛이 없었고, 그래서 소주 한 병을 채 다 비우질 못했다. 내 앞에 앉아 같이 고기를 먹던 동생은 '오늘은 술 안마실래' 해서 나 혼자 마셨는데, 술을 마시다마니 넘나 서운하고, 집에 엄마가 만들어둔 오이반찬 넘나 생각나는 것. 그래서 소박하게 집에 가서 오이반찬 꺼내놓고 나 혼자 술을 마셨다. 





(참으로 정갈해 보이지만 이러다가 카레랑 미역국 가져왔고, 오이도 저거 모자라서 통째 들고와서 싹 다 비워버림 -_-)




남동생에게 나 음악 들어도 돼? 하고는 핸드폰에 있는 음악들을 랜덤으로 틀었는데, 혼자 홀짝홀짝 소주를 마시니 취해가지고, 중간에 빨래 다 돼서 빨래도 널고, 노래 나올때마다 겁나 따라 불렀다. 나는 노래방에 가는 건 싫은데, 이렇게 흥얼흥얼 따라부르는 건 참 좋아라 해서, 술에 취하고 노래에 취하고 에헤라디여~ 했는데, 핸드폰을 통해 들리는 노랫소리는 딱히 깔끔하거나 부드러운 느낌이 아니라 나도 싫어하고, 남동생도 싫었을텐데, 내가 그러게 그냥 냅뒀다. 고마워.. 그러더니 갑자기, "그 노랜 왜있냐?" 라고 물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쩐지 부끄러웠어 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노래가 이 노래다.






나는 " 내 마음이다" 이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왜 이 노래 들으면서 부끄럽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언제 넣었는지도 모르겠는데(한참된듯) 어쨌든 지난번 창원 가서도 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부끄러.

어쨌든 그렇게 뭔가 질질 짜는듯한 노래들을 연달아 들으며 또 따라부르며 홀짝홀짝 술을 마시노라니, 남동생이 내게 말했다.

"소개팅이라도 시켜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됐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동생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천히 소주 한 병을 다 마시고 취하고, 밤도 늦었고, 남동생은 '이제 그만해라' 해서 한 곡만 더 듣고, 하고는 한 곡 더 듣고 노래도 끄고 상도 치웠다. 설거지를 마치고 남동생 있는 데로 가서 술주정 했더니, 꼬장 부리지 말고 가서 자, 해가지고, 응, 하고 내 방으로 와서 방문 닫고 창문도 닫고 미니컴포넌트로 또 노래를 들었는데, 역시 사운드는 이게 갑이여...스맛폰 따위... 스맛폰 스피커 구려... 뭘 들었는지는 그런데 기억이 안나나...아 난다. 후훗.

미니컴포넌트는 오래전의 구남친중 한 명의 선물이었지. 잘 선택했다. 굿 초이스였어. 역시 사람은 쓸모있는 걸 받아야 돼.

근데 언제 잤는지 모르겠고 나는 지금 넘나 어지러운 것..고개를 숙이면 핑- 돈다... 인생이여.... 오늘부터 진짜 술 안마셔야지. 이래가지고 어떻게 야위냐...야위지말까.....있는 그대로의 나를 긍정하자.. 사실 나는 너무 긍정해서 탈이지...



아니, 근데 나 덕후 얘기 하고 있었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직 술이 안깼구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쨌든 나는 책덕후가 아니란 얘기다.

나는 책덕후가 아니고, 그냥 책 읽는 거 좋아서 읽는 정도에 불과하고, 그렇다면..나는 무엇의 덕후인가....생각해봤는데, 내가 덕후인 건 없는 것 같다. 난 무언가 수집하는 것도 안좋아하고(집에 뭔가 쌓이는 거 싫다..), 버리기도 되게 잘하고, 에 또.... 뭐 아무것도 없네. 


난 그냥 내 기억의 덕후인가... 그뿐인가....


아 오면서 컨디션 한 병 사마실걸..어지러 미치겠네 ㅠㅠ



cyrus님, 고퀄 페이퍼에 술주정 페이퍼로 답해서 미안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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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10-11 08: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삭제할까...바보 페이퍼네 ㅠㅠ

[그장소] 2016-10-11 10:01   좋아요 1 | URL
지우기 없기 입니다~!! 완전 귀여움~!^^

다락방 2016-10-11 10:03   좋아요 2 | URL
제가 또 한 귀여움 하죠.
제 귀여움은 아침부터 밤까지....( ˝)

yureka01 2016-10-11 0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우기 없기 입니다.^^.

다락방 2016-10-11 09:52   좋아요 2 | URL
등록해놓고 다시 읽어보니 자꾸 산으로 가는 글이라... (원래 그랬지만요 ㅠㅠ)

북프리쿠키 2016-10-11 0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미 필사해뒀습니다~

다락방 2016-10-11 09:52   좋아요 1 | URL
도망칠 순 없군요 ㅋㅋㅋ

Conan 2016-10-11 0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멋진 동생 두셨습니다^^

다락방 2016-10-11 09:53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

시소 2016-10-11 0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안 지우는 거에 한 표 던집니다..! 재미있게 읽었어요. ㅎㅎ 오이소박이에 소주라니..! 그 둘을 꺼내는 건 생각지 못한 조합인데 잘 어울릴 것 같은..! + _+/

다락방 2016-10-11 09:53   좋아요 1 | URL
아니, 어떻게 생각을 못할 수가 있죠? 진심으로 소주를 사랑하지 않으시는군요!!!
ㅎㅎㅎㅎㅎ

저는 열무김치, 깍두기, 오이지, 오이소박이 등등, 그런 반찬류에 소주 먹는 거 넘나 좋아해요. 아..쓰면서 입에 침고였어요. -0-

[그장소] 2016-10-11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온종일 귀엽느라(?) 애쓰는 다락방님~ 오늘도 수고!^^

다락방 2016-10-11 10:08   좋아요 1 | URL
네 그럼 이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yrus 2016-10-11 1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과 유레카님, 시소님이 아니었으면 이 글을 못 볼 뻔 했습니다. 사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ㅎㅎㅎ

회사 동료 진심 극혐입니다. 저는 아직 이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지만, 제 동생이 자기 동료 직원에게 책을 빌려준 적이 있어요. 그 책은 동생 읽으라고 제가 사준 거였어요. 그런데 몇 달이 지났는데도 책을 돌려주지 않은 거예요. 저는 빌려준 사실을 잊지 않고 있어서 동생에게 책을 꼭 받아내라고 당부했어요. 빌려준 지 5개월 만에 책을 받았습니다. ^^;;

쌀쌀할 날씨라서 그런지 소주에 따끈한 오뎅 국물이 당깁니다. ^^

다락방 2016-10-11 11:09   좋아요 1 | URL
저는 극혐까지는 아니고 좀 짜증나는 정도에요. 사람들 그거 왜 못챙기나 싶고...ㅠㅠ

어휴 저는 이제 좀 괜찮아졌지만 출근하자마자 너무 어지러워서 당분간 술을 끊자..고 부질없는 결심 해봤습니다. ㅎㅎ

cyrus 2016-10-11 21:48   좋아요 1 | URL
제가 책 빌려줘서 당한 일이 몇 차례 있어서 너무 부정적인 표현을 썼어요. 이해해주세요.. ^^;;

단발머리 2016-10-11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태양 노래는 `눈코입`을 좋아해요.
웃통을 확 재끼고는 눈코입, 눈코입, 눈코입, 하는데 으흐흐....
슬픈 노래인데.... 근데 은근 중독성이 있어요.

지우기 없기예요~~~

다락방 2016-10-11 12:02   좋아요 1 | URL
어머 눈코입 도 제 스맛폰에 당연히 들어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가슴 찢어지는 노래잖아요 ㅠㅠ 틀어놓고 따라 부르면서 막 가슴 찢어져해요, 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슴 찢어지는 노래는 다 제 노래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AgalmA 2016-10-11 1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소개팅 시켜줄까 ㅋㅋㅋ 책읽을 시간이 줄어서 싫은데 싶은 저는 홀로 늙어 죽어도 싸네요 ㅋㅋ

다락방 2016-10-11 13:38   좋아요 2 | URL
사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책보다 못하죠. 소주보다도 못하고.... 그렇게 책보다, 소주보다 못한 남자들 만날 바에야 혼자 삽시다!!

비공개 2016-10-11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을 사랑하고 싶은 글이네요 ㅎㅎ 덕후가 아니면 어떻습니까 이렇게 사랑스러우신데!!
아 그리고 저는 33살때 임신 7주의 몸으로 태양 콘서트를 가서 그 노래들을 들은 사람입니다.....

다락방 2016-10-11 15:07   좋아요 1 | URL
저를 사랑하고 싶다면 저를 사랑하시면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구역의 사랑스러움 담당이 접니다!! ㅎㅎㅎㅎㅎ

아니, 태양 콘서트를 다녀오셨군요! ㅋㅋㅋㅋㅋ 저는 태양 팔의 알통을 좋아해요 ♡

2016-10-12 06: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2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3 0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3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4 06: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10-14 08:00   좋아요 0 | URL
넵!!!!!

책읽는나무 2016-10-12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삭제전에 얼른 봐서 다행이다!생각했는데 삭제하지 못하는? 페이퍼였군요^^

태양 노래 저도 좋아하는데ㅋㅋ
처음 솔로로 나왔을땐 좀 이상했는데 자꾸 들으니 가삿말이 심금을 울리던데요!! 저도 눈코입을 제일 좋아해요^^

에혀~~~노래 듣는 누나를 보고 소개팅 시켜줄까?말해주는 착한 동생!!(왠지 외모도 태양같지 않을까?상상중^^)

그리고 제겐 다락방님 책덕후 중 한 사람의 이미지로 가지고 있는데 본인이 아니라고 하시면 그럼 누가 책덕후지?? 생각하고 있어요
어찌된거죠??^^

다락방 2016-10-12 10:02   좋아요 1 | URL
저도 눈코입 노래 너무 좋아하는데요, 내가 바람펴도 너는 절대 피지마~ 이런 이기적인 노래도 좋아해요. 진짜 제 마음이에요. 나는 바람펴도 너는 안돼!! 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남동생이 태양 닮았다는 말 들으면 화낼 거에요. `내가 더 낫지!!` 할듯요 ㅋㅋ 누나 닮아 자뻑이 심해요. ㅋㅋㅋㅋㅋ
오늘 퇴근길에는 눈코입 들어야겠어요. 으흐흐흐흐

감은빛 2016-10-12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책장을 접고, 밑줄도 치고, 메모도 많이 남겼어요.
책 위쪽에 막 이름도 써넣고 그랬죠.
얼마전에 알라딘 중고매장에 책을 잔뜩 가져가 팔 때,
아주 예전에 읽었던 책 서너권이 끼어 있었는데,
책 위쪽에 제 이름을 적어 놓은 걸 보고 진짜 민망해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요즘은 아무것도 안 해요. 밑줄도 치지 않고, 잘 접지도 않고, 왠만하면 깨끗하게 보려고 애 씁니다.
다시 팔려는 의도는 아니고,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구요.

