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뇌를 찾아서 - 가장 유쾌하고 지적이며 자극적인 신경과학 가이드
샨텔 프랫 지음, 김동규 옮김 / 까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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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리어왕이던가? 이렇게 외친 이는.
날이 오래 절인 오이지처럼 축축하고 물컹하고 시큼한 느낌이다.
장마철이라지만, 오래 간다.
어떤 날은 비 한점 오지 않아, 장마철이라는데 이래도 되나 싶다가도 비가 그처럼 몰아치면, 두려움과 함께 세상이 어떻게 되는 듯한 종말의 느낌이 몰려오기도 했다.
이제 비가 그만 내려도 지 할 바를 다하지 않았을까?
올 만큼 오고, 적실 만큼 적시고, 스며들 만큼 스며들었다면, 이제 그쳤으면 좋겠다.

순전히 인간 중심적인 생각이겠지만, 나는 문득 그런 모든 조화로움 속에 인간 또한 포함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른다.
신경과학적으로 이런 생각의 흐름들은 무엇인지, 나는 나의 이 모든 행동, 생각들이 어디서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했다.

이 책은 그런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가?
별 하나를 뺀 것은, 아직도 내가 나에게 오리무중인 채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내가 왜 이 같은 상황에서 이런 생각과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 책은 뇌의 신경과학적 설명이지만, 꽤나 어렵긴 하다. 그럼에도 저자는 최선을 다해 설명하고 있다. 내가 하필 이런 식의 호기심을 느끼며 이 책을 읽는 행위에 대한 해답도 들어있다. 이게 이 더위에 시원한 팥빙수를 먹으러 나가는 것보다 더 당기는지, 그 유혹을 누르고 이렇게 앉아 책을 읽고, 읽고 나서도 다시 읽어야 하나 하는 헤아림을 이어가는 이유가 될 법한 설명이 있다.
도파민과 기저핵이 참으로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 옥시토신의 역할 역시..중요해 하면서, 실은 전체 그림이 안그려져 다시 읽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의 뇌속의 지도를 바꾸었고, 그 중심에 있는 나를 조금이라도 바꾸었다는 저자의 말대로라면, 내가 이 책을 읽은 충분한 보상이 되는 셈이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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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인생의 베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7
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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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를 언니가 읽고, 계속 얘기했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굉장한 책인 모양이다싶었다. 나이가 좀 더 들어 읽었다.
별로였다.
그 유명한 인간의 굴레도, 그닥.....
따분했다. 그 나이에 읽기에는 좀 과했나?
그러다가 이 책을, 나이가 제법 들어서 읽었다.
재미있었다. 내가 읽은 서머 싯 모음의 책 중에서는 최고였다.
이렇게 된 마당에 모음의 다른 책 면도날도 읽어볼까 고민 중이지만, 역시나 ...예술가의...고뇌..이런 거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나로선, 좀 망설여진다.
세상에 읽고 싶은 책이 이리도 많은데, 망설여지는 책을 읽기에는 시간이 없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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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지능 - 인공지능은 할 수 없는 인간의 일곱 가지 수학 지능
주나이드 무빈 지음, 박선진 옮김 / 까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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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가 펴낸 책에 대해서는 신뢰가 있다.
경험에서 비롯된 신뢰.
최근 까치가 소위 말하는 교양 과학서를 제법 펴내고 있다. 이전에도 그랬나? 기억이 별로 없는데..여튼 그 책들이 하나같이 통찰력을 키우고, 인식의 지평을 넓혀 주었다는 내 느낌이라면, 신뢰할 만하지 않나 ㅎ 지극히 주관적이긴 하지만.
이 책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차이가 어디에 있을까에 대해 수학지능이라고 대답한다.

그럼 수학지능이란 무엇인가?

