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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지능 - 인공지능은 할 수 없는 인간의 일곱 가지 수학 지능
주나이드 무빈 지음, 박선진 옮김 / 까치 / 2023년 10월
평점 :
까치가 펴낸 책에 대해서는 신뢰가 있다.
경험에서 비롯된 신뢰.
최근 까치가 소위 말하는 교양 과학서를 제법 펴내고 있다. 이전에도 그랬나? 기억이 별로 없는데..여튼 그 책들이 하나같이 통찰력을 키우고, 인식의 지평을 넓혀 주었다는 내 느낌이라면, 신뢰할 만하지 않나 ㅎ 지극히 주관적이긴 하지만.
이 책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차이가 어디에 있을까에 대해 수학지능이라고 대답한다.
그럼 수학지능이란 무엇인가?
추정, 표상, 추론, 상상, 질문, 조율, 협동
내 인생에서 가장 수학에 진심이었던 때는 아마도 중학생이었던 때가 아닌가 싶다. 혼자 남아 방정식을 풀고, 답을 찾던 것이 정말 정말 재미있었다. 자를 가지고 직접 원을 그리고 각도를 맞추고..뭐 이런 것도 직접 해보면서...그때 답을 찾던 희열...
그러고 보니, 담임 선생님 생각도 나네. 중1때, 담임선생님이 나를 불러, 학습지도를 한참 이야기했던 그 순간.
그때는 부끄럽고 수줍어서 코에서 흘러나오던 콧물을 가리는 것조차 대놓고 할 수 없었는데, 그래서 담임선생님이 열의를 가지고 중학교에서 어떻게 공부할지, 나의 가능성에 대해 엄청나게 열심히 지도를 하던 그 순간, 내 온정신이 콧물이 흘러넘치면 어떻게 하냐에 쏠려있었다.
그 선생님의 목소리는 귀에 들리지도 않았고, 대답도 할 수 없을 지경이었지만, 아마도 그 담임선생님의 덕이었을까? 나는 죽 공부를 꽤 잘했다.하하하
수학하니까 이런 저런 생각이 나는군...역시 수학하면 학창시절의 그때가 떠오른다.
인공지능이 득세하고 마치 우리 인간을 능가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실은 그 유구한 진화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우리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하는 질문은 어리석다.
확률적 앵무새에 불과한 인공지능에 대해 지나친 숭배나,의존은 금물이다.
다만, 인공지능이라는 현상에 가려진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까..그 뒤에 자리한 거대한 빅테크기업, 그들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과 그리고 저항하는 것. 아 물론 이런 이야기는 이 수학지능에 안 나온다.
도둑맞은 집중력에서 저자가 제안한 것이 생각나서 반복해 보았다.
기업의 사업모델을 영리추구에 둔다면, 결국 도달할 수 없는 세상, 인공지능이 주는 편익을 누리면서, 인간답게 사는 세상에 대해서도 생각이 미친다.
그리고, 수학이라는 도구가 주는 섬세한 즐거움, 떨림, 환희를 느껴보고 싶다.
그것은 전문수학자는 아닐지라도, 세상의 일부를 알게 된다는 기쁨, 뿌듯함...그런게 아닐까?
뭐 그렇단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