오이 반찬에 소주 참 맛있었을 것 같아요.

다락방 2016-10-13 12:11   좋아요 1 | URL
하하하하하. 저도 중고샵에 팔 때 밑줄그은 건 괜찮은데 이름 적은 게 진짜 쪽팔리더라고요. 미치는 줄 알았어요. 너무 부끄러워서. 게다가 엄청 크게 적어놓고 ㅋㅋㅋㅋㅋ 이제 이름 적는 일은 안하네요. 심지어 어떤 책에는 핸드폰 번호도 써놨더라고요? 바보.. ㅠㅠ

요즘에는 중고샵에 팔 생각하고 밑줄 잘 안긋긴 하는데, 읽다가 이 책은 너무 좋아서 갖고 싶다, 라고 생각이 들면, 그때는 밑줄 막 그어요. 전 제가 밑줄 그은 책을 보는 게 좋거든요. 나중에 꺼내서 밑줄만 다시 읽어보면 스스로 또 뿌듯해져요. 이런 거 막 밑줄 긋고 그랬네, 기특해라..이러면서 ㅋㅋ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16-10-14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서재에는 지우기 기능이 없어야합니다ㅎ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다락방 2016-10-14 16:59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잘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지금 읽어도 부끄러운 글입니다. ㅎㅎ

지나가다 2016-10-15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렇게 매력적인데....애인이 왜없어요?

지나가다 팁 하나 2016-10-17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회사 동료가 빌려간 책, 중고서점에 팔려고 내놨는데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으니 빨리 돌려달라고 해서 받은 적 있어요^^;

다락방 2016-10-18 16:28   좋아요 0 | URL
안 읽을거면 알아서 좀 갖다줬으면 좋겠어요. 휴우-

메리크리스마스 2016-10-17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어요. 술주정. 야위지 말까? 이 발언에서 크게 웃었다는 것! 키키ㅎ 저는 취중에 글을 가끔 씁니다. 엄청 유치할거라 생각하지만 아침에 읽으면 감성적인게 의외로 괜찮습니다. ㅎㅎ 무튼 결론은 이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락방 2016-10-18 16:29   좋아요 0 | URL
야윌 수 없을 것 같아요. 야위는 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저처럼 자기 자신의 욕망을 다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야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ㅎㅎ
 

몇해전에 친구랑 합정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면서 상점에 진열되어 있는 빨간색 구두를 봤다. 너무 예뻐서 잠시 멈춰서 구경하다가, 일단 밥을 먹고 다시 생각하자, 하고는 레스토랑으로 가 밥을 먹었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 상점은 문을 닫았고, 한 번 신어볼까, 하던 망설임은 실행할 수 없게 되었다. 약간 아쉬웠지만, 뭐, 여기 내가 앞으로 안 올것도 아니니까, 다음에 들어가서 신어보지, 하고는 집으로 갔다. 시간이 좀 흘러 그 레스토랑을 다시 찾았고, 그 상점 앞을 다시 지나갔지만, 더이상 그 빨간색 구두는 진열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자 너무 속이 쓰렸다. 그때 신어볼걸... 그때부터 빨간구두를 갖고 싶어서 이리저리 여기저기 기웃기웃해봤지만, 마음에 쏙드는 빨간 구두를 찾을 수가 없었다. 역시 뭐든 타이밍이다. 마음에 들면, 그때 바로 들어가서 내 발을 쓰윽- 밀어넣었어야 했는데! 밥 한끼가 뭐라고 그걸 망설이다가 그 예쁜 빨간구두를 놓쳤을까! 나는 외국으로 여행을 다니면서도 빨간 구두를 찾았다. 마음에 드는 빨간구두라면, 얼마가 됐든 돈을 지불할 생각이 있었다. 메리제인이 아닐것, 통굽이 아닐 것(힐이어야 한다), 반드시 빨간색이어야 할 것. 나는 인터넷을 뒤져보았지만 내 마음에 드는 걸 찾을 수가 없었다.




영화 [정사 2013(원제:MONA)] 에도 빨간구두가 나온다. 주인공 모나는 자신이 살고 있는 시골에서의 삶이 싫고, 도시에서 가끔 들르러 오는 남자에게 끌린다. 그는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녀가 항상 갖고 싶어 구경만하는 값비싼 빨간 구두를 그녀에게 선물한다. 그토록 갖고 싶었던 빨간구두지만, 그녀는 그것이 너무 비싸므로 받을 수 없다고 거절한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



메리제인 스타일인게 좀 걸리긴 하지만, 저 구두가 너무 예쁜 거다. 저 영화의 저 장면을 보면서, 와, 저거 나나 주지, 진짜 갖고 싶다, 하는 생각을 했었다. 힐이고 빨간색이다! 예뻐.. ㅠㅠ 갖고 싶다... 저 영화를 내가 2014년 초에 보았는데, 그 뒤로도 저렇게 마음에 쏙드는 빨간구두를 찾지 못해 여태 빨간 구두를 사지 못했다. (아, 집에 빨간 구두, 아주 마음에 드는 빨간 구두가 한 켤레 있지만 앞이 뚫려있는 샌들 스타일이다.) 


저 빨간 구두, 너무 신고 싶다.....



최근에 다시 열심히 빨간 구두를 찾아 헤맸다. 그리고, 백프로 만족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만족할만한 걸 찾아냈다!




굽이 6센치 밖에 안되는 게 조금 아쉽다. 와인 빛깔이 좀 섞인 것도 조금 아쉽다. 가격은 크레마 카르타 가격이다. 이 구두를 사면 크레마 카르타를 못살텐데...라고 생각했지만, 크레마 대신에 이 구두를 선택하는 데는, 사실 한 5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크레마 카르타는 무슨, 종이책 그렇게나 많은데, 흥, 하고는 구두를 질러버렸....


아직 실물을 보지 않아, 막상 실물을 봤을 때 실망해서 반품을 할지도 모르지만, 아아, 드디어 빨간 구두를!!


토요일에 이 구두를 배송해줄 백화점에서 전화가 왔다. 입고가 늦어져서 배송이 늦어질 거란 얘기였다. 그래도 괜찮은지 묻는 전화였다. 나는 배송은 좀 늦어도 상관없으니, 반드시 적색으로 보내달라고 말했다. 사이즈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우하하하하. 신난다. 컴온, 빨간 구두!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에 대한 페이퍼를 지난 금요일에 미친듯이 작성하고 있었는데, 서초세무서랑 통화하다가 딥빡침이 와서 글을 중단해버렸다. 아아, 글 쓸 때 방해하지마... ㅠㅠ

그 뒤로 다시 쓸 의욕이 생기질 않아....


지금 나는 내 밥벌이를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걸 충분히 하고 지내고 있다. 내가 사고 싶은 구두도 사고, 내가 사고 싶은 책도 산다. 그리고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쓴다. 그러나 글을 쓰는 것에 있어서는 전적으로 자유롭지는 못하다. 내가 밥벌이에 매달리고 있는 이상, 글을 쓰다가 방해를 받는 일은 수시로 일어난다. 당연한 것이고, 거기에 있어서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 쓰는 게 내 밥벌이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지만 여유가 된다면, 시간이 흘러서 정말 내게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다면, 그때는 회사를 관두고 작업실을 하나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작업실을 하나 차려두고 출퇴근하듯 나가서, 거기서 책을 읽고 글을 쓰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그렇게 해서는 먹고 사는데에 큰 보탬...이 아니라 작은 보탬도 안될테니, 지금 바싹 돈을 벌어놔야겠지....


아, 밥벌이 얘기하려던게 아닌데...



스밀라는 사랑에 냉소적이었다. 삶에 있어서도 냉소적이었다. 스밀라에게 친구는 거의 없었고, 가족과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그런 스밀라가, 아래층에 사는 남자, 수리공과 친근한 사이가 된다. 그로부터 따뜻함을 느끼고, 그와 섹스를 한다. 사랑이란 것에 대해서, 온기란 것에 대해서 간혹 생각해보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 하루는, 수리공과 섹스 후에 씻고 싶어하지 않아한다.




나는 조용히 누워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머리카락은 새치가 드문드문 섞인 갈색이었다. 빗자루 솔만큼 숱이 많았다. 그 속에 손가락을 묻으면 말갈기를 잡는 느낌이었다.

거기 침대 속에서 행복이 내게로 다가왔다. 내게 속한 것이 아니고, 그 방과 세상을 굴러다니는 불의 전차처럼.

잠시 동안 나는 그게 굴러가도록 내버려둔 채, 거기 누워서 내가 가진 것을 인식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더이상 바랄 게 없다고 생각했다.

다음 순간에도 나는 그대로 계속 매달려 있고 싶었다. 행복이 계속 되기를 원했다. 그는 내일도 내 옆에 누워 있어야만 한다. 이것이 나의 기회다. 하나뿐인, 마지막 기회.

.

.

.

.


우리는 함께 식사를 차렸다. 수리공은 과즙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사과와 배에서 즙을 짜서 기다란 유리잔에 담았다. 사과즙은 불구스름한 광택이 나는 녹색이었고 배즙은 노르스름했다. 처음 몇 분 동안은. 그리고 맛과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과일즙을 약간 마시고, 자기 그릇과 버터와 치즈, 토스트와 마멀레이드, 건포도와 설탕을 바라보았다.

항구에는 배들이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다리 위에 오가는 차도 적었다. 공휴일이었다.

그는 몇 미터 떨어져 있었으나 우리의 몸이 서로를 감싸고 있는 것처럼 가깝게 느껴졌다.

그날 아침, 내가 그에게 작별의 입맞춤을 하고, 옷은 겨드랑이에 끼고 속옷만 입은 채로 내 아파트로 돌아올 때까지도, 우리는 한마디도 서로 나누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나는 샤워를 하지 않기로 했다. 씻지 않아야 할 이유는 너무 많았다. 카나크의 어떤 어머니는 잉그리드 여왕이 아이의 왼쪽 뺨에다 키스를 했다고 그 부분을 3년 동안 씻겨주지 않았다고 한다.(p.250-253)



예전에도 한 번 페이퍼에 언급한 적 있지만, 중학교시절 국어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편지며 선물을 많이 받기도 했고, 선생님이 지나가는 복도에서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선생님의 얼굴을 보려고 하기도 했다. 잠깐 샛길로 새자면, 그래서 남녀공학이 필요하다. 여중 같은 걸 만들어 놓으니까 선생님...을 좋아하고 있잖아? -_-

어쨌든, 나도 그 선생님을 좋아하는 학생들중 한 명이었는데, 옆반에서 그 선생님이 자신이 선물 받은 볼펜의 필기감이 너무 좋다며 한 학생의 연습장에 낙서를 한 적이 있었다. 자신의 연습장을 제공한 아이도 그 선생님을 좋아했던 터라, 그 연습장을 찢어서 코팅하겠다고 돌아다녔더랬다. 아, 그 볼펜은 내가 준거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밀라가 여왕의 키스를 받은 아이의 뺨을 씻겨주지 않았다고 한 얘기를 읽으면서, 잠깐 중학시절에 국어 선생님을 좋아하던 옆 반 아이가 떠올랐는데, 사실은 수리공과의 행복한 잠자리 후에 집으로 돌아와 샤워하지 않기로 결심한 스밀라 때문에, 너무나 당연하게도, 이런 일에 있어서는 그 누구도 뒤따를 수 없는 멋진 여자, 아니 에르노 생각이 났다.