추정, 표상, 추론, 상상, 질문, 조율, 협동

내 인생에서 가장 수학에 진심이었던 때는 아마도 중학생이었던 때가 아닌가 싶다. 혼자 남아 방정식을 풀고, 답을 찾던 것이 정말 정말 재미있었다. 자를 가지고 직접 원을 그리고 각도를 맞추고..뭐 이런 것도 직접 해보면서...그때 답을 찾던 희열...
그러고 보니, 담임 선생님 생각도 나네. 중1때, 담임선생님이 나를 불러, 학습지도를 한참 이야기했던 그 순간.
그때는 부끄럽고 수줍어서 코에서 흘러나오던 콧물을 가리는 것조차 대놓고 할 수 없었는데, 그래서 담임선생님이 열의를 가지고 중학교에서 어떻게 공부할지, 나의 가능성에 대해 엄청나게 열심히 지도를 하던 그 순간, 내 온정신이 콧물이 흘러넘치면 어떻게 하냐에 쏠려있었다.
그 선생님의 목소리는 귀에 들리지도 않았고, 대답도 할 수 없을 지경이었지만, 아마도 그 담임선생님의 덕이었을까? 나는 죽 공부를 꽤 잘했다.하하하
수학하니까 이런 저런 생각이 나는군...역시 수학하면 학창시절의 그때가 떠오른다.

인공지능이 득세하고 마치 우리 인간을 능가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실은 그 유구한 진화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우리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하는 질문은 어리석다.
확률적 앵무새에 불과한 인공지능에 대해 지나친 숭배나,의존은 금물이다.
다만, 인공지능이라는 현상에 가려진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까..그 뒤에 자리한 거대한 빅테크기업, 그들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과 그리고 저항하는 것. 아 물론 이런 이야기는 이 수학지능에 안 나온다.
도둑맞은 집중력에서 저자가 제안한 것이 생각나서 반복해 보았다.
기업의 사업모델을 영리추구에 둔다면, 결국 도달할 수 없는 세상, 인공지능이 주는 편익을 누리면서, 인간답게 사는 세상에 대해서도 생각이 미친다.

그리고, 수학이라는 도구가 주는 섬세한 즐거움, 떨림, 환희를 느껴보고 싶다.
그것은 전문수학자는 아닐지라도, 세상의 일부를 알게 된다는 기쁨, 뿌듯함...그런게 아닐까?

뭐 그렇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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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폭풍 이렌 네미롭스키 선집 2
이렌 네미롭스키 지음, 이상해 옮김 / 레모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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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다.
이 책은 6월이 아닌 4월에 읽었다. 썩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재미있게 읽었다. 전쟁을 묘사한 책에 대해 재밌다고 표현하는 것은, 주저스럽지만, 아니 어쩌면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여튼 소설로서는 흥미진진했다.
다시한번 확인하지만, 전쟁은 모두에게 불행이고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몇몇의 정치인들의 놀음에 거의 모든 이들이 삶의 중요한 부분을 잃어버리거나 놓치거나 파괴당한다.
지금, 남북이 서로 난리도 아니다.
이래서야 불안해서 살겠나...전철에서 지나친 60대 이상의 여인들은, 죽어도 집에서 죽어야지..어쩌고 하던데, 아마도 이런 남북의 긴장상황에서 비롯된 말이라는 걸, 알겠다.
죽는다는 말은, 함부로 하면 안되지.
죽는 것과 사는 것은 어쩌면 동일한 문장 속에 배치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나고 무지막지한 차이라는 사실을, 안다.
다시 목이 메어온다.
누군가의 삶이든, 그가 엮여있는 공간과 시간 속에서 얼마나 희귀한 존재인가.
누구의 생이든, 단 한번이라는 점에서,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된다.
책을 읽은지 2달이 가까운 이 지점에서, 나는 다시 한번 생의 희귀성, 우연성을 생각한다.

전쟁이 시작되고 파리는, 빈다.
떠나는 사람들 제각각, 살아온 이력도, 직업도, 성격도, 상황을 인식하는 방식도 다르다.
그러나, 전쟁은, 그 모든 삶을 흐트려 놓았고, 누군가는 아예 이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제거된다..그렇다 그것은 제거가 아니고 무엇인가, 원하지 않는 방식의 사라짐..원하지 않은 시점의 사라짐..내 의지와 상관없는 사라짐은 제거가 아니고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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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은 우연이 아니다 - 뇌가 설계하고 기억이 써내려가는 꿈의 과학
안토니오 자드라.로버트 스틱골드 지음, 장혜인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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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자신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될 질문, 도대체 꿈은 뭐지? 꿈속의 나는 나인가?하는. 장자는 아니더라도 이런 질문은 나에겐 정체성의 문제다. 그런데 이 책은 나의 꿈이 무엇인지, 그것이 왜 현실과 다르고 기괴한지에 대해 알려준다. 멋지고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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