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트위터를 통해 한 남자 소설가에 대한 폭로를 읽게 됐다. 헤어진 연인과의 사적인 이야기가 허락도 없이 그 소설에 들어가 있었고, 폭로자의 지인들이라면 그 소설을 읽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 충분이 짐작 가능했다는 것. 해당 소설가는 내가 단편소설 하나 읽고 더 찾아 읽지 않는 작가이고 그 후장사실.. 어쩌고가 너무 관종 같아 영 관심이 가지 않는 작가였는데, 그건 그냥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고, 어쨌든 그 작가는 헤어진 연인이자 소설속 등장인물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고 폭로에 이르게 된 것. 트위터에서 누군가는 소설가의 지인이라면 그 정도는 위대한 문학을 위해 감수해야 하는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던데, 만약 나의 이야기를 소설에 넣을 거였다면 당연히 나에게 물어 허락을 받았어야 하는거 아닌가. 창작의 권리, 표현의 자유는 참으로 애매해서 그렇다면 어디까지는 그냥 써도 되고 어디까지는 쓰면 안되냐는 명확한 기준을 어떻게 정할 수 있을까?
그 소설가에 대한 폭로를 읽으면서 아 역시 소설가의 길은 너무나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반면, 나와 가까운 사람의 이야기를 그대로 소설에 쓴다는 건 소설가로서 얼마나 게으른가에 대한 생각도 했고. 그러다가 일전에 연인(aka 전남친) 나눈 대화가 생각났다. 그 당시 나는 로맨스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햇었는데 그걸 '그'에게 얘기했었던 터다. "나는 로맨스 소설을 쓰고 싶은데, 그걸 머릿속에서 구상하다보면 자꾸 나랑 네 이야기를 쓰게 될 것 같아", 했더니 '그'는 그러면 쓰라고 하는게 아닌가.
"안돼. 그러면 내 글을 읽은 사람들 중에 누군가는 책 속 등장인물이 너인걸 알게 될텐데, 그러면 너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잖아. "
"괜찮아."
"음 그러면 설정을 좀 바꿔서 써볼까? 일단 남주를 미국에 간 걸로 장소부터 바꾸는거지."
"너 그러면 머리 아파서 못써. 어떻게 진행하려고 해. 우리는 시차가 한시간인데 미국이면 시차가 확 달라지잖아. 그러면 어떻게 풀어갈래."
"앗! 맞네? 머리아프네?"
"그러니까 그냥 있는 그대로 써. 하나만 바꿔도 바꿀게 많아지잖아. 허락한다. 그냥 나에 대해 써도 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나 나는 쓰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너무 .. 너무잖아? 안그래도 투비에 단편 몇 개 썼을 때 누가 봐도 주인공 나인 걸 알겠다는 평들이 있었는데, 내가 소설을 쓰면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가 될 것 같아, 그래서 포기했다. 나는 소설 쓰기를 포기합니다..... 나는 소설은 안될것 같아, 라고 생각하고 여태 잠잠하게 소설 안 쓰고 잘 살고 있는데,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가끔은 그갸 허락했으니까 이 소설을 써볼까, 하는 강한 유혹에 시달린다. 왜냐하면, 내가 소설을 쓰게 된다면, 설사 모든 설정을 그냥 다 가져와도, 결말은 내가 만들 수 있잖아. 내가 바꿀 수 있잖아. 결말을 내가 완전히 다르게 새롭게 쓰고 싶어서 이 소설을 써볼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보긴 한다.
어제는 3주만에 요가를 갔었다.
허리 아파 병원 가게 되면서 당분간 달리기도 요가도 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기에 안갔었는데 너무 안가니까 초조해지는거다. 그래서 오랜만에 갔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너무 힘들었는데, 그래서 중간에 쉬면서 했다.
요가를 하기 전까지 시간이 좀 있어서 서브웨이에 가서 참치 샌드위치를 먹고 그리고 센터로 가서 일단 요가 하기 전에 샤워를 했다. 샤워하고 요가하면 기분이가 매우 좋다. 그리고 요가를 하는데 당연히 땀이 나겠지요? 그래서 요가를 마치고 또 샤워를 하러 샤워실로 들어갔다. 샤워를 하는 사람은 나를 포함해 두 명이었다. 내가 먼저 샤워를 시작했는데 후에 다른 여성이 들어온거다. 샤워를 먼저 마친것도 나엿고, 그래서 바깥으로 나와 옷을 입고 화장품을 바르고 있는데 잠시후 그녀가 나왔다. 요가센터에는 샤워용품도 마련되어 있지만 샤워후의 바디 로션과 화장품도 몇가지가 있다. 나는 내가 개인적으로 들고 다니기 때문에 뭐가 잇는지 딱히 자세히 보진 않았는데, 내가 다 쓴 나의 화장품을 정리하려는데, 요가센터에 마련된 화장품을 들여다보던 그녀는 혼자서 작게 속삭였다.