나는 그 사람이 내게 남겨놓은 정액을 하루라도 더 품고 있기 위해 다음 날까지 샤워를 하지 않았다.

우리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사랑을 나누었는지 헤아려보았다. 사랑을 할 때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우리 관계에 보태어진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동시에 쾌락의 행위와 몸짓이 더해지는 만큼 확실히 우리는 서로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다. 우리는 욕망이라는 자산을 서서히 탕진하고 있었다. 육체적인 강렬함 속에서 얻는 것은 시간의 질서 속에 사라져갔다. (아니 에르노, 단순한 열정, p.17)







참말이지, 좋구나, 이 여자들. 스밀라도, 아니 에르노도. 

난... 이 여자들 덕에 외롭지 않아.....

내 영혼의 쌍둥이들.....(응?)






- 꿈에 친한 친구가 나왔다. 친구는 자신의 룸메이트와 함께 포르투갈을 여행중이었다. 여행하는 내내 내게 전화를 걸고, 그곳의 풍경을 사진 찍어 보내주었다. 꿈속에서 나는 포르투갈에 다시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역시, 포르투갈은 아름다워!




오늘 아침 출근해서 친구에게 꿈 얘기를 했다. 마침 친구는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했다. 포르투갈은 어떨까, 라는데 나는 비행시간이 너무 길다고 답했다. 나도 다시 한 번 포르투갈에 가보고 싶지만, 진짜 비행시간이 너무 길다. 젊은 시절 열시간 이상 비행기를 탔을 때는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최근에 나이들고 나서 다시 장시간 비행을 하니 너무 힘이 들더라. 어디였지, 먹고 앉아만 있는 게 좀 힘들어서 기내식을 한 번 거르기도 했다. 이, 내가!!


미국에 갈 때는 비행시간이 길다는 걸 알고 있고 나는 이제 그것이 편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던 터라, 브라를 착용하지 않았다. 열시간 이상을 내내 앉아있는데 꼬박꼬박 주는 밥을 먹고 브라를 하고 있는 것은 정말 고문에 가깝다. 그래서 브라를 착용하지 않은 채로 비행기에 내내 앉아 있었다. 이것은 정말 좋은 아이디어였고, 앞으로도 나는 비행을 할 때 브라를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미국에서 돌아올 때는 마침, 빅토리아 시크릿에서 구입한 브라렛이 있었다. 이건 와이어가 없고 가슴을 꽉 누르지 않아 몹시 편안하다. 오, 이건 브라보다 할만하네, 생각했지만, 브라렛은 사실 큰 가슴을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다. 


친구가 포르투갈 여행간 꿈을 꾸고 그 이야기는 브라렛으로 마무리...훈훈하다.




-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일자산에 다녀왔다. 토요일엔 혼자였는데, 내려오는 길에 스맛폰에 저장된 음악들을 랜덤으로 들었다. 마침, 레오나 루이스의 Bleeding Love 가 나오더라.





나는 레오나 루이스의 앨범을 구매했었고(아, 샘 스미스 시디 사야되는데!!), 이 노래를 원래 알고 좋아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노래가 얼마전 페이퍼에 언급했던 영화 『친구와 연인사이』에 삽입됐었다.














여자가 생리중이라 남자에게 만날 수 없음을 얘기하고 생리통에 대해 토로하는데, 남자는 이에 컵케익이었나 머핀을 사들고는 여자를 찾아간다. 그래서 생리통을 앓고 있는 그녀의 옆에서 함께 이 노래를 들으며 따라 부른다. 난 이 장면을 참 좋아라 하는데, 그러고나서 이들은 옷을 '입은 채로'함께 잠든다. 



지난 연인과 이 노래에 대해 언급하며 이 영화의 이 장면에 대해 얘기를 나눴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도 이 영화를 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눈건지, 아니면 내가 이야기를 해준건지는 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어쨌든 이 노래와 영화속 장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던 터다.


나는 매달 생리를 할 때마다 엄마에게 알리고(어쩐지 엄마에게 '나 괜찮아'를 말해주는 느낌이라 빼먹지 않고 얘기한다), 지난 연인에게도 매달 얘기했었다. 우리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멀었고, 그래서 그에게도 역시 '나 괜찮아'를 전해주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또한 생리전증후군과 생리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도 알려준 셈이었다. 


그는 그럴때마다 나의 생리통에 유감을 표하며 다독다독해줬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서는 그가 내 생리주기를 파악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어, 이번달엔 조금 빨라졌네, 라든가, 응, 이때쯤 할 줄 알았어, 하고 얘기할 때, 아, 내가 하는 말들을 허투루 듣고 있는 게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더랬다. 이런것까지 파악하진 않아도 되는데. 


이 노래가 랜덤으로 나와 이런 생각을 하다가, 내가 다이어트 한다며 저녁을 부실하게 먹고 짜증을 냈던 기억도 연달아 떠올랐다. 그는 '너랑 알고나서 이렇게 진심으로 짜증내는 거 처음이야' 라고 말했었는데, 그게 내가 저녁을 부실하게 먹었기 때문임을 나도 알고 그도 알고 있어서 둘다 빵터져서 웃었던 게 떠올랐던 거다. 이거 생각하다가, 아, 나는 진짜 어쩔 수 없는 사람이구나, 하면서 혼자 너무 웃겨가지고, 일자산을 내려오면서 키득키득 소리내서 웃었다. 아, 나는 진짜 푼수같아.. 이러면서 혼자 낄낄대고 웃다가(나는 세상에서 내가 제일 웃기다. 그 다음이 내 남동생..), 갑자기, 예정에도 없이, 왈칵, 눈물이 차올랐다. 그러곤 이내 흐느꼈는데, 나도 내가 한참 웃고 있다가 왜 우는지를 몰라서 당황했다. 역시..나는...문제가 많아..... 




지난번에 친구들과 여수에 갔을 때, 나는 이별을 겪은 뒤에 만든 음악리스트를 재생시켰다. 노래가 한 곡씩 바뀔때마다 이런 저런 얘기들을 했는데, 친구중 한명이 리스트에 있는 노래들이 다 너무 좋다면서 리스트를 공유해달라고 했다. 나는 그러겠다고 했다. 마침 생각난김에, 리스트를 친구에게 보내야겠다.




- 그나저나 내년에는 귀요미 친구의 결혼식이 있다. 나는 언젠가 헤어진 애인을 우연히 만났을 때, '당신 왜이렇게 야위었어?'란 말을 듣고 싶어서 야위고 싶었는데, 이건 언제 올지 모르는 일이고, 나로서는 한 이십년 안팎에는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귀요미 친구의 결혼식은 당장 다음해이니, 이때를 목표로 야위어야 겠다. 그렇지만 바로 어제 남동생이 내게 말했다.


누나는 평일에 폭식하고 주말엔 왕폭식 하잖아....


역시, 야위는 건... 내게 있을 수 없는 일인걸까...... 며칠 사이 야윈 널 달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이것은 정녕 꿈이란 말인가. 왜 나는 평일에 폭식하고 주말엔 왕폭식 하는가.........어째서 그런가...


도대체 왜...

어째서...

왜.....


Orz




그나저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은 너무 미워서, 그러니까 나를 너무 힘들게 해서, 다 읽자마자 팔아치워야지, 으르렁- 했었는데, 저렇게나 밑줄 그을 부분이 많아서...갖고 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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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0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1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6-10-10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구두, 멋진데요!

다락방 2016-10-11 09:01   좋아요 0 | URL
구두는 빨간 게 답이죠! ㅎㅎㅎㅎㅎ

2016-10-10 1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1 0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6-10-10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갈기, 역시 스밀라 답습니다. ㅋ

두 책 다 읽은 책이지만,
페터 회도 그렇고, 아니 에르노 문장도 참 좋네요. ^^

작가 이름을 보고 있다, 순간 `회`가 먹고 싶다니,
`회`라고 쓰여있다고 회가 먹고 싶어지다니, 아, 사람이 이렇게 단순할 수가!

다락방 2016-10-11 09:07   좋아요 0 | URL
말갈기 짱이죠 ㅋㅋ 역시 말갈기를 캐치하시는 군요! ㅎㅎ

그 뭣이냐,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에서 주인공 여자의 언니가 발가벗고 춤추다가 저어기 멀리에서 장군이 말 타고 달려와서 언니를 확 낚아채서 말에 태웠던 장면, 생각나지 않으십니까? (시이소오님이 이 책을 읽으셨을 거라고 단정함)

저는 회를 별로 안좋아해서 회 생각 안나지롱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이소오 2016-10-11 09:37   좋아요 0 | URL
읽기만 했을까요. 열광하는 장면이죠. 스밀라라면 스밀라가 말을 몰고가 남자를 태웠을듯 합니다 ㅎㅎ

회를 안 좋아하시는군용. 기억해놔야지 ^^

다락방 2016-10-11 09:44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장면 너무 인상깊어서 그 책 읽을 당시에 친구를 만나 삼겹살을 먹으면서 막 얘기해줬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은빛 2016-10-10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에 나왔던 노래가 이 곡이었군요.
나탈리 포트만이 입안 가득 도넛을 채워넣고 울면서 불렀던 노래도 이 곡이었죠?
노래 참 좋네요.

빨간 구두 예쁘네요.
말씀처럼 와인빛깔이 섞여 있어서 더 좋아보이는 걸요.
물론 사진으로만 봐서 실제론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힐을 신는 여성들이 참 신기하고 대단해 보여요.
어떻게 저런 신발을 신고 걸을 수 있죠?
여성들은 누구나 그 정도의 균형감각은 타고나는 건가요?
균형감각이 없는 저로서는 참 부러운 부분입니다.

다락방 2016-10-11 09:08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도넛 먹으면서 불렀던 노래도 이 노래에요. 노래 좋죠. 피흘리는 사랑 ㅋㅋㅋㅋㅋㅋ 제가 극장에서 영화 볼 때 자막이 피흘리는 사랑 이러면서 나오는데 어쩐지 웃겼어요. ㅎㅎ

균형감각을 타고난 건 아니고요, 저는 그렇게나 힐을 좋아하면서도 힐 신고 휘청거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면서 왜 신는건지 원 ㅋㅋㅋㅋㅋ 제 주변에 힐 신는 사람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유독 힐을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2016-10-10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1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6-10-11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순한 열정은 읽었음에도 기억이 잘 안나지만... 스밀라는 정말 너무 좋죠!
읽은 지 오래된 것치곤 제법 기억에 남아있어요! 제가 읽은 건 좀 더 예전 책, 정영목 씨 번역입니다만.
다락방님 글이 참 시원스럽고 좋아요^^

다락방 2016-10-12 08:03   좋아요 0 | URL
저도 단순한 열정을 오래전에 처음 읽고 너무 불편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작년인가 재작년에 다시 읽어보니 완전 제 이야기더라고요. 제 영혼의 쌍둥이, 아니 에르노! ㅎㅎㅎㅎㅎ
스밀라도 이번에 재독한 거였어요. 기존의 스밀라는 제게 전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았거든요. 이번에 읽어보니 스밀라가 아주, 아주 매력적인 여성이더라고요. 좋았습니다.

