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까지밖에 읽지 못했는데 도서관 반납 기일이다. 일단 여기까지만 메모. 심난하다.. 나라꼴이. 미국의 유대인과 흑인 이야기가 머릿속이 들어오지 않을수 밖에.

그녀는 그가 유대인의 7가지 요건을 써놓은 유대교 법전 『슐찬 아루흐』 한 권을 선물한 뒤에야 그를 용서했다. 그 책에 명기된 유대인의 삶의 요건은 지혜, 온유, 하나님을 경외하기, 진리를 사랑하기, 인간을 사랑하기, 좋은 이름을소유하기, 그리고 돈을 싫어하기였다. 그는 사과했고 그녀는 예전의 초나로 돌아와 집을 돌아다니며 쾌활하게 떠들었다. "자애로운마음이 있어야죠! 자애가 없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어요? 내가 시내에 갔을 때 한 여자가 내게 ‘저 불쌍한 불구자‘라고 말하는 것을들었어요. 나는 생각했죠. 누가 불구인가? 물건이나 현상만을 숭배하는 사람이 불구 아닌가? 무언가 더 높은 것을 숭배하는 사람이 불구인가?" - P43

서른 일곱 살의 이삭은 온순한 어린 사촌 동생을 데리고 카르파티아산맥 기슭을 지나 루마니아 발라드로부터 독일 함부르크까지 동유럽을 가로질러 두 발로 1,600킬로미터가 넘는 길을 걸어서이동했던 예전의 깡마른 14살짜리 소년이 아니라 위용있는 남자였다. 두 소년은 경찰과 군인을 피하고 골목길에 몸을 숨기고 쓰레기통 뒤에 숨으면서, 여기에서 조금 훔치고 저기에서 조금 빌려가며 함부르크에서 한 친절한 노부인이 그녀의 지하실에 살도록해줄 때까지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다. 지역 담배 회사에서 도급일을 했던 노부인의 아픈 남편을 위해 그들은 담배를 말았다. 미국으로 가는 뱃삯을 벌기 위해 소년들이 3년 가까이 지하실에서일하는 동안 그녀의 남편은 위층 잡동사니들 속에서 죽어갔다.
이삭은 이제 자신만만한 미국인이 다 되어있었다. 모든 면에서너무 자신감이 넘치는. 그는 넓은 가슴과 떡 벌어진 어깨를 지닌원초적 힘을 가진 남자일 뿐 아니라, 필라델피아에 아홉 개의 쇼하우스를 소유하고 있는 성공한 사업가였다. - P51

네이트 팀블린은 서류상으로 가진 것이 거의 없는 사람이었다.
미국의 흑인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그는 평등하지만 평등하지 않은 법과 법령이 있는 나라에서 살고 있었고, 평등에 관한 일련의규칙과 규정이 그에게는 거의 적용되지 않았다. 그는 아이도, 차도, 보험도, 예금계좌도, 저녁 식기 세트도, 보석도, 사업도, 무언가를 열 열쇠 꾸러미도, 그리고 자기 땅도 없었다. 그는 제 나라 없이유령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나라가 없다는 것은 어떤곳에도 소속되지 못하고 자신의 마음과 이성 너머의 그 어떤 것에도 관여하지 않고 돌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자신의 존재가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확실한 것은 유령과 영혼뿐이었다. - P67

모셰는 가만히 소년의 행동을 바라보았다. 모세는 흑인들이 조용히 자취를 감추거나 없는 듯이 존재하는 것에 익숙했다. 하지만어질러진 댄스 플로어를 가로지르며 빠른 속도로 쓰레기를 모으고 탁자와 의자를 요령 있게 옮기며 효율적으로 일하는 소년을 보니, 기억의 돌풍이 몰아치는 것 같았다. 마치 자신의 과거가 열린문틈으로 갑작스레 밀려와 실내에 퍼지는 산들바람처럼 셔츠 깃을 날리고 헝클어진 종이를 펄럭여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듯했다.
그가 8살이던 루마니아 시절이 떠올랐다. 굶주리고 지친 채 한 빵집 밖에 서 있던 소년. 군인들이 오는지 한쪽 눈으로는 길을 살피고 다른 한쪽 눈으로는 빵집 문을 지켜보던 겁에 질린 눈.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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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급류 오늘의 젊은 작가 40
정대건 지음 / 민음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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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동화류의 드라마를 책으로 읽는 느낌이랄까. 근데 사실 나는 가을동화를 못봤다. 오글거려서. 드라마도 책도 취향 차이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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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곁에 있기 - 취약함을 끌어안고 다른 삶을 상상하며 만들어낸 돌봄의 세계들
고선규 외 지음 / 동녘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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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문제는 언제나 어렵다. 사랑하는 이를 일상적으로 돌보는 일이라 할지라도. 돌봄을 국가 사회의 문제로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시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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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어른
이옥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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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통쾌하긴 했다. 박막례님같은 활달하고 적극적인 할머니가 되기는 (성격상) 어렵겠지만, 이옥선님처럼 평온하고 유쾌한 할머니는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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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어른
이옥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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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나이가 이만큼 들고 보니. 할머니가 된 나를 상상해 보게 된다. 

요즘 연말이라 (소득공제, 세액공제 등) 연금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아서 퇴직 후에 어찌 살지, 연금은 얼마나 모아야 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더욱 그렇다. 

몇 해 전부터 박막례님을 보면서, 참 멋지다, 감탄하면서 나는 막례님처럼 명랑한(?) 할머니는 못될 거 같다고 생각했다면, 이 책 <즐거운 어른>의 이옥선님의 경우에는 내가 꿈꾸는 할머니의 모습과 비슷한 거 같았다. 


너무 애쓰지 않고, 남들의 관심을 받지 않으며, 평온하고 자유로운 삶.

매일 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자식들과 친구들과 종종 만나지만 주로 혼자임을 즐기는 삶.

가끔은 공연과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삶.

큰 재산은 없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게 잔소리나 조언보다 용돈과 식사를 베풀 수 있는 정도의 여유있는 삶. 


노인의 절반 가까이가 빈곤한 현 상황을 봤을 때 허영이 가득한 노년의 삶이지만..... 

그냥 꿈꾸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때는 이런 말들을 나도, 눈치보지 않고 편히 할 수 있겠지.

여름 한 철 더울 때 쓰려고 에어컨을 일 년 내내 자리 차지하게 세워두는데, 큰 가슴을 적정 수준으로 이용하려면 에어컨보다 효율이 떨어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 P56

의리를 잘 지킬 수 있는 것도 유능해야 할 수 있다. 인간관계를 잘 이어나가고 서로를 돌보는 면에서도 여자들이 유능하다. 알고 보면 의리라면 여자인 셈이다 - P96

마지막 부부싸움을 한 이후 나는 이 싸움에서 승자가 된 것이다. 모든 것은 승자의 몫이다. 전리품으로 남은, 남편이 못 버리게 하던 것들을 모조리 다 버렸다. 당신이 평소에 옳다고 주장하고 끝까지 소장한 것들을 내 손으로 다 정리했다. 그러게 오래 살아남아서 천년만년 지키고 살지, 쌤통이다. - P123

인생의 끝이라고 해서 그것이 불행한 것만은 아니다. 노쇠하고 내 주변의 모든 것이 변하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이 왔을 때 인생의 끝지점으로 갈 수 있는 것도 축복이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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