'스킨...'
요가센터에는 로션과 바디로션만 있고 스킨은 없는가보았다. 흐음. 스킨이 필요하겠구나. 이렇게 생각만 하면 되는데 그걸 들어버린 나, 그 생각과 동시에 말을 걸고 싶어지는거다.
(안돼, 닥쳐, 말하지마.)
"스킨 제 꺼 쓰실래요?" (말해버렸다. 잠자냥 님이 알면 기절할 듯..)
그러자 그녀는 웃으면서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괜찮다고 하긴 했지만 살짝 아쉬워하는 것 같아?
(괜찮다고 했잖아. 닥쳐.)
"쓰셔도 되는데요." (아 오지라퍼..)
그러자 그녀는 "그럼.." 하면서 스킨을 받아들었다.
"(뚜껑을 열어주며) 이거 스프레이 식이라서 직직 뿌리세요. 많이 뿌리세요."
"네 고맙습니다."
그리고 직직 화장솜에 뿌려 사용하고는 내게 돌려주었다.
(이제 얌전히 집에 가)
"다른 건 있으세요?" (그만해..)
그녀는 그렇다고 하면서 자신의 가방에서 로션을 꺼내는데 나에게 고맙다면서 활짝 웃어주는데 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예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예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아마도 다음에 만나면 기억은 안날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란 여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기억나지 않을 사람에게 다정한 여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센터 나오면서 잠자냥 님 생각을 참 많이 했다. 진짜 이런 날 보면 기절하겠다...........라는 생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신간을 살펴보다가 이런 책을 보게 됐다.
대통령 항문에 사보타주... 라니. '대통령' 과 '항문'과 '사보타주' 가 한 문장에 같이 나란히... 올 수 있다니. 어쨌든 무려 '대통령' 의 무려 '항문'에 무려 '사보타주' 라니.. 더러워. 그런데 어쩐지 궁금해... 더럽지만 궁금하다. 더럽지만 궁금하고, 더럽지만 읽고난 뒤에 '그사람에게 얘기해주면 즐겁게 잘들을텐데' 라는 생각도 했다. 더러워.. 더럽지만 궁금해..
그리고 이런 책이 새로 나왔다.
부제는 <우리는 유해게시물 삭제자입니다> 이다.
왜 세상에는 유해게시물을 등록하는 사람이 있고 또 그걸 삭제하는 사람이 있는걸까. 왜 굳이 유해게시물을 올리는걸까. 유해게시물을 올림으로써 그 사람이 얻게 되는 이익은 뭘까? .. 돈? .. 그렇다면 그건 왜 돈이 될까? 왜? 똥같은 세상.
책 소개를 잠깐 보자.
오늘날 네덜란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하나 베르부츠의 베스트셀러 『우리가 본 것』이 번역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하나 베르부츠가 2021년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되며 집필한 소설로, 콘텐츠 감수자들의 세계를 생생하고도 인상적으로 묘사하며 화제를 모았다. 네덜란드에서만 65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고,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중국 등 14개국에 번역 소개되었으며, 2024년 현재 텔레비전 드라마를 위한 각색이 진행 중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같은 거대 플랫폼 회사의 하청 회사인 ‘헥사’에 소속되어 유해 게시물로 신고된 게시물들을 검토하고 삭제하는 콘텐츠 감수자들의 세계를 속도감 있는 문체로 묘사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온/오프라인 세계의 모호한 경계를 꼬집고, 우리가 세워놓은 도덕적 기준의 약한 근거를 들추는 이 작품은 오늘날 세상을 보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루는 매혹적이고 불안한 소설이다. -알라딘 책소개 중
그렇다.
놀랍게도 이 책은 르포인 것 같지만 소설이다! 제가 한 번 사서 읽어보겠습니다.
그 외 관심가는 책들
주말에 알라딘에 팔 책들을 편의점을 통해 보냈다. 정산되는 순간 책 사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왜 아직 정산을 안해주죠? 내 장바구니에 책 많아.. 빨리 정산해서 예치금 넣어줘라!!
출출하군. 맘모스 먹어야겠다.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