글 칭찬은 언제 들어도 좋아요. 고맙습니다. 히힛.
 















이 책에는 실제 상담 사례들이 나온다. 현재를 살고 있는 젊은이들이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를 얘기하고, 저자가 그에 대해 상담을 해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한결같다.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육체적,정신적 학대를 받고나면 대인관계를 원만히 할 수도 없고 자존감도 낮아진다, 그런데 그걸 단지 부모들의 탓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지나친 경쟁사회가 부모들을 그렇게 만들었다, 는 것이다. 한 개인의 잘못이라고 퉁치는 게 아니라, 지금 사회가 문제이고 이 사회가 부모를, 그리고 그들의 자식을 우울하게 만들었다는 것은 사실일테지만, 그렇다면 이것은 대체 어떻게 고칠 수 있을 것인가. 괴로워하는 청춘들이 자기치유를 하려고 하고, 부모들과 대화를 하려고 한다해도, 사회가 병들어 있는 이상 답은 없지 않나. 이 사회를 바꿔나가야 하는데, 그건 또 무슨 수로 가능하단 말인가. 저자도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책에서 언급되어 있는 바로는, 칠레에서 젊은이들이 데모를 해서 대학을 무상교육으로 바꿔놨다고 했는데, 궁극적으로 우리도 이렇게 연대해서 이런 식으로 사회 구조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아, 이게 아무리 생각해도 이 나라에선 불가능할것 같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봤다. 우리는 누구나 지나친 경쟁이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한 성적으로 사람을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공부를 시키는 것도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막상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자라는 세상을 함께 살면서 '아이를 지나치게 공부시킬 순 없어, 이 나이땐 무조건 사랑받고 뛰어놀아야 해'를 실천할 수 있을까? 나는 현재 비혼이고, 앞으로 아이를 낳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것이다. 이런 나는, 사실 어릴때부터 아이에게 이것저것 배우게 하고 영어를 가르치고 하는 것들을 하는 것이 부조리하다고 생각하며, 나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이건 내가 그 상황에 놓여있지 않기 때문이다. 막상 그 위치와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나 역시 내가 옳지 않다고 생각해던 행위들을 스스로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내 어린 아이에게 지나치게 공부하라는 윽박을 지를 수도 있을 것이고, 성적이 나쁘면 너 이래서 대학은 어떻게 가냐고 정신적인 학대를 가할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내가 '절대 그러지 않을 거야!' 라고 하지만, 그 절대란 게 과연 있을 수 있는 말인가.


당연히 내 조카들을 생각했다. 지금은 일곱 살, 네 살 어린 조카들. 일곱 살 조카는 어린이집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고 집에서는 한글과 발레,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네 살 아이는 어린이집을 다녀오고 집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다. 여동생과 제부가 이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또 어떤 것은 아이가 좋아해서 시키고 있다는 걸 안다. 그들 부부가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주려고 시키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시대에 맞게 적응한 것일테고, 또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걸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것이기도 할것이다. 다 안다. 나도 알고 있다. 내가 부모가 된다고 해도 여동생부부보다 더 잘할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어김없이 여동생 부부는, 최선을 다해 좋은 부모가 되고자 하겠지만, 아이를 키우는 다른 부모들과 별반 차이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동생부부도 다른 어떤 부모들처럼 실수를 저지를지도 모른다. 이제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성적표를 받아오게 되면, 그 성적에 실망을 해서 아이에게 화를 낸다거나, 혹은 직접적인 화를 내지는 않아도 실망한 표정을 짓는다든가 하는 행위들. 나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아이에게 좋은 어른 이란 것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왔고, 꾸준히 여동생 옆에서 내 생각을 말해왔다. 어떤 건 여동생이 듣기에 지나치게 이상적일 수도 있었을 것이고, 현실을 모르는 조언이랄 수도 있었겠지만, 또 어떤 때에는 여동생이 언니 말이 맞아, 라고 하면서 내 조언을 받아들이기도 했었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도 여동생의 옆에서 계속 내 의견을 말할 참이다. 현실을 모른다고 생각되면 아마도 여동생이 나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것이고, 여동생과 나는 끊임없이 아이에게 더 좋은 방향을 의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것이 아니고, 매일 그들 곁에 붙어있는 것이 아니니,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다 읽어가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내 역할은 무엇일까?


나는 나의 조카들에게 어떻게 대할 것인가?


답은 쉽게, 그리고 간단하게 나왔다. 나는 아이들의 성적표와는 거리가 먼 곳에 있다. 아이들의 점수로 아이들을 판단하지 않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우리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 작고 소중한 존재의 탄생에 대해 감사하고, 아이가 혹여 아프기라도 하면, 다른 건 다 필요없고 건강하게 자라주기를 기도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사실을 잊고,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우수해지고 좀 더 좋은 점수를 받기를 기대하게 된다. 늘 좋은 사람, 좋은 부모가 되고자 한다고 해서 계속 그렇게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내 조카들은 자라면서 가끔은 자신의 부모에게 실망하기도 할테고, 실망한 부모의 얼굴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부모와 싸우기도 할거고 속상해하는 순간들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아무리 부모가 잘하고자 해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아이들과 다투고 실망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나는 조금 떨어져 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것이 가능하다. 선생님이나 부모가 설사 아이들의 점수에 실망한다고 해도, 나는 그러지 않을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나. 그러니 나는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줄 수 있다. 아, 이 위치란 얼마나 다행하고 좋은 것인지!



나는 아이들을 가끔 보면서 계속 사랑한다고 말해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특히 잘하는 것에 대해서는 폭풍 칭찬을 해줄 것이다. 나는 아이가 거부하기 전까지 아이들을 안아줄 것이고 그 작은 머리통에 뽀뽀해줄 것이다. 아이들이 사달라고 하는 걸, 손 꼭 붙잡고 가서 사줄 것이고, 아이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줄것이다. 눈을 맞추는 것을 잊지 않을 것이고 아이들의 말에 성심성의껏 리액션을 해줄 것이다. 내게 이것이 가능하다는 건 축복이다. 나는 만약 부모가 된다면, 다른 부모들보다 더 잔소리 심한 부모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모이기 때문에, 한걸음 떨어져서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것이 가능하다. 내 역할은 이것이구나. 아이들이 다른데서라면 몰라도, 이모에게 만큼은 자신들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다는 것을 확신하게 해줄 수 있다. 아이들의 자존감이 내려가지 않도록, 내가 해줄것이다. 내가 이걸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언제나 당당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다! 자신과 가까운 곳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끊임없이 사랑하고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지 않은가. 나는 기본적으로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사랑을 많은 사람에게 갖고 있진 않다. 엄마와, 여동생과 남동생, 그리고 조카들이라면, 나의 무조건적 사랑이 가능하니, 나는 아이들에게 진짜 엄청난 사랑을 줄것이다!!!



이번 생에서 나의 역할은 이것이로구나, 생각했다. 나의 조카들을 무한한 애정으로 지켜봐 주는 일. 그리고 이 역할이 나는 무척 마음에 든다. 잘할 자신이 있다. 사랑받는다는 게 어떤건지 확실히 알게 해줄게!!!



이번 생에서 나의 역할은 당신을 사랑하는 것, 무조건적으로, 무한하게.





금요일 밤에 술을 마셨고 그래서 토요일에 늦잠을 자려고 했는데, 너무 배가 고파서 늦잠을 못자겠더라. 아직 자고 있는 남동생 방에 노크하고 들어가 남동생 옆에 누워서는, 너 아침 안먹고 계속 잘거냐, 아침은 뭘 먹을거냐, 나는 뼈해장국이 먹고 싶다, 하면서 대꾸가 없는데도 계속 쫑알쫑알 댔더니, 남동생은 '저리좀 가...' 라고 했다...............흙 ㅜㅜ 

너는, 내가 세상에서 사랑하는 두 명의 남자사람 중 하나인데....왜 나더러 저리가라는 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너무 사랑해서 나의 조카들도 나중에 '저리좀 가' 라고 하는 건 아닐까 ㅠㅠ



밤이 깊었다.




**덧. 이 책 [청춘 심리 상담] 읽고 싶으신 분은 댓글 달아주세요. 제가 읽었던 책 보내드리겠습니다. 깨끗해요. 딱 한 권 있으므로 딱 한 분만 가능합니다. ** (신청 완료되었습니다!)




정당한 비판인데도 기분이 나빠 그것을 거부함으로써 인격적으로 오히려 후퇴한 사람은 장차 어떤 심리를 가질까? 사실 이런 사람도 무의식적으로는 상대방의 비판이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심리적인 문제 탓에 정당한 비판에도 수치심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지나치게 느껴서 그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런 사람은 이후 수치심등을 자극하는 비판을 애써 피하려 하고, 무의식적으로는 옳은 비판인데도 자신이 그것을 받아들디지 못했다는 부끄러움까지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심리가 견고해지면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않는 폐쇄성을 띠고, 다른 사람의 조언이나 비판에 매우 신경질적이거나 공격적인 과민 반응을 한다. (p.170)

사실 죄책감만큼 견뎌내기 어려운 감정도 없다. 죄책감은 반성하고 사죄하면 제거할 수 있다. 그러려면 어머니가 연수 씨를 학대하는 데 반대하고, 나아가 그것을 멈추게 해야 한다. 그러나 두 아이에게는 그럴 힘이 없었다. 이런 고통ㅇ스러운 상황에서 죄책감을 덜려면 합리화라는 방어기제를 써서 현실을 왜곡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연수 씨의 언니와 남동생은 피해자인 연수 씨에게 `당해도 싼 아이`라는 편견을 뒤집어씌우고 그녀를 집안의 평화를 파괴하는 문제아로 낙인찍으면서 비난하기 시작한다. (p.181)

나약하고 비겁한 이들이 학대자와 한통속이 되어 학대자가 아닌 피학대자를 비난하는 일은 흔하다. 깡패들이 반복해서 약자를 패는 난동을 벌이는데도 이를 말리지 못하면, 결국 구경꾼들은 죄책감을 덜기 위해 `저것들 때문에 세상이 조용할 날이 없다`며 약자를 욕하다. 한국 사회에서 과거 군부독재 정권 아래 지역 차별 정책의 최대 피해자였던 전라도 사람들을 충청도나 강원도 사람들이 차별하고 욕했던 일이나 정권이 빨갱이나 종북 세력으로 낙인찍기 일쑤였던 민주화 세력을 국민 상당수가 비난하고 공격했던 일이 대표적인 예다.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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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9 2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09 2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10-09 23:42   좋아요 0 | URL
주소삼종셋트 적어주세요!! ㅎㅎ

2016-10-09 2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걀부인 2016-10-10 0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깝다~ 제가 받았으면~~ 다락방 배송비 많이나왓을텐데..ㅋ

다락방 2016-10-10 08:16   좋아요 0 | URL
어이쿠 이런! ㅎㅎㅎㅎㅎ
여긴 굿나잇인데, 거기서 좋은 밤 보내고 계십니까?
:)

달걀부인 2016-10-10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제 잡니다.. 3시간이 허락받은 수면 시간. ^^

다락방 2016-10-10 12:18   좋아요 0 | URL
세 시간이라니 너무 짧지만 ㅠㅠ 안녕히 주무세요!

blanca 2016-10-10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갑자기 울컥하는지...군대 간 조카를 둔 분이 얘기하더라고요. 얘는 영원히 나의 첫사랑이라고... 조카들은 다락방님 같은 이모가 있어 얼마나 든든하고 따뜻할까요. 또 여동생은 육아를 해 나가는 데에 있어 얼마나 큰 지지가 될지.. 진심으로 부러워집니다...

다락방 2016-10-10 12:20   좋아요 0 | URL
네, 조카들을 사랑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고, 또 여동생을 위해서도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이걸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살라고 저한테 조카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첫사랑..이라고 표현하기는 좀 다른 것 같고요(그렇지만 그 분이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는 알겠어요),
세상에 존재하는 줄 몰랐던 사랑에 대해 알게 해준 존재들이에요. 축복같은 찬란한 존재들!

yureka01 2016-10-10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당한 비판인데도 기분이 나빠 그것을 거부함으로써 인격적으로 오히려 후퇴한 사람은 장차 어떤 심리를 가질까? 사실 이런 사람도 무의식적으로는 상대방의 비판이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심리적인 문제 탓에 정당한 비판에도 수치심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지나치게 느껴서 그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런 사람은 이후 수치심등을 자극하는 비판을 애써 피하려 하고, 무의식적으로는 옳은 비판인데도 자신이 그것을 받아들디지 못했다는 부끄러움까지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심리가 견고해지면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않는 폐쇄성을 띠고, 다른 사람의 조언이나 비판에 매우 신경질적이거나 공격적인 과민 반응을 한다.- 이구절..참 인상 깊어요...

다락방 2016-10-10 12:24   좋아요 0 | URL
저도 되게 인상적인 부분으로 읽었어요. 사실 자신이 잘못한 건 누구보다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쿨하게 받아들이는 게 쉬운 건 아니지만, 아 맞아 내가 그런 부분이 있었지, 라고 받아들인다면 지적을 한 사람과도 사이가 틀어지지 않을텐데, 많은 사람들이 신경질적이 되고, 수치심을 느끼고, 공격적이 되곤 하죠. 저도 저 문장을 읽고 다시 한 번 생각했어요. 의연하게 대처하기를 비롯해서, 관계 없는 타인에게 엄하게 단점을 얘기하지 말자..라고요. 그건 참 부질없는 짓인 것 같더라고요. 나는 뭐 잘났다고 남의 잘못을 지적하나....하는 생각도 들고요.... 인간관계는 어렵습니다, 유레카님.

감은빛 2016-10-10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이가 공부를 안 하거나 못 하거나 전혀 개의치 않고,
웃으면서 괜찮다고, 아빠도 그랬다고 말합니다.
학기를 마치면 성적표를 갖고 와서 수학을 비롯해 이과쪽 성적이 나쁘다고 한탄을 하는데,
저는 그런 아이를 꼭 안아주면서 못 할 수도 있고,
어떤 걸 잘한다면, 어떤 건 못 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아이가 더 자라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지지해 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설령 그것이 아빠가 보기에 쉽게 지지하기 어려운 것이라도
일단은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해보려고 애쓴 후에,
혹시 다른 선택은 생각해 본 적이 없는지 물어보려고 합니다.

제가 청소년기에 한참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때,
강압적으로 저를 바로잡으려 하지 않고,
조용히 저를 믿고 기다려주셨던 부모님이 계셨기에,
거기서 더 어긋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만약 부모님께서 저를 바로잡으려고 하셨다면,
반항심에 더욱 더 잘못된 방향으로 깊숙히 들어가버렸을지도 모른다 싶어요.

저도 아이들에게 그런 부모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다락방 2016-10-11 09:49   좋아요 0 | URL
저는 아이가 공부 잘하기를 원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가급적 이과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것 같아요. 제가 완전 넘나 문과 스타일이라서, 옆에서 문과적인 건 제가 막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과적인 영향은 저로부터 받을 수가 없으니 그냥 알아서 이과였으면 좋겠다...그리고 공부도 잘하고 예체능도 잘하고.... 라면서 바라는 게 많을 것 같아요. 제가 이런 사람이라서 아마도 제게 제 아이는 없고 한발짝 떨어진 곳에 조카가 있는 것 같아요. 다행한 일이지 뭡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카에게도 나름 혼자서 막 로망실현하고 싶은 것도 있어요. 칠 살 여자아이는 음악에 재능이 있는 과학자가 됐으면 좋겠고요, 네 살 남자아이는 소설책을 많이 읽고 언어적인 재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그냥 저는 이모여야 해요.

그래서 제 스스로 계속 다짐합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지지하고 믿어주고 사랑해주자, 하고요.
조카들을 사랑하는 건 사실 정말 어렵지가 않으니까요.

감은빛님 페이퍼 읽어보면 감은빛님은 이미 충분히 잘 하고 계신듯 합니다.
:)

푸른희망 2016-10-10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를 키우면서 생각한게 가장 자주 보고 가까운 부모나 교사는 그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게 불가능하더라구요. 아무리 애정이라고 해도 비교하고 이클어보고싶고 뭔가 밀어주고싶은 욕심이 자꾸 끼어들어요
어쩌면 아이에게서 한발 떨어져서 조금은 책임감이 적은 누군가가 있어서 아이를 무한신뢰와 사랑해주는 존재가 필요하더라구요
그게 조부모나 이모 고모나 때로는 사교육 교사도 가능하겠더군요
그래서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온마을이 필요한거였어요
책임지는 사람 사랑ㅅ내주는 사람 무조건 믿는 사람... 다양하게 필요해서요~~

다락방 2016-10-11 09:52   좋아요 0 | URL
네, 푸른희망님. 가장 가까운 부모,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부모는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게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저도 했어요. 그래서 저도 제가 이모인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또 제가 이모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지지와 편이 되어주는 것이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돼요. 제가 이번 생에서 이모인 것은, 그래야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공동체 속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아주 다양한 어른들을 보게 되는거죠. 이런 일을 하는 어른, 저런 일을 하는 어른, 이성애자 동성애자, 젊은 어른 나이든 어른, 요리를 잘하는 어른 책을 많이 읽는 어른 등등. 다양한 모습을 보면 아이에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 적이 있어요. 제가 그것을 실현하는 것과는 별개로요.

 

















내가 가진 [스말리의 눈에 대한 감각]은 정말 무겁다. 아주 많이 무겁다. 두꺼운 책이 무거운거야 당연하지만, 이건 그 당연을 넘어서서 무겁다. 어휴, 이걸 빨리 읽고 출퇴근길에 가지고다니지 말아야지, 하고 지난 연휴 마지막 날 읽기를 시도했는데, 어이없게도 두 장도 못읽고 잠이 쏟아지는 바람에, 또 지금 가지고 다니고 있다. 오늘은 가방을 바꿔가지고 이 책을 넣고 출근하는데, 너무 무거워서 팔이 저리기까지 하더라. 왼쪽으로 들었다가 오른쪽으로 들었다가... 회사까지 도착하는 길이 멀고도 멀었다. 이 징글징글한 무거운 책, 빨리 읽어서 다른 책 가지고 다니고 싶어 엉어 ㅠㅠ 하고 한참을 씩씩대다가,


어?

크레마 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의 나는 전자책을 구입한 적이 있고, 아이폰으로 읽기를 시도했으나 집중이 잘 안되어서 사두고 읽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내가 크레마를 사면.. 집중할 수 있을까? 주변에 크레마를 산 사람들은 다들 만족해서 잘 쓰던데, 나도 그럴 수 있을까? 크레마는 사이즈도 작고 무게도 가벼우니까 팔이 저릴 일은 없을텐데... 

이번에 여수여행에는 한참을 고민하다 스밀라를 빼두고 갔다. 가는동안과 또 가서도 책 읽을 시간이 없어서 빼놓고 오길 잘했다 싶었는데, 사실 책 없이 어딘가로 이동한다는 건 무척 불안한 일이었다. 스맛폰에 전자책이 있었지만 스맛폰 보기 싫고.. 어쨌든 스밀라를 가져갔다면 가방이 엄청나게 무거워졌을텐데... 여행에서 나와 친구들은 크레마에 대해 한참 얘기했던 터다. 친구는 책장을 더 살 수 없으니 크레마를 생각한다 했다. 크레마 살까, 어쩔까... 



크레마의 가격이 알라딘을 검색해보니 159,000원 이더라. 음..


스밀라를 좀 치우고 싶어...


음...


내가 크레마로 책읽기에 집중할 수 있을까...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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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6-10-05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다락방님 전자책 안 읽으세요? 저는 크레마는 없고 패드로 읽는 중인데... 책이 두꺼우면 두꺼울 수록 전자책의 가치가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이번에 <프랑스 현대시>를 전자책으로 샀는데 넘 마음에 들어요. ㅎㅎ 근데 밧데리가 빨리 닳는다더라고요.

다락방 2016-10-05 11:00   좋아요 0 | URL
저는 전자책에 집중을 못하겠더라고요. 화면으로 긴 글을 잘 못읽겠어요. 노안탓인가... ㅠㅠ
그래서 여태 관심도 안두고 있었는데, 스밀라가 진짜 너무 무거워요, 너무. ㅠㅠ
에이바님 이미 전자책을 읽고 계셨군요! 흐음... 책이 두꺼울수록 전자책의 가치가 빛을 발하는 것 같다는 말씀에 고개 끄덕입니다. 저도 패드가 있긴한데 패드도 무거워요 ㅠㅠ

2016-10-05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10-05 15:30   좋아요 0 | URL
으음.... 가벼운게 진짜 너무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고민하게 된거에요. 나이들수록 무거운 거 가지고 다니는 게 너무 힘들어요 ㅠㅠ 내 팔자가 왜이러나 싶고 ㅠㅠㅠㅠㅠ
책 읽어주는 것도 좋은데요! 음..책 읽어주는 목소리는 들을만 한가요? 읽어주는 거 좋으네요.
누가 책을 읽어줘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 어쩐지 적응을 잘 못할것 같기도 하고요.

헤마와 코쉭, 뭍에 오르다, 라뇨. 아, 님은 누구십니까...어찌 그리 제 취향대로 읽으십니까...헤마와 코쉭, 제가 너무 사랑하고요. 뭍에 오르다에서 마지막에, 너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어, 라고 하지 않던가요. 그리고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려고 했던 것이 모든 것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라고 말하고요. 완벽한 소설이죠. 줌파는 진짜 짱이에요! 줌파 만세!

어쨌든 그렇군요. 좋은 의견, 유용한 정보 감사 드립니다. 꿀팁이에요!

붉은돼지 2016-10-05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크레마 고민 중인데요...
그렇다고 뭐 종이책을 안 사겠다는 것은 당연 아니고요..(종이책은 종이책대로 꾸역꾸역 ㅜㅜ)
다만 다락방님 말씀처럼 어디 놀러갈 때 가방에 이 책 넣었다 뺏다...저 책 넣었다 뺏다 하는 것도 참 귀찮기도 하고
세권 가지고 갔다가 한권도 못 읽기도하고,(가방만 무겁고...) 어떨 때는 한 권만 가지고 가려고 하니 왠지 모자랄 것 같아 더 넣어 갔다가 역시 다 못읽고...(역시 가방만 무겁고....) 아하!!!!!! 그래서 어디 이동 중일 때나 여행 중에는 이 크레마가 상당히 요긴할 것 같은 생각입니다만... 가격이 또 만만치 않고....전자책 가격도 그렇고...아아아 고민이에요 ㅜㅜ

다락방 2016-10-05 15:32   좋아요 0 | URL
저는 이런 페이퍼를 써놓고도 또 종이책을 주문했다지요? 크- 생각해보니 제가 크레마를 산다고 해도 종이책 구입량이 줄어들 것 같지가 않아요. 그렇다면 제게 크레마는 있어야 하는 걸까요? 어쩐지 부질없게 느껴지는 건...왜일까요.
저도 이동중에 붉은돼지님 같은 갈등을 늘 가지고 있어요. 한 권 챙기긴 너무 적은 것 같아서 두세권 챙기고는 읽지 않아서 무겁게 들고 왔다갔다만 하거든요. 이 버릇을 고치지를 못하니까 이럴 때 크레마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계속 고민중입니다. ㅠㅠ

비연 2016-10-05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크레마가 없긴 한데.... 막상 책을 만지는 촉감이 없으면 별로일 것 같기도 하고 해서.
그냥 두꺼운 책은 집에서만 읽어요.. ㅎㅎㅎㅎ

다락방 2016-10-05 15:32   좋아요 0 | URL
저도 그게 제일 갈등이에요. 아무래도 끝내 종이책을 포기를 못할 것 같은데....그렇다면 굳이 사야하나.....
전 집에서 책을 잘 못읽겠어서 이동중에 읽어야 하는데 무거운 책 때문에 진짜 사서 고생이에요. ㅜㅜ

blanca 2016-10-05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 저랑 같은 고민, 시기까지 ㅋㅋ 저 어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크레마 직접 시연해 보고 왔잖아요. 흑, 갈등 중입니다.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되게 가볍고 한 손에 들어와서 좋긴 한데 약간 터치감이 아쉽긴 하더라고요. 같이 고민해 봐요...

다락방 2016-10-05 15:33   좋아요 0 | URL
한 번 사놓고 계속 쓴다고 보면 가격도 치를 수 있을 것 같긴한데요, 제가 과연 잘 쓸 수 있을지를 모르겠는 거에요. 제가 크레마로 책을 과연 읽을까요? 읽는다면 얼마나 읽을까요? 안읽는다면 저 돈을 그냥 갖다버린 게 되잖아요 ㅠㅠ 엉엉 ㅠㅠ
이제 무거운 책 그만 들고 다니고 싶어요, 블랑카님. ㅠㅠㅠ
블랑카님의 고민이 끝나면 제게도 알려주세요.

yureka01 2016-10-05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책은 도저히 크레마로 불가능합니다. 언젠가 사진 책도 리딩할 수 있는 게 나오겠죠..그때까지 기다려야할듯합니다.

다락방 2016-10-05 15:34   좋아요 0 | URL
아, 그러네요. 사진 책은 크레마로 볼 수가 없겠어요. 언젠가는...나오겠죠? 세상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으니까요.

웽스북스 2016-10-05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자책 샀다가 다시 못팔면 아쉽더라고요...ㅋㅋ

다락방 2016-10-05 15:34   좋아요 0 | URL
저도 그생각 했어요. 그렇지만...전자책은 다시 팔 수 없으니 산 다음에 돈이 안되네...라고 ㅋㅋㅋㅋㅋ

hellas 2016-10-05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리디북스페이퍼 대여해서 사용중인데... 아무래도 편리성보다는 다양성면에서 합격점이 아니네요. 대여기간끝나면 그냥 반납하려구요. 무거운책이 아쉽지만 집에서만 읽죠 뭐 ㅡㅡ

다락방 2016-10-05 15:35   좋아요 0 | URL
아직 전자책의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죠. 다들 무거운 책을 집에서만 읽는다고 하시는데, 저는 집에서는 책만 펼치면 잠이 쏟아져요. 엉엉 ㅠㅠ

젤리곰 2016-10-05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전자책 MD가 이 글을 좋아합니다.

다락방 2016-10-05 15:35   좋아요 0 | URL
사랑받고 싶습니다!

skarly 2016-10-05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이 책은 e북이 없다는 거...ㅠㅠ

다락방 2016-10-05 15:35   좋아요 0 | URL
저도 좀전에 그생각 했어요. 스밀라 이북이 없다는 걸 알고나서, 아아, 그렇다면 크레마 고민은 부질 없는 게 아닌가....나는 스밀라를 좀 어떻게 하고 싶은데..... 하고 말이지요. 너무 무거워서 읽기를 포기할까, 수차레 생각하고 있어요. Orz

skarly 2016-10-05 15:42   좋아요 0 | URL
그 심정 백번 이해합니다ㅠㅠ 근데 크레마든 뭐든 언젠가는 결국 사시게 될겁니다 ㅎㅎ 스밀라만 문제가 아니라서... 모비딕,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나니아 연대기... 책이 아니라 둔기?에 가까운 것들이 많아서...저는 이런 거는 좀 가지고 다니면서 읽지 않으면 영원히 안읽을 것 같아서 결국 굴복했습니다 ㅎㅎ

다락방 2016-10-05 17:29   좋아요 0 | URL
나니아 연대기는 읽다가 팔아버렸어요. 율리시스도 샀다가 팔아버리고요. 이건 읽으라고 만든 책들이 아닌 것 같아요. 너무나 두꺼워서 침대에 펼쳐놓고 읽어야 되는건지.. ㅠㅠ 시공사 돈키호테 가지고 출근했다가 그날 쓰러질 뻔 했어요. 결국 집에서 읽었죠. ㅠㅠ
역시..크레마... 사게 될까요? ㅜㅜㅜ

skarly 2016-10-06 14:02   좋아요 0 | URL
크...저도 모비딕 들고 출근했다가 삼일밤낮으로 앓아 눕고 결심한 케이습니다.ㅎㅎ 도저히 이렇게는 못살겠다 싶은 시점이 오더라구요. 가독성이고 책장 넘기는 느낌이고 다 필요없고 오직 가벼운 걸 원하게 되었어요;; 지금 심정은 집에 있는 무거운 책들 다 이북으로 바꿔버리고 싶습니다. 이왕 크레마를 산다면 빨리 사시는 게 또 무거운 종이책을 사는 일을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좋습니다;;;(보고 계십니까? 알라딘 전자책 MD님이시여) 진짜 집에 있는 바른 마음, 빈 서판 이런거 다 버리고 싶어요 ㅠㅠ

다락방 2016-10-06 17:31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전자책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닌데 무거운 걸 견뎌내는 게 점점 힘이 들어서..그래서 가벼운 걸 찾느라고 전자책으로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아아 결국 저는 크레마를 사게 되는걸까요. ㅠㅠ
여행 가고 싶었는데, 그 돈으로 크레마를 사야할까요...

그치만...스밀라, 스밀라만 다 읽으면 당분간은 고민하지 않을 것 같은데...ㅠㅠㅠ

쿼크 2016-10-05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곧 새로운 크레마가 나온답니다... 이름은... 크레마 사운드... 언제 나올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많은 이북유저들이 말하길 10월 중으로 나오지 않을까 한답니다.
이 기기는 특징은 물리키와 TTS가 될 듯 하네요...
근데 한가지 단점이 해상도가 카르타보다 좀 떨어집니다. 크레마 샤인과 동일한데... 패널은 샤인보다는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리페라(리디페이퍼 라이트)의 경쟁작이라는 의이이죠. 가격은 리페라와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을듯 하구요..7-8만원대쯤?? 정확한 것은 나와봐야... 10만원은 넘지 않을듯~~
크레마 카르타로 이북라이프를 시작하기 좀 그렇다하시는 분들은 좀 가격대가 싼 기기로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근데 쓰다가 맘에 들면.. 글씨가 쩅하니 보이는 기기가 욕심날 것이고.. 그렇다면 돈이 더 지출이 되겠죠??ㅎㅎ

그래서 일단 `사운드` 구입 후... 맘에 든다면... 다음 카르타 버전 나올떄까지 사운드로 버티시면 됩니다. 정 아니다 싶으면 중고로라도 팔아야겠지요.. ^^
저는 샤인을 쓰고 있어요.. 소설은 잘 안 읽는데.. 어쩔 수 없이 소설만 읽네요... 종이책 읽는 법을 까먹었어요..ㅎㅎ..

다락방 2016-10-06 17:29   좋아요 0 | URL
오, 이런 깨알정보를!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회사 동료가 크레마 사운드 나올 거라고, 자기는 그거 기다렸다가 산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이게 또 카르타랑 다른거군요. 전 단순히 카르타보다 업그레이드 된 버전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전 주로 소설을 읽고 소설을 좋아해요.
음..
일단 사운드 나오면 가격 보고, 그 후에 결정해야겠어요.
왜냐하면 제가 지금 당장 스밀라 때문에 한숨이 나는데, 스밀라는 전자책이 없으니까요 ㅠㅠ

쿼크 2016-10-06 20:44   좋아요 1 | URL
음... 무거운 책을 보고는 싶은데... 들고 다니면서 보고 싶지는 않을 때... 또는 재미없는 책 조금씩 읽어나가고 싶을 때에... 책 보는 tip...하나 알려드리자면.. 물론 알고 계실수도 있어요.. 귀차니즘 때문에 안한다하시면 머.. 할말이 없기는 합니다... 쨌든... 작은 팁 하나 알려드리자면...

1. 구글플레이에 들어가서 `CamScanner`를 다운받는다..(폰이 아이폰이시면 앱스토어에 들어가서 찾아보세요..)

2. 다운받은 앱을 실행시키고 읽고 있는 책 페이지를 사진을 찍는다.. 이때 흑백모드(혹은 심한 미화모드)로 프로세싱을 한 다음... 찍은 사진을 길게 눌러 메뉴를 불러와 `갤러리에 저장` 버튼을 누른다.. 그렇게 하루에 한 10페이지(5장 정도)를 작업한 다음에... 시간 날 때 폰으로 본다.. 흑백 모드이기에 폰에서 봐도 눈이 그렇게 아프지 않아요..

3. 또 흑백 모드로 한 이유가... 그렇게 찍은 책들(jpg 혹은 png)을 나중에 페이지 정리를 잘 해서 zip(rar은 안 됨..)으로 만들어 이북리더기(크레마...)에 zip파일 자체로 넣으면... 하나의 근사한이 아닌...대충 만든 이북이 완성.. zip으로 만드는 것이 pdf로 보는 것 보다 훨 편합니다..

머... 이렇습니다. 위 내용 중 5장(10페이지)으로 정한 이유는 이 이상 사진 찍고 저장하면... 그때부터 노가다로 느껴지며... 내가 뭐 하는 짓이지???? 바로 자괴감에 빠질 우려가 있어서에요..ㅋㅋㅋ..

심심할 때 함 해보세요..^^

다락방 2016-10-11 10:10   좋아요 0 | URL
오, 좋은 팁이네요. 감사드려요. 이건 한 번 해봐야겠어요. 외출할 때 아주 잘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1 >.<

얼룩말 2016-10-05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거워서 좋은 거예요. 힘들게 갖고 다니고, 넣고 다니고..그게 맛이죠.

다락방 2016-10-06 17:29   좋아요 0 | URL
아.... 나이들수록 지쳐요 ㅠㅠ 무거워요 ㅠㅠ 벽돌이야 엉엉엉 ㅠㅠㅠ

transient-guest 2016-10-06 0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전자책에는 관심이 없지만, 크레마에 가끔 눈길이 가는 건 제가 원하는 책이 e-publish만 될 때입니다. 아직은 전자책엔 거부감이 있습니다.

다락방 2016-10-06 17:30   좋아요 0 | URL
전 전자책에 별 관심이 없고 그걸 보고싶은 것도 아닌데, 이렇게 무거운 책을 만나면 너무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한번씩 전자책에 대한 고민을 하게 돼요. 저도 종이책이 좋아요. 제가 책장을 넘기면서 읽고 싶어요.

moonnight 2016-10-06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레마 카르타 샀지만 전자책 한 권도 못 읽은 일인ㅠㅠ;; 전혀 몰입이 안 되어요ㅠㅠ;;; 무거워도 손에 들고 읽는 책의 물리적인 느낌을 포기할 수 없어요. @_@; 카르타 쓰지도 않고 있는데 새로운 크레마가 나온다니-_-;;

다락방 2016-10-07 14:31   좋아요 0 | URL
그게 종이책하고 질감은 비슷하다고 하는데 저도 어쩐지 몰입을 못할 것 같아서 망설이게 돼요. 아..역시 저는 그냥 종이책을 끈질기게 고집해야 할까요...

테레사 2016-10-07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음산책의 스밀라네요..^^ 저는 까치글방의 스밀라도 가지고 있어요. 두개를 비교해 보면, 저는 까치가 더 좋더라고요. 좀 번역투가 심하지만 그게 더 이국적이고 이 책의 분위기에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였지요. 물론 까치로 먼저 읽어서이기도 하고..스밀라...내 인생의 여인 중 하나이기도 하고..ㅎ

다락방 2016-10-07 14:32   좋아요 0 | URL
제가 안그래도 스밀라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라 오전에 폭풍 페이퍼를 막 쓰던 참이었는데, 세무서랑 통화한 후 너무 빡이 쳐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을 쓰다가 똭- 멈췄어요. 분노를 가라앉히느라고... 어휴....
마음산책 문장들이 한 번에 안 읽히는 문장들이 많더라고요. 워낙에 낯선 용어도 많이 나오고 등장인물들 이름도 다 헷갈려요 ㅠㅠ 스밀라도 매력적이고 이야기도 매혹적이지만 저는 이 책 읽기 좀 힘들었어요. ㅜㅜㅜ
 




죽여야만 끝나는 상황이 있다.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 영화 『언더 워터』의 '낸시'는 넓은 바다에서 홀로 상어를 맞닥뜨린다. 상어는 다른 어디에 갈 생각이 없고 낸시 주변을 맴돈다. 이곳은 아름답지만 한적한 바다이고, 낸시가 상어 때문에 이 바다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도 하나도 없다. 누군가 구해주기만을 기다리다가는 굶어 죽든가 상어한테 물려죽든가 할 판이다. 이 넓은 바다에서 홀로 상어를 피하다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기다리다가, 날개를 다친 새를 치료하다가, 살아날 방법을 궁리하다가, 결국 상어랑 싸운다.



낸시의 엄마는 병과 싸우다가 돌아가셨다. 낸시는 엄마가 자신을 임신하고 찾아왔다는 멕시코의 이 한적한 바다에 꼭 와보고 싶었다. 그래서 혼자 이곳을 찾아 서핑을 즐긴다. 의대생인 낸시는, 자신이 하는 공부에 회의를 느꼈다. 결국 의술이 엄마를 살려내지 못했기 때문에. 의대를 계속 다니라는 아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낸시는 자퇴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혼자만 남은 바다위에서, 간조 때문에 드러난 바다위에 혼자 앉아 자신의 다친 다리를 스스로 치료하고, 날개를 다친 새를 치료하면서, 그녀의 생각은 바뀐다. 그녀는 상어에게 물린 자신의 다리가 어떻게 될지, 어떤 현상으로 진행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앞에 상어라는 어마어마한 공포가 있는데, 저 멀리 헤엄치는 두 남자에게, 그녀는 어서 이곳을 떠나라고 소리지른다. 여기에 상어가 있어요, 나가요, 도망쳐요! 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애타게 소리를 질러도 그들은 '여기엔 상어가 없어요' 라며 결국 상어에게 당하고 만다. 한참을 기다려 저 멀리 백사장에 나타난 남자에게 소리를 질러 구원을 요쳥해보지만-거기 제 가방 안에 핸드폰이 있어요, 전화를 걸어줘요!- 술에 취한 그 남자는 그 가방을 뒤져 핸드폰과 현금을 챙기고 가방까지 들고 가버린다. 결국, 그녀 혼자 이 상황에 맞서야 한다. 도와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남자들 모두, 그녀의 말을 듣지도 않았고-상어는 없어요!-, 그녀의 물건을 착취한다. 



연휴동안 엄마랑 둘이 와인을 마시면서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바다가 너무 아름다워서 '괌 생각난다'고 엄마가 말하고 '나도 그랬어' 라고 엄마한테 답했다. 같은 곳을 함께 가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은, 이렇게 예상하지 못했던 때에 또다시 이야기할 거리가 된다. 너도 그랬니? 라고 엄마가 반가워하는 게 좋았다. 또한, 저 바다 위에서 혼자 얼마나 무서울까, 얼마나 고독할까,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았다. 정말이지 그녀는 그 넓은 바다위에서, 아름답지만 상어를 품고 있는 그 바다 위에서, 얼마나 무섭고 고단했을까. 그리고 고독했을까. 나는 항상 누구도 나를 도와줄 수 없는 그 고독한 상황에 대해서 아픔을 느낀다. 결국은 나 혼자서 해결해야 해, 라는 결론은, 필연적이지만, 아프다. 



나도 대체적인 문제에 앞서 해결을 혼자 해내는 편이다. 혼자 생각하고 혼자서 거기서 빠져나오려고 한다.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린들, 그 도움이 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법으로 와줄 확률은 거의 없다. 그것은 어쩌면 도움을 받기 싫어하는 성격 탓일 수도 있다. 최근에 사주를 볼 때도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입고 멘붕이 찾아오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이라면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먹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거기에서 혼자 빠져나오고 혼자 극복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더랬다. 그 말을 듣는데 좀 아팠다. 왜 나는 그래야 할까, 왜 그렇게 혼자 하려고 할까... 그냥 약 받아 먹으면 안되나, 왜 나는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지. 그렇지만 나는 스스로 해결하는 것밖에 답이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으니까.


낸시가 홀로 상어와 맞서 싸우지 않고, 누군가 이 문제를 해결해주겠지, 하고 하루 이틀 사흘 나흘..기다리기만 했다면, 결국 낸시는 어떻게 됐을까?


얼마전에 읽었던 스티븐 킹의 소설 생각도 났다. <행복한 결혼 생활>이란 단편에서 여자는, 남편과 27년을 함께 산 뒤에야 남편이 연쇄 살인범임을 알게 됐다. 당면한 문제 앞에 그녀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것인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자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남편이 알고 있는 마당에, 그녀의 생명이 위험한 것은 너무나 뻔한 일. 나는 책 속 주인공이 되어 생각해보고 생각해봤지만, 결론은 그녀가 내린 것과 같았다. 이것은 나 혼자 해결해야 하고, 그리고 이 상황에서는, 이 남자를 죽여야만 끝난다. 그녀가 그 결론을 내리기까지, 나 역시 같이 고민을 했더랬다. 결국, 그녀와 같은 해결방법을 찾더라. 그러기까지 그녀는 많은 갈등과 두려움을 가졌을 것이다.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아, 이런 고독함은, 필연적이지만, 정말 아프지 않은가.



영화는 '블레이크 라이블리' 단독 주연이었다. 간혹 나오는 남자들은 조연 축에도 못낄 정도로, 이 영화는 그냥 블레이크 라이블리 혼자만의 영화였다.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일전에 [피파 리의 특별한 로맨스]라는 영화에서 젊은 피파 리로 나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녀가 사랑에 빠진 남성에게 했던 말이 이 영화를 보는 동안 떠올랐다.


I like your voice. I like your face.


또한 근사하게 서핑하는 모습을 보면서, 헤어진 애인을 떠올리기도 했다(뭐, 헤어진 애인 생각이야 영화볼 때 뿐이겠나, 그냥 일상인거지). 그는 서핑을 했고, 바닷속에 들어가 낚시를 하곤 했었는데, 그러다가 상어를 만난 적도 있다고 했다. 상어를 만난 적이 있다는 말을 했을 때 내가 두려워했던 기억도 함께 떠올랐다. 이 모든 생각들이 섞이면서, 내가 그의 목소리를 얼마나 좋아했었는지도 떠올랐다. 나는 그의 목소리를 좋아했고, 손짓도 좋아했다. 나는 피파 리가 되었다가 두려움에 떠는 여자가 되었다가 했다. 『언더 워터』이 영화 한 편을 보면서, 괌의 해변을 떠올리고, 헤어진 애인을 떠올리고, 스티븐 킹의 소설을 떠올리고, 피파 리를 떠올리고... 크- 영화란 무엇이고 인생이란 무엇인가...









누구나 연애상대를 택할 때 저마다의 기준이 있을 것이다. 또한, 누구나 '절대 안돼'하는 타협하지 않아야 할 항목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잘생긴(예쁜) 얼굴을 일순위로 둘 수도 있고 누군가는 돈 많은 사람을 일 순위에 둘 수도 있다. 자기 관리 못하는 건 싫다면서 뚱뚱한 사람을 싫어할 수도 있다. 무식한 사람은 절대 안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게도 몇 가지의 '안되는 기준'같은게 있는데, 그 중에서도 '금기시되는' 항목도 있다. 그러니까 나의 금기항목은, 도덕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그게 뭐든 일단 아무런 제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만든 금기인데, 그건 바로 '다섯 살 연하와는 사귀지 않겠다'는 거다. 세 살도 되고 네 살도 되고 열 살 연하와도 연애할 수 있지만, 다섯살 연하와는 결코 안된다, 라는 게 나의 금기다. 이것은 그러니까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스스로 금기로 정해놓고도 웃기긴 하는데, 그냥 그러면 안될 것 같은 거다. 남동생과 내가 다섯살 차이인데, 다섯살 차이 나는 남자와 연애하면, 아..어쩐지 많은 것들이 불편할 것 같은 거다. 그래서 다섯 살 연하는 안돼, 라고 혼자 생각하고 기준을 세워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하면서도 너무 웃겨서 쪽팔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섯 살 연하랑 사귀면 내 남동생은 입장 정리가 불편해질 거 아니야? 최근에 헤어진 애인이 네살 연하였는데, 남동생이 툭하면 나한테 그랬다. 누나, 누나도 그냥 평범하게 누나 또래의 남자랑 사귀면 안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나는 어쩔 수가 없지. 왜냐하면 연하라서 사귄 게 아니라, 너무너무 좋았는데 나보다 나이가 어려..어쩌라고. 그건 내가 어떻게 손 쓸 수 없는 부분이지... 어쨌든 그래서 어쩌다가 다섯 살 연하남한테 살짝 호감이라도 갈라치면, 스스로에게 말했었다. 안돼, 다섯살 차이야, 접어, 라고. 그래서 여태 살면서 다섯살 연하와는 연애하지 않은 채로 잘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아아, 최근에 다섯살 연하가 좋아졌다. 게다가, 무려, 남동생과 고등학교 동창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를 어쩌면 좋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심지어 남동생과 고등학교 동창이라니, 만약 그랑 연애라도 한다면 남동생은 나를 어쩔것인가. 남동생은 그를 볼 때마다, 복도에서 늘 마주쳤었다고 얘기한다. 크- 그런데 누나의 남자친구라고 소개시킬 수는 없는 법. 


왜 그가 좋아졌을까.


그를 안 지는 오래되었다. 게다가 내 친구중에 한 명이 그를 몹시도 좋아했다. 그가 얼마나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은지 잘 알고 있었지만, 나는 그에게 관심이 전혀 없었다. 응, 그렇구나, 심드렁했다. 그러니 앞으로도 그리 될 거라고 생각했고, 그에게 관심 없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었다. 아니, 그의 존재 자체가 내게는 없었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에 그가 수트 입은 모습을 봤다. 수트 입은 모습을 보고나니 아... 달라졌어. 그가 달라졌다. 아니, 다르게 보였다. 그 뒤로 자꾸 생각난다.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도, 아 그사람 수트 입은 모습이 자꾸 떠올라, 라며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그사람 생각을 했다. 친구는 그런 내게 '남자는 수트빨이지' 했다. 그렇지만 수트빨 좋은 남자들은 사실, 면티셔츠를 입어도 근사하고 트레이닝 복을 입어도 예쁘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자명한 사실이다. 면티셔츠 입고 별로인 사람이 수트 입고 근사할 수는 없다. 어쨌든 그의 수트빨이 자꾸 생각나는 거다. 나.. 수트 입은 거 너무 좋아해... 스물 다섯살 때였나, 연애하던 남자가 결혼식에 다녀 오느라고 양복을 입고 나를 만난 적이 있는데, 내가 그때 그에게 그랬었다. '당신 양복 입은 거 보니까 코피 날 것 같아' 라고. 그때 그가 얼마나 당황했었는지...


어쨌든 그렇게 오랜만에 수트빨 근사한 남자를 보았는데, 그가, 다섯살 아래라니...아, 삶은 왜 이다지도 잔인한가. 내가 금기로 삼은 나이, 다섯살 연하... 라니. 너무해. 안돼. 이건 안되는거야, 절대 안돼. 접어, 마음을 접어!!


그러나 이런 금기시되는 나이 때문만이 아닌 더 큰 이유가 우리 사이의 관계를 가로막고 있으니, 내가 그보다 나이가 다섯살이 더 많다는 사실보다 훨씬 더 큰 이유, 그것은 바로, 그가, 나의 존재자체를 알지도 못한다는 데에 있다. 그래, 그는 나를 모.른.다. 알지 못한다. 나라는 사람이 같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른다. 그는 나에게 금기이지만, 나는 그에게 듣보잡이다...





안녕, 주지훈...잠깐동안이지만 짜릿했어......이젠 당신을 잊을게. 

당신이 독서공감을 읽기만 한다면...그런다면 우리 관계는 달라질 수도 있을텐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뻘소린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요일에 퇴사하는 직원이 있어 함께 닭갈비를 안주 삼아 소주를 마셨다. 그 날은 여수를 가기 위해 친구네 집에서 자기로 했는데, 집에 가는 길에 다른 친구가 잠깐 얼굴을 보자고 해서, 집에 가 씻고 친구를 만나고 다시 여수에 함께 갈 친구 집에 가 잠을 청했다. 시간은 이미 자정을 넘겼다. 그런데 그 집은 고양이가 있었고..나는 고양이랑 함께 자지 못하는 사람이더라. 고양이가 움직이는 그 아주 작은 소리에도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어쩌지를 못하겠는 거다. 그러나 그 집의 주인은 고양이이고 손님이 나이다. 나는 손님답게 고양이를 견뎌야한다. 고양이가 내게 와서 어떠한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나는 고양이가 저기 혹은 여기에 있다는 것에 좀처럼 잠을 못이뤘고, 고양이의 작은 소리에도 잔뜩 긴장해서 다리를 오무렸다 폈다 옆으로 누웠다 똑바로 누웠다 했다. 뜬눈으로 밤을 새면서, 아, 나는 고양이랑 같이 못자는 사람이구나, 했다. 고양이 주인인 친구는 내가 못잘줄 알았다고 했다. 내가 화들짝 놀랄 때마다, 소리 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 기색에 놀라 친구도 덩달아 잠을 깨서, 친구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새벽 비행기를 타고 여수에 갔고, 호텔 체크인은 오후라 그 전에 오동도 관광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와 잠깐 다같이 기절하듯 낮잠을 잤다. 일어나서 술을 마시고 밤에 잠을 자고 다음날 아침에 남은 술과 안주를 다 먹고(!!), 점심을 먹으며 낮술을 또하고(!!), 오후 비행기를 타고 집에 들러서는, 주말 내내 나를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던 엄마를 모시고 나가 삼겹살에 소주를 또 먹었다. 그리고는 집에 와서 영화를 보며 와인을 마시고.... 다음날인 어제는, 너무 많이 먹었어, 라고 자책하며 일자산에 다녀왔다. 이 모든 과정이 너무 빡세서일까, 입술이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간질간질한 느낌에 출근해서 손을 대보니 봉긋, 기포가 올라와있다. 하아, 헤르페스로구나. 내가 나를 학대했나보구나. 미안하다, 지친 몸아. 이따 점심시간에 나가서 연고 사서 발라줄게, 가라앉아줘.....




어쨌든 주지훈 생각은 이제 안하는 걸로. 나는 제이슨 스타뎀이야. 역시 남자는 등이지, 등!! 넓은 등이 짱이다. 넓은 등이 최고다! 아침에 깼는데 이렇게 넓고 단단한 등이 내 옆에 똭-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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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6-10-04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완근만 단련하면 될 줄 알았더니 이제와 등이라시면. 어쩔등?

수트까정. 저는 그냥 책이나 봐야겠어요 ㅋ

다락방 2016-10-04 10:2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맞네요. 전완근 얘기할 땐 언제고 갑자기 등 얘기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시이소오님은 책을 읽으시는 걸로!! ㅎㅎㅎㅎㅎ

전완근과 등과 수트는 제이슨 스타뎀에게 맡깁시다!

달걀부인 2016-10-04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잠깐 덩달아 달달했습니다요. ^^

다락방 2016-10-04 14:36   좋아요 1 | URL
저도 잠깐 달달했습니다. 달달한 거, 좋지요? 훗.

비연 2016-10-04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전 요즘 고경표가 좋아요... 무려... 무려... 몇 살 연하여...ㅜㅜ

다락방 2016-10-05 08:01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비연님의 이 댓글 읽고 고경표 검색했더니 90년 생이네요?!! 아하하하하

단발머리 2016-10-05 08:27   좋아요 0 | URL
저는 박보검... 93년생 박보검도 있어요. 계산하지 마세요~~~ @@

다락방 2016-10-05 08:39   좋아요 0 | URL
아, 단발머리님....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계산도 잘 안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룩말 2016-10-04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금지된 사랑은 없다는..

우선 다락방의 꽃들이 생각나요

다락방 2016-10-05 08:01   좋아요 0 | URL
금지된 사랑은 정말.. 없는걸까요, 얼룩말님? 크-
다섯살 차이는 그래도, 안돼요 ㅠㅠ 제 나름의 금기... 히융-

단발머리 2016-10-05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섯살 차이는 안 된다는 편견을 버려주세요~~ 다섯살차이는 정말 가쁜합니다. 백지영은 9살 차이, 김소현은 8살 차이, 임창정은 18살 차이! 응(?!)
괜찮아요. 안 된다는 편견을 버려주세요.
근데 그 슈트빨 다섯살연하가 어째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은지 그게 궁금하네요^^
ㅎㅎㅎㅎ

다락방 2016-10-05 08:39   좋아요 0 | URL
아니 제가 18살 차이도 커버할 수는 있지만 다섯살 차이는 남동생에 대한 예의로다가.... 쿨럭. ㅋㅋ

슈트빨 다섯살 연하는 주지훈을 말한겁니다. 주지훈이 엄청 인기가 많잖아요? 예전에 극장에 주지훈 주연 영화 보러 갔었는데(친구중에 팬클럽이 있어요) 일본에서도 사람들이 엄청 보러 왔더라고요?? 신세계였습니다...ㅎㅎ
주지훈이 제 남동생과 고등학교 동창이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transient-guest 2016-10-06 0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등빨은 옆이 아니라 정면으로 마주보셔야 좋습니다.ㅎㅎ 안으면 두 손에 딱 들어오잖아요....근데 아무래도 체형 때문인지 서양인들이 우리보단 등빨이 잘 발달하는 것 같습니다.ㅎㅎ 슬슬 국제무대로 눈을 돌려보심이.....ㅎ

다락방 2016-10-06 07:5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언제든 국제무대로 눈을 돌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저 등 진짜 너무 좋아요! >.<

moonnight 2016-10-06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주지훈은 고딩때도 훈훈했겠죠?@_@;
저는 고양이를 너무너무 두려워해요. 함께 자는 건 상상도 못 하겠어요ㅠㅠ;;

다락방 2016-10-11 10:18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고양이를 그렇게 두려워하는지 몰랐었어요. 어휴, 아주 조용히 움직이는데, 그래서 더 신경쓰인 것 같아요. 우당탕쿵탕 했다면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싶어요. 조용히 움직이니까 진짜 신경이 바싹바싹 타들어가더